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이면 - 사람을 읽다, 책을 읽다
설흔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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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소리를 듣다

간혹 서재를 두리번거리곤 한다. 책장에 꽂힌 책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보며 그 책과 나의의 인연을 떠올리기도 하고 책 속의 주인공들과 만나 회포를 풀기도 하고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바라만 보기도 한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마음은 편안하지고 가슴 가득 따스한 마음까지 전해지곤 한다. 나름대로의 휴식을 취하는 방법으로 제법 좋은 시간이다. 책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설흔의 ‘책의 이면’은 흡사 이러한 경험을 실제로 느끼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 인물과 특별한 책의 인연을 찾아 사료에 기록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엮어낸 것이다. 인물이 직접 저술한 책도 있고 그가 평소에 가까이 두고 읽었던 책도 있다. 스물세 명의 사람들과 스물네 권의 책이 그 주인공으로 저자 설흔의 맛깔스런 이야기 구성이 돋보인다. 책과 사람의 상호작용이 참으로 신선한 접근이다.

 

책은 사람이 만든다. 책을 만드는 사람의 가치관과 그 사람이 살았던 시대가 고스란히 반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며 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앞선 시대와 소통하는 것이다. 우리가 책에 집중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리라. 보통의 경우 책을 통해 저자와 내용을 보게 된다. 하지만 역으로 책이 만든 사람을 본다면 어떨까?

 

근사록과 조광조, 능엄경과 심노승, 교우론과 홍대용 등과 같이 사람에게 적극적인 영향을 미쳤던 책을 통해 그 사람의 삶의 추적하고, 박제가와 북학의, 최부와 표해록, 서유구와 임원경제지 처럼 저자와 책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야기를 꾸려가고 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인‘나’를 통해 사람의 심사를 추론해 가고 있는 것과 한편으로 김시습과 매월당집, 이문건과 양아록, 신류와 북정일기, 소혜왕후 한씨와 내훈, 김양기와 단원풍속도첩, 김정호와 청구도와 같이 책일 저술한 사람이나 그 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이 책과 관련되어 어떤 삶을 살았는가에 대한 흔적을 찾아본다.

 

서재 책장에 가만히 있는 책들이 그 책의 주인인 나를 보고 있다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특별히 아끼는 책이 있다면 그 책과 주인 사이는 따스한 공기가 흐를 것이지만 존재조차 까마득하게 잊고 있는 책들은 무슨 시선으로 바라볼지 의문이다.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의 취향과 가치관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선택한 책이기에 내 생각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고 그 책들의 모음은 결국 내 자신의 관심과 생각을 대변하고 있을 것이다. 다시 책장을 둘러보며 나의 관심과 생각을 반영한 책을 통해 자신을 볼 시간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저자의 스토리텔링이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그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기에 역사인물과 시대상황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내가 책을 본다’라고만 생각하며 책을 대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역으로 책이 사람을 본다는 시각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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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먼저다 - 좌파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려 하는가?
장 뤽 멜랑숑 지음, 강주헌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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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인간이 먼저인가?

대통령 단임제로 5년마다 실시하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의 두 명의 후보가 각축을 보이며 각기 국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있다. ‘사람이 먼저다’와 ‘준비된 여성대통령’을 내세우고 있는 이들은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외치고 있지만 선 듯 다가오는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다. 각 후보들은 당면한 국가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보이는 정책보다는 상대방보다 더 선명성을 내세우기 위한 이미지 정치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임박한 선거에서 국민들은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는 근거로 그들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얻고 있을까? 연일 뉴스에서 들리는 그들의 목소리는 상대방 헐뜯기 수준의 구호를 외치는 것에 불과하게 보이고 유권자에게 배달된 선거홍보물 역시 이미지화 된 후보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떤 후보에게 나라와 국민들의 미래를 맡길지 갈피를 잡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것이 오늘 한국이 처한 선거문화가 아닌가 싶다.

 

이런 현실에서 지난 프랑스 선거과정에 보여준 한 후보의 정책공약집인 ‘인간이 먼저다’는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 공약집을 발간한 후보는 장 뤽 멜랑숑 (Jean-Luc Melanchon)로 프랑스 좌파전선의 연대후보였다. ‘인간의 행동을 극단으로 몰아가는 시대에 대한 진단과 고통 받는 이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명쾌한 대안’을 담았다고 평가되는 이 공약집은 당시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공약과 정책이 사라진 한국의 선거와 프랑스 선거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장 뤽 멜랑숑은 좌파연합의 대표였다. 당시 사회생태적 대안을 위한 연합, 공화국과 사회주의, 프랑스 노동자 공산당 등 좌파계열의 군소정당까지 받아들였던 프랑스 좌파연합은 주류정치계가 해결하지 못한 현안들에 대한 대안을 정책으로 내세워‘인간이 먼저다(L’humain d’abord)’라는 공약 구호로 4,500만 프랑스 유권자의 마음을 뒤흔들며 올랑드와 사르코지를 위협한 인물로 등장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좌파들의 현실은 어떤가? 프랑스와의 차이는 인정하더라도 한국의 좌파들은 힘을 모으고 보테기 보다는 자신들의 선명성을 앞세워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통합진보당이 후보를 내긴 했지만 얼마만큼 지지를 얻을지 모를 일이다.

 

장 뤽 멜랑숑의 ‘인간이 먼저다’에는 아홉 부문으로 나누어 공약과 그에 대한 대안을 설명하고 있다. 주 35시간 노동 기준으로 월 최저임금 240만 원 보장, 공공분야 80만 비정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건강 지출 비용의 100% 상환, 5년간 연 20만 임대주택 건설, 기업의 금융 소득 세금 부과 등이 그 공양의 핵심을 이룬다. 또한 무엇보다 이 공약들의 실현과정에 인간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문화를 중시하는 공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공약집을 읽어가다 보면 당면한 한국 대통령선거와 비교되는 점이 많다. 대선 후보들이 당면한 시대적 과제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으며 사회구조적 모순의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또한 이러한 문제의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투성인 한국과의 차이를 실감하기 때문이다.

 

선거에 임하는 것은 후보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후보보다는 후보들 중에서 적임자를 선택해야하는 유권자의 몫이 아닐까 싶다. 모든 후보들이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 하지만 그 공약들 속에 인간이 중심에 놓여 있는지 살핀다면 선택의 폭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권력의 획득과 이를 자파들과 분배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 후보들이 높이는 목소리가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어쩜 유권자들이 그동안 다양한 이유로 흔들렸던 것에도 책임이 있기에 이번만은 올바른 선택으로 후회하지 않은 다음 5년을 기대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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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정치를 깨우다 - 지도자의 지침서 노자 강의 시리즈 2
안성재 지음 / 어문학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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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노자를 돌아보는 이유

한 시대를 결정지을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후보자들은 너나없이 자신만이 이 나라의 총체적 난국을 헤쳐 갈 적임자임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명한 유권자의 눈에는 두 사람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나며 어떤 지도자를 선택할지는 그 두 사람이 보여주는 차이에 의해 결정되어질 것이다. 누구를 선택해 미래 한국사회의 변화된 다른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이제 국민의 몫이다.

 

현대사회는 개인이 아무리 다른 삶을 산다고 하더라도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생활의 모든 부분에서 정치는 사람들의 삶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때론 그 삶을 억압하는 도구로 전락하기도 한다. 하여 눈 밝은 선각자들은 이 장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내 놓았다. 그 중에서도 동양사상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자와 맹자의 논어와 맹자가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 들어 공자와 맹자의 사상보다는 앞 시대를 살았던 노자의 사상인 도덕경에 주목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보인다. 노자의 부각,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안성재의 노자에 관한 두 권의 책을 통해 노자사상의 핵심이 현대사회의 정치와 사람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아보자. 먼저 정치이념으로 본 도덕경이라는 ‘노자의 재구성’은 도덕경을 해석해 놓은 기존의 책이 가지는 한계를 바로잡고 도덕경 본래의 뜻을 직역하여 근 근본 사상에 접근해 보고자 저자가 전문을 재해석한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한자 하나하나를 다시 살피고 노자가 살았던 시대를 반영하는 다른 여타의 저작물을 적극적으로 참고하여 도덕경을 다시 해석한 것이라고 한다. 학문을 하는 학자의 입장에 서서 한 연구의 성과물이고 여타 분명한 자기 시각을 드러낸 해석이기에 다른 학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가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는 책이다.

 

‘노자의 재구성’은 그렇기에 일반인이 이를 통해 도덕경을 읽어가는 데에는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원문과 번역 그리고 해설로 이뤄진 이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수없이 많은 부분에서 뒤편에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어 그 뒤편을 찾아보고 다시 앞으로 돌아와 내용의 이해와 흐름을 쫒아가기에는 버거움이 느껴지는 부분이 그것이다. 학자로써 학문하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고스란히 담아놓은 것으로 이해하면 될 듯싶다.

 

저자의 노자 연구에 대한 후속 작인 ‘노자, 정치를 깨우다’는 그런 면에서 일반 독자들이 도덕경의 내용에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두 권의 책 발간 목적이 따로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노자, 정치를 깨우다’는 저자가 도덕경을 이해하는 시각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밝히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대동의 정치는 백성의 뜻을 지도자의 뜻으로 삼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지도자의 지침서’로써 도덕경을 바라보고 있다. 즉, 노자가 살았던 당시 상황이 태평성대가 아니었고 춘추전국시대 전기에 해당하기에 그 혼란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노자 나름대로의 소견을 밝힌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하여, 도덕경의 해석에서도 지도자가 백성들과 더불어 어떤 내용과 방법으로 정치를 실천해야 백성과 더불어 나라를 굳건히 세우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노자, 정치를 깨우다’는 지도자가 어떤 가치관과 자세로 백성을 다스리면 나라가 평화롭고 오랫동안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시각을 중심으로 본문을 해석하고 이를 해설하고 있다. 바로 “노자의 ‘도’는 ‘형이상학적 개념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가 아니라, ‘대동’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통치이념이다.”라고 밝힌다.

 

저자 안성재의 ‘노자의 재구성’와 ‘노자, 정치를 깨우다’두 권 모두 원문을 번역하고 저자의 시각이 들어간 해설이 있으며 사마천의 사기나 상서, 예기, 십팔사략 등 각종 문헌을 참고자료로 제시하여 그 내용의 이해를 더 풍부하게 돕고 있다. 한자에 익숙하지 못하고 또한 춘추전국시대의 상황을 이해하기에도 벅찬 일반인이 노자의 도덕경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노자의 재구성’ 보다 짜임새가 훨씬 간결하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보다 쉬운 ‘노자, 정치를 깨우다’가 더 용이하다고 볼 수 있다.

 

정치는 지도자의 몫만이 아니다. 지도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은 있지만 이를 선택하고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민들의 몫이 아닐까 싶다. 그 첫 번째 의무가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하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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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재구성 - 정치이념으로 본 도덕경 노자 강의 시리즈 1
안성재 지음 / 어문학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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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도덕경을 다시 보다

한 시대를 결정지을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후보자들은 너나없이 자신만이 이 나라의 총체적 난국을 헤쳐 갈 적임자임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명한 유권자의 눈에는 두 사람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나며 어떤 지도자를 선택할지는 그 두 사람이 보여주는 차이에 의해 결정되어질 것이다. 누구를 선택해 미래 한국사회의 변화된 다른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이제 국민의 몫이다.

 

현대사회는 개인이 아무리 다른 삶을 산다고 하더라도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생활의 모든 부분에서 정치는 사람들의 삶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때론 그 삶을 억압하는 도구로 전락하기도 한다. 하여 눈 밝은 선각자들은 이 장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내 놓았다. 그 중에서도 동양사상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자와 맹자의 논어와 맹자가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 들어 공자와 맹자의 사상보다는 앞 시대를 살았던 노자의 사상인 도덕경에 주목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보인다. 노자의 부각,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안성재의 노자에 관한 두 권의 책을 통해 노자사상의 핵심이 현대사회의 정치와 사람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아보자. 먼저 정치이념으로 본 도덕경이라는 ‘노자의 재구성’은 도덕경을 해석해 놓은 기존의 책이 가지는 한계를 바로잡고 도덕경 본래의 뜻을 직역하여 근 근본 사상에 접근해 보고자 저자가 전문을 재해석한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한자 하나하나를 다시 살피고 노자가 살았던 시대를 반영하는 다른 여타의 저작물을 적극적으로 참고하여 도덕경을 다시 해석한 것이라고 한다. 학문을 하는 학자의 입장에 서서 한 연구의 성과물이고 여타 분명한 자기 시각을 드러낸 해석이기에 다른 학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가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는 책이다.

 

‘노자의 재구성’은 그렇기에 일반인이 이를 통해 도덕경을 읽어가는 데에는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원문과 번역 그리고 해설로 이뤄진 이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수없이 많은 부분에서 뒤편에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어 그 뒤편을 찾아보고 다시 앞으로 돌아와 내용의 이해와 흐름을 쫒아가기에는 버거움이 느껴지는 부분이 그것이다. 학자로써 학문하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고스란히 담아놓은 것으로 이해하면 될 듯싶다.

 

저자의 노자 연구에 대한 후속 작인 ‘노자, 정치를 깨우다’는 그런 면에서 일반 독자들이 도덕경의 내용에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두 권의 책 발간 목적이 따로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노자, 정치를 깨우다’는 저자가 도덕경을 이해하는 시각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밝히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대동의 정치는 백성의 뜻을 지도자의 뜻으로 삼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지도자의 지침서’로써 도덕경을 바라보고 있다. 즉, 노자가 살았던 당시 상황이 태평성대가 아니었고 춘추전국시대 전기에 해당하기에 그 혼란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노자 나름대로의 소견을 밝힌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하여, 도덕경의 해석에서도 지도자가 백성들과 더불어 어떤 내용과 방법으로 정치를 실천해야 백성과 더불어 나라를 굳건히 세우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노자, 정치를 깨우다’는 지도자가 어떤 가치관과 자세로 백성을 다스리면 나라가 평화롭고 오랫동안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시각을 중심으로 본문을 해석하고 이를 해설하고 있다. 바로 “노자의 ‘도’는 ‘형이상학적 개념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가 아니라, ‘대동’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통치이념이다.”라고 밝힌다.

 

저자 안성재의 ‘노자의 재구성’와 ‘노자, 정치를 깨우다’두 권 모두 원문을 번역하고 저자의 시각이 들어간 해설이 있으며 사마천의 사기나 상서, 예기, 십팔사략 등 각종 문헌을 참고자료로 제시하여 그 내용의 이해를 더 풍부하게 돕고 있다. 한자에 익숙하지 못하고 또한 춘추전국시대의 상황을 이해하기에도 벅찬 일반인이 노자의 도덕경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노자의 재구성’ 보다 짜임새가 훨씬 간결하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보다 쉬운 ‘노자, 정치를 깨우다’가 더 용이하다고 볼 수 있다.

 

정치는 지도자의 몫만이 아니다. 지도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은 있지만 이를 선택하고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민들의 몫이 아닐까 싶다. 그 첫 번째 의무가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하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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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쉬운 사진 - 사진전문기자가 알려주는 ‘보여주고 싶은’ 사진 찍기
유창우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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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내키는 장면을 그 순간에

한 장의 사진은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전해 준다. 가록사진이나 전쟁사진 만이 그런 것은 아니다. 젊은 부부에게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모의 사랑스런 마음이 담긴 사진은 그 아이가 성장하며 가족 간의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하며, 헤어진 연인과의 사진 또한 그렇다. 또한 풍경을 담은 사진은 단지 아름다움을 전해주는 것뿐 만아니라 자신이 보았던 지난날의 시간과 공간을 떠올리게 하며 나무나 꽃, 새 등을 담은 사진 역시 그만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눈을 사로잡는다.

 

주변의 변화에 관심을 가진 나에게 사진은 대상을 보며 느꼈던 그 순간의 감정을 기억하기 위해 수시로 사진을 찍게 된다. 그런 나에게는 길모퉁이에 존재조차 희미하게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 밤하늘의 달, 등불과 같은 것이 주 대상이 된다. 하지만 나에겐 요즘 그 흔한 디지털카메라가 조차 없다. 늘 휴대하는 전화기가 카메라를 대신하고 있어 아쉬울 때가 많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속에 그려지는 대상을 담을 수 있다. 그럴 수 있는 것은 대상을 바라보고 사진에 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를 놓치지 않고 담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런 나의 사진을 보며 주변 사람들은 값비싼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하곤 하지만 내가 내 놓은 전화기 속의 앨범을 보며 어떻게 이렇게 찍을 수 있는가 하며 의아해 하곤 한다. 하지만, 사진을 공부한 적도 없고 값비싼 카메라도 없고 그렇다보니 당연히 카메라의 고급기능을 습득할 기회고 없었다. 그저 대상을 유심히 살피고 그 시간동안 마음을 사로잡는 그 무엇을 담는 것이 전부다.

 

유창우의 ‘내겐 너무 쉬운 사진’은 바로 그렇게 사진을 찍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문사 사진기자로 수많은 장면과 대상을 담아왔던 노하우를 살려 쉽게 그것도 기억에 남을 만한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노하우를 밝혀 놓고 있다. 초보자가 비싼 카메라를 구입하고 조작법을 다 익히기도 전에 열정이 식어버려 서랍 속에 묵혀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눈이 번쩍할 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기술을 전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 모두가 놓치고 있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들만 하고 있어 실망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를 정도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내용이 아니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기본적인 이야기가 어쩜 사진의 본질이기 때문이리라.

 

저자는 ‘내겐 너무 쉬운 사진’은 좋은 사진, 아름다운 사진의 조건을 쉽게 하면서도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인물, 풍경, 정물 등의 사진을 찍기 위해 때론 기다리고, 때론 부지런해야하며, 적절한 때를 살펴 다가온 순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제시하며 설명하고 있어 더 쉽게 다가온다. 또한 장소에 따라 자연의 빛과 인위적인 조명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또한 계절의 특징을 담은 사진을 찍기 위해 필요한 것과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일출사진이나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담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필수적인 조건도 말해준다.

 

‘사람들은 커피잔을 찍으면서 잠시 어디엔가 걸터앉아 음료를 마시면서 한 박자 쉬어가는, 짧지만 달콤한 휴식의 기억하고 싶어 하는구나’이 대목은 커피잔을 찍고 블로그에 올리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저자가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는 것을 밝히는 글이다. 아마 사람들이 찍는 다양한 사진 모두가 이런 마음이 아닐까싶다. 쉼, 추억, 공감, 소통의 소재로 사진이 활용되며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일반인도 쉽게 자신의 마음이 담긴 장면을 찍을 수 있게 된 것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멀리 덜어져 공부하고 있는 아이가 집에 오거나 문득 그 아이가 보고 싶을 때 사진첩을 꺼내 펼친다. 태어날 때부터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사진첩은 곧 아이와 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그리움이고 공감이며 소통이 되는 것이다. 이런 소중한 사진이 그저 그런 사진이라면 감동을 느끼는 부분이 감소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제대로 된 사진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더 강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기에 이 책에서 전하고자하는 이야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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