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
"나와 다른 사람들이 내 마음과 같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
내 마음과 같아서 내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넘쳐난다면
나와 다른 사람들이 내 마음을 알지 못해서 참 다행이다
내 마음을 알아서 내가 하는 생각을 사람들이 모두 안다면
난 아마 자유롭지 않을거야 어디를 가든 어떤 생각을 하든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은 존재할 수 없을거야"
노래하는 수행자 수안스님의 '참 다행이다'라는 곡의 노랫말의 일부다. 상대방의 생각을 무엇이든 다 알고 싶고, 상대방이 내 마음과 다른 마음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이 보통의 사람들이다. 여기선 그 반대여서 다행이라고 한다.
노랫말에 지극히 공감한다. 사람들이 내 마음 같지 않고 내 마음을 몰라서 혼자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장 근본적 조건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솜털이 뽀송뽀송한 막 피기 시작한 어린 노루귀의 속내를 자세하게도 들여다 본다. 하지만 내가 볼 수 있고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보고싶다고 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보여준다고 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때론 내 마음 같지 않고 내 마음 알지 못해서 다행인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봄을 맞이하느라 분주한 마음에 불청객이 방문했다. 쉼표 하나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