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CEO 책 쓰는 CEO - 대한민국의 책벌레 CEO 55명을 만나다
김동성 지음 / 휴먼드림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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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책이 눈에 많이 보인다. 이것도 유행이라면 유행일까? 일 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책을 보는 권수가 12권이라고 하는 통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주변에 책을 보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을 보면 책을 보는 사람들 역시 편중되어 읽는 사람들만 많이 읽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종류의 책으로는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소개를 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책을 매개로 소통하는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러한 일들을 어떻게 보는지 책과 사람 사이의 틈을 좁혀준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책 읽는 CEO 책 쓰는 CEO]도 역시 이러한 부류에 속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일만 하기에도 벅찰 것만 같은 기업의 총수들의 책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호기심을 가질만한 소재가 분명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55명의 기업 총수들을 살펴보면 나름대로 인생역경을 딛고 우뚝 선 사람들이다. 이들은 책을 통한 자기계발 및 경영에 혼자의 경험으로만 국한 시키지 않고 적극적으로 책을 통한 경영을 다른 사람들보다 앞장서서 걸어온 경험을 내 놓고 있다. 회사 전체 차원의 권장 독서 목록을 선정하고 이를 토대로 인사고가에 반영하기도 하고 회사 내 도서관을 만들어 활용하기도 한다.

그들이 주목하는 책으로는 조셉.M.마셀의 그래도 계속 가라, 정진홍의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이어령의 젊음의 탄생, 말콤 그래드웰의 아웃아리어,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무지개 원리, 시크릿, 옥중기, 위대한 성공, 그리스인 조르바, 이기는 습관, 대망, 시 읽는 CEO 등 여기에 소개되는 책은 주로 자기계발서나 경영에 관련된 책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인문서나 역사책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여기에 등장하는 기업 총수들은 책을 읽는 것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인생경험과 기업경영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책을 출간하기도 한다. 인생경험을 담은 수필도 보이지만 역시 기업경영이나 자기계발에 관계된 책이 주를 이룬다.

이 책 [책 읽는 CEO 책 쓰는 CEO]은 이렇게 책읽기를 좋아하거나 직접 책을 출간한 기업의 총수들을 찾아보고 그들의 삶에서 책을 통해 영향 받았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출간한 저자 김동성 역시 책 읽는 CEO 책 쓰는 CEO에 속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인생의 한 측면에서 성공했다고 여기는 사람 중 일부는 자신의 책을 출간하고 싶은 의욕도 있나 보다. 그들의 삶에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진솔한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면 독자로써도 반가운 일이 될 것이다. 

책 한권 읽지 않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강요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것이 얼마나 설득력 없는 일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그렇더라도 책을 좋아하고 자주 접하는 사람 뿐 아니라 1년에 한권도 읽지 않은 사람도 책과의 심정적 거리는 무척이나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기에 늘 책에 대한 이야기에는 사람들이 많다. 책은 그렇게 누구에게나 열려진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그 열려진 공간으로 한발 나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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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범의 파워 클래식 2
조윤범 지음 / 살림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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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편견을 벗어 버리다
지난 가을, 나도 참여하고 있는 국악 동호인들의 무대에 흥쾌히 나서서 멋진 대금연주를 해 주신 분이 계시다. 그는 국악 전공자이며 시립국악단의 상임연주자이다. 조촐한 무대라 나오실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는데 그런 그가 동호인들의 무대에 선 듯 나와 준 것도 고마운데 열정적인 연주 모습과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대금 연주로 객석에서 연달아 울리는 앵콜이라는 소리에 수즙은 미소로 기꺼이 다시 나온다. 처음 이곳에 온 사람들은 그 생소한 장면을 두고두고 이야기 한다. 국악연주에서 앵콜이 나오는 모습을 처음 본다는 것이다. 우리 음악이라고는 하지만 대중과 떨어져 저만치 있는 낯선 음악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음악은 이렇게 연주자나 대중이 함께 공감하며 즐기는 것이 본래의 목적이 아닌가 싶다.

어렵다, 모르는 음악이다. 이것이 나에게 있어 클래식에 대한 인상이다. 알게 모르게 벽으로 가려진 장벽 너머 저편에 있는 접하기 두려운 음악이 클래식이라는 장르다. 이런 편견이 왜 생겼을까? 자주 접하지 못하고 또 접했더라도 어렵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음악이라는 편견이 그런 인식을 가지게 했을 것이다. 이러한 편견을 불식하게 만드는 사람을 만난다. 조윤범이 그 사람이다. 그는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클래식과 대중 사이에 존재하는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의 두 번째 책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Vol.2]와의 만남이 클래식에 대한 편견의 벽을 허물게 한다.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Vol.2]에는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그 유명한 작곡가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빨간 머리 신부님-비발디, 음악의 어머니-헨델, 악마의 카리스마-파가니니, 피아노계의 비르투오소-리스트, 신이 내린 천재-바그너, 오페라의 황제-베르디를 비롯하여 할리우드의 스타 음악가-존 윌리엄스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음악가들이 총 동원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음악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아주 친근감을 가지고 대할 수 있게 해준다. 그들이 태어나서 음악을 접하고 어떻게 천재적인 소질을 발휘하며 당당하게 이름을 빛낼 수 있었는지 사소한 일상생활의 이야기부터 에피소드까지 다양한 흥밋거리를 이야기 하고 있다. 물론 중심은 그들이 작곡한 음악이다. 음악이 만들어진 시대순으로 정리하고 있고 동시대 함께 활동했던 음악가와 관계를 비교적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어 서양음악사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는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쉽게 다가서도록 하는 책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푹 빠지게 만드는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글 솜씨 또한 매력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음악에 대한 저자의 열정과 음악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닌가 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는 음악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 기꺼이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기게 한다.

이 책의 5장 변주곡에 담긴 저자의 이야기는 여러 사람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제도권의 학교음악교육 뿐 아니라 음악을 전공하고자 하는 사람, 그리고 음악이 주는 그 감미로운 느낌을 누리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전하는 자자의 따스한 애정에 고마운 마음까지 일어난다.
이 책을 읽어가며 조금 아쉬운 점은 클래식의 문외한으로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클래식 음악을 따라 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소리가 중요한 음악을 글로만 접하는 한계에서 오는 아쉬움이라 생각한다.

편견은 알지 못하는 것으로부터 생기는 일종의 자기 방어기재일 것이다. 나 같이 클래식에 대해 오해와 편견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 보고 클래식이 주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깊은 감동의 세계를 접할 수 있는 문을 열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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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
한호택 지음 / 달과소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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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만나는 서동요
역사를 다시 보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한때 유행처럼 번지며 사람들을 매료시켰던 문화유적답사,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역사스페셜, 텔레비전 드라마, 역사책 등 직접 찾아가며 만나는 방법에서부터 다른 사람들의 결과물을 통해서 만나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되 작가의 상상력이 최대한 발휘되는 팩션(Faction) 이라는 분야를 통한 만나도 있다. 이러한 팩션에 속하는 그동안의 여러 창작물들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다는 점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작가의 과도한 상상력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많은 팩션이 창작되고 사람들에게 익숙한 장르로 인식되어 오면서 이 팩션이 잊혀졌던 역사를 오늘에 되살려 사람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점은 인정하게 된다.

이 책 [연서] 또한 그런 한 장르의 소설이다. 백제 성왕의 아들 위덕왕 시절이 중심으로 그려지는 이 소설은 서동요의 주인공인 장의 성장과정을 그리고 있다. 한 인간으로 성장하며 겪게 되는 갈등, 출생비밀에 대한 혼란을 극복하며 스승 왕평을 만나 세상을 헤쳐 나가는 역경 속에서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고구려 이후 백제의 성립과정에 대한 이야기, 백제 위덕왕이 신라와의 전쟁에서 사망하고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에 직면하게 된 백제는 왕권의 계승과 권력의 안정화를 꽤하기 위한 방안으로 새로운 영웅의 출현으로 돌파구를 찾고자 한다. 장은 이러한 과정에서 무술의 연마, 도예수업, 그림공부, 장사 등을 통해 현실을 바로보고 당당하게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통해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배우게 된다.

이소설의 주 무대가 백제에서 일본으로 옮겨지며 일본의 아스카문명을 일으킨 백제 유민과 아좌태자 그리고 신라에서 일본에 와 있던 선화공주와의 만남으로 이 소설의 후반부를 장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성덕태자의 초상에 대한 흥미로운 저자의 상상력이 가미되고 있다. 백제의 권력투쟁 과정에 대한 스승 왕평과 아좌태자의 이견에서 오는 갈등과 이후 이 두 사람의 죽음을 통해 백제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장의 움직임과 선화공주와의 사랑이 절정에 달하는 후반부다.

제목 연서(戀書)에서 보이듯 이 소설은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중심이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이야기 즉 서동요가 출발점이다. 연서(戀書)로써 서동과 선화공주의 로맨스를 그려나간 부분에선 연서(戀書)로서 그 주제에 충실하고 있는지는 의문이 들 정도로 흥미로움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더불어 왕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의 과정 또한 그리 치밀한 구성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이 소설은 장과 선화공주 이 둘의 사랑이야기에 머물러 있지 않고 일본과의 교류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다루면서 당시 백제, 신라와 일본의 삼국으로 범위를 넓혀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 독특하다는 느낌이 든다. 익히 우리에게 알려진 서동요라는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당시 시대상황을 재현한 점이 이 소설이 갖는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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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사랑 이야기 - 깨달음의 나라 인도가 전하는 또 하나의 특별한 선물
하리쉬 딜론 지음, 류시화 옮김 / 내서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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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입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사랑’이라고 표현되어졌던 여러 가지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같은 내용과 형태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사랑이라는 말로 상대방의 자유의지를 억압하는 모습이 여러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인류애(愛), 부모사랑, 나라사랑, 음악사랑 등등 많고 많지만 이 사랑이라는 말이 포함하는 여러 의미 중에서 사람 모두에게 가장 가까운 사랑이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닐까 한다.

역사 속에서 남녀의 사랑을 그려놓은 수많은 작품들이 있다. 우리역사 속에서도 공무도화가, 유리왕과 치희의 황조가, 연오랑과 세오녀, 김유신과 천관녀, 허균과 매창 등 셀 수 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내용과 형태는 다르지만 모두 남녀의 애절한 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오랜 시간을 살아 우리에게 전해진 것이다.

[인도의 사랑이야기]는 바로 인도의 펀자브 지방에서 사람들의 가슴에 살아 전해져 오는 사랑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성자와 깨달음의 나라라고 불리는 인도의 펀자브 지방은 인더스 강의 지류인 다섯 개 강이 모이는 곳이며 강이 주는 혜택으로 힌두 문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문명이 교류하며 새로운 문화를 형성한 독특한 지역이다. 그러한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사람들의 가슴속엔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과 자신의 열정을 자유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이 책에는 4가지의 사랑이야기가 담겨있다. 사랑하는 이들은 어디서도 만나지 않는다. 늘 서로 안에 있으므로 - 소흐니와 마히왈 | 세상에게 당신은 한 사람이지만 한 사람에게 당신은 세상이다 - 사씨와 푼누 | 한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사람을 통해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된다 - 미르자와 사히반 | 사랑에 대해선 세상사람 모두 틀리다. 사랑하는 두 사람만이 옳다 - 히르와 란자가 그것이다. 제목 속에 그 사랑들이 가지는 가치가 담겨있어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는가가 궁금함을 더해 준다. 지금까지 있어온 사랑에 관한 정의 중 그 무엇보다 본질적이며 사랑에 대한 정의가 아닌가 싶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랑이야기는 다 지고지순하며 애절하여 가슴 아픈 비극적 사랑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죽음이라는 결말을 통해 서로의 사랑을 완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이 하나라고 하지만 죽음을 통해 완성되어가는 두 사람의 사랑이 현대 사람들의 즉흥적이며 물질중심적인 현실의 눈으로 볼 때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심정적으로야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감동하지 않을 사람이 없겠지만 막상 자신의 일로 다가왔을 때 그러한 선택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인 것이다.

[인도의 사랑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여성의 강하고 용감한 모습이 돋보이는 부분에 주목하고 싶다. 사랑을 얻고 완성하는 과정에 충실하고 앞장서는 모습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어느 한쪽에 의지하기 보다는 사랑 속에 우뚝 선 주체로의 등장은 그동안 봐왔던 연약하고 남자에 의지하는 여성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라고도 볼 수 있겠다.

[죽지 않는 유일한 길은 우리가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는 일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선을 베풀면 그 선이 우리에게 되돌아와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라는 저자 하리쉬 딜론의 이야기는 사랑이 자신에게는 자아의 성찰과 깨달음이고 한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사람을 통해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된다는 말일 것이다.

이 인도의 사랑이야기는 [진정한 사랑]에 목말라하는 현대인들에게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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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1
알베르 까뮈 지음, 이휘영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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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방인이다
문득 내가 사는 세상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딱히 특별한 이유도 없는 것 같은데 날마다 보는 거리도 사람들도 낯설어 어색함으로 무안함을 느낄 땐 당황스럽기까지 한다. 내가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에서 오는 그 낯설음은 왜일까? 생활의 무기력이나 인간관계에서의 소외, 사회 환경의 영향 등 하나 둘 따지다 보면 궁색할지라도 이유야 붙일 수 있을지는 모르나 그때 느꼈던 당황스러움을 오랫동안 떨치기 어려운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내게 그런 낯설음으로 기억된다.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몽드비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생활과 고학으로 학업을 했으며 결핵으로 교수직을 포기하고 신문기자 생활을 하게 된다. 대학시절 연극에도 흥미를 가졌고 공산당에 입당하기도 했다. 다분히 활동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의 기사와 논설로 정치적인 추방을 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당시 프랑스 사상계와 문학계를 대표하는 말로, 지드, 사르트르, 샤르 등과 교류하며 작품 활동에 전념한다. 알베르 카뮈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표리, 결혼, 이방인, 행복한 죽음, 최초의 인간, 여행일기 전락 등이 있다.

[이방인]은 뫼르소라는 한 청년의 삶을 통해 그가 겪게 되는 일상과 살인 그리고 재판과정에서 사형구형에 이르는 과정을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다.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는 일상의 무미건조함과 어머니의 사망, 이웃과 연인과의 관계 등에서 보여 지는 모습을 통해 그의 일상은 단조롭고 어쩌면 허무하고 무의미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 소설의 중심 사건으로 아랍인에 대한 우발적 살인이 주목되고 있다. 검사의 논고로 주장되는 뫼르소의 어머니의 죽음에도 슬퍼하지 않은 모습, 해수욕, 영화감상 그리고 연인과의 애정행각 등이 비인간적인 측면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이해하지 못할 패륜아로 지목되고 결국 사형이라는 극형이 구형된다.

이 소설은 뫼르소의 일상적 생활을 보여주는 전반부와는 달리 후반부에 들어 알베르 카뮈는 조금 다르게 주인공의 사형이 구형된 이후 감옥생활 모습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창문으로 보이는 하늘이 전부인 감옥의 철장에서 세상을 향한 주인공의 자신의 본질적인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 보이고 있다. 결정적으로 몇 차례 면담을 거부한 신부와의 만남에서 신부와 세상 그리고 자신을 행한 절규를 한다.

사회적 통념상 이해되지 못하는 주인공 뫼르소의 행동, 즉 어머니 사망 후 연인과의 정사, 해수욕, 희극 영화감상이나 눈부신 햇살을 탓하며 아랍인을 살인한 행위 등은 인간관계와 사회적 소통의 단절로부터 한 개인이 겪게 되는 정신적 부조화의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당시 세계대전을 치르며 인간의 죽음 앞에 무기력했던 사회적 환경의 반영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하기 위해서, 내가 외롭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서 이제 내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 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주었으면 하는 것뿐이다](본문 159페이지)

뫼르소의 마지막 이 말은 세상과 담을 쌓고 자신을 스스로 가둔 벽에서 탈출하는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대해 최초로 반응하고 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계와의 소통에서 소외되어 있는 것을 인식하지도 못하는 지극히 단순한 일상에서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자인실현의 문제제기다. 또한 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적, 정신적 혼란기에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시킨 점에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받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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