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못한 아이들 - 2023 ARKO 문학나눔 노란상상 그림책 87
고정순 지음 / 노란상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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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그림책의 제목을 보고 조금 놀랐다. 그림책 제목이라기에는 조금은 어두운 면(?!)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림책이 아이만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아는 나도 이렇게 느낄 정도면 보통의 어른들은 이 그림책의 제목만 보고도 적잖이 충격을 받지 않을까 싶었다. 거기에다 표지를 보니 피리부는 사나이를 연상시키는 실루엣이 등장한다. 쉬운 이야기는 아니겠구나 싶었다.

 

이 이야기는 고정순 작가가 청소년 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생각하고 썼다고 생각되었다. 첫 시작은 독일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와 같은 내용이지만, 두 번째장부터 그 이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것이 해피 엔딩이었으면 하는 생각은 너무 사치였을까?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대한민국의 성인으로서 참 부끄러웠고 마음이 아팠으며 불편하기도 했다. 그래서 고백하자면, 이 그림책의 표지를 넘기는데 하루가 걸렸고, 그 내용을 다 읽는데는 이틀이 걸렸고, 한 번 더 찬찬히 읽는 시간을 가진 건 그 다음 날이 되어서였다. 책장 한 장이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일터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외롭고, 차갑게 세상을 등지고 있는 어린 생명들. 그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는 우리 성인들에게 있음에도 어떤 어른들은 어린 생명을 이용하고, 다른 어른들은 그들을 외면하고 있다. 정말 부끄럽게도 나는 외면하고 있는 어른들 중 한 명이었다. 노동현장에 가지 않는 어린 학생들을 매일 대하고 있으면서도, 그들이 나중에 맞닥뜨려야 할 차가운 현실을 외면했다. 이 그림책은 나에게 무겁고도 중요한 생각거리를 던져 주었다.

 

길지 않은 그림책이지만,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그림책이라 꼭 종이책으로 책장을 넘기며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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