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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럽에서 광을 판다 -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동유럽
오동석 글 사진 / 두루가이드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동양 없이 서양은 없었다
유독 여행서가 많이 출간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사람들의 여행에 대한 열망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여행 서적을 읽는 경우는 대부분 가려는 곳이나 가보고 싶은 곳에 대한 사전 지식을 얻고 싶은 마음과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다른 이들의 눈을 통해 대신 보며 대리만족을 하는 경우일 것이다. 그렇다면 여행을 통해 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것은 필요 없는 질문일지도 모르지만 밖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하기 위해서 지금 이 모습이 있게 된 배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수적일 것이라 본다. 물론 그 대상에는 문화유적을 비롯한 자연환경 역시 포함될 것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한번쯤 유럽을 염두에 두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선진 유럽이라는 막연한 동경을 포함한 유럽문화와 자연에 대한 관심도 크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의도에 딱 맞는 여행 안내서를 발견했다. 오동석의 [나는 유럽에서 광을 판다]라는 책이다.
[나는 유럽에서 광을 판다]의 저자 오동석은 빛을 다루는 광학을 전공했다. 그래서 光學의 광과 觀光의 광에서 일맥상통함을 발견하고 여행전문가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본문 곳곳에 나타나는 역사와 동양철학의 해박한 지식은 단순한 여행 안내자라는 느낌보다는 동양문화의 전파자로서 자기 몫을 단단히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동양의 눈으로 유럽을 이해하고 동, 서양의 조화를 꿈꾸는 것 같이 보인다.
[나는 유럽에서 광을 판다]는 유럽으로 가는 길, 두루두루 둘러보기, 유럽이 걸어온 길 등으로 크게 세 가지 쳅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유럽으로 가는 길에는 눈에 보이는 오늘날의 유럽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로 동, 서양의 차이점과 그 원인에 대해 동양철학의 중요요소 중 하나인 음과 양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성격, 문화, 음식, 자연환경 등을 통해 동 서양의 근본적인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를 살펴 두 문화를 이해하는 첫걸음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두루두루 살펴보기에는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폴란드, 독일, 크로아티아의 자연과 문화유적, 역사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안내를 하고 있다. 거대한 건축물과 문화 유적, 눈을 사로잡는 자연환경과 그 사람들의 생활 모습 등을 유럽이 발전해온 역사를 통해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 중심에는 동양과의 교류가 빠지지 않고 있다. 전쟁이나 교역 등을 통해 양 문화가 어떻게 교류하여 오늘날의 유럽 문화가 형성 되었는지를 역사적 사실을 통해 설명해 준다.
세 번째, 유럽이 걸어온 길은 오늘날 유럽이 있기까지 동양의 발전된 문화가 어떻게 유럽으로 전해졌으며 발달된 동양의 문화를 받아들인 유럽이 오늘날 세계강국으로 발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 하며 서양은 결코 동양의 발달된 문화가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다고 까지 강한 어조로 이야기 하고 있다.
[나는 유럽에서 광을 판다]는 서양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데 동양의 시각으로 본다는 점에서 다른 여행서적과는 달리 더 매력적이다. 특히 유럽문화가 형성되는 배경에 동양의 선진문화의 유입이 미친 영향을 잘 알려주고 있다. 또한 중간 중간 역사에 대한 지식의 전달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가볼만한 명소나 식당 등의 소개도 여행자들에게 소중한 정보가 될 것이다. 잘 나온 사진과 여행자의 눈과 여행안내자의 눈이 함께 만나는 것처럼 조목조목 설명해 주는 내용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유구한 세월의 흐름 속에 형성된 한 문화와 현재의 모습을 올바로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역사를 아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와는 문화와 역사가 다른 유럽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동, 서양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미래를 상상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독특한 여행 안내서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