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방울 채집 - 곁을 맴도는 100가지 행복의 순간
무운 지음 / 밝은세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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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도 볼 수 있는 귀여운 그림 에세이. 복잡한 일들이 쌓여있을 때 거기에 굳이 파고들기보다 때때로 그림책으로 힐링하는 책덕후. 그림책을 어린이들만 봐야된다는 편견을 버린지 오래. 요즘은 어른들이 보아도 좋을 그림에세이가 많다. 그리고 책장에 책등만 보아도 사랑스러운 디자인도 많아아 소장하기 딱 좋다. 주중엔 활자와 숫자들에 얽메여있었다면 주말엔 좋아하는 차와 디저트를 곁에 두고 이러한 몽글몽글 그림감성이 페이지마다 가득한 그림에세이로 마음 쉬어주기를 해 주어도 좋다.



봄에서 시작하여 겨울로 마무리되는 이 책은 계절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느끼는 일상의 소소하면서도 소중한 행복의 순간을 담고있다. 어느 계절에 치우치지 않고 반듯하게 나뉜 듯 계절마다 25개의 행복함이 담겨있다. 이삭과 보리라는 토끼와 이들의 반려견 망두.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둘에게 놀러오는 개구락찌들 까지. 꽃가람 마을에서 보내는 달달한 순간이 페이지에 가득하다. 글밥이 많지 않아도 공감하기엔 모자람이 없을 순간을 적어두었고, 꽃가람 마을에서 보내는 이삭과 보리에게 나와 남편의 일상을 녹여내며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기분좋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시작하는 연인들에게는 로망이 가득한 계절이야기 일 수도 있겠고, 소꿉놀이 하듯 지낼 신혼부부에게는 계절마다 꼭 해봐도 좋을 신혼 가이드북이라 해도 좋겠다. 나처럼 연애도 결혼도 오래된 중년(?) 부부에게는 달달했던 추억을 떠올리기 딱 좋은 낭만가득한 그림책이 되어 주겠지.




📖 18_ 문득

도시르 떠나 꽃가람 마을로 온 이유는 창문 너머 멋진 하늘을 놓치고 있다는 게 너무 아쉬워서. 그저 그뿐이다.


지쳤나보다. 많이 애쓰고 살아왔나보다. 행복하려고 함께 사는건데 행복할 틈이 없었던 이삭의 예전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도 저렇게 살고 있다. 남편의 얼굴보다 동료의 얼굴을 더 오래 보고 있는게 맞는건가 싶고, 행복하게 살자고 돈 벌고 있지만 이 순간은 전혀 행복하지 못한 과정. 그래서 이삭은 쉼표를 찍어둔 듯 하다. 쉼표니까. 쉼표 다음에 띄어쓰기하고 다시 이야기가 이어져 나올테니까 보리는 그 순간을 기다려주고 함께 해 준거 같아 내가 다 고마워진다. 힘들다 표현 할 수 있는 상대. 그럼 힘듦을 알아주고 쉬도록 해주는 상대. 그래서 보리와 이삭의 날들이 행복해보이나봐.


📖 48_ 하루의 끝

"오늘 하루는 어땠어?"

하루의 끝이면 풀밭에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밤하늘을 가득 채운 별들이 쏟아질 것만 같다. 우리에게로.


조근조근이라는 말보자 조잘조잘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시간. 하룻동안 함께 있지 못했던 순간을 재잘거리며 알려주고픈 다급함. 그렇게 나는 당신에게 나의 일상을 다 알려주고싶고, 당신은 또 기분좋게 들어주는 시간. 밤하늘의 별들을 다 셀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들어주겠다는 그런 약속같은 순간이야.

여름날엔 특히나 유성우쇼가 많다. 우리도 별이 잘 보이는 곳까지 찾아서 돗자리 펴 두고 한참을 별구경하던 때가 떠오르게 만드는 보리와 이삭. 올 여름도 까먹지말고 별구경하러 가야겠다. 보리와 이삭이 우릴 부러워 하도록.

📖 57_ 가을하늘

고개를 들면 유난히 높고 끝없는 하늘이 펼쳐진다.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입 밖으로 나오는 말.

"행복하다."


별 거 아닌거 같지만 어려운 말. '행복하다' 표현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니 나도 이 말을 자주 들었다. 속으로 삼키는 감탄사보다 입 밖으로 뱉어내는 감정의 표현. 말을 하는 사람도 행복하고, 듣는 사람도 기분좋아지게 만드는 단어. 거기에 덧 붙여지는게 하나 더 있지. '행복이 별거냐. 이렇게 같이 있는게 행복이지!'라는 묵음처리같은 보리와 이삭의 시선. 날씨가 좋으면 좋아서 행복하고, 또 어떤 날엔 춥고 비오는 날이 오면 손 꼭 잡고 시린 손 데워 줄 수 있는 능력을 갖고있어 행복하고, 감사하고. 우린 생각보다 제멋대로 이유를 붙여 행복해 할 수 있는 능력이 많다.



📖 94_ 새근새근

"내일은 오늘보다 더 멋진 하루가 되길."


기분좋은 굿나잇 인사. 매일매일이 똑같을거라 예측하면 재미 없잖아? 분명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일이라는게 뻔히 보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끼린 모르는척 해보자 싶은 오늘의 마무리 멘트. 그럼에도 우리는 더 멋진 하루를 만들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아니까 오늘의 엔딩도, 내일을 위한 미리보기도 이렇게 멋지게 마침표 찍자.

여기 있는 단어들이나 짤막한 문장들은 내 곁에 있는 이가 자주 해주는 표현이었다. 그래서 이전보다 어둠이 줄었는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곁에 있는 이가 주는 효과는 대단하다. 지친 이삭에게 쉼을 주는 보리. 쉬어가고싶어하는 이삭을 위해 보폭을 줄여 나른한 걸음도 괜찮다는걸 보여주는 보리의 모습. 구구절절 자세한 문장들이 없어도 그림과 짤막한 단어 몇개로 유추가 가능했다.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있었으니 내가 겪어온 계절과 닮아 기뻐하며 봤는지도 모르겠다.

2023년만 하더라도 벌써 두 번째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 봄은 갔고, 여름이 시작되어야하는 시기인데 나의 마음처럼 아직 봄을 보내기 싫은지 아침저녁의 쌀쌀한 공기가 가득한 5월이다. 얼만큼 더 더우려고 그러나 싶은 간 졸여지는 여름의 입구에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이삭과 보리처럼 하루의 끝이 '행복했다'로 끝맺음이 되면 좋겠단 바람을 가져본다.


📖 밝은세상을 통해 도서만을 제공받고 작성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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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데이 파더스 클럽 - 육아일기를 가장한 아빠들의 성장일기
강혁진 외 지음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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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환경. 사회적제도이긴하나 자신있게 신청서를 내는 이를 보진 못했던 유니콘(?)같은 근로 혜택. 그걸 당당하게 써먹는 아빠들의 모임. 동종업계(?) 고단함을 알아줄 육아파파 고생담 배틀.

일단 이 조합이 신선하다. 나름 중견기업이라고 분류되는 제조업에 몸을 담고 있는 나도 이 회사에서 육아휴직쓰는 직원을 못 봤다. 아? 있었구나. 내 선임. 육아휴직 3개월쓰고, 보육기관과 조부모에게 도움을 받을 여건이 안 되어 결국 퇴사했던 얼굴도 모르는 선임은 그렇게 회사 사람들에게 먹튀의 오명을 쓰고 도망치듯 아이곁으로 가 버린 후 아무도 그 제도를 입밖에 꺼내질 못했다. 만삭까지 버티다가 자연스레 퇴사를 했고, 임신 초기 조심해야될 시점에 업무 과중과 병원을 오고갈 물리적 여건이 되지 못해 퇴사를 한 이들만 있을 뿐. 더군다나 남자들은 이 제도에 대해 언급도 안 하더라. 이러한 지방의 중소, 중견기업에서의 육아휴직은 돌아왔을 때 내 자리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니 말이다.

일단 이 육아 파더들의 직업이 직업인지라 가능했다고 말하고싶다. 마케터, 금육서비스 기업 콘텐츠 제작자, 전략 투자자, 프리랜서 작가, 컨설팅 기획자. 우리가 직장인이라 말하면 이해될 일반 사무직이나 현장 관리직, 현장직 근로자는 없다. 아마 고용노동부에 통계에도 내가 말한 직장인들 중에는 육아휴직을 쓰는 이가 극소수 일 것이다.(남자와 여자 성비를 망론하고) 당당히 육아 휴직을 낼 수 있는 직업과 내 생각을 글로 툭툭 내 던질 수 있는 것에 능한 능력자 아빠들의 이야기. 아이들이 한창 자고 있을 때 새벽같이 회사가는 아빠 말고, 평일 해 떠있는 시간에 놀아주고 곁에 있는 아빠들의 이야기. 보조 양육자가 아니라 주 양육자로서의 생생 후기들.


생경한 아빠 육아일기. 티비에서 보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현실판을 보며 내 주변에 없는 낯선 세상을 흘깃거려본다.




📖 아빠, 나만 따라와_ 게임에서는 매번 아이가 앞서 나간다. 이미 게임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아이는 차근차근 자기 레벨까지 따라올 수 있는 방법을 내게 알려준다. 행여나 서툴러 버벅거려도 절대 열 내지 않는다. 그 놀랄 만큼 차분함을 곁에서 느끼며, 나는 보호자로서의 태도를 거꾸로 아이에게 배운다.

이제 막 세상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아빠는 만물박사, 척척박사, 백과사전처럼 여겨질 것이다. 아빠가 모르는 세계를 알려주는 아이의 마음을 떠올려보면 얼마나 흥분되고 기대되는 일일까? 나도 드디어 아빠에게 알려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알게된 순간. 어떻게하면 조리있게 내가 아는 건 아빠에게 자랑 겸 전수 할 수 있을까 싶은 고민. 나도 아빠 만큼이나 이 분야에서 척척박사라고 불리우고싶은 기대감도 가득할테니 아이는 정성스레 일러주며 알려주는 재미를 배워간다. 조급해하지 않고 차분함을 겸비한 채 다정히 살펴주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아빠는 감탄과 반성의 감정을 교차할 것이다. 이렇게 컷나 싶으면서도 나는 아이에게 울컥 화를 냈던 적이 없었나 싶은 자기반성까지. 역시나 나이가 적고많음은 중요하지 않은가보다. 나이는 어리고 조막만하지만 게임박사님의 무궁무진한 세계는 내가 아는 영역 그 이상의 반경을 갖고있음을 감탄하게 된다. 요런 감정때문에 함께하는 재미라 하나보다.



📖 육아휴직의 50가지 그림자_ 지금은 1980년대가 아닌, 2020년대 아닌가. 양육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아이를 돌보기 위해 휴직을 한다는데 왜 응원을 안 해줄까. 누구는 2년까지도 쓴다는 데 왜 6개월 가지고 회사를 걱정할까.

좀 써먹으라고 내어둔 국가 정책이지만 맘편히 쓰는 사람을 못 봤다. 배우자 출산 후 사흘? 일주일? 출산 휴가 쓰는 것도 이래저래 눈치보고 쓰는 판국에 몇달씩 자리를 비우게되는 육아휴직을 누가 좋아할까. 국가에서 급여 지원을 해 주어도 사측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대체 인력 충원이나 기존 직원의 업무 분담으로 인해 빚어지는 갈등. 그리고 실무자의 공백으로 인해 얻어지는 더딘 업무진행과정을 모두 감내하고 축하하는 기업이 몇이나 될까. 그러니 눈치보며 쓰기 미안하고, 굳이 이렇게까지 싫은소리를 들어야하나 싶어하며 육아휴직보다 퇴사를 선택하는 이가 많았다. 아무리 출산 정책을 그럴듯하게 내어봐도 필드에서는 딴나라 이야기라며 관심도 안 준다는 걸 책상머리 행정자들은 알기나 할까.

그러니 이 아빠들이 부럽다. 그리고 살짝 질투도 난다. 업무의 분야가 다르니 그럴 수 있겠지만 이 결정을 수락하는 기업문화도 부러워진다. 당장 내 아이 걱정보다 회사 걱정을 해야하는 수많은 직장인 아빠 엄마를 떠올리면 육아휴직과 돌봄정책, 출산 장려의 다양한 제도가 새삼 낯설게 느껴질 뿐이다.


📖 부모가 노키즈존을 만났을 때_ 규칙이 아닌 차별, 배려가 아닌 배제, 우리나라 아동 인권의 현실, 보호가 아닌 혐오 등등 검색창에 노키즈존을 치면 이미 수많은 언론과 블로그가 논리 정연한 문장과 묵직한 단어들로 노키즈존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문제를 분석하고 눈리를 만드는 일이 직업이라 그런지 새로운 근거와 해결책을 접할 때마다 머리가 개운해지는 느낌도 들었지만, 이상하게 찝찝한 마음은 가시질 않는다.

조카랑 식당이나 카페를 가든, 남편과 함께 아이없이 노키즈존이나 예스키즈존 어느곳을 가든 드는 확고함이 있다. 이 파트를 싣은 저자와 파더스 클럽의 대화를 무조건적으로 공감을 하긴 어렵다. 일단 나는 아이가 없는 부부라 그렇게 생각 할 거라고 선긋기를 먼저 하고 내 말에 반박할 준비를 할 수는 있겠지만 나는 아이 때문에 생겨난 노키즈존은 없다고 말해주고싶다. 우리도 분명 아이의 시절을 겪어온 어른이고, 그 또래의 부산스러움과 활동성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다만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아이를 동반한 양육자나 돌봄자가 아이를 방치하고 자신들만의 여유로움을 즐기기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 말해주고싶다. 뻔히 뛰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전력질주하는 아이나 고성을 지르는 순간. 소품을 허락없이 만지거나 판매되는 물건을 덥썩 쥐고 제 것인냥 사용하는 것. 이것은 아이든 어른이든 모두가 해서는 안되는 공공의 질서이며 약속이다. 이걸 훈육하며 재제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 때문에 노키즈존이 생겨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한두번 그러는건 아이인데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하지만 이 상황이 반복되면 자신의 아이라도 화가 날 상황이지 않을까. 양육자나 보호자의 관리와 함께 공공의 질서를 배우는 과정이라면 나는 예스키즈존도 환영한다. 아이는 그럴 수 있지만 그걸 방치하고 방임하는 어른은 그러면 안 되는 것이기에 노키즈존을 선호하는 이도 있다는 말을 해 주고 싶었다.

그러나 저러나 상황이 사람을 만들듯 내 이야길 다 듣고서도 아이가 없으니 그리 생각 할 수 있겠다고 대화를 끊어버린다면 난 더 할 말이 없어진다.

두서없고 치열하며 예측불가한, 그것이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상의 육아 단편은 없었다. 처음 세 가족이 코로나에 차례로 걸려 집에서 고군분투한 날, 아이가 처음 라면을 끓여보도록 도와주었던 날, 화장실 뒷처리를 스스로 하고 나와 뿌듯해하던 모습, 아이가 게임을 가르쳐주어 함께 해본 여가활동, 엄마없이 뮤지컬 본 날, 익숙한 곳을 벗어나 부산까지 내려와 아이와 아빠만 함께 한달살기를 했던 시절. 어제보단 좀 더 특별한 날을 보냈던 아이와 아빠의 일상에 대한 설명과 아빠의 낭만 두 스푼이 더해져 육아는 힘들고 어렵지만 뿌듯하고 행복한 것이라는 예쁜 마침표가 찍혀있다. 육아는 할만하고 아이는 꼭 있어야하며 아이로 인해 어른도 한번 더 자라 날 수 있음을 알려준다.(국가 인구정책 기관에서 좋아할 출산 장려 에세이처럼 보인다)

아이와 아빠의 2인3각이라 했지만, 일반적인 양육 주체였던 엄마와 경제생활 주체인 아빠의 역할만 바꿔치기 했으니 여기에 돈벌러 나간 엄마의 어깨동무 협업도 무시못할 뒷받침이다.

누구에게나 돌봄과 양육은 매번 새롭고 놀랍다. 운전은 연수라도 하지, 직업을 갖는건 학창시절 직업체험이나 인턴제도를 통해 비슷한 패턴을 익히면 되지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첫째와 둘째가 똑같을 것이라는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너무다 다른 양상을 보인다. 오죽하면 같은 뱃속에서 태어난 놈들인데 이리 다를까 싶어하기도 한다는데 그 어려운 사람만드는 과정을 처음부터 전담한다는 게 박수받을 일임은 분명하다.

서툰 아빠들의 육아일기라 말들하지만 아빠만의 육아일기는 아니었다. 아빠의 자리를 메꾸는 엄마, 아빠의 숨통을 틔워줄 조부모, 모든 매체와 교육기관을 통해 아이는 자라고 아빠는 또 그 단계에 맞춰 같이 레벨업 하고 있었다. 역시나 한 아이가 자라려면 온 마을이 애써야하는게 맞았다.

육아 장려도서로서의 '썬데이 파더스 클럽'은 현실육아와 비교해보면 이렇게 분류된다. 글 속에 담긴 육아는 신라면 매운맛이지만 실전은 불닭볶음면의 핵매운맛으로 편차가 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예비 아빠들에게 이 책을 봐주었으면 하는 이유는 맨날 회사가는 아빠 말고 나랑 추억이 많은 아빠가 되고픈 이들에게는 제법 괜찮은 육아동지가 되어 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결혼과 함께 빠른 육아의 세상을 꿈꾸는 신혼부부가 있다면 둘 다 읽어보라고 권하고픈 에세이다. 대신 꼭 이 말은 전해줬으면 좋겠다. 이 책엔 매운맛 원더웍스와 미운 네살, 미운 다섯살과 같은 미운 시절 떼쟁이 대립구도는 철저하게 배제되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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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가벼운 집밥책 - 요즘 딱! 신선 재료, 쉽고 간단한 건강 요리
서정아 지음 / 허밍버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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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하는 것에 두려움은 없으나 욕심이 많다. 여기저기서 눈동냥으로 봐둔게 많아 따라해보며 우리부부의 식탁에도 다양한 음식을 내어보려 애쓰는 편이다. 며칠동안 똑같은 밑반찬보다는 한끼를 먹더라도 신선한 재료들의 조합으로 금방 만든 한그릇이 나는 더 좋더라구. 평생 먹고사니즘에 걱정해야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요리책이 한두권 정도는 있어도 좋겠단 생각으로 26만 구독자를 보유한 서정아님의 건강밥상이 기록된 도서로 선택해봤다.

이 책은 몸이 가벼워지는 채식, 삶에 활력을 주는 채소 요리가 주가 되어있다. 그렇다보니 샐러드나 나물 반찬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도 다채로운 채식 식단과 화학조미료와 가공식품을 벗어난 새로운 식문화의 제안서라고 해도 되겠다.

무엇보다 이 책은 나 보다는 남편의 식단을 위해서 선택한 이유도 있다. 싫어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좋아하지도 않는 채식식단. 이 책을 통해 좀 더 친근한 맛으로 다가와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해보려한다.

기본적인 계량법, 레시피의 기록. 조리과정의 난이도, 글과 그림으로는 머릿속에 구현이 되지 않는다면 아래의 QR코드를 통해 영상을 띄워 보며 도전해보기로 한다. 매번 똑같은 음식 돌려막기 안하기로 했으니 마음먹었을 때 시도해보아야지.

저자는 한국과 미국 시카고의 지역 신문과 건강 잡지에 레시피를 기고하고 지역 사회를 위한 건강 요리 클래스를 운영, 움식이 필요한 비영리 단체나 홀로 계신 어르신들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어 전달하기도했다. 미국에서 살면서 다채로운 채식 요리를 접하게 된 것, 한국의 익숙한 맛을 잊지 않고 유지하는 것. 다양한 방면으로 영양을 챙긴 레시피들이니 오감으로 느끼는 맛의 다채로움을 기대해본다.




간편한 레시피부터 제철 재료를 이용한 한식, 글로벌한 건강식을 식당이 아닌 내 식탁에서 만나는 기쁨을, 간단하지만 영양은 꽉 잡은 브런치와 밀프랩, 음료와 스낵에서도 만나는 채소와의 조합을 다섯가지의 파트를 통해 만나보게된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보았던 오이콩국수는 나의 기억에 강력하게 자리잡아 지금도 종종 해 먹곤 하는데, 불린 캐슈너트로도 고소하고 진한 국물의 맛을 내어준다하니 신기하다. 이러한 견과류는 의무적으로 먹게되는 하루견과 한봉에 있는 것들 중 하나로만 여겨졌는데 한식에도 접목해 볼 수 있다는 신비롭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고소한 캐슈너트를 연상시키니 이 오이면 캐슈국수는 또 얼마나 시원고소할까. 올 여름에 꼭 해볼 레시피로 찜해두어본다. 난이도도 어렵지 않으니 캐슈너트 불리는 일이 많아질 듯 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프렌치 토스트. 우유가 섞인 계란물에 푸욱 담궜다 빼는 묵직한 식빵만 떠올랐지. 아몬드우유와 두부를 갈아 식빵물을 만들다니. 훨씬 더 고소하고 영양면에서도 모자람이 없을 조합이다. 풍부한 단백질이 필요한 아이들의 눈속임용으로도 너무 좋을 브런치메뉴. 호불호 없는 식빵에 고소함이 가득한 아몬드우유와 두부물의 만남이니 익숙함에서 벗어났지만 영양이나 건강은 꽉 잡고있는 저자의 레시피다운 조합이다.

아몬드우유를 좋아하지 않는 남편도 이건 아주 잘 먹을 듯한 프렌치토스트. 주말에 꼭 해봐야지.


색감이 예뻐서 만드는 동안 기분좋아지고, 맛도 보장되어있을테니 오늘 식단의 메인메뉴가 되겠구나 싶은 맘도 든다. 보통 이러한 야채전이라하면 계란을 깨어 넣거나 캔참치의 기름을 빼서 넣어야된다는 생각이 가득한데 오늘은 저자의 레시피를 믿고 쭉쭉 따라가본다.



나는 양파 대신 빨간 파프리카를 썼더니 좀 더 알록달록해진 케일전. 고소한 냄새와 함께 다양한 식감의 채소들. 매운 고추도 다져 넣었더니 칼칼한 맛 덕분에 채소의 비린맛도 없고, 통밀과 전분의 조합이 쫀쫀해서 부침가루 전 못지 않은 식감을 전해준다. 배추전이나 파전도 비슷하게 손질하며, 부쳐내는 시간이 걸린다면 한정식집 느낌의 정갈하며 색감이 가득한 케일전도 종종 해 먹어 질 듯 하다.

익숙한 집밥 메뉴, 비용부담도 커진 배달음식, 간편하지만 플라스틱배출도 많아지는 편의점 도시락, 매번 얻어먹기 미안해지는 부모님표 반찬들. 반복되는 사이클에서 벗어나 색다르지만 또 맛도 있고, 간단하지만 영양은 두루두루 챙겨가는 한그릇 음식들도 있으니 냉장고 식재료 앞에서 도통 무얼해야할지 모르겠다 싶을 때 이 책을 펼쳐두고 오늘의 식탁을 꾸려봐도 좋겠다.

간단한 스낵이나 주스는 아이들과 함께 해도 좋을테니 두려워말고 시도해보길. 나도 했는데 뭘(ง •_•)ง


📖 출판사 허밍버드를 통해 도서만을 제공받고 기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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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 순간 빛을 여행하고 - 그림 그리는 물리학자가 바라본 일상의 스펙트럼
서민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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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물리학자이며 그림까지 그리는 내가 가지지 못한 기질만을 품고있는 교수이다. 그러한 사람이 에세이까지 쓴 것인데 진짜 사기 캐릭터다. 평일엔 테라헤르츠라는 빛을 연구하는 물리학자이며, 일요일엔 한강을 달리며 보아온 구름을 캔버스에 담는 화가로 사는 삶. 그리고 자신이 살아오며 느낀 감정들을 글로 풀어내는 이후의 시간들까지. 이과감성을 지닌 저자가 바라보는 세상에 예체능적 감수성도 한스푼 듬뿍 담아내어 풀어낸 그림들. 연구하는 대상을 수치화하며 기록하는 것과 그려내고팠던 마음의 이야기를 붓에 담아내는 것, 어릴적부터 마음의 평온을 주었던 도서관에서 본 무수한 책과 글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이야기들. 각각의 분야에 따라 기대어보면 어느 파트는 물리학자 에세이로 봐야 될 것이고, 또 어떤 파트는 예술가의 에세이처럼 느껴지며, 어린시절 도서관에서 살았던 순간을 추억할 때엔 영락없는 책덕후의 모습까지 다양하다. 여기저기 담그고 있는 부케가 많은 저자가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한정적이었던 내 생각의 궤도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어주는 에세이라 해도 좋겠다.



📖 창 속의 작은 세계_ 재미있는 것은, 내가 그렇게 현미경이라는 기기에 매료된지 정확히 삼십 년 뒤에 정말로 현미경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있다는 점이다. 비록 처음의 경험이 주는 강렬한 인상과 설렘은 이제 없어지고 그렇게 우아하고 멋진 최초의 현미경의 모습도 아니지만 시작과 과정, 그 끝이 일치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참으로 매력적인 사실이 아니겠는가.

정말 멋진 사람이지. 행복하게 즐기고 배웠고, 이후의 삶도 그걸 연구하며 관련된 업으로 이어나갈 수 있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는일이다. 나도 어린 시절엔 좋아하는게 정말로 많았는데, 그게 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겁도 났고, 내가 그걸 업으로 선택을 한다면 더이상 그게 행복의 우선순위가 될 수 없을거라는 주변의 이야기에 팔랑귀가 작동 한 걸지도 모르겠다. 올곧은 맘으로 쭉 밀고나갈 자신이 없었던 건 내가 그 분야를 덜 사랑해서라기보다 덜 깊이 빠져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는 것도, 책에 파고드는 것도, 공연 연출을 공부한 것 처음엔 정말 열정가득했고 내가 봐도 나란놈이 멋있게 반짝였는데 진짜 거기에 푸욱 젖어들 마지막 선택은 못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좋아했고 열망했으며 사랑에 마지않는 것을 진득하게 하는 사람은 정말 매력적이다.


📖 한 줌의 흙을 옆으로 옮기는 일_ 아주 느린 속도로 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것은 단순하고 지루한 일상쯤으로 치부되기 쉽지만, 그 꾸준함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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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잘할수 있는 진짜 나만의 일을 찾기 전에, 일의 가치를 온전히 느끼기 전에 거짓된 좌절감을 먼저 들이민다. 인스턴트식 보상의 화려함이나 거짓된 좌절감에 속지 말고 그저 한 줌의 흙을 옮기는 작은 일의 가치를 잊지 말자고 되뇌어본다. 오늘도 아주 느리지만 큰 산을 만드는 중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말이다.

저자가 진짜 말하고픈 그 문장. '오늘도 우리는 아주 느리게 큰 산을 만들지.'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생으로서 학생과 직장인 그 중간 지점에 있을 때에 목표와 포부, 기록과 성과에 대한 고민은 비단 저자의 사회초년생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그 시기에 우리는 다 같은 마음이다. 빠른 습득과 확실한 성과. 기록으로서 남겨지는 내가 이 곳에 필요로한 이유들. 하지만 그렇게 빠른 시간 내에 모든걸 이뤄낸다면 우린 여기에 없고 어디 저명하고 세계적인 대회의 시상대에 오르고 있겠지. 잘 알고 열심히 해왔고 그래도 깨나 잘 한다고 느꼈으나 어딘가 모르게 지금 이 자리에선 더디고 티도 안나는 제자리 걸음같은 자신을 내려다보면 암담하긴 다 똑같은 듯 하다.

저자는 매일 한줌의 흙을 옮기는 일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렇게 쉬지 않고 조금씩 옮겨둔 것들이 작은 언덕이 되고 야트막한 산이 된다는 그 믿음을 갖고 무던하게 버텨주길 바라는 듯 했다. 본인이 해 보니 결국 되더라는 걸 알려주려는 말들에 조금은 위안이 된다.



📖 캔버스에 담긴 빛은 무슨 색일까?_ 좋아하는 대상이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그건 어느 때고 힘들거나 아플 때 스스로 나를 위로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읽으면서, 미술관에서 오래된 그림을 보면서 마음껏 헤매다 알게 된 '나'라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었다.

좋아하는것이 잘 하는 것으로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살면서 좋다좋다 하던게 잘한다 잘한다로 모두 이어지진 않았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능력좋은 저자가 부러워지지만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걸 살면서 터득했다. 한 줄기의 빛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저자가 연구하는 학문으로 갔다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린 화가의 마음까지 닿는다. 삶에서 업으로 이어지는 세계관 확장의 연관성. 그만큼 저자는 빛을 연구하고 삶에 녹아내는 것을 즐겼고 그만큼 기뻐했다. 정말 자신이 연구하는 학문을 사랑하는게 보였다. 즐겨하고, 사랑하며 아끼는 사람을 이길 순 없지.


📖 에필로그_ 재미있는 것은 어느 나이가 되어서도, 그 나이에서의 나름의 고민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더 자라야 할지 모르는 채로 계속해서 성장통을 겪는다. 살면서 마주하는 모든 순간과 경험은 사실 모두에게 처음이 아니던가. 처음으로 겪는 일을 능숙하게 해내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그저 그 낯선 일을 대하는 마음에 조금의 느긋함이, 당황하거나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견뎌내는 유연함이 조금씩 더 늘어나는 거겠지.

큰 갈래로 보면 처음엔 화가와 물리학자라는 두가지를 모두 하고있는 본인의 어린시절 이야기였고, 중반부는 현재의 삶을 이야기하며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고있음을 느끼는 바를 알려줬다. 후반부는 빛을 그린 화가들의 작품과 일상속에 녹아있는 빛과 관련된 이야기들. 그리고 빛과 연결된 세상에 알려주고픈 것들을 저자만의 조곤조곤함으로 적어두었다. 그만큼 저자는 빛을 동경하며 우리의 삶에 닿았을 때 얼마나 눈부시며 더 빛날지를 기대했고, 그 문장을 읽는 나도 덩달아 기대하게 만든다.



한평생 빛의 색채학과 그림이라는 예술을 진심으로 사랑한 이가 전해주는 빛에 대한 덕질기록이라 하겠지만 그만큼 사랑 할 수 밖에 없음을알려주었다. 선한 문장으로 나도 알게 모르게 빛을 여행했고, 그 빛을 따라 가고있다는 걸 느꼈다. 곁에 항상 존재했던 빛이라는 것에 무던했음도 느꼈고, 그만큼 익숙했던 것들에 무뎌져있던 삶에 대해 다시금 자각하며 나의 세계속에 빛 만큼이나 반짝이고 선명했던 것들이 무엇이었고 지금은 어떻게 받아들이고있는지도 떠올려보는 순간을 만들어주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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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 많은 고등학교 친구 - 슈퍼리치와의 대화에서 찾아낸 부자의 길
송희구 지음 / 서삼독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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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동창. 자신보다 잘난 것 없었던 광수를 놀이공원에서 만난다. 자신은 벤츠를 몰고, 그럴듯한 브랜드의 옷 풀셋팅, 대기업, 천당아래 분당이라는 우스개소리를 하지만 주거권도 누리고 있다. 남의 눈 의식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질만한 요소는 모두 갖고있어 어깨의 자부심도 만만치 않다. 공부도 부모의 재력도 자신보다 잘날 것 없던 광수였으나 영철의 스펙과는 견줄 수 없이 잘나가는 대표가 되어있다. 시작은 영철의 기준으로 광수와의 상황을 비교하며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영철과 광수의 삶의 태도와 방식에서 그들의 아이 영현과 광현으로 이야기가 넘어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고, 멘토로서의 광수는 어떻게 이뤄갈 것인가를 알려준다.

부자는 망해도 3대가 먹고 산다지만 부자는 이런 책 안 읽는다. 평범하기 그지없고, 흔하디 흔한 직장인 모씨, 사회생활하는 30대 A로서 남은 삶을 어떻게 살지를 고민할 타이밍에 딱히 물어볼 이도 없고, 샘나도록 멋지게 사는 이가 주변에 없는 나로선 이 한 권이 답이겠구나 싶었다. 지 잘난맛이 가득한 거품을 덜어낸 멀끔하고 깊은 삶의 맛을 가진 광수에게 한수 배운다 싶은 마음. 그들의 아이 영현과 광현처럼 친구아빠에게 삶의 스킬을 얻어간다는 생각을하며 읽는다면 득될게 많은 이야기들이다.

📖 상상 속의 그림을 현실로 그리기_ 자신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게 드러나면 '잘못했다, 내가 틀렸다'라고 말하지 않고 온갖 변명과 핑곗거리를 찾으려고 애를 쓰잖아. 좀 더 크게 보면, 내가 이렇게 살아온게 잘못된 방향이라는 것을 알고 고치면 되는데 '나는 그래도 잘 살아왔다, 이대로 살아도 괜찮다'라며 합리화를 하려는 것이 보통 사람드르이 속성이라는 거지.

일단 내 잘못을 수긍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인가를 알 수 있는 문장. 사람의 속성을 알아야 어떻게 설명해주고 또 상대는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나오겠지. 방향성을 어디에 두고 말해야 이 사람이 바뀔지, 또는 이 사람이 변화를 할 수 있는지를 아는 대화의 시초처럼 보였다.

영철과 광수가 다시 만났던 롯데월드의 프리미엄티켓을 두고 어떻게 논하느냐도 그에 해당하는 것 처럼 말이다. 나도 소득을 올려 저 티켓을 사야지라고 마음 먹는 그 태도. 그게 먼저 나와야되는데 나는 참 일반화에 속한다고 둥그렇게 말하지만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저 사람은 뭐하는 사람인지 싶어하며 반감을 먼저 드는 존재라 나도 그렇고 영철을 봐도 그렇고 아쉬운 마음들이다.


📖 부자가 되는 꿈_ 더 벌고, 덜 쓰고, 잃지 않는 것.

이게 가장 기본적인 본질이겠지. 더 벌고, 덜 쓰고, 잃을 조건을 만들지 않는 것. 투자하는 것에 능하지 못한 나같은 새가슴 인간이라면 차라리 이렇게 가장 기본에 집중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한끗을 기대하기보단 기초가 때론 나을 수도 있다. 얻기보단 잃지 않도록 쥐고 있는 것. 어설프게 알은체 하기 보단 이 편이 아무래도 내 그릇에 맞는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 부자가 되는 꿈_ 씀씀이가 크다면 그만큼 빠르게 가난해지고 있다는 뜻이야. 돈을 쓰면서 즐거움을 느끼지만 줄어든 통장 잔고를 보면서 고통을 느껴. 반대로 돈을 모으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불어난 통장의 잔고를 보면서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지. 가난해지느냐 부자가 되느냐의 길은 과정도 다르고 결과도 다르단다.

영철에게 말하는 것 보다 아들들 영현과 광현의 멘토 역할을 하며 해주는 이야기들에 더욱 관심이 간다. 대학 학기를 다 마치지 않았으나 공동창업을 통해 사업시작한 두 청년. 사회와 부딪히는 과정에서 얻는 인생 선배의 조언들. 사업의 스킬도 분명 중요하겠지만 사업을 하는 마인드나 업무를 실행함에서 갖춰야하는 기본 매너도 광수를 통해 배운다. 스타트업을 하며 그렇다할 답이 없이 계속 막힌 곳만 돌고 도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이야길 해주는 광수의 말은 가르치고 다그치기보단 잘 따라오라며 먼저 나섰지만 힐끔힐끔 뒤돌아봐주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 부자 아빠의 부자 수업_ 우리는 매 순간 행복을 느끼고 있는데 행복을 저 멀리있는 목표로 삼기 때문에 행복감을 못 느끼고 있는 거지. 샤워하고 나서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릴 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재미있는 영화를 봤을 때, 추위에 떨다가 따뜻한 곳에 들어갔을 때, 사랑스러운 반려동물과 교감을 나눌 때처럼 소소하고 행복한 순간들이 매일 벌어지고 있단다. 그래서 부자가 되는 것은 목표가 될 수는 있지만 행복은 목표가 아닌거야. 돈을 버는 과정에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이지.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행복을 줄 수 있는 것들은 얼마든지 살 수 있어.

뜬금없는 행복론이 왜 나오냐 싶겠지만 걱정거리가 없는 부가 있어야 행복도 따라오는게 보인다. 사회생활을하고 돈을 버는 주체가 되다보니 느낀다. 사는 것 자체가 돈과 연결 될 수 밖에 없다. 광수는 거기에 '자유'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어떤 것에도 구애되지 않으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찰나를 만들어준다. 매번 선택의 순간을 맞딱들이며 사는 인생이다. 거기서 우리는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결정하는가를 보면 되겠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금전적 손실이 적은 걸 택하느냐, 보다 큰 지출이 들더라도 빠른 방향을 골라 남는 시간에 또 다른 무언갈 할 수 있는 그 찰나를 만드느냐겠지. 행복 자체는 아니겠다만 행복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산다는 말. 결국 그걸 돈과 맞바꾸어 행복해지는 거겠지. 그래서 다들 그 행위를 기대하며 부를 모으는 것에 애를 쓰나보다. 부로 인해 느끼는 빈부격차만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살아보니 행복에도 빈부격차가 올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읽었다면 영철의 인생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는 것을 마지막 에필로그를 통해 알 수 있다. 그에겐 안 겪고 넘어가도 될만한 에피소드들이 차고 넘친다. 이건 비단 영철에게만 있을 삶의 반전은 아닐터. 기가막히도록 타이밍이 어긋나버리는 그의 선택을 보면서 나는 저러지 말아야겠구나(?)를 체감하며 마지막 양장본을 넘기며 피식 웃게된다. 이렇게 광수에게 조언을 듣고, 영현과 광현이 먼저 실행에 옮기는 걸 보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 될 것인가를 그려본다. 일단 영현, 광현과는 다른 직군에 접점이라곤 1도 없는 것이니 광수의 조언을 어떤방식으로 변형시킬지를 그려보았다. 부제로도 적어둔 '성공하는 거, 부자 되는 거, 돈 많이 버는 거' 결국 이게 최고의 결말인데 아직은 머리 위 전구가 뿅! 하고 밝혀질만한 핵심을 못 골랐다. 광수의 조언은 과한게 없지만 꾸준히 지속하기는 쉽지많은 않다. 이제는 어떻게 살아 볼 것인가를 고민하며 광수가 툭툭 던져준 한마디들을 다시 되새기며 레버러지 할지 당할지를 구분하기부터 시작보련다.

나처럼 나이 좀 먹어서 머리통 굵어졌는데도 줏대없는 부 축적에 휘둘리는 인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회초년생, 말은 거창한 스타트업 창업가이지만 아직은 새내기 사업가. 두루두루 필요하겠다. 내가 아는 이들 중에 광수씨같은 인물이 없는건 확실하니 책속의 광수씨에게 귀동냥하길 잘했다 싶어진다.

📖 출판사를 통해 도서만은 제공받고 작성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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