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책방놀이터˘◡˘  (다정한곰님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16 May 2026 19:20:43 +0900</lastBuildDate><image><title>다정한곰님</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672511842122209.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다정한곰님</description></image><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그럼에도 바라게 되는건 과한 낭만일까? -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 월급사실주의 2026]</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75519</link><pubDate>Thu, 14 May 2026 08: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755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932638503&TPaperId=172755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49/67/coveroff/e932638503_a4fb.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932638503&TPaperId=172755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 월급사실주의 2026</a><br/>강보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5월<br/></td></tr></table><br/>호기심에 발을 들여 놓았다가, 이젠 5월의 첫날 출간될 무언가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바라게되는 앤솔러지. 2023년만 해도 9월 1일에 출간되었지만, 이후부터는 진짜 근로자들이 작정하고 쉴 수 있도록 판 깔아 놓은 그날, 근로자의 날에 맞춰 출간이 되고 있다. 나도 이구역 고인물에 닳고 닳아 약아빠진 대감님집 노비라 근로자의 날 휴무에 맞춰 이 때 읽어줘야 맛이 더 산다는 듯 아주 잘근잘근 씹어먹는 이야기들 이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매년 알아서 구입해 읽고있는 아주 착실한 독자라 말하고 싶지만, 말하지 않아도 손 안 닿는 등짝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기분이 들어서 보게된다.​먹고 사니즘, 드러워도 어쩌겠어. 나를 고용해준 고용주님이 계신 곳이니 아침 댓바람부터, 아니 어제 자기 전부터 내일 출근 하기 싫다는 건 기본옵션이요 가다가 차 사고라도 나면, 갑자기 회사 서버가 먹통되면, 회사에 불이라도 나면이라는 오만 가설을 다 세우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내 기대와 달리 너무 무탈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어떻게 정신줄 잡고 살지, 나만 이딴 진흙탕에서 짱뚱어마냥 파닥거리며 죽을동 살동 하는건 아닌지 묻고 싶을 즈음 읽게되니 타이밍이 기깔나다는 말 말고는 다른 표현법이 없다. 오늘의 나는 뻘짓하고 있는게 아니라 살아내고 있는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순간임을 마주하게된다. 역시 거울치료가 답이다. 남이 잘 되는 꼴보다 남이 나랑 똑같은 걸 당하고 사는 꼴을 보는게 더 편하달까.(내가 생각해도 놀부심보가 따로 없군)​이번엔 특수성을 띠고 있는 직업군들의 이야기였다. 기자, 예능 PD, 방송과 교육 현장 경험을 토대로 꾸려진 이야기들. 그리고 공모를 통해 선발된 작품까지. 헌데 내가 겪어낸 이야기들이 눈에 밟혀 이 바닥은 10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구나로 종결 짓게 만들었다. 과거 일이 스믈스믈 떠오르는 것이 아주 단단히 얹힌 기분으로 이야길 마주하게 했다. 웨딩 헬퍼, 현직자와 퇴사자, 승진 심사. 올해도 딴 사람 이야기처럼 한 발짝 멀리 떨어져서 공감하긴 글렀다. 겪어낸 얘기들이 책 속에 박혀 있어서 과거를 떠올리기 충분했고, 사람이 바뀌고 장소가 바뀐들 이노무 집구석(회사 구석이라 해야하나?) 바뀔 생각이 없는 집단임을 확실하게 직시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우리의 투어_ 적은 그토록 분명한데 왜 나는 이들에게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게 되는 걸까......위치가 애마하면 방패막이 해 줄 윗선도 없고(있다 한들 오너 일가가 대부분), 총알받이 노릇을 톡톡히 하게되는 위치. 위아래, 앞뒤 골고루 욕먹는 욕받이의 실정이 딱 이 자리가 아닐까 싶다. 사측을 대표하는 실무자 이다보니 거래처에서는 미안하지만으로 시작하는 각종 요구사항. 내가 해 주지 않는 것도 아니고, 나도 까보면 똑같은 실정임에도 나는 그들에게 머리를 숙여야 한다. 사측 대표와 거래처 간의 확성기 노릇이지만 온전히  그 내용을 전달하는 소리통이 아니라 간쓸개 다 빼어주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대변해야하는 드럽고 치사한 세치혀도 필요한 상황. 돈 달라고 미안해하고, 돈 못준다는 말을 미안하다고 전해야하고(오너는 미안함을 모른다는게 학계의 정설이지), 미안해야 할 사람만 미안해 하지 않는 그런 어정쩡한 관계들. 돈으로 얽혔지만 돈 만 없는 의미 상실의 관계.<br>📖우리의 투어_ 가난은 가난을 알아보는 법이었다. 근로자를 대표해 목소리 내줄 사람이 없는 개인기업 혹은 가족기업. 솔직히 말해서 쉽게 자를 수 없는 조건을 갖춘 기업, 잃을 게 많아서 여론을 무서워하고 직원들을 어르고 달래야 하는 기업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렇다고 내가 뭐 엄청나게 대단한 환경을 바라는 건 아니었다. 그저 총무과와 인사과가 따로 있는 정도. 파티션으로 자리가 나뉘어 있고, 식대 카드 한 장을 여럿이 돌려쓰지 않는 곳.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청소 노동자가 있어 직원들이 직접 휴지통을 비우지 않아도 되고, 컴퓨터에 워드나 어도비 같은 오피스 프로그램이 정품으로 깔려 있는 회사. 현실 자각의 시점으로 넘어간다. 이러한 착각과 현실 직시의 흐름은 아마 고등학교 때 일 것이다. 고1땐 이름난 대학을 갈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고2땐 서울에 있는 대학이면 감지덕지라 했다. 고3땐 일단 4년제라도 가보자 라는 마음. 그렇게 시야 축소 기능이 철모르는 학창시절에서 끝나리라 생각하지만 사회물 먹다보면 직군 고르기 방식또한 깃발 꽂은 모래성에 이것저것 가르고 뺀 후 남아있는 의미마저 소실한 모래성을 만나게된다.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최악의 조건이며 가,족같은 회사이기도 하더라. 나도 몇번의 입사와 퇴사를 하며 이 생활 후 정착을 한지 10년이 넘었지만 그럼에도 책속에서 열거한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곳은 아니다. 청소 노동자는 개뿔, 법적으로 쉴 수 있는 휴게 공간마저 없어 각자의 개인 차량으로 가서 쉬는 실정이며, 쉽게 자를 수 없는 조건을 갖춘 척 하며  근로 규칙을 공증받았다 하지만 그게 사측을 위한 공증이지 근로자를 위한 배려는 아니라는 걸 안다. 오죽하면 퇴사 할 때 다시는 이 판에 들어서지 않으리라 말하며 나간 직원이 모든 행태를 고발해서 과태료 보다 직원들 밀린 연차수당 일부 지급으로 퉁치는 통수 부리는 곳이다. 정말 가,족같은 회사 같지만 진짜 몇대째 가족이 운영 할 회사이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수순은 여전하며 대접이 얼마나 크느냐에 따라 갈릴 뿐 그나물에 그밥이다. 오늘도 나는 고대하며 하루를 산다. 아무런 이슈 없는 날로 하루가 마무리되길. 출근 할 때 오너의 차가 미리 주차되어있지 않길. 퇴근 할 때 전화기를 돌려 놓지 않아도 되는, 일과 이후 상시대기 상태로 대기전력을 쏟을 일이 없기를. 그렇게 나는 별거 아닌 것 같은 일에 별거 이상의 기대를 하며 살고 있다.<br>📖방송 사고 경위서_ 그건 부끄러움이었다. 대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 대단하다고 믿었고,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중요하지 않다고 믿었다. 그리고 돌아보지 않으려애썼다.방송국이 배경이 된 직장의 에피소드겠지만 이건 어디든 심심찮게 보는 사건발생-경위서작성-담당자 라인 정직,감봉등의 징계 마무리 과정을 그리고 있다. 내가 직접 호작질 벌여서 판친 것이 아님에도 수습을 해야하는 아주 성가신 상황. 정작 깽판친 놈은 해당 소속 아니니 열외 상태이고, 남아있는 그 집안 식구끼리 니탓내탓하며 결국 아랫것들이 죄송합니다로 조아리는 흐름을 보여주고있다. 거기에 곁다리 껴 있는 궁현도 제작 담당 탄도 연관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적잖히 타격을 입는 불똥 튀어버린 존재들. 탄이 경위서를 바로 송부하지 못한 것, 계속 주저하며 경위서에서 정당한 잘잘못과 현상 직시의 시선은 어디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지를 경위서 초안과 발송안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전 후 기록물을 보면 모두 팩트에 기반되어 작성되어있다. 다만 어느 지점을 우위에 두어 수습안을 꾸릴지에 대한 것을 보여주고있다. 사건의 현상에 기반을 두었던 초안을 보면 사고 발생의 단면을 보여주고있고, 그로인해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를 인정하고 있다. 송부된 작성안에는 그 일이 일어 날 수 밖에 없던 이전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로인해 사건이 이뤄질 수 밖에 없음을 먼저 알리며 사고낸 놈들로 인해 대응 못한 자신이 문제가 아니라 그 너머의 관계정리에 포커스를 둔 후 사고 이전의 상황에 대한 진짜 미안해야 하는 이유를 수면위로 올려두었다. 자, 그러면 이 사안은 누구 하나 모가지가 잘려 나가는게 아닌 다른 방식으로 사고에 대한 징계를 찾아보겠지. 탄이 이놈 쓸개 빠진 놈 같더니 뒷 줌치에 쓸게 한무더기를 숨겨놓은게 분명해 보였다.(멋지다는 말!)​📖이모라는 직업_ 순백색의 신부 옆에 선 그림자 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이어야 한다. 이상하게 가장 진한 색인데도 검은 옷을 입는 순간, 투명해진다. 신부의 뒤에서 베일을 잡고 버진 로드를 걸어도, 신부의 옆에 붙어서 화장을 고치고 있어도 사람들 눈엔 그녀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때마다 정혜씨는 투명 인간이 된 느낌이었다.나는 정혜씨같은 분들에게 일을 배정하는 업무를 2년 동안 했다. 웨딩홀 매니저였다. 그 직군도 정혜씨랑 별반 다르지 않다. 세상 화려한 곳에서 일하지만 색이 없는 사람으로 존재해야했고, 듣는 귀는 많아도 뱉어내는 입은 예쁘고 좋은 것만 빚어내야했다. 단숨에 이리저리 눈알을 굴려 누가 신부 가족인지, 돈줄을 쥔 사람은 누구인지, 이 집구석 미친자가 누군지 살피고 빠른 판단이 필요했다. 기분에 따라 지폐 한장이 더 얹어지기도 했고, 다 괜찮다 하지만 본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든 것이 파국으로 치닫는 순간도 심심찮게 봐왔다. 내 엄마 아빠도 아닌데 어머님 아버님을 입에 달고 살아야했고, 퇴근을 위해 옷을 갈아입을 때면 전생에 나는 간신배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내가 아니라 타인을 위해 사는 삶. 그걸로 내 밥줄을 이어가는 과정. 그날의 기분과 순간의 기운이 누군가에겐 고단한 종아리와 빨갛게 눌린 어깨죽지. 그리고 끼니를 잊은 허한 속내를 보상받기 위한 애쓴 노력의 결과물이라는걸 알아주길 바랄 뿐이다.(알아 주다=군말없이 돈을 주다)​📖경희와 경희 아닌 것_ 작은 회사라도 너를 써주는 데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월급을 따박따박 받는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무서운 거다, 고정적으로 돈이 들어온다는 거. 무조건 성실히 일하고 윗사람에게 잘 보이거라.고미숙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희. 그러나 고미숙의 말이 너무 현실이라 부정할 수 없는 독자. 일하고 월급 받는게 당연하다 여기는 경희이지만 일하고 월급 받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 곳도 더러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아 세상 물정 더 익혀야겠구나 라며 속앳말을 하게 했다. 세상 이치라고 말하는 도리와 질서 같은 으레 당연한 일들. 하지만 그 기대를 꺾어버리듯 당연하지 않도록 꾸려내는 꼼수는 늘 존재하고있기에 고미숙은 경희에게 알려준 건데, 생각해보면 이 이치를 잊고 살 만큼 당연한 집단에서 일하는걸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대기업에 갈 순 없고, 모두가 인정할만한 복지가 우선시되는 직장에 출근 할 수 없음이 씁쓸해진다. 일하는 것도 열심히였고, 늙는 것에도 열심히가 옵션인 미숙을 보는 경희. 그 열심히의 기본값이 멈추지 않아야 미숙은 덜 늙을 수 있을 듯 보였다. 나의 어머니나 고미숙은 이러한 '열심히'와 '이 한몸 받쳐'의 개념이 기본 전제가 되어있는 근로자의 삶으로 세상을 버텨냈다. 나 역시 그녀들의 삶이 정답이라 보고 살아왔기에 이게 정확한 답으로 살았다. 고미숙과 경희의 세상이 다른데 경희와 경희의 아랫연차는 또 오죽할까 싶은 생각(헌데 경희같은 막내 레벨은 이런거 저런거 비교할 여력이 없다. 내가 제일 힘들다는 것만은 명확하게 인식이 되니 자괴감과 회의감이 모든걸 덮어버린다). 필요하다는 말을 피로하다는 걸로 들어먹는 지우와 경희 사이만 봐도 누군가에겐 이 과정이 필요한 것이고, 일련의 부단함이 피로함으로 먼저 닿아버린다는걸 생각하면 쉬운 건 어디에도 없음을 느끼게 만든다.​📖퇴직금 돌려받기_ 오늘 처음 보았지만 어떻게 살아왔을지 짐작되는 자기 또래의 이 여자가 단단히 잘못된 것 같아서. 물론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우리 모두 어느 정도 잘못되어간다. 받아들여야 하니까. 우리가 삶을 바쳐서 돈을 버는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증오하게 된다. 우리를 남김없이 발라먹으려는 상사를,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일을 너무 잘해서, 일을 너무 못해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말을 너무 안 해서. 이문은 그랬다. 언제나 누군가를 마음속에서 죽이고 있었다. 상사든, 동료든, 후배든, 선배든, 누군가는 항상 죽여야 했다. 그들은 이문을 위해 죽어 마땅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니 안 망가질 수 있나, 사람이.진해정이 말하는 우옥현.진해정을 바라보는 송이문. 뭔가 낌새가 묘했다. 남을 떠올리는 것에 이토록 정확하고 세세할 수가 있는게 이상했다. 직장인 나부랭이의 삶이 길어 질 수록 눈치만 빨라지는 것. 역시나 그랬다. 진해정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회사에서 시들어갔던건지 눈에 그려졌다. 어쩌면 송이문의 훗날 모습도 이런건 아닐지, 업무 오류를 알지만 다들 쉬쉬하고 폭탄 돌려막기 하다 줄행랑 친 건데 너무 FM대로 살아온 이문이 괜히 벌집 건드린건 아닐지에 대한 우려까지도. 잘 하면 본전, 못하면 쪽박이라는 그런 룰. '칭찬은 바라지도 않아요, 현상유지만 하게 해주세요.' 바라지만 중간도 못 되는 어딘가 붕 떠있는 자신의 위치. 포상은 없고, 감봉만 있을 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만, 훈계는 사람을 주눅들다 못해 지하로 끌어 내리는 아주 신박한 기술이 있다는 걸 또 한번 실감하게 했다. 이제 궁금하지 않다고.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어떤 사람이 될지. 그런 게 궁금하면 사람이 제정신으로 살 수 없다고. 느낀다. 이 사정 저 사정 봐주다간 내 사정을 못 들여보는 꼴을 아주 호되게 경험했다. 역시나 회사 생활은 흐린 눈에 경주마 눈가리개 장착하고 보고싶은 것만 보며 살아야 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아무도 내 사정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걸 항시 명심하며!<br>📖빈칸 채우기_ 월급을 받으면서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아이유나 차은우는 아니니까요.회사에서 낭만 찾기는 미련한 짓임을 상기시키는 신입의 한 마디. 회사 생활이 드라마나 웹툰같을거라 생각하는 선임을 한심하게 바라보지만 절대 티를 내어선 안된다는 생각에 수위 조절해서 뱉은 말 처럼 느껴졌다. 꿈과 미래를 쫒아 여기까지 온 사람이 몇이나 될까? 현실과 재정에 맞춰 온 사람이 더 많다고 보는게 명확한 조합일텐데, 면접관 앞에서 하는 말처럼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자는 듯한 건설적인 무언가를 바란 질문은 아니었겠지. 그저 어색한 공기를 없애고자 던진 말에 현실직시의 가시박힌 매질을 당한 뉘앙스였다. 각기 다른 성장과정과 생활반경이지만 그저 한 달 후 입금되는 금액을 기대하며 모인 이들이다. 누군가는 승진 심사를 위해 에너지를 쥐어짜며 간신배보다 더한 아첨으로 서류의 날인을 요청 할 것이고, 누군가는 그저 이러한 직군에 발을 담근 이력만 필요로 하니 무사안일의 날로 하루를 버틸 것이다. 승진 하면 뭐가 달라지냐고? 월급이 오르겠지. 직급 수당이 붙을 테니까. 그거 말고 달라지는거? 글쎄, 딱히 없었다. 드라마틱한 수직 인사 이동이 아니고서야 거기서 거기인 한발 올라서기는 티도 안 나는 발돋움이니까. ​​마지막 빈칸채우기 단편에서 우희가 말한다. '인간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더라.' 로 입사 동기의 승진을 축하하며 깔깔거리지만 이게 현실이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로 확실히 말하는게 맞겠지. '나도 안 변하지만, 너도 안변하는구나.' 를 정확하게 인지하며 상대를 마주해야한다. ​돈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루치의 나를 갈아서 납품을 해야 그에 상응하는 댓가가 하달되는 방식. 그게 한 주가 되고 한 달이 되며, 열두 달이 모여 한 해 치의 연봉이 되며 우린 그걸 손에 쥐게 된다. 피같은 돈이라고 하는 이유가 내 분신과도 같은 육신의 일부를 갈아넣었기에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했다. 그래서 못 받으면 화가나고, 비교하면 고달프고, 내 자리가 없으면 필요충분하지 않는 존재처럼 여겨져 자괴감이 드는 것이겠지. 그래서 항상 피곤하다. 그 나물에 그 밥같은 존재들의 집합이자 하나의 사회와도 같은 회사 속에서도 개중에 내가 낫다며 눈에 튀어야 레벨 상승의 기회라도 주어지니 말이다. 좀 더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며 존재감을 주입시키는 부단한 노력들. 누군가는 임원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며 밥시중, 골프시중, 집안 대소사 시중을 드는 루트를 택할 것이고, 누군가는 아첨에는 젬병이라 실적이라도 올리고자 눈에 불을 켜고 자신의 노고가 든 것으로 이력을 줄세울 것이다. 눈에 띄도록 반질반질하거나 여기저기 쓸모가 있어 손이 잘 가는 공구가 되길 자처하는 눈물겨운 자기 PR의 삶. 당신은 안 그럴거 같지? 아닌 척 해도 다들 각자만의 대응법으로 가라앉지 않기 위해 무던히 물장구치고 있을게 빤하다. 재미까지 바라는건 욕심인거 안다. 아는데도 일말의 재미라도 맛 봐야 일할 맛이 나지 않겠냐고 말하고 싶다. 동료와 쿵짝이 맞는 업무 진행 속도라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내 손에 쥐어진 성과라는 꽉 닫힌 결말, 기대 안 하는척 했지만 기대하게 만들었고 기대에 상응하는 성과금 같은? <br>씁쓸한 결말은 되도록 멀리하자. 혹시 알아? 이른바 서동요 전법이라 말하듯 입에 달고 사는 재미라는 놈이 한번쯤은 내 책상위에 들렸다 갈지도?<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49/67/cover150/e932638503_a4fb.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496700</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소리의 유무를 넘어선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 - [그 집의 언어 - 나의 모어와 바깥의 모국어를 잇는 순간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62023</link><pubDate>Thu, 07 May 2026 08: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6202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137918&TPaperId=172620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32/32/coveroff/k862137918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137918&TPaperId=1726202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 집의 언어 - 나의 모어와 바깥의 모국어를 잇는 순간들</a><br/>유슬기(유손생) 지음 / 티라미수 더북 / 2026년 04월<br/></td></tr></table><br/>처음으로 북펀딩에 참여한 도서이다. 에세이이자 자서전과도 같은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 그런데 저자의 생의 배경이 남다르다. 모두 겪어본 자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듣는게 그들의 세상을 이해하기엔 가장 확실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책이 출간되도록 기대하며 펀딩하기도 했다.<br>나는 농인의 세계를 모른다. 접한 거라곤 EBS 채널이나 리퀘스트 채널을 통해 도움을 요한다는 것만 봐왔지, 그들의 일상이 담긴 것들은 청인이 직접적으로 느끼도록 공유되지 않았다. 그나마 학창시절에 반에 한명씩 보청기를 끼던 아이를 아는 정도? 그마저도 학교를 꾸준히 나오지도 않았고, 다른 아이들과 교류가 되지 못해 매번 학업을 다 마치지 못하고 전학가는 걸 봤던게 다였다. 그러니까 좀 더 정확하게 알고 싶었다. 틀린게 아니라 다른 삶인건데 제대로 알려고 한 적이 없었으니까. 이제서라도 알아놓고 실수없이 대하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먼저 시작해 본다. <br>📖통화버튼_ 할아버지가 가르쳐 준 전화 예절은 내가 청인의 세계에서 제대로 된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한 일종의 관문이었다. 나는 그런 배움이 암마 아빠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세상의 많은 일이 예의바른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생각보다 농인과 청인의 세상은 많이 달랐다. 농인의 부모 손에서 자라지만, 청인의 조부모의 교육도 필요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더 엄했는지도 모르겠다. 행여나 실수하게 될 까봐, 배움의 공백이 티가 날 까봐. 익숙한 농인의 세상보다 더 오랜시간 공유하며 살아야하는 속칭 일반인의 시점에서의 세상이 먼저였던 것. 다행이 잘 따라와 준 저자였고, 기를 쓰고 잘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보였기에 할아버지 또한 뭐 하나라도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라 가늠 해 본다. 사사로운 통화예절이라도 처음부터 똑부러지게 가르쳐 놓고 싶은 마음. 어디가서 싫은소리 듣지 않도록 집 안에서부터 채비를 해 두고픈 거였겠지. 이게 할아버지가 갖고 계셨을 마음의 짐이기도 했을거라 간주 해 본다. ​📖엄마의 성장통_ 세상과 연결되기 위해 글을 썼고 살기 위해 글을 배웠다. 엄마에게는 한국어는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기술이었다.저자의 부모는 후천적이다. 하지만 너무 어릴 때 앓았기에 말과 글을 배우기 이전에 나타난 징후임을 감안하더라도 글은 낯설기만 하다. 또 다른 언어이며 표현 하지만 그 것이 다시 자신의 귀로 돌아오지 않는 외침 일 뿐이다. 그래서 어렵다. 할아버지가 마련 해 둔 엄마의 필살기. 무엇 하나라도 잘 해서 밥 벌어 먹고 사는데에 지장이 없도록 길을 터 주고팠을 피나는 노력. 이야기 후반에 보면 저자가 엄마에게 손편지를 요청하는 부분도 나온다. 모녀는 필담보다는 수화로 이야길 나눴다. 그렇지만 그건 허공에서 사라지는 흔적이었다. 그러니 저자는 더더욱 엄마의 기록을 남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의 반짝이는 능력과 표현이며 그간의 노력이 남들보다 곱절의 고단함도 담겨있을 거라는걸 알기에 엄마의 손글씨는 남달랐다. <br>📖손으로 말하는 사람들_ 수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지만 한국어를 쓰고 소리를 듣는다. 결국 나는 두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어딘가에서 홀로 서 있는 경계인이었다. 집 안에서는 손으로 말을 했고, 집 밖에서는 입으로 뱉어내는 단어들로 문장을 만들었다. 문장의 구조 또한 다르다. 존대의 의미 또한 다르며 구구절절한 설명이 짤막한 손짓으로 대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당황스럽다. 이 표현이 적절한지, 이 손짓이 의미에 부합하는지. 남들은 둘 중 하나만 해도 되는데 저자는 둘 다 해야 기본이 되는 삶 속에 끼여있다. 다들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지만 본인에겐 결코 당연하지 않는 수고로움인데 알아주지 않아 서운한 마음도 분명 들었을 것이다. 사춘기보다 더한 심리적 방황과 정체성에 대한 불안함에도 버텨내고 그 기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책임감으로 보여졌다. 자신은 농인 부모와 청인 세상을 연결 해 주는 매개체이며 자신이 무지의 영역으로 들어간다면 부모는 존재하나 유리 벽에 갖힌 고립 상태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부모와 조부모가 완벽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것을 어릴 적 부터 봐왔고, 그것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에서 오는 상대에 대한 답답함이 때로는 자기 혐오와 위축되는 마음까지 품고 있기에 내가 살아 내려면 내 주변을 둘러싼 여러 세상이 고립 되지 않도록 다 열어제끼는 역할이 필요했기에 이 마음을 오래 유지 할 겨를도 없어보였다. K-장녀의 스트레스와 책임감의 최상위 버전이라 봐야겠다. 이 마음 어찌 달래며 살았나 싶다. 암튼, 장해. <br>📖결혼식_ 신랑 측 손님들은 짝짝짝 박수를 쳤고 신부측 손님들은 반짝반짝 수어 박수를 쳤다. 두 박수가 식장을 가득 채웠다. 동규가 귓속말로 말했다. "별빛들이 박수를 치네."배려와 이해 사이에서 가장 큰 환대를 받았을 거라 보여지는 박수세례. 어느 한 명 서운함 없도록 모두가 이 축하하는 자리에서 들고 즐길 수 있도록 애쓴 신부의 마음이 그대로 눈 앞에 그려지는 듯 했다. 나도 결혼식을 치뤄보지 않았던가. 그리고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져 본 이력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 불안한 마음과 잘 해내고픈 욕심,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원없이 축하받고픈 기대감. 그에 앞서 농인 가족들과 지인들이 쭈뼛거리는 것 없이 함께 식의 진행을 이해하고 축하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신부가 참으로 애 많이 썼구나를 생각하게했다. 이정도의 별빛들의 박수는 받을 만 했다. 글로만 봐도 울컥하는데, 저자가 이 날 결혼식 영상을 공개한다면 나는 아마 꺼이꺼이 울지도 몰라. ​📖무례_ 가장 큰 바람은 아이가 그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었지만, 세상이 말하는 건강은 장애가 없는 '정상'적인 아이였다. 무탈 한 것, 어느 누구와 비교하더라도 도드라지게 티나는 것 없이 무리에서 잘 적응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 그게 그저 '건강'이 아니라 그저 '정상'이라는 숨은 뜻이 있음을 저자의 문장 해석으로 한번 더 실감하게 했다. 원해서 얻은 아픔도 없고, 누구의 원망으로 얻게되는 상태도 아닌데 가장 소박한 척 하는 가장 어려운 바람을 갖게 되곤 한다. <br>📖들을 수 있다는 건_ 들을 수 있다는 건 소리의 유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일이다. 무음의 세계를 가늠 해 본다. 40년 가까이 소리가 일상인 삶으로 살다가 음소거가 된 상태의 삶.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부르는 애칭도 들을 수 없으며, 드라이브하며 듣는 차안 노래소리, 제일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이모한테 달려오며 이름 불러주는 조카들의 까랑까랑한 외침까지. 어디 그 뿐일까 내가 당신을 부르는 과정, 나의 심경을 표현하는 문장이 사라 질 것이며, 다급한 일이 생겨 목 놓아 외치더라도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 것. 아이가 걸음마를 배우고 말을 익히듯 그렇게 다시금 시작되는 언어의 배움과 다른 표현법. 내가 여기 있다고, 나를 좀 알아봐 달라는 그러한 존재의 확인이며 인식방법이었다. 너무 당연하고 흔해서 익숙함에 등한시 했던 소통의 과정. 비록 음성으로 퍼지는 외침이 아니라 손 끝으로 번져나가는 울림도 있다는 것에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커진다. ​​​저자는 경계인이라고 했다. 아이와 어른, 지인과 타인, 외부인과 내부자를 오가는, 잠깐이 아니라 한평생을 두 세계의 경계에서 살아가고있는 농인 사회의 청인 자식으로 사는 것. 수어와 한국어를 넘나들며 통역과 대변을 쉼없이 해온 사람. 모든게 가능한 만능인으로서의 자랑스러움보다 어느 곳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경계인이라며 스스로를 위축시켰다. 그건 겸손의 미덕으로 표현하는  낮춤이 아니라 그간 받아온 시선과 배려받지 못한 말들로 인해 설 자리를 확보 받지 못한 손님이 된 그간의 시간을 담아두었다. 집에서는 수어가 모어이고, 바깥에서는 한국어가 모국어인 일상. 각기 다른 언어는 각기 다른 생활 습관을 만들어냈고, 그 언어들 사이에서 자신이 표현하는 언어는 어디에도 닿지 않는 듯 아쉬워했지만 저자의 손 끝에서 피어난 단어들은 다른 이들을 살게 했다. 우리가 숨 쉬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듯 너무나 당연하게 살아내는 숨길 같은 것이라 너무 늦게 고마움을 표현했나보다. 멀찍이 바라보는 독자의 입장에서만 보아도 고마운데 저자를 통해 세상을 알게된 사람들은 얼마나 감사해 할까. 존재하는 것을 알아주고 외면받지 않도록 귀담아 듣고, 두손에 받아둔 문장 속에서 이러한 세상의 이야기들도 있다는 걸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게된다.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32/32/cover150/k86213791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323244</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내 엄마도 아닌데 왜이리 짠해 - [오춘실의 사계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33611</link><pubDate>Thu, 23 Apr 2026 09: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336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030715&TPaperId=172336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90/13/coveroff/k6920307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030715&TPaperId=172336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오춘실의 사계절</a><br/>김효선 지음 / 낮은산 / 2025년 07월<br/></td></tr></table><br/>문학 전문 온라인서점 MD인 김효선 저자. 그녀의 데뷔작이다. 엄마 오춘실과 함께 헤엄치며 엄마의 시간과 자신의 시간을 레인을 넘나들며 한 사람의 일대기와 그 사람의 분신과도 같은 자신의 세상도 함께 기록하고있다.50년을 쉼 없이 일하다 은퇴한 오춘실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김효선. 일과 인관관계에 붙들린 중력의 세계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두둥실 물 위로 띄워보는 의미들 속에서 고단하고 지난했던 시간도 오춘실에겐 김효선 덕분에 살 이유를 찾게했고, 그녀 만의 방식으로 버텨왔음을 배우게된다. 어쩌면 무식하리만큼 무던하게 참았고, 또 어떤순간엔 목석같이 버티던 순간들에서 가정을 지켜야했고, 아이를 키워야만 했던 지금의 나보다 더 어렸던 엄마의 세상을 가늠하며 덕분에 살아있음을 또 한번 느끼게 만든다. 저자 김효선의 나이가 나보다 두어살 더 많은거 같으니 오춘실의 춘추도 나의 엄마와 엇비슷하지 않을까. 그래서 내 엄마도 아닌데 울컥하게했고, 짠하게 만드는 부분이 많았다. 품 안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사람. 자식보다 못 배운 것이 미안하고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었던 시절. 형제들은 다 배우며 살았는데 오직 그녀만 살림밑천이라는 명목아래 학교가 아니라 돈벌이의 전선에 뛰어들어야만했던 어린 소녀. 그 소녀는 그렇게 관절이 닳고, 뼈에 바람이 들 만큼 빨리 소진된 삶을 살아 온 것이다. 허투루 살 시간이 없었고, 요령을 피울 타이밍도 못 찾던 사람. 이제 좀 쉴 나이가 된 정년의 시간에서 딸이 쓰윽 내민 물잡이의 세상으로 쑤욱 빨려들어가 지금껏 누려보지 못한 또 다른 인생의 재미를 찾는 것 같아 춘실씨의 세상에 효선씨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 엄마는 다른 사람이 잘 보지 않는 사람들을 봤다. 엄마 말에 귀를 열면 눈이 트였다. 내게도 엄마가 보는 풍경이 보였다.청소노동자였던 춘실에겐 세상을 바라보는 눈의 높이가 달랐다. 깨끗하고 정돈된 장소를 보면 청소 노동자의 고단함이 먼저 떠올랐다. 백화점, 호텔 같은 곳을 보면 먼저 나서서 청소 계획을 세워보고, 인원 배분을 떠올리며 얼마나 빠른 손이 필요했을지를 고심하고있었다. 수영장에선 마스크 끼고 청소하는 분들은 얼마나 더 숨이 찰지 마음쓰여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곳을 정돈하는 부산스러운 몸놀림. 오랜시간 학교 청소 노동자로 일하다 정년까지 맞이했던(바로 코앞에서 정년퇴직은 못해 그 점은 나도 아쉽다) 사람의 낮은 시선. 아는만큼 보이는 것. 아니까 더 잘 느끼는 감정의 동요. 말 하지 않았다면 예사로 보고 흘렸을 풍경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의 손길과 모르는 이들의 부단한 움직임 속에 아무렇지 않은 듯 편히 지내고 있었고, 그게 당연한 삶이라고 여겼음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그 어떠한 것도 당연한 것은 없는데 말이다. <br>📖엄마의 그 많은 사랑은 대체 어디서 쏟아져 나오는 걸까. 엄마는 지나가는 말처럼 흘린다.아직도 아빠가 귀엽다는 엄마 오춘실. 김효선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 많은 사건을 겪어왔음에도 아직도 아빠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 여전히 예뻐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점. 진짜 사랑이 아니고서야 못 베기는 삶의 굴곡인걸 빤히 아는데도 옆에 끼고 사는 것이 해탈의 마음인지. 모든걸 품어도 뭘 더 못해줘서 안달나는 찐 사랑의 형태인지 헷갈리지만 동시에 새삼스러움과 신기함으로 부러움만 커질 뿐이다.집안 가장 노릇은 그간의 세월로 가늠 해 보아도 엄마가 아빠의 몫까지 더 했음 더 했지, 덜하진 않았을 것이다.(능력있는 사람이 가장노릇하면 되긴 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치면 더 고생하는 쪽에 마음이 기울 수 밖에 없다) 뻑하면 관두고 뻑하면 안가는 사람. 부러질 지언정 휘어지지 못하는 유도리라는게 없는 양반 옆에서 춘실은 빠릿빠릿 하진 못하더라도 굼뜨는 삶은 살지 않았다. 어떻게든 돈을 벌었고, 그와중에 육아도 했고, 가정도 지켜야했다. 그럼에도 원망이나 타박보다는 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양의 노동으로 빈 자리를 메꾸는 방식을 택한 미련하리만큼 다부진 사람이었다. 당신도 꾀가 부리고 싶었을 것이고, 다 놓고 훨훨 날아가고도 싶었을텐데 두 발 땅에 단단히 붙이고 버티려 했던 사람의 과거를 같이 회상하게 될 때엔 나와 비교하기보다 그냥 천성이 그렇게 사랑이 많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밖에 표현하지 못하겠다.절대 넘볼 수 없는 대단한 사랑 우월주의와 책임 완벽주의 정도? 이건 어떤 마음을 먹어야만 얻어지는지 묻고싶어지는 지점이다.<br>📖내게도 좋은 선배가 있었다. 앞서간 사람들을 뒤에서 보면서 그들의 영법을 배웠다. 잘했다고, 더 나아질 수 있을거라고 응원해 준 사람들은 엄마이고 선배이고 언니인 여자들이었다. 그들 덕분에 회피해 온 인생을 맨정신으로 마주볼 용기가 생겼다.나의 엄마가 해준 이야기가 있었다. 일이 힘든 건 배우면 되고 익숙해 지면 되는데, 사람 때문에 힘들면 답없다. 그러면 가차없이 나와라. 너 하나 밥 못 먹이겠냐. 조급해 하지 말아라, 돈 벌데는 많다. 라고 하셨던 엄마의 그 말. 나의 두번째 직장에서의 고단함이 떠올랐다. 저자 역시도 일보단 사람 때문에 힘들어했던 순간이 조금씩 베여있다. 결국 모든 건 자신의 탓으로 돌렸고, 춘실을 쏙 빼닮은 저자역시  타인에게 화살을 돌리기 보단 자신이 약을 먹고 다스리는 것으로 마음을 추스리는 과정도 언뜻언뜻 보인다. 매번 이런 식이다. 한 쪽에서는 사람한테 깎이고 베이며 마음을 다쳤고, 다른 한 쪽에서는 무한한 애정과 챙김으로 두툼하게 연고를 얹어주며 괜찮다고 따뜻한 손바닥으로 하염없이 쓰다듬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또 우리는 살아내는 거였다.<br>📖"공구리 친 게 나랑 똑같네"했다. 커다란 나무의 깨진 틈에서 엄마는 자기 자신을 발견했다. 나는 갈라진 마음을 항불안제로 메우고, 엄마는 금 간 뼈를 공구리로 붙인 채로 물에 눕는다. 우리는 회복되지 않은 채로 헤엄칠 수 있다.시간이 흐르면 색도 바랠 것이고, 낡아지는 과정을 마주한다. 사람이라고 다를까. 많이 쓰던 관절은 닳아서 연골도 사라질 것이고, 버티고 버티던 마음도 다 깎이고 닳아 민둥한 마음만 남아 약한 바람에도 쓰리고 여린 햇살에도 따가움을 느끼게된다. 그래서 덧데는 것이 약이었다. 그래야 또 남은 시간들을 살아내는 거니까. 의학적인 걸로는 수술과 약으로 버티고, 심미적인 걸로는 나와 닮은 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울고 웃으며 지지하며 사는 것이다. 혼자는 위태위태해도 팔짱끼며 걷다보면 또 한 발짝, 두 발짝 걸어지는 거니까. 혼자 깨금발은 위태롭다 할 지언정 2인 3각으로 가면 처음엔 버벅거리더라도 나중엔 구령에 맞춰 힘 있게 땅을 구르며 발을 딛어 낼 수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비슷한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나만 유발난게 아님을 오춘실은 공구리친 나무에 이입하여 별 일 아닌 것으로 치부한다. 그래서 좋다. 오춘실은 그렇게 자신의 노화와 빨리 써버린 당신의 청춘을 애닳아 하기 보단 어쩌겠냐는 듯한 대수롭지 않은 말로 웃어넘긴다. 그렇게까지 오기까지 얼마나 애썼을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지만, 자신을 너무 애처롭게만 보지 않으려 하는 마음이 고맙다. 감정은 번지기 마련이니까, 나는 오춘실의 그 긍정적이고 그러면 그러라지의 유순한 기다림이 더욱 부러워진다.​📖나는 일하다 병들었고 일하며 기뻤다. 책 파는 일은 내게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일이었다. 엄마도 청소 일을 할 때 힘들고 억울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엄마는 그 일을 좋아했고,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다.잘 하고 싶었고, 잘 해내고 싶었을 것이며,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자 멋드러진 이력을 남기고팠을 것이다. 그러다 그렇게 심취한 나에게 빠지게 되겠지. 나 좀 멋있는 녀석이구나 싶은 그런 마음으로 말이지. 돈 위에 두는 것이 보람이라했다. 매달 통장에 찍히는 금액보다 하루하루 무던하게 잘 지내온 날들과 성과로 인해 인정받는 그 뿌듯하고 어깨 펴지는 자부심. 내가 더 쓸모있는 놈이라고 여겨지는 그 순간 덕분에 그렇게 나를 태워가며 일했었나 싶어진다. 지금은...? 지금의 나는? 그래, 지금의 너는? 모르겠다. 약만 복용 안 하는 것이지 그냥 저냥 술에 물 탄듯, 물에 술 탄듯 그렇게 흐리멍텅하게 급여 축내는 놈으로 사는건 아닌지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와 연차이다. 분명 일 하는게 재미나던 순간도 있었는데, 쌓여있던 일을 다 처리하고 말끔해진 책상을 바라보며 퇴근하는 기가막히게 뿌듯해하던 날도 있었는데 어느 시점부터 밑 빠진 독처럼 채워지지 않는 이 자부심은 어디서 처방받아야하나 고민하게 만든다.​​​손목, 발목, 골반, 척추 다 부러져본 사람이 이렇게 명랑 할 수 있다는 것. 오랜 노동생활이 일상이 되어 쉬는게 낯설수도 있다는 것. 부끄러운 것이 없지만 하고픈건 많았을 오춘실의 계절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다들 오춘실의 자식놈들일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부끄러워 할 일이 없도록 반딱반딱 윤이 나도록 살았지만 당신의 자식놈들은 광이 나지 않고 바스라 질 것 같은 생을 근근히 이어가고 있었음에 반성하게된다. 더 버티지 못했다고 자책하는게 아니다. 누군가와 비교하기보다 오롯하게 나에게 떳떳할 수 있도록 살면 그뿐이라는 그 마음을 믿지 못하고 주변의 눈치만 살폈던 시절들에 미안해지기 때문이다.​김효선이 오춘실을 보는 만큼 나 또한 나의 작고 사랑스러운 이영란여사를 보는 마음은 저자 못지 않음을 자부하게된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당신들 처럼 살진 못하겠으나 당신이 살아온 시절과 고단했던 순간에 누가 되지 않을 정도로는 살겠다 다짐해본다. 잔꾀 부리지 않고 무던히 애써가며 이어달리기를 계속 하고 있다고 말하며 함께 할 다음 계절을 기대해 본다. 부디 몇 번의 계절이 돌고 돌 더라도 함께 깔깔거리며 즐길 수 있는 순간이 무한하길 부질없는 바람인 줄 알지만 바라게된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90/13/cover150/k6920307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8901302</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내 안에 삯히는 것이 아니라 마주할 때 나오는 진심 - [혐오도 복제가 되나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15563</link><pubDate>Tue, 14 Apr 2026 07: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155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7281&TPaperId=172155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0/55/coveroff/k4121372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7281&TPaperId=172155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혐오도 복제가 되나요</a><br/>윤혜성 지음 / 안전가옥 / 2026년 03월<br/></td></tr></table><br/>저자의 이력이 화려하다.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의 공동 각본자의 첫 소설이다. 일단 이야기의 짜임새는 검증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 책 표지와 책 제목의 연관성이 얼마나 짙은지는 모르겠으나 제목으로서 독자를 잡아두는 매력은 확실해 보인다. 아주 매콤한 자극적인 맛의 문장.그리고 출판사에서 제공한 카드리뷰의 핵심 키워드. 어느날, 죽은 아내에게서 택배가 왔다. 1년 전 세상을 떠난 나의 아내, 나나 그레코바. 상자에 끼어 있던 쪽지 하나가 떨졌다. "너도 너 같은 새끼랑 살아봐." 로 시작되는 갈등의 물꼬. ​지금의 시대와 딱 어울리는 소재이며, 한 번쯤은 생각 해 볼만한 것들을 구현시켜두었다. 이게 혐오의 끝으로 갈지, 그럼에도 라는 뉘앙스로 권선징악의 전래동화처럼 나쁜 사람이 벌을 받고, 착한 사람이 살기 좋은 아주 행복한 세상이 되었습니다로 마무리 될 지는 좀 더 두고봐야겠다.​혐오라는 단어와 상반되는 이수한. 외적인 비주얼로 보아도 굳이 저러한 단어와 연관지어 질까 싶은 사람이다. 외모와 옷매무새에서 풍겨오는 단정함, 그에게 머룰러있는 향까지. 가족사진을 사무실에 걸어두는 애티튜드를 보아도 바르다는 말만 떠오르는데, 실상을 파고들면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가족사진의 단란했던 셋과는 다른 현재. 수한은 아내를 떠나보낸지 1년이 되었고, 아들은 외할머니의 곁으로 갔기에 한국에는 오로지 수한 뿐이다. 회사에 알리지도 않았다. 수한의 머릿속은 열두 살의 아들 재이를 되찾아 와야 한다는 양육권 분쟁만으로 가득 차 있다. 변호사인 여동생 지원에게 도움을 받으며 양육권 점수를 높이고자 집중을 하고 있는 중. 아내의 이력 또한 특이하나.리벨라우스라는 나라의 사람, 나나 그레코바. 2년 간의 암 투병 후 사망한 상태. 정확한 의사소통이 어렵고 통역 어플이 있어야만 의중을 알 수 있는 소통에 제약이 있던 둘. 나나의 엄마는 수한 때문에 딸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어쩌면 아들 마저도 그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번진다. 나나의 나라에서 살다가 할머니와 함께 한국으로 온 아들. 멀찍이서만 볼 뿐 쉽사리 다가가지 못한 수한. 양육권을 위해 점수를 높이고자 해외직 파견만이 답이라는 생각에 휩싸일 때 택배가 온다. '너도 너 같은 새끼랑 살아봐'라는 쪽지와 함께 이수한이 마주한 리(RE)수한. 복제인간. 외적,내적 모든 요소를 닮아있는 또 다른 수한. 그리고 기억까지 공유되어있는 내 눈 앞에 있는 나.몸은 하나인데 처리해야하는 일이 쌓이는 이벤트들 속에서 수한은 리수한에게 역할 분담을 요청한다. 처음엔 부정이었고, 익숙 해 질 즈음부터는 공생의 과정, 그러면서 의존의 감정까지 넘어가고 있는 걸 실감한다. 다른 사건을 조사하다 추형사의 육감으로 이어지는 나나의 헛점 많은 사망. 그리고, 20억. 긴 투병기간엔 장사 없다 하더니 수한과 나나의 사이의 균열은 리수한이 메꾸게되고, 신혼시절의 기억을 공유받아 제작된 리수한은 나나에게 헌신하게된다. 실존의 이수한과는 다르게. 그녀의 죽음에 도모한 리수한. 그리고 자책하는 이수한. 그 과정을 보게된 재이. 이수한과 리수한을 구분하지 못하도록 설계된 이 사건을 통해 복제된 인간에게 심어진 기초자료를 기반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이 증폭 될 수 있었고, 복제인간임을 인지하지만 실존의 인간 대신 자신이 주체가 되길 바라는 것에게 잘못이 있지만 그 마음 마저도 잘못된 것임을 단박에 선을 그으며 말 할 수 있을까. 주체보다 더 명확한 기억을 가지고 있고, 애써 외면했던 순간까지 모두 담아두고있는 또 다른 존재. 그리움을 외면한 이수한이었고, 그리움을 상기시키며 곱씹고 맘껏 그리워 할 수 있었던 리수한. ​📖신혼 시절 수한의 뇌가 복제된 리수한은 나나를 살뜰히 보살폈다. 나나가 고통스러워하면 함께 아파했고, 나나와 더 잘 대회하기 위해 리벨라우스어도 익혔다. 나나의 곁에서 나나가 사랑을 느끼도록 그녀를 돌봐주었다. 불행하게도 두 사람은 행복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복제된 행복이었다.나나가 복제 리수한을 만든 주된 이유가 기록된 부분이다. 예전같지 않은 사랑의 깊이에 실존의 수한에게 갈구하는 마음보다 빠른 포기로 이어진 복제의 제작. 긴 투병으로 인해 지쳐있을 사람에게 자극을 했다간 더 멀어질 것 같은 불안함이 만들어낸 껍데기. 그러면서도 사랑받고 있는 느낌에 취해있는게 더욱 슬퍼지는 상황. 복제된 사랑임을 인지하지만 그 행복이 너무 달아서 버리기 싫은 생명. 나나에겐 대화와 공감이 절실했고, 자신을 살리는 감각이었음이 비춰지고 있어 더욱 안쓰러워진다. ​​모든게 복제가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그러니 혐오도 당연히 옮겨 심겨질 수 있음은 당연했다. 다만 복제된 것이 주체의 것을 혐오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물음엔 어떻게 대답해야 할 까를 같이 고민하자며 이 이야길 만들어 낸 듯 하다. 우리는 스스로의 잘못된 선택에 자책을 하는 것과 자기 혐오로 넘어가는 과정을 자주 느끼게 된다. 잘 하고픈 마음이 컸을 테지. 과한 마음이 탈이 나서 그간 애써온 마음에 대한 격려와 응원 보다는 질타로 넘어가는 과정. 그러니 수한은 나나를 보내기 직전에 들었던 부정적인 마음에 날을 세워 살고 있었던 것이다. 다들 그러한 마음은 한 번쯤은 먹기 마련인데 모자란 남편이라도 되는 냥 깎아 내리다 보니 그 끝은 자기 혐오와 외면이 끝모를 후회로 남아있는 거겠지.​​나나가 만들어 둔 리수한은 자신이 이수한에게 못 받은 사랑을 리수한에게 얻어 살고픈 마음도 분명 있었겠지. 그렇지만 주된 제작의 이유는 설사 나나가 세상에 없을 때에도 이수한이 모르는 또 다른 이수한의 감정은 리수한이 품고 있었으니 당신의 잘못이 아니었고, 당신은 여전히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고 보여주고 싶은 것으로 느껴진다. 외면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잖아, 어딘가에 쌓여 있어 몰랐을테니까. 그걸 알려주려는 마음에 먹먹해진다. 다만 리수한이 마음을 더 많이 얹어 이수한 앞에 나선 것 뿐이지.📖"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고, 그 사랑을 위해 자신을 바치기도 하고..."<br><br>최근에 읽은 영수와 0수, 그리고 이번 작품 속 이수한과 리수한. 이제 또 어떤 인물들이 책 속에서 복제되고 증식 될지 기대를 해 본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0/55/cover150/k4121372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305570</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일단 내가 살고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07760</link><pubDate>Fri, 10 Apr 2026 08: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0776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1X&TPaperId=1720776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0/22/coveroff/893643991x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1X&TPaperId=1720776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a><br/>손원평 지음 / 창비 / 2026년 03월<br/></td></tr></table><br/>저자의 두번째 소설집. 이미 아는 단편도 있었고, 새로 접하는 이야기도 있어 알면 아는데로, 모르면 또 새삼 반갑게 10편의 단편을 읽었다. 책 제목과 어울리는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들. 근래에 핫했던 SF장르와는 동떨어진 손원평만의 현실감 꾹꾹 눌러담은 서사. 인물들이나 각각의 장소 또한 내가 사는 세상과 이질감 없이 맞붙어있는 느낌이라 기억하지 못할 뿐이지 나 또한 이러한 말들을 심심찮게 뱉어낸 적은 없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해치려 한 것은 아니었으나 끝내는 누군가를 밀어내고 상처 입히게 되는 세계라 말한다. 악인은 없지만 누구도 온전히 결백할 수 없는 세계. 악의는 없다 하지만 호의까지 베풀며 살진 못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호의가 계속되면 호구가 된다는 말이 속담처럼 여겨지는 세상이다. 선함이 습관이 되면 타인들은 다들 웃는 낯을 앞세워 짓밟고 올라가려는 성향이 다반사였기에 책속의 인물들과 같은 습관을 버릴 수 없음을 보여주고있다.​​생존과 자아의 실현, 이야기 속 주체가 아이를 마주 할 때 느끼는 이입감. 뭣 모를거라 생각하지만 다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어린 마음. 내가 너만 했을 때엔 그리 생각하며 살았는데, 적어도 너만은 그러지 않길 바라는 측은한 시선. 과거엔 어쩔 수 없었겠다만 적어도 너희가 살 미래에선 그러지 않아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가득한 모습이 남겨져있다. 때로는 내가 살고 봐야지 너까지 신경써야 겠냐는 듯한 '당신의 손끝'속 효원과 화실 상가 주인 할아버지 손자와의 관계, 그녀가 신경쓰지 않고 알고도 외면하는게 이유가 있었던 거구나를 이야기 말미에서 얻어낸 '태양 아래 반짝이는'의 이야기속 준이의 상황과 그걸 마주한 나. 관용도 포용도 모든게 풍족해에 할 수 있음을 느끼지만 나까지 외면해서야 되겠나 싶어하며 또 다시 공부방으로 아이를 불러오는 '피아노'의 혜심과 마지막 제자가 될 준용. 이유야 어찌 되었든 부모가 아닌 곳에 마음을 놓아두는걸 택하는 '조망'속 과거 어린시절의 수하와 현재 축제 주최 측 관계자 아이. 현실, 정의, 의무에 대한 건 중요치 않고 일단 어떻게 살 것인가를 두고 상대방을(이야기속 아이를) 밀어내느냐 당겨오느냐로 갈리는 4개의 단편.​가까이 들이밀면 비극 같아 보이지만 현실에선 심심찮게 들려오는 삶의 순응을 빙자한 개선하려 하지 않을 심상들. 금지 된 것+떳떳하지 못함을 그늘삼아 숨어 더욱 더 깔깔한 즐거움을 찾는 '태양 아래 반짝이는' 단편 속 호텔에 숨겨진 여인. 누군가는 필요에 의해 시간을 돈으로 샀고, 누군가는 수고로움을 대신해서 돈을 얻는다. 오픈런 전부터 대기하며 시간을 썼을테고, 추위든 더위든 견디며 꿋꿋하게 기다릴 몸을 썼으니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얻었다 봐야 하나 싶은 관계성. 수고로움을 대신했을 비용이니 어쩌면 정당했고, 또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그 아이'를 모셔온 정민과 의뢰자의 거래. SNS에 온전한 자신의 삶을 다 드러내는 이가 몇 있을까 싶은 꾸며진 세상에 살고있는 우리. 다들 비슷하지 않아? 라는 듯 동조를 구하고있다. 프레임 속에는 감성 낭낭한 것들로 배열되어있고, 프레임 밖에는 개어지지 않은 빨래, 쌓여있는 설거지, 어질러진 신발장. 사진과 영상을 통해 보여주지 않을 뿐 아니라곤 하지 않았으니 완전히 속였다고 할 수 없으니 거짓의 삶이라 하기도 애매하지. 각색하기 나름이니 원본 훼손은 아니었다. 그러니 SNS에서 좋아요 하트를 누르고 영상에 엄지척을 흔들지 않을까. '모자이크'를 했지만 원본은 존재하니까. <br>📖당신의 손끝_자기도 모르게 누군가의 미래를 빼앗아버린 현실이 참혹했다. 돈은 누군가의 꿈이었다. 효원이 그토록 바라던 개인 화실의 밑천이었고, 주영이 일상 속 행복을 찾고자 만든 하루 중 2시간의 자유였다. 할아버지의 유일한 손주녀석의 미래이기도 했다. 각자의 바라던 희망의 값어치였다. 잃은건 효원이 깎아먹은 화실 임대료와 집기류 구입 비용인데 실타래처럼 엮인 이들에게도 기대하던 앞날이 어그러진다. 이러한 원망의 말들도 연대책임처럼 다 같이 나누면 좋겠다만 가장 많은 손해를 본 사람에게 화살이 돌아가기 마련이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냥 각자가 제일 손해 본 사람이라 여기겠지.<br>📖유령의 집_ 다 좋은데 볕이 잘 안 들어. 그건 은유가 아니었다. 볕은 우리가 어떻게 해도 누릴 수 없는 무언가였다. 태생이나 운명 같은 것. 그리고 우리는 뒤늦게 깨달았다. 해가 들지 않는 곳엔 행운도 드나들지 않는다.모두에게 공평하다고 느꼈을 자연환경이었다. 당장 건물 밖으로만 나가도 온전히 내 몸을 적시고도 남을 햇살이라 여겼으나 이러한 볕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존재했다. 이를테면 자외선을 차단한 선팅된 창문속 스미는 따뜻한 햇살이라던가, 휴양지의 루프탑 수영장에 반사되는 강렬한 빛이라던가, 사위가 환해서 낮인거 같긴 하지만 거리를 거니는 이들의 발목만 보이는 반지하의 희끄므리한 먼지와 같이 부유하는 빛이 될 수도 있다. 분명 시작점은 같았을 지라도 이리저리 굴절하고 닿기까지의 과정에 따라 변화되는 것. 눈을 감아도 희끄므리하게 비치기도 하는 것이 자신이 기대하는 앞날의 조도와도 닮아있다. 그래서 슬프다. 모두에게 공평하리라 굳게 믿었던 자연들 마저도 배신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br>📖모자이크_ 제가 아니더라도 어차피 잘되긴 그른 팔자였다니까요. 그다음부터 제가 한 건 별로 없어요. 사람들이 알아서 달려들어 그 사람들을 가죽까지 벗겨냈죠. 생각보다 너무 쉽고 빨라서 깜짝 놀랐어요.마녀사냥으로 봐야 할까, 인과 응보라 해야 할까. 실재하는 이름과 얼굴이 아닌 블러처리되거나 아이콘 화 된 이미지를 앞세웠고, 이름이 아닌 허상의 닉네임으로 자신은 철저히 가려둔 채 물어 뜯었다. 내가 뜯기면 그 상처를 메우기 위해서라도 다른 이를 물어뜯어야했다. 나만 죽을 수 없다는 듯 자폭의 심정이자 남 잘 되는 꼴 못보는 놀부의 심보가 엮여있다. 나중엔 이렇게 말하겠지. '저도 그렇게 나쁜 의도는 아니었어요.'를 말하며 피해자인척 억울함을 호소하겠지. 누가 알려주는 가이드라인이라도 되는 것 같은 구차함의 끝이다.​📖딸과 깍 사이_ 그런데 누군가 내 친절의 고단함을 알아준다는 게 신기했어요. 내가 아주 헛산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편히 짐을 쌀 수 있었구요.사회생활을 위한 방패이자 가면과도 같은 것.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과 접대용 상냥함. 다들 그렇게 애쓰고 산다지만 그걸 알아주고 있다는 걸 느낄 때 일말의 진심은 전해졌구나 싶은 안도감이 든다. 미련 없이 살고자 마음은 먹지만 다들 하나같이 이렇게 열심히 산다. 나쁜 의도가 없다 노래처럼 흥얼거렸지만, 마지막 단편에서는 그래도 좋은 의도로 했습니다로 연결 짓고 싶은 독자만의 욕망가득한 해석이다.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는 타인에게 양해를 구하는 말이 아니다. 사과를 하기 위해 말문을 트이는 대화의 시작도 아니다. 상황이 그러했고, 조직 내 시스템이 그러했으며,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해오지 않았냐는 듯한 뉘앙스를 내비치며 나의 잘못은 없는데 어쩌겠냐는 식의 '나도 좀 봐주세요.'를 보이고있다. 되려 자신을 이해해 달라는 듯한 동조를 구하는 과정. 나는 오늘 얼마나 많은 핑계의 말을 뱉어냈고, 얼마나 많은 동의를 구했을까. 내 주변에 부유하고있는 말 중 진심이 있긴 했었나는 생각하게 한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0/22/cover150/893643991x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802201</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그래도 날 사랑해 줄 건가요? 그럼에도 당신을 사랑하겠지요.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양장 특별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03682</link><pubDate>Wed, 08 Apr 2026 08: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036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033083&TPaperId=1720368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94/24/coveroff/s692135115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033083&TPaperId=172036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양장 특별판)</a><br/>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br/></td></tr></table><br/>고3때 이른 대입 합격 후(수시1차 이후 놈팽이 취급당함) 교실 뒷문쪽 끝좌석에서 주구장창 책 읽던 시절이 떠오른다. 그때 읽었던 '카스테라'와 '핑퐁'은 상상력이라곤 1g도 갖고있지 않는 초 현실 주의 인간에게 재미난 세상을 알려준 저자였다. 한참을 잊고 살았다. 눈 앞에 보이는 것보다 더 큰 세상을 구현해 준 저자의 글이 나에겐 낭만의 또 다른 이름이었는데 말이다. 거진 20년만에 읽게되는 저자의 이야기들. 2008년 온라인 연재부터 17년간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작품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개정판으로 나왔다. 들어는 봤지만 흘려들었던 제목. 토요일 오전 청소를 한다고 틀어둔 KBS 영화가 좋다의 소개영상에 홀려서 예고편을 찾아봤고, 원작이 궁금해졌고, 내가 알던 그 이름이라 반가워 더욱 기쁘게 마주 할 수 있었다. 역시 나에겐 영상으로 된 것보다 활자로 된 것이 더 좋다. 예고편의 세 인물들을 머릿속에 입력 해 두고 소설 속 그들의 이름에 이미지를 밀어 넣은 후 장황하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으며 구구절절 늘여놓지만 절대 허무하지 않은 소설 속 나, 그녀, 그리고 요한에게 사랑의 정의를 묻고 또 묻게 된다. ​​뒤늦게 인기 배우가 된 잘생긴 남자, 그런 남자를 위해 헌신하는 못생긴 여자. 성공과 함께 가족을 버리고가는 남자를 탓하거나 붙잡지 못하는 여자. 그게 이야기 속 나의 부모들이다. 시간이 흘러 스무살의 나는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하다 그녀와 요한을 만나게된다. 아버지를 닮아 잘난 얼굴을 한 나와 누구도 쳐다보기 싫어하던 못생긴 그녀. 그리고 그들의 청순보다 먼저 살아본 조금 더 큰 어른이자 그네들의 대나무밭과 같던 요한. 그와 그녀는 사랑했지만 그걸로 완벽한 엔딩은 이루지 못한다. 요한은 아팠고, 그녀는 떠났고, 그는 그들을 그리워했고 시간이 흘러도 다시 찾겠노라 마음을 먹으며 일련의 사건들을 버텨낸다. 못다 부친 편지, 한번 더 찾아보지 못한 병원. 시간이 흘러도 이 마음에는 한 점 부끄럼이 없으니 부디 그대들이 그때를 부정 할 수 없도록 많이 늦었지만 오롯한 그 마음을 전하는 긴 시간을 담아두었다. ​📖그보다는... 내가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기뻐. 너와 함께한다는 사실이... 지난번엔 문도 열지 않았던 이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도 기뻐. 벽난로마저 있고, 이렇게 따뜻하다는 사실도. 이제 또 어떻게 살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스무 살이 되었다는 사실도 기뻐. 눈이 오는 것도 기쁘고, 저렇게 조명이 반짝반짝 하는 것도 기뻐. 그리고 무엇보다... 네가 눈물을 그쳐서 기뻐. 양이 얼마 되지 않는 그 밥을 다 먹어준다면 더 기쁠 것 같아.뭔들 안 행복 할까. 모든 여건이 불행하다 할 지라도 그의 눈에는 우리 둘을 축복하고 있다는 과한 착각을 하게 되겠지. 좋아하는 마음에 눈이 먼 자는 세상이 다 사랑스럽게만 보일 뿐이니까. 상대가 밥만 잘 먹어줘도 세상 뿌듯한 것 처럼,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어미새의 기운이기도 하니까. <br>📖이 포크를 봐. 앞에 세 개의 창이 있어. 하나는 동정이고 하나는 호의, 나머지 하나는 연민이야. 지금 너의 마음은 포크의 손잡이를 쥔 손과 같은 거지. 봐, 이렇게 찔렀을 때 그래서 모호해지는 거야. 과연 어떤 창이 맨 먼저 대상을 파고 들었는지... 호의냐 물으면 그것만은 아닌거 같고, 동정이냐 물으면 그것도 아니란 거지. 뭐, 맞는 말이긴 해. 손잡이를 쥔 손으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상대도 마찬가지가 아닐 수 없어. 처음엔 어떤 창이 자신을 파고든 건지 모호해. 고통과 마찬가지로 감정이란 것 역시 통째로 전달되기 마련이지.신경이 쓰인다는 감정이 먼저일까, 마음이 간다는 기운이 먼저일까. 요한은 자신이 느낄 감정 말고, 상대가 받게될 마음의 기운에 더 집중 하라는 듯 대상과 감정을 꺼내 사물화 시켜 다각도로 들여다 보길 권하고있다. 호의 와 연민, 동정과 고통. 멋대로 해석하는 방식 말고 직시하여 바라보길. 바람나 도망간 아버지와 머문채 붙잡지 않고 기다리기만 했던 어머니를 보듯, 그렇게 직시하길. 남들도 그리 볼 수 밖에 없는데 그 모든 시선을 거두고도 모호한 마음을 떨궈 두며 오롯이 좋아한다고 확신 할 수 있을지. 이건 그와 그녀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을 주저하고 고백직전의 모든 청춘들에게도 동일한 물음이었다. ​📖그 친구를... 좋아하고 싶은 거니, 아니면 좋아해주고 싶은 거니?연민과 애정 그 모호한 마음. 측은과 애틋으로 어느하나 명확하지 않은 흐리멍텅한 전달. 어쩔 수 없다. 세상 사람들은 다 그렇게 생각 할 테니까. 예쁘지도 않고, 잘나지도 않았으며, 특출나지도 않은, 그야말로 무엇하나 또렷함이라곤 없는 그녀로 인식하는게 일반적인 사람들인데 너는 무엇이 보였고 무엇에 홀려 좋아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싶을 만큼 커진거냐는 요한의 물음은 나 또한 묻고픈 지점이었다. 요한이 그의 집안 사정을 다 알고 있을진 모르겠으나 어머니에 대한 여운이 비춰 박애주의 같은 마음인지, 아무도 못보는 그녀의 또 다른 찰나를 사랑하는지 궁금했을 것이다. 첫눈에 반하는 그 시간과 시선, 그 순간이 궁금하기도 하다.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남은 못 본 면면은 그가 봤을 수도 있는 거니까. 설령 그게 눈에 들어오는 외형이 아닐 지라도 말이다. <br>📖변함없고 저렴한 삶이 끝없이 이어진다 해도, 역시나 갈 길을 알 수 없다 해도... 나는 이 평범한, 작은 손 하나를 언제까지라도 놓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이야기가 이어지는 시절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애틋한 마음을 닮은 그 시절 노랫말이 떠올랐다.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요.' 라며 단언하듯 확신에 찬 말을 하는 신해철님의 그대에게. 그러니까 상대에겐 불안해하지 말기를. 결국 나는 그대 곁에 있겠노라는 마음은 변할 일이 없다는 확신이 '사랑해'라는 직관적인 말보다 더 폭닥한 말로 내 품에 안겨드는 기분이다. 아마 그와 그녀는 모든 노래 가사가 자기들 이야기처럼 느껴지고있겠지. 사랑은 그런 거니까.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까닭은, 서로가 서로의 불 꺼진 모습만을 보고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 무시하는 거야. 불을 밝혔을 때의 서로를... 또 서로를 밝히는 것이 서로서로임을 모르기 때문이지.얼굴 좋아보인다? 너 연애하니? 라는 말은 괜히 나오는게 아니겠지. 화색이 도는 이유도 그 이유와 일맥상통 할 것이다. 들어주고 바라봐주는 이가 있다는 것에 대한 믿음. 그래서 그 믿음을 져버리지 않기 위해 존재의 유일함을 드러내기 위해 무던히 애쓰는 과정. 비단 외모를 가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아끼고 나를 아껴주는 상대를 더 애틋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강한 무언가. 그러니 사랑을 할 수록 서로가 빛날 것이고, 빛이 나는 존재의 옆에서 그늘이 될 수 없으니 더 열심히 반짝이는 부지런함을 보이는 거겠지. 그러니 그대여 부디 어둠에 잠식되지 않길 바란다. 빛도 전염되듯 어둠도 전염성이 짙은 것이니 일단 넌, 널 좀 사랑해줘. 그래야 그 빛을 따라 널 사랑하는 나도 사랑 할 수 있으니.​​📖물론 모든 원인은 제게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저는 머뭇거리는... 머뭇거릴 수... 밖에 없는 그런 인간이니까요. 그런 저를 부디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당신에게서 도망친 것이 아니라, 매일 아침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나라는 여자에게서 도망을 친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아닌 스스로에게 결국 무릎을 꿇은 것입니다.나이를 먹고, 시간이 흘렀고, 전하지 못하는 말들은 늘어나고, 그와 그녀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멀어지고있고, 열망하던 마음의 불꽃도 꺼트려질까 조마조마한 것. 소진한 마음이 아니라 소실한 자신감이라 적어두고싶다. <br>📖뒤돌아 헝클어진 삶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픈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아프지 않다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즉 나와 당신이 무사하다는... 우리가 무사하다는 기억을 저는 꼭 가지고 싶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그게 제가 이 곳을 찾은 이유의 전부란 생각입니다. 당신이 무사해서... 당신이 무사하니까 이제 저도 무사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어요.이 대목에서는 이도우님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 생각났다.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로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애어른 같은 시절을 지나 이제는 누가봐도 어른이라 할 수 있는 시기의 그들. 마음에도 굳은 살이 박혀서 그 시절의 꽉 닫힌 사랑의 결말이 아니었음을 탓하기 보단 그 때엔 그럴 수 밖에 없었던거지. 라는 이해와 단념의 마음이 비춰졌다.​아름답지 않은 여자가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아름답지 않은 여자가 주연이 될 수 있는 이야기. 헌신하는 못생긴 여자는 자신의 부당함에도 숨을 죽이고 있어야 했다. 세대가 바뀌고, 시절이 변한다 할 지라도 누구도 쳐다보기 싫어하던 못생긴 그녀 또한 사랑을 받는 일련의 날들을 바라지만 또 다른 인류인듯 소수자로 분류되며 그러한 시선들이 없는 곳으로 떠난다. 잘나고 예쁜 사람만 있는 세상도 아닌데 모두들 하나같이 그들의 삶이 우리의 전부인냥 표현하고있다. 저자는 외모 경쟁에서 불리한 여성들, 늘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여성들을 위한 일종의 연사라고 했다. 부의 소유 여부, 또한 미모의 존재 여부에 따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덧불 일 수 있는 것이 '사랑의 힘'이라 했는데, 이야기 속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볼 때 어머니는 그 사랑의 힘을 갖지 못한 채 맺어진 연이었고, 이야기의 나와 그녀는 또 어떠한 관계의 이동이라 봐야 할까. 인생은 타이밍이라 했듯 매번 주저하고 붙이지 못한 마음을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라도 표현했던 후반의 내용. 세월이 흐르고 그때의 감정이 잔재처럼 흔적만 겨우 확인 할 수 있다 할 지언정 그래도 날 사랑하냐는 물음에, 그럼에도 당신을 사랑하겠다는 단언의 한 마디.매번 비교하고 눈치보며 주저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덮어버릴 만한 상대의 꽉찬 대답. 그거 하나면 살겠다. 그걸로 살아가겠다 싶은 마음이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94/24/cover150/s692135115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7942402</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너의 불행이 꼭 나의 행복일까 - [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99412</link><pubDate>Mon, 06 Apr 2026 08: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9941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7205&TPaperId=171994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9/39/coveroff/k322137205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7205&TPaperId=1719941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a><br/>이동원 지음 / 라곰 / 2026년 03월<br/></td></tr></table><br/>저자의 이력이 남다르다. 만년 이야기꾼이라 할 만한 직업군이더라. '그것이 알고 싶다' 담당,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메인 연출자. 방송 콘텐츠를 통해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는 실력 검증된 직업 이야기꾼이라는 것. 현장에서 목격해온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사건 사고 속 인간의 내면 , 관계, 사고방식에 관심을 갖고 쓴 글이 이 책에 담겨있다. 이야기를 보이기에 앞서 일러두기를 통해 이 중 일부는 실화에서 모티프를 가져왔지만, 등장인물, 지명, 단체 및 주요 에피소드 및 결말은 허구의 창작물임을 언급했다.뼈대는 실화, 살집은 더욱더 확장된 저자만의 글빨로 사람들의 은밀한 욕망을 야금야금 긁어 모아 둔 겪이다. 일단 이야기 속 그들은 현실감 넘치게 살아있는 인물로 다가왔다. 분리된 책장 너머의 인물이 아니라는 점 이었다. 알만한 사람들에 그럴만한 이야기들이 잘 버무려진 것으로 그 상황이면 나라도 그렇게 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했으며, 이것은 본능이  이기심과 죄책감을 먹어버린 상태였고, 그 끝에는 욕망으로 마무리 짓게하는 인간의 변화 과정을 그려두었다. <br>📖위로를 받을 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연습해본 적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내가 슬퍼서 그러는 줄 알고, 더 열심히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래, 모르면 그냥 가만히 있자.아내도, 쌍둥이들도, 어쩌면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삶이란 과정 자체도 완벽한 진실이 아니었으리라 간주 해 본다. 더 크게 보면 이 사람의 인생 전부가 진실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지. 학습화된 것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하는 반응들을 완벽히 습득하였고, 제대로 답변한 걸 보면 이 사람은 아주 바르게 산 사람이라 볼 수도 있겠다. 이렇게 사는 사람 꽤 많을껄?<br>📖내가 원한 건 영웅이 되는 게 아니었다. 그저,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을 뿐이다. 처음 신고한 일요일도, 그리고 오늘도.타인의 눈에 들어야만 먹고 사니즘에 제약이 덜 한 세상. 예쁘고 잘나고 과시할 것이 많아야만 주변에서 귀담아 들어주는 것. 다들 시녀라 하질 않나, 파리가 꼬인다 하질 않나. 그딴 하대하는 말로 주변을 바닥처럼 낮춰 말하지만 그러한 무리를 무시 할 수 없어 드럽고 치사한 사회임을 보여준다. 이야기 속이 아니라 그냥 우리 동네, 우리 회사이야기라 너무 또렷하게 이 장면들이 구현되고 있었다. 소신은 모르겠고, 영웅은 말도 안 되고, 그냥 진실을 이야기하며 배운 것을 그대로 행하는 일. 옳고 그른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야하는게 그게 후순위가 되고, 뒤늦게 주목받는 흐름.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 사람과 똑같은 말로 동전 뒤집듯 이랬다 저랬다 하는 주변인의 반응들. 거기엔 그들의 소신이 없다. 눈알 굴려가며 여론에 따라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는 것만 있으니 이들에게 줏대라는게 애초에 있긴 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br>📖상을 뒤엎고 싶은 분노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들의 '다음에'가 떠올라서였다.나를 불러주는 곳이 있다는 것은 당장 다음달의 공과금 납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며, 밥 한끼 정도는 맘 편히 먹을 수 있는 삶이라는 것으로 이어진다. 자존심이 밥먹여 주냐는 소리가 있지 않던가. 자존심이랑 돈은 결코 일치 되지 않는다. 그들이 주는 술과 비릿한 고기 한점과 함께 오장육부 속으로 꾹꾹 눌러 넣어두어야하는게 자존심이다. 유명한들 유명하지 않든 나보다 우위에 있다 여겨지고, 나한테 돈 주는 물주들에게는 절로 굽실거려지고 모든게 가능하다는 예스맨이 될 수 밖에 없는 건 이들이 떨궈줄 콩고물이 너무 달큰하고 꼬소하기 때문이다. <br>📖사회에서 '인성이 나쁜 사람'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게 바로 '무능한 사람'이다. 내가 바로 바보 같은 무능력한 인간이라는 사실한낱 관심과 주목에 심취해서 가장 기본이라 여기던 것에 무심 했을 때. 그간 쌓아온 공이 소실 될 수 있다는 것. 우리도 다들 겪어봤지 않나. 같은 사무실에서 하루종일 있는 동료가 인성 쓰레기로 싸가지 밥 말아 먹었냐 하더라도 상사가 말하는 개떡같은 지시에 찰떡같은 피드백으로 해결하는 일머리 있는 놈이자 사리분간 할 줄 아는 놈이 제일 사랑받는 다는 것. 사람 착해서 뭐해, 착하다고 일 잘하는 건 아냐. 착한 놈 보듬어 같이 으쌰으쌰 하면 지옥문으로 어깨동무하고 들어가는 겪이라는 걸 사회생활 16년 가까이 해 본 사람으로서 아주 뼈져리게 실감했으니 이건 맞는 말이다. 무지와 무능은 어떻게 뒷덜미 잡고 같이 못 올라가는 놈이다. <br>📖내가 바라던 복수의 시간은 그렇게 끝났다. 그런데도 난 여전히 기쁘지 않았다. 알맹이가 사라진 껍데기가 된 기분이었다. 10편의 단편을 통틀어 나는 이 아이가 제일 짠하다. 그리고 사람은 쉬이 변하지 않는 다는 것 또한 확실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 또한 믿지 않게 해 주었다. 제 버릇 개 못 주는 것도 맞는 말이고, 나도 사람이지만 사람 고쳐쓰는 것이 아님을 완벽하게 알려주는 단편이기도 했다. 인간의 본질이라 하지 않던가. 바뀌면 죽지, 어떻게 살겠어. 그래서 더더욱 이 아이의 복수와 집념이 너무 정석의 대응같아 미련하게 보일까봐 우려스러워진다. 옳은 길을 갔고, 꿋꿋하게 버텼고, 꼼수를 쓰지 않았으며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다 쏟았기에 완벽한 복수인데도 마음 한 켠에 남는 허탈함이 계속 이 아이를 붙들고 있어 보였다.혼자만 이를 바득바득 갈았던 복수처럼 보였다. 저기 고깃집에 앉아있는 선생이라는 작자들은 왠 미친놈이 깽판부리고 간거라고 치부하게되겠지. 내년에도 후년에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을게 빤했다. 거기서 끝이면 다행인데 질겅징걸 씹힐 술안주거리로 학교 선생들 회식자리마다 망령처럼 겉돌까봐 마음이 쓰리다. 이 단편은 그런 소설이다. 남의 불행 중에서 가장 짠내 그득해서 내가 뭐라도 해주고픈 그런 이야기. 확마, 콱마, 언니가 저것들 언론사에 꼰질러 뿌까? 이렇게 이 아이의 시절을 추켜세워주고 너는 너대로 잘한 일이라고 허투루 쓴 시간 아니라 백번 천번 말해주고싶다.​악한 놈은 끝까지 악할 거라는 생각은 당연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악을 품는 과정을 그려두었다. 그래서 계속 읽게 만들었고, 이야기 속 그들이 '오죽하면...'이라는 생각으로 저럴 수 밖에 없음을 공감하게 만드는 씁쓸한 동요를 이끌었다. 각각의 단편들을 보면 총 10권의 이야기로 구성된 김동식 소설집이 떠올랐다. 김동식 소설집의 등장인물의 이름은 다 거기서 거기이다. 몇 안되는 인물이름이 각각의 단편에서 존재는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속 성향은 다른 인물로 다시금 인물 세탁이 되어 인간의 딜레마를 보여주곤 한다. 지금 읽고있는 이 소설집의 단편은 김동식 저자의 책 만큼이나 불행의 무게는 비슷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했다. 좀 더 다양한 인물과 좀 더 길어진 이야기를 통해 각각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왜 그러한 마음을 먹을 수 밖에 없는지를 슬쩍 내비쳤고, 이러한 사달이 나게 된 것은 꼭 내 잘못만은 아니라는 듯 자신의 입장을 토로하고있다. 언제나 이야기의 끝은 씁쓸하고 깔깔하다. 개운한 마무리가 없다. 그래서 날것 상태인 인간의 맛이라 할 수도 있겠다. 모르고 살았더라면 행복했을까 싶은 인물들의 속내. 끝까지 감추었더라면 각의 이야기속 '나'는 답답해 죽을 듯 틈만나면 대나무 밭을 찾았을테고(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쳐야 하니까) '나'이외의 사람들은 아주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살 것이다. 마치 모르는게 약이라는 듯 해맑게. 때로는 진실을 감춰야 모두가 편히 살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삶도 있고, 소신을 감추지 않아야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상황도 있다. 다른 이들은 줏대 없다 한들 자신을 찾아주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가야만 내가 살 수 있는 삶도 있으며, 사리분간 못하며 한낯 유명세에 정신 놓고 살다가 뒷통수 된통 맞으며 인생공부 빡세게 하는 시절도 있겠지. 절실한 사람들의 멱살을 쥐고 있는 검은 속내의 사람들은 제 버릇 개 못준다는 듯 잘못을 모르고 사는 배우신 양반들이 허다하기도하며, 원하는 정규직을 이뤘으나 이게 족쇄가 되어 이전보다 더 지친 상태로 버티는 삶이 있다. 제대로 인간군상의 이판사판 아사리판이라는 건데 어쩌겠나, 그게 사람사는 판세인걸. ​행복을 바라고 행운을 기대하며 불안을 멀리하려고 아등바등 살지만 매번 발치에 들러 붙는것이 불행이었다. 결국 이건 내가 떠안고 살아야하는 그림자같은 놈이구나를 실감하게된다. 이들은 불행의 골짜기에 제 발로 걸어가는 게 아니다. 원치 않았던 것이고 피하려 하다가 개똥 밟듯 운 나빠서 미끌리는 순간들도 허다하다는 걸 알려주고싶다.남의 불행을 먹고 살아도 될 만큼, 내 장기 속에 불행의 울화가 켜켜이 쌓인다 한들 나를 둘러싼 것들은 그래도 덜 불행하길 바라며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길 바라는 인간 욕망이니 이걸 마냥 해코지하고 밉게만 봐야할지 생각이 많아진다. 짠한 놈으로 여기면서 그럼 그만큼 행복하게 살게 냅둘테니 너는 너대로 죄책감과 팔짱끼며 2인 3각으로 양발 붙들린채 느리고 굼뜨게 살라고 귀여운 악담을 해 줘야 할지 답이 명확하게 서질 않는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9/39/cover150/k322137205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793987</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주는 것 보다 더 돌아오길 바라는 믿음 - [약속의 세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91786</link><pubDate>Thu, 02 Apr 2026 08: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9178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7187&TPaperId=171917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29/70/coveroff/k73213718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7187&TPaperId=1719178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약속의 세대</a><br/>백온유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3월<br/></td></tr></table><br/>마냥 뜬구름 잡을듯한 허상의 이야기도 아니니 각각의 단편은 깊은 몰입감과 진한 자기 이입으로 이야기속 등장 인물들에게 베여들도록 만들어두었다. 치열하게 쓰고 다듬었다는 중단편들. 인물간의 구성은 현실에 있을법한 소재들이라 익숙함에서 오는 긴장감을 주었고, 인간의 모순의 과정을 지켜보게 만들다보니 나 또한 이러한 인간이 될 수도 있음을 넌지시 알려주는 느낌도 들었다. 헌신과 인내는 결국 보상될 것이라 믿는 관계 속에서 기만과 배신을 마주한 사람들을 비춰낸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서 비롯하여, 친구, 사회적 관계에서 오는 작은 균열과 그 틈이 점점 벌어지는 순간을 마주하는 인물. 절대 허구가 될 수 없는 에피소드들 속에서 나의 헌신과 응원은 누군가에게 제대로 닿을수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을 낭창하게 담아두었다. 상대에겐 사사로운 결정이었거나 한 마디의 흘려 뱉는 답변이겠지만 받아들이는 이에게는 그것이 그 사람과 멀어지는 시발점이자 결국엔 끊어내게 만드는 관계의 절단으로 봐야하는 순간이다. 스스로를 챙기려면 끊어내는게 맞지만 때때로 그럴 수 없는 형태의 인간을 마주 할 때 어찌 대처하면 좋을지 독자에게 해결 방안 모색의 시간을 마련 해 준 책이라 정의를 내려본다.<br>가장 기초적인 관계이며 자아 형성 이후 가장 처음 맞닥들이는 조합이 가족이다. 부모와 조부모의 애착관계 형성에 따라 좀 더 확장된 사회적 관계의 원만한 교류의 기회를 기대하게 되는데 연수(의탁과 위탁 사이), 현진(반의반의 반), 하나(내가 있어야 할 곳)에게서는 제대로 된 반듯한 형성의 꼴을 보이지 않는다. 오죽하면 뒤틀린 마음이라 했다. 📖미세한 각도로 뒤틀린 마음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따금 부모 간에 작은 언쟁이 있으면 다시 안산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미지근한 슬픔을 느꼈다. 때가 되면 주저없이 손을 놓을 수 있도록 연수는 스스로 마음을 다졌고 점차 부모에게 받는 사랑에도 무감해졌다. 이것은 결핍에서 갈구하는 애절함이 현실을 마주하고 단념과 단절을 택한 방향으로서 감정에 호소하는 방향을 끊어내고 일단 살아내야한다는 현실에 인생을 밀어 넣었다고 할 수 있다. 감정은 나중 이야기이고 일단 성인이 되기 전까지 법적인 보호자들이라는 이들에게 기생하여 살아야함을 직시한 마음이라 할 수 있겠다. 어린놈이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내야만 하는 여건이었음에 '애가 뭔 죄라고'라는 씁쓸한 혼잣말을 하게 만든다.<br>📖왜 나의 필요를 채워주려 할머니는 희생하지 않았을까. 궁극적으로 현진이 궁금해진 부분은 그것이었다. 할머니는 마땅히 그런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존재가 아닌가. 그러기 위해 지금껏 부지한 목숨이라고 해도 그리 어색하지 않은, 그런 존재. 라는 것으로 처음엔 이 상황을 겪으며 일반화된 가정과 비교하며 부정하게된다. 드라마에서든 고전 소설에서도 내리사랑이라 했고, 눈에 넣어도 안아픈 내새끼라는 듯 보듬고 귀하게 여기는게 어른과 아이의 관계였다고 좋은 면만 화두가 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아이들은 '왜 나를 낳아놓고 나를 탓하나'를 생각하며 존재의 가치마저 자학하는 경우를 마주하게된다. 버려진 동물과 식물은 잘도 데리고 왔으면서 자기 핏줄은 가장 후순위로 둔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가정솔루션 티비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심리상담에 대한 치료 센터 예약이 어려운 현실을 볼 때 행복한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던 이유는 알게 모르게 당신들은 그러하지 못했으니 글 속에서라도 행복하고 싶었던 바람들이 녹여든 결과물이기도 했다. 문장에 녹아든 따뜻한 가정을 갈망했기에 어른들 세상에 정착하지못하고 부유하게 되는 아이들이 짠하게만 느껴진다.​혼자만 느낄 방구석 설움으로만 끝났으면 싶지만 세상을 이들을 가만히 냅두지 않았다. 세상은 더 냉정했고, 모두를 굽어 살핀다는 듯한 아량은 없다. 내가 이렇게 해주면 상대도 그에 상응하는 마음을 내어 줄 거라는 상부상조의 법칙은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영지(나의 살던 고향은), 광일(광일), 수영(회생)은 호의가 묵살 된 것 같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그들이라고 살아오면서 한번이라도 피해를 준 적이 없을까? 타인에게 해가 되도록 날을 세우거나 마음을 도려낸 적은 없었을까? 오롯이 자신만 보듬다보니 모르고 산 건 아니었을까! 믿음을 바라기만하고 제대로 된 믿음을 주긴 했나를 돌아 볼 때 각각의 인물들은 떳떳했는지 묻고싶다. 결국 도긴개긴으로 다 부서진 신뢰라는 폭탄 돌리기 수준이다. 📖이따금 신이 택시 기사의 모습을 빌려 사람들을 인도한다는 거예요. 인간은 자신이 신의 안내를 받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로 그 순간을 통과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그건 기적적인 일이죠. 자신의 직업을 성스럽게 표현하는 것은 자신의 일을 존중하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 라 할 수 있지만 정도를 넘어선다면 자아도취에 빠진 상태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간의 삶을 회상하는 혼잣말이나 손님과 광일 사이의 이야기 속 와이프에 대한 반응에 미간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일찍 오라는 말에, 저녁 해 둘테니 같이 먹자는 말에, 운전하는 사람에게 톡을 보낸다는 것에 그토록 과한 적개심을 드러낼 필요가 있을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가장 가깝게 여기는 존재를 하대하는 과정 속에서 매번 우위에 있으려는 그의 욕망이 징그러워진다.그 중 가장 멀리하고싶으며 억지로 연을 이어가려하는 상대가 진절머리나는 경우는 아마 수영이지 싶다. 신뢰의 정도, 믿음의 깊이, 거짓인걸 알지만 무조건 포용을 바라는 아량의 간섭. 한 사람의 거짓에서 시작되었다. 살아야 하니까 어떻게든 얻어내야 하니까 시작된 거짓은 진실을 말할 타이밍을 놓치게 했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거짓의 시작점은 남보다 못한 관계의 단절이 되어버린다. 그 부서진 조각마저 하나하나 이어붙이며 괜찮다고 이렇게 모아두면 새것은 아니더라도 그럴듯한 비슷함을 보일거라는 착각에서 수영은 연지를 못 놓는다. 자신은 확실히 달라졌고, 직장도 다니며 반성하고 있음을 어필한다. 여전한 관계를 갈구하지만 연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피로할 뿐이다. 오로지 수영만 어쩔 수 없었다는 듯 그 때를 이해해달라는 낯짝을 볼 때 연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꽉 찬 이기심 속에서 너는 그 이기심이 더 나쁘다고 속이라도 시원하게 말해줬으면 싶기도했다. 혀를 차게 만드는, 남보다 못하다는 말이 머리속을 스쳤다.<br>이단 사이비의 진실을 거짓으로 만들어버리는 허상의 믿음. 내가 보는 것 보다 내가 바라는 것이 진실한 믿음이며 그 믿음이 세상을 바꿀거라는 과한 망상. 이렇게까지 빠져들며 나를 잠식시킨다면 헌신의 대가로 모든게 구현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간절함이 피어있는 소재. 종교가 없는 나로서는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어그러진 믿음의 표본이다.그리고, 설마설마 하며 보게되었던 일련의 사건(내 또래가 연관되었으니 모를 수 없다). 이모네 부부와 조카 하나의 과거와 현재. 어린 하나가 겪었던, 누구하나 입밖으로 꺼내어선 안되는 사건. 학교에서 왕따만 당하던 아이가 불순한 사건의 가담자가 되어 학교를 떠나야 하는 상황. 조부모의 주소로 이전해 자신만 전학을 갈지, 사연이 있어 한국을 떠난 이모네 부부가 있는 캐나다로 유학길에 오를 것인지에 대한 선택으로 어린 하나는 존재의 허탈함을 보인다. 의중은 묻지 않았으니까. 적응과 안정을 보일 즈음 하나는 다시 엄마의 손에 붙들려 한국으로 가버린다. 한참 시간이 지나 이모부도 세상을 떴고, 노년의 이모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정착하려 할 때 이모가 있어야 할 곳이 이곳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과 진짜 있어야 하는 이유를 마주하게된다. 📖괜히 형제들 마음 불편하게 하지 말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것은 위선일까 허세일까 만용일까. 자신의 딸을 타국으로 보낼때완 다른 태도. 늙은 언니가 한국으로 돌아온다하니 그간 신세졌던 상황은 잊어버린듯 불편한 기색을 비추지만 정작 언니와의 통화해서는 무조건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다 준비해두었다는 말로 환대하는 목소리. 어느하나 일치되지 못하는 표정과 말들로 무엇을 빼앗길까 불안했던건지 생각해본다. 바라는 이는 없지만, 상대는 되려 빼앗길까 종종거리는 상반된 입장과 그 중심에 있는 하나. ​​헌신과 인내가 완벽한 보상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때때로 바라지 않던 기만과 배신을 마주하게 될 때 우리는 그 관계를 끊어내는 게 맞을까, 만에 하나라는 마음으로 언젠가 자신의 의중을 깨우치고 상대가 뒤늦게라도 호의를 베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쥐고 사는게 맞을까. 믿음과 불신은 매번 그렇게 나란히 온다. 그래서 희망을 회수하러 왔다가 어딘가 모르게 찜찜하고 까끌거리는 현실만 덤으로 더 얻어가는 꼴들을 보았다. 각각의 단편들은 한 사람이 이 모든걸 겪어낼 순 없겠지만 주변에서 하나씩 나눠갖는 관계 속 떨떠름한 순간이기도 하다. 딱 내가 준 만큼만 받는 것 마저도 어려운 관계의 삶 속에서 우리는 헤프게 마음을 퍼주는 자선사업가의 삶을 살아야 마음이라도 편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계산기 튕겨가며 엑셀로 시트 만들어가며 내가 준 만큼 어느놈이 안주고 더줬나를 수치화 하며 눈알 붉히는 계산형 인간으로 살아야 할 까를 생각하면 아직도 잘 모르겠다. 둘 다 완벽히 성에 차는 삶은 아니라서 한 놈에겐 손해보는 장사를 하더라도, 또 다른 놈에게는 악착같이 얻어내고 뜯어내는 반쪽짜리 인격으로 살 것 같아 반듯한 어른의 삶은 글러먹었으니 나의 주변인들에게 미리 사과의 말을 해 두어야겠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29/70/cover150/k73213718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297059</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갓 어른이된 이가 온몸으로 느낀 노동자들의 세상 - [정전 - 제3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67264</link><pubDate>Mon, 23 Mar 2026 08: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6726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137268&TPaperId=1716726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90/6/coveroff/k59213726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137268&TPaperId=1716726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정전 - 제3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a><br/>함윤이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3월<br/></td></tr></table><br/>소설은 아이와 어른, 그 모호한 지점에 걸쳐있는 무르고 여린 청년이 보는 노동자들의 세상을 보여주고있다. 다들 스무살 넘어서는 높은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게된다. 그 빡빡한 시간에 쫓기다 한방에 몰아 벌고 학교 다니기 위해 공장으로 취업하는 앳된 어른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가정과 학교가 쳐둔 든든한 가림막에서 자라던 아이가 이제는 제 스스로 땅을 고르고 딛고 일어서야하는 과정이며 부모뻘 되는 어른과 함께 일하면서 이게 진짜 사회의 현실이구나를 마주하는 계기가 된다. 정전 속에는 두가지의 큰 감정을 놓아두고 노동과 사랑에 대한 비중을 하나씩 나눠 갖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그 둘의 주제를 한데 모아 정전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만들었던 이유를 풀어낸다.​사랑은 매번 쌍방이 될 수 없음을 막과 은단, 막과 라히루의 상황을 예시처럼 놓아둔다. 수지와 영준으로 시선을 옮겨가더라도 같은 곳에서 일을 하고 종일 그 공간을 공유하더라도 이후의 삶마저 나란히 같이 둘 수 없음을 보여주고있다. <br>​갓 성인이 된 주인공. 현실. 취업과 학업 이전에 먼저 준비 해 두어야하는 금전적 여유. 사회가 생각하는 스무살, 스물 한살의 대학생활과 맞바꾼 공장노동자로서의 위치 이동. 학교와는 또 다른 세상. 같은 건물을 쓰지만 출입하는 문이 다르고, 대우받지 못하는 낯선 관계와 계급. 정직원 계약직. 내국인과 외국인근로자. 일반 근로자와 노조 가입자. 산재를 두고 나뉘는 수습과 처우. 계약해지와 복직. 그만두더라도 갈 곳이 있는 대학생과 나라를 떠나야하는 외국인 근로자. 하나의 장면만 두고도 양갈래로 나뉘는 사람들. 그 속에 끼인 주인공. 같이 피켓을 들고 땡볕에 서 있어야 할지, 이미 돌아갈 자리가 있는 복학생으로 이 관계를 잘라낼지. 그 중간에 있는 막을 통해 과하게 이입할 여지를 두고있다. 당신이면 어떨런지, 막이 주저하는 마음을 질타 하는게 맞는지. 어쩌면 이게 당연한 머뭇거림은 아닐지를 제법 긴 분량으로 독자의 의중도 묻고있다. <br>​정전을 책 제목으로 만들도록, 정전이 일어나길 바라는 심경을 끄집어내기 위해 이 판이 꾸려졌다. 정전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막은 주체가 되지 못한다. 졸업식에서 언급했던 은단이 있었고, 은단의 능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현상이었다. 은단이 막에게만 토로했던 이유를, 은단이 왜 그러한 능력을 갖게 되었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은단은 막과 함께 할때엔 소극적이며 주눅들어있다. 자신의 능력을 유일하게 공개한 건 은단 본인인데 왜 되려 죄지은 사람 마냥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풀어낼 둘의 서사가 궁금해진다. 더군다나 막은 여자, 은단은 남자. 으레 아는 청춘물 로맨스의 성별 특징들 마저 꼬아두었으니 고등학교 졸업 이전, 더 어린시절의 둘에게 무언가가 있었던 것인데. 놀이터에서 떨어져 피나고 응급실에 실려가기 전부터의 성장 서사들은 다음 소설로 옮겨가 이어질지도 궁금해진다. 이건 독자의 세계관에서 맘대로 이야기가 펼쳐지도록 놔 둘 것인지. 책 제목처럼 정전을 위한 정전의 장치로서만 은단을 등장시켰는지 저자에게 묻고싶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br>공장 전체가 정전이 되면, 하루만이라도 그 안이 멈춘다면, 그로인해 모든 일들이 꼬여버리면 속이라도 시원하리라 여기는 막의 시선. 잠깐의 정전으로 피해가 생긴다면 다치고 보호받지 못한채 자국으로 쫓겨나던 라히루를 대신하여 통쾌한 복수를 꿈꾸는 '잠깐 일하러 왔던 대학생'. 당장의 생계가 걸려있지 않는 어정쩡한 위치이자 엄마아빠 뻘과 함께 일하던 꼬맹이가 바라는 얄풋한 변화. 만약 막이 좀 더 확고한 노동시장의 변화와 개선을 바란거였다면 천막에서 주저했고, 수지와 밥을 먹으며 마주한 순간들을 곱씹고 깨우친 후 다방면으로 알아본 후 기성세대들이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 사건을 알리고 공론화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상황으로 흘러간다면 이건 진짜 책에만 있는 이야기로 뭔가 붕 떠버렸을지도 모른다. 근로, 투쟁, 개선, 노조, 단합이라는 말은 잘 모르겠고, 마음이 가던 동료이자 친구였고 이제는 맘 편히 볼 수 없는 대상에 대한 얄궂은 상황에 뿔이난 마음을 드러내는 복수라 표현하는게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수지가 주변을 살피고 도모하는 마음도, 영준이 걱정하는 이유도, 서영이 막을 보내려했던 감정에서도 전류가 흐른다. 이건 은단이 막아 설 수 없는 또다른 전파의 이동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하고자 마음을 먹은 막의 결심도 라히루를 위한 심경의 전류였을테니 말이다. 의도하고 흘려내는 전류는 끊어 낼 지언정 관계를 엮어두고 살아가는 세상에는 완전한 정전은 없음을 보인다.<br>학비와 생활비 벌려고 잠깐 눌러 앉았다가 사라지겠노라 마음은 먹었지만 돈보다 더 큰 마음의 섬광을 얻어낸 막. 노동환경에서 큰 획을 그을만한 대성할 인물이 되리라곤 장담 못 하겠다. 다만 동료의 불이익에 함께 분노 할 줄 알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불이익을 감내하면서도 애쓰는 사람도 있다는 것, 그 감사한 마음을 절대 흔하고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아는 어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해본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90/6/cover150/k59213726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900696</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차라리 미쳐야만 후련했을 시간 -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61356</link><pubDate>Fri, 20 Mar 2026 08: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613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7988&TPaperId=171613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5/48/coveroff/k532137988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7988&TPaperId=171613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a><br/>이랑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03월<br/></td></tr></table><br/>짙고 탁한 표지. 그리고 검은 띠지와 유난히 눈에 띄는 흰색 글씨로 언니의 소진사를 앞에 두고있는 책. 담배를 피우며 독자와 눈싸움하듯 진하게 바라보고있는 시선. 헌데 이 띠지와 책표지를 벗기면 나오는 양장본의 진짜 표지. 장례식장 상복과 두줄의 상주완장. 어느 것 하나 쉽게 풀어지지 않을 서사의 중심에 있는 저자 사진들. 엄마, 딸, 미치년, 역사. 이 모든 단어들의 총체적인 결합이 책 제목이니 어느 단락 하나 쉬운 삶의 구석은 없으리라 짐작가게 만든다. 그래서 궁금했다. 나와 비슷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겪었을 세상을. 책 전체의 표지는 어둡지만, 양장의 은장본은 또 한없이 화려하다. 화려한 것만 눈여겨 보기엔 이 사람의 세상은 어둠도 깊었으리라 간주하며 시작한다.<br>📖여러 어른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한 기억은 많지만, 막상 어른들에게 적절한 보호화 도움을 받으며 자란 것 같지가 않다. 반복되는 갈증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어리다고 모르는 감정이 아니다. 이건 말을 하기 전 유아기에도 느끼는 소외감이다. 쟤는 되는데 왜 나는 안 될까 하는 마음 속 덩어리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으며 과거의 순간과 현재의 상황까지 이어저 멍울이 커지고 자극을 받아 더욱 크고 딱딱하게 자신을 누르게된다. 더 열심히살고, 애쓴들 눈 밖에 난 사람은 그 애틋함을 받아먹고 자라질 못한다. 행동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 상황과 위치가 문제였다. 노력으로 이룰 수 없는 권한. 태어남과 동시에 선긋기가 이뤄진 다른 부류의 취급. 그래서 조갈난 사람처럼 갈구하고 바라게된다. 시선 한 번, 손길 한 번이 대수냐 싶지만 그마저도 해주지 않아 마음이 매번 땅 밑으로 꺼지는 걸 경험한다.<br><br>📖'너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가족이 필요하다'며 울었다. 언니가 필요로 했던 가족은 아마 건강한 가족이었겠지만, 우리가 가진 가족은 너무 하역했고 결핍투성이였다. 언니는 그들에게 힘을 보태느라 자기 힘을 다 소진해버렸다. 나는 언니의 죽음이 '자살'이라기보다 힘이 다 빠져 죽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죽음은 뭐라고 부를까. 소진사? 가끔 그렇게 가진 힘을 다 소진하고 죽는 사람들의 소식을 듣는다. 평생 남을 위해 살던 사람들.건강한 가족. 사랑을 준 만큼 돌려 받을 수 있는 관계로서의 기대감. 그래서 그 과정이 행복함으로 여겨지는 순환. 부모를 정할 수 없다면 관계성을 어떻게는 바로잡고 싶었기에 애를 써왔을 일련의 시간들. 시쳇말로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 하지 않던가. 사람은 쉽사리 변하지 않았다. 이렇게 소진한 딸과 손녀를 본다면 어떠한 충격이라도 받아서 그간 해왔던 일들에 반성과 성찰이 이어져야 할텐데, 결국은 자기가 편한 방향으로 걱정을 고쳐먹고 있었다. 이제 니네 할머니 병원비는 어떻게 감당하냐는 식의 말로 저자를 두고 다음은 네 차례임을 시사하는 눈빛과 말들. 그래서 저자는 언니의 죽음이 더욱 애틋하다. 결국 알아야 할 사람들은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는 것 같아 갑갑할 뿐이다. <br>📖사랑하는 사람을 잃어가는 시간과 고통스러운 마음이 얼굴에 덕지덕지 들러붙어 있었다. 게다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데 다시 겪으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알기 때문에 무서웠고, 그래서 더 빡세게 일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고, 내가 제일 먼저 죽고 싶었다.남편과 생과 사에 대한 이야길 한 적이 있다. 누가 먼저 태어난 것과는 상관없이 죽음은 순서가 없더라는 말을 하며, 이 세상에 결국 의지하며 살아갈 곳이라 함은 당신과 나 뿐인데, 자식도 없는 우리가 어떻게 버티고 남은 여생을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었다. 시작은 잠들기 전 우스갯소리로 하던 것이 점점 진지하고 깊게 들어가게 만드는 훗날의 이야기들. 직접적인 죽음 못지 않게 남겨진 사람이 감당해야할 빈자리는 상상 이상으로 클 것으로 간주되었다. 서로만 바라보며 의지하고 비빌언덕이라 맘껏 부비적거리며 살았는데 그게 없다면 생살을 뜯어낸 자리 만큼이라 쓰리고 화끈거리며 눈물만 줄줄 흘러대지 않을까 하는 마음. 그래서 나도 저자처럼 똑같이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먼저 죽을게. 나는 당신 없는 세상 감당 할 자신이 없어. 뭐, 이게 맘대로 안된다면 당신 죽을 때 나도 순장 시켜달라하지 모. 라며 애써 밝게 마무리를 했었다. 그냥 내가 내 몫의 모든걸 다 끝내 놓고 후련하게 선빵 칠게. 뒷일 감당은 당최 자신이 없다구. <br><br>📖우리는 사랑하고 우리 사랑은 끝이 없는데.이 세상의 시간과 수명이 끝이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그런 신호를 나에게 보여주고 있어요.뭐 하나 쉬운게 없다. 헌데 더 얄미운건 일련의 사건들이 적당히라는 걸 모른다. 이정도 했으면 그만해도 될텐데라는 생각을 갖게하지만, 삶은 매번 야속하게 뒷통수를 치기 일수이고, 약올리듯 더한걸 안겨준다. 겪어오다보면 맷집이라는게 생기기 마련일텐데 매번 새롭고 매번 버겁다. 그게 저자의 삶에도 해당되고 있었다. 자식은 부모를 고를 수 없는데 부모는 자식을 골라서 애틋해한다. 멀쩡하면 핸디캡이 더 크게 부여가된다. 자식놈들 중 안아픈 손가락 어디있겠냐는 옛말과는 달리 유달리 아픈 손가락이 더욱 애틋하고 손이가며 마음을 쏟게된다. 멀쩡해서 손해보고, 먼저 낳아져서 불리한 세상. 그게 랑의 언니가 겪어야했던 장녀병일지도 모르고, 이후 랑이 겪어야하는 조부모의 돌봄과 배웅의 역할 돌려막기 일 지도 모르겠다. ​그 시절에 으레 그러하듯 생기니까 낳았을텐데 그러면 낳았으면 좀 애틋하게 여겨주었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본다. 그놈의 대가 끊길까봐 더 낳은 자식. 조부모 또한 아들만 싸고 품다가 결국 모든걸 잃고 생의 끝은 딸에게, 손녀에게 맡겨지게되는 생의 끝을 보여준다. 다 주면 다 뺏들어먹고 버려지는 단물빠진 껌 같은 삶으로 할머니는 생의 마침표. 노년의 끝. 그거라면 그러려니 할 지도 모른다. 헌데 저자의 생에 죽음은 그러한 노년의 마침표가 먼저가 아니었다. 주변인들이 한국 기대 수명이라 여겨지는 삶을 반도 채우지 못하고 소멸해버린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팠다. 자신을 기특히 여기고 가엾게 보살폈어야하는데 그건 매번 후순위로 두다보니 이지경이 되었다. 저자는 그러한 삶을 봐오다보니 자신의 일부가 사라지는 듯 하여 어떻게 해서든 병원비를 마련해 보태기도하고, 자신의 컨디션을 갉아먹어가며 금전이든 심적이든 마음을 덧붙여 살게 만든다. 그러면 될 줄 알았는데 그렇게 아등바등 한들 끝은 정해져있었다. 애써봤자 소용 없다는 뉘앙스의 끝. 이 다양한 죽음이 이랑을 기준점 삼아 닿아있는 관계에 계속 퍼지는 것 같아 '괜찮을까? 괜찮은가? 쓰읍- 괜찮아야 할텐데...'를 연신 중얼거리게 만든다. 나라면 버티지 못할 것 같은데 살아준다. 죽음에 대해 생각은 하지만 무 썰듯 썩둑 잘라내지 않아 감사하다. 그랬다면 이 책도, 이 마음의 공유도 없었겠지.​나와 비슷한 연배의 부모님, 나와 비슷한 형제관계. 그래서 더 깊게 이입하게되고, 특히나 언니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구절에서는 손가락 끝이 찌릿하며 따끔거리는 느낌마저 들게했다. (그렇다고 아버지의 첫차가 프라이드라는 것 까지 닮아있는데 어떻게 이 글과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언니와 동생의 다른 성향. 나의 자매님도 그러하다. 한없이 괄괄하고 가시를 드러내고 휘지 못하고 부러져버리는 이구역 개딸로 통하는 나와 달리 한없이 유순하고 화가 없으며 어떻게든 유연하게 풀어내고자하는 심성이 곱고 눈물이 많으며 참는게 많은 언니. 그래서 어릴적 내복바람으로 쫒겨나는 일이 있을 때에 씩씩거리며 눈물 삼키는건 동생인 내 몫이었고, 맨날 지고 뺏기고 울음보 터지는건 언니의 역할이었다. 아마 그녀도 알게모르게 장녀병이 깊게 박혀있으리라 생각을 해본다. 그렇게 다른 성향의 자매가 부모를 보살피는 과정. 충돌이 있을 순 있지만 어디다 내어놓기 부끄러운 사정까지 유일한 공유자가 되니 나이가 들 수록 더욱 의지하고 기댈 수 밖에 없었을 텐데 언니의 소진사는 동생의 세상의 큰 흔들림이었을 것이다.(여기서 입장을 바꿔 내가 랑의 상태였다면 언니의 자리를 메꿀까. 더더욱 철저하게 외면 해 버릴까. 그건 모르겠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례다)​저자가 자신이 소유하고 쌓아두고 있던 것들을 정리하는 단락이 있다. 모든걸 품어두고 싶었던 시절, 이걸 꼭 쟁여놔야 마음이 든든하고, 내 것으로 삼고 싶었던 이력의 결과물들. 하지만 결국 다 놓고 가버리는게 생(生)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쓰레기봉투에 한껏 욱여넣고, 내다 버리는 순간을 마주 할 때 비슷한 울렁임을 느꼈던게 떠올랐다. 시모의 장례를 치른 후 그녀가 남긴 모든 흔적을 찾아내고 버리고 태워가는 일련의 시간들. 주인을 잃은 것들은 더이상 손이 타지 않을 것임을 아는지 먼지도 빨리 쌓이는 듯 하고, 색도 빨리 바랜다. 모든건 찾아주고 알아주어야 빛이 난 다는 건 사람이든 사물이든 동일한 현상이라는 걸 느끼면서 이 걸 치우는 남겨진 자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을 덜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비쳤다. 자신은 수도 없이 해본 일들이니까 자신을 아는 그들에게 이딴 설움의 순간은 덜 만들어주고자 하는 오지랖의 발동이라 더욱 짠한 마음이 깊게 박혔다. 독자로서 잔소리를 하자면 '그런걸 왜 니가 걱정해!' 라는 말로 등짝 시원하게 후려치며 흔적지우기를 말리고싶어진다. '그런거 안 치우게 할라면 나보다 더 오래 살든가!' 로 되려 성질을 내어보고싶어지는 죽음 차단용 잔소리 스매싱인거지. <br>살면서 이런 일들 안 겪어 본 사람 어디 있겠냐며 각자의 고생과 설움 배틀을 하자면 한도 끝도 없이 사나흘 내리 말 할 수 있는게 지금을 살아가는 내 나이 또래이자 저자 또래의 어른이지만 어른이길 꺼려하는 사람들의 세상일 것이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죽어도 나는 물을 찾아 마시고, 꾸역꾸역 밥을 목구멍에 밀어넣고, 장례식장 한 켠에서 잠을 자게 될 것이며 또 안간힘을 다해 그리워하며 통곡을 할 것이다. 현실을 직시 한 후 떠난이의 몫을 마음 한 켠에 밀어 넣고 그 마음과 함께 살아 내게 됨을 겪을 것이다. 어쩌겠어, 삶은 유한하고 각자가 쥔 생의 질량까지 제각각인 것을.내가 아는 그녀들이 쫀쫀한 목폴라를 입고 있는 기분보다 따뜻하고 폭닥한 머플러를 감고 있는 기분으로 살길, 정신이 붕붕 떠올라서 바닥이 닿지 않는 저릿한 기분보다 세상을 가뿟하게 나는 듯한 구름위의 나른함으로 살기를, 불안과 걱정으로 땅이 울렁이는 기분보다는 이렇게 사는게 재미진 삶 아니겠냐며 덩실덩실 발을 구르며 잔망스러운 걸음으로 나비처럼 팔랑거리며 살기를 그렇게 몸의 기억을 비틀어 또 다른 미친년의 역사를 이어 가 주길 바라게된다. 혼자서 못하겠다면 세상의 딸들 중 일부인 나부터 동참하겠다 손 번쩍 들어본다. ​​📖출판사 이야기장수를 통해 도서만을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5/48/cover150/k53213798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054879</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보듬어 줄 마음을 기대하는 사람들  - [쥬디 할머니 - 소설가가 사랑하는 박완서 단편 베스트 10]</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43147</link><pubDate>Wed, 11 Mar 2026 08: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431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034447&TPaperId=171431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33/33/coveroff/k832034447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034447&TPaperId=171431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쥬디 할머니 - 소설가가 사랑하는 박완서 단편 베스트 10</a><br/>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1월<br/></td></tr></table><br/>이 책은 작가의 타계 15주기를 맞아 대표 단편 10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구병모, 김연수, 박상영, 성해나, 최은영, 한강 등 31명의 소설가에게 작품 선정을 청해 가려 낸 작품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꾼들이 추려낸 것이기에 눈길이 간 것도 있었고, 오랫만에 문학 시간 작품 해설하는 듯 시대와 인물을 뜯어보며 저자가 진짜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추려보고 싶기도했다. 이거저거 독식하던 SF문학 말고 좀더 현실감 가득한 사람 이야기가 고팠겠지 라는 마음으로 고개 쭈욱 내밀고 들여다본다.​📖쥬디 할머니_ 말이란 건 좋은 거였다. 말을 하니까 한결 기운이 났다. 그래, 난 다시 울타리를 칠 수 있을 거야. 새로운 울타리를.말이란 좋은거라는 쥬디 할머니. 나는 이 단편을 읽으며 쥬디 할머니가 이야기한 말에 대해 그 의미와 전달하고자하는 바를 생각한다. 결국은 끝까지 들어봐야 알 수 있다는 걸 실감하게 만들었다. 할머니처럼 자신을 포장하며 사는 사람에게는 재력보다 상위에 있는 것이 평판이라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자신이 어떠한 실정인지는 중요치 않고, 어떻게 보여질 것인지에 대한 집착과 열망. 실체를 알아서는 안되고, 의도한 상태의 겹겹이  허상이 진실임을 바라며 사는 사람이다. 다들 쥬디 할머니같은 포장력을 갖고는 있으나 그게 얼마나 두텁게 이뤄진건지의 여부와 현실사이 간극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어린시절 적어둔 장래희망만 봐도 그러하다. 나는 무엇이 되고자하는 마음보다는 선한 어른으로 불리워지길 바란 사람이다. 나 또한 쥬디 할머니처럼 불려지는 것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던 얇은 귀의 인간이었다. 자존감은 자신의 속에서 피어오리기 보단 상대의 한줌도 안되는 입과 세치 혀에서 나온다는 걸 예쁘게 에둘러 말한 겪이었다. 결국 나도 쥬디 할머니랑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사람이니 정신차리라는 문장이었다. 이러한 삶의 과정이 티가 나도록 나를 에워 쌀 것인가 혼자만의 생각에서 그칠 것인가의 선택으로 삶의 둘레가 달라질 것임을 보여주는 인생 후반 예고편 처럼 눈앞에 그려지게 만들었다.그러니까 결국은 쥬디 할머니 같은 사람은 되지 말라는 따끔한 인생 회초리같은 첫 단락이었다.  ​📖애 보기가 쉽다고_ 맹범씨는 네 시간 전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의 모습이 얼토당토않다는 게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다. 방금 경험한 네 시간은 그가 여직껏 살아온 고르고 유연하게 흐르던 시간과는 전혀 단위가 다른 시간이었으므로, 그건 돈의 단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 때엔 사회에 혁혁하게 이바지 한다고 여기던 사람이었고, 지금은 와이프와 딸자식이 외출하며 두고간 손주를 케어해야하는 할아버지. 요즘 심심찮게 보게되는 황혼육아과정을 1985년도에 미리 그려낸 작품이다. 그 시절엔 황혼육아라는 말도 없었을텐데 점점 변해가는 세태와 함께 할아버지라고 애 보지 말란 법이 없으며, 점잖아보이는 어르신이 애 하나로 쩔쩔매는 과정을 그린다. 국회의원을 임했음애도 불구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노년과 어린 핏덩이를 잠깐이지만 돌보는 과정에서 돈과 체력은 기본 옵션처럼 느껴지는 한눈 팔 수 없는 과정을 그린다. 이게 할머니가 아니라 할아버지라서 더 미숙하고 두서없는 돌봄의 과정이다. 그래서 짠하면서도 어이 없도록 무식이 주는 당당함을 보게된다. 그 시절이라 가능했던 요청인건지, 정말 물정 모르는 해맑음의 요청인건지 의아한 순간도 상당하다. 집에 사람 부리면서 사는 노년이지만 집밖으로 나가면 모든게 돈이라는 것과 구걸이 먹힐거라고 생각하는 세상에 갇힌 우물안 개구리의 세상을 보여주며 살만큼 산 사람이라 한들 모든걸 다 안다고 여기며 살아선 안됨도 알려준다.세상에 본인 밥벌이가 제일 쉬운법이지. 경주마처럼 앞에 놓인것만 보고 그게 다라고 여긴 세상의 인간에게 죽을때까지 배우고 겪고 깨우치며 혼쭐 나 봐야 아는 삶임을 알려주고있다. ​📖해산바가지_ "딸이 딸을 낳으면 친정에서까지 면목이 없어야 하니?""그래, 그걸 몰라서 묻니? 그러니까 딸은 애물이고 어떡허든 아들은 있어야 한다는밖에."이야기 뒷부분에 나오는 해산바가지에 대한 진짜 뜻과는 별개로 내가 느끼는 제목은 해산(출산) 후 핀잔과 원망으로 긁히는 바가지. 이렇게 단어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뜻을 만들 수 있구나 감탄하게 만드는 단편이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세상이 변했다고 말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심상을 갖고 있는 분이 존재하고 있다. 세상이 그렇다. 내 맘 같은 사람은 없다. 당차던 며느리도 딸 낳았다고 기가 죽어 이불속으로 파고 드는게 시대다. 85년도 작품이니까 그보다 몇해 후에 태어난 나도 이 단편과도 같은 설움을 겪어낸 장손집 둘째딸이라 모를수가 없다. 아들이든 딸이든 둘만 낳을거라는 선언. 거기에 더불어 그 두번째 출산이 딸이라는 것. 이 모든 사건에는 여자들이 여자를 공격하고 있다. 당신도 어느 집의 딸이건만 저집 자식의 딸이 우리집의 귀한 아들과 결혼해 손주를 낳았는데 딸? 그럼 그 손녀도 태어나자마자 밉상 온상을 덮는 딸년이된다. 여자가 여자를 멸시한다. 당신도 귀한 집의 딸래미였고, 제 손으로 낳은 딸이 있다 해도 며느리와 손녀는 별개의 이야기인냥 날을 세운다.당신도 딸이지만 지금은 고고한 시어머니로서 자신보다 어리고 여린 여자의 마음을 도려낸다. 개망나니라도 아들이 좋은 사람들. 성질 까칠한 나로서는 아들놈로 인해 패가망신을 당해도 여전히 저 기고만장한 혀는 아들을 추켜세울 것 같아 사람은 고쳐쓸 수 없다는 옛말에 틀린거 하나 없다고 읊조리게 된다.  ​앞 부분이 손귀한 집안에 둘째도 딸을 놓은 며느리와 한껏 뿔이난 시어머니였다면, 이제는 중년의 며느리와 곧은 성정으로 존경했으나 지금은 치매로 감당하기 힘든 노년의 시어머니로 이야기가 넘어왔다. 치매를 얻기 전과 후로 나뉘는 시모 바라보는 마음의 변화. 딸을 줄줄이 낳더라도 한결같은 사랑으로 손녀를 키워낸 시어머니. 딸넷에 마지막 아들. 바라셨을 손주에게도 똑같은 사랑을 담아낸 감사한 사람이지만 노년과 병환은 이전의 기억을 잊게 만든다. 남들은 효부라 하지만 속에 악과 한을 품고 살게되는 일상들. 약을 먹어야 버티는 설움의 날들. 미워하다가 뭔일 날거 같아 시설에 보내기로하고 수소문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작고 쭈글해진 시모를 모시고 살기로 한다. 대신 효부라 불리우는 주변인들의 단맛 가득한 칭찬은 포기하며 미울때는 소리지르고 서로 악쓰기도하고 담아두는 것 없는 마음으로 곁을 지킨다. 당신은 시어머니를 존경하기도 했으며 미워도 해 본 사람. 그리고 당신은 또 누군가의 시어머니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진 사람. 며느리이며 시어머니를 겸할 수 밖에 없는 그녀들 속에서 배움은 가장 모자랐을지라도 삶의 가치와 사람을 대한 귀한 마음만은 차고 넘쳤던 여인이 진짜 대우 받아 마땅한 사람이니 독자들도 같이 마음을 모아 안타까운 생의 끝을 이해해달라고 동의를 구하고 있었다. ​<br>📖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_ 생때같은 목숨도 하루아침에 간데없는 세상에 물건들의 목숨은 왜 그렇게 질긴지, 물건들이 미운 건 아마 그 질김 때문일 거예요. 생각만 해도 타지도 썩지도 않을 물건들한테 치여 죽을 것처럼 숨이 답답해지네요. 죽는 건 하나도 안 무서운데 죽을 것 같은 느낌은 왜 그렇게 싫은지 모르겠어요.곁에 오래두고 싶은 이를 가장 먼저 보낸다는 것. 슬픔은 차고 넘치고 매 순간마다 그리운데 세상은 그래도 살아야되지 않겠냐며 속절없이 흐르게된다. 이 독백과도 같은 전화 통화는 한 두번 해본게 아닌 듯 가만히 듣기만하는 형님의 태도를 통해 어디다 풀데 없는 여자의 외침이 그려진다.아들의 죽음은 그 시절 청년들이 했던 학생운동에 가담자로 인해 이뤄진걸 알 수 있다. 자신의 아들 또래의 사내들을 키우는 형님과 친구. 자신의 아들이 살아있다면이라는 전제를 두고 이놈보다 잘난 놈은 없을거라 이놈보다 목숨이 아까운 녀석도 없을거라는 뉘앙스를 던진다. 친구 아들의 혼사도 쉬이 말하며 축하를 요청 할 수 없는 제새끼의 죽음이니 오죽하리오. 허름한 집에서 사지 육신은 있으나 제 의지로 움직이지 못하는 친구의 아들을 보며 비참함에 위로를 받겠거니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지거리 내뱉으면 곧이곧대로 받아 들을 놈으로 살아있고 곁에 있음에 부러워한다. 세상은 올바른 사회가 되도록 목숨을 내던진 장한 아들의 어머니라 하지만 그러한 타이틀이 슬픔과 그리움과 맞바꿔 줄 수는 없다. 상실은 그 어떤 것도 대신할 수 없으며 슬픔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완벽한 위로가 될 수 없다. 꺼이꺼이 울어도 보고 목이 쉬도록 부르짖어 그리움에 소리쳐보면서 슬픔을 눌러두고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이건 저자도 겪어본 삶의 상실이기에 단편 속 여인이 전화기를 붙들고 울컥울컥 쏟아내는 것과 친구에게 말하는 문장들이 꾸며내고 곱게 지어낸 슬픔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 짧은 이야기를 통해 저자 역시 슬퍼해도 되는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을 것 같아 그 시절의 저자를 앞에두고 맘껏 울라며 지긋이 눈을 맞추고 손수건이라도 손에 쥐어주고싶게 만든다. ​<br>📖도둑맞은 가난_ 이 동네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사니까 창피할 것 하나도 없어요. 아이들도 벌고 어른들도 벌고 노인들도 벌고,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살고들 있어요. 텔레비젼 놓고 사는 집도 있고, 며칠에 한 번씩 돼지고기 구워먹으면서 사는 집도 있고 아무튼 시끌시끌 노래도 부르고 낄낄낄 웃기도 하며 살고 있어요. 우리도 그렇게 살아요. 네. 우리식군 노인도 없고 아이도 없고 다 벌 수 있잖아요. 서로 기대지 않고 다 나가서 벌면 못 살 것도 없단 말이예요. 나는 이렇게 열심히 식구들을 부추겼다.가난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머니. 설득당하는 아버지와 아들. 가난하게 살 바에는 단명을 택한 가족. 찢어지게 가난함을 극복하는 대신 탓을 하며 목숨줄을 찢어내는 결론을 지어버린 것에 놀랍고 무서워졌다. 허영과 명예욕이 제 목숨줄에 칼을 들이밀 수 있는건 예나 지금이나 가능한 비극일 수 있다는 점. 곁의 누군가가 어떻게든 살아보자고 생의 의욕을 불태웠더라면 이 동네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사는 것 처럼 그렇게 지지고볶고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 세상은 응팔의 덕선이집 같이 복작거리며 살부비고 애틋한 관계가 그리 많지 않음을 보여줬다. 불행도 가난도, 동료에 대한 측은한 마음도 돈 한푼 아끼며 연탄 한장 아끼려 했던 그 마음도 누군가에게는 궁상맞음이었다. 하루하루가 걱정과 근심인 삶이 부잣집 아들래미는 꼭 한번 겪어봐야 할만한 가난의 현실 체험판이라는 걸 알았을 때 오는 허탈함. 상훈이 바라보던 시선의 온도나 입밖으로 내뱉던 말들이 어머니가 그토록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현상이었음을 생각하면 가난을 핑계로 이뤄지는 사람들 반응이 그들의 죽음을 에스코트하는 저승사자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_ 나는 그런 아픔이 부끄러운 나머지 틀니의 아픔으로 삼으려 들었고, 나를 내리누르는 온갖 한국적인 제약의 중압감, 마침내 이 나라를 뜨는 설희 엄마와 견주어 한층 못 견디게 느껴지는 중압감조차 틀니의 중압감으로 착각하려 들었던 것이다.언제는 가장 편하고 한몸처럼 느껴졌던 틀니가 어느 시점부터 가장 불편하고 성가신 존재가 되어버린다고 느끼는 과정. 내 일부라 여기던 이전과 달리 빼내어 버리니 날아갈듯 편한 현재. 그녀에게 틀니는 본인을 투영하고있었다. 원래 그러했다는 듯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던 일상이었다. 말단 공무원의 아내, 딸아이의 엄마, 또래 아이엄마를 둔 비슷한 처지의 이웃. 딱 여기까지는 윗니 아랫니 맞물리듯 빈 곳 없는 그녀의 삶의 반경이다.헌데 소식 끊긴 친오빠가 간첩이되어 남파된다는 소식은 갑자기 앓게되는 부어오른 치아와 잇몸처럼 수시로 그녀를 거슬리게한다. 수사기관에 끌려가 조사를 받는 일상, 남편의 승진마저 물건너간 허탈함. 나보다 못한 처지라 여기던 이웃의 애엄마는 아픈 딸을 데리고 남편이 있다는 미국으로의 이민. 어느하나 온전치 못하고 어그러지며 이탈해버린다. 그러니 빳빡하게 고정되어있던 틀니마저 온전함이 거슬리게되는 상황이다.하고픈건 하나도 안 이뤄지며 다 떠나고 어그러지는 과정 속에서 자신만 온전한데 이 온전함이 가당키나 하냐는 듯 훌렁 빼내어 속이라도 시원해하며 허탈함도 같이 마주한다. 별거 아닌거 같은데 내 삶에 오니 별거가 되어버리는 처지. 자신이 겪는 고통의 물질이 손바닥 위에 올려진 틀니 정도의 무게라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지만 얄짤없이 틀니를 제외한 세상의 무게가 자신이 감내해야만 하는 죄책감으로 받아들이게된다.​내용이 길지 않아서 머리 쓸 일 없겠거니 생각했으나 딴세상 이야기 같지도 않아 다음 소설로 넘어가는 시간이 더디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출간 연도가 기록되어있는데 전부 내가 태어나기 전후에 쓰여진 작품이라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30-40년이 지난 이야기인데 여전하리만큼 세상은 책속의 그들처럼 많이 아프고 지쳐있다. 소설속의 이야기에서 그치길 바랐을텐데 책 밖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가난과 죽음, 타인의 시기와 세상을 향한 원망이 서려있다. 시대상이라 하고싶으나 한 시절로 끝나지 않음을 느낀다. 그래서 여전한 세상에 박완서의 글이 사랑받고있나보다. 남겨둔 글이 몇십년을 지나 지금도 위로받고 있는 현상을 보니 이 시대는 끝끝내 변하지 않을 듯 하고 사람들은 지쳐있으며 위로를 기대하고있다. 보듬는 마음은 갈구하진 않지만 기대하는 사람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오랜 CM송의 한 문장처럼 사사로운 개인사 오픈 없이 찰떡같이 알아주는 단편들이 더 있을거라는 기대감으로 내가 미쳐 읽지 못한 전작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33/33/cover150/k832034447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333321</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 [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29240</link><pubDate>Wed, 04 Mar 2026 09: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2924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01&TPaperId=1712924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75/70/coveroff/893643990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01&TPaperId=1712924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a><br/>김유나 지음 / 창비 / 2026년 01월<br/></td></tr></table><br/>사기와 배신, 침묵과 공모 같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며 자신과 세계를 동시에 속이려 한다고 전했다. 더 나은 삶이 아닌 덜 거짓된 삶을 향한 것에 중점을 두었고 가족, 사랑, 노동, 돈, 계급 등 이러한 삶의 조건이 인물에 씌워졌을 때 책속에만 있는 것이 아닌 사실감 넘치는 주변인이 되어 이야기의 집중도를 높이며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 인냥 내 세상에 자연스레 스미게된다.<br><br>📖이름 없는 마음_ 굽은 어깨로 처마 아래서 비를 피하며 '지겨워'와 '미안해' 사이를 오갔을 현권의 마음. 그 마음만은 분명히 내가 알고 있는 것이었다.누나의 시선에서 남동생은 제 한입 건사하지 못하는 모지리로 보여진다. 준희에게 현권은 그런 존재다. 저놈이 어디가서 사람구실이나 할까 싶어하며 전여친에게도 호구잡히는거 같아 밑빠진 독에 물 붓기인 듯한 챙김과 보살핌같아 저놈을 어찌해야하나 라는 생각만 가득하다. 스스로 살아가는 걸 터득하게 하고는 싶으나 시선 밖으로 나가면 되려 준희가 불안해져 근처에 거처를 마련해주고 가장 기초적인 의식주에 대한 해결을 준희의 멋대로 꾸려둔다. 이게 누나의 소임인냥 생각했고 이렇게 해야만 어디가서 밉보이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모든걸 자초한다.하지만 준희의 마음과는 다르게 현권은 부담과 거추장스러움을 비친다. 이건 누굴 위한 친절이고 누굴 위한 배려의 결과일까. 요청 한 적 없는 선의와 짐짓 예상하고 미리 선수치듯 자초하는 마음은 수요없는 공급이며 결과보단 과정에만 뿌듯해하는 나눔을 통해 정착되지 못한 마음만 둥둥 떠다닐 뿐이다.​📖너 하는 그 일_ 넘어지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거라곤 내리막을 달려 곤두박질치는 일뿐이었다.제법 긴 기간 하고있는 공부. 시험이 끝난 뒤 물류센터에서 일을 하며 생활하는 태은. 같이 살진 않는 엄마의 안부와 함께 이어지는 엄마와의 일터 동행. 태은에게 엄마는 이해하려해도 이해안되는 사람이다. 엄마는 함께사는 남자들에게 제대로 된 대접한번 못 받는 사람이었다. 태은의 친부에게도, 친부가 죽고 만난 아저씨에게도 하대받지만 엄마는 원래 나쁜 사람은 아니라며 그들을 옹호하는것이 마뜩잖을 뿐이다. 물류센터에서 도망 치듯 엄마도 엄마의 삶에서 도망이라는걸 시도했다면 태은이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을까. 측은과 못마땅, 울화까지. 엄마가 남자들에게 도망치지 못하는 것, 태은역시 될거라는 기대감으로 가채점과 커트라인 속에 메여있는 과정은 결국 둘다 멈추지 못해서 곤두박질이라도 치고있으니 어쩔 수 없는 그 엄마의 그 딸이라는 결론밖에 없었다. <br><br>📖부부생활_ 근데 일이란 게 다 그런 거 아니야? 각자의 사정에서 할 일을 하는 거지, 내가 대통령도 아니고 사명감은 무슨.학원을 운영하는 구영수. 병원생활을 하던 어머니는 아들인 영수보다 요양보호사였던 진희와 더 오랜 시간 함께한다. 짝이 없던 영수는 어머니가 자신과 진희를 맺어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호감을 넘어 혼인신고까지 하며 함께 남은 생을 이어가기로한다. 사명감이 아니라 제 몫의 일을 했을 뿐인 진희. 영수가 반하게된 타이밍. 어떻게 빠지게 되는지는 각자의 시나리오에 어떻게 끼워맞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고있었다.<br><br><br>📖부부생활_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는 사실. 서로의 인생을 완벽히 저당 잡았다는 사실. 네가 나를 망하게 할 수 있다면, 나도 너를 망하게 할 수 있다는 불안한 사실이 주는 안정감. 그 결속을 이뤄낸 성취감으로 구영수는 살아 갈 수 있었다.학원 운영이 잘 되던시기도 있었고, 요양보호자의 직업을 갖고있는 진희와 맞벌이를 하며 살아가며 집안을 어떻게 돌볼지에대한 여느 부부와 같은 생각와 의견 충돌.  같이 경제활동을 하지만 누구의 소득이 많으냐에 따라 살림살이의 비중을 재게 되는 순간까지.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소득의 격차는 영수에서 진희쪽으로 넘어가게되는 과정. 어느 집이든 다 있을법한 고민에서 한단계 진화된 그들의 결론. 부부 일심동체가 이 대목에서 나올줄은 몰랐지. ​<br>📖내가 그 밤에 대해 말하자면_ 그래서 나는 믿기 좋은 만큼의 진실만 말해야 피곤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완벽하게 배웠기 때문이다.기억은 내가  갖고 싶은 대로 남겨지고 편집되어진다. 이 왜곡의 과정은 결국 내가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기운다. 엄마와 함께 낯선 동네 낯선 집으로 이사를하고 그곳을 꾸리며 살아가면 그래도 행복할 거라는 믿음을 갖게 만든다. 하나씩 꾸려간다는 기쁨은 행복을 재정비 한다는 기쁜 착각을 하게하지만 그곳은 결국 함께가 아니라 엄마 좋으라고 꾸려진 세상이었다는 것에 씁쓸함만 남기게한다. 보고 들은 것을 모두 말한다면 그 밤을 몇번이며 복기하고 진술해야한다는 걸 터득한다. 이딴 사건에 덜 휘둘리고 덜 엮이고자 한다면 보고도 못본척 들어도 못들은척 그렇게 자체적인 필터링을 통해 묶어두고 덮어두는게 내 숨구멍을 지키는 일임을 보여주는 아주 깔깔한 세상의 이치였다.​​​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이 모두 정답이 아니라는 것. 이건 백마디 말을 한들 와닿지 않는다. 주변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거울치료가 이뤄져야 좀 더 명확하게 와닿고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내가 옳다고 여기는 것은 누군가에게 고려되지 않던 예시 중 하나일 수가 있다는 점은 어떠한 관계이든 예외는 없음을 보여준다. 삶의 방식이 완벽히 다른 누나와 남동생 사이. 잘 알고 지낸다 여기던 대표와 직원, 서로의 삶을 이해못하는 엄마와 딸, 더 좋은 여건에서 살길 바라는 부모와 자식, 평생 다르게 살다가 부부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부부 사이. 이들은 가장 가깝고도 가장 잘 알고 있는 서로임을 자부하지만 속내를 알기는 어렵다는 것. 가장 가까운 사이이지만 드럽게 안 맞는다는 사실 또한 꽤나 씁쓸하고 텁텁한 결론을 주기도 한다.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다 모르는 것들이라는 건 심히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너무 가까워서 미쳐 보지 못했던 시야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수월하기도 하다. 살짝 멀어져야 보이는 관계도 있다는 것. 너는 내가 아니니 나도 너로 살 수 없다는 걸 잊을 때마다 상기시켜야한다. ​그래서 '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만이라도 알고만 싶어진다. 보여지는 것 만이라도 또렷하게 알고 싶다는 말이기도 하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75/70/cover150/893643990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757031</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