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세 번쯤 하는 게 좋아
고요한 지음 / &(앤드)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혼은세번쯤하는게좋아 #고요한



🏷 결혼이 우리에게 필요한 까닭

결혼이란 내 외로움을 상대가 안아주는 게 아닐까. 그리고 상대의 외로움을 내가 안아주는 것. 그래서 말인데 결혼은 세번쯤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219쪽)

74살의 마거릿은
격렬하게 사랑한 사람과 첫 번째 결혼,
참 잘 맞았던 사람과 두 번째 결혼,
그리고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세 번째 결혼을 장과 하게 된다.

39살의 장은
뉴욕에 사는 한인 불법체류자로
자신때문에 다리를 다친 여자친구 데이지가 있다.
그녀와의 안정된 삶을 위해
영주권 얻고자 마거릿의 세 번째 남편이 되려한다.

뻔히 보이는 젊은 남자의 수작에
순순히 허락하는 마거릿의 태도가 의아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젊은 남자의 손길에 설레고
그와 하루를 보내는 것이 행복했던 마거릿을 보며

절절히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도 맞지만,
이렇게 필요에 의해 연이 되는 것도 괜찮다싶었다.


🏷 어쩌다보니 그리워하고 사랑했던 걸 아는

그래, 세 번. 세 번째 결혼은 황혼에 하는 거야. 나처럼. 황혼의 외로움을 결혼이 아니면 무엇으로 채우겠어. 늙고 차가운 몸뚱어리를 무엇으로 채우겠냐고. (219쪽)

마거릿의 늙은 냄새와 피부가 싫었던 장
꾹 참고 데이지를 생각하며 그녀를 안고는 했다.

어느새 그녀가 장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안아주자,
장은 더는 그녀가 싫지 않고 함께 하고 싶어진다.

진심으로 외로움을 알아주는 이가 곁에 있다면, 그이와 순식간에 사랑에 빠질 수 있겠다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의 외로움을 안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는 거라는
마거릿의 말에 동의하게 되었다.

결혼은 중요한 것이지만
어쩌면 가슴 떨리는 사랑으로만 하는 게
아닐 수 있겠다는 사실을 이제 이해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미워했던 나의 두 번째 엄마
전은수 지음 / 달꽃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안녕미워했던나의두번째엄마 #전은수



🏷 엄마의 빈자리를 채운 할머니와의 여행기

우리의 여행도 그랬으면 좋겠다.
일하고 돈을 버는 것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지언정,
두고두고 떠올리며 즐거워할 수 있는 기억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게 되는,
나아가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그게 아니더라도,
어쨌거나 아깝지는 않은 순간들로 기억되었으면 참 좋겠다. (205쪽)


나도 20년을 친할머니와 살았다.
엄마는 20년동안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그렇기에 작가가 말하는
할머니를 향한 미움과 사랑, 그리움을 알겠다.

엄마가 돌아가신 작가는
엄마를 타박한 할머니가 더 미웠고 속상했다.

그래도 나에겐 두번째 엄마인 할머니.

이십대 중반이 된 작가는
할머니와 함께 캐나다 여행을 하기로 다짐한다.

미움과 아픔은 순간이고 또 그럭저럭 살게 된다.

작가는 할머니와의 여행에서 티격태격하지만
함께 다니고 잠드는 가운데 할머니를 눈에 담는다.

평생토록 옆에 두고 볼 수 없을
할머니의 뒷모습을 담아두고 손을 꼭 잡는다.


🏷 언젠간 우리도 이별하겠죠. 엄마.

그렇게 익숙한 모든 것들은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처럼 곁에 머물다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갑자기 사라지고야 만다. 그 때가 되면 정말로 아무것도 돌이킬 수가 없을 때가 많아 그저 후회하고 안타까워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197쪽)


지난 달 생일을 맞이해서 친정에 다녀왔다.

아이들 뒤치다거리하다 정신 차려보니,
엄마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했기에

집에 돌아가는 차 창문에서
“엄마 나 낳아줘서 고마워..” 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날 새벽 엄마는 카톡으로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했다.

엄마에게 들은 말 중 가장 달콤하고 행복했다.

새벽 내내 몇 번을 다시 보고
뭐라고 답장해야할까 고민하다 사랑한다 보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엄마 생각이 났다.

언젠가 우리가 맞이할 이별이 얼마나 아플지,
그 빈자리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 무서웠다.

작가는 여행을 다녀도
할머니, 고모들이 한국에 그대로 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오게 된다 했다.

엄마의 자리만큼은 아니겠지만 가족은 남다르다.

세상 따뜻하고 소중한 것을
다시끔 생각하게 하는
작가의 문체가 참 좋고 읽는 내내 행복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대로 해 봤습니다 - 저마다의 꼭 맞는 삶을 찾아서
졸렌타 그린버그.크리스틴 마인저 지음, 양소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대로해봤습니다 #졸렌타 #크리스틴



🏷 50권의 자기계발서대로 살아보기

책에 적혀 있고 누구는 효과가 있다는데 정작 난 배운 점이 없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어요. 여러분이 잘못된 게 아닙니다. 조언이 별로일 수도 있어요. (299쪽)

자기계발서의 조언들을 귀담아 듣는 졸렌타와
비판적인 시각에서 생각해보는 크리스틴.

그 둘은 50권의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대로
실천해보고 생각하고 느낀 점을
팟캐스트<책대로 살아보기>에서 발표한다.

그렇게
해 보니까 괜찮았던 13가지
(친절하게 행동하기, 긍정적인 자기 대화 하기 등)
해 봤는데 별로였던 8가지
(일찍 일어나기, 명상하기, 다이어트하기 등)
우리가 추천하는 8가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기, 내 감정 들여다보기 등)
를 추려서 소개한다.


🏷 너는 그렇게 되지만 난 안되는 게 당연해.

그들이 개인적으로 위안을 얻는 것들이 모두를 위한 만능 해결책이라고는 할 수 없어. 왜 그것들이 일반 독자들에게도 다 적용될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296쪽)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지루하고
한결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을 때가 많다.

그래서 이렇게 전체적인 평을 내리는 책이
참 신박하고 재밌게 느껴졌다.

물론 각 항목들의 소감이 모두 공감되지 않았다.

같은 항목을 실천한 크리스틴과 졸렌타도
좋고 싫음이 달랐던 것처럼 말이다.

읽다보니 나도 해보고 싶은 항목도 생기고
자기계발서에 대한 비판적 수용능력이 길러졌다.

책 속의 내용은 무조건 옳고 좋다고 생각되어,
독서모임에서 딱히 트집을 잡지 못하곤 했다.

남들 다 좋다는 책의 내용도
나에게 와닿지 않던 건
내 탓이 아니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물학적 마음 - 뇌, 몸, 환경은 어떻게 나와 세계를 만드는가
앨런 재서노프 지음, 권경준 옮김, 허지원 감수, 권준수 해제 / 김영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물학적마음 #앨런재서노프



🏷 뇌는 인간의 전부일까

병에 걸린 뇌는 망가진 자동차로 비유되곤 하지만, 정신 질환은 여러 가지 요소가 겹쳐서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와 더 비슷하다. (282쪽)

뇌는 우리 몸의 중추이다.
그럼 뇌만으로 우리를 표현할 수 있을까.

뇌의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말한다.

뇌는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으며
몸의 일부분으로 환경의 영향을 깊이 받는다.

보통 정신질환의 원인을 뇌에서 찾으려 하는데,
뇌의 일부분이 잘못되었다고
정신질환에 무조건 걸리지 않는다.
유전적으로 정신질환을 물려받을 가능성도 적다.

뇌는 환경의 영향을 깊이 받으며,
어떤 사람도 그 스스로 완전한 섬이 아니다.


🏷 뇌에 대한 관점을 고찰하다

정신 질환을 뇌질환의 관점으로 재정의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정확하고 좋은 의도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신경생물학적 요인에 근거한 냉담한 차별로의 길을 열어놓은 것일 수도 있다. 뇌 문제는 부도덕보다 더 변화하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뇌에 기반한 차별은 이전 세대 정신 질환자가 맞닥뜨렸던 도덕적 비난보다 훨씬 더 치명적일 수 있다. (271쪽)


정신질환을 뇌질환의 문제로 결부하면
나와 상관없는 지독한 환자로 차별된다.
그가 불우한 환경의 영향에 의함을 알게 되면
나와 같은 사람에 불과함을 느끼게 된다.

아주 작은 차이 같았지만
그의 이러한 뇌에 관한 관점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뇌에 대한 막연한 숭배심을 내려놓게 한다.

특히 마지막 편 ‘통에 있는 기분은 어떨까?’는
생각할 거리들을 잔뜩 남겨주었다.

한 남성이 갑작스레 쓰러지고 실려갔다.
그의 뇌가 추출되고 45년동안 액체 질소에
안전하게 냉동 보관되었다가 깨어났다.
그는 오직 시뮬레이션된 환경에서 살아간다.

그는 낮은 욕망과 감각에 지루함을 느끼고
시뮬레이션을 끄고 싶어한다.

우리의 뇌가 하는 일은 본질적이다.
함부로 건드리면 생명을 위협하고
함부로 숭배하면 본질이 흐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n의 초상
이연호 지음 / 좋은땅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n의초상 #이연호



🏷 내가 제일 불쌍한 줄 알았던 시절에 만난 n

예전의 R은 아무와도 관계를 맺지 않고 혼자서 삭혀 내는 타입이었다. 하지만 n은… 그 모든 외로움을 타인에게 투영하며 R을 쓰다듬는 손길로, 자신을 쓰다듬는 것이 아니었을까? (176쪽)

아버지의 폭력과 어머니의 가출.
그 와중에도 착한 아이로 살았던 R은.
제대로 된 꿈을 꾸고 싶지 않았고
그저 엄마와 어서 죽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렇게 밤을 지새며 스트리밍하던 채널에서
같이 잠못이루는 n을 만난다.

자기보다 어리고 작지만 강아지같던 n은,
폭력과 절망으로 찌든 R을 위로하고 기다려준다.

나보단 당연히 행복하겠지 싶던 n은
어느 날 갑자기 떠나고 연락이 끊긴다.


🏷 누구나 자신만의 n을 쫓기도 닮아가기도 한다

그렇게 R은, n의 기억을, 더듬어 가며 여기, n의 초상을 그려 내어 간다. 그리고 20년이 훌쩍 지나, 여러 R과 숱한 n을 만나고, 마지막엔 T를 통해 R은 한 가지 깨달음을 얻는다.

-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구나,

어머니도, 아버지도. 왜 그랬을까? 생각하면 고통의 굴레에서 영영 벗어나지 못할 뿐, 사랑을 나눠 주셨을 때를 기억하며 왜 변했는지 생각하지 말자. (183쪽)


읽는 내내 n이라는 명칭이 참 마음에 들었다.

나의 n은 누구였을까 싶기도 하고,
지명하지 않은 인물명칭은 상상을 더해갔다.

특히 R이 다른 이들을 만나
자신이 n처럼 행동해보기도 하고,
n같은 사람을 만나 R또는 n의 역할을 한다.

한없는 사랑과 이해, 기다림을 갖춘 n은
20년이 지난 날까지 R에게 신과 같은 존재다.

무엇이든 흘려보내고 나면
아쉽고 애틋하며 예뻐지는 것 아닐까 싶었다.

우리에게 n은 누구였을지.
나는 누군가에게 무엇이었을지 생각해보게 하는
어른스러운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