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折梅逢驛使 절매봉역사

寄興隴頭人 기흥농두인

江南無所有 강남무소유

聊贈一枝春 요증일지춘

매화 가지를 꺾다가 역부를 만나

농두의 그대에게 부칩니다

강남에는 가진 것이 없어서

그저 한 가지로 봄을 보냅니다

*전라감사 심상규(沈象奎, 1766~1838)가 한양에 있는 벗, 예조판어 서용보(徐龍輔, 1757~1824)에게 보낸 편지에 있는 내용이다. 그림은 김홍도의 매화 그림이다.

단원 김홍도가 말년에 제자 박유성이 있는 전주로 내려와 요양하던 때의 일이라고 한다. 심상규의 부탁으로 쥘부채에 매화가지 하나를 그리고 붉은 꽃을 얹었다. 이를 받은 심상규가 부채에 옮겨 쓴 시다.

차마 매화나무 가지를 꺾어 보내지는 못하니 그림으로나마 대신하고 싶은 그 마음을 알듯도 하다.

섬진강 기슭에 매화가 피었다는데 우선 마음으로 멀리서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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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컴맹 2024-01-13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진강 유순한 물결의 기슭이 어디일까 지도를 봅니다
또가원이 어딘지는 찾았는데..

무진無盡 2024-01-17 18:21   좋아요 1 | URL
소학정 찾으시면 됩니다 ^^
 

시린 발을 동동거리게 할 때는 언제고 겉옷을 벗고도 여민 옷깃을 풀어헤치도록 볕이 좋다. 이 아까운 볕을 조금이라도 더 품고자 볕바라기를 한다.

"겨울 철 따사한 볕을 님에게 보내고저

봄 미나리 살진 맛을 님에게 드리고저

님께야 부족한 것 있으랴만 늘 못잊어 하노라."

*지은이가 알려지지 않은 글이다. 누군지도 모르면 어떠랴. 그리운 이를 향한 마음에 온기가 가득하다. 마치 겨울날의 한없이 포근한 볕과도 같다.

볕이 하도 아까워 느린 걸음으로 걷는다. 아까운 볕바라기를 하는 도토리를 만나 문득, 걸음을 멈춘다. 볕의 기운을 한껏 품어 춥고 긴 겨울을 건너야하는 새 잎의 모습이 꽃처럼 이쁘다.

발자국 남기려고 하면 녹고 없어지는 봄 눈 처럼 감질나는 것이 겨울볕이라고 했다. 겨울 차가운 밤에게 빼앗기기 전에 가슴을 열고 달아나지 못하도록 품어두어야겠다.

볕이 참ᆢ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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淡薄自能知我意 담박자능지아의

幽閑元不爲人芳 유한원불위인방

담박하여 저절로 내 마음 알고

그윽하여 원래 남을 위해 향기를 내지 않네

*중국 북송의 시인 황정견의 매화에 관한 시다. 이미 산 너머엔 꽃 피었다는 소식이다.

동쪽에서 전해지는 것은 꽃향기 뿐만 아니다. 이래저래 차가운 시절은 건너고 있는 모두에게 안부를 전한다. 주변을 살펴 칼춤추는 이를 피하고 손 맞잡을 이를 찾으라.

강을 건너갈 다리는 늘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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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같은 오늘이면 좋고
오늘 같은 내일을 소망한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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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서다'

향한 마음이 민낯이면 좋겠다. 시간이 쌓여야 가능한 일이기에 욕심은 금물이다. 마주 서다보면 어느날 그 자리에 서 있는 스스로를 만날 것이다.

들고 남을 무한 반복하는 것, 나만이 아니었구나. 바다 앞에 서서 바다와 땅이 마주하는 찰라의 순간들이 고스란히 쌓인다.

큰 바다를 향해 문을 열고 첫마음 내딛는 땅의 다짐이나, 큰 땅을 꿈꾸며 그 땅에 닿아 비로소 내려놓는 바다의 수고로움이 다르지 않다. 서로가 서로를 향하는 시선이 맞닿는 곳, 시작이며 마무리다.

바다와 땅이 만나는 곳에 외발자국 찍었다. 처음과 마지막이 공존하는 그곳에 마음 내려놓고 멈춘다. 땅과 바다가 서로를 품는 시간이며 공간이다.

지나온 시간과 맞이할 시간이 공존하는 그곳에 당신과 내가 마주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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