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꼬박 1년을 기다렸다.

마음은 이미 해가 바뀌고 한겨울 섬진강 매화로 향기를 품었다지만 뭔가 빠지듯한 아쉬움이 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뜰에 있는 매실나무에 올해 첫꽃이 피었다. 두손 모아 합장하고 벙그러질 듯한 꽃봉우리를 골라 정성스럽게 담는다. 찻물을 끓여서 잔에 붓고 꽃 하나를 띄운다. 꽃이 펼쳐지며 가슴깊이 스며드는 향기에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이 드디어 열린다. 봄맞이 의식을 치르듯 나만의 소중한 시간이다. 정월 보름의 귀밝이술을 대신한다.

비로소 봄의 시간에 들어섰다.

봄을 歆饗흠향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봄 볕인양

그럴싸한 폼으로 사방을 애워싸고 덤벼들며 아애 통으로 품을 기세다. 굳이 양지바른 곳 찾지 않아도 될만큼 넉넉한 볕이 코끝까지 와 있는 봄을 뜀박질하게 만든다. 살랑거리는 바람따라 꽃향기 스미고 살포시 다가온 볕에게 품을 열어두니 아직은 끝맛이 맵다.

아차하는 순간 봄이라 속고 말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더딘 걸음은 잡힌 마음 탓이리라.

꽃소식을 접하고도 움직이지 못했다. 이런저런 핑계야 없진 않지만 조바심 내지 않아도 될만큼 넉넉해진 마음이 큰 이유라 스스로를 위로한다.

모처럼 나선 길, 숲은 봄인양 스스로를 풀어내고 있다. 땅도 나무도 새순도 볕을 품어 존재를 드러내기에 소리없는 아우성이다. 이끼가 전하는 봄소식이라 이해하니 마음에 초록으로 싹트는 듯하다.

짧은 눈맞춤으로 봄기운을 품는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호시우행 2024-02-1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기운이라 맘이 포근하네요.
 

이 차가움이 좋다.

코끝이 찡 하도록 파고드는 냉기가 싫지 않다. 겨울답지 않았던 낯선 모습에서 오는 당혹감이 비로소 물러간다는 반가움이기도 하다. 시린 손끝에 온기가 돌면서 냉기와는 다른 볕의 넉넉함으로 건너가는 시간이다.

봄기운을 불러오기 위한 겨울의 배려가 곱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꼬물거리고 올라왔을텐데

3년째 자발적 출입금지를 선언한 터라

그곳을 향해 마음만 보낸다.

더 남쪽엔 노루귀 피었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