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세월

그대가 존재하는 까닭은 오래되었다

나의 어디에나 그대는 있다

오래되어 쓰지 못하는 만년필에도 있고

쓰임새가 없어 버려진 손수건에도 있고

책갈피에 넣어둔 냉이꽃에도 있다

그대와 일상언어로 주고받던 웃음에도 있고

햇살이 쏟아지는 아침에도 있고

싹트는 소리가 들리는 봄밤에도 있다

달그림자에 꽃그늘이 아름다운 밤에도 있고

눈이 내려 쌓이는 밤에도 있고

한밤중 잠들어도 그대는 온다

삶의 마지막 순간

의식없는 의식 속에도

그대가 올 것이다

그러나

그대와 내가 없다면

해가 진들

달이 뜬들

무슨 소용이랴

*김초혜 시인의 시 '세월'이다. 지나온 시간이 고스란히 쌓였다. 그 모든 시간이 그대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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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눈이다.

잘 마른 대나무 빗자루를 들고 잠시 망설인다.

발자국 내기가 주저해지는 이유는 이 순결한 순간을 더 오랫동안 담아두기 위함일 것이다.

드르르르륵~

사정을 두지않는 밀대보다는

쓰윽~ 싹~ 쓰윽~ 싹~

잘 마른 대나무 빗자루의 경쾌한 리듬이 좋다.

앞집 보다

서둘러 시작한 하루가

뿌듯하다.

반가운 눈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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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를 덜어낸 흰구름은 산을 감싸고
차분히도 마냥 내리는 비는 땅을 적신다

비도 땅도
봄 마냥 온기를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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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동행

많지 않은날이 오래인것 같고 오래인 날이
순간인것 같아 나를 눈물이게 하는사람
소식없이 만나지 않아도 순한 목숨으로
언제나 동행인 사람
많은날 많은 생각으로 괴로워도 고난에
약해지지 않고 다시 아침으로 일어서게 하는 사람

*김초혜 시인의 시 '동행'이다. 추운 겨울을 건너게 하는 힘 또한 동행이 있어 가능하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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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세상 가는 길

​생명의 새벽이

어둠이라고

오랫동안 많은 사람

오고 간

이 길

처음에

끝을 얻지 못할 줄

어찌 압니까

삶의 피안에

죽음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의 마음으로부터

사로잡힌 마음

끌어내려고

언제나 제자리걸음

그렇게

이 세상을 오고 갑니다

*김초혜 시인의 시 '세상 가는 길'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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