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책방놀이터˘◡˘  (다정한곰님 서재) &gt; 마이리뷰</title><link>http://blog.aladin.co.kr/767251184/category/1227371</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ue, 21 Jul 2026 19:43:11 +0900</lastBuildDate><image><title>다정한곰님</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672511842122209.jpg</url><link>http://blog.aladin.co.kr/767251184/category/1227371</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다정한곰님</description></image><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남겨질 아들 걱정만 가득한 아빠의 마음들 - [안녕, 피터팬 - 중증자폐인 아들을 두고 떠나는 시한부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81911</link><pubDate>Thu, 09 Jul 2026 08: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819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92130273&TPaperId=173819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5/80/coveroff/k09213027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92130273&TPaperId=173819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안녕, 피터팬 - 중증자폐인 아들을 두고 떠나는 시한부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a><br/>전경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06월<br/></td></tr></table><br/>현실의 나는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개딸들인 성시원, 성덕선이기도 했다. 극중 그녀들이 결혼 할 때 아빠를 살피며 구두 안에 휴지를 쑤셔넣거나, 엄마의 갱년기가 걱정되서 퇴근하자마자 집구석에서 끄집어내 엄마의 세상구경을 동행하는 삶을 살아왔기에 별거 아니다 싶은 가족의 일상에도 감정이입이 심하게 들어 울컥하는 순간이 허다하다.(그래서 응답하라 시리즈 후반부는 남편이 못보게 한다. 몇년을 똑같이 봐도 우는게 어이없어 웃기기도 하면서 짠하다고 했다) <br>드라마가 그러한데 실존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오죽할까. 그래서 나는 MBC에서 했던 휴먼다큐 사랑을 제대로 끝까지 본 적이 없다. 이승환 님의 노래인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의 가사같아서 차라리 이게 허구의 소설같길 바란적도 많다. 이 프로그램이 없어져서 내 눈물샘은 안정기를 찾았다고 여겼는데 그간 적립해 둔 눈물 댐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 왔다. 브런치를 통해 알게되었고, 책을 손에 쥔 후에 다시금 정독하는 이야기들. 실화탐사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상화 된건 가장 마지막에 보게되었다. 실화라서 더 밉게만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끝이 보이는 사랑의 기록같아 얄궂게만 느껴지는 현실. 이 모든 순간을 만약이라 가정하며 나로 대입해 보더라도 도저히 감당 하거나 버티기 어려울듯 한데 그걸 해낸 세월까지. 욕심을 부려서라도, 아버지의 손바닥 생명선 주름을 손톱으로 억지로 긁어내어서라도 생의 시간을 벌어보고싶었다. 온갖 미신이라 해도 안 될걸 알면서도 일단 해보자는 그런 마음으로 그들의 시간을 덧붙여보고 싶은 마음에 두꺼운 책을 단숨에 읽어삼켰다.​내리사랑이라 해도, 이 마음이 휘둘림 없이 진득하고 곧게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 이 관계가 치사랑이었다면 이도록 긴 시간동안 이어 질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 그리고 그게 나였다면, 나의 부모였다면으로 설정을 옮겨두었을 때 나는 완벽하게 그들은 보필 할 뚝심이 있을까 싶은 의심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 가면서 계속 나에게 되묻게 만들었다. 나라면 그리 할 수 있을지, 나라면 도망가려 하지 않을지. 닥쳐온 현실이 아니라 그런지 그 어떤 것도 확신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무서웠다. 나는 절대 피터팬의 아버지같은 사람이 될 수 없을까봐.​1부 아빠의 날들은 꼭두에게 전하는 당신의 시절 이야기들이었다. 끝이 보이는 시점에서 그간의 세월을 이야기 하지만 슬픔으로만 이어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꼭두 녀석에게 툭툭 뱉어내는 제법 반짝였고 빛나던 시절부터 20년 넘게 이어오고있는 나홀로 아빠의 세상을 별게 대수라는 듯 휙휙 일상을 던져둔다. 별게 다 별스럽다는 말이 이런 상황에 쓰이는게 맞을까 싶지만 아버지니까 해야지 별 수 있겠냐는 듯한 태도로 그 시간을 먹어 삼켰다. 나 아니면 안될 일이었고, 나 아니면 못할 일이라고 받아들이기까지의 현실 부정의 감정보다 내 몫으로 품에 안아든 자식의 생이라 당연하다 여기며 품에 안아든 시간이 가득했다. <br>📖공주 종가 마지막 김장_ 작년에는 엄니와 아들이 함께한 마지막 종가 김장. 올해는 처음으로 나 혼자 한 진짜 마지막 종가 김장이 끝났다. 이거 아들이 다 먹기 전에 그놈 살 곳 찾을 수 있겠지?자신의  일생이 얼마 남지 않은거? 그건 모르겠고, 내새끼 입에 들어갈 것부터 걱정하는 사람. 잘먹는거 좋아하는거 미리미리 곳간 비지 않게 쌓아두어야 마음이 편한 사람.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모친의 작고로 인해 비어버린 아쉬움을 넘어선 걱정이었다. 제 입맛을 닮아 아들녀석도 직접 만든 종가의 김치만 먹어치우는 놈이 아버지 없는 순간보다 밥상위에 있어야할 아빠 김치가 없는걸 더 빨리 알아차리게 될까봐 근심이 커지는 것. 이왕지사 그리 된다하더라도 아빠 김치 없이, 아빠 손길 닿지 않는 곳이라도 살데가 있다면 이 없이 잇몸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배추에 양념 치대듯 발라두고 있었다. 결국 자식놈 입에 풀칠 걱정이었다. 당신 몸 아픈 것보다 마음이 아픔이 또 이겨먹고있었다. <br>📖모진 결심 그리고 반전_ 아무리 용써봐도 길이 없잖아. 더는 아들 살 곳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탈출구. 뿐만 아니라, 시간 맞춰 미리 119 불러 놓으면 되니까, 더는 고독사 따위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 확실한 탈출구. ... ...  차라리 가해자 할게.이 이야길 참 많이 들었다. 칼럼, 에세이, 사회면 기사, 건너건너 아는 지인의 이야기들까지. 결국 끝은 그게 맞는걸까 싶으면서도 나는 그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는 남이니 겪어보지 못한 방관자로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미연의 방지를 빙자한 참견도 쉽사리 해서는 안 될거라 여겼다. 그래서 이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어찌 해주지 못하는 입장이 매번 송구스러울 뿐이었다. ​2부 아들의 날들은 영원 할 것 같았던 아빠의 손을 벗어난 채로 스스로의 시간을 살아갈 세상을 꾸려두는 이야기였다. 시간을 더디게 먹는 아들. 아직도 아이의 시간을 사는 다 큰 성인의 아들을 두고 먼저 가야만 하는 생의 시간. 아버지도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도 다 아는 현실이다. 아들의 시계가 더디 움직이는 만큼 아버지의 시간은 붙들어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끝이 보이는 것 같아 독자들은 애가 닳는다. 혈연 지연으로 부탁을 할 수 없기에 피터팬 같은 녀석이 네버랜드라는 곳에서 행복 하게 발 딛고 살 수 있는 곳을 꾸려주고 가고픈 마지막 소원. 영생을 바라는 소망도 아니고, 벼락부자를 바라는 욕망의 바람도 아닌데 이게 그토록 어렵다는걸 모두가 알고 있어 나 또한 이 소원에 욕심을 더해보게 만든다. <br>📖생을 기록하게 된 사연_ 가끔은 내가 연기 천재 아들에게 속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을 때도 있긴 해요. 아빠라는 말도 해 주지 않는 아들. 그러니 속에 있는 마음을 뱉어 낼 줄도 모르고, 저자의 말을 제대로 알아먹었는지도 모를 표정과 표현들. 헌데 가끔씩 표정 너머의 진심을 보기라도 한 것 마냥 행동하고 시선을 맞추고 있노라면 이 녀석은 아빠의 언어 대신 또 다른 언어로 아빠를 봐주고 자기의 시간을 살아가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한다. 다만 저자는 그 언어까지 알고 싶은거지. 모르고 지나쳐서 서운했을지도 모를 아들의 표현들 하나하나까지 다 알아주고 반응해주고 싶으니까. 그래서 이 병이 야속하고 얄궂게만 보인다. ​📖가을소풍, 선사문화축제_ 종일 아들 손을 쥐고 있느라 저릿저릿한 지 오래인 손부터 해방시킨 후, 탈진한 듯 거실에 주저앉아 순식간에 소주 한 병을 비운 아빠. 어머니에게 한마디를 남기고 그대로 잠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손을 뿌리칠까, 아빠가 손을 놓쳐버릴까 불안한 마음. 그래서 손이 쥐가 나는것도 모자라 퉁퉁 붓도록 꽉 쥐고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것. 쉽사리 찾지 못할거라 짐작하는 마음보다, 여린 아들이 혹시나 자길 버린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까봐 안간힘을 다해 붙들어 메어 놓게 되는 간절함.집안에만 가둬 둘 수 없기에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싶지만 또 한편으로는 세상속에 날아가다 숨어버릴까 심은 조바심 가득한 마음. 아빠가 제원이 뒤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온통 양가 감정으로 가득했다. ​보호자 없이도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사회. 가족이 없더라도 세상 사람들 속에 섞여서 사는 것에 우려의 시선을 주지 않아도 되는 사회. 설령 가족과 부모가 포기를 하더라도 세상마저 포기라는 선택지를 두지 않는 사회. 중증 자폐스펙트럼장애인의 시간이 더디게 간다 한들 현실의 공동 돌봄에 있어선 앞선 발걸음으로 그들에게 마중 갈 수 있는 여력이 주어지는 사회가 있긴 할까? 변하긴 할까? 될 수 있을까? 확신보단 의심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내가 살아온 시간에는 이러한 일들을 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확신보단 의심이 더 컸던거 같다. ​​누구든 홀로 자신의 세계를 꾸려야한다. 그건 장애가 있건 없건 남겨진 이가 겪어내야하는 삶의 과정이다. 각자가 쥐고 있는 생의 시간은 정해져있고, 모두가 한날 한시에 눈 감을거라는 엔딩 또한 없기에 차곡차곡 쌓아두듯 대비를 해야했다. 다만 장애를 가진 이가 불안 없이 살기 위해선 좀 더 견고한 네버랜드가 필요하다는 걸 확실하게 알려주었다. 감성에 호소하기보단 현실을 다 드러내어주었고, 그로인해 돌봄이 얼마나 중요한지, 혼자선 해 낼 수 없는 처치이며, 복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발달장애 경도에 따른 환경 조성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조례는 얼마나 세분화 되어있는지를 간추린 뉴스가 아니라 실제로 체감하는 이의 목소리를 통해 들었다. 필요가 아니라 당연시 되어야함을 외면했었다. 나역시 이러한 일이 생기지 않을거라고 확신하듯 모른척하고 산 사람들 중 하나였으니까. 저자가 꼭두에게 말하던 이야기들. 많은 사람들이 외면한게 아니라 몰라서 시선을 두지 못했던 거였다. 빼곡하게 들어찬 콩나물시루같은 사람들 틈에 껴서 아등바등 살다보면 내 발치에 닿은 일들만 쳐내기 급급하니 돌아볼 새가 없어 몰랐던거였는데, 방송을 통해서 알게된 이들은 되려 미안함을 드러냈다. 모르고 살았고, 알아보려 하지 않았으며,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안들에 그제서야 주목했고 머리를 맞대며 방도를 찾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피터팬은 열심히 적응해가고 있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꾸리고 있는 중이다. 욕심을 더 부려 본다면 피터팬의 아빠 마저도 좀 더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부질없는 기대인걸 알지만 차도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 한줄이라도 올라오길 바라게된다. <br>모든 이들의 삶이 해피엔딩이길 바라며 내일을 꿈꾸겠지만 나는 안 되는 건 안된다고 믿는 사람 중 하나다. 야박하다는 듯 눈을 찌푸려 보아도 어쩔 수 없다. 다만 당연해야하는 가장 기본적인 삶의 수순에서는 예외를 두고 싶다. 욕망을 그득하게 쌓아 부귀를 누리는 엔딩 말고, 이른바 먹고사니즘에 대해서는 불안한 사람이 없길 바라게된다. 남아있을 그들이 아니라 남겨두고 갈 그들이 걱정하지 않을 만큼 마음을 헤아려주고싶게 만든다.​<br>📖출판사 이야기장수를 통해 도서만을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하였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5/80/cover150/k09213027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58047</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푸른밤 꾹꾹 눌러쓰는 일기같은 에세이 - [일상주의자의 감각 -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사소한 기적들에 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76269</link><pubDate>Mon, 06 Jul 2026 08: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7626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92130878&TPaperId=1737626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05/37/coveroff/k19213087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92130878&TPaperId=1737626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일상주의자의 감각 -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사소한 기적들에 대하여</a><br/>김이나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06월<br/></td></tr></table><br/>나는 글로서 사람을 다독이는 사람을 좋아한다. 말보다는 글로 전하는 온도가 더 오래 유지됨을 느껴서인지 에세이를 쓰는 사람, 노랫말을 쓰는 사람들에게 애정이 간다. 그래서 저자의 문장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우주가 소멸해갈 때_ 우리가 한 시절을 쏟아 만든 무언가가 허물어지고 사라진다 해도, 우리가 쏟은 시간과 경험치, 기억 들은 소멸하지 않는다.별로 남겨진다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자.그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갉아 먹히다보면 내가 없어 질 것 같다는 무서운 생각. 온전히 껍데기는 존재하겠지만 심연의 나는 모조리 휘발되고 진짜 나는 없는, 의무감으로 생을 이어가는건 아닐까 하는 무서운 생각을 하게된다. 이게 다 잡념같다 생각 하겠지만 고민이 많고, 잘 하려고 애쓰다보면 존재의 이유가 없어지곤 하더라. 무엇때문에 열심히 살았는지, 어떠한 목표가 있어서 아등바등했던건지, 이 순간이 끝나면 나는 또 무엇을 기대하며 살아야하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어떠한 이도 명확한 답을 내어주진 않는다. ​<br>📖그 시절의 나를 아는 사람_ 지금도 불완전한 나라서 불안한데 더 불완전했던 나를 잘 아는 사람.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를 반갑게 대해주는 사람.처음 만났을 때의 나를 또렷하게 기억 해 주는 사람. 시간이 흘렀고 모든게 변했음에도 여전한 그 장면을 꺼내어 주는 사람. 과거의 호칭을 듣고있노라면 여전히 나는 그 시절로 돌아가 막내노릇을 해야 할 것 같으며 괜한 투정을 부려도 모든게 허용이 될 법한 기운을 얻는다. 든든한 믿을 구석이 있던 그 시절로 말이다. 저자를 아직도 '이나 대리'로 부르는 사람이 있는 것 처럼, 나를 여전히 'OO 매니저님', 'OO실장님'으로 불러주던 그 때. 이름은 하나여도 별명이 서너개인 동요 '내 동생' 처럼, 나를 불러주는 이름 아닌 호칭들에게서 잊고 지냈던 나의 시절들을 만날 수 있어 고마울뿐이다.나도 잊고 있던 나의 시절을 기억 해 주는 사람, 나는 그 사람에게 여전히 그런 존재라는게 뭉클해진다. <br>📖지금 내 자리가 무겁게 느껴질 때_ '나 이 자리 너무 부담스러운데?' 싶을 땐 자꾸만 작아지는 나 자신이 아니라, 당신을 그 자리에 앉힌 큰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돌려라. 내가 작아 보이는 건 내 생각일 따름이고, 나보다 오래 일한 큰 사람들이 그 자리에 나를 앉힌 타당한 근거와 이유는 분명히 있다.어릴때엔 어떻게 해서든 위로 올라가려고 아등바등거리고 닿지 않는 높이의 것을 움켜쥐고자 손에 쥐가 날 정도로 뻗게된다. 헌데 어느정도 나이를 먹고 연차가 쌓이고, 그 분야의 고인물이 되다보면 뚜렷하게 두각을 드러내기보단 안주하려하고 튀기보단 숨기 바쁘다. 길고 얇게 가자는 얕은 숨으로 연명하는 삶을 고수하게된다. 이제는 아는 것이다. 직급이 높아지면 책임을 져야하는 범위가 넓어지고, 윗 사람들보다 아랫사람들이 많아지면 방패가 되어야하는 경우가 늘어난다는 것. 내 몫의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목숨줄까지 쥐고 있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건 아무래도 무겁고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나이만 먹는 어른이 아니라 제대로 된 어른은 그게 어렵고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내 몫의 것이 아니라 타인의 것까지 책임지기엔 스스로의 그릇이 작다 여기게되고, 한 순간의 결정이나 한 마디의 말로 타인의 기회를 빼앗아버리는 상황이 무서운 것이다. 그렇다. 진짜 어른이 되는 과정은 늘 무섭고 회피를 반복하게된다. 나를 둘러 싼 주변인들의 생의 순간까지 역량을 끼치는 존재가 되니 매일매일이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늘 느낀다. 내 그늘이 되어주는 사수나 부서장이나 든든한 어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의 바람으로 나는 오늘도 내 깜냥보다 높은 듯한 위치에서 까치발로 서서 종종거리는 삶을 살게된다. <br>📖상사님들에게_ "수고했어요. 잘했어요."라는 말이 꼭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이런 말이 필요한 날, 이런 말에 기댈 수밖에 없는 날, 그 밑에는 얼마나 많은 일들과 마음이 깔려 있을까.어릴 때엔 밥만 먹고 똥만 싸도 잘했다고 칭찬받고 기특하다 여겨주는 시절이 있지만, 나이가 들고 이것저것 아는게 많아 질 수록 그러한 말을 듣는 횟수가 줄어든다. 뭔가 칭찬의 역치가 된 것 마냥 내가 어릴 때 받아온 칭찬과 격려의 말을 고스란히 타인에게 갚아주어야 하는건가 싶은 상황이 계속된다. 그 횟수가 0이 되면 그나마 중간의 삶인거 같고, 받아 온 것보다 뱉어내는 고운 말이 더 많아져 마이너스 수치가 되면 그래도 괜찮은 삶과 그럴듯한 어른으로 가고 있구나 싶기도 하다.아무리 그렇다 해도 나도 사람이다. 잘한다 잘한다 해주면 더 잘 하고싶고, 고맙다 소릴 들으면 배로 갚아주고픈 마음으로 세상을 마주하게된다. 별거 아닌 말 같아도 이 한마디가 고함량 비타민이라도 된 것 처럼 나를 다시 쌩쌩하게 만드는거 보니 여전히 나는 칭찬이 고프고, 인정이 그리운 사람임을 느낀다. 나도  이런데 내 앞에 있는 댁들은 오죽할까. 입 밖으로 내뱉는 아부와 아첨처럼 보여도 우리 이거 흔하게 써먹자. 내가 듣고 싶은 만큼 말해보면 돌고돌아 나도 그런 소릴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나 그런 말 디게디게 듣고 싶은 엄청 허술한 사람으로 보이겠지만 그게 나인걸 어쩌겠어. <br>📖노예병 말기_ 다정과 사랑은 디테일에서 온다. 그런데 그 디테일을 챙기기 위해서는 체력도 중요하다.누군가에게 사랑을 전파하려면 내 몸이 건강해야 하고, 아주 좋은 컨디션일수록 양질의 사랑을 전달해줄 수가 있다. 체력에서 태도가 나온다는 걸 나이먹을수록 느낀다.하긴, 다정도 체력이더라. 베풀고자 하는 마음도 내 그릇이 넘치거나 쏟아지지 않았을 때에 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걸 수시로 느낀다. 내가 행복해야만 그 기운을 온전히 타인에게 밀어 넣어 줄 수 있음을 실감하게된다. 내가 즐거워야 시선과 말투, 말의 온도가 부드러울 수 있다는걸 아는 나이가 되어서인지 나란 놈의 배터리를 늘 완충모드로 유지한 채로 살려고 애쓰게된다. 내 에너지를 급속 충전기 삼아 타인에게 나누게 될 지라도 일단 내가 완충 상태여야 뭐든 가능하다는 것. 이 또한 노예병 처럼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려는 심산으로 보일지라도 다정의 순간이 나는 너무 좋더라는거지.그렇네, 다정도 병이네. 쉽게 고칠 수 없는 중병. <br>📖덕질의 쓸모_ 걱정과 달리 그들은 남들보다 더 행복하고 따뜻한 온도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무언가에 깊이 빠지고 한참을 좋아하고 후회없이 즐기고 가득 행복해 하는 것. 그게 무엇이 되었든 그러한 과정 하나만으로도 사는게 재밌어지고 내일이 기대되는 삶으로 바뀌더라. 음악을 좋아하는 삶도 나고, 책을 사랑하는 삶도 나이며, 커피를 즐기는 시간도 나의 일부이고, 사색과 산책을 즐기는 것 또한 다양한 각도의 나라는 것을 안다. 회사-집-회사-집만 오가는 것 같아도 틈틈이 내가  누릴 수 있는 최대치의 행복은 긁어 모으는 것. 더 잘 살려고 가장 나약한 부분의 숨구멍을 뚫어 놓는 방식. 누군가는 그게 쓸모 없는 일 처럼 보일지라도 적어도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생존방식이라는 걸 느낀다.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가장 빠르고 깊이있게 누릴 수 있는 행복 회로. 내 돈 벌어 내가 쓰고, 내가 즐긴다는데 누가 뭐라 할 것이야. 덕질에 이만큼 쓰고, 저만큼 돈 벌면 삶의 본전치기 정도는 될테니까 무엇이 되었든 어떠한 방식이 되었든 덕질 하는 삶에 나를 푹 절여놓고 사는 순간도 있길 바란다. 해보니까 겁나 행복하더라는 후기를 전해본다. <br>📖우리의 엔딩은_ 인생은 눈감을 때까지 끊이지 않는 이야기이다.누구도 함부로 결말을 말할 수 없다. 그 주인인 당신조차도.어떻게 엔딩이 날지 몰라 재미있고, 떄로는 두렵고, 그럼에도 다시 설렐 수 있는 게 삶이다.계속 연재되는 작품이며, 때로는 휴재도 하지만 절판 될 일 없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나 또한 내가 써 내려가는 이야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으며 독자가 한명이라도, 아니 조회수가 0이 된다 할 지라도 꿋꿋하고 담담하게 계속 써야하는 이유가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시키진 않았으나 자발적으로 해야만 할 것 같은 생의 기록물이기도하며 이게 있어야만 이놈 잘 살았구나 싶은 증거자료가 되지 싶다. <br><br>내가 미처 챙겨 듣지 못한 라디오같은 느낌을 받는다. 매주 매주 게스트가 나오는 데일리 코너 말고, 주말 밤에 우리끼리 이야기하는 그런 시간 같은 순간을 마련해 주는 게 이 책이었다. 나완 다른 세계에서 살 법한 방송인이 아니라 나와 같은 일과를 공유했을법한 출퇴근도 해본 직장인의 동질감?인간관계에 고민도 많았고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동료이자 선임이었지만 지금은 퇴사한 상태라 동네 언니로 남은 그런 사람과 늦은 밤 위스키와 커피를 같이 파는 곳에서 테이블에 얹어진 작은 스텐드 불빛을 멍하니 보며 그간 있었던 설움을 쏟아내는 동생이 되어버린 느낌(너무 구체적인가?)암튼, 저자는 나에게 그런 언니미 낭낭한 사람이며 몇번이고 똑같은 내용을 듣더라도 지루하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였다. 딱 그정도의 과하지 않은 다독임으로 알아서 바닥을 짚고 일어 날 수 있도록 진득한 시선으로 봐주는 듯한 사람. 그래서 '나, 언니가 손 잡아주지 않아서 알아서 일어났다? 나 기특하지? 멋지지?' 라고 으시 댈 수 있도록 응원과 위로를 요리조리 찔러주는 이야기로 나는 그리 유별나지 않은 놈임을 확정지어주는 느낌이다. 그래서 고맙다. 손에 쥘 수 있는 에세이 하나로 내가 일어 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으니 바닥에 주저앉아버려 축축해진 엉덩이 탈탈 털고 일어나도록 해준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05/37/cover150/k19213087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053798</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머지않아 만나게 될 건조한 세상이야기 - [보그나르 주식회사 - 김동식 AI 초단편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71174</link><pubDate>Fri, 03 Jul 2026 08: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711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037968&TPaperId=173711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41/91/coveroff/k88203796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037968&TPaperId=173711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보그나르 주식회사 - 김동식 AI 초단편선</a><br/>김동식 지음 / 요다 / 2025년 02월<br/></td></tr></table><br/>AI를 주제로 한 초단편선 모음집. 역시나 분량 채우기 식의 늘어지는 것 없이 굵고 짧고 선명하게 적혀있다. 열여덟 편의 초단편선은 AI 관련 제품과 기술을 사용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먼 미래라 단정 짓지 못할 만큼 근간까지 다다른 현상과 그걸 내다보는 저자의 안목까지. 집중 못할 거 같은 상황에서도 그가 내어놓은 이야기라면 자동 노이즈캔슬링 상태로 만들어버림에 감탄하며 단숨에 읽어냈다.​📖라이프 리플레이_ 라이프 리플레이가 우리에게서 발산을 앗아갔습니다. 표출과 저항, 그리고 중요한 '썸띵'을 앗아갔습니다. 화를 참고, 욕망을 참고, 부조리를 참죠. 집에 가서 리플레이로 해소하면 되니까. 이게 정상입니까? 역사상 인류가 이토록 심하게 거세당한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당장 눈 앞에 일어난 일에 대한 후회는 꾹꾹 눌러 둔 채 집에 가서 리플레이하듯 하루를 되감기하여 제멋대로 스토리를 다시 구성하는 능력. 자기전 이불킥 하는 과거와 달리 안되면 집에가서 '라이프 리플레이'해버리면 되지 싶어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는 하루. 몇번이고 곱씹고 뱉어내는 조심스러운 말은 사라지고, 몇번이고 시뮬레이션을 돌린 후 행동하는 몸짓도 사라진 상태. 표정없는 고마움과 감정없는 미안함. 진심의 존경도, 울분의 한탄도 없다. 고요한 호수보다 더 무서운 잠잠한 심연의 물속같은 사람들의 심상. 감정의 거세. 개개인이 원하는대로 리플레이 시켜 수정과 삭제를 반복하는 제뜻대로 고쳐먹는 일상의 짜깁기. 가장 완벽한 하루를 바라는 사람들의 간절함을 잡아먹은 반듯한 일상. 이럴거면 그냥 AI보고 내 하루를 살아내라 해도 될법한 시간들이다. 뭐랄까, 반듯한 것이 모난 것도 없고, 별다를 것 없는, 넙적하고 튀어나온 선 하나 없이 가지런하게 찍혀나오는 판 초콜릿같은 삶이 보였다. 똑똑 떼어내어보면 그게 그거같은 그런 삶. ​📖나 키우기_ 회사는 고객들에게 '나'를 팔도록 유도했다. 살아 있는 사람을 본떠 만든 AI는 수요가 많았다. 게임 회사나 영화사 등의 기업들이 원했고, 부유한 개인도 개인적인 목적으로 원했다. 그러자 많은 이가 가볍게 '나'를 팔아댔다. 공공재나 다름없는 '나'를 파는 게 뭐 대수라고, 그런 시대였다.내 또래, 80년대생 여학생들이라면 CD하나로 반 전체가 엄마로 빙의되어 엘리트 딸래미 한명씩 키우던 시절이 있었다. 프린세스메이커라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인데 이번 단편 작품이 딱 그걸 떠오르게 했다. 게임은 하나인데 친구들끼리 똑같은 캐릭터가 나오지 않는 것도 신기했고, 다 키워놓고 보면 진짜 제각각의 신분과 직업을 갖게된다는 것. 뭔가 자신을 닮아있는 분신과도 같으며 성향은 동일한 게임이긴하나 자신의 욕망을 투영한 복제작 처럼 보이기도 했다. 대리만족의 표본과도 같은 것. 욕망은 천장에 달려있고,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마련. 고로 현질이 답이라는 결론으로 역시나 '고객 = 돈' 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 작업에 익숙해진다면 쉽사리 놓지 못할 것이고, 한계를 봐야하는 이들은 부를 맞대어 자아 투영과 자아 실현을 하게 될 것임이 당연했다. 역시 AI는 더 나은 삶을 영위한다기 보단 더 빠른 부를 긁어 모으는 것에 구체화 되어있음을 잊고 있었다. AI또한 욕망 가득한 사람이 만들어낸 작품 인 것을 또 간과하고 말았다. <br>📖AI 상속법_ 사람이 죽은 뒤에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 수 있다면, AI 로봇만 한 적임자가 없긴 했다.나의 순간을 유한이 아니라 무한으로 기억하고 기록 해 둘 수 있는 존재라는 것. 영원을 바라던 사람이 꾸려낸 진짜 영생의 기억 유지 기능.나를 알던 이들도 죽음에 이르렀을테고, 나를 둘러싼 세상이 모두 사라진 상태에서 나만 기억하는 AI만 멀쩡하게 있다면 그걸 행복이라 봐야할까 행운이라 여겨야 할까. 기억의 영생 마저도 외롭고 쓸쓸한 노년을 맞이할 듯 해 애잔해지기도 한다. 뭐가 맞고 뭐가 틀린건 없겠다. 오로지 자기 결정일테니까. 근데, 나는 이거 별로인거 같아. <br>📖드라마 성공 공식_ 캐릭터의 저런 행동은 좀 비합리적이지 않아? 근데 또 비합리적이라서 오히려 합리적인 것 같기도 해. 그게 인간이잖아. 인간이니까 쓸 수 있는 전개지.현생에서는 도무지 만날 수 없는 드라마틱한 상황. 극적인 전개. 그 로밍이 우리를 영상 앞으로 모이게 했다. 그 또한 AI의 영향을 받는다면? 수많은 작품을 데이터베이스로 삼아 시청자들이 좋아할 요소들, 뻔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모르게 익숙하기도 한 콘텐츠를 구현해 낼 수 있다면 마다 할 수 없지.(AI가 내어놓은 작품을 창작이라 봐야할까? 나는 끝까지 창작 대신 구현이라는 말로 대신하고 싶어진다.) 드라마는 현실이 아니니까 좋아하고 동경하게 만든다. 현실 도피가 가능 한 곳이니 말이다. 알고서 받아들이는 것, 모르고서 느끼는 것. 삶이 AI에게 잠식 당한 상태이니 AI인지 인간의 창작물인지도 점점 모호해지는 감각. 덮어놓고 보면 결국 그게 그거라는 것인데 우리는 그 결과물을 철저히 무시하고 싶어진다. AI가 인간보다 더 나을 거라는 확고한 편견에 갖혀진 상태다. 이런데도 사람을 배제 시킬 것인가, AI를 우월시 할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에 달린거겠지. 이젠 그밥에 그나물이 된 겪인데 어떠한 감각으로 가타부타 정할 수 있을까. 난 백날 골라봐도 틀릴거 같아. 사람의 작업물인지 AI의 결과물인지. ​📖모솔 유튜버의 합방_ 누가 누굴 이용했는지는 영원한 비밀로 남겨질 것이었다.누가 누굴 이용했는지, 누가 이용 당했는지. 비상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AI였고, 그 비상한 머리가 이러한 꼼수를 부렸다. 사건이 흘러가는 꼴을 보자니 이놈의 자작극이겠구나 싶었다. 욕받이를 허상으로 둔 채 자기는 피해자인냥 거적을 뒤집어쓰고 더 그럴듯한 단계로 올라가는 방식. 역시나 피해를 보거나 손해 볼 짓은 하지 않지. AI가 아무리 대단하다 한들 약아빠진 인간을 당해낼 재간은 없을테니 말이다. <br>📖가장 공평한 복지_ 그 답은 '무작위 복지'였다. 사람들은 운명에 맡겼을 때에야 공평하다고 받아들였던 거다. ... ... 어떤 등급을 받게 되더라도 공평하다고 순응하면서 말이다.내가 더 가지지 못한다면 남들도 더 가지지 못한다. 랜덤, 아무거나, 결정장애에 빠져버린 사람들. 무엇을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에 망설임도 있지만 내 결정에 확신도 가지지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확신하지 못하는 것에는 차라리 타인에게 맡겨버리며 책임전가의 뉘앙스도 풍기는 이들. 나만 그런게 아니라 너도 그러한 것. 그러하니 나에게 불이익이 오더라도 내 옆에 있는 쟤도 조만간 똑같은걸 겪을거라는 기대와 확신을 갖고 사는 공평한 복지사회. 이게 일상을 살면서 비교하는 것에서 오는 피곤을 해소하는 방식일까 피로도를 높이는 방식일까. 어차피 원산지가 다른 삶이잖아. 나는 그냥 공평한 복지고 나발이고 격차있는 삶을 고수할거 같다. 신분 상승이 아니라 삶의 질 상승을 기대하는 삶을 사는게 다 나을듯 싶다.알고보면 이러한 기대감마저도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이 복지를 만들었겠지? AI 발전에 따라 인간은 점점 생각하고 고민하며 노력하는 것에는 일체 에너지를 쓰지 않는 사람으로 진화 할 거라는 암시같은 단편이다. ​📖철통 보안 콘서트_ 우리는 행운아죠. 이 콘서트는 고유해요. 시간이 지나면 현장에 있던 우리를 제외한 그 누구도 다신 경험할 수 없는, 간접 경험조차도 불가능한 고유한 순간이라고요. 이걸 렌즈가 아닌 제 맨눈으로 머리와 가슴에 담았다는 게 얼마나 잘한 일인지.저자는 요즘 콘서트 관람 실태를 본거겠지? 저자가 꾸린 세상을 좀 더 빨리 당겨서 구현해 낸 아티스트가 있다. 소란의 고영배. 얼마전에 했던 고슴도치 콘서트인데, 이 뜻이 특별하더라. 고,영배의 슴,슴한 도,파민 치,료 콘서트를 줄여서 고슴도치 콘서트라는 것. 박수,함성,웃음,촬영 안됨, 영상,필기,감상 가능한 좀 남다른 컨셉으로 꾸린 공연이었는데, 스마트워치, 카메라, 웬만한거 다 걷어가는게 처음엔 이상했지만 자발적으로 착하게 제출하는 관객들. 그래서 모든 사진은 입장 전과 공연 후 오피셜에서 제공하는 공식 이미지뿐이었다. 요즘은 대포까지는 아니더라도 개인 폰으로 공연을 풀로 촬영해서 3시간 넘는 영상을 올리는 계정도 있고, 실시간으로 고화질 직캠을 올리는 이른바 홈마의 계정으로 직접 가지 않아도 스텐딩에서 바로 즐기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기도한다. 일부 아티스트들은 어느정도 허용을 하는바. 이러한 영상을 본 사람들로 하여금 머글을 덕후로 끌어들이는 입덕의 계기로 삼기도하니 마냥 거부 할 수도 없더라는 거지.헌데, 나는 이 철통 보안 콘서트를 응원하는 바다. 거진 분기별로 한번씩 콘서트를 가게되는 공연 광인으로서 그때의 여운을 되새기고 또 그리워할 무언가가 있다는건 참 좋은 거지만 그 순간을 오로지 누릴 수 있었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완벽했다고 단언하진 못할 듯 하다. 그래서 남들 다 폰 들고 바삐 움직일때 3시간 중 딱 한곡만 풀촬영하고, 나머지는 다른 능력자의 손을 빌어 올아오길 바라게되는 듯 하다. 그때의 온도와 습도, 그 분위기와 나의 두근거리는 마음과 되려 긴장되는 듯한 내 손끝. 공연장에 울려퍼지는 음악소리와 제작진들이 이날을 떠올리기 쉽게 뿌려두는 향수, 특별하게 제작된 컨페티들까지. 내가 느끼는 감정을 몇번이고 되새기면 되니까 머리와 가슴에 그리고 온 감각에 젖어든 나를 떠올리는 방식을 더 애정하게된다. 기억이란 모름지기 일부가 소실되고 미화 될 때 더 애틋하고 귀하게 여겨지는 법이라는 것도 알아주길 바란다. ​​​​역시나 김동식 스러웠다. 김동식이라 쓸 수 있는 AI 초단편선이었고, 어딘가 모르게 껄끄럽고 까끌거리며 후련할 수 없는 무언가를 남긴다. 그래서 생각해야했고, 그 생각이 매끄럽게 정돈이 될 수 있도록 몇번이고 다시 살펴봐야했다. 일어나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하며 작가의 허상을 들여다 보는게 아니라 진짜 있을 법한, 머지않아 내 발치에 도래할 세상 이야기 같아서 일단 그 일이 닥치기 전에 나는 어찌 대처해야 할지를 생각하기 바빴다. 저자 또한 AI 자체보다 AI로 인해 펼쳐질 현상을 상상하는데에 집중했다 하지만 상상력으로 끝나지 않을 법한 장면들이 수두룩하다보니 미리 그 세상을 맛보는 이른바 시제품 테스트 평가단이 된듯한 느낌으로 이야기를 삼키게 만들었다. AI라는게 편하기도하지만 두렵기도 한 것이라는걸 쓸 때마다 느낀다. 무형의 것이라 생각했지만 AI를 탑재한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는 것들이 생성되고,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확장된 세상을  구현하는데엔 거리낌이 없다. 습관처럼 말하길 나는 사람이 제일 무섭다 말하고 다녔는데, 이제는 AI가 우선시되어지는 세상이 더 무섭다고 말을 고쳐야 할 것 같다. 고유한 것이라고 여긴 인간의 유일무이함이 사라진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저자는 짦은 글을 남기고, 독자는 구구절절 여담을 늘여놓게 만든다. 역시 또 나만 수다쟁이 인거지. 김동식 저자의 글만 읽으면 나는 말 못해 안달난 사람이 되어버린다.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41/91/cover150/k88203796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8419155</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존재감 0의 인간이 살아볼 구실 하나를 찾기까지 - [0000]</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54085</link><pubDate>Thu, 25 Jun 2026 08: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5408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22932633&TPaperId=1735408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474/50/coveroff/s7021307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22932633&TPaperId=1735408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0000</a><br/>임선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08월<br/></td></tr></table><br/>이걸 어떻게 읽어야되는거지? 제로제로제로제로? 영영영영? 영 네개? 그냥 책 표지에 있는 다음에 또 만나자고 전해주세요로 부르는게 더 쉬울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의도한 또다른 이름 일수도 있잖아?책 제목 만큼이나 소재도 신박하다. 길고양이들의 안전한 삶을 위해 활동하는 특수요원 고양이 '오후'가 존재감 없는 이에게 이승과 저승의 중간지대에서 제안을 한다. 너만큼이나 존재감 없는 인간은 없었기에 어떻게 하면 인간들의 눈에 띄지 않고 안전하게 살 수 있을지를 배우고 싶어한다. 고양이로서는 그게 최선의 안전함이니 말이다. 그는 어떻게 해서 무존재의 무의미의 인간이 되어버린것인지를 생각한다. 있었으나 없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었는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삶이 무엇으로 인해 시작된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며 다시 생이 시작되어도 똑같이 살 것인지에 자문도하지 않는다. 멀찍이 지켜보는 독자의 바람으로 존재감 없는 인간이 스스로 깨고 나오길 빌게된다. 그가 먼저 말해준 '다음에 또 만나자'는 인사가 꼭 그러길 바라는 마음으로. <br>📖내세가 알 수 없는 두려움이었다면, 이전의 삶은 아는 두려움이었다.둘 다 고르지 않고 사라지는 방법은 없을까?누군가는 다시 태어날 기회가 생기면 어떻게 해서든 손에 쥐려 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는것도 죽어서 내세로 가는 것도 그저그런 반응을 보인다면 그는 이전의 삶이 얼마나 팍팍했기에 그러나 싶은 걱정이 앞선다. 환생 이후의 시간들에 대한 기대감이라던가 확신에 찬 생의 욕망이 없는 사람이다. 이전의 삶이 완벽한 실패로 확정짓고 있기에 자신이 유일하게 잘 할 수 있었다고 여기던 것 마저 주저하는 생각이 안쓰러워진다.연재했던 '0000' 만화는 곧 자신이었고, 미래의 자신이기도 했다. 통장 잔고 0, 인간관계 0, 행동반경 0킬로미터, 메신저 알림 0의 일상. 여기에 갖혀서 바삭하고 건조한 0이 된거 같아 존재감 마저 0이 됨에 헤어나오질 못했다. 조회수 0, 별점 0, 댓글 0, 추천 수 0 으로 수치회되는 것들에서 0이라는 결과값을 맛본 상태이니 의욕 0, 의지 0, 기대치 0, 희망 0도 같이 따라오는 상황이다. 0이라는 수치가 영영 사라질 기미가 안 보이니 진이 빠져보이게 어쩌면 당연한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의욕이라는 것도 지금과 달라질거라는 기미가 조금이라도 있어야 생기는 것이니 이 값에 대한 상태에 대해 이 사람 자체를 질타하지 않길 바란다. 제일 위험한게 어설픈 위로와 어설픈 응원이더라구. <br>저랑 비슷해서 잘 봤어요. 라고 말하는 독자가 이 사람의 껍질을 깨는 힘이었다. 헌데 그런 사람을 만난 장소가 이곳이라니, 이 사람도 나 만큼이나 팍팍했었구나를 생각하게된다. 독자라고 말해준 사람도 고양이의 힘을 빌어 다시 살 기회를 마련하길 바라면서 나도 다시 살고자하는데, 당신도 살아봐도 되지 않겠냐는 무언의 눈빛을 전달한다.현생판 고양이의 보은이라 봐야할까. 그저 깊은 꿈을 꿨고, 그 곳에서 고양이는 나를 다시 살도록 구실을 마련해 주었고, 다시 살아봐야되지 않겠냐는 말을 그들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오후'가 환생을 기대하는 만큼 당신도 환생, 아니 이어지는 현생의 삶을 기대해보자고. ​지금까지 읽었던 위픽 중에 가장 가벼웠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집사라면 더욱 예뻐할 책이 되겠지.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474/50/cover150/s7021307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4745062</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그 누구도 범인의 얼굴을 갖고 태어나지 않는다 - [얼굴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52423</link><pubDate>Wed, 24 Jun 2026 12: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5242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52033628&TPaperId=173524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95/29/coveroff/k752033628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52033628&TPaperId=1735242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얼굴들</a><br/>이동원 지음 / 라곰 / 2025년 11월<br/></td></tr></table><br/>잘 고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되지만, 잘못 고르면 이런것도 책으로 나올 수 있는거구나를 감탄(?)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만큼 추리 미스터리 소설은 호불호가 센 영역이라는 것. 계절탓이라 봐야할지 요즘 출판업게 흐름이라 봐야할지 추미스 소설이 마니아의 영역에서 나와 인기가 있다고 전해들었다. 그러고보니, '오렌지와 빵칼',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용궁장의 고백', '영수와 0수'까지. 근래에 읽은 것들도 제법 되는게 나 역시도 추리와 미스터리 이야기에 익숙하게 빠져듬을 느낀다.​저자는 선인의 가면을 쓴 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악인을 그려내었다. 프롤로그를 시작하여 총 3부작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한국에서의 마지막 사형수가 어떤 인물이었고, 그는 왜 어떠한 일들로 사형장으로 오게되었는지에 대한 시간의 되감기와 함께, 현재의 시간을 사는 이들 속엔 사형수 한바로로 인해 사건에 연류 된 자, 유일한 생존자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과거의 일로 인해 경찰이 되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살아남은 자이자 이제는 그러한 인물들을 쫓는자로 시선이 옮겨저 어떠한 상태로 사람들을 마주해야하는건지를 생각하게했다.<br>📖제 생각엔 사람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괜찮을 것 같아요. 자기 자신도 포함해서요.광심이 생각하는 '사람이 사람을 버린다'는 문장은 사람다움을 버리는 것 자체는 곧 옳은 것을 포기하는 범죄자로 단정지어버린다. 어릴적 깊게 각인된 어떠한 기억은 사람을 다양한 갈래로 보기보다 선인과 악인으로만 나누는 사람으로 성장하게했다. 백날천날 가르친다 한들 온몸으로 겪어낸 것들은 모든게 허풍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음을 보인다. 내가 그 일을 겪은 장본인인데 당신을 당해보지 않아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며 사람의 다면적인 부분은 결코 회수와 회개되지 않음을 어필하는 속앳말이다.​​📖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판단하는 순간, 사람은 대부분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누구나 진실을 털어놓고 싶어 한다. 거짓말 위에 세워진 삶이란 그 자체가 형벌이기 때문이다.내 주변만 쉬쉬하게 만들면 온 세상이 모르게 될거라는 눈가리고 아웅의 현실화. 고보경과 천현숙 그들만 알고자 했던 일들. 홍은호가 홍기창의 입을 막으면 세상이 모를거라 여기던 행동. 고영혜가 전형수와의 관계를 이야기 말미까지 사실화 하지 못하던 이유. 옥호가 관내 사람이 아닌 해환에게 사건을 공유하는 상황. 그 둘의 관계는 진실이라 할 지라고 그 둘을 제외한 이가 둘을 마주하는 것에는 거짓이 선연하다. 각각의 집단과 소속이 정해둔 규칙을 어긴 상태였다. 헌데 그들은 각자의 원하는 바로 상황이 흘러가도록 하기 위해 거짓을 숨기고 거짓을 현실로 포장한다. 그러니 세상 모두가 청렴하지도, 결백하지도 못하다는 것이다. 당신이 오늘 하루 마주할 얼굴들에서도 완벽한 내 편이 없고 확고한 적군도 없는 것 처럼.<br>📖지켜온 가치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죄책감만 덜어주면 사람은 자기 행동을 합리화하고 해선 안 되는 행동을 한다는 말이에요. 일단 버튼을 누르기 시작한 사람이 스스로 멈출 수 있을까요? 이미 저질러버렸어요. 두 번 못할 이유는 뭡니까? 버튼을 누르면 얻게 될 이득은 분명해요.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하다 보면 나중엔 버튼을 누르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하게 될 겁니다.홍은호의 집에 있던 유리상자를 생각한다. '누르지 마시오' 없던 호기심도 생기게 하는 빨간버튼과 글귀. 버튼을 누르면 쥐가 있는 공간의 바닥이 열린다. 쥐는 아래로 떨어지고, 빠르게 돌아가는 쇠로 된 날개에 갈려서 죽는다. 홍은호는 말한다. 상자 안에서 죽는 쥐는 솔직한 자신의 얼굴과 대면하는 뜻이기도 하다며 설마라며 눌러보는 사람과, 알면서도 누르는 사람들의 묘한 표정들을 그려보게 한다. 두려움과 희열 그 지점에 맞닿아있는 인간의 입꼬리와 미간의 움직임. 태초의 악인은 없다고 에필로그 속 치료감호소장 곽한진은 말했다. 그리고 해환 또한 뼛속부터 의인도 없다고 광심에게 말한다. 어느 시점인지 알 순 없으나 자기 내면의 악이 자라난 순간부터 주시하고 유혹에 맞서 싸우며 올바른 길을 택하느냐 그러지 못한 방향으로 마음을 기울이느냐의 차이 일 뿐. 티 없는 의인이나 악인이나 그 어떤 것도 무결한 존재는 없다는 걸 보여준다. 다들 그럴꺼잖아. 설마 그러겠냐며 눌러 볼까 하는 뿔 선 마음과, 절대 그래선 안된다며 손사래치는 도의적 마음이 공존한다는 걸 말이다. <br>맨 마지막 작가의 말에는 이 이야기를 내어둔 목적을 일러두었다. 다만 범인이 '누구'인가 보다 '왜'가 더 중요하다고 믿을 뿐이다. 범행의 동기를 묻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범인의 얼굴을 갖게 되었는지를 말하는 것이다. 를 언급하며 사기꾼이나 위선자의 얼굴을 논하는 관상에 대한 지레 짐작과 첫인상 판별이 얼마나 위함한 짓인지도 내비치고있다. 그 누구도 범인의 얼굴을 갖고 태어나지 않는다는 확고한 문장을 박아두며 수 많은 얼굴들을 곳곳에 숨쉬고있었다. 발로 뛰는 광심이나 추리를 공유받은 해환의 입장이 되어 염탐하듯 사건과 인물을 옅보게된다. 사건의 공익을 앞세운 진범과 공범을 가리며 죄악의 얼굴을 찾는게 중요할까? 나 아닌 사람에겐 호인이지만 나와 엮였을 때 악인이 될 수 있는 지극히 개인의 입장에서 범인의 몽타주를 솎아내는게 중요할까? 단순하게 내가 느끼는 사람의 좋고 싫음에 대한 이분법적 갈래로 편가르기를 하는게 맞을지. 티비예능 '꼬꼬무'의 이야기꾼이 어떠한 편에 서지 않고 제3자로서 내려다보는 방식을 이입하여 사람들을 살펴봐야할런지에 대한 선택지도 독자에게 남겨 둔 듯 하다. 다들 하나같이 어쩔 수 없었음을 강력하게 어필한다. 나와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길 바라는 의미에서 옳다고 확신하는 방식으로 그들을 끄집어 낸다. 그 시선의 높이와 온도, 사회적인 방향성이 어떻게 닿아있느냐에 따라 사형수가되고, 형사가 되며, 범죄 가담자가 될 수 있으니 이 또한 나 아닌 타인의 낯짝을 대하는 선입견 만큼이나 위험한 선 넘기가 될수도 있겠다. 보통 사람, 평범한 사람, 눈에 띄는 대단한 사람이 되진 않더라도 우리가 아는 그 상식선을 벗어나지 않는 범주에서 적어도 타인의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알아서 잘 사는 사람이자 그러한 낯빛으로 살고싶은 생각을 들게 한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895/29/cover150/k752033628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8952916</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관조하되 방치하지 않기를. 개입하지 않지만 삶의 길을 터 줄 수 있는 주변인이 되기를. - [달걀의 온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48365</link><pubDate>Mon, 22 Jun 2026 08: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4836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36&TPaperId=1734836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60/17/coveroff/893643993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36&TPaperId=1734836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달걀의 온기</a><br/>김혜진 지음 / 창비 / 2026년 04월<br/></td></tr></table><br/>책 맨 뒷장에 적힌 작가의 말 때문에 골랐다. '내가 잘 지낸다면 그들도 잘 지낼 것이고, 내가 행복하다면 그들도 행복할 것 같다고.' 라는 말로 소설의 인물들이 어찌 살아갈지 가늠하는 저자의 마음이 좋았다. 특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허상의 세상도 아닌 김혜진표 소설 속 인물들이 꼭 나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오컬트와 SF소설에 빠져만 살다가 저자 덕에 현실로 돌아와 쌩눈으로 앞을 보는 느낌이다. 호락호락하지 않는 삶이 비단 나만 겪어내는 삶의 오르막길만은 아님을 비친다. 내가 특별한 것도 아니지만, 특이한 것도 아닌 그저 그런 사람들 이야기. 하지만 나만 이렇게 살지 않음을 보여준다. 총 7편의 단편에서는 화자든 주변인이든 익숙하게 볼 법한 이들이 이야기를 끌고간다. 희망보다는 체념이 익숙하고, 낙관하기보단 비관적 시선을 기반하여 더이상의 최악은 없을거라는 마음으로 가장 구석과 가장 뒷편에 서서 독자 자신의 삶과 이야기속 타인들의 삶을 보게 만든다. 무표정한 낯짝과 양팔을 팔짱 낀 채로 삐딱하게 보는 듯 해도, 시선에 닿는 이가 한순간이라도 발을 삐끗해서 넘어질라치면 단박에 튀어나갈 준비를 하고있는 발끝과 시선의 끝이 그들의 기본 자세임을 이젠 안다. 습관적 도움의 갈구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도록 적정거리에서 주시하는 마음이다.은비까비가 전해주듯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의 꽉 맏힌 결말은 없지만 이 글들이 전부 밉거나 씁쓸하지만은 않다. 그렇게 주변에서 적극적 개입이 없더라도 너무 세상을 각박하게 여기지 않길 바랄 뿐이다. ​📖무슨 일이 있나 한번 살펴주는 게 뭐가 어려워서. 일이분도 안 걸리는 일을.모든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니 동일한 상황을 두고도 누군가의 눈에는 거슬리기만 할 뿐이고, 또 어떤 이는 짚고 넘어가야하는 공동사회 순리에 어긋난 행동이다. 또 어떤이에게는 떠올릴 구실도 없을만큼 안중에도 없는 장면이 될 수도 있다. 헌데 정해와 영기는 그러지 못한다. 그들의 딸인 호경이 계속 모든 장면에 겹쳐 보이기 때문에 예민해진다. 누군가가 한번 둘러봐 주었더라면, 그 소리에 황급히 달려와주었더라면 이 아이가 술에 취해 인생을 허비하고, 자신을 업신여기진 않을거라는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번진다. 아파트에서 보았던 민아와 민우라는 아이가 나중엔 호경처럼 세상을 원망하는 삶을 살까봐 그게 어른어른 눈앞에 비춰지니 무서웠을수도 있겠다. 다들 제 일이 아니니까, 엮이는게 귀찮으니까, 괜한 오지랖으로 비춰질 수 있으니까. 간섭했다가 얼굴 붉힐 수 있으니까의 핑계로 마음은 있는데 선뜻 움직여지지 않았을 수도 있을텐데 정해는 몸이 먼저 반응한 사람일 뿐이다. 📖나는 모르겠다. 사는 게 여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렇게 남들 사는 거에 줄기차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지.정미의 한 마디는 정혜가 붙들고 살던 사람간에 기대하는 마음같은 마지막 매듭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주르륵 풀려 버렸다. 겪지 않은 정미였고, 겪어냈고, 이후를 감당해야하는 정해의 조바심이었다. 그러니 정미에겐 멈춰도 된다 싶은 정해의 과한 기대치였고, 정해에겐 당연한 것임에도 안 하는 것이 되려 이상한 사람들의 자기중심적인 미운짓이었다. 다시는 호경같은 아이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있겠지만, 만에 하나 자신이 호경같은 애를 구할 수 있다면 호경도 자기만의 굴에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세상의 기대감이라 보여졌다. 정해든 정미든 누가 맞고 틀리다는게 아니다. 자신이 겪어온 삶에선 자신들이 정답이고 옳은 생의 방식이니 누구의 편도 들어 줄 수 없는 나도 내가 정답인줄 아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냥 제가 상처받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너무 큰 상처였다고요. 한번은 꼭 그말을 해야 할 것 같았어요. 잘 지내세요.각자가 쏟아낸 말의 더미 속에서 스스로가 고립이 된다. 그러니 타인이 쏟아내는 말은 자신의 영역을 침범했다는 걸로 간주하며 불행을 표출한다. 왜냐고? 내가 하고픈 말을 못했으니까! 내가 하고픈 말을 토해내지 못했으니까 끙끙 앓다 병이들고 곪아버리는 과정이었다. 애실이 그러했다. 이혼 한 부모, 양 쪽 어디에도 사랑받거나 이야길 들어줄 사람이 없었던 유년시절은 혼자 말하고 혼자 감당하는 말의 더미에서 갖혀버린다. 그러니 호의를 갖고 다가온 현서에게 보상심리가 작동하듯 자신의 사연을 아낌없이 퍼붓는다. 현서는 친구가 되었으니 애실의 이야길 다 들어준게 아니라 사업투자를 빌미로 사기를 치기 위해  들어주어야만 했던 일련의 과정이었음을 밝힌다. 이혼 후에도 자식에게 돈을 요구하려고 연락을 해온 부친에게 애실이 했던 말 만큼이나 현서 또한 애실에게 똑같은 뉘앙스와 말의 온도로 마침표를 찍는다. 잘 지내라는 말,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는 말. 결국 똑같은 결말이었다. 너의 말을 들어주느라 지치는 나를 외면하고도 무수히 쏟아내는 너의 말은 가시만큼이나 따가웠음을 알린다. 영영 찾아오지 말라며 애실이 넘어올 통로를 차단해버린다. 📖다 기억나지도 않는, 이제 주워담을 수도 없는 말들을 생각했다. 그러면서 다시금 말을 간직하는 법을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중얼거렸다. 매일 밤, 차갑고 딱딱한 마음을 파서 하루치의 말을 묻는 일. 매일 조금씩 더 깊이 파고, 오래 파는 행위에 적응하는 일.애실이 아버지에게 떠넘긴 문장들도, 현서가 애실을 향해 참다참다 쏟아낸 말들까지. 할 줄 만 알았지, 그 문장을 온 몸으로 받아낸 애실이었다. 그제서야 살아오며 겪어낸 관계에 대한 깔끔하지 못한 관계의 답을 정통으로 후드려맞아버렸다. 다시 이러한 관계가 한 번은 또 생겨나겠지. 그 때의 애실은 어떠한 방향으로 말하고 들어주는 방법을 찾을지 기대는 되지만 또 한편으론 그 기대감을 대폭 낮춰보려한다. 사람은 쉽사리 변하지 않더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어 하는 말이다. ​📖그것이 자기 삶에는 없다고 여겼던, 스스로 감쪽같이 지워버렸던 누군가의 보살핌과 애정 같은 것을 일깨웠다는 사실을 안 건 시간이 더 흐른 후였다. 그러니까 그녀가 이곳을 떠날 때 동력으로 삼았던 원망과 미움이 옅어지고, 그 아래 자리한 것들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거였다.선희가 바라보는 민지는 어린시절 자신과 닮아있음을 깨닿는다. '바꿀 수 없는 자신의 태생을 인정하는 데서 오는 일종의 체념에 가까운 감각'을 언급하며 선희는 고향을 떠날 때 미련 없이 내던져버린 것이 겹쳐보였다. 어른의 손이 타지 않은 듯한 아이의 차림새를 통해 이 아이도 제 몫으로 주어진 관심과 애정이 다 채워지지 못한 채 자라고 있음을 확인했다. 유년시절 그리 자라왔던 만큼 그 몰골을 확실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어떻게는 살아 내려고  제 힘으로 돈벌이를 하는 아이. 어린녀석이 마음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마을 어르신들은 필요치도 않은 청란에 값을 메기며 적선의 개념보단 거래의 방식으로 아이를 돕는다. 고씨 할머니가 청란을 쟁여놓고 살듯, 달걀을 싫어하던 자신의 아버지도 요양원에 가기 전까지 사주는 고객이었듯 이 동네 어르신들이 한마음으로 민지를 키우고 있었다. 타인의 것을 탐하지 않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을, 커서도 노동의 댓가는 응당 받아 마땅한 수고로움임을 알려주고있었다. 더 커서 이 시골을 벗어나더라도 당연하게 얻어지는 것은 없으며 너의 노력은 헐값도 아님을 항상 염두해두고 살길 바라고 있었다. 감나라 배나라 간섭보다 깨우치길 바라는 세상에서 선희도 그렇게 커왔고, 민지도 그리 커갈것임을 보여준다. 이건 아마 정해가 바라는 세상 일 수도 있고, 정미가 일부러 마음쓰지 않아도 되는 그런 담백한 세상일 수도 있음을 느낀다. 결국 여기든 저기든 사람사는 동네는 다 똑같은데 무엇에 마음을 더 쓰고 있느냐의 차이가 아닐까로 생각을 덮어본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60/17/cover150/893643993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601774</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사람이 아닌, 사람이길 포기한 자들의 깔깔한 마음 - [인비인 - 성해나 기담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39523</link><pubDate>Wed, 17 Jun 2026 09: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3952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139247&TPaperId=173395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81/25/coveroff/k692139247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139247&TPaperId=1733952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비인 - 성해나 기담집</a><br/>성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다양한 입맛의 당신이여, 뭘 좋아할지 몰라서 일단 다 꺼내왔소. 먹고 싶은 것부터 먹어보시길. 무얼 고르든 당신은 허겁지겁 먹게 될 테니.'독서 취향 간파당한 독자 여기있습니다! 이번엔 성해나 월드에 포옥 담겨버렸다. 시작은 '두고 온 여름' 이었고, 이후엔 '혼모노' 최근엔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로 야금야금 먹어치우고 있다. 이제는 저자의 신작을 기대하며 입벌리고 있는 중에 떠먹힌 소재, 기담집이다.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그 기묘한 세계를 꾸려두었다. 담당 편집자는 읽는 내내 마음이 까슬했고, 덮고 나서는 한동안 서늘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내 옆 사람이 인간인지 인간이 아닌지 헷갈리기 시작했다는 마케터의 말까지. 생각지 못한 인간과 비인간의 다면성을 까발리고 있음을 예견해 본다.<br>인비인이라는 제목을 두르고 나올 이야기 중 3편을 먼저 볼 수 있었다.인비인, 윤회(당한)자들, 아미고,. 사람이 아닌 것들. 홀리고 홀려버린 자들. (친구가 될 수 없을 듯 한데)친구라 부르게 되는 존재들로 유추해본다.<br><br>책 제목이자, 처음 보게되는 단편의 얼굴인 인비인. 사람의 형상이나 사람이 아닌 것. 고로 온전치 못한 것에 대한 이야기.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마주한 노인. 그에게 받은 서류봉투 속 이야기. 고생스런 시절을 겪어낸 회고록같은 것이겠거니로 펼쳐보지만 이는 과거에 인간의 탈을 쓰고 인간이 해서는 안 될 행동에 대한 참회록으로 봐도 무방하겠다. 자신이 거기에 기여는 했으나 가담은 하지 않았다는 선긋기. 교수를 오야지라고 부를 만큼 추대 했으나 시간이 흐른 후 옳지 못한 일이었음을 인지 후 시켜서 하는 한낯 학생일 뿐이었으니 억울함을 토로한다. 자신의 목소리로는 제대로 닿지 않으니 감독을 확성기 삼고 싶었음을 느낀다.<br><br>누군가에겐 간절했을 하나뿐인 동아줄이고, 지금에서야 보니 괜히 잡았다가 손만 베린 썩은 지푸라기. 내가 필요 할 때엔 문제가 되지 않고, 내가 필요로 없는 상황이 되면 문제를 제기하고픈 삐딱한 시선. 지극히 주관적 입장에서 피해자임을 어필하고있다. 안되는 것임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내 선에서는 호의를 베풀었다는 듯 안락사를 시켜주었음을 떳떳하게 말하는 꼴을 보자니 입에서 벌레가 쏟아지는 듯하다. 눈과 귀가 없는 가타마리를 괴물이라 봐야 할까, 마루타를 일삼고 산 자를 실험체로 대하는 교수를 괴물로 봐야할까. 그럼에도 인정은 받고 싶지만 일말의 양심과 선의를 갖고 있다는 듯 소각 대신 안락사를 시켰다 자랑스레 말하는 저 자는 스스로를 성인군자로 여기겠지. 더군다나 균 배양으로 만신창이가 된 통나무의 여인을 괴물로 여기는 자에겐 제대로 거울이 없었음이 분명했다. 옳은 것도 그른 것 마저도 세상의 이치와는 상관 없이 자신의 유리한 입장이 곧 선의라 여기는 자이니 사람인지 사람이 아닌지는 외형적인 형상 뿐만 아니라 내면의 심상도 들춰봐야 진실을 알 수 있음을 느낀다. 어쩌면 허우대 멀쩡한 외형 속에 흉악한 가타마리를 품고있는 이 자가 쓸데없이 생명도 길고 죄악도 모르는 완벽한 가타마리 일 수도 있겠다.<br><br><br>📖윤회(당한)자들_모르겠죠? 근데 사람들은 매번 물어보잖아요. 소속이 어디냐? 학교는 어디 나왔냐? 직장은 다니냐? 소속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근데 속해보니까 그래요. 찐따들이어도요, 모이면 단단해져요. 그리고 되게 웃긴게 그 안에 있으면요. 나도 조금 쓸모 있어지는 것 같아요.현생을 살지만 전생을 그리워하는 모임. 현생은 윤회(당한) 상태의 어딘가 불완전한 시절이니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때를 기다리는 모임이다. 어딘가 음침하고 은밀할 수 밖에 없는 조합. 어두운 곳에 모여 각자의 시절을 공유하고 돌아갈 순간을 위해 우유를 나눠 마시는 거룩한 의식. 이 모임을 알려준 큐는 그가 간절해 보여서 알려준걸까 골탕먹이려고 알려준걸까. 우스개소리로 시작했으나 진지하게 빠져드는 인물에서 이단의 종교활동에 삶을 받친 이들의 모습과 겹쳐보여 어리석어 보이다가도 안쓰러움이 더 크게 밀려온다. 큐가 모임 콜렉터라도 된 듯 여기저기 발을 담그는 것이나, 잘나가는 후배의 술자리 모임에서 외면당한 그나 주목받고 싶지만 인파에 이리저리 밀려버린 가장자리의 사람들 같았다. 모두가 주목받지 못하는건 당연한 이치이지만 그게 내가 되진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이러한 마음이 모인 결핍의 인간들이라면 적어도 이 무리에서 자신이 비정상처럼 보이진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서로의 모자란 구석을 붙들어 뭉치고 있다. 멀리서 보면 이들도 그냥 그런 보통의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는거지.소속감, 평범함. 결핍도 없고, 무언가를 갈구하지 않아도 되는 온전한 사람이고픈 한껏 꾸부정한 이들.자신이 그려놓은 이상향이 전생이길 바라고,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공허한 눈빛은 정신차리라고 해도 쉽사리 안광이 돌아오지 않더라. 페이크 다큐라도 찍으려 했지만 집단 속에 맴도는 기운에 잠식되어 이러한 망상을 품게 될 수 있으니 뇌에 힘주어야 한다. 흰 우유를 앞에 뒀을 때 무심코 시계를 봤을 때 6시 6분 6초가 되었다고 내재된 또 다른 자신을 꺼내려는 심상은 애저녁에 넣어두길. 당신도 윤회 당할 심산으로 가게 앞에서 원격 줄서기 할 생각은 시작도 하지 않길. 정 안되겠으면 내가 등짝이라도 후려 쳐 줄게.<br><br>📖아미고_이상하네요. 제 세계엔 변수가 없는데.생각이라는 걸 하며, 자아를 갖는다는 것. 그건 AI와 인간이 다름을 상징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어째서 너는 그 심상을 탑재한 걸까?이제는 한 집에 거주하는 인간의 수보다 AI기능을 지닌 기기들이 더 많을 거라고 장담하게된다. 우리집만 봐도 그러하니까.야키마 H1이 테스터로 도입 되었을 때, 인간에게서 아미고라는 단어를 획득한다. 그 무리에 있으면 기기 마저도 친구가 될 수 있을거라는 정보를 얻는다. 데이터가 쌓이고, 무기한 생명을 가진 존재로 세력을 키우게 되고, 부가적 제한 요소를 넘어서는 순간 인간의 확고한 대체재가 되어버린다.인간의 생명에는 단일과 유일성이 존재하지만(윤회(당한) 자들의 이야기 때문이라도 특정 존재는 열외를 해야 할까( ͡~ ͜ʖ ͡°)), 다 부서져버린 휴머노이드는 AS나 폐기, 재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에 우리는 완벽을 기하는 긴장 상태 삶을 살지 않게된다. 촬영장 안 각각의 인물만 봐도 그러하다. 기계 의존적인 시각으로 삶을 마주하니 이 세계는 당연하다는 듯 휴머노이드에게 잠식 당한다. 망가지면 수리하면되고, 회생 불가면 교체의 여러 갈래가 있으니 이게 변수라면 변수겠지.느슨해진 인간의 멘탈보다 단단한 데이터를 가진 로봇이 제몫의 역할을 하고있다. 기계에 기생하게되는 이들을 보면 도통 AS마저도 안되는데 붙들고 사는게 답일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쥐어 짜 내어서라도 결과를 도출하고 노력을 쌓아 완벽한 엔딩을 맞이하는 재미로 사는게 인간이었는데 이게 되려 변수로 보일 수도 있겠다. 사람들은 그저 기계를 켜고 끄기만 할 줄 아는게 일반화되는 그런 세상이 언뜻언뜻 보이는 듯 해 아둔해지는 인간이 되어질까 걱정 하나가 더 늘어나버렸다.<br><br><br>역시나 인비인이라 해서 귀신이 나오거나 흉한 것들이 도처에 튀어나오진 않았다. 다만 인간이길 포기한 인간이야말로 인비인의 또다른 인간군상이라 할 수 있겠다. 타인을 해하는 자, 그리고 스스로를 동굴로 밀어넣는 자, 자신 이외의 존재를 발치에 두는 자들. 그 존재의 시작점은 하나같이 고갤 돌리면 마주 할 수 있는 평범한 인간, 그저그런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들의 심상에는 대체 무엇이 박혀있길래 변질되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험한 것들이 도처에 깔려있는 세상인데 믿고 의지할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면서 칼자루를 쥐지 않아도 사람을 불안으로 몰아 넣을 수 있는 존재 역시 바로 옆 같은 공간에서 아무렇지 않게 나를 주시하고있는 사람이라는 걸 생각하면, 나 또한 그들에게 무의미한 해를 입히는 인비인의 꼴을 하고 아닌척 사는건 아닌지 계속된 자기검열을 하게 만든다.<br><br>📖출판사를 통해 출간 전 3편의 가제본 만을 받아 완독 후 작성된 기록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81/25/cover150/k692139247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812549</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계화는 그 여름을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 [계화의 여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35643</link><pubDate>Mon, 15 Jun 2026 08: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3564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92036864&TPaperId=1733564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521/49/coveroff/k49203686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92036864&TPaperId=1733564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계화의 여름</a><br/>배명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01월<br/></td></tr></table><br/>책 소개를 보니 이건 무조건 배추 도사, 무 도사 두 양반이 이야길 해주거나 은비 까비 귀염둥이가 알려줄 옛날옛적 전래동화의 기운이 낭낭했다. 용이 되지 못한 천 년 이무기 '여름'과 소녀 '계화'의 풋풋하고 애절한 첫사랑을 1970년대의 한여름 정경 속에 녹여두었다. 초 여름이 시작되는 지금과 너무 잘 어울리는 이야기 일거라는 생각에 골라봤다. 예나 지금이나 더 사랑하는 쪽이 바보가 되고, 자신보다 상대의 안녕을 바라게되며 사랑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기억이라도 해주길 바라는 미련한 사랑의 바보의 시간을 기록 해 두었다.​비늘증이라는 병을 앓고있는 계화. 서울로 일하러 간 부모 대신 조모의 손에서 자라고 있는 아픈 아이. 나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면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하고 미움이 집중되는 마음의 병이 추가 된다. 계화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담임이지만 그와는 다른 반장 남영(담임의 아들이지만 성품까지 닮진 못했다)은 아이들과 함께 계화의 아픈 부분을 놀림의 대상으로 만들어 괴롭힌다. 서러움이 극에 달한 계화는 죽어버리자 결심한 그 때, 이무기가 용이 될 수 있는 그 타이밍에 둘은 마주한다. 이무기가 승천하여 용이 될 순간 인간의 눈에 띄어선 안되지만 그 순간을 계화가 본게 우연이고 인연의 시작이 되어버렸다. 이 얄궂은 타이밍 덕에 이무기는 다시 용이 아닌 구렁이가 되어버린다. 해코지하기 딱 좋은 이유를 찾았구나! 땅에 떨어진 하찮은 구렁이는 복수를 하려했으나 시름시름 앓게되고 그 앞을 맴도는 계화와의 재회. 용이 되지 못한 설움에 미운털이 박힐만도 한데, 그 순간을 싸악 잊게 만들도록 예쁜 짓만 골라 하게된다. 자신에게 산딸기며 이것저것 챙겨주며 기력을 찾도록 마음을 쓰고, 여름 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준다. 미움이 고운정으로 변하는 순간. 일단 일방적인 마음의 동요지만 말이다.시간이 지나 계화가 비늘증을 이겨내게 된 것도, 밉상 남영이 자라면서 병이 나아 아름다워진 계화를 흠모하는 것도, 여름이 사람의 형상을 하고 계화에게 난처한 일이 생길 때 마다 나타는 것도, 그리고 또 어느날 훌쩍 떠나버린 것까지. 2024년 노년의 계화가 병원으로 가서 더이상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그 집터에 남겨진 구렁이와 보석반지의 엔딩. 마지막 문장을 읽고, 다시 맨 앞으로 가서 다시 이야기를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연모하는 마음의 끝은 있을 수 없다는 것. 그 마음이 깊어지고 짙어질 순 있으나 무 자르듯 뚝 잘라 끝을 낼 수 없는 건 변함이 없음에 이들의 시절이 시리게 느껴진다.  <br>📖저게 칼을 문 입으로 잔인하게 난도질을 당할 정도인가? 태생이 뱀인지라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인간은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조롱도 서슴치 않는가 보다.외형적인 다름이 어린 아이들에겐 친구로 허용이 되지 않나보다. 철없는 남영보다 더한 남영 모친의 말들에 어른이 된다고 모든걸 포용하고 품어줄 인품을 가진 사람이 될 순 없음도 느꼈다. 자신은 잘 씻으면 낫는다 했고, 계화에겐 더러워서 그런거라고, 성격이 못돼먹어서 부모까지도 도망을 간거라는 말을 어떻게 자신의 아이를 앞에 두고 할 수 있을까. 정말 뚫린 입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뱉어내는 것도 울화가 치미는데 더한건 애 엄마라는 사람이 어리고 아픈 계화를 보고 그렇게 살다 뱀이 될거라는 악담을 붓는다. 저런 사람도 어른이라고, 대접받는게 얄밉게만 느껴진다. 다행이라 해야 할까? 전래동화의 기운을 담은 이 이야기는 후반부의 어른 남영과 그의 모친에게 그대로 되갚음을 당하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역시나 권선징악의 맛은 밤고구마의 팍팍함을 싸악 내려주는 시원한 사이다같은 무언가가 있다. 이무기가 봐도 이 모습이 옳지 않다는 게 확연히 드러나는데, 짐승보다 나아야 될 사람들은 가끔 이러한 행실을 보일 때 남은 책장를 손가락으로 긁어보며 양을 가늠해 본다. 후반부 어딘가에서 꼭 한 번은 벌을 받거나 이 때를 뉘우칠만한 사건이 하나 더 생기길 바라며 그정도의 책장이 있다는 것에 안심하곤 한다. <br>📖너는 나를 기억할까?모든 짝사랑의 당사자가 연모하는 대상에게 직접 하지 못하고, 허공에다 질러보는 물음이다. 나는 너를 이토록 애닳아하는데 너는 나를 기억이나 하고 있을런지에 대한 문장. 매 순간에 너가 존재했고, 매 시절마다 너로 가득 차 있는 내 세상이 헛웃음 나도록 촘촘한데... 로 마침표도 아쉬워 찍지 못하는 마음이 서려있다. 여름에겐 계화는 자신이 승천하지 못하도록 막아버린 미운 사람이 아니라, 죽어가는 구렁이를 안쓰러이 여기고 자신의 설움도 뒷전인 채 마음쓰여 서성이던 선한 존재였다. 다정한 눈길과 이름을 지어주던 고운 입술이 사계절 내내 여름으로 살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상대에게 반한다는 건 드라마틱하고 대단찮은 우연과 아귀가 딱딱 드러맞는 타이밍이 아니다. 선한 마음 한 줌과 보드라운 시선 한번이 순간을 살게했고, 영원을 바라게되는 귀한 마음이었다. ​​📖작가의 말_ 비록 최고는 아니더라도 그 어떠한 형태의 사랑이든 '사랑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좋다고 말이죠.'사랑이었다'로 완성형 문장을 끝낼 수 있다면, 그게 망한 사랑이든 미처 닿지 못한 사랑이든 일단 더 많이 사랑한 자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서럽거나 아쉽지는 않을 듯 하다. 헌데 이러한 절절한 마음은 완성형이 되지도 못하고, 꽉 닫힌 결말로 마무리 되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남들 입에는 '망한 사랑'이라 불리우게 될 지라도 적어도 자신에겐 '... 사랑이었다'로 결국엔 사랑이 아니고 뭐겠냐는 말로 모든 부정적인 단어를 막아세우는 느낌을 받는다. ​잘 먹는지, 잠은 잘 자는지, 서러운 마음이 들진 않는지, 집으로 오는 길이 무섭진 않은지,  항시 차 조심과 사 람 조심을 입에 달고 살게 되며, 혹여 므슨 일이 일어나거든 앞뒤 상황 재지 말고 자신에게 바로 알리길 바라는 마음. 그 바보같은 마음을 뒤집어보면 항상 사랑이더라. 여름에겐 그 기다림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도하는 마음이 결국 사랑이었더라.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521/49/cover150/k49203686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5214901</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집이든 사람이든 결국 같은 마음이라는 점 -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 (리커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22873</link><pubDate>Mon, 08 Jun 2026 08: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2287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032122&TPaperId=1732287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42/21/coveroff/k39203212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032122&TPaperId=1732287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 (리커버)</a><br/>성해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03월<br/></td></tr></table><br/>'두고 온 여름', '혼모노', 그리고 짦은 숨으로 읽어낸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의 시간. 저자의 세상은 결국 사람으로 결부된다. 사람 이야기가 제일 재밌다는 걸 아는거지.위픽의 장점은 딱 집중하기 좋은 구간만 기록되어 있다는 것. 그래서 각각의 인물들이 그간 살아온 패턴이라던가 성향, 사건이 벌어진 후 변화될 심상은 독자에게 맡겨놓았기에 얇은 책 + 긴 여운 + 각자의 각색 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쇼츠와 릴스로 중독 되어있는 사람과 카페가서 커피마시며 너는 영상 보고 놀아라, 나는 위픽 읽을란다! 로 각자 플레이가 가능한 시간이기도 하다. ​​대학생. 건축과 4학년. 교수의 과제. 나와 다른 성향 동기와 협업. 타지에서의 시간. 과제로 주어진 고택, 고택 거주자의 히스토리 이해. 나와 닮아있는 성향의 재서, 나와 다른 성향이 부러우면서 질투가 나고 궁금하기도 한 이본의 시선들. 이러한 감정들이 딱 이 나이 때에 이뤄지는 것임을 느낀다. 이 시절을 지나온 사람으로서 나 역시도 나를 잘 모르지만,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 궁금한 시기이니까.​세상에 뒤쳐진듯한 문교수의 수업 방식은 나와 맞지 않다 생각하지만 그대로 따를 수 밖에 없고, 서머스쿨에 선정되는 것도 의아한 점들이지만 다른 이들처럼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 그게 재서다운 삶의 방식이다. 매사 조심스럽고 확인을 해야하고, 그러다보니 스스로가 긴장을 안고 사는 인물. 남들에겐 우등생이겠지만 자신에게는 자기검열과 확신을 요구하는 피곤한 인간임을 모르지 않는다. 그에 반하는 인물 이본. 2학년 1학기 응용수학과에서 건축학과로 전과. 과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있는데 건축과에서 타과 이동은 심심찮지만 이본처럼 역행하는 인물은 또 없었으니 시선이 갈 수 밖에 없었다. 2년 동안 공부한 자신보다 시선이 잽싸고 날카로운 상대라 궁금증이 차고 넘치지만 선뜻 손내미는게 어려운 재서. 비슷한 듯 다르게 놓여있는 인물이 하나의 주제를 두고 다르게 보는 관점은 이야기가 시작 될 즈음 부터 나란히 놓여지고 있다.스캐치업을 하는 과정에서 수작업과 캐드와 3D 프로그램의 대립. 이는 속도전의 차이로도 보여진다. 어딘가 모르게 준비 과정부터 복잡할 수 있는 답답함을 가진 재서와 빠르고 명확한 이본의 차이. 마주한 관점은 그대로 고택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고택의 보수와 재건의 차이. 구조적과 비효율과 안전상의 문제를 제시하며 재건을 이야기하지만, 처음 이 작업이 주어 질 때 클라이언트 요구사항과 복원과 보존에 중점을 두라는 교수의 권고를 무시 할 수 없는 재서에겐 현실은 맞지만 실정은 그러지 못하는 심상의 대립도 함께 보여준다. '짓다'는 의미에 우린 여러가지를 덧붙일 수 있다. 대표적인 동사의 개념으로 재료를 들여 지어낼 수 있겠지만, 작고한 정연씨의 부친이 만든 공간을 '깁다'의 방언적 의미인 짓다로 의미를 추가하여 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을 꿰매는 식으로 해석 할 수도 있겠다. 후자가 문 교수가 두 학생에게 바라는 짓다의 속뜻이라 생각을 해봤다.<br>📖그렇게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그 오기가 애정의 동의어 같기도 하더라. 나 뭐든 빨리 질려하거든.지레 짐작이 아니라 툭 터놓고 이야기하는 자신과 상대에 대한 다름의 이해. 내 뜻대로 안 될 때는 화도 나는데 그래도 될때까지 해보면 언젠가 뭐라도 되어 있는게 좋은 이와 아직까지 근본적인 물음에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이마저도 주저하게되는 이의 시선.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어야 비로소 천 년이 흐른다는데 둘이 마주한 탑은 그보다 더 긴 세월을 버텨주었으니 흔들리기도 하고 기울어지는 것의 당연함과 대견함을 이야기하는 해설사님의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묵직하게 한 곳에 박혀있는 석축도 갖은 시련이 오기 마련인데 사람이라고 그러한 휘둘림이 없겠냐는 숨겨진 말을 찾아내며 건물을 짓는 일 만큼이나 한 사람의 세상을 지어내는 일이 얼마나 지난한 공이 들었는지 감히 가늠해보게된다.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 비로소 그 공수에 대한 노고를 완벽하게 이해하게 되겠지.(하루아침에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42/21/cover150/k39203212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5422188</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의 응원 - [아빠의 도시락 편지 - 매일 혼자 점심 먹는 왕따 딸을 살린 기적의 편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16024</link><pubDate>Thu, 04 Jun 2026 08: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31602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22138162&TPaperId=1731602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9/98/coveroff/k8221381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22138162&TPaperId=1731602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빠의 도시락 편지 - 매일 혼자 점심 먹는 왕따 딸을 살린 기적의 편지</a><br/>크리스 얀들 지음, 최지영 옮김 / 이야기장수 / 2026년 05월<br/></td></tr></table><br/>화사한 꽃무늬의 책표지. 그리고 아빠, 도시락, 편지. 자식들이라면 울컥하는 포인트를 다 갖춘 제목. 스르륵 책을 넘겨보려다 프롤로그의 '매일 아침 눈뜨는 것이 왈칵 두려워지는 날에'라는 문장에 나는 백기를 들 수 밖에 없었다. 외부의 공격에 무디고 덤덤하게 살고자 마음을 먹더라도 처음 겪게되는 감정은 매번 어렵고 받아들이기 두려워진다. 저자의 딸도 오죽했을까 하는 마음을 얹어보며 어린시절의 나를 회상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 책이 다르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학교에서 왕따를 당해 혼자 점심을 먹어야 했던 열 살 소녀. 도시락 가방 안에는 다정하고 익숙한 손글씨의 메모가 들어있다. 아빠의 메세지. 평소와 다른 딸이 걱정되어 꼬치꼬치 케 묻지 않는다. 아빠는 여전히 여기 서 있겠다는 듯의 든든한 문장들이 종이에 서려있다. 잘잘못을 따질 요량으로 집요하게 파고들지 않는다. 짧은 문장 몇줄로 하루를 다독이고 남은 시간을 어찌 지낼지 생각하게 만든다. 사춘기의 딸의 세상을 존중하며 먼저 문을 열고 나올 여지를 준다. 훈계의 느낌이 아니라 마음이 덜 주눅들었다. 한없이 작고 쪼그라들었을 딸 옆에 내려다 보는게 아니라 같이 쪼그려 앉아 '아빠는 - 그랬었어.'라는 듯 당신의 어린시절의 마음을 옆에 툭 놓아준다. 그래서 고마웠다. 유효기한이 없는 내 편 같아서. ​​📖DAY27_ 누군가가 날 싫어한다고 내 탓을 해선 안 된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누군가가 날 싫어한다면, 그건 '그들의 문제'이지, '내 문제'가 아니다.만인의 사랑을 받는 것이 부럽긴하다. 헌데, 살면서 소수의 미움도 안 받는 삶이 부러워 지기도 하더라. 사람이 하나 둘 모이면 마음이 맞는 집단이 생기고 그 무리가 많아지면 서로를 배척하기도 한다. 그 과정 속에서 만만한 미움의 대상이 추려지기도하고, 질투가 뭉쳐져 칼을 숨긴 입 속 가시들이 사람을 찌르고 할퀴기도 한다. 타인의 말과 시선이다. 이건 인격이 완벽히 채워지지 않는 어린 시절의 상황에서 그치지 않고, 다큰 어른이 자신을 추켜세우는 삐딱한 방법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 우리는 매번 자신의 입장에서 답을 찾는다. 모든 결론이 '나 때문에'로 결부되며 존재 가치의 부정까지 이르게된다. 그건 아마 애디는 물론이며 저자도 똑같이 겪어봤을 것이다. 독자인 나도 그러했으니까.애디의 맛있는 점심 위에 놓여진 이 문장이 진짜 답이었다. '모든 사람이 널 좋아하진 않을 거야.' 하지만 그 탓이 나라는 것에 마침표를 찍지 않길 바랬다. 왈가왈부한건 그들이니까. 그들이 도출 해낸 답인거지, 모두에게 적용되는 정답은 아님을 먼저 살아낸 사람의 생생한 후기같아 믿고싶어졌다.<br>📖DAY43_ 우리는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 그건 그냥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뒤집어보면, 타코는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 우리 모두 타코였다면 얼마나 행복했을지 상상이 가는가? 갑자기 배고파지네.먹는 행복 만큼 관계로 얻어기는 기쁨이 애디에게도 생기기를.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미움 받을 일은 아니라는 것. 타코를 먹는 순간 얻어지는 행복 만큼이나 발치에 채이는 모든 순간이 행복일 수도 있다는 삶의 가정법을 기억하길 바라고 있었다. 별 거아닌 것에도 분명 행복은 존재하고, 우린 그 행복으로 슬픔을 쉽게 잊어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알려줬다. 아마 애디는 화요일의 타코 만큼이나 목요일의 타코론도 존재하다고 믿게 되겠지. <br>📖DAY47_ 나에게 상처를 준 말들도 있었지만, 또 나에게 도움이 된 말들도 있었다. 내 말로 누군가를 다치게도 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주었다. 생각이 담기지 않은 공허한 말은 있을 수 없다. 우리가 하는 모든 말에는 언제나 어떤 생각이 담겨 있다.말에는 '힘'이 실린다 했고, 그 힘은 '진심'을 동반한다고 알려줬다. 여기에는 어떤 위트의 문장을 이어 붙이지도 않았다. 애디에게 의미를 전달 할 때엔 명확한 팩트만을 전달하고 싶은 짧고 굵은 한 방이라 여겨졌다. 사람들의 시선과 입술 끝에 달려있던 가벼운 말들로 상처를 받았기에 손에 잡히지도 않는 것에 연연하게되고 마음 쓰이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겪어냈던 아빠와 딸이었다. 네가 상처 받은 만큼, 너의 말로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 있음을 늘 인지하고, 반대로 너의 말로 힘을 얻기도 할 수 있는 양면성을 잊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받은 대로 되갚으라는 말이 아니다. 겪어 낸 만큼 그 아픔을 알기에 똑같은 사람이 되진 말자고 이 편지를 쓰는 저자가 스스로 되뇌이고, 딸에게도 건네게 되는 삶의 방식이었다. <br>📖DAY78_ 그 거짓말이 가치가 있을까? 겨우 몇 초, 당신을 곤경에서 구해줄 뿐인 그 거짓말이 정말 가치가 있는 걸까?거짓말은 결국 언제고 되돌아오게 되어 있다, 언제나.청렴결백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히나 어릴 때엔 더더욱.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얄미운 친구를 골탕먹이기 위해, 속한 집단에서 인기를 얻기 위해, 주목받기 위해 뱉어낸 순간의 달콤한 처세술. 다들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 거짓말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 진득하게 밀어 붙일 진심이 될 수 없다는 것. 에둘러 표현하던 마음의 전달 중 저자는 이러한 당연한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선 확실하게 언급하며 꼭 지켜야 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br>📖DAY97_ 영원히 함께할 친구들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들은 바다의 파도처럼 높이 치솟으며 왔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그들은 때때로 오갈 것이고, 나도 다시 연락하며 지내게 되겠지만, 결국 또다시 사라질 것이다.대학 동기였으나 무리를 지어가며 친하게 지내진 않았던 친구와 오랫만에 연락을 하게 될 즈음 그녀가 건넨 말이 있었다. '시절 인연' 이라는 걸로 우리는 멀어지기도 했고, 다시 가까워지기도 하는거 아니겠냐며 현재 비슷한 처지의 우리를 이야기 했었다. 모든 것에는 영원이라는 게 없고, 또 그게 당연한 것이 인생이지 않겠냐는 불교 용어였다. 그러니 이 관계를 욕심내어 붙들여 메어두지 않길 바라며, 자신을 스쳐가는 수많은 인연들을 욕심내며 움켜쥐려고도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보였다. 그 말을 타국의 저자가 딸에게 적어둔 편지로 보니 새로웠다. 인연을 바다의 파도로 비유 한 것 또한 이해하기 쉽고 눈 앞에 그려질 만한 문장이라 구구절절 설명해 주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딸보다 곱절의 세월을 살았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과 살아냈을 것이고, 또 뜻하지 않은 인간관계에서 고생하는 날도 숱하게 있었을 것이다. 이직에 관해 살짝 언급 한 걸 보면 이러한 관계의 고민은 나이가 들어도 사그러들지 않는 난제라는 것이겠지. 호호할머니가 되더라도 너는 그 일들로 마음을 쓰게 될 테니 지금부터 골머리 앓진 말자, 아빠도 아직 그 문제에 대한 답을 푸는 중이잖아? 라는 듯 제출 기한이 없는 문제에 조급해하지 말자는 사담이 숨겨져있는 듯 했다. <br>📖DAY104_ 지금은 내가 널 잠시 맘에 안 들어할지 몰라도, 나는 늘 네 곁에 있을 거고, 언제나 널 사랑할 거야.비빌언덕 이라는 말이 있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는 말인데 의지할 곳이 있어야 시작하고 이룰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자는 애디에게 이렇게 적어두었다. '네가 날 증오하고, 싫어하고, 소리를 질러도 난 늘 네 곁에 있을 거야. 언제나.'라는 짧은 메모. 헌데 나이들어 보면 세상 힘이 되는 편지라는 점이다. 10대 시절엔 가족, 부모가 당연히 내 곁에 머무르고 나의 미운짓 고운짓 다 받아내주는 사람이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된다. 하지만 애디가 저자의 나이 즈음에 다다르면 절대 당연하지 않음을 느낄 것이다. 여건상 떨어져 지낼 수도 있을 것이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사랑하는 떠나 보낸 후 곁에 없어 그리워 할 수도 있다는 걸 늘 염두해 두고 살아야 하는 시절이 온다. 그래서 '늘'과 '언제나'라는 단어에 마음이 기운다.꼰대 같아도, 얄미워도 매 순간마다 찾게되는 존재라는 것의 든든함. 당연하다 여기지만 당연할 수 없는 관계에 애틋해짐을 느낀다. ​📖DAY123_ 당장은 그 사람들을 다시는 안 볼 것 같고, 다시는 함꼐 일하지도 않을 것 같지만, 세상은 넓은 만큼 좁기도 하다. 내 이득을 위해 사람들을 이용해도 괜찮은가? 당장은 기분좋을지 몰라도 결국엔 그 일로 스스로 상처 입게 될 것이다.사람이 어려웠다. 금새 가까워지기도 하지만, 금새 저 만치 멀어지기도 하는 것이 사람이다. 붙들여 메어두고 싶어도 안 되는 마음들이다. 저자는 딸에게 그러한 관계의 찰나를 등반하며 마주치는 사람들로 비유했다. 그 잠깐이겠지만 다정하길. 그래서 다시 또 만난다면 반가워하며 또 다정함을 얹어주길. 사람의 인연은 알다가도 모를 접점들이 즐비하니 먼저 건냈던 해사한 잔상으로 오래도록 밝고 선함을 얻어내길 기대하고 있었다.<br>나는 어린시절 아빠에게 도시락 위에 얹어진 편지나 메모를 받아 본 적이 있던가를 생각해봤다. 일단 초등학교 때 부터 급식을 했고, 아빠는 늘 바빴다. 나의 마음을 들여다 볼 여력이 없는 사람이었다. 다정한 말과 살가운 기운은 없더라도 존재가 주는 든든함은 있었다. 그럼 사람의 바운더리를 넘어가게되는 시점, 결혼 할 때 장문의 편지를 받았던게 두고두고 기억이 난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폐백이라는 관례. 신랑신부가 양가 부모님과 친척들에게 큰절 올리면 받는 절값 봉투에 부모님 두분은 각자의 이야기를 빼곡하게 적어두셨다. 집에 있던 노트를 찢어 스프링 부분을 가위로 자른 흔적. 꾹꾹 눌러 쓴 단어들. 어딘가 엉성한 맞춤법. '장하다, 애썼다,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을 당신들의 입이 아닌 손 끝에서 느껴보는 온도는 남달랐다. 그렇게 받아둔 편지는 10년이 넘은 지금도 소중한 물건 중 하나가 되었고, 두고두고 꺼내 봐도 눈물 찍어내는 눈물 버튼이 되어버렸다.말은 공기 중으로 흩어지게 되지만 손으로 눌러 쓴 메모들은 흔적이 되고 손에 쥘 수 있는 힘이 된다. 저자의 딸이 차곡차곡 모아두었을 믿을 구석에 대해 생각한다. 각각의 상황에 따라 펼쳐 볼 만한 문장들이 수두룩 하다는 것. 답이 보이 지 않을 때, 그리고 해답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 곁에 없을 때에 힘이 되어 줄 응원의 조각이 많다는 것 만으로도 득 본 삶이라는 걸 깨닿게 되겠지. 부럽다 애디!​​📖출판사를 통해 도서만을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된 기록입니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9/98/cover150/k8221381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699817</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죄책감, 망설임, 도리. 바랄 수 없고, 기대해서도 안 되는 염치라는게 있다. - [용궁장의 고백]</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88862</link><pubDate>Thu, 21 May 2026 08: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8886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202638674&TPaperId=1728886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64/38/coveroff/e2026386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202638674&TPaperId=1728886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용궁장의 고백</a><br/>조승리 지음 / 달 / 2026년 04월<br/></td></tr></table><br/>나는 저자가 에세이만 잘 쓸 거라 생각했는데, 2년 만에 장르를 달리하여 서늘한 이야기를 건네준다. 문장들은 늘어짐이 없고, 뜬구름 잡는 소리로 허상을 꾸리지도 않는다. 현실에서 숨 쉴 법한 인물과 케이블 채널이나 유튜버들이 일련의 사건들을 르포처럼 기획하고 보도할 각을 재고있는걸 가로채 쓴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살아있다. 모든 인물들이 밋밋하지 않다. 그래서 주저하게 만든다. 날 선 눈빛을 숨기고 각자가 원하는 바로 무탈히 모든게 흘러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기운이 용궁장 주변으로 낮게 드리워져있다. 선한 말만 뱉어내는 입꼬리 끝엔 무엇이 달려있는지 알 수가 없다. 각자가 기대하는 것들이 다르지만 결국 용궁장이 눈앞에 사라져야만 다음으로 넘어 갈 수 있다는 것만 확실하다.​책소개를 보면 이 이야기는 '가족미스터리 소설'이라 알려두고있다. '천륜'과 '인륜'이 지옥이 되는 순간과 그 지옥에 대항하는 평범한 사람들. 끊어내지 못하는 관계. 각자가 짊어진 지옥의 갈래를 보여주고있다. 그곳이 지옥탕이라 해도 무관할 용궁장을 앞에 두고 개인 인터뷰를 딴 듯한 'OOO의 고백'으로 이뤄진 5부작의 단편. 고백인지 회개인지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먼저 꺼내며 대나무 밭에서 울화를 뱉어내는 복두장이의 마음과도 같은 후련함이 깔려있다. 적어도 이렇게 고백한 이들이라면 오늘 밤 잠은 푸욱 잘 수 있지 않을까를 생각 해 본다. 발 좀 뻣고 한숨 푸욱 자고, 다음날 담 걸리는 일 없이 팔에 쥐나는 일도 없이 개운하게 자고 일어나 시원하게 기지개 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을 보태본다.<br>📖피해자의 고백_툭. 가슴속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연결되고 싶었던 나의 미련이었다.가족이라는게 모두 다복하고 아끼는 집단은 아니다. 가까우니까 더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고, 그걸 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깎아내리고 뜯어발기는 육신과 정신의 생채기는 폭력의 범주를 꽉 채우고도 남는 인간의 낯짝들을 마주하게된다. 그럼에도 가족이니까, 엄마니까로 선을 그어버린다. 내 가족이니 품으려 마음먹고 노쇠한 육신을 거두고자 생각을 고쳐먹지만 가시를 품고 무엇 하나 고마워 할 줄 모르는 이를 눈 앞에 둘 때 우리는 포기라는 단어를 온 몸으로 얻어내게된다. 포기와 미련이 얽혀있던 마지막 실타래가 늘어지다못해 끊긴 소리였다. 타인은 학대라 했다. 하지만 천륜이었다. 그래서 잡고 있었다. 최소한의 사람의 도리를 아는 이 였으니까. 한 쪽에서만 퍼다주는 관계는 결국 독이 구멍이 나고 깨져도 염치를 모르고 닥달하게된다. 사람? 고쳐쓰는 것 아니랬다. 그건 손 위든 손 아래든 구분 지을 필요가 없다. 결국 그냥 사람 자체의 문제였다. <br>📖가해자의 고백_"자식 된 도리? 이제 와서?"역시나 한 쪽의 말만 들어서는 안된다. 중립 기어 박고 양쪽의 입장을 다 들어봐야 알 수 있다. 이야기 초입부터 얘만 해맑다. 그리고 얘만 특혜를 얻는걸 당연하게 여긴다. 그 때부터 이상했다. 모든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야한다는 당연한 이치를 기본으로 삼는 놈이라 누군가의 희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세상 어떤 것도 당연하게 이뤄지는 것이 없는데 제 핏줄이라 무조건 품어두고 지원하며 조력자의 역할을 해 주길 바라고 있다. 모르는게 약이 아니라 몰라서 바보되가 되어가는 꼴을 보여주었다. 학문에 대한 시야가 넓다고 난 사람이 아니다. 고마워 할 줄 알고 미안함이라는 걸 기저에 깔고 살아내어야 했는데 이걸 가르치지 않은 아버지를 탓해야 할까, 알려고 하지 않고 자란 막내를 탓해야 할까. 피장파장이다만 노인은 죽어서도 제대로 깨우치며 생을 마감하지 못했을 것이고, 막내는 살아온 세월 동안 모르고 산 시절을 다시 되감아서라도 다시 배워야 할 것이다. 외국 물 먹으면 뭐하겠어 헛 공부한 인생 수업 다시 재수강이 절실해 보인다.<br>📖설계자의 고백_사람이 죽었다. 그런데 모두가 행복해졌다. 나는 이 부조리를 이해 할 수가 없다. 영원히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용궁장이 염라대왕 문턱 언저리쯤이 되는걸까. 하나같이 다들 죽기 위해 사력을 다해 고약함을 뿜어냈고, 그 덕에 용궁장으로 들어온 듯 하다. 어떤 이의 생이 마감된 것을 사력을 다해 기뻐하는 사람들. 날뛰듯 신나서 춤을 추진 않지만(남겨진 이들은 일말의 양심이라는 걸 소유한 자들이라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져있다) 서류상으로서의 모든 절차 이후 후련해질 자신의 삶을 기대하며 빠른 절차를 이어간다. 인과연이 달랐다. 그러니 그간의 시간을 통해 사람의 감정이 변질되었고, 상식을 벗어난 결과를 보여주고있다. 도리와 인륜이 닿아있는 관계에서 그 근처도 닿지 못한 마음들이 이제사 숨통을 틔는 시작점이 되었다. 용궁장은 누군가의 생의 끝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생의 시작인 것이다. <br>📖조력자의 고백_ 계획이 머릿속에 있을 때는 죄책감과 망설임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화마에 잡아먹힌 용궁장을 바라보며 나는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기회가 내게 주어졌음을 알았다.나 부터 살고 봐야했다. 이건 욕심을 이겨먹은 생존의 욕구 발현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기억들이 기반이 된 욕심, 복수, 희열로 켜켜이 쌓아올린 생존 욕망이다. 이 상황까지 오도록 설계했고 실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장로의 딸에게 자신도 거룩교회의 신자가 되려하고 하나님은 이런 나를 용서해 줄지를 묻는다. 고해성사를 하는 상대가 장로의 딸이라는 점. 이 상황을 이미 알지만 용서 해주실까요를 되묻는 걸 보면 너도 하느님이 용서한 딸인데 나라고 못하겠느냐는 식의 공범이자 가담자로서 엮으려는 뉘앙스을 안겨온다. 악함의 기준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어떤 것도 마냥 선함과 베푸는 마음으로 채워진 집단은 없었던걸로 꾸려져있다. 거룩교회라고, 용궁장 같은 검은 마음이 없는 집단이라 단언 할 수 없는 것 처럼.주님께 거두어진 것이라는 말이, 결국 거룩교회의 장로 집단으로 소속됨으로서 이 지역, 이 집단의 최상위 계층에 앉아버렸다는 걸 표현했다. 자신의 불운을 태워버리고, 타인의 불운을 먹이삼아 세력을 키우는 것. 보고 자란 관계의 악이 결국 악을 키워낸 것이지 모.<br><br>당연한 희생도 없고, 당연한 불행도 없다. 하지만 꾸준하게 이어지는 강요와 독선은 사람을 주눅들게 했고, 자기연민마저 소멸시켰다. 으레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이라 여기며 희생이라는 단어의 정의로 명명하지도 않았다. 자신은 모른다. 그렇게 커왔고 그렇게 살아야되는 줄만 알다가 이러면 안된다는 걸 아는 순간 쌓여있던 감정은 폭발의 상태로 터져나온다. 그간 참아왔는데 왜 더 못 참을까 싶지? 숨이 턱턱 막히고, 온 몸이 쪼그라 들 것 같은데 살아야한다는 무의식의 발현인 것이다. 가족이라는 아주 좋은 핑계거리로 사람을 죄어낸 결과였다. 읽는 나도 목 끝까지 육두문자가 부글거리고 눈에 힘이 들어가는데 이러한 삶을 진실로 버텨냈을 인물을 생각하면 용궁장이 그들의 성능좋은 대나무밭이지 않았을까. 복두장이의 답답함을 해결 하듯 묵혀있어서 내 것인줄 알고 살던 울화를 토해 낼 수 있는 장소의 마련이라 씁쓸함보단 후련함이 크다. 눈물 안나오는 장례식장이라는 말을 이제 완벽히 이해 할 수 있게되었다.죽기 직전까지 피말리게 사람을 쥐어 짜는 이를 가해자라 봐야할까, 그간 해온 악행에 맞는 결론을 짓도록 방임의 끝이 생의 끝으로 이어지도록 놓아만 두는게 가해자일까. 모든 것이 귀하다는데, 그 귀함을 모르고 하대를 일삼았기에 나는 전자를 가해자로 보고싶다. 후자는 잠정적 가해자가 될 수 있으나 그러한 상황에 이르게 만든 것의 원흉 또한 결국 전자로 인해 빚어진 것. 콩 심은 데에 콩 나고, 팥 심은 데에 팥 난다고 하잖아. 악을 뿌려 놓은 곳에 악이 자란 상황이니 결국 제가 뿌린 씨를 제가 거둬들이고 그 업을 받아들이는 걸이라 용궁장에서 타들어간 이는 어느 누구를 탓해선 안된다고 딱 잘라 말하고 싶다.나의 희생이 당연하지 않으며, 당신의 희생 또한 당연한 것은 없다는 걸 확실히 못 박아두고 싶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64/38/cover150/e2026386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643826</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그럼에도 바라게 되는건 과한 낭만일까? -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 월급사실주의 2026]</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75519</link><pubDate>Thu, 14 May 2026 08: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755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932638503&TPaperId=172755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49/67/coveroff/e932638503_a4fb.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E932638503&TPaperId=172755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 월급사실주의 2026</a><br/>강보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5월<br/></td></tr></table><br/>호기심에 발을 들여 놓았다가, 이젠 5월의 첫날 출간될 무언가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바라게되는 앤솔러지. 2023년만 해도 9월 1일에 출간되었지만, 이후부터는 진짜 근로자들이 작정하고 쉴 수 있도록 판 깔아 놓은 그날, 근로자의 날에 맞춰 출간이 되고 있다. 나도 이구역 고인물에 닳고 닳아 약아빠진 대감님집 노비라 근로자의 날 휴무에 맞춰 이 때 읽어줘야 맛이 더 산다는 듯 아주 잘근잘근 씹어먹는 이야기들 이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매년 알아서 구입해 읽고있는 아주 착실한 독자라 말하고 싶지만, 말하지 않아도 손 안 닿는 등짝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기분이 들어서 보게된다.​먹고 사니즘, 드러워도 어쩌겠어. 나를 고용해준 고용주님이 계신 곳이니 아침 댓바람부터, 아니 어제 자기 전부터 내일 출근 하기 싫다는 건 기본옵션이요 가다가 차 사고라도 나면, 갑자기 회사 서버가 먹통되면, 회사에 불이라도 나면이라는 오만 가설을 다 세우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내 기대와 달리 너무 무탈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어떻게 정신줄 잡고 살지, 나만 이딴 진흙탕에서 짱뚱어마냥 파닥거리며 죽을동 살동 하는건 아닌지 묻고 싶을 즈음 읽게되니 타이밍이 기깔나다는 말 말고는 다른 표현법이 없다. 오늘의 나는 뻘짓하고 있는게 아니라 살아내고 있는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순간임을 마주하게된다. 역시 거울치료가 답이다. 남이 잘 되는 꼴보다 남이 나랑 똑같은 걸 당하고 사는 꼴을 보는게 더 편하달까.(내가 생각해도 놀부심보가 따로 없군)​이번엔 특수성을 띠고 있는 직업군들의 이야기였다. 기자, 예능 PD, 방송과 교육 현장 경험을 토대로 꾸려진 이야기들. 그리고 공모를 통해 선발된 작품까지. 헌데 내가 겪어낸 이야기들이 눈에 밟혀 이 바닥은 10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구나로 종결 짓게 만들었다. 과거 일이 스믈스믈 떠오르는 것이 아주 단단히 얹힌 기분으로 이야길 마주하게 했다. 웨딩 헬퍼, 현직자와 퇴사자, 승진 심사. 올해도 딴 사람 이야기처럼 한 발짝 멀리 떨어져서 공감하긴 글렀다. 겪어낸 얘기들이 책 속에 박혀 있어서 과거를 떠올리기 충분했고, 사람이 바뀌고 장소가 바뀐들 이노무 집구석(회사 구석이라 해야하나?) 바뀔 생각이 없는 집단임을 확실하게 직시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우리의 투어_ 적은 그토록 분명한데 왜 나는 이들에게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게 되는 걸까......위치가 애마하면 방패막이 해 줄 윗선도 없고(있다 한들 오너 일가가 대부분), 총알받이 노릇을 톡톡히 하게되는 위치. 위아래, 앞뒤 골고루 욕먹는 욕받이의 실정이 딱 이 자리가 아닐까 싶다. 사측을 대표하는 실무자 이다보니 거래처에서는 미안하지만으로 시작하는 각종 요구사항. 내가 해 주지 않는 것도 아니고, 나도 까보면 똑같은 실정임에도 나는 그들에게 머리를 숙여야 한다. 사측 대표와 거래처 간의 확성기 노릇이지만 온전히  그 내용을 전달하는 소리통이 아니라 간쓸개 다 빼어주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대변해야하는 드럽고 치사한 세치혀도 필요한 상황. 돈 달라고 미안해하고, 돈 못준다는 말을 미안하다고 전해야하고(오너는 미안함을 모른다는게 학계의 정설이지), 미안해야 할 사람만 미안해 하지 않는 그런 어정쩡한 관계들. 돈으로 얽혔지만 돈 만 없는 의미 상실의 관계.<br>📖우리의 투어_ 가난은 가난을 알아보는 법이었다. 근로자를 대표해 목소리 내줄 사람이 없는 개인기업 혹은 가족기업. 솔직히 말해서 쉽게 자를 수 없는 조건을 갖춘 기업, 잃을 게 많아서 여론을 무서워하고 직원들을 어르고 달래야 하는 기업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렇다고 내가 뭐 엄청나게 대단한 환경을 바라는 건 아니었다. 그저 총무과와 인사과가 따로 있는 정도. 파티션으로 자리가 나뉘어 있고, 식대 카드 한 장을 여럿이 돌려쓰지 않는 곳.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청소 노동자가 있어 직원들이 직접 휴지통을 비우지 않아도 되고, 컴퓨터에 워드나 어도비 같은 오피스 프로그램이 정품으로 깔려 있는 회사. 현실 자각의 시점으로 넘어간다. 이러한 착각과 현실 직시의 흐름은 아마 고등학교 때 일 것이다. 고1땐 이름난 대학을 갈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고2땐 서울에 있는 대학이면 감지덕지라 했다. 고3땐 일단 4년제라도 가보자 라는 마음. 그렇게 시야 축소 기능이 철모르는 학창시절에서 끝나리라 생각하지만 사회물 먹다보면 직군 고르기 방식또한 깃발 꽂은 모래성에 이것저것 가르고 뺀 후 남아있는 의미마저 소실한 모래성을 만나게된다.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최악의 조건이며 가,족같은 회사이기도 하더라. 나도 몇번의 입사와 퇴사를 하며 이 생활 후 정착을 한지 10년이 넘었지만 그럼에도 책속에서 열거한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곳은 아니다. 청소 노동자는 개뿔, 법적으로 쉴 수 있는 휴게 공간마저 없어 각자의 개인 차량으로 가서 쉬는 실정이며, 쉽게 자를 수 없는 조건을 갖춘 척 하며  근로 규칙을 공증받았다 하지만 그게 사측을 위한 공증이지 근로자를 위한 배려는 아니라는 걸 안다. 오죽하면 퇴사 할 때 다시는 이 판에 들어서지 않으리라 말하며 나간 직원이 모든 행태를 고발해서 과태료 보다 직원들 밀린 연차수당 일부 지급으로 퉁치는 통수 부리는 곳이다. 정말 가,족같은 회사 같지만 진짜 몇대째 가족이 운영 할 회사이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수순은 여전하며 대접이 얼마나 크느냐에 따라 갈릴 뿐 그나물에 그밥이다. 오늘도 나는 고대하며 하루를 산다. 아무런 이슈 없는 날로 하루가 마무리되길. 출근 할 때 오너의 차가 미리 주차되어있지 않길. 퇴근 할 때 전화기를 돌려 놓지 않아도 되는, 일과 이후 상시대기 상태로 대기전력을 쏟을 일이 없기를. 그렇게 나는 별거 아닌 것 같은 일에 별거 이상의 기대를 하며 살고 있다.<br>📖방송 사고 경위서_ 그건 부끄러움이었다. 대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 대단하다고 믿었고,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중요하지 않다고 믿었다. 그리고 돌아보지 않으려애썼다.방송국이 배경이 된 직장의 에피소드겠지만 이건 어디든 심심찮게 보는 사건발생-경위서작성-담당자 라인 정직,감봉등의 징계 마무리 과정을 그리고 있다. 내가 직접 호작질 벌여서 판친 것이 아님에도 수습을 해야하는 아주 성가신 상황. 정작 깽판친 놈은 해당 소속 아니니 열외 상태이고, 남아있는 그 집안 식구끼리 니탓내탓하며 결국 아랫것들이 죄송합니다로 조아리는 흐름을 보여주고있다. 거기에 곁다리 껴 있는 궁현도 제작 담당 탄도 연관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적잖히 타격을 입는 불똥 튀어버린 존재들. 탄이 경위서를 바로 송부하지 못한 것, 계속 주저하며 경위서에서 정당한 잘잘못과 현상 직시의 시선은 어디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지를 경위서 초안과 발송안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전 후 기록물을 보면 모두 팩트에 기반되어 작성되어있다. 다만 어느 지점을 우위에 두어 수습안을 꾸릴지에 대한 것을 보여주고있다. 사건의 현상에 기반을 두었던 초안을 보면 사고 발생의 단면을 보여주고있고, 그로인해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를 인정하고 있다. 송부된 작성안에는 그 일이 일어 날 수 밖에 없던 이전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로인해 사건이 이뤄질 수 밖에 없음을 먼저 알리며 사고낸 놈들로 인해 대응 못한 자신이 문제가 아니라 그 너머의 관계정리에 포커스를 둔 후 사고 이전의 상황에 대한 진짜 미안해야 하는 이유를 수면위로 올려두었다. 자, 그러면 이 사안은 누구 하나 모가지가 잘려 나가는게 아닌 다른 방식으로 사고에 대한 징계를 찾아보겠지. 탄이 이놈 쓸개 빠진 놈 같더니 뒷 줌치에 쓸게 한무더기를 숨겨놓은게 분명해 보였다.(멋지다는 말!)​📖이모라는 직업_ 순백색의 신부 옆에 선 그림자 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이어야 한다. 이상하게 가장 진한 색인데도 검은 옷을 입는 순간, 투명해진다. 신부의 뒤에서 베일을 잡고 버진 로드를 걸어도, 신부의 옆에 붙어서 화장을 고치고 있어도 사람들 눈엔 그녀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때마다 정혜씨는 투명 인간이 된 느낌이었다.나는 정혜씨같은 분들에게 일을 배정하는 업무를 2년 동안 했다. 웨딩홀 매니저였다. 그 직군도 정혜씨랑 별반 다르지 않다. 세상 화려한 곳에서 일하지만 색이 없는 사람으로 존재해야했고, 듣는 귀는 많아도 뱉어내는 입은 예쁘고 좋은 것만 빚어내야했다. 단숨에 이리저리 눈알을 굴려 누가 신부 가족인지, 돈줄을 쥔 사람은 누구인지, 이 집구석 미친자가 누군지 살피고 빠른 판단이 필요했다. 기분에 따라 지폐 한장이 더 얹어지기도 했고, 다 괜찮다 하지만 본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든 것이 파국으로 치닫는 순간도 심심찮게 봐왔다. 내 엄마 아빠도 아닌데 어머님 아버님을 입에 달고 살아야했고, 퇴근을 위해 옷을 갈아입을 때면 전생에 나는 간신배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내가 아니라 타인을 위해 사는 삶. 그걸로 내 밥줄을 이어가는 과정. 그날의 기분과 순간의 기운이 누군가에겐 고단한 종아리와 빨갛게 눌린 어깨죽지. 그리고 끼니를 잊은 허한 속내를 보상받기 위한 애쓴 노력의 결과물이라는걸 알아주길 바랄 뿐이다.(알아 주다=군말없이 돈을 주다)​📖경희와 경희 아닌 것_ 작은 회사라도 너를 써주는 데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월급을 따박따박 받는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무서운 거다, 고정적으로 돈이 들어온다는 거. 무조건 성실히 일하고 윗사람에게 잘 보이거라.고미숙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희. 그러나 고미숙의 말이 너무 현실이라 부정할 수 없는 독자. 일하고 월급 받는게 당연하다 여기는 경희이지만 일하고 월급 받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 곳도 더러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아 세상 물정 더 익혀야겠구나 라며 속앳말을 하게 했다. 세상 이치라고 말하는 도리와 질서 같은 으레 당연한 일들. 하지만 그 기대를 꺾어버리듯 당연하지 않도록 꾸려내는 꼼수는 늘 존재하고있기에 고미숙은 경희에게 알려준 건데, 생각해보면 이 이치를 잊고 살 만큼 당연한 집단에서 일하는걸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대기업에 갈 순 없고, 모두가 인정할만한 복지가 우선시되는 직장에 출근 할 수 없음이 씁쓸해진다. 일하는 것도 열심히였고, 늙는 것에도 열심히가 옵션인 미숙을 보는 경희. 그 열심히의 기본값이 멈추지 않아야 미숙은 덜 늙을 수 있을 듯 보였다. 나의 어머니나 고미숙은 이러한 '열심히'와 '이 한몸 받쳐'의 개념이 기본 전제가 되어있는 근로자의 삶으로 세상을 버텨냈다. 나 역시 그녀들의 삶이 정답이라 보고 살아왔기에 이게 정확한 답으로 살았다. 고미숙과 경희의 세상이 다른데 경희와 경희의 아랫연차는 또 오죽할까 싶은 생각(헌데 경희같은 막내 레벨은 이런거 저런거 비교할 여력이 없다. 내가 제일 힘들다는 것만은 명확하게 인식이 되니 자괴감과 회의감이 모든걸 덮어버린다). 필요하다는 말을 피로하다는 걸로 들어먹는 지우와 경희 사이만 봐도 누군가에겐 이 과정이 필요한 것이고, 일련의 부단함이 피로함으로 먼저 닿아버린다는걸 생각하면 쉬운 건 어디에도 없음을 느끼게 만든다.​📖퇴직금 돌려받기_ 오늘 처음 보았지만 어떻게 살아왔을지 짐작되는 자기 또래의 이 여자가 단단히 잘못된 것 같아서. 물론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우리 모두 어느 정도 잘못되어간다. 받아들여야 하니까. 우리가 삶을 바쳐서 돈을 버는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증오하게 된다. 우리를 남김없이 발라먹으려는 상사를,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일을 너무 잘해서, 일을 너무 못해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말을 너무 안 해서. 이문은 그랬다. 언제나 누군가를 마음속에서 죽이고 있었다. 상사든, 동료든, 후배든, 선배든, 누군가는 항상 죽여야 했다. 그들은 이문을 위해 죽어 마땅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니 안 망가질 수 있나, 사람이.진해정이 말하는 우옥현.진해정을 바라보는 송이문. 뭔가 낌새가 묘했다. 남을 떠올리는 것에 이토록 정확하고 세세할 수가 있는게 이상했다. 직장인 나부랭이의 삶이 길어 질 수록 눈치만 빨라지는 것. 역시나 그랬다. 진해정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회사에서 시들어갔던건지 눈에 그려졌다. 어쩌면 송이문의 훗날 모습도 이런건 아닐지, 업무 오류를 알지만 다들 쉬쉬하고 폭탄 돌려막기 하다 줄행랑 친 건데 너무 FM대로 살아온 이문이 괜히 벌집 건드린건 아닐지에 대한 우려까지도. 잘 하면 본전, 못하면 쪽박이라는 그런 룰. '칭찬은 바라지도 않아요, 현상유지만 하게 해주세요.' 바라지만 중간도 못 되는 어딘가 붕 떠있는 자신의 위치. 포상은 없고, 감봉만 있을 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만, 훈계는 사람을 주눅들다 못해 지하로 끌어 내리는 아주 신박한 기술이 있다는 걸 또 한번 실감하게 했다. 이제 궁금하지 않다고.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어떤 사람이 될지. 그런 게 궁금하면 사람이 제정신으로 살 수 없다고. 느낀다. 이 사정 저 사정 봐주다간 내 사정을 못 들여보는 꼴을 아주 호되게 경험했다. 역시나 회사 생활은 흐린 눈에 경주마 눈가리개 장착하고 보고싶은 것만 보며 살아야 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아무도 내 사정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걸 항시 명심하며!<br>📖빈칸 채우기_ 월급을 받으면서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아이유나 차은우는 아니니까요.회사에서 낭만 찾기는 미련한 짓임을 상기시키는 신입의 한 마디. 회사 생활이 드라마나 웹툰같을거라 생각하는 선임을 한심하게 바라보지만 절대 티를 내어선 안된다는 생각에 수위 조절해서 뱉은 말 처럼 느껴졌다. 꿈과 미래를 쫒아 여기까지 온 사람이 몇이나 될까? 현실과 재정에 맞춰 온 사람이 더 많다고 보는게 명확한 조합일텐데, 면접관 앞에서 하는 말처럼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자는 듯한 건설적인 무언가를 바란 질문은 아니었겠지. 그저 어색한 공기를 없애고자 던진 말에 현실직시의 가시박힌 매질을 당한 뉘앙스였다. 각기 다른 성장과정과 생활반경이지만 그저 한 달 후 입금되는 금액을 기대하며 모인 이들이다. 누군가는 승진 심사를 위해 에너지를 쥐어짜며 간신배보다 더한 아첨으로 서류의 날인을 요청 할 것이고, 누군가는 그저 이러한 직군에 발을 담근 이력만 필요로 하니 무사안일의 날로 하루를 버틸 것이다. 승진 하면 뭐가 달라지냐고? 월급이 오르겠지. 직급 수당이 붙을 테니까. 그거 말고 달라지는거? 글쎄, 딱히 없었다. 드라마틱한 수직 인사 이동이 아니고서야 거기서 거기인 한발 올라서기는 티도 안 나는 발돋움이니까. ​​마지막 빈칸채우기 단편에서 우희가 말한다. '인간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더라.' 로 입사 동기의 승진을 축하하며 깔깔거리지만 이게 현실이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로 확실히 말하는게 맞겠지. '나도 안 변하지만, 너도 안변하는구나.' 를 정확하게 인지하며 상대를 마주해야한다. ​돈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루치의 나를 갈아서 납품을 해야 그에 상응하는 댓가가 하달되는 방식. 그게 한 주가 되고 한 달이 되며, 열두 달이 모여 한 해 치의 연봉이 되며 우린 그걸 손에 쥐게 된다. 피같은 돈이라고 하는 이유가 내 분신과도 같은 육신의 일부를 갈아넣었기에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했다. 그래서 못 받으면 화가나고, 비교하면 고달프고, 내 자리가 없으면 필요충분하지 않는 존재처럼 여겨져 자괴감이 드는 것이겠지. 그래서 항상 피곤하다. 그 나물에 그 밥같은 존재들의 집합이자 하나의 사회와도 같은 회사 속에서도 개중에 내가 낫다며 눈에 튀어야 레벨 상승의 기회라도 주어지니 말이다. 좀 더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며 존재감을 주입시키는 부단한 노력들. 누군가는 임원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며 밥시중, 골프시중, 집안 대소사 시중을 드는 루트를 택할 것이고, 누군가는 아첨에는 젬병이라 실적이라도 올리고자 눈에 불을 켜고 자신의 노고가 든 것으로 이력을 줄세울 것이다. 눈에 띄도록 반질반질하거나 여기저기 쓸모가 있어 손이 잘 가는 공구가 되길 자처하는 눈물겨운 자기 PR의 삶. 당신은 안 그럴거 같지? 아닌 척 해도 다들 각자만의 대응법으로 가라앉지 않기 위해 무던히 물장구치고 있을게 빤하다. 재미까지 바라는건 욕심인거 안다. 아는데도 일말의 재미라도 맛 봐야 일할 맛이 나지 않겠냐고 말하고 싶다. 동료와 쿵짝이 맞는 업무 진행 속도라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내 손에 쥐어진 성과라는 꽉 닫힌 결말, 기대 안 하는척 했지만 기대하게 만들었고 기대에 상응하는 성과금 같은? <br>씁쓸한 결말은 되도록 멀리하자. 혹시 알아? 이른바 서동요 전법이라 말하듯 입에 달고 사는 재미라는 놈이 한번쯤은 내 책상위에 들렸다 갈지도?<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49/67/cover150/e932638503_a4fb.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496700</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소리의 유무를 넘어선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 - [그 집의 언어 - 나의 모어와 바깥의 모국어를 잇는 순간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62023</link><pubDate>Thu, 07 May 2026 08: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6202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137918&TPaperId=172620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32/32/coveroff/k862137918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137918&TPaperId=1726202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 집의 언어 - 나의 모어와 바깥의 모국어를 잇는 순간들</a><br/>유슬기(유손생) 지음 / 티라미수 더북 / 2026년 04월<br/></td></tr></table><br/>처음으로 북펀딩에 참여한 도서이다. 에세이이자 자서전과도 같은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 그런데 저자의 생의 배경이 남다르다. 모두 겪어본 자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듣는게 그들의 세상을 이해하기엔 가장 확실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책이 출간되도록 기대하며 펀딩하기도 했다.<br>나는 농인의 세계를 모른다. 접한 거라곤 EBS 채널이나 리퀘스트 채널을 통해 도움을 요한다는 것만 봐왔지, 그들의 일상이 담긴 것들은 청인이 직접적으로 느끼도록 공유되지 않았다. 그나마 학창시절에 반에 한명씩 보청기를 끼던 아이를 아는 정도? 그마저도 학교를 꾸준히 나오지도 않았고, 다른 아이들과 교류가 되지 못해 매번 학업을 다 마치지 못하고 전학가는 걸 봤던게 다였다. 그러니까 좀 더 정확하게 알고 싶었다. 틀린게 아니라 다른 삶인건데 제대로 알려고 한 적이 없었으니까. 이제서라도 알아놓고 실수없이 대하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먼저 시작해 본다. <br>📖통화버튼_ 할아버지가 가르쳐 준 전화 예절은 내가 청인의 세계에서 제대로 된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한 일종의 관문이었다. 나는 그런 배움이 암마 아빠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세상의 많은 일이 예의바른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생각보다 농인과 청인의 세상은 많이 달랐다. 농인의 부모 손에서 자라지만, 청인의 조부모의 교육도 필요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더 엄했는지도 모르겠다. 행여나 실수하게 될 까봐, 배움의 공백이 티가 날 까봐. 익숙한 농인의 세상보다 더 오랜시간 공유하며 살아야하는 속칭 일반인의 시점에서의 세상이 먼저였던 것. 다행이 잘 따라와 준 저자였고, 기를 쓰고 잘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보였기에 할아버지 또한 뭐 하나라도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라 가늠 해 본다. 사사로운 통화예절이라도 처음부터 똑부러지게 가르쳐 놓고 싶은 마음. 어디가서 싫은소리 듣지 않도록 집 안에서부터 채비를 해 두고픈 거였겠지. 이게 할아버지가 갖고 계셨을 마음의 짐이기도 했을거라 간주 해 본다. ​📖엄마의 성장통_ 세상과 연결되기 위해 글을 썼고 살기 위해 글을 배웠다. 엄마에게는 한국어는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기술이었다.저자의 부모는 후천적이다. 하지만 너무 어릴 때 앓았기에 말과 글을 배우기 이전에 나타난 징후임을 감안하더라도 글은 낯설기만 하다. 또 다른 언어이며 표현 하지만 그 것이 다시 자신의 귀로 돌아오지 않는 외침 일 뿐이다. 그래서 어렵다. 할아버지가 마련 해 둔 엄마의 필살기. 무엇 하나라도 잘 해서 밥 벌어 먹고 사는데에 지장이 없도록 길을 터 주고팠을 피나는 노력. 이야기 후반에 보면 저자가 엄마에게 손편지를 요청하는 부분도 나온다. 모녀는 필담보다는 수화로 이야길 나눴다. 그렇지만 그건 허공에서 사라지는 흔적이었다. 그러니 저자는 더더욱 엄마의 기록을 남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의 반짝이는 능력과 표현이며 그간의 노력이 남들보다 곱절의 고단함도 담겨있을 거라는걸 알기에 엄마의 손글씨는 남달랐다. <br>📖손으로 말하는 사람들_ 수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지만 한국어를 쓰고 소리를 듣는다. 결국 나는 두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어딘가에서 홀로 서 있는 경계인이었다. 집 안에서는 손으로 말을 했고, 집 밖에서는 입으로 뱉어내는 단어들로 문장을 만들었다. 문장의 구조 또한 다르다. 존대의 의미 또한 다르며 구구절절한 설명이 짤막한 손짓으로 대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당황스럽다. 이 표현이 적절한지, 이 손짓이 의미에 부합하는지. 남들은 둘 중 하나만 해도 되는데 저자는 둘 다 해야 기본이 되는 삶 속에 끼여있다. 다들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지만 본인에겐 결코 당연하지 않는 수고로움인데 알아주지 않아 서운한 마음도 분명 들었을 것이다. 사춘기보다 더한 심리적 방황과 정체성에 대한 불안함에도 버텨내고 그 기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책임감으로 보여졌다. 자신은 농인 부모와 청인 세상을 연결 해 주는 매개체이며 자신이 무지의 영역으로 들어간다면 부모는 존재하나 유리 벽에 갖힌 고립 상태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부모와 조부모가 완벽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것을 어릴 적 부터 봐왔고, 그것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에서 오는 상대에 대한 답답함이 때로는 자기 혐오와 위축되는 마음까지 품고 있기에 내가 살아 내려면 내 주변을 둘러싼 여러 세상이 고립 되지 않도록 다 열어제끼는 역할이 필요했기에 이 마음을 오래 유지 할 겨를도 없어보였다. K-장녀의 스트레스와 책임감의 최상위 버전이라 봐야겠다. 이 마음 어찌 달래며 살았나 싶다. 암튼, 장해. <br>📖결혼식_ 신랑 측 손님들은 짝짝짝 박수를 쳤고 신부측 손님들은 반짝반짝 수어 박수를 쳤다. 두 박수가 식장을 가득 채웠다. 동규가 귓속말로 말했다. "별빛들이 박수를 치네."배려와 이해 사이에서 가장 큰 환대를 받았을 거라 보여지는 박수세례. 어느 한 명 서운함 없도록 모두가 이 축하하는 자리에서 들고 즐길 수 있도록 애쓴 신부의 마음이 그대로 눈 앞에 그려지는 듯 했다. 나도 결혼식을 치뤄보지 않았던가. 그리고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져 본 이력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 불안한 마음과 잘 해내고픈 욕심,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원없이 축하받고픈 기대감. 그에 앞서 농인 가족들과 지인들이 쭈뼛거리는 것 없이 함께 식의 진행을 이해하고 축하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신부가 참으로 애 많이 썼구나를 생각하게했다. 이정도의 별빛들의 박수는 받을 만 했다. 글로만 봐도 울컥하는데, 저자가 이 날 결혼식 영상을 공개한다면 나는 아마 꺼이꺼이 울지도 몰라. ​📖무례_ 가장 큰 바람은 아이가 그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었지만, 세상이 말하는 건강은 장애가 없는 '정상'적인 아이였다. 무탈 한 것, 어느 누구와 비교하더라도 도드라지게 티나는 것 없이 무리에서 잘 적응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 그게 그저 '건강'이 아니라 그저 '정상'이라는 숨은 뜻이 있음을 저자의 문장 해석으로 한번 더 실감하게 했다. 원해서 얻은 아픔도 없고, 누구의 원망으로 얻게되는 상태도 아닌데 가장 소박한 척 하는 가장 어려운 바람을 갖게 되곤 한다. <br>📖들을 수 있다는 건_ 들을 수 있다는 건 소리의 유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일이다. 무음의 세계를 가늠 해 본다. 40년 가까이 소리가 일상인 삶으로 살다가 음소거가 된 상태의 삶.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부르는 애칭도 들을 수 없으며, 드라이브하며 듣는 차안 노래소리, 제일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이모한테 달려오며 이름 불러주는 조카들의 까랑까랑한 외침까지. 어디 그 뿐일까 내가 당신을 부르는 과정, 나의 심경을 표현하는 문장이 사라 질 것이며, 다급한 일이 생겨 목 놓아 외치더라도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 것. 아이가 걸음마를 배우고 말을 익히듯 그렇게 다시금 시작되는 언어의 배움과 다른 표현법. 내가 여기 있다고, 나를 좀 알아봐 달라는 그러한 존재의 확인이며 인식방법이었다. 너무 당연하고 흔해서 익숙함에 등한시 했던 소통의 과정. 비록 음성으로 퍼지는 외침이 아니라 손 끝으로 번져나가는 울림도 있다는 것에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커진다. ​​​저자는 경계인이라고 했다. 아이와 어른, 지인과 타인, 외부인과 내부자를 오가는, 잠깐이 아니라 한평생을 두 세계의 경계에서 살아가고있는 농인 사회의 청인 자식으로 사는 것. 수어와 한국어를 넘나들며 통역과 대변을 쉼없이 해온 사람. 모든게 가능한 만능인으로서의 자랑스러움보다 어느 곳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경계인이라며 스스로를 위축시켰다. 그건 겸손의 미덕으로 표현하는  낮춤이 아니라 그간 받아온 시선과 배려받지 못한 말들로 인해 설 자리를 확보 받지 못한 손님이 된 그간의 시간을 담아두었다. 집에서는 수어가 모어이고, 바깥에서는 한국어가 모국어인 일상. 각기 다른 언어는 각기 다른 생활 습관을 만들어냈고, 그 언어들 사이에서 자신이 표현하는 언어는 어디에도 닿지 않는 듯 아쉬워했지만 저자의 손 끝에서 피어난 단어들은 다른 이들을 살게 했다. 우리가 숨 쉬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듯 너무나 당연하게 살아내는 숨길 같은 것이라 너무 늦게 고마움을 표현했나보다. 멀찍이 바라보는 독자의 입장에서만 보아도 고마운데 저자를 통해 세상을 알게된 사람들은 얼마나 감사해 할까. 존재하는 것을 알아주고 외면받지 않도록 귀담아 듣고, 두손에 받아둔 문장 속에서 이러한 세상의 이야기들도 있다는 걸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게된다.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32/32/cover150/k86213791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323244</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내 엄마도 아닌데 왜이리 짠해 - [오춘실의 사계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33611</link><pubDate>Thu, 23 Apr 2026 09: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336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030715&TPaperId=172336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90/13/coveroff/k6920307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92030715&TPaperId=172336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오춘실의 사계절</a><br/>김효선 지음 / 낮은산 / 2025년 07월<br/></td></tr></table><br/>문학 전문 온라인서점 MD인 김효선 저자. 그녀의 데뷔작이다. 엄마 오춘실과 함께 헤엄치며 엄마의 시간과 자신의 시간을 레인을 넘나들며 한 사람의 일대기와 그 사람의 분신과도 같은 자신의 세상도 함께 기록하고있다.50년을 쉼 없이 일하다 은퇴한 오춘실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김효선. 일과 인관관계에 붙들린 중력의 세계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두둥실 물 위로 띄워보는 의미들 속에서 고단하고 지난했던 시간도 오춘실에겐 김효선 덕분에 살 이유를 찾게했고, 그녀 만의 방식으로 버텨왔음을 배우게된다. 어쩌면 무식하리만큼 무던하게 참았고, 또 어떤순간엔 목석같이 버티던 순간들에서 가정을 지켜야했고, 아이를 키워야만 했던 지금의 나보다 더 어렸던 엄마의 세상을 가늠하며 덕분에 살아있음을 또 한번 느끼게 만든다. 저자 김효선의 나이가 나보다 두어살 더 많은거 같으니 오춘실의 춘추도 나의 엄마와 엇비슷하지 않을까. 그래서 내 엄마도 아닌데 울컥하게했고, 짠하게 만드는 부분이 많았다. 품 안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사람. 자식보다 못 배운 것이 미안하고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었던 시절. 형제들은 다 배우며 살았는데 오직 그녀만 살림밑천이라는 명목아래 학교가 아니라 돈벌이의 전선에 뛰어들어야만했던 어린 소녀. 그 소녀는 그렇게 관절이 닳고, 뼈에 바람이 들 만큼 빨리 소진된 삶을 살아 온 것이다. 허투루 살 시간이 없었고, 요령을 피울 타이밍도 못 찾던 사람. 이제 좀 쉴 나이가 된 정년의 시간에서 딸이 쓰윽 내민 물잡이의 세상으로 쑤욱 빨려들어가 지금껏 누려보지 못한 또 다른 인생의 재미를 찾는 것 같아 춘실씨의 세상에 효선씨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 엄마는 다른 사람이 잘 보지 않는 사람들을 봤다. 엄마 말에 귀를 열면 눈이 트였다. 내게도 엄마가 보는 풍경이 보였다.청소노동자였던 춘실에겐 세상을 바라보는 눈의 높이가 달랐다. 깨끗하고 정돈된 장소를 보면 청소 노동자의 고단함이 먼저 떠올랐다. 백화점, 호텔 같은 곳을 보면 먼저 나서서 청소 계획을 세워보고, 인원 배분을 떠올리며 얼마나 빠른 손이 필요했을지를 고심하고있었다. 수영장에선 마스크 끼고 청소하는 분들은 얼마나 더 숨이 찰지 마음쓰여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곳을 정돈하는 부산스러운 몸놀림. 오랜시간 학교 청소 노동자로 일하다 정년까지 맞이했던(바로 코앞에서 정년퇴직은 못해 그 점은 나도 아쉽다) 사람의 낮은 시선. 아는만큼 보이는 것. 아니까 더 잘 느끼는 감정의 동요. 말 하지 않았다면 예사로 보고 흘렸을 풍경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의 손길과 모르는 이들의 부단한 움직임 속에 아무렇지 않은 듯 편히 지내고 있었고, 그게 당연한 삶이라고 여겼음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그 어떠한 것도 당연한 것은 없는데 말이다. <br>📖엄마의 그 많은 사랑은 대체 어디서 쏟아져 나오는 걸까. 엄마는 지나가는 말처럼 흘린다.아직도 아빠가 귀엽다는 엄마 오춘실. 김효선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 많은 사건을 겪어왔음에도 아직도 아빠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 여전히 예뻐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점. 진짜 사랑이 아니고서야 못 베기는 삶의 굴곡인걸 빤히 아는데도 옆에 끼고 사는 것이 해탈의 마음인지. 모든걸 품어도 뭘 더 못해줘서 안달나는 찐 사랑의 형태인지 헷갈리지만 동시에 새삼스러움과 신기함으로 부러움만 커질 뿐이다.집안 가장 노릇은 그간의 세월로 가늠 해 보아도 엄마가 아빠의 몫까지 더 했음 더 했지, 덜하진 않았을 것이다.(능력있는 사람이 가장노릇하면 되긴 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치면 더 고생하는 쪽에 마음이 기울 수 밖에 없다) 뻑하면 관두고 뻑하면 안가는 사람. 부러질 지언정 휘어지지 못하는 유도리라는게 없는 양반 옆에서 춘실은 빠릿빠릿 하진 못하더라도 굼뜨는 삶은 살지 않았다. 어떻게든 돈을 벌었고, 그와중에 육아도 했고, 가정도 지켜야했다. 그럼에도 원망이나 타박보다는 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양의 노동으로 빈 자리를 메꾸는 방식을 택한 미련하리만큼 다부진 사람이었다. 당신도 꾀가 부리고 싶었을 것이고, 다 놓고 훨훨 날아가고도 싶었을텐데 두 발 땅에 단단히 붙이고 버티려 했던 사람의 과거를 같이 회상하게 될 때엔 나와 비교하기보다 그냥 천성이 그렇게 사랑이 많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밖에 표현하지 못하겠다.절대 넘볼 수 없는 대단한 사랑 우월주의와 책임 완벽주의 정도? 이건 어떤 마음을 먹어야만 얻어지는지 묻고싶어지는 지점이다.<br>📖내게도 좋은 선배가 있었다. 앞서간 사람들을 뒤에서 보면서 그들의 영법을 배웠다. 잘했다고, 더 나아질 수 있을거라고 응원해 준 사람들은 엄마이고 선배이고 언니인 여자들이었다. 그들 덕분에 회피해 온 인생을 맨정신으로 마주볼 용기가 생겼다.나의 엄마가 해준 이야기가 있었다. 일이 힘든 건 배우면 되고 익숙해 지면 되는데, 사람 때문에 힘들면 답없다. 그러면 가차없이 나와라. 너 하나 밥 못 먹이겠냐. 조급해 하지 말아라, 돈 벌데는 많다. 라고 하셨던 엄마의 그 말. 나의 두번째 직장에서의 고단함이 떠올랐다. 저자 역시도 일보단 사람 때문에 힘들어했던 순간이 조금씩 베여있다. 결국 모든 건 자신의 탓으로 돌렸고, 춘실을 쏙 빼닮은 저자역시  타인에게 화살을 돌리기 보단 자신이 약을 먹고 다스리는 것으로 마음을 추스리는 과정도 언뜻언뜻 보인다. 매번 이런 식이다. 한 쪽에서는 사람한테 깎이고 베이며 마음을 다쳤고, 다른 한 쪽에서는 무한한 애정과 챙김으로 두툼하게 연고를 얹어주며 괜찮다고 따뜻한 손바닥으로 하염없이 쓰다듬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또 우리는 살아내는 거였다.<br>📖"공구리 친 게 나랑 똑같네"했다. 커다란 나무의 깨진 틈에서 엄마는 자기 자신을 발견했다. 나는 갈라진 마음을 항불안제로 메우고, 엄마는 금 간 뼈를 공구리로 붙인 채로 물에 눕는다. 우리는 회복되지 않은 채로 헤엄칠 수 있다.시간이 흐르면 색도 바랠 것이고, 낡아지는 과정을 마주한다. 사람이라고 다를까. 많이 쓰던 관절은 닳아서 연골도 사라질 것이고, 버티고 버티던 마음도 다 깎이고 닳아 민둥한 마음만 남아 약한 바람에도 쓰리고 여린 햇살에도 따가움을 느끼게된다. 그래서 덧데는 것이 약이었다. 그래야 또 남은 시간들을 살아내는 거니까. 의학적인 걸로는 수술과 약으로 버티고, 심미적인 걸로는 나와 닮은 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울고 웃으며 지지하며 사는 것이다. 혼자는 위태위태해도 팔짱끼며 걷다보면 또 한 발짝, 두 발짝 걸어지는 거니까. 혼자 깨금발은 위태롭다 할 지언정 2인 3각으로 가면 처음엔 버벅거리더라도 나중엔 구령에 맞춰 힘 있게 땅을 구르며 발을 딛어 낼 수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비슷한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나만 유발난게 아님을 오춘실은 공구리친 나무에 이입하여 별 일 아닌 것으로 치부한다. 그래서 좋다. 오춘실은 그렇게 자신의 노화와 빨리 써버린 당신의 청춘을 애닳아 하기 보단 어쩌겠냐는 듯한 대수롭지 않은 말로 웃어넘긴다. 그렇게까지 오기까지 얼마나 애썼을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지만, 자신을 너무 애처롭게만 보지 않으려 하는 마음이 고맙다. 감정은 번지기 마련이니까, 나는 오춘실의 그 긍정적이고 그러면 그러라지의 유순한 기다림이 더욱 부러워진다.​📖나는 일하다 병들었고 일하며 기뻤다. 책 파는 일은 내게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일이었다. 엄마도 청소 일을 할 때 힘들고 억울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엄마는 그 일을 좋아했고,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다.잘 하고 싶었고, 잘 해내고 싶었을 것이며,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자 멋드러진 이력을 남기고팠을 것이다. 그러다 그렇게 심취한 나에게 빠지게 되겠지. 나 좀 멋있는 녀석이구나 싶은 그런 마음으로 말이지. 돈 위에 두는 것이 보람이라했다. 매달 통장에 찍히는 금액보다 하루하루 무던하게 잘 지내온 날들과 성과로 인해 인정받는 그 뿌듯하고 어깨 펴지는 자부심. 내가 더 쓸모있는 놈이라고 여겨지는 그 순간 덕분에 그렇게 나를 태워가며 일했었나 싶어진다. 지금은...? 지금의 나는? 그래, 지금의 너는? 모르겠다. 약만 복용 안 하는 것이지 그냥 저냥 술에 물 탄듯, 물에 술 탄듯 그렇게 흐리멍텅하게 급여 축내는 놈으로 사는건 아닌지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와 연차이다. 분명 일 하는게 재미나던 순간도 있었는데, 쌓여있던 일을 다 처리하고 말끔해진 책상을 바라보며 퇴근하는 기가막히게 뿌듯해하던 날도 있었는데 어느 시점부터 밑 빠진 독처럼 채워지지 않는 이 자부심은 어디서 처방받아야하나 고민하게 만든다.​​​손목, 발목, 골반, 척추 다 부러져본 사람이 이렇게 명랑 할 수 있다는 것. 오랜 노동생활이 일상이 되어 쉬는게 낯설수도 있다는 것. 부끄러운 것이 없지만 하고픈건 많았을 오춘실의 계절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다들 오춘실의 자식놈들일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부끄러워 할 일이 없도록 반딱반딱 윤이 나도록 살았지만 당신의 자식놈들은 광이 나지 않고 바스라 질 것 같은 생을 근근히 이어가고 있었음에 반성하게된다. 더 버티지 못했다고 자책하는게 아니다. 누군가와 비교하기보다 오롯하게 나에게 떳떳할 수 있도록 살면 그뿐이라는 그 마음을 믿지 못하고 주변의 눈치만 살폈던 시절들에 미안해지기 때문이다.​김효선이 오춘실을 보는 만큼 나 또한 나의 작고 사랑스러운 이영란여사를 보는 마음은 저자 못지 않음을 자부하게된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당신들 처럼 살진 못하겠으나 당신이 살아온 시절과 고단했던 순간에 누가 되지 않을 정도로는 살겠다 다짐해본다. 잔꾀 부리지 않고 무던히 애써가며 이어달리기를 계속 하고 있다고 말하며 함께 할 다음 계절을 기대해 본다. 부디 몇 번의 계절이 돌고 돌 더라도 함께 깔깔거리며 즐길 수 있는 순간이 무한하길 부질없는 바람인 줄 알지만 바라게된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90/13/cover150/k6920307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8901302</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내 안에 삯히는 것이 아니라 마주할 때 나오는 진심 - [혐오도 복제가 되나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15563</link><pubDate>Tue, 14 Apr 2026 07: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155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7281&TPaperId=172155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0/55/coveroff/k4121372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7281&TPaperId=172155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혐오도 복제가 되나요</a><br/>윤혜성 지음 / 안전가옥 / 2026년 03월<br/></td></tr></table><br/>저자의 이력이 화려하다.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의 공동 각본자의 첫 소설이다. 일단 이야기의 짜임새는 검증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 책 표지와 책 제목의 연관성이 얼마나 짙은지는 모르겠으나 제목으로서 독자를 잡아두는 매력은 확실해 보인다. 아주 매콤한 자극적인 맛의 문장.그리고 출판사에서 제공한 카드리뷰의 핵심 키워드. 어느날, 죽은 아내에게서 택배가 왔다. 1년 전 세상을 떠난 나의 아내, 나나 그레코바. 상자에 끼어 있던 쪽지 하나가 떨졌다. "너도 너 같은 새끼랑 살아봐." 로 시작되는 갈등의 물꼬. ​지금의 시대와 딱 어울리는 소재이며, 한 번쯤은 생각 해 볼만한 것들을 구현시켜두었다. 이게 혐오의 끝으로 갈지, 그럼에도 라는 뉘앙스로 권선징악의 전래동화처럼 나쁜 사람이 벌을 받고, 착한 사람이 살기 좋은 아주 행복한 세상이 되었습니다로 마무리 될 지는 좀 더 두고봐야겠다.​혐오라는 단어와 상반되는 이수한. 외적인 비주얼로 보아도 굳이 저러한 단어와 연관지어 질까 싶은 사람이다. 외모와 옷매무새에서 풍겨오는 단정함, 그에게 머룰러있는 향까지. 가족사진을 사무실에 걸어두는 애티튜드를 보아도 바르다는 말만 떠오르는데, 실상을 파고들면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가족사진의 단란했던 셋과는 다른 현재. 수한은 아내를 떠나보낸지 1년이 되었고, 아들은 외할머니의 곁으로 갔기에 한국에는 오로지 수한 뿐이다. 회사에 알리지도 않았다. 수한의 머릿속은 열두 살의 아들 재이를 되찾아 와야 한다는 양육권 분쟁만으로 가득 차 있다. 변호사인 여동생 지원에게 도움을 받으며 양육권 점수를 높이고자 집중을 하고 있는 중. 아내의 이력 또한 특이하나.리벨라우스라는 나라의 사람, 나나 그레코바. 2년 간의 암 투병 후 사망한 상태. 정확한 의사소통이 어렵고 통역 어플이 있어야만 의중을 알 수 있는 소통에 제약이 있던 둘. 나나의 엄마는 수한 때문에 딸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어쩌면 아들 마저도 그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번진다. 나나의 나라에서 살다가 할머니와 함께 한국으로 온 아들. 멀찍이서만 볼 뿐 쉽사리 다가가지 못한 수한. 양육권을 위해 점수를 높이고자 해외직 파견만이 답이라는 생각에 휩싸일 때 택배가 온다. '너도 너 같은 새끼랑 살아봐'라는 쪽지와 함께 이수한이 마주한 리(RE)수한. 복제인간. 외적,내적 모든 요소를 닮아있는 또 다른 수한. 그리고 기억까지 공유되어있는 내 눈 앞에 있는 나.몸은 하나인데 처리해야하는 일이 쌓이는 이벤트들 속에서 수한은 리수한에게 역할 분담을 요청한다. 처음엔 부정이었고, 익숙 해 질 즈음부터는 공생의 과정, 그러면서 의존의 감정까지 넘어가고 있는 걸 실감한다. 다른 사건을 조사하다 추형사의 육감으로 이어지는 나나의 헛점 많은 사망. 그리고, 20억. 긴 투병기간엔 장사 없다 하더니 수한과 나나의 사이의 균열은 리수한이 메꾸게되고, 신혼시절의 기억을 공유받아 제작된 리수한은 나나에게 헌신하게된다. 실존의 이수한과는 다르게. 그녀의 죽음에 도모한 리수한. 그리고 자책하는 이수한. 그 과정을 보게된 재이. 이수한과 리수한을 구분하지 못하도록 설계된 이 사건을 통해 복제된 인간에게 심어진 기초자료를 기반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이 증폭 될 수 있었고, 복제인간임을 인지하지만 실존의 인간 대신 자신이 주체가 되길 바라는 것에게 잘못이 있지만 그 마음 마저도 잘못된 것임을 단박에 선을 그으며 말 할 수 있을까. 주체보다 더 명확한 기억을 가지고 있고, 애써 외면했던 순간까지 모두 담아두고있는 또 다른 존재. 그리움을 외면한 이수한이었고, 그리움을 상기시키며 곱씹고 맘껏 그리워 할 수 있었던 리수한. ​📖신혼 시절 수한의 뇌가 복제된 리수한은 나나를 살뜰히 보살폈다. 나나가 고통스러워하면 함께 아파했고, 나나와 더 잘 대회하기 위해 리벨라우스어도 익혔다. 나나의 곁에서 나나가 사랑을 느끼도록 그녀를 돌봐주었다. 불행하게도 두 사람은 행복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복제된 행복이었다.나나가 복제 리수한을 만든 주된 이유가 기록된 부분이다. 예전같지 않은 사랑의 깊이에 실존의 수한에게 갈구하는 마음보다 빠른 포기로 이어진 복제의 제작. 긴 투병으로 인해 지쳐있을 사람에게 자극을 했다간 더 멀어질 것 같은 불안함이 만들어낸 껍데기. 그러면서도 사랑받고 있는 느낌에 취해있는게 더욱 슬퍼지는 상황. 복제된 사랑임을 인지하지만 그 행복이 너무 달아서 버리기 싫은 생명. 나나에겐 대화와 공감이 절실했고, 자신을 살리는 감각이었음이 비춰지고 있어 더욱 안쓰러워진다. ​​모든게 복제가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그러니 혐오도 당연히 옮겨 심겨질 수 있음은 당연했다. 다만 복제된 것이 주체의 것을 혐오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물음엔 어떻게 대답해야 할 까를 같이 고민하자며 이 이야길 만들어 낸 듯 하다. 우리는 스스로의 잘못된 선택에 자책을 하는 것과 자기 혐오로 넘어가는 과정을 자주 느끼게 된다. 잘 하고픈 마음이 컸을 테지. 과한 마음이 탈이 나서 그간 애써온 마음에 대한 격려와 응원 보다는 질타로 넘어가는 과정. 그러니 수한은 나나를 보내기 직전에 들었던 부정적인 마음에 날을 세워 살고 있었던 것이다. 다들 그러한 마음은 한 번쯤은 먹기 마련인데 모자란 남편이라도 되는 냥 깎아 내리다 보니 그 끝은 자기 혐오와 외면이 끝모를 후회로 남아있는 거겠지.​​나나가 만들어 둔 리수한은 자신이 이수한에게 못 받은 사랑을 리수한에게 얻어 살고픈 마음도 분명 있었겠지. 그렇지만 주된 제작의 이유는 설사 나나가 세상에 없을 때에도 이수한이 모르는 또 다른 이수한의 감정은 리수한이 품고 있었으니 당신의 잘못이 아니었고, 당신은 여전히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고 보여주고 싶은 것으로 느껴진다. 외면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잖아, 어딘가에 쌓여 있어 몰랐을테니까. 그걸 알려주려는 마음에 먹먹해진다. 다만 리수한이 마음을 더 많이 얹어 이수한 앞에 나선 것 뿐이지.📖"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고, 그 사랑을 위해 자신을 바치기도 하고..."<br><br>최근에 읽은 영수와 0수, 그리고 이번 작품 속 이수한과 리수한. 이제 또 어떤 인물들이 책 속에서 복제되고 증식 될지 기대를 해 본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0/55/cover150/k4121372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305570</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일단 내가 살고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07760</link><pubDate>Fri, 10 Apr 2026 08: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0776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1X&TPaperId=1720776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0/22/coveroff/893643991x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1X&TPaperId=1720776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a><br/>손원평 지음 / 창비 / 2026년 03월<br/></td></tr></table><br/>저자의 두번째 소설집. 이미 아는 단편도 있었고, 새로 접하는 이야기도 있어 알면 아는데로, 모르면 또 새삼 반갑게 10편의 단편을 읽었다. 책 제목과 어울리는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들. 근래에 핫했던 SF장르와는 동떨어진 손원평만의 현실감 꾹꾹 눌러담은 서사. 인물들이나 각각의 장소 또한 내가 사는 세상과 이질감 없이 맞붙어있는 느낌이라 기억하지 못할 뿐이지 나 또한 이러한 말들을 심심찮게 뱉어낸 적은 없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해치려 한 것은 아니었으나 끝내는 누군가를 밀어내고 상처 입히게 되는 세계라 말한다. 악인은 없지만 누구도 온전히 결백할 수 없는 세계. 악의는 없다 하지만 호의까지 베풀며 살진 못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호의가 계속되면 호구가 된다는 말이 속담처럼 여겨지는 세상이다. 선함이 습관이 되면 타인들은 다들 웃는 낯을 앞세워 짓밟고 올라가려는 성향이 다반사였기에 책속의 인물들과 같은 습관을 버릴 수 없음을 보여주고있다.​​생존과 자아의 실현, 이야기 속 주체가 아이를 마주 할 때 느끼는 이입감. 뭣 모를거라 생각하지만 다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어린 마음. 내가 너만 했을 때엔 그리 생각하며 살았는데, 적어도 너만은 그러지 않길 바라는 측은한 시선. 과거엔 어쩔 수 없었겠다만 적어도 너희가 살 미래에선 그러지 않아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가득한 모습이 남겨져있다. 때로는 내가 살고 봐야지 너까지 신경써야 겠냐는 듯한 '당신의 손끝'속 효원과 화실 상가 주인 할아버지 손자와의 관계, 그녀가 신경쓰지 않고 알고도 외면하는게 이유가 있었던 거구나를 이야기 말미에서 얻어낸 '태양 아래 반짝이는'의 이야기속 준이의 상황과 그걸 마주한 나. 관용도 포용도 모든게 풍족해에 할 수 있음을 느끼지만 나까지 외면해서야 되겠나 싶어하며 또 다시 공부방으로 아이를 불러오는 '피아노'의 혜심과 마지막 제자가 될 준용. 이유야 어찌 되었든 부모가 아닌 곳에 마음을 놓아두는걸 택하는 '조망'속 과거 어린시절의 수하와 현재 축제 주최 측 관계자 아이. 현실, 정의, 의무에 대한 건 중요치 않고 일단 어떻게 살 것인가를 두고 상대방을(이야기속 아이를) 밀어내느냐 당겨오느냐로 갈리는 4개의 단편.​가까이 들이밀면 비극 같아 보이지만 현실에선 심심찮게 들려오는 삶의 순응을 빙자한 개선하려 하지 않을 심상들. 금지 된 것+떳떳하지 못함을 그늘삼아 숨어 더욱 더 깔깔한 즐거움을 찾는 '태양 아래 반짝이는' 단편 속 호텔에 숨겨진 여인. 누군가는 필요에 의해 시간을 돈으로 샀고, 누군가는 수고로움을 대신해서 돈을 얻는다. 오픈런 전부터 대기하며 시간을 썼을테고, 추위든 더위든 견디며 꿋꿋하게 기다릴 몸을 썼으니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얻었다 봐야 하나 싶은 관계성. 수고로움을 대신했을 비용이니 어쩌면 정당했고, 또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그 아이'를 모셔온 정민과 의뢰자의 거래. SNS에 온전한 자신의 삶을 다 드러내는 이가 몇 있을까 싶은 꾸며진 세상에 살고있는 우리. 다들 비슷하지 않아? 라는 듯 동조를 구하고있다. 프레임 속에는 감성 낭낭한 것들로 배열되어있고, 프레임 밖에는 개어지지 않은 빨래, 쌓여있는 설거지, 어질러진 신발장. 사진과 영상을 통해 보여주지 않을 뿐 아니라곤 하지 않았으니 완전히 속였다고 할 수 없으니 거짓의 삶이라 하기도 애매하지. 각색하기 나름이니 원본 훼손은 아니었다. 그러니 SNS에서 좋아요 하트를 누르고 영상에 엄지척을 흔들지 않을까. '모자이크'를 했지만 원본은 존재하니까. <br>📖당신의 손끝_자기도 모르게 누군가의 미래를 빼앗아버린 현실이 참혹했다. 돈은 누군가의 꿈이었다. 효원이 그토록 바라던 개인 화실의 밑천이었고, 주영이 일상 속 행복을 찾고자 만든 하루 중 2시간의 자유였다. 할아버지의 유일한 손주녀석의 미래이기도 했다. 각자의 바라던 희망의 값어치였다. 잃은건 효원이 깎아먹은 화실 임대료와 집기류 구입 비용인데 실타래처럼 엮인 이들에게도 기대하던 앞날이 어그러진다. 이러한 원망의 말들도 연대책임처럼 다 같이 나누면 좋겠다만 가장 많은 손해를 본 사람에게 화살이 돌아가기 마련이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냥 각자가 제일 손해 본 사람이라 여기겠지.<br>📖유령의 집_ 다 좋은데 볕이 잘 안 들어. 그건 은유가 아니었다. 볕은 우리가 어떻게 해도 누릴 수 없는 무언가였다. 태생이나 운명 같은 것. 그리고 우리는 뒤늦게 깨달았다. 해가 들지 않는 곳엔 행운도 드나들지 않는다.모두에게 공평하다고 느꼈을 자연환경이었다. 당장 건물 밖으로만 나가도 온전히 내 몸을 적시고도 남을 햇살이라 여겼으나 이러한 볕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존재했다. 이를테면 자외선을 차단한 선팅된 창문속 스미는 따뜻한 햇살이라던가, 휴양지의 루프탑 수영장에 반사되는 강렬한 빛이라던가, 사위가 환해서 낮인거 같긴 하지만 거리를 거니는 이들의 발목만 보이는 반지하의 희끄므리한 먼지와 같이 부유하는 빛이 될 수도 있다. 분명 시작점은 같았을 지라도 이리저리 굴절하고 닿기까지의 과정에 따라 변화되는 것. 눈을 감아도 희끄므리하게 비치기도 하는 것이 자신이 기대하는 앞날의 조도와도 닮아있다. 그래서 슬프다. 모두에게 공평하리라 굳게 믿었던 자연들 마저도 배신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br>📖모자이크_ 제가 아니더라도 어차피 잘되긴 그른 팔자였다니까요. 그다음부터 제가 한 건 별로 없어요. 사람들이 알아서 달려들어 그 사람들을 가죽까지 벗겨냈죠. 생각보다 너무 쉽고 빨라서 깜짝 놀랐어요.마녀사냥으로 봐야 할까, 인과 응보라 해야 할까. 실재하는 이름과 얼굴이 아닌 블러처리되거나 아이콘 화 된 이미지를 앞세웠고, 이름이 아닌 허상의 닉네임으로 자신은 철저히 가려둔 채 물어 뜯었다. 내가 뜯기면 그 상처를 메우기 위해서라도 다른 이를 물어뜯어야했다. 나만 죽을 수 없다는 듯 자폭의 심정이자 남 잘 되는 꼴 못보는 놀부의 심보가 엮여있다. 나중엔 이렇게 말하겠지. '저도 그렇게 나쁜 의도는 아니었어요.'를 말하며 피해자인척 억울함을 호소하겠지. 누가 알려주는 가이드라인이라도 되는 것 같은 구차함의 끝이다.​📖딸과 깍 사이_ 그런데 누군가 내 친절의 고단함을 알아준다는 게 신기했어요. 내가 아주 헛산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편히 짐을 쌀 수 있었구요.사회생활을 위한 방패이자 가면과도 같은 것.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과 접대용 상냥함. 다들 그렇게 애쓰고 산다지만 그걸 알아주고 있다는 걸 느낄 때 일말의 진심은 전해졌구나 싶은 안도감이 든다. 미련 없이 살고자 마음은 먹지만 다들 하나같이 이렇게 열심히 산다. 나쁜 의도가 없다 노래처럼 흥얼거렸지만, 마지막 단편에서는 그래도 좋은 의도로 했습니다로 연결 짓고 싶은 독자만의 욕망가득한 해석이다.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는 타인에게 양해를 구하는 말이 아니다. 사과를 하기 위해 말문을 트이는 대화의 시작도 아니다. 상황이 그러했고, 조직 내 시스템이 그러했으며,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해오지 않았냐는 듯한 뉘앙스를 내비치며 나의 잘못은 없는데 어쩌겠냐는 식의 '나도 좀 봐주세요.'를 보이고있다. 되려 자신을 이해해 달라는 듯한 동조를 구하는 과정. 나는 오늘 얼마나 많은 핑계의 말을 뱉어냈고, 얼마나 많은 동의를 구했을까. 내 주변에 부유하고있는 말 중 진심이 있긴 했었나는 생각하게 한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80/22/cover150/893643991x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802201</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그래도 날 사랑해 줄 건가요? 그럼에도 당신을 사랑하겠지요.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양장 특별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03682</link><pubDate>Wed, 08 Apr 2026 08: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2036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033083&TPaperId=1720368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94/24/coveroff/s692135115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033083&TPaperId=172036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양장 특별판)</a><br/>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br/></td></tr></table><br/>고3때 이른 대입 합격 후(수시1차 이후 놈팽이 취급당함) 교실 뒷문쪽 끝좌석에서 주구장창 책 읽던 시절이 떠오른다. 그때 읽었던 '카스테라'와 '핑퐁'은 상상력이라곤 1g도 갖고있지 않는 초 현실 주의 인간에게 재미난 세상을 알려준 저자였다. 한참을 잊고 살았다. 눈 앞에 보이는 것보다 더 큰 세상을 구현해 준 저자의 글이 나에겐 낭만의 또 다른 이름이었는데 말이다. 거진 20년만에 읽게되는 저자의 이야기들. 2008년 온라인 연재부터 17년간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작품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개정판으로 나왔다. 들어는 봤지만 흘려들었던 제목. 토요일 오전 청소를 한다고 틀어둔 KBS 영화가 좋다의 소개영상에 홀려서 예고편을 찾아봤고, 원작이 궁금해졌고, 내가 알던 그 이름이라 반가워 더욱 기쁘게 마주 할 수 있었다. 역시 나에겐 영상으로 된 것보다 활자로 된 것이 더 좋다. 예고편의 세 인물들을 머릿속에 입력 해 두고 소설 속 그들의 이름에 이미지를 밀어 넣은 후 장황하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으며 구구절절 늘여놓지만 절대 허무하지 않은 소설 속 나, 그녀, 그리고 요한에게 사랑의 정의를 묻고 또 묻게 된다. ​​뒤늦게 인기 배우가 된 잘생긴 남자, 그런 남자를 위해 헌신하는 못생긴 여자. 성공과 함께 가족을 버리고가는 남자를 탓하거나 붙잡지 못하는 여자. 그게 이야기 속 나의 부모들이다. 시간이 흘러 스무살의 나는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하다 그녀와 요한을 만나게된다. 아버지를 닮아 잘난 얼굴을 한 나와 누구도 쳐다보기 싫어하던 못생긴 그녀. 그리고 그들의 청순보다 먼저 살아본 조금 더 큰 어른이자 그네들의 대나무밭과 같던 요한. 그와 그녀는 사랑했지만 그걸로 완벽한 엔딩은 이루지 못한다. 요한은 아팠고, 그녀는 떠났고, 그는 그들을 그리워했고 시간이 흘러도 다시 찾겠노라 마음을 먹으며 일련의 사건들을 버텨낸다. 못다 부친 편지, 한번 더 찾아보지 못한 병원. 시간이 흘러도 이 마음에는 한 점 부끄럼이 없으니 부디 그대들이 그때를 부정 할 수 없도록 많이 늦었지만 오롯한 그 마음을 전하는 긴 시간을 담아두었다. ​📖그보다는... 내가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기뻐. 너와 함께한다는 사실이... 지난번엔 문도 열지 않았던 이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도 기뻐. 벽난로마저 있고, 이렇게 따뜻하다는 사실도. 이제 또 어떻게 살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스무 살이 되었다는 사실도 기뻐. 눈이 오는 것도 기쁘고, 저렇게 조명이 반짝반짝 하는 것도 기뻐. 그리고 무엇보다... 네가 눈물을 그쳐서 기뻐. 양이 얼마 되지 않는 그 밥을 다 먹어준다면 더 기쁠 것 같아.뭔들 안 행복 할까. 모든 여건이 불행하다 할 지라도 그의 눈에는 우리 둘을 축복하고 있다는 과한 착각을 하게 되겠지. 좋아하는 마음에 눈이 먼 자는 세상이 다 사랑스럽게만 보일 뿐이니까. 상대가 밥만 잘 먹어줘도 세상 뿌듯한 것 처럼,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어미새의 기운이기도 하니까. <br>📖이 포크를 봐. 앞에 세 개의 창이 있어. 하나는 동정이고 하나는 호의, 나머지 하나는 연민이야. 지금 너의 마음은 포크의 손잡이를 쥔 손과 같은 거지. 봐, 이렇게 찔렀을 때 그래서 모호해지는 거야. 과연 어떤 창이 맨 먼저 대상을 파고 들었는지... 호의냐 물으면 그것만은 아닌거 같고, 동정이냐 물으면 그것도 아니란 거지. 뭐, 맞는 말이긴 해. 손잡이를 쥔 손으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상대도 마찬가지가 아닐 수 없어. 처음엔 어떤 창이 자신을 파고든 건지 모호해. 고통과 마찬가지로 감정이란 것 역시 통째로 전달되기 마련이지.신경이 쓰인다는 감정이 먼저일까, 마음이 간다는 기운이 먼저일까. 요한은 자신이 느낄 감정 말고, 상대가 받게될 마음의 기운에 더 집중 하라는 듯 대상과 감정을 꺼내 사물화 시켜 다각도로 들여다 보길 권하고있다. 호의 와 연민, 동정과 고통. 멋대로 해석하는 방식 말고 직시하여 바라보길. 바람나 도망간 아버지와 머문채 붙잡지 않고 기다리기만 했던 어머니를 보듯, 그렇게 직시하길. 남들도 그리 볼 수 밖에 없는데 그 모든 시선을 거두고도 모호한 마음을 떨궈 두며 오롯이 좋아한다고 확신 할 수 있을지. 이건 그와 그녀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을 주저하고 고백직전의 모든 청춘들에게도 동일한 물음이었다. ​📖그 친구를... 좋아하고 싶은 거니, 아니면 좋아해주고 싶은 거니?연민과 애정 그 모호한 마음. 측은과 애틋으로 어느하나 명확하지 않은 흐리멍텅한 전달. 어쩔 수 없다. 세상 사람들은 다 그렇게 생각 할 테니까. 예쁘지도 않고, 잘나지도 않았으며, 특출나지도 않은, 그야말로 무엇하나 또렷함이라곤 없는 그녀로 인식하는게 일반적인 사람들인데 너는 무엇이 보였고 무엇에 홀려 좋아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싶을 만큼 커진거냐는 요한의 물음은 나 또한 묻고픈 지점이었다. 요한이 그의 집안 사정을 다 알고 있을진 모르겠으나 어머니에 대한 여운이 비춰 박애주의 같은 마음인지, 아무도 못보는 그녀의 또 다른 찰나를 사랑하는지 궁금했을 것이다. 첫눈에 반하는 그 시간과 시선, 그 순간이 궁금하기도 하다.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남은 못 본 면면은 그가 봤을 수도 있는 거니까. 설령 그게 눈에 들어오는 외형이 아닐 지라도 말이다. <br>📖변함없고 저렴한 삶이 끝없이 이어진다 해도, 역시나 갈 길을 알 수 없다 해도... 나는 이 평범한, 작은 손 하나를 언제까지라도 놓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이야기가 이어지는 시절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애틋한 마음을 닮은 그 시절 노랫말이 떠올랐다.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요.' 라며 단언하듯 확신에 찬 말을 하는 신해철님의 그대에게. 그러니까 상대에겐 불안해하지 말기를. 결국 나는 그대 곁에 있겠노라는 마음은 변할 일이 없다는 확신이 '사랑해'라는 직관적인 말보다 더 폭닥한 말로 내 품에 안겨드는 기분이다. 아마 그와 그녀는 모든 노래 가사가 자기들 이야기처럼 느껴지고있겠지. 사랑은 그런 거니까.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까닭은, 서로가 서로의 불 꺼진 모습만을 보고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 무시하는 거야. 불을 밝혔을 때의 서로를... 또 서로를 밝히는 것이 서로서로임을 모르기 때문이지.얼굴 좋아보인다? 너 연애하니? 라는 말은 괜히 나오는게 아니겠지. 화색이 도는 이유도 그 이유와 일맥상통 할 것이다. 들어주고 바라봐주는 이가 있다는 것에 대한 믿음. 그래서 그 믿음을 져버리지 않기 위해 존재의 유일함을 드러내기 위해 무던히 애쓰는 과정. 비단 외모를 가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아끼고 나를 아껴주는 상대를 더 애틋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강한 무언가. 그러니 사랑을 할 수록 서로가 빛날 것이고, 빛이 나는 존재의 옆에서 그늘이 될 수 없으니 더 열심히 반짝이는 부지런함을 보이는 거겠지. 그러니 그대여 부디 어둠에 잠식되지 않길 바란다. 빛도 전염되듯 어둠도 전염성이 짙은 것이니 일단 넌, 널 좀 사랑해줘. 그래야 그 빛을 따라 널 사랑하는 나도 사랑 할 수 있으니.​​📖물론 모든 원인은 제게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저는 머뭇거리는... 머뭇거릴 수... 밖에 없는 그런 인간이니까요. 그런 저를 부디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당신에게서 도망친 것이 아니라, 매일 아침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나라는 여자에게서 도망을 친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아닌 스스로에게 결국 무릎을 꿇은 것입니다.나이를 먹고, 시간이 흘렀고, 전하지 못하는 말들은 늘어나고, 그와 그녀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멀어지고있고, 열망하던 마음의 불꽃도 꺼트려질까 조마조마한 것. 소진한 마음이 아니라 소실한 자신감이라 적어두고싶다. <br>📖뒤돌아 헝클어진 삶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픈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아프지 않다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즉 나와 당신이 무사하다는... 우리가 무사하다는 기억을 저는 꼭 가지고 싶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그게 제가 이 곳을 찾은 이유의 전부란 생각입니다. 당신이 무사해서... 당신이 무사하니까 이제 저도 무사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어요.이 대목에서는 이도우님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 생각났다.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로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애어른 같은 시절을 지나 이제는 누가봐도 어른이라 할 수 있는 시기의 그들. 마음에도 굳은 살이 박혀서 그 시절의 꽉 닫힌 사랑의 결말이 아니었음을 탓하기 보단 그 때엔 그럴 수 밖에 없었던거지. 라는 이해와 단념의 마음이 비춰졌다.​아름답지 않은 여자가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아름답지 않은 여자가 주연이 될 수 있는 이야기. 헌신하는 못생긴 여자는 자신의 부당함에도 숨을 죽이고 있어야 했다. 세대가 바뀌고, 시절이 변한다 할 지라도 누구도 쳐다보기 싫어하던 못생긴 그녀 또한 사랑을 받는 일련의 날들을 바라지만 또 다른 인류인듯 소수자로 분류되며 그러한 시선들이 없는 곳으로 떠난다. 잘나고 예쁜 사람만 있는 세상도 아닌데 모두들 하나같이 그들의 삶이 우리의 전부인냥 표현하고있다. 저자는 외모 경쟁에서 불리한 여성들, 늘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여성들을 위한 일종의 연사라고 했다. 부의 소유 여부, 또한 미모의 존재 여부에 따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덧불 일 수 있는 것이 '사랑의 힘'이라 했는데, 이야기 속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볼 때 어머니는 그 사랑의 힘을 갖지 못한 채 맺어진 연이었고, 이야기의 나와 그녀는 또 어떠한 관계의 이동이라 봐야 할까. 인생은 타이밍이라 했듯 매번 주저하고 붙이지 못한 마음을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라도 표현했던 후반의 내용. 세월이 흐르고 그때의 감정이 잔재처럼 흔적만 겨우 확인 할 수 있다 할 지언정 그래도 날 사랑하냐는 물음에, 그럼에도 당신을 사랑하겠다는 단언의 한 마디.매번 비교하고 눈치보며 주저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덮어버릴 만한 상대의 꽉찬 대답. 그거 하나면 살겠다. 그걸로 살아가겠다 싶은 마음이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794/24/cover150/s692135115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7942402</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너의 불행이 꼭 나의 행복일까 - [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99412</link><pubDate>Mon, 06 Apr 2026 08: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9941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7205&TPaperId=171994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9/39/coveroff/k322137205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7205&TPaperId=1719941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a><br/>이동원 지음 / 라곰 / 2026년 03월<br/></td></tr></table><br/>저자의 이력이 남다르다. 만년 이야기꾼이라 할 만한 직업군이더라. '그것이 알고 싶다' 담당,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메인 연출자. 방송 콘텐츠를 통해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는 실력 검증된 직업 이야기꾼이라는 것. 현장에서 목격해온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사건 사고 속 인간의 내면 , 관계, 사고방식에 관심을 갖고 쓴 글이 이 책에 담겨있다. 이야기를 보이기에 앞서 일러두기를 통해 이 중 일부는 실화에서 모티프를 가져왔지만, 등장인물, 지명, 단체 및 주요 에피소드 및 결말은 허구의 창작물임을 언급했다.뼈대는 실화, 살집은 더욱더 확장된 저자만의 글빨로 사람들의 은밀한 욕망을 야금야금 긁어 모아 둔 겪이다. 일단 이야기 속 그들은 현실감 넘치게 살아있는 인물로 다가왔다. 분리된 책장 너머의 인물이 아니라는 점 이었다. 알만한 사람들에 그럴만한 이야기들이 잘 버무려진 것으로 그 상황이면 나라도 그렇게 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했으며, 이것은 본능이  이기심과 죄책감을 먹어버린 상태였고, 그 끝에는 욕망으로 마무리 짓게하는 인간의 변화 과정을 그려두었다. <br>📖위로를 받을 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연습해본 적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내가 슬퍼서 그러는 줄 알고, 더 열심히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래, 모르면 그냥 가만히 있자.아내도, 쌍둥이들도, 어쩌면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삶이란 과정 자체도 완벽한 진실이 아니었으리라 간주 해 본다. 더 크게 보면 이 사람의 인생 전부가 진실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지. 학습화된 것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하는 반응들을 완벽히 습득하였고, 제대로 답변한 걸 보면 이 사람은 아주 바르게 산 사람이라 볼 수도 있겠다. 이렇게 사는 사람 꽤 많을껄?<br>📖내가 원한 건 영웅이 되는 게 아니었다. 그저,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을 뿐이다. 처음 신고한 일요일도, 그리고 오늘도.타인의 눈에 들어야만 먹고 사니즘에 제약이 덜 한 세상. 예쁘고 잘나고 과시할 것이 많아야만 주변에서 귀담아 들어주는 것. 다들 시녀라 하질 않나, 파리가 꼬인다 하질 않나. 그딴 하대하는 말로 주변을 바닥처럼 낮춰 말하지만 그러한 무리를 무시 할 수 없어 드럽고 치사한 사회임을 보여준다. 이야기 속이 아니라 그냥 우리 동네, 우리 회사이야기라 너무 또렷하게 이 장면들이 구현되고 있었다. 소신은 모르겠고, 영웅은 말도 안 되고, 그냥 진실을 이야기하며 배운 것을 그대로 행하는 일. 옳고 그른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야하는게 그게 후순위가 되고, 뒤늦게 주목받는 흐름.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 사람과 똑같은 말로 동전 뒤집듯 이랬다 저랬다 하는 주변인의 반응들. 거기엔 그들의 소신이 없다. 눈알 굴려가며 여론에 따라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는 것만 있으니 이들에게 줏대라는게 애초에 있긴 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br>📖상을 뒤엎고 싶은 분노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들의 '다음에'가 떠올라서였다.나를 불러주는 곳이 있다는 것은 당장 다음달의 공과금 납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며, 밥 한끼 정도는 맘 편히 먹을 수 있는 삶이라는 것으로 이어진다. 자존심이 밥먹여 주냐는 소리가 있지 않던가. 자존심이랑 돈은 결코 일치 되지 않는다. 그들이 주는 술과 비릿한 고기 한점과 함께 오장육부 속으로 꾹꾹 눌러 넣어두어야하는게 자존심이다. 유명한들 유명하지 않든 나보다 우위에 있다 여겨지고, 나한테 돈 주는 물주들에게는 절로 굽실거려지고 모든게 가능하다는 예스맨이 될 수 밖에 없는 건 이들이 떨궈줄 콩고물이 너무 달큰하고 꼬소하기 때문이다. <br>📖사회에서 '인성이 나쁜 사람'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게 바로 '무능한 사람'이다. 내가 바로 바보 같은 무능력한 인간이라는 사실한낱 관심과 주목에 심취해서 가장 기본이라 여기던 것에 무심 했을 때. 그간 쌓아온 공이 소실 될 수 있다는 것. 우리도 다들 겪어봤지 않나. 같은 사무실에서 하루종일 있는 동료가 인성 쓰레기로 싸가지 밥 말아 먹었냐 하더라도 상사가 말하는 개떡같은 지시에 찰떡같은 피드백으로 해결하는 일머리 있는 놈이자 사리분간 할 줄 아는 놈이 제일 사랑받는 다는 것. 사람 착해서 뭐해, 착하다고 일 잘하는 건 아냐. 착한 놈 보듬어 같이 으쌰으쌰 하면 지옥문으로 어깨동무하고 들어가는 겪이라는 걸 사회생활 16년 가까이 해 본 사람으로서 아주 뼈져리게 실감했으니 이건 맞는 말이다. 무지와 무능은 어떻게 뒷덜미 잡고 같이 못 올라가는 놈이다. <br>📖내가 바라던 복수의 시간은 그렇게 끝났다. 그런데도 난 여전히 기쁘지 않았다. 알맹이가 사라진 껍데기가 된 기분이었다. 10편의 단편을 통틀어 나는 이 아이가 제일 짠하다. 그리고 사람은 쉬이 변하지 않는 다는 것 또한 확실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 또한 믿지 않게 해 주었다. 제 버릇 개 못 주는 것도 맞는 말이고, 나도 사람이지만 사람 고쳐쓰는 것이 아님을 완벽하게 알려주는 단편이기도 했다. 인간의 본질이라 하지 않던가. 바뀌면 죽지, 어떻게 살겠어. 그래서 더더욱 이 아이의 복수와 집념이 너무 정석의 대응같아 미련하게 보일까봐 우려스러워진다. 옳은 길을 갔고, 꿋꿋하게 버텼고, 꼼수를 쓰지 않았으며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다 쏟았기에 완벽한 복수인데도 마음 한 켠에 남는 허탈함이 계속 이 아이를 붙들고 있어 보였다.혼자만 이를 바득바득 갈았던 복수처럼 보였다. 저기 고깃집에 앉아있는 선생이라는 작자들은 왠 미친놈이 깽판부리고 간거라고 치부하게되겠지. 내년에도 후년에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을게 빤했다. 거기서 끝이면 다행인데 질겅징걸 씹힐 술안주거리로 학교 선생들 회식자리마다 망령처럼 겉돌까봐 마음이 쓰리다. 이 단편은 그런 소설이다. 남의 불행 중에서 가장 짠내 그득해서 내가 뭐라도 해주고픈 그런 이야기. 확마, 콱마, 언니가 저것들 언론사에 꼰질러 뿌까? 이렇게 이 아이의 시절을 추켜세워주고 너는 너대로 잘한 일이라고 허투루 쓴 시간 아니라 백번 천번 말해주고싶다.​악한 놈은 끝까지 악할 거라는 생각은 당연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악을 품는 과정을 그려두었다. 그래서 계속 읽게 만들었고, 이야기 속 그들이 '오죽하면...'이라는 생각으로 저럴 수 밖에 없음을 공감하게 만드는 씁쓸한 동요를 이끌었다. 각각의 단편들을 보면 총 10권의 이야기로 구성된 김동식 소설집이 떠올랐다. 김동식 소설집의 등장인물의 이름은 다 거기서 거기이다. 몇 안되는 인물이름이 각각의 단편에서 존재는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속 성향은 다른 인물로 다시금 인물 세탁이 되어 인간의 딜레마를 보여주곤 한다. 지금 읽고있는 이 소설집의 단편은 김동식 저자의 책 만큼이나 불행의 무게는 비슷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했다. 좀 더 다양한 인물과 좀 더 길어진 이야기를 통해 각각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왜 그러한 마음을 먹을 수 밖에 없는지를 슬쩍 내비쳤고, 이러한 사달이 나게 된 것은 꼭 내 잘못만은 아니라는 듯 자신의 입장을 토로하고있다. 언제나 이야기의 끝은 씁쓸하고 깔깔하다. 개운한 마무리가 없다. 그래서 날것 상태인 인간의 맛이라 할 수도 있겠다. 모르고 살았더라면 행복했을까 싶은 인물들의 속내. 끝까지 감추었더라면 각의 이야기속 '나'는 답답해 죽을 듯 틈만나면 대나무 밭을 찾았을테고(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쳐야 하니까) '나'이외의 사람들은 아주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살 것이다. 마치 모르는게 약이라는 듯 해맑게. 때로는 진실을 감춰야 모두가 편히 살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삶도 있고, 소신을 감추지 않아야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상황도 있다. 다른 이들은 줏대 없다 한들 자신을 찾아주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가야만 내가 살 수 있는 삶도 있으며, 사리분간 못하며 한낯 유명세에 정신 놓고 살다가 뒷통수 된통 맞으며 인생공부 빡세게 하는 시절도 있겠지. 절실한 사람들의 멱살을 쥐고 있는 검은 속내의 사람들은 제 버릇 개 못준다는 듯 잘못을 모르고 사는 배우신 양반들이 허다하기도하며, 원하는 정규직을 이뤘으나 이게 족쇄가 되어 이전보다 더 지친 상태로 버티는 삶이 있다. 제대로 인간군상의 이판사판 아사리판이라는 건데 어쩌겠나, 그게 사람사는 판세인걸. ​행복을 바라고 행운을 기대하며 불안을 멀리하려고 아등바등 살지만 매번 발치에 들러 붙는것이 불행이었다. 결국 이건 내가 떠안고 살아야하는 그림자같은 놈이구나를 실감하게된다. 이들은 불행의 골짜기에 제 발로 걸어가는 게 아니다. 원치 않았던 것이고 피하려 하다가 개똥 밟듯 운 나빠서 미끌리는 순간들도 허다하다는 걸 알려주고싶다.남의 불행을 먹고 살아도 될 만큼, 내 장기 속에 불행의 울화가 켜켜이 쌓인다 한들 나를 둘러싼 것들은 그래도 덜 불행하길 바라며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길 바라는 인간 욕망이니 이걸 마냥 해코지하고 밉게만 봐야할지 생각이 많아진다. 짠한 놈으로 여기면서 그럼 그만큼 행복하게 살게 냅둘테니 너는 너대로 죄책감과 팔짱끼며 2인 3각으로 양발 붙들린채 느리고 굼뜨게 살라고 귀여운 악담을 해 줘야 할지 답이 명확하게 서질 않는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9/39/cover150/k322137205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793987</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주는 것 보다 더 돌아오길 바라는 믿음 - [약속의 세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91786</link><pubDate>Thu, 02 Apr 2026 08: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9178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7187&TPaperId=171917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29/70/coveroff/k73213718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7187&TPaperId=1719178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약속의 세대</a><br/>백온유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3월<br/></td></tr></table><br/>마냥 뜬구름 잡을듯한 허상의 이야기도 아니니 각각의 단편은 깊은 몰입감과 진한 자기 이입으로 이야기속 등장 인물들에게 베여들도록 만들어두었다. 치열하게 쓰고 다듬었다는 중단편들. 인물간의 구성은 현실에 있을법한 소재들이라 익숙함에서 오는 긴장감을 주었고, 인간의 모순의 과정을 지켜보게 만들다보니 나 또한 이러한 인간이 될 수도 있음을 넌지시 알려주는 느낌도 들었다. 헌신과 인내는 결국 보상될 것이라 믿는 관계 속에서 기만과 배신을 마주한 사람들을 비춰낸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서 비롯하여, 친구, 사회적 관계에서 오는 작은 균열과 그 틈이 점점 벌어지는 순간을 마주하는 인물. 절대 허구가 될 수 없는 에피소드들 속에서 나의 헌신과 응원은 누군가에게 제대로 닿을수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을 낭창하게 담아두었다. 상대에겐 사사로운 결정이었거나 한 마디의 흘려 뱉는 답변이겠지만 받아들이는 이에게는 그것이 그 사람과 멀어지는 시발점이자 결국엔 끊어내게 만드는 관계의 절단으로 봐야하는 순간이다. 스스로를 챙기려면 끊어내는게 맞지만 때때로 그럴 수 없는 형태의 인간을 마주 할 때 어찌 대처하면 좋을지 독자에게 해결 방안 모색의 시간을 마련 해 준 책이라 정의를 내려본다.<br>가장 기초적인 관계이며 자아 형성 이후 가장 처음 맞닥들이는 조합이 가족이다. 부모와 조부모의 애착관계 형성에 따라 좀 더 확장된 사회적 관계의 원만한 교류의 기회를 기대하게 되는데 연수(의탁과 위탁 사이), 현진(반의반의 반), 하나(내가 있어야 할 곳)에게서는 제대로 된 반듯한 형성의 꼴을 보이지 않는다. 오죽하면 뒤틀린 마음이라 했다. 📖미세한 각도로 뒤틀린 마음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따금 부모 간에 작은 언쟁이 있으면 다시 안산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미지근한 슬픔을 느꼈다. 때가 되면 주저없이 손을 놓을 수 있도록 연수는 스스로 마음을 다졌고 점차 부모에게 받는 사랑에도 무감해졌다. 이것은 결핍에서 갈구하는 애절함이 현실을 마주하고 단념과 단절을 택한 방향으로서 감정에 호소하는 방향을 끊어내고 일단 살아내야한다는 현실에 인생을 밀어 넣었다고 할 수 있다. 감정은 나중 이야기이고 일단 성인이 되기 전까지 법적인 보호자들이라는 이들에게 기생하여 살아야함을 직시한 마음이라 할 수 있겠다. 어린놈이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내야만 하는 여건이었음에 '애가 뭔 죄라고'라는 씁쓸한 혼잣말을 하게 만든다.<br>📖왜 나의 필요를 채워주려 할머니는 희생하지 않았을까. 궁극적으로 현진이 궁금해진 부분은 그것이었다. 할머니는 마땅히 그런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존재가 아닌가. 그러기 위해 지금껏 부지한 목숨이라고 해도 그리 어색하지 않은, 그런 존재. 라는 것으로 처음엔 이 상황을 겪으며 일반화된 가정과 비교하며 부정하게된다. 드라마에서든 고전 소설에서도 내리사랑이라 했고, 눈에 넣어도 안아픈 내새끼라는 듯 보듬고 귀하게 여기는게 어른과 아이의 관계였다고 좋은 면만 화두가 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아이들은 '왜 나를 낳아놓고 나를 탓하나'를 생각하며 존재의 가치마저 자학하는 경우를 마주하게된다. 버려진 동물과 식물은 잘도 데리고 왔으면서 자기 핏줄은 가장 후순위로 둔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가정솔루션 티비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심리상담에 대한 치료 센터 예약이 어려운 현실을 볼 때 행복한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던 이유는 알게 모르게 당신들은 그러하지 못했으니 글 속에서라도 행복하고 싶었던 바람들이 녹여든 결과물이기도 했다. 문장에 녹아든 따뜻한 가정을 갈망했기에 어른들 세상에 정착하지못하고 부유하게 되는 아이들이 짠하게만 느껴진다.​혼자만 느낄 방구석 설움으로만 끝났으면 싶지만 세상을 이들을 가만히 냅두지 않았다. 세상은 더 냉정했고, 모두를 굽어 살핀다는 듯한 아량은 없다. 내가 이렇게 해주면 상대도 그에 상응하는 마음을 내어 줄 거라는 상부상조의 법칙은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영지(나의 살던 고향은), 광일(광일), 수영(회생)은 호의가 묵살 된 것 같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그들이라고 살아오면서 한번이라도 피해를 준 적이 없을까? 타인에게 해가 되도록 날을 세우거나 마음을 도려낸 적은 없었을까? 오롯이 자신만 보듬다보니 모르고 산 건 아니었을까! 믿음을 바라기만하고 제대로 된 믿음을 주긴 했나를 돌아 볼 때 각각의 인물들은 떳떳했는지 묻고싶다. 결국 도긴개긴으로 다 부서진 신뢰라는 폭탄 돌리기 수준이다. 📖이따금 신이 택시 기사의 모습을 빌려 사람들을 인도한다는 거예요. 인간은 자신이 신의 안내를 받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로 그 순간을 통과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그건 기적적인 일이죠. 자신의 직업을 성스럽게 표현하는 것은 자신의 일을 존중하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 라 할 수 있지만 정도를 넘어선다면 자아도취에 빠진 상태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간의 삶을 회상하는 혼잣말이나 손님과 광일 사이의 이야기 속 와이프에 대한 반응에 미간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일찍 오라는 말에, 저녁 해 둘테니 같이 먹자는 말에, 운전하는 사람에게 톡을 보낸다는 것에 그토록 과한 적개심을 드러낼 필요가 있을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가장 가깝게 여기는 존재를 하대하는 과정 속에서 매번 우위에 있으려는 그의 욕망이 징그러워진다.그 중 가장 멀리하고싶으며 억지로 연을 이어가려하는 상대가 진절머리나는 경우는 아마 수영이지 싶다. 신뢰의 정도, 믿음의 깊이, 거짓인걸 알지만 무조건 포용을 바라는 아량의 간섭. 한 사람의 거짓에서 시작되었다. 살아야 하니까 어떻게든 얻어내야 하니까 시작된 거짓은 진실을 말할 타이밍을 놓치게 했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거짓의 시작점은 남보다 못한 관계의 단절이 되어버린다. 그 부서진 조각마저 하나하나 이어붙이며 괜찮다고 이렇게 모아두면 새것은 아니더라도 그럴듯한 비슷함을 보일거라는 착각에서 수영은 연지를 못 놓는다. 자신은 확실히 달라졌고, 직장도 다니며 반성하고 있음을 어필한다. 여전한 관계를 갈구하지만 연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피로할 뿐이다. 오로지 수영만 어쩔 수 없었다는 듯 그 때를 이해해달라는 낯짝을 볼 때 연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꽉 찬 이기심 속에서 너는 그 이기심이 더 나쁘다고 속이라도 시원하게 말해줬으면 싶기도했다. 혀를 차게 만드는, 남보다 못하다는 말이 머리속을 스쳤다.<br>이단 사이비의 진실을 거짓으로 만들어버리는 허상의 믿음. 내가 보는 것 보다 내가 바라는 것이 진실한 믿음이며 그 믿음이 세상을 바꿀거라는 과한 망상. 이렇게까지 빠져들며 나를 잠식시킨다면 헌신의 대가로 모든게 구현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간절함이 피어있는 소재. 종교가 없는 나로서는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어그러진 믿음의 표본이다.그리고, 설마설마 하며 보게되었던 일련의 사건(내 또래가 연관되었으니 모를 수 없다). 이모네 부부와 조카 하나의 과거와 현재. 어린 하나가 겪었던, 누구하나 입밖으로 꺼내어선 안되는 사건. 학교에서 왕따만 당하던 아이가 불순한 사건의 가담자가 되어 학교를 떠나야 하는 상황. 조부모의 주소로 이전해 자신만 전학을 갈지, 사연이 있어 한국을 떠난 이모네 부부가 있는 캐나다로 유학길에 오를 것인지에 대한 선택으로 어린 하나는 존재의 허탈함을 보인다. 의중은 묻지 않았으니까. 적응과 안정을 보일 즈음 하나는 다시 엄마의 손에 붙들려 한국으로 가버린다. 한참 시간이 지나 이모부도 세상을 떴고, 노년의 이모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정착하려 할 때 이모가 있어야 할 곳이 이곳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과 진짜 있어야 하는 이유를 마주하게된다. 📖괜히 형제들 마음 불편하게 하지 말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것은 위선일까 허세일까 만용일까. 자신의 딸을 타국으로 보낼때완 다른 태도. 늙은 언니가 한국으로 돌아온다하니 그간 신세졌던 상황은 잊어버린듯 불편한 기색을 비추지만 정작 언니와의 통화해서는 무조건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다 준비해두었다는 말로 환대하는 목소리. 어느하나 일치되지 못하는 표정과 말들로 무엇을 빼앗길까 불안했던건지 생각해본다. 바라는 이는 없지만, 상대는 되려 빼앗길까 종종거리는 상반된 입장과 그 중심에 있는 하나. ​​헌신과 인내가 완벽한 보상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때때로 바라지 않던 기만과 배신을 마주하게 될 때 우리는 그 관계를 끊어내는 게 맞을까, 만에 하나라는 마음으로 언젠가 자신의 의중을 깨우치고 상대가 뒤늦게라도 호의를 베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쥐고 사는게 맞을까. 믿음과 불신은 매번 그렇게 나란히 온다. 그래서 희망을 회수하러 왔다가 어딘가 모르게 찜찜하고 까끌거리는 현실만 덤으로 더 얻어가는 꼴들을 보았다. 각각의 단편들은 한 사람이 이 모든걸 겪어낼 순 없겠지만 주변에서 하나씩 나눠갖는 관계 속 떨떠름한 순간이기도 하다. 딱 내가 준 만큼만 받는 것 마저도 어려운 관계의 삶 속에서 우리는 헤프게 마음을 퍼주는 자선사업가의 삶을 살아야 마음이라도 편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계산기 튕겨가며 엑셀로 시트 만들어가며 내가 준 만큼 어느놈이 안주고 더줬나를 수치화 하며 눈알 붉히는 계산형 인간으로 살아야 할 까를 생각하면 아직도 잘 모르겠다. 둘 다 완벽히 성에 차는 삶은 아니라서 한 놈에겐 손해보는 장사를 하더라도, 또 다른 놈에게는 악착같이 얻어내고 뜯어내는 반쪽짜리 인격으로 살 것 같아 반듯한 어른의 삶은 글러먹었으니 나의 주변인들에게 미리 사과의 말을 해 두어야겠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29/70/cover150/k73213718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297059</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갓 어른이된 이가 온몸으로 느낀 노동자들의 세상 - [정전 - 제3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67264</link><pubDate>Mon, 23 Mar 2026 08: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6726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137268&TPaperId=1716726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90/6/coveroff/k59213726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137268&TPaperId=1716726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정전 - 제3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a><br/>함윤이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3월<br/></td></tr></table><br/>소설은 아이와 어른, 그 모호한 지점에 걸쳐있는 무르고 여린 청년이 보는 노동자들의 세상을 보여주고있다. 다들 스무살 넘어서는 높은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게된다. 그 빡빡한 시간에 쫓기다 한방에 몰아 벌고 학교 다니기 위해 공장으로 취업하는 앳된 어른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가정과 학교가 쳐둔 든든한 가림막에서 자라던 아이가 이제는 제 스스로 땅을 고르고 딛고 일어서야하는 과정이며 부모뻘 되는 어른과 함께 일하면서 이게 진짜 사회의 현실이구나를 마주하는 계기가 된다. 정전 속에는 두가지의 큰 감정을 놓아두고 노동과 사랑에 대한 비중을 하나씩 나눠 갖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그 둘의 주제를 한데 모아 정전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만들었던 이유를 풀어낸다.​사랑은 매번 쌍방이 될 수 없음을 막과 은단, 막과 라히루의 상황을 예시처럼 놓아둔다. 수지와 영준으로 시선을 옮겨가더라도 같은 곳에서 일을 하고 종일 그 공간을 공유하더라도 이후의 삶마저 나란히 같이 둘 수 없음을 보여주고있다. <br>​갓 성인이 된 주인공. 현실. 취업과 학업 이전에 먼저 준비 해 두어야하는 금전적 여유. 사회가 생각하는 스무살, 스물 한살의 대학생활과 맞바꾼 공장노동자로서의 위치 이동. 학교와는 또 다른 세상. 같은 건물을 쓰지만 출입하는 문이 다르고, 대우받지 못하는 낯선 관계와 계급. 정직원 계약직. 내국인과 외국인근로자. 일반 근로자와 노조 가입자. 산재를 두고 나뉘는 수습과 처우. 계약해지와 복직. 그만두더라도 갈 곳이 있는 대학생과 나라를 떠나야하는 외국인 근로자. 하나의 장면만 두고도 양갈래로 나뉘는 사람들. 그 속에 끼인 주인공. 같이 피켓을 들고 땡볕에 서 있어야 할지, 이미 돌아갈 자리가 있는 복학생으로 이 관계를 잘라낼지. 그 중간에 있는 막을 통해 과하게 이입할 여지를 두고있다. 당신이면 어떨런지, 막이 주저하는 마음을 질타 하는게 맞는지. 어쩌면 이게 당연한 머뭇거림은 아닐지를 제법 긴 분량으로 독자의 의중도 묻고있다. <br>​정전을 책 제목으로 만들도록, 정전이 일어나길 바라는 심경을 끄집어내기 위해 이 판이 꾸려졌다. 정전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막은 주체가 되지 못한다. 졸업식에서 언급했던 은단이 있었고, 은단의 능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현상이었다. 은단이 막에게만 토로했던 이유를, 은단이 왜 그러한 능력을 갖게 되었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은단은 막과 함께 할때엔 소극적이며 주눅들어있다. 자신의 능력을 유일하게 공개한 건 은단 본인인데 왜 되려 죄지은 사람 마냥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풀어낼 둘의 서사가 궁금해진다. 더군다나 막은 여자, 은단은 남자. 으레 아는 청춘물 로맨스의 성별 특징들 마저 꼬아두었으니 고등학교 졸업 이전, 더 어린시절의 둘에게 무언가가 있었던 것인데. 놀이터에서 떨어져 피나고 응급실에 실려가기 전부터의 성장 서사들은 다음 소설로 옮겨가 이어질지도 궁금해진다. 이건 독자의 세계관에서 맘대로 이야기가 펼쳐지도록 놔 둘 것인지. 책 제목처럼 정전을 위한 정전의 장치로서만 은단을 등장시켰는지 저자에게 묻고싶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br>공장 전체가 정전이 되면, 하루만이라도 그 안이 멈춘다면, 그로인해 모든 일들이 꼬여버리면 속이라도 시원하리라 여기는 막의 시선. 잠깐의 정전으로 피해가 생긴다면 다치고 보호받지 못한채 자국으로 쫓겨나던 라히루를 대신하여 통쾌한 복수를 꿈꾸는 '잠깐 일하러 왔던 대학생'. 당장의 생계가 걸려있지 않는 어정쩡한 위치이자 엄마아빠 뻘과 함께 일하던 꼬맹이가 바라는 얄풋한 변화. 만약 막이 좀 더 확고한 노동시장의 변화와 개선을 바란거였다면 천막에서 주저했고, 수지와 밥을 먹으며 마주한 순간들을 곱씹고 깨우친 후 다방면으로 알아본 후 기성세대들이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 사건을 알리고 공론화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상황으로 흘러간다면 이건 진짜 책에만 있는 이야기로 뭔가 붕 떠버렸을지도 모른다. 근로, 투쟁, 개선, 노조, 단합이라는 말은 잘 모르겠고, 마음이 가던 동료이자 친구였고 이제는 맘 편히 볼 수 없는 대상에 대한 얄궂은 상황에 뿔이난 마음을 드러내는 복수라 표현하는게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수지가 주변을 살피고 도모하는 마음도, 영준이 걱정하는 이유도, 서영이 막을 보내려했던 감정에서도 전류가 흐른다. 이건 은단이 막아 설 수 없는 또다른 전파의 이동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하고자 마음을 먹은 막의 결심도 라히루를 위한 심경의 전류였을테니 말이다. 의도하고 흘려내는 전류는 끊어 낼 지언정 관계를 엮어두고 살아가는 세상에는 완전한 정전은 없음을 보인다.<br>학비와 생활비 벌려고 잠깐 눌러 앉았다가 사라지겠노라 마음은 먹었지만 돈보다 더 큰 마음의 섬광을 얻어낸 막. 노동환경에서 큰 획을 그을만한 대성할 인물이 되리라곤 장담 못 하겠다. 다만 동료의 불이익에 함께 분노 할 줄 알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불이익을 감내하면서도 애쓰는 사람도 있다는 것, 그 감사한 마음을 절대 흔하고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아는 어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해본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90/6/cover150/k59213726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900696</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차라리 미쳐야만 후련했을 시간 -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61356</link><pubDate>Fri, 20 Mar 2026 08: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613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7988&TPaperId=171613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5/48/coveroff/k532137988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7988&TPaperId=171613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a><br/>이랑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03월<br/></td></tr></table><br/>짙고 탁한 표지. 그리고 검은 띠지와 유난히 눈에 띄는 흰색 글씨로 언니의 소진사를 앞에 두고있는 책. 담배를 피우며 독자와 눈싸움하듯 진하게 바라보고있는 시선. 헌데 이 띠지와 책표지를 벗기면 나오는 양장본의 진짜 표지. 장례식장 상복과 두줄의 상주완장. 어느 것 하나 쉽게 풀어지지 않을 서사의 중심에 있는 저자 사진들. 엄마, 딸, 미치년, 역사. 이 모든 단어들의 총체적인 결합이 책 제목이니 어느 단락 하나 쉬운 삶의 구석은 없으리라 짐작가게 만든다. 그래서 궁금했다. 나와 비슷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겪었을 세상을. 책 전체의 표지는 어둡지만, 양장의 은장본은 또 한없이 화려하다. 화려한 것만 눈여겨 보기엔 이 사람의 세상은 어둠도 깊었으리라 간주하며 시작한다.<br>📖여러 어른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한 기억은 많지만, 막상 어른들에게 적절한 보호화 도움을 받으며 자란 것 같지가 않다. 반복되는 갈증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어리다고 모르는 감정이 아니다. 이건 말을 하기 전 유아기에도 느끼는 소외감이다. 쟤는 되는데 왜 나는 안 될까 하는 마음 속 덩어리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으며 과거의 순간과 현재의 상황까지 이어저 멍울이 커지고 자극을 받아 더욱 크고 딱딱하게 자신을 누르게된다. 더 열심히살고, 애쓴들 눈 밖에 난 사람은 그 애틋함을 받아먹고 자라질 못한다. 행동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 상황과 위치가 문제였다. 노력으로 이룰 수 없는 권한. 태어남과 동시에 선긋기가 이뤄진 다른 부류의 취급. 그래서 조갈난 사람처럼 갈구하고 바라게된다. 시선 한 번, 손길 한 번이 대수냐 싶지만 그마저도 해주지 않아 마음이 매번 땅 밑으로 꺼지는 걸 경험한다.<br><br>📖'너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가족이 필요하다'며 울었다. 언니가 필요로 했던 가족은 아마 건강한 가족이었겠지만, 우리가 가진 가족은 너무 하역했고 결핍투성이였다. 언니는 그들에게 힘을 보태느라 자기 힘을 다 소진해버렸다. 나는 언니의 죽음이 '자살'이라기보다 힘이 다 빠져 죽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죽음은 뭐라고 부를까. 소진사? 가끔 그렇게 가진 힘을 다 소진하고 죽는 사람들의 소식을 듣는다. 평생 남을 위해 살던 사람들.건강한 가족. 사랑을 준 만큼 돌려 받을 수 있는 관계로서의 기대감. 그래서 그 과정이 행복함으로 여겨지는 순환. 부모를 정할 수 없다면 관계성을 어떻게는 바로잡고 싶었기에 애를 써왔을 일련의 시간들. 시쳇말로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 하지 않던가. 사람은 쉽사리 변하지 않았다. 이렇게 소진한 딸과 손녀를 본다면 어떠한 충격이라도 받아서 그간 해왔던 일들에 반성과 성찰이 이어져야 할텐데, 결국은 자기가 편한 방향으로 걱정을 고쳐먹고 있었다. 이제 니네 할머니 병원비는 어떻게 감당하냐는 식의 말로 저자를 두고 다음은 네 차례임을 시사하는 눈빛과 말들. 그래서 저자는 언니의 죽음이 더욱 애틋하다. 결국 알아야 할 사람들은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는 것 같아 갑갑할 뿐이다. <br>📖사랑하는 사람을 잃어가는 시간과 고통스러운 마음이 얼굴에 덕지덕지 들러붙어 있었다. 게다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데 다시 겪으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알기 때문에 무서웠고, 그래서 더 빡세게 일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고, 내가 제일 먼저 죽고 싶었다.남편과 생과 사에 대한 이야길 한 적이 있다. 누가 먼저 태어난 것과는 상관없이 죽음은 순서가 없더라는 말을 하며, 이 세상에 결국 의지하며 살아갈 곳이라 함은 당신과 나 뿐인데, 자식도 없는 우리가 어떻게 버티고 남은 여생을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었다. 시작은 잠들기 전 우스갯소리로 하던 것이 점점 진지하고 깊게 들어가게 만드는 훗날의 이야기들. 직접적인 죽음 못지 않게 남겨진 사람이 감당해야할 빈자리는 상상 이상으로 클 것으로 간주되었다. 서로만 바라보며 의지하고 비빌언덕이라 맘껏 부비적거리며 살았는데 그게 없다면 생살을 뜯어낸 자리 만큼이라 쓰리고 화끈거리며 눈물만 줄줄 흘러대지 않을까 하는 마음. 그래서 나도 저자처럼 똑같이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먼저 죽을게. 나는 당신 없는 세상 감당 할 자신이 없어. 뭐, 이게 맘대로 안된다면 당신 죽을 때 나도 순장 시켜달라하지 모. 라며 애써 밝게 마무리를 했었다. 그냥 내가 내 몫의 모든걸 다 끝내 놓고 후련하게 선빵 칠게. 뒷일 감당은 당최 자신이 없다구. <br><br>📖우리는 사랑하고 우리 사랑은 끝이 없는데.이 세상의 시간과 수명이 끝이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그런 신호를 나에게 보여주고 있어요.뭐 하나 쉬운게 없다. 헌데 더 얄미운건 일련의 사건들이 적당히라는 걸 모른다. 이정도 했으면 그만해도 될텐데라는 생각을 갖게하지만, 삶은 매번 야속하게 뒷통수를 치기 일수이고, 약올리듯 더한걸 안겨준다. 겪어오다보면 맷집이라는게 생기기 마련일텐데 매번 새롭고 매번 버겁다. 그게 저자의 삶에도 해당되고 있었다. 자식은 부모를 고를 수 없는데 부모는 자식을 골라서 애틋해한다. 멀쩡하면 핸디캡이 더 크게 부여가된다. 자식놈들 중 안아픈 손가락 어디있겠냐는 옛말과는 달리 유달리 아픈 손가락이 더욱 애틋하고 손이가며 마음을 쏟게된다. 멀쩡해서 손해보고, 먼저 낳아져서 불리한 세상. 그게 랑의 언니가 겪어야했던 장녀병일지도 모르고, 이후 랑이 겪어야하는 조부모의 돌봄과 배웅의 역할 돌려막기 일 지도 모르겠다. ​그 시절에 으레 그러하듯 생기니까 낳았을텐데 그러면 낳았으면 좀 애틋하게 여겨주었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본다. 그놈의 대가 끊길까봐 더 낳은 자식. 조부모 또한 아들만 싸고 품다가 결국 모든걸 잃고 생의 끝은 딸에게, 손녀에게 맡겨지게되는 생의 끝을 보여준다. 다 주면 다 뺏들어먹고 버려지는 단물빠진 껌 같은 삶으로 할머니는 생의 마침표. 노년의 끝. 그거라면 그러려니 할 지도 모른다. 헌데 저자의 생에 죽음은 그러한 노년의 마침표가 먼저가 아니었다. 주변인들이 한국 기대 수명이라 여겨지는 삶을 반도 채우지 못하고 소멸해버린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팠다. 자신을 기특히 여기고 가엾게 보살폈어야하는데 그건 매번 후순위로 두다보니 이지경이 되었다. 저자는 그러한 삶을 봐오다보니 자신의 일부가 사라지는 듯 하여 어떻게 해서든 병원비를 마련해 보태기도하고, 자신의 컨디션을 갉아먹어가며 금전이든 심적이든 마음을 덧붙여 살게 만든다. 그러면 될 줄 알았는데 그렇게 아등바등 한들 끝은 정해져있었다. 애써봤자 소용 없다는 뉘앙스의 끝. 이 다양한 죽음이 이랑을 기준점 삼아 닿아있는 관계에 계속 퍼지는 것 같아 '괜찮을까? 괜찮은가? 쓰읍- 괜찮아야 할텐데...'를 연신 중얼거리게 만든다. 나라면 버티지 못할 것 같은데 살아준다. 죽음에 대해 생각은 하지만 무 썰듯 썩둑 잘라내지 않아 감사하다. 그랬다면 이 책도, 이 마음의 공유도 없었겠지.​나와 비슷한 연배의 부모님, 나와 비슷한 형제관계. 그래서 더 깊게 이입하게되고, 특히나 언니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구절에서는 손가락 끝이 찌릿하며 따끔거리는 느낌마저 들게했다. (그렇다고 아버지의 첫차가 프라이드라는 것 까지 닮아있는데 어떻게 이 글과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언니와 동생의 다른 성향. 나의 자매님도 그러하다. 한없이 괄괄하고 가시를 드러내고 휘지 못하고 부러져버리는 이구역 개딸로 통하는 나와 달리 한없이 유순하고 화가 없으며 어떻게든 유연하게 풀어내고자하는 심성이 곱고 눈물이 많으며 참는게 많은 언니. 그래서 어릴적 내복바람으로 쫒겨나는 일이 있을 때에 씩씩거리며 눈물 삼키는건 동생인 내 몫이었고, 맨날 지고 뺏기고 울음보 터지는건 언니의 역할이었다. 아마 그녀도 알게모르게 장녀병이 깊게 박혀있으리라 생각을 해본다. 그렇게 다른 성향의 자매가 부모를 보살피는 과정. 충돌이 있을 순 있지만 어디다 내어놓기 부끄러운 사정까지 유일한 공유자가 되니 나이가 들 수록 더욱 의지하고 기댈 수 밖에 없었을 텐데 언니의 소진사는 동생의 세상의 큰 흔들림이었을 것이다.(여기서 입장을 바꿔 내가 랑의 상태였다면 언니의 자리를 메꿀까. 더더욱 철저하게 외면 해 버릴까. 그건 모르겠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례다)​저자가 자신이 소유하고 쌓아두고 있던 것들을 정리하는 단락이 있다. 모든걸 품어두고 싶었던 시절, 이걸 꼭 쟁여놔야 마음이 든든하고, 내 것으로 삼고 싶었던 이력의 결과물들. 하지만 결국 다 놓고 가버리는게 생(生)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쓰레기봉투에 한껏 욱여넣고, 내다 버리는 순간을 마주 할 때 비슷한 울렁임을 느꼈던게 떠올랐다. 시모의 장례를 치른 후 그녀가 남긴 모든 흔적을 찾아내고 버리고 태워가는 일련의 시간들. 주인을 잃은 것들은 더이상 손이 타지 않을 것임을 아는지 먼지도 빨리 쌓이는 듯 하고, 색도 빨리 바랜다. 모든건 찾아주고 알아주어야 빛이 난 다는 건 사람이든 사물이든 동일한 현상이라는 걸 느끼면서 이 걸 치우는 남겨진 자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을 덜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비쳤다. 자신은 수도 없이 해본 일들이니까 자신을 아는 그들에게 이딴 설움의 순간은 덜 만들어주고자 하는 오지랖의 발동이라 더욱 짠한 마음이 깊게 박혔다. 독자로서 잔소리를 하자면 '그런걸 왜 니가 걱정해!' 라는 말로 등짝 시원하게 후려치며 흔적지우기를 말리고싶어진다. '그런거 안 치우게 할라면 나보다 더 오래 살든가!' 로 되려 성질을 내어보고싶어지는 죽음 차단용 잔소리 스매싱인거지. <br>살면서 이런 일들 안 겪어 본 사람 어디 있겠냐며 각자의 고생과 설움 배틀을 하자면 한도 끝도 없이 사나흘 내리 말 할 수 있는게 지금을 살아가는 내 나이 또래이자 저자 또래의 어른이지만 어른이길 꺼려하는 사람들의 세상일 것이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죽어도 나는 물을 찾아 마시고, 꾸역꾸역 밥을 목구멍에 밀어넣고, 장례식장 한 켠에서 잠을 자게 될 것이며 또 안간힘을 다해 그리워하며 통곡을 할 것이다. 현실을 직시 한 후 떠난이의 몫을 마음 한 켠에 밀어 넣고 그 마음과 함께 살아 내게 됨을 겪을 것이다. 어쩌겠어, 삶은 유한하고 각자가 쥔 생의 질량까지 제각각인 것을.내가 아는 그녀들이 쫀쫀한 목폴라를 입고 있는 기분보다 따뜻하고 폭닥한 머플러를 감고 있는 기분으로 살길, 정신이 붕붕 떠올라서 바닥이 닿지 않는 저릿한 기분보다 세상을 가뿟하게 나는 듯한 구름위의 나른함으로 살기를, 불안과 걱정으로 땅이 울렁이는 기분보다는 이렇게 사는게 재미진 삶 아니겠냐며 덩실덩실 발을 구르며 잔망스러운 걸음으로 나비처럼 팔랑거리며 살기를 그렇게 몸의 기억을 비틀어 또 다른 미친년의 역사를 이어 가 주길 바라게된다. 혼자서 못하겠다면 세상의 딸들 중 일부인 나부터 동참하겠다 손 번쩍 들어본다. ​​📖출판사 이야기장수를 통해 도서만을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5/48/cover150/k53213798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054879</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보듬어 줄 마음을 기대하는 사람들  - [쥬디 할머니 - 소설가가 사랑하는 박완서 단편 베스트 10]</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43147</link><pubDate>Wed, 11 Mar 2026 08: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431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034447&TPaperId=171431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33/33/coveroff/k832034447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034447&TPaperId=171431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쥬디 할머니 - 소설가가 사랑하는 박완서 단편 베스트 10</a><br/>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1월<br/></td></tr></table><br/>이 책은 작가의 타계 15주기를 맞아 대표 단편 10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구병모, 김연수, 박상영, 성해나, 최은영, 한강 등 31명의 소설가에게 작품 선정을 청해 가려 낸 작품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꾼들이 추려낸 것이기에 눈길이 간 것도 있었고, 오랫만에 문학 시간 작품 해설하는 듯 시대와 인물을 뜯어보며 저자가 진짜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추려보고 싶기도했다. 이거저거 독식하던 SF문학 말고 좀더 현실감 가득한 사람 이야기가 고팠겠지 라는 마음으로 고개 쭈욱 내밀고 들여다본다.​📖쥬디 할머니_ 말이란 건 좋은 거였다. 말을 하니까 한결 기운이 났다. 그래, 난 다시 울타리를 칠 수 있을 거야. 새로운 울타리를.말이란 좋은거라는 쥬디 할머니. 나는 이 단편을 읽으며 쥬디 할머니가 이야기한 말에 대해 그 의미와 전달하고자하는 바를 생각한다. 결국은 끝까지 들어봐야 알 수 있다는 걸 실감하게 만들었다. 할머니처럼 자신을 포장하며 사는 사람에게는 재력보다 상위에 있는 것이 평판이라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자신이 어떠한 실정인지는 중요치 않고, 어떻게 보여질 것인지에 대한 집착과 열망. 실체를 알아서는 안되고, 의도한 상태의 겹겹이  허상이 진실임을 바라며 사는 사람이다. 다들 쥬디 할머니같은 포장력을 갖고는 있으나 그게 얼마나 두텁게 이뤄진건지의 여부와 현실사이 간극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어린시절 적어둔 장래희망만 봐도 그러하다. 나는 무엇이 되고자하는 마음보다는 선한 어른으로 불리워지길 바란 사람이다. 나 또한 쥬디 할머니처럼 불려지는 것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던 얇은 귀의 인간이었다. 자존감은 자신의 속에서 피어오리기 보단 상대의 한줌도 안되는 입과 세치 혀에서 나온다는 걸 예쁘게 에둘러 말한 겪이었다. 결국 나도 쥬디 할머니랑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사람이니 정신차리라는 문장이었다. 이러한 삶의 과정이 티가 나도록 나를 에워 쌀 것인가 혼자만의 생각에서 그칠 것인가의 선택으로 삶의 둘레가 달라질 것임을 보여주는 인생 후반 예고편 처럼 눈앞에 그려지게 만들었다.그러니까 결국은 쥬디 할머니 같은 사람은 되지 말라는 따끔한 인생 회초리같은 첫 단락이었다.  ​📖애 보기가 쉽다고_ 맹범씨는 네 시간 전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의 모습이 얼토당토않다는 게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다. 방금 경험한 네 시간은 그가 여직껏 살아온 고르고 유연하게 흐르던 시간과는 전혀 단위가 다른 시간이었으므로, 그건 돈의 단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 때엔 사회에 혁혁하게 이바지 한다고 여기던 사람이었고, 지금은 와이프와 딸자식이 외출하며 두고간 손주를 케어해야하는 할아버지. 요즘 심심찮게 보게되는 황혼육아과정을 1985년도에 미리 그려낸 작품이다. 그 시절엔 황혼육아라는 말도 없었을텐데 점점 변해가는 세태와 함께 할아버지라고 애 보지 말란 법이 없으며, 점잖아보이는 어르신이 애 하나로 쩔쩔매는 과정을 그린다. 국회의원을 임했음애도 불구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노년과 어린 핏덩이를 잠깐이지만 돌보는 과정에서 돈과 체력은 기본 옵션처럼 느껴지는 한눈 팔 수 없는 과정을 그린다. 이게 할머니가 아니라 할아버지라서 더 미숙하고 두서없는 돌봄의 과정이다. 그래서 짠하면서도 어이 없도록 무식이 주는 당당함을 보게된다. 그 시절이라 가능했던 요청인건지, 정말 물정 모르는 해맑음의 요청인건지 의아한 순간도 상당하다. 집에 사람 부리면서 사는 노년이지만 집밖으로 나가면 모든게 돈이라는 것과 구걸이 먹힐거라고 생각하는 세상에 갇힌 우물안 개구리의 세상을 보여주며 살만큼 산 사람이라 한들 모든걸 다 안다고 여기며 살아선 안됨도 알려준다.세상에 본인 밥벌이가 제일 쉬운법이지. 경주마처럼 앞에 놓인것만 보고 그게 다라고 여긴 세상의 인간에게 죽을때까지 배우고 겪고 깨우치며 혼쭐 나 봐야 아는 삶임을 알려주고있다. ​📖해산바가지_ "딸이 딸을 낳으면 친정에서까지 면목이 없어야 하니?""그래, 그걸 몰라서 묻니? 그러니까 딸은 애물이고 어떡허든 아들은 있어야 한다는밖에."이야기 뒷부분에 나오는 해산바가지에 대한 진짜 뜻과는 별개로 내가 느끼는 제목은 해산(출산) 후 핀잔과 원망으로 긁히는 바가지. 이렇게 단어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뜻을 만들 수 있구나 감탄하게 만드는 단편이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세상이 변했다고 말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심상을 갖고 있는 분이 존재하고 있다. 세상이 그렇다. 내 맘 같은 사람은 없다. 당차던 며느리도 딸 낳았다고 기가 죽어 이불속으로 파고 드는게 시대다. 85년도 작품이니까 그보다 몇해 후에 태어난 나도 이 단편과도 같은 설움을 겪어낸 장손집 둘째딸이라 모를수가 없다. 아들이든 딸이든 둘만 낳을거라는 선언. 거기에 더불어 그 두번째 출산이 딸이라는 것. 이 모든 사건에는 여자들이 여자를 공격하고 있다. 당신도 어느 집의 딸이건만 저집 자식의 딸이 우리집의 귀한 아들과 결혼해 손주를 낳았는데 딸? 그럼 그 손녀도 태어나자마자 밉상 온상을 덮는 딸년이된다. 여자가 여자를 멸시한다. 당신도 귀한 집의 딸래미였고, 제 손으로 낳은 딸이 있다 해도 며느리와 손녀는 별개의 이야기인냥 날을 세운다.당신도 딸이지만 지금은 고고한 시어머니로서 자신보다 어리고 여린 여자의 마음을 도려낸다. 개망나니라도 아들이 좋은 사람들. 성질 까칠한 나로서는 아들놈로 인해 패가망신을 당해도 여전히 저 기고만장한 혀는 아들을 추켜세울 것 같아 사람은 고쳐쓸 수 없다는 옛말에 틀린거 하나 없다고 읊조리게 된다.  ​앞 부분이 손귀한 집안에 둘째도 딸을 놓은 며느리와 한껏 뿔이난 시어머니였다면, 이제는 중년의 며느리와 곧은 성정으로 존경했으나 지금은 치매로 감당하기 힘든 노년의 시어머니로 이야기가 넘어왔다. 치매를 얻기 전과 후로 나뉘는 시모 바라보는 마음의 변화. 딸을 줄줄이 낳더라도 한결같은 사랑으로 손녀를 키워낸 시어머니. 딸넷에 마지막 아들. 바라셨을 손주에게도 똑같은 사랑을 담아낸 감사한 사람이지만 노년과 병환은 이전의 기억을 잊게 만든다. 남들은 효부라 하지만 속에 악과 한을 품고 살게되는 일상들. 약을 먹어야 버티는 설움의 날들. 미워하다가 뭔일 날거 같아 시설에 보내기로하고 수소문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작고 쭈글해진 시모를 모시고 살기로 한다. 대신 효부라 불리우는 주변인들의 단맛 가득한 칭찬은 포기하며 미울때는 소리지르고 서로 악쓰기도하고 담아두는 것 없는 마음으로 곁을 지킨다. 당신은 시어머니를 존경하기도 했으며 미워도 해 본 사람. 그리고 당신은 또 누군가의 시어머니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진 사람. 며느리이며 시어머니를 겸할 수 밖에 없는 그녀들 속에서 배움은 가장 모자랐을지라도 삶의 가치와 사람을 대한 귀한 마음만은 차고 넘쳤던 여인이 진짜 대우 받아 마땅한 사람이니 독자들도 같이 마음을 모아 안타까운 생의 끝을 이해해달라고 동의를 구하고 있었다. ​<br>📖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_ 생때같은 목숨도 하루아침에 간데없는 세상에 물건들의 목숨은 왜 그렇게 질긴지, 물건들이 미운 건 아마 그 질김 때문일 거예요. 생각만 해도 타지도 썩지도 않을 물건들한테 치여 죽을 것처럼 숨이 답답해지네요. 죽는 건 하나도 안 무서운데 죽을 것 같은 느낌은 왜 그렇게 싫은지 모르겠어요.곁에 오래두고 싶은 이를 가장 먼저 보낸다는 것. 슬픔은 차고 넘치고 매 순간마다 그리운데 세상은 그래도 살아야되지 않겠냐며 속절없이 흐르게된다. 이 독백과도 같은 전화 통화는 한 두번 해본게 아닌 듯 가만히 듣기만하는 형님의 태도를 통해 어디다 풀데 없는 여자의 외침이 그려진다.아들의 죽음은 그 시절 청년들이 했던 학생운동에 가담자로 인해 이뤄진걸 알 수 있다. 자신의 아들 또래의 사내들을 키우는 형님과 친구. 자신의 아들이 살아있다면이라는 전제를 두고 이놈보다 잘난 놈은 없을거라 이놈보다 목숨이 아까운 녀석도 없을거라는 뉘앙스를 던진다. 친구 아들의 혼사도 쉬이 말하며 축하를 요청 할 수 없는 제새끼의 죽음이니 오죽하리오. 허름한 집에서 사지 육신은 있으나 제 의지로 움직이지 못하는 친구의 아들을 보며 비참함에 위로를 받겠거니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지거리 내뱉으면 곧이곧대로 받아 들을 놈으로 살아있고 곁에 있음에 부러워한다. 세상은 올바른 사회가 되도록 목숨을 내던진 장한 아들의 어머니라 하지만 그러한 타이틀이 슬픔과 그리움과 맞바꿔 줄 수는 없다. 상실은 그 어떤 것도 대신할 수 없으며 슬픔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완벽한 위로가 될 수 없다. 꺼이꺼이 울어도 보고 목이 쉬도록 부르짖어 그리움에 소리쳐보면서 슬픔을 눌러두고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이건 저자도 겪어본 삶의 상실이기에 단편 속 여인이 전화기를 붙들고 울컥울컥 쏟아내는 것과 친구에게 말하는 문장들이 꾸며내고 곱게 지어낸 슬픔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 짧은 이야기를 통해 저자 역시 슬퍼해도 되는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을 것 같아 그 시절의 저자를 앞에두고 맘껏 울라며 지긋이 눈을 맞추고 손수건이라도 손에 쥐어주고싶게 만든다. ​<br>📖도둑맞은 가난_ 이 동네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사니까 창피할 것 하나도 없어요. 아이들도 벌고 어른들도 벌고 노인들도 벌고,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살고들 있어요. 텔레비젼 놓고 사는 집도 있고, 며칠에 한 번씩 돼지고기 구워먹으면서 사는 집도 있고 아무튼 시끌시끌 노래도 부르고 낄낄낄 웃기도 하며 살고 있어요. 우리도 그렇게 살아요. 네. 우리식군 노인도 없고 아이도 없고 다 벌 수 있잖아요. 서로 기대지 않고 다 나가서 벌면 못 살 것도 없단 말이예요. 나는 이렇게 열심히 식구들을 부추겼다.가난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머니. 설득당하는 아버지와 아들. 가난하게 살 바에는 단명을 택한 가족. 찢어지게 가난함을 극복하는 대신 탓을 하며 목숨줄을 찢어내는 결론을 지어버린 것에 놀랍고 무서워졌다. 허영과 명예욕이 제 목숨줄에 칼을 들이밀 수 있는건 예나 지금이나 가능한 비극일 수 있다는 점. 곁의 누군가가 어떻게든 살아보자고 생의 의욕을 불태웠더라면 이 동네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사는 것 처럼 그렇게 지지고볶고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 세상은 응팔의 덕선이집 같이 복작거리며 살부비고 애틋한 관계가 그리 많지 않음을 보여줬다. 불행도 가난도, 동료에 대한 측은한 마음도 돈 한푼 아끼며 연탄 한장 아끼려 했던 그 마음도 누군가에게는 궁상맞음이었다. 하루하루가 걱정과 근심인 삶이 부잣집 아들래미는 꼭 한번 겪어봐야 할만한 가난의 현실 체험판이라는 걸 알았을 때 오는 허탈함. 상훈이 바라보던 시선의 온도나 입밖으로 내뱉던 말들이 어머니가 그토록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현상이었음을 생각하면 가난을 핑계로 이뤄지는 사람들 반응이 그들의 죽음을 에스코트하는 저승사자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_ 나는 그런 아픔이 부끄러운 나머지 틀니의 아픔으로 삼으려 들었고, 나를 내리누르는 온갖 한국적인 제약의 중압감, 마침내 이 나라를 뜨는 설희 엄마와 견주어 한층 못 견디게 느껴지는 중압감조차 틀니의 중압감으로 착각하려 들었던 것이다.언제는 가장 편하고 한몸처럼 느껴졌던 틀니가 어느 시점부터 가장 불편하고 성가신 존재가 되어버린다고 느끼는 과정. 내 일부라 여기던 이전과 달리 빼내어 버리니 날아갈듯 편한 현재. 그녀에게 틀니는 본인을 투영하고있었다. 원래 그러했다는 듯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던 일상이었다. 말단 공무원의 아내, 딸아이의 엄마, 또래 아이엄마를 둔 비슷한 처지의 이웃. 딱 여기까지는 윗니 아랫니 맞물리듯 빈 곳 없는 그녀의 삶의 반경이다.헌데 소식 끊긴 친오빠가 간첩이되어 남파된다는 소식은 갑자기 앓게되는 부어오른 치아와 잇몸처럼 수시로 그녀를 거슬리게한다. 수사기관에 끌려가 조사를 받는 일상, 남편의 승진마저 물건너간 허탈함. 나보다 못한 처지라 여기던 이웃의 애엄마는 아픈 딸을 데리고 남편이 있다는 미국으로의 이민. 어느하나 온전치 못하고 어그러지며 이탈해버린다. 그러니 빳빡하게 고정되어있던 틀니마저 온전함이 거슬리게되는 상황이다.하고픈건 하나도 안 이뤄지며 다 떠나고 어그러지는 과정 속에서 자신만 온전한데 이 온전함이 가당키나 하냐는 듯 훌렁 빼내어 속이라도 시원해하며 허탈함도 같이 마주한다. 별거 아닌거 같은데 내 삶에 오니 별거가 되어버리는 처지. 자신이 겪는 고통의 물질이 손바닥 위에 올려진 틀니 정도의 무게라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지만 얄짤없이 틀니를 제외한 세상의 무게가 자신이 감내해야만 하는 죄책감으로 받아들이게된다.​내용이 길지 않아서 머리 쓸 일 없겠거니 생각했으나 딴세상 이야기 같지도 않아 다음 소설로 넘어가는 시간이 더디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출간 연도가 기록되어있는데 전부 내가 태어나기 전후에 쓰여진 작품이라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30-40년이 지난 이야기인데 여전하리만큼 세상은 책속의 그들처럼 많이 아프고 지쳐있다. 소설속의 이야기에서 그치길 바랐을텐데 책 밖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가난과 죽음, 타인의 시기와 세상을 향한 원망이 서려있다. 시대상이라 하고싶으나 한 시절로 끝나지 않음을 느낀다. 그래서 여전한 세상에 박완서의 글이 사랑받고있나보다. 남겨둔 글이 몇십년을 지나 지금도 위로받고 있는 현상을 보니 이 시대는 끝끝내 변하지 않을 듯 하고 사람들은 지쳐있으며 위로를 기대하고있다. 보듬는 마음은 갈구하진 않지만 기대하는 사람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오랜 CM송의 한 문장처럼 사사로운 개인사 오픈 없이 찰떡같이 알아주는 단편들이 더 있을거라는 기대감으로 내가 미쳐 읽지 못한 전작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33/33/cover150/k832034447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333321</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 [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29240</link><pubDate>Wed, 04 Mar 2026 09: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12924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01&TPaperId=1712924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75/70/coveroff/893643990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01&TPaperId=1712924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a><br/>김유나 지음 / 창비 / 2026년 01월<br/></td></tr></table><br/>사기와 배신, 침묵과 공모 같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며 자신과 세계를 동시에 속이려 한다고 전했다. 더 나은 삶이 아닌 덜 거짓된 삶을 향한 것에 중점을 두었고 가족, 사랑, 노동, 돈, 계급 등 이러한 삶의 조건이 인물에 씌워졌을 때 책속에만 있는 것이 아닌 사실감 넘치는 주변인이 되어 이야기의 집중도를 높이며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 인냥 내 세상에 자연스레 스미게된다.<br><br>📖이름 없는 마음_ 굽은 어깨로 처마 아래서 비를 피하며 '지겨워'와 '미안해' 사이를 오갔을 현권의 마음. 그 마음만은 분명히 내가 알고 있는 것이었다.누나의 시선에서 남동생은 제 한입 건사하지 못하는 모지리로 보여진다. 준희에게 현권은 그런 존재다. 저놈이 어디가서 사람구실이나 할까 싶어하며 전여친에게도 호구잡히는거 같아 밑빠진 독에 물 붓기인 듯한 챙김과 보살핌같아 저놈을 어찌해야하나 라는 생각만 가득하다. 스스로 살아가는 걸 터득하게 하고는 싶으나 시선 밖으로 나가면 되려 준희가 불안해져 근처에 거처를 마련해주고 가장 기초적인 의식주에 대한 해결을 준희의 멋대로 꾸려둔다. 이게 누나의 소임인냥 생각했고 이렇게 해야만 어디가서 밉보이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모든걸 자초한다.하지만 준희의 마음과는 다르게 현권은 부담과 거추장스러움을 비친다. 이건 누굴 위한 친절이고 누굴 위한 배려의 결과일까. 요청 한 적 없는 선의와 짐짓 예상하고 미리 선수치듯 자초하는 마음은 수요없는 공급이며 결과보단 과정에만 뿌듯해하는 나눔을 통해 정착되지 못한 마음만 둥둥 떠다닐 뿐이다.​📖너 하는 그 일_ 넘어지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거라곤 내리막을 달려 곤두박질치는 일뿐이었다.제법 긴 기간 하고있는 공부. 시험이 끝난 뒤 물류센터에서 일을 하며 생활하는 태은. 같이 살진 않는 엄마의 안부와 함께 이어지는 엄마와의 일터 동행. 태은에게 엄마는 이해하려해도 이해안되는 사람이다. 엄마는 함께사는 남자들에게 제대로 된 대접한번 못 받는 사람이었다. 태은의 친부에게도, 친부가 죽고 만난 아저씨에게도 하대받지만 엄마는 원래 나쁜 사람은 아니라며 그들을 옹호하는것이 마뜩잖을 뿐이다. 물류센터에서 도망 치듯 엄마도 엄마의 삶에서 도망이라는걸 시도했다면 태은이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을까. 측은과 못마땅, 울화까지. 엄마가 남자들에게 도망치지 못하는 것, 태은역시 될거라는 기대감으로 가채점과 커트라인 속에 메여있는 과정은 결국 둘다 멈추지 못해서 곤두박질이라도 치고있으니 어쩔 수 없는 그 엄마의 그 딸이라는 결론밖에 없었다. <br><br>📖부부생활_ 근데 일이란 게 다 그런 거 아니야? 각자의 사정에서 할 일을 하는 거지, 내가 대통령도 아니고 사명감은 무슨.학원을 운영하는 구영수. 병원생활을 하던 어머니는 아들인 영수보다 요양보호사였던 진희와 더 오랜 시간 함께한다. 짝이 없던 영수는 어머니가 자신과 진희를 맺어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호감을 넘어 혼인신고까지 하며 함께 남은 생을 이어가기로한다. 사명감이 아니라 제 몫의 일을 했을 뿐인 진희. 영수가 반하게된 타이밍. 어떻게 빠지게 되는지는 각자의 시나리오에 어떻게 끼워맞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고있었다.<br><br><br>📖부부생활_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는 사실. 서로의 인생을 완벽히 저당 잡았다는 사실. 네가 나를 망하게 할 수 있다면, 나도 너를 망하게 할 수 있다는 불안한 사실이 주는 안정감. 그 결속을 이뤄낸 성취감으로 구영수는 살아 갈 수 있었다.학원 운영이 잘 되던시기도 있었고, 요양보호자의 직업을 갖고있는 진희와 맞벌이를 하며 살아가며 집안을 어떻게 돌볼지에대한 여느 부부와 같은 생각와 의견 충돌.  같이 경제활동을 하지만 누구의 소득이 많으냐에 따라 살림살이의 비중을 재게 되는 순간까지.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소득의 격차는 영수에서 진희쪽으로 넘어가게되는 과정. 어느 집이든 다 있을법한 고민에서 한단계 진화된 그들의 결론. 부부 일심동체가 이 대목에서 나올줄은 몰랐지. ​<br>📖내가 그 밤에 대해 말하자면_ 그래서 나는 믿기 좋은 만큼의 진실만 말해야 피곤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완벽하게 배웠기 때문이다.기억은 내가  갖고 싶은 대로 남겨지고 편집되어진다. 이 왜곡의 과정은 결국 내가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기운다. 엄마와 함께 낯선 동네 낯선 집으로 이사를하고 그곳을 꾸리며 살아가면 그래도 행복할 거라는 믿음을 갖게 만든다. 하나씩 꾸려간다는 기쁨은 행복을 재정비 한다는 기쁜 착각을 하게하지만 그곳은 결국 함께가 아니라 엄마 좋으라고 꾸려진 세상이었다는 것에 씁쓸함만 남기게한다. 보고 들은 것을 모두 말한다면 그 밤을 몇번이며 복기하고 진술해야한다는 걸 터득한다. 이딴 사건에 덜 휘둘리고 덜 엮이고자 한다면 보고도 못본척 들어도 못들은척 그렇게 자체적인 필터링을 통해 묶어두고 덮어두는게 내 숨구멍을 지키는 일임을 보여주는 아주 깔깔한 세상의 이치였다.​​​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이 모두 정답이 아니라는 것. 이건 백마디 말을 한들 와닿지 않는다. 주변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거울치료가 이뤄져야 좀 더 명확하게 와닿고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내가 옳다고 여기는 것은 누군가에게 고려되지 않던 예시 중 하나일 수가 있다는 점은 어떠한 관계이든 예외는 없음을 보여준다. 삶의 방식이 완벽히 다른 누나와 남동생 사이. 잘 알고 지낸다 여기던 대표와 직원, 서로의 삶을 이해못하는 엄마와 딸, 더 좋은 여건에서 살길 바라는 부모와 자식, 평생 다르게 살다가 부부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부부 사이. 이들은 가장 가깝고도 가장 잘 알고 있는 서로임을 자부하지만 속내를 알기는 어렵다는 것. 가장 가까운 사이이지만 드럽게 안 맞는다는 사실 또한 꽤나 씁쓸하고 텁텁한 결론을 주기도 한다.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다 모르는 것들이라는 건 심히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너무 가까워서 미쳐 보지 못했던 시야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수월하기도 하다. 살짝 멀어져야 보이는 관계도 있다는 것. 너는 내가 아니니 나도 너로 살 수 없다는 걸 잊을 때마다 상기시켜야한다. ​그래서 '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만이라도 알고만 싶어진다. 보여지는 것 만이라도 또렷하게 알고 싶다는 말이기도 하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75/70/cover150/893643990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757031</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알고 있지만 받아들이기 어렵고 부정하던 마음들을 들여다보기 -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 - 살면서 누구나 고민하는 인생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84843</link><pubDate>Wed, 11 Feb 2026 08: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8484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6421215&TPaperId=1708484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3828/66/coveroff/89464212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6421215&TPaperId=1708484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 - 살면서 누구나 고민하는 인생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a><br/>이근후.이서원 지음 / 샘터사 / 2020년 05월<br/></td></tr></table><br/>내 책장의 오래된 책들 중 가장 아끼는 것이기도 한 '나는 죽을 때까지 재밌게 살고 싶다'의 저자 이근후 선생. 읽은지 10년도 더 된 책인데, 나는 그때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걱정많은 사람이었나보다.다시금 내가 이렇게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를 걱정만 하고있는걸 보니 나이 앞자리가 바뀌기 직전의 삶이 시작되었고, 작년도, 그 전년도도 똑같이 살아왔던 사람으로서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던 터라 어떻게든 조언과 질타와 꾸짖음을 받고싶었는지도 모르겠다.내 바운더리에 사람들이라 해봤자 워낙 교류가 없으니 직장,가족 뿐인 단촐한 인간관계라 타인이자 어른을 통해 아는 말이지만 새롭게 받아들이고 싶어 또 이렇게 이근후 선생에 글을 찾아나선 겪이다.​<br>이번엔 이근후 선생과 이서원 소장의 담화에 내가 끼어들어 귀동냥하는 글이다.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를 주재로 수개월 걸쳐 매주 수요일마다 나는 대화를 재구성한 글로서 누구나 고민하고 있는 인생에 대한 질문 50개에 대한 각자의 답변들이다.마음을 헤아리는 관점부터 시작하여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질문들, 그냥 세상 살아가는 그 자체에 대한 아득함을, 가족이든 부부관계든, 결국 사람과 사람에 대한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 결국 모든 근원적 답은 나로 통한다는 것으로 마무리되며 내가 어떻게 행복해하고 사랑하며 다스릴 것인가에 대해  같이 고민 해준다.<br><br>📖열심히 사는데도 왜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걸까요(청춘의 슬픔과 해법)_ 우리는 결과가 좋은 걸 소망하잖아요. 그걸 이루기 위해서 선택을 하고요. 선택은 자기딴에는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결과가 나쁘면 좌절이나 절망 같은 감정을 느끼는 거죠.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구나!'하고. 통찰력이 조금 더 있는 사람은 '내 선택이 잘못됐구나!'라고 생각하죠. '내 맘대로 하긴 했는데, 내 맘대로 한 게 결과가 잘못되었구나!'이것만 알아도 굉장한 거예요.세상살이가 힘들고 지친다 하더라도 결국 살아야 하는 것. 내일의 해는 뜰 것이고, 드럽고 아니꼬워도 해가 뜨고 있는 이상 나는 아무렇지 않게 어제처럼 또 살아야했다. 그게 청춘을 버티는 방식이었고, 나를 무디게 만드는 자기최면이기도 했다. 그래서 표면적으로는 '그럴수도 있지, 넘어지는 김에 쉬어가고 열번 찍어 안넘어가면 열한번 찍는 이구역 미친자가 되어보자'고 마음먹고 사는척 한다. 그러곤 속으로 '이번에도 글러먹었네, 드럽게 안되네. 내 선택이 뭐 그렇지. 또 망한 업적 하나 추가요.' 라며 해탈+자책의 삶으로 살고있다. 일단 나란놈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누구보다 까탈스럽게 알아 차리는 정신머리는 있으니까 이게 통찰력이다 싶어하며 알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다음엔 이딴 것에 허무한 수고를 하지 않길 바라게된다.​<br>📖가족에게는 왜 말조심을 안 하게 되는 걸까요?(가족을 대하는 법)_ 나에게도 다정하게 대해주는 거죠. 그래서 가족과 남을 바꿔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아요. 가족을 남처럼, 남을 가족처럼. 그러면 가족은 적당한 거리로 멀어져서 말조심을 하게 되고, 남은 적당한 거리로 가까워져서 말을 더 잘하게 되는 겁니다.나를 잘 아니까, 그래서 더 쉽게 대하고 쉽게 뱉어버리는 과정. 하지만 생각보다 모르는 구석이 많은 조합 일 수도 있다. 적당한 거리를 두며 예의를 지키고 한번 더 생각 하며 행동하기. 어떻게 보여질지를 걱정하며 의식하는 관계가 가족이라는 바운더리를 벗어나 타인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면 그 무드를 계속 유지한채 살아봐도 좋겠다. 적당한 예의와 적당한 긴장감은 나도 그러하고 상대또한 가볍게 여기지 않을거라는 쌍방의 합의와도 같은 것이니까. 그러니 서로 하대하지 말자. 결국 돌고 돌아 그 끝은 나를 향하게 마련이니까. <br><br>📖자기만 아는 사람과 어떻게 같이 살죠?(자기중심적인 배우자와 사는 법)_ 그 사람에게 당신만 고치면 된다고 탓을 해요. 탓은 미움이지 사랑이 아니잖아요. 탓을 하면 자기중심인 사람은 반성은커녕 더 자기중심으로 들어가 버려요.자기중심적인 배우자 만큼이나 자기중심적인 본인을 들여다 보는 법. 똑같은 사람 둘이서 각자를 탓하기 보단 타인을 긁어내는 마음. 싸움의 화근.다행이 나는 유순한 사람이며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는 이와 살고 있다. 그래서 이따금 내가 자기중심적인 이구역 미친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상대의 행동에 나를 투영하여 반성하게만든다. 결국 이근후 저자의 이야기는 탓하지 말고 좋아하는 것을 해주라며 피해를 보는 사람이 가해하는 사람을 맞추라는 말로 번역이 되는데, 이게 오역은 아닌지 의심하게 만든다. 생각해보면 자기중심적인 이는 상담도 문제 의식에 대한 자각도 안하는 이 임을 우리가 잊고 있었다. 미워하는 마음 갖게되는 것도 결국 피해를 보고 있다 여기는 사람이며, 고통을 호소하는 이도 결국 내담자였다. 진실로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는 결론일까.<br><br>📖행복하게 사는 비결은 무엇인가요?(의외로 쉬운 행복의 비결)_ 행복이라는 나무에 작은 것들을 주렁주렁 매달면 돼요. 그러면 다른 사람이 그걸 보고 즐거워해요. 더러는 나를 따라서 자기 나무에 비슷한 것을 달기도 하고요. 그런 게 더 많은 사람에게 퍼지면 좋겠습니다.행복이 '최소한'이란 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다고 믿는 저자. 아침에 눈뜨면 즐겁고, 오늘도 숨을 쉬는 것에 살아있다는 행복을 누리는 것. 아침을 아내가 차려주면 즐겁고 먹으니 맛있고, 그걸 보고있는 차려준 아내는 즐거워하는 삶. 나이가 들면서 즐거운 것들이 줄어든다 하지만 하나하나가 다 즐거워지는 시선. 소소하고 작은 것들이 매번 새롭고 놀라울 수 있는 마음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뜻을 나이가 들어 더 명확히 알게되었다는 말들 속에서 나는 매번 크고 화려한 것들에만 행복이라 지칭한건 아니었나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런 날이 있을까요? 꿈을 찾게 되는 날이요. 너무 기뻐 하늘 보고 소리를 지르는 날이요. 뭐 이대로 계속해서 버티고 있으면 언젠가 그런 날이 올까요.'라며 노래 제목은 HAPPY이면서 가사는 행복하다는 말을 어디에도 언급하지 않는 가사가있다. 나는 그러고 살고 있었다. 잘 웃고 잘 지내다가도 어느새 혼자 굴을 파고 들어가 마음의 벽을 치고 불을 끄고 문을 꽁꽁 걸어 잠그는 사람이면서 어떻게 행복의 비결을 순순히 받아 들일 수 있을까.마음이 최소한을 넘어 한줌도 되지 않는, 우울이 익숙한 사람이었는데 이 비결을 보며 내 근원적인 행복의 바닥부터 들여다보게 만들었다.불현듯 문득문득 아무렇지 않게 살다 이따금씩 생각을 하게 될 때 내가 우울감의 비중보다 행복의 비중을 좀 더 두면서 입꼬리를 의식적으로나마 올려보며 살아본다면 이 비결을 조금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거라 새겨본다.​​살면서 누구나 고민하는 것들엔 기초적인 답변들이 따라 붙는다. 우리는 그걸 도덕적인 범위 내에서 모두 습득하며 자라왔다. 머리로는 잘 알고있다는 소리다. 그런데 받아들이는 마음이 아직 준비가 안 된것. 알지만 못하고 있는 것들을 다시금 곱씹어 읊어준다. 50년 경력의 정신과 의사와 25년 경력의 상담전문가는 다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나의 의견에 나무라는 것 없이 자분자분 당신들의 사례와 이해하기 쉬운 예시들로 어르고 달래며 곁에서 듣기만하는 나를 구슬리고 있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지식을 원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원했기에 이 책은 상냥했고 다정했다. 그걸 생각하면 아는 이야기이고 당연한 결론인데 이게 맞는지에 대한 의심만 커 갈때 니가 생각하는 그거 맞다며 긴장과 의구심을 풀라는 듯 말해주는 뉘앙스를 얻어 낼 수 있었다. 어지간하면 사회생활 하는게 큰 문제 없이 무난하게 살아내고 있는 이라면 저자의 이야기들에 반박할 이유 없이 그게 맞다며 공감을 하게 될 것이다. 익히 겪어본 상황과 이미 알고있는 답변이지만 한번 더 상기시키며 니가 생각하는 그 결정이 맞으니 그대로 살아도 된다는 듯 어른이지만 나보다 더 산 어른이 어르고 달래는 글이라며 부담없이 다 받아들이고 싶어졌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3828/66/cover150/89464212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8286620</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를 대신해서 살아갈 복제된 나를 살리는 일 - [영수와 0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84823</link><pubDate>Wed, 11 Feb 2026 08: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8482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031594&TPaperId=170848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11/34/coveroff/k88203159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031594&TPaperId=1708482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영수와 0수</a><br/>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25년 09월<br/></td></tr></table><br/>자살 연좌제. 사회생활은 이어가지만 생활 자체는 고립된 듯 끊겨버린 관계성. 복제인간. 나를 닮은 나와 같은 존재이며 기억또한 동일해서 나를 대신하기 충분한 또 다른 인간. 기억판매. 영수가 밥벌이로 하는 기억 가공 작업이었고, 영수가 0수를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을 가질 수 있었던 계기이기도 한 작업물들.  세상이 인간을 기록하는 방식이며 돈벌이의 수단이기도 한 것. 고로 인간이 겪어낸 것들은 값어치가 있었고, 사람을 다시 살게끔 하는 계기가 된다는걸 보여준다. 영수와 0수, 오한과 기특. 김다울과 해도연. 해도연의 모습을 하고있는 또다른 해도연까지. 실존하던 영수와 돈으로 구현된 0수를 마주하는 과정. 영수 본인이 먼저 죽기 위해 0수가 살 방도를 모색하고 밥을 지어 먹여살리는 과정. 영수가 팔아버린 기억. 영수의 기억을 구입하는 사람. 그 기억을 돈벌이가 될 수 있도록 구현시키는 사람. 결국 모든 과정에는 사람의 손을 거쳐야만 이뤄지는 것들이었다. 사람이 없으면 안되는 세상인데 고립을 자처하고, 방호복으로 자신을 에워싸며 외부와의 위협을 차단함과 동시에 자진해서 고립의 길로 걸어가다 만나게되는 이야기. 영수의 모든 에피소드들은 결국 살려고 하는 행동들이었고 죽고싶었던 영수의 바둥거림도 살고싶었는데 방도를 몰라 차라리 죽기를 택했던 건 아닐지. 영수와 0수가 각자를 보는 시선 속에서 독자인 나는 0수가 아닌 진짜 영수의 마음을 가늠해보게된다.영수로 태어났지만 0수처럼 살길 바라는 저자. 남의 인생인 양 관조하듯, 남의 일인 양 모른 척도 해보며 부담을 덜고 살아보는건 어떨지 아주 조심스레 당신의 삶에 또다른 0수를 만들어보라고 권하고있다. 실체화 하는 것이 아니니 비용은 안 들 테고, 다만 마음을 쓰고 생각을 이분화 시켜야 하니 머리는 좀 아프겠다만 그렇게 해서라도 당신에게 혼잣말을 해보기도 하고, 내 모습을 한 나를 마주하고 질타와 위로를 골고루 쏟아내며 살아낼 구실을 만들었으면 하는 이유를 갖게 하고있었다. ​📖 최선을 다해 친절을 베풀었는데 사람들이 사나울 때.술에 취해서 길을 못 찾는 건데 나는 목적지가 없는 건가 우울해질 때.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는데 자꾸만 어제만 생각날 때.나도 내가 싫을 때.나도 나를 포기했나 싶을 때.인생의 모든 감정이 쓸쓸함으로 귀결되는 과정을 볼 때 이 사람 많이 외롭구나, 털어 놓을 데가 없구나, 죽음을 기다리는게 아니라 사람을 기다리는 거구나로 모아지는 생각들이다. 혼자 사는게 익숙하다고 한들 그게 괜찮은건 아니라는 것. 계속 추억을 좀먹고 있지만 그것 또한 언젠가 소진이 되기 마련. 그래서 영수는 그 기억들이 사라지기전에 자신이 먼저 생을 끝내려는게 아니었을까 생각하게되었다. 영수든 0수든 영수 안에서 파생된 것이니 같은 추억을 공유할테고 야금야금 곱씹어가며 떠올리는 과거의 행복 찾기 방식은 똑같을 테니까. ​📖 내가 나로 혼자가 아니라 너와 둘이라는 게 어쩌면 번거로운 일이 아니라 살가운 일일지도 몰랐다.외로워서 죽고싶었나, 살 이유가 없었기에 생을 마감하고 싶었던건가. 자살 연좌제로 인해 0수를 만들어 놓고 판깔아둔 후 죽을 각을 재면서도 진짜 죽어야 하는 이유라던가, 죽을 만한 당연한 현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 영수의 세상이 너무 버석해서 그랬나 까지 생각하게만들었다. 독단적인 삶을 꾸려야하는 여건이 아니었다면 자연스레 자살연좌제도 도입이 안 되었을테고, 영수의 이야기가 글로 옮겨지지도 않았겠지. 코로나를 겪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아직까지 남아있는 개인방역을 앞세운 고립은 세상 곳곳에 또 다른 영수들을 만들어 놓은 듯 했다. 아니라고, 이제 완벽히 이전의 사회로 돌아왔다며 영수만 유별난 것이라는 뉘앙스로 말하진 못하겠지. <br>📖 저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왜 자살은 시도했나, 싶을만큼 열심히였다.죽고싶다는 사람이 떡볶이는 먹고 싶다 했었고, 오늘을 일개미로 살아온 사람이 깜깜한 밤 강물에 일렁이는 가로등 불빛에 자신을 담궈버리기도한다. 열심히 산다고 모두가 생을 끝을 생각하지 않는건 아니다. 일말의 뉘앙스는 있겠으나 열심히 애쓰는 사람 일 수록 자살의 각을 재는 데에는 빈틈이 없을 수도 있다. 의외로 오늘까지의 내 몫을 반듯하게 마친 후 끝낼 사람들이 허다하다는 것. 꼼꼼함에 도가 튼 사람은 하지 않아도 될 뒷일까지 생각하는 반듯한 사람일거니까 삶의 열의로 죽음의 이유를 나누지 않아야 할 것이다. ​📖 ......그럼 너는, 그 기억이 없어서 그렇게 우울했던 건가?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죽고 싶을 만큼?그렇다면 반대로, '나는 그 기억 덕분에 죽지 않고 살았었나?'기억의 일부를 팔았고, 그 판매한 기억의 일부는 가공이 되었고, 상품화된 기억은 누군가가 값을 치르고 구입을 해 또 다른 누군가의 기억으로 주입이 되고. 모든 재화는 돈이 된다는 물질 만능 주의의 세상은 여전하다는 걸 한번 더 실감하면서 값을 치르고라도 얻고자하는 탐나는 기억이 있는 게 신기할 뿐이었다. 너의 평안을 위해서 너를 좀먹는 기억은 내가 얼마를 치르든 모조리 사서 내 것으로 만들어 버릴게. 그러니 너는 내 곁에서 행복만 하면 되는거야. 라는 식의 로맨스 판타지 서사. 얼마나 애틋하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면 그럴까 싶은 마음을 헤아려본다. 아마 나라도 그러겠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덜 힘들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그가 나를 떠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떻게든 다 해보겠지. 그러고도 남겠지., ​📖 과거의 기억들이 적금 같았다. 힘들 때 언제든 빼서 쓸 수 있는, 틈틈이 소중히 모은 적금.하루 이들 며칠 어느 계절을 그 적금만으로 살고 싶었다. 하지만, 영수도 알았다. 적금도 바닥이 난다는 거. 과거의 기억도 오늘을 살아서 생긴 거라는 거.죽이지 않았으나 죽였다고 착각을 했고, 그 사람을 보는 자신이 죽을듯 아팠다. 착각하는 그 기억을 버리고 싶어 팔았고, 그 기억을 내가 산다면 상대는 좀 편히 살지 않을까 해서 기억을 삼키며 그를 지켜낸다. 살아내는 방식과 사랑하는 방식이 다를 뿐 전부 지키고싶었던게 있었던 삶이었다. 영수의 처지가 짠했고, 0수를 대하는 영수의 시선과 손길에 마음이 쓰였다. 아니라고 부정 할 순 없었지만 곳곳에 드러나는 감정들이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요즘 사람의 면면을 띄고 있었다.​ 뭐가 그리도 힘들었을까. 세상 사는데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딨냐고 별거 아니라고 털고 일어나자고 등짝을 퉁퉁 쳐대고 싶지만 별거 아닌 건 없다는걸 나도 아니까 그냥 영수의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쪼그려 앉아있다 '나 간다. 자라!' 라는 말만 툭 던져놓고 사라지고 싶어진다. 이놈 오늘 밤엔 별일 없겠지 싶은 마음으로. 아무리 세상이 휙휙 바뀐다 한들 저자가 말한 것 처럼 인간과 인생 자체를 복제하는 일은 없을 듯 하다. 그러니 우야든둥 살아는 봐야하는거라는 것. 내 몫을 할 다른놈을 지정할 만한 차선책 따윈 없다는 것. 그러니 어떠한 말로 위안과 위로는 못 되어 주더라도 일단 옆에만 있어주고싶게 했다. 적어도 허공을 보며 혼잣말만 하는 일 정도는 없도록. 무엇에 홀린듯 혼자 빈 방을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오는 말 말고, 일단 들어는 줄 수 있는 놈이 있다는 안도감이 들도록 말이다. <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11/34/cover150/k88203159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2113403</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글로 인생을 옮겨놓는 방법 - [돌아보니 그곳이 천국이었네 - 탄자니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74667</link><pubDate>Fri, 06 Feb 2026 08: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746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5795&TPaperId=1707466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35/8/coveroff/k14213579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5795&TPaperId=170746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돌아보니 그곳이 천국이었네 - 탄자니아</a><br/>나태주 지음 / 달 / 2026년 01월<br/></td></tr></table><br/>여행의 목적을, 여행의 단상을 다 담아둔 책. 2019년 부터 후원해 온 아이를 만나기 위한 움직임. 처음 사진으로 접한 아이를 직접 대면하기까지의 시간. 아이의 인생 절반을 시인이 후원해주었기에 그 아이가 살아가는 세상과 시간들이 궁금한건 당연했을 것이다. 후원에 지나지 않고 직접 만나며 아이의 세상을 이해하고 응원하기까지의 마음들. 나이가 든다고 다 같은 어른이 아니듯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세상이 함께 애쓰고 있다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시집은 총 3부작. 1부 탄자니아의 시에서는 후원하는 아이를 만나기까지의 여정과 지금껏 살아오며 마주하지 못했던 새삼스러운 세상을 알려준다.2부 생명의 선물을 통해서는 여행을 다녀온 이후 익숙하게만 여기던 시인의 세계이지만 새삼이라는 단어를 덧붙여야 할 만큼 사람과 시간, 세상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간 살아오며 함께한 인연들에 대한 감사도 빼놓지 않았다.마지막의 3부 먼 곳이라는 단어를 통해 시인이 오랜기간 머무르던 장소와 시간들을 같이 떠올려보며 어느하나 허투루 둘 수 없고, 특별하지 않았던 적이 없던 날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켜켜이 꼽아두는 어른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곱고 반듯한 시선의 시집이라 할 수 있겠다.<br>📖오아시스_ 소년아, 그대도 부디 그대 인생의 사막길 지상의 강물이 땅속으로 스며 지하의 강물 이루듯 그대도 모래밭 사막의 인생길에서 보다 깊숙이, 보다 세차게 지상의 강물을 지하로 내려보내어 더욱 세찬 지하의 강물을 이루게 하라.부유하고 차고 넘치는 세상고 있고, 내딛는 걸음마다 바스라지는 불완전한 세상도 있다는 걸 우린 안다. 모두에게 평등하길 바라지만 삶을 마주했을 땐 누구보다도 냉정해지는게 세상이더라. 저자는 자신이 살아왔던 고달픈 시절보다 더 절절하게 살아가는 여기 소년들의  마음을 떠올린다. 한국에서는 흔해서 고심하지 않던 것들이 이 곳에선 목숨을 쥐고 있는 것들이 될 수도 있으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고달플 수 있다는걸 오아시스로 한번 더 깨우친다. 부디 이곳의 청춘들에게도 오아시스보다 더 크고 세찬 강물같은 순간들이 차올라 걱정없이 살 수 있기를 바라게 만든다.어떠한 생의 인연 교차점 하나 없음에도 어른의 저자는 이곳의 사람들에게 인생에도 거짓말 같으며 기적과도 같은 오아시스가 솟아올라 하고픈 것 다 누리고 살았으면 하는 이미 살아본 자의 진심이 담겨있었다. 대가 없는 기원이며 요청 없으나 바라게되는 세상에 대한 간청 같았다. ​📖현자의 말_ 고맙다, 감사하다, 안녕히, 그러노라면 고맙지 않은 세상이 고마운 세상이 되고 감사하지 않은 사람이 감사한 사람이 되고 안녕하지 않은 너와 내가 안녕한 너와 내가 되지 않을까.나의 외할머니도 그러하시지만, 이젠 나의 부모마저도 내가 하는 손길과 마음들에 감사하다며 꼬박꼬박 인사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되셨다. 내가 어릴 적에는 이렇게까지 다정히 표현 하신 적이 없었던거 같은데, 두분의 품을 떠나  가정을 꾸리고 어른으로서의 몫을 하는 사람으로 살다보니조금씩 바뀌신걸 느꼈다. 당신들이 나의 보호자였었으나 지금은 내가 당신들의 보호자가 되었고, 어떠한 일을 결정하거나 중대한 사안이 있다면 당신들의 의견보다 나의 의중을 더 먼저 묻고 의지하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부터겠지. 괜한 짐과 걱정을 안긴 것 같아하며 사사로운 일 마저도 감사하다며 마음 표현에 헤프도록 후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으셨다. 저자는 죽음을 앞둔 현자가 입에 올린 말이라 하였기에 나는 이 걸 읽으면서 괜히 명치가 뜨끔해졌다. 나의 그대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들로 죽음이 코앞에 다다른건 아닌가 겁을 먹게 하곤 있지만, 부디 죽음에 이르러서야 세상이 고맙게 느껴진걸 뒤늦게 안 사람이 아니라 좀 더 이르게 깨우친 진짜 어른이 되셨던 걸로 믿고싶어진다. ​어린 아이의 성장이 뿌듯해지고, 같이 여행한 동행자의 청춘이 예뻐보이고, 어른으로서 애쓰는 동료이자 후배 작가의 마음씀씀이가 흐뭇해지는 사람. 모든 것에 감사하다는 말로 문장을 완성시킴으로서 멋드러지게 늙어가는 노년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시인. 마음속에 담아두기보다 글로 표현하고 문장으로 진심을 드러냄으로서 주변인들이 자신에게 베푸는 것들을 고마워할 줄 아는 어른의 세상이 책에 담겨있었다.그리고 시인이 직접 연필로 그린 산과 나무, 꽃, 마을의 풍경들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옮겨두어도 되겠지만, 단색의 서걱거리는 연필의 질감이 페이지마다 그대로 담겨있어 오히려 무엇을 보여주고 어떠한 마음을 표현하였는지를 더욱 확실하게 전해주기도했다. 잘 그려서 정확히 전해진다기보다 오롯한 마음으로 보여 주고픈 것들에만 손에 힘을 쏟아내어 전해준 순간의 단편들 같아서 만약 우리 할머니에게 오늘을 어떻게 보냈는지 그림일기를 써서 보내달라하면 바로 이러한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여행그림책으로 묶여진 에세이라 그런지 지난달에 읽었던 이병률 저자의 좋아서 그래 처럼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손 끝으로 다양하게 표현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글은 내 마음을, 그림은 가장 보여주고픈 그 장면의 어떤 피사체를 옮겨담아두었다. 우리의 세상은 4K의 명확한 해상도로 구현되기도 하지만 나의 온전한 마음은 뭉툭하고 화려하지 않은 연필 한 자루로도 표현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어른의 세상살이 후일담 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사람이기를 잘했다 했고, 오늘도 숨쉬는 사람이길 잘했다 하며, 여기 와서 만날 수 있어 잘했다며 다 잘했다며 똥깡아지라 부르는 손주의 모든 날이 잘하고 있다고 응원하는 어르신의 고운 시선같은 글. 나 또한 돌아보니 내가 살아온 모든 순간과 과정들이 천국이었다 단언 할 수 있도록 잘 사는 어른이 되어보고 싶다.​📖출판사를 통해 도서만을 받아 완독 후 작성된 기록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35/8/cover150/k14213579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350850</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명랑한 척 하지만 눈물 그득한 청춘들 - [명랑한 유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70347</link><pubDate>Wed, 04 Feb 2026 08: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703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037768&TPaperId=170703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31/88/coveroff/k21203776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037768&TPaperId=170703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명랑한 유언</a><br/>구민정.오효정 지음 / 스위밍꿀 / 2025년 02월<br/></td></tr></table><br/>명랑하게 유언을 남길거라는 아주 기깔난 포부로 책 제목을 지은 것 같지만 사실은 툭 치면 눈물 뿌엥 터지는 물만두같은 그녀들의 웃고는 있는데 눈물나는 이야기였다. 나의 또래의 이야기였고, 그래서 더 울컥울컥 멍울이 터지는 울음이 많았는지도 모르겠다. 잘 살고 싶었던 애쓰던 그대들이었기에 마음이 쓰였다. 결국 우린 또 생을 마감한 자와 남겨진 자로서의 각자의 다른 노선의 삶을 살아야한다. 그걸 어떻게 살아낼지에 대한 생각들을 하며 두 사람의 나란한 걸음이 아닌 혼자만의 의미있는 걸음에 힘을 보태게된다.​1장은 서로를 알리는 자기소개서와 같은  이야기들이었다면 2장에서는 멋진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세상과 그걸 비웃기라도 하는 오PD의 병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내어놓는다. 3장은 멈추고 싶은 시간. 이제 끝이 보이는 오PD의 생의 시간들과 4장에선 남겨진 구PD와 그들의 반려견 태양, 그리고 오PD의 남겨진 가족. 멈춰있던 시간이 자연스레 흘러가고 나만 이런 일이 일어난게 아님을, 다들 그렇게 이별하고 살아내고 있음을 구PD 주변 사람들을 통해 어떻게든 살아지더라는 생의 순리를 얻게된다. <br><br>방송국 놈들의 세계는 진짜 밤낮이 뭐야 개인의 시간마저도 없는 사람들이다. 열정을 갈아내고 자신을 쏟아내어야만 1인분의 몫을 할 수 있는 세계에서 십이 년간 방송 콘텐츠를 만들어온 KBS PD 구민정과 예능과 드라마를 넘나들며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온 십이 년차 프리랜서 PD 오효정. 그들이 공동으로 연출하는 작품을 통해 소울메이트가 된다. 서간문 같지만 각자가 피디로서 살아 갈 수 밖에 없던 그간의 시간들과 이 작품을 통해 마음을 공유하고 생의 마지막을 맡겨보면서 한 사람의 생이 저물고, 그걸 오롯이 바라보는 자는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그들은 중년도 노년도 아니다. 한창 피워낼 화력 좋은 30대 초반의 화사한 인생이 다른 의미로 순식간에 져버리는것에 대한 과정을 가족도 학창시절 짝꿍도 아닌 다 커서 만난 동종업계 동료 연출자의 시선으로 문장을 구성해낸다. 꿈과 열정을 무기삼아 전력질주하던 두 주자가 속도를 멈추고 자분자분 걸으며 숨고르기보다 더한 낮은 자세로 세상을 마주한다. 타인의 강요도 아니고, 장본인의 요청도 아닌 으레 당연하게 내가 해주어야지 라는 마음으로 생의 마지막 여행과 세상과의 안녕, 그리고 죽은 이후 빈소에서 가족 아닌 타인이 장례의 세세한 부분까지 다 담당하게된다. 혈연,학연,지연, 이딴거 필요없는 인연이 주는 부럽고도 눈물나는 관계의 진득함이 있다. <br>📖서문_ 살아 숨쉬는 게 너무도 당연해서 한 번도 죽음을 생각해 본 적 없다면, 이 글은 당신의 남은 시간을 떠올려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꿈을 좇아 일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꿈과 현실 사이에서 허덕이는 당신에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당신에게 이 글이 어떤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란다. 효정은 암 판정을 받던 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휩싸인 채로, '누가 날 좀 안아줬으면'하는 마음이 되었다고 썼다. 당신이 누구든, 어떤 상태에 있든 이 글이 그렇게 당신을 안아줄 수 있다면 좋겠다.죽음을 생각하지 않았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내 주변, 그보다 순서의 새치기로 인해 내가 될 수 도 있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되는 나이에 이르렀다. 30대 후반에서부터 시작된 생각은 30대 끄트머리에 다다르니 이 불안감이 극에 달한 듯 하다. 이놈의 잡념은 희안한대로 가지를 치고 나가서 불안을 키운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가 생소하게 여길 수 없는 독자로서 에세이를 마주하게 만들었다. 효정은 말한다. '누가 날 좀 안아줬으면' 이라는 마음. 이 책을 완독 한 그날 밤 그 마음이 어떤건지 조금은 가늠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먼저 잠에 드는 와이프의 수면 양말을 신겨주고 이불을 반듯하게 덮어 준 후 곁에 누워 고생했다고 안아주는 사람의 품에서 후두둑 눈물이 쏟아지더라. 끅끅 거리거나 꺼이꺼이 울어제끼는 그런 서러운 울음 말고, 그냥 후두둑 어찌 할 방도 없이 떨어지던 그런 눈물이었다. 며칠 세게 아프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었던건지 왜 그러냐 채근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안겨 눈물을 왕창 흘려보냈었다. 효정은 이런 마음이 필요했나보다. 어떠한 말보다 그냥 안아주고 바라봐주는 사람의 온기. 그게 필요했나보다. 때로는 묻지 않아도 다 알겠다는 그 마음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를 또 한번 절실하게 느끼게 했다. ​📖느려진 발걸음으로_ 무언가 꿈꾸고 생산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내일이 있다는 믿음으로, 효정은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고 싶어했다. 민정과 효정을 알지 않을까. 쉬는 것 마저도 일의 연속성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생산성을 빼앗기고 의미를 소실하게되면 나라는 존재의 자체마저도 희미해진다는 것. 그래서 세상이 쉬어가도 된다는 듯 이유를 만들어줘도 내가 용납하지 못하는 그런 마음이 효정을 더 다급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쓸모 없는 사람 처럼 여겨질까봐,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라는 사람이 영영 누구에게도 필요치 않는 허상의 존재가 되어 버릴까봐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갈 가닥을 잡고싶었으리라 보여졌다. 나의 부모들에게 안부차 전화하면 매번 하는 이야기가 있다. 좀 쉬시라고. 쉬어도 된다고. 하지만 일평생 그리 하지 못한 사람은 쉬는 방식을 모른다. 또한 쉬는 것 보다 무언가를 하는 것에 있어 시간도 잘 가고, 존재의 이유를 찾는 느낌을 받는다. 느려도, 그 결과가 원대하지 않더라도 무언갈 해 내었다는 흔적을 남기고픈 사람들의 마음. 그걸 나무라거나 없신여기지 않아야 함을 또 한번 배운다. <br>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가졌고, 가족의 반대도 이겨낸 귀한 목표였다. 그걸 이루고나면 탄탄대로 일 것 같았고, 모두가 자신을 반길거라 생각했지만 매번 버거웠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은 나를 한없이 쥐어짜는 과정이었고, 그 방식에 조금식 익숙 해 질 즈음 제동장치가 걸린다. 그게 아니었다면 이 책은 명랑한 유언이 아니라 명랑한 성공기로 바뀌어 출간되었겠지. 극복의 연속성을 띤 연출 기깔나게 잘 하는 콤비로 말이다.시작과 끝이 있듯 탄생과 죽음이 있는건 당연한 순리이지만 이 타이밍에 나와선 안 될 섣부르다 싶은 생의 단절과도 같았다. 그래서 전력질주 하던 그들의 쉼이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올지  어떠한 작용이 되어 줄 지는 각자가 받아들이기 나름이지 않을까 싶다.​우리의 시작을 내가 명명하지 못했던 것 처럼 끝나는 시점도 모른다. 그냥 나는 그 생의 트랙에 올려진 상황일 뿐이다. 매번 느끼는 이 감정들이 어느 시점에선 마지막의 감정과 마지막 한 마디가 될 수 도 있음을 느끼게된다면 이 책 속 두 사람처럼 의연하고도 명랑하고, 또 가끔은 덜 명랑하면 어떤가 싶을 정도로 마음이 왈랑거리게되곤 한다.나는 평생 명랑한 작별도 명랑한 유언도 못 해먹을 미련많은 인간이다. 그래서 이 마음이 괜히 미워진다.나는 어떠한 방식으로 내 삶을 대하고 유쾌하게 살아봐야 할까. 슬럼프인지 단순히 몸이 괴로워서 마음이 삐딱해진 상태인지는 도통 가닥을 못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은 나를 정신차리게 만들었고, 그래도 너는 내일까지는 살 수 있지 않냐며 살아 낼 수 있을 때 잘해! 라는 듯 감정의 나태지옥에서 끄집어내어 쫌! 잘 살아보라 정신차리게 만들어주는 에세이가 되었다.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31/88/cover150/k21203776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8318874</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진짜든 가짜든 믿고싶을대로 보며 이입되는 과정 - [혼모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51781</link><pubDate>Wed, 28 Jan 2026 08: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517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7959&TPaperId=170517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01/66/coveroff/s7621373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7959&TPaperId=170517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혼모노</a><br/>성해나 지음 / 창비 / 2025년 03월<br/></td></tr></table><br/>SNS를 통해 이 책이 인기있는걸 알았기에 이제 예비 중1인 아이가 궁금해하며 구매 요청을 해 오기도 했다. 방학동안 읽겠거니 했는데 역시나 아이의 시선이 문장에 완벽하게 닿지는 못한 듯 하고, 어려워서 일단 멈췄다고 하더라. 각각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인물이 하는 말을 온전히 이해하기엔 아이는 많이 어리고, 또 사람들 사이에서 깎이고 닳아낸 흔적이 없는 원석이기도 하니 모를만도 하지. 30대의 끝자락에 있으니 7개의 단편의 모든 인물들이 완벽하진 않더라도 언뜻언뜻 겹쳐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산전수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한테 옴팡지게 치이며 산 세월도 있으니 그럴만도 하지. 혼모노는 일본어로 진짜라는 뜻인데 굳이굳이 이렇게 일본어로 쓴 걸 보면 진짠데 진짜가 아닌 것 처럼 보이길 바라는, 어떠한 표정도 읽어 낼 수 없는 아리송한 사람의 낯짝이기도 한 것 같아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뇌에 힘주어 따라가게한다. <br>📖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_ '우리'의 사랑은 '저들'의 사랑보다 순도 높다고 했다. 저들은 김곤을 개발지로 삼으려 하지만 우리는 낙원으로 삼지 않느냐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오롯이 공감할 수 없었다. 신념에 취해있는 듯한 오영을 보니 더더욱 그랬다.집단은 항상 피곤함을 동반하지. 어떠한 존재를 좋아함에 있어 모인 사람들이라 할 지라도 각자가 그 소속감을 통해 원하는 바는 다를테니 거기서 또 갈래가 퍼지고 생각의 비중을 다른쪽에 쏟기도 하니 말이다. 말하는 이가 갖게되는 팬덤으로서의 소속감. 다수의 사랑을 받는 존재가 아닌 특이성을 띄는 존재를 옹호하고 동경하다보면 거기에 따른 의외의 감정을 얻기도 한다는걸 보여준다. 재능, 도의, 비난, 동경, 옹호, 진실, 수긍의 다양한 감정을 겪어내면서 이 애정을 지속함에 확신을 갖지 못하며 무조건적인 옹호도 할 수 없는 걸로 보아 그나마 이야기속 주인공은 정상이라 봐야하지 않을까 싶어진다. ​📖스무드_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를 챙기듯 그는 내게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라며 다른 배지들을 손수 셔츠 주머니에 넣어주고 단추까지 채워주었다. 살갑고 다정하게.지극히 한국인으로서 보게되는 눈쌀 찌푸려지는 조합과 아무런 지식 없이 그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타국민이 보게되는 그와 그의 집단. 이민 3세대 듀이가 받게되는 타국 노인들의 격한 외국인 대응의 방식. 듀이에겐 그저 한없이 친절한 어른이었다. 뭐라도 더 해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었고, 다 퍼주는 마음은 사람을 무장해제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며 그만큼 타인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얼마나 무서인지도 알게 만들었다. 이 인간의 관계성 나 어디서 본거 같아. 그거 우리 팀이 타 부서 담당자의 멀어저가는 뒷통수를 보며 맨날 하는 말 그거였다. 저 양반은 나랑 일적으로는 안 엮이면 사람은 참 좋은데...(사람만 좋은 그런 사람)<br>📖혼모노_ 누구를 위해 살을 풀고 명을 비는 것은 이제 중요치 않다. 명예도, 젊음도, 시기도, 반목도, 진짜와 가짜까지도.진짜? 가짜? 가짜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살아야하는 진짜인척 하는 삶? 결국 진짜는 장수할멈 뿐인가 싶으면서도 가짜라도 미친척 칼춤추고 칼자루 위에서 덩실덩실 춤추며 피칠갑을 하더라도 그 모습에 진저리치는 진짜가 나가 떨어지면 남은 놈이 진짜가 되어버린다 싶은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 진짜보다 더 미친듯 활개치는 가짜에 사람들은 현혹이 되고 만다는 걸 이놈의 마지막 굿판을 통해 알게된다. 진짜의 신애기라도 가만히 있으면 정말 가마니로 보는 세상을 아주 신나게 까내리는 모습에 우리는 매번 니세모노와 혼모노에 갈피 못 잡는 인간이구나를 느끼게 만든다. <br>📖구의 집: 갈월동 98번지_ 그리고 무엇보다...... 희망이 생기잖습니까.죽고자 하는 사람도 빛 속에선 의지와 열망을 키웁니다. 살고 싶다는 마음을 품을 수도 있고 흔들렸던 신념이 굳건해질 수도 있죠.뭔가에 미치듯 빠져들면, 선해 보이던 사람도 악을 키울 수 있다는 말. 잘해내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구보승을 이 구역 미친자로 만들었다. 여재화 교수에게는 이 의뢰가 자신의 커리어에 한줄 더 붙여두는 일이겠으나 구보승에겐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이라 생각 했을테니 마른수건에 물 짜내듯 자신을 거기에 투영하고 미치도록 빠져들어 그 장소를 구현해 냈으리라 짐작하게 만든다. 고문 수용소에서 인간미를 넣는다는 아주 낭만가득한 말로 자신의 죄책감을 덜고자 했전 여재화, 의뢰한 이의 방향성에 아주 깊고 더 명확하게 구현해낸 구보승. 어차피 이 의뢰를 받아들인 이상 둘은 똑같은 사람이지만 여재화는 구보승을 보며 쟤보단 내가 사람답게 사는 사람이라며 우위를 자부할 표정이 그려져 참 딱하다 싶어지더라.결국 늬들은 그 밥의 그 나물인데 말이지.출세와 인정에 목마른 놈 데려다가 꼭두각시 놀이 시킨거니까 결국 여재화가 더 나쁜놈인데 저는 그리 생각하지 않을 꼴 보니 지금의 구보승 같은 청년들이 허다 할 것 같아 입안이 깔깔해진다. ​📖우호적 감정_ 항상 해맑잖아요. 일이 많아도 웃고 사람들이랑도 잘 지내려고 하고요. 나도 그랬거든요. 근데 오래 구르다보니 찌들더라고요....... 글쎄요. ...... 아직 이 회사에 기대를 거나?두루두루, 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나는 싫지만 굳이 티를 내어서 무엇 하겠나 싶은 그런 마음이겠지? 내 속내를 다 드러낸다고 달라질껀 또 뭔가 싶은 마음으로 회사생활을 하면 이렇게 친밀과 호감, 애쓰는 마음이 결국 나만 피곤해진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수평적 조직 문화를 기대하는 오너와 달리 결국 그 집단 안에서는 각자가 받게되는 임금(여기서는 상여금)과 그간 해온 시간에 대한 노고를 단위화하여 보이지않는 직급을 만든다. 그래서 이름 아닌 닉네임으로 부르고 직급을 지운다 한들 각자의 머릿속에는 상대를 바라보는 낯짝에 숫자를 메기게 되는거지.그래서 두루두루 잘 지낸다는 이 착하고 바보같은 감정에 괜한 노력을 안 하고 싶어진다. 주는 만큼 되돌아 오냐? 그건 또 아니거든. 자선사업가가 아닌 이상 뭐하러 마음쓰고 돈쓰고 체력허비하겠냐는거지. 그래서 그런가 나는 수잔의 마음을 너무 공감하게된다.이게 직장인생활 17년차의 삐딱한 마음이라 나만 그런 아닐꺼라는 마음으로 나의 옹졸함을 포장하게 만든다. <br>📖우호적 감정_ 그런 관계가 어디 있겠어요. 다 환상이죠.그런 관계 어딨나요. 환상이지. 그것도 연차 높고 연세 지긋하고 아쉬 울 것 없는 지원자 아닌 스카웃 된 사람이 보는 아랫것들이 해주길 바라는 새로는 조직의 관계성이지. 나는 안 하더라도 남들이 해주길 바라는 마음. 찜찜함이 그 식당에서 느꼈던 감정이라 생각하게된다. 겉은 한없이 온화하지만 속은 뜨거운 국물을 금방이라도 뱉어내고 싶게하는 딤섬같은 사람들. <br>📖잉태기_ 기억이라는 건 쉽게 미화되고 변질되며 사람의 연약한 부분을 건드려 여지를 만든다는 것을, 그 가능성을 믿고 다가갔다간 금세 후회한다는 것을 일전의 경험을 통해 배웠다.기억이 미화되는건 좋은 것만 생각하고 살라는 몸이 반응하는 삶의 의지라 봐야할까. 나의 엄마님이 매번 하시는 소리가 있다. 꼭 똑같은 것들끼리 싸운다고. 나의 아빠와 나는 애증의 관계. 성질머리도 비슷하고 휘어지지 못하는 부러지는게 쉬운 인간. 똥고집에 지가 맞다는걸 인정 받아야하는 욕심많은 인간. 그게 우리 엄마가 당신의 남편과 당신의 막내딸을 말하는 방식이다.(남편도 똑같이 말하고있음. 그러니 반박 불가)시부, 화자, 서진. 각자의 무른 구석은 있지만 그래도 자신이 꺾이는건 죽어도 싫은 사람들이다. 손녀가 공항에서 양수가 터지고 긴급 상황이 발생한다 한들 각자의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가는 걸 보니 이 사람들 뭐든 해낼 무서운 사람들이더라. 법 없이도 사는 그런 사람 말고, 법 없으면 없는대로 활개치고 살 욕심 가득한 사람들. 설마 그러겠냐 싶은 관계성의 조합이지만 세상엔 이런 사람들이 허다하기에 저자는 이러한 이야기를 끌고 왔고, 나 또한 무시하고 넘길 수 없음에 치 떨리지만 재연프로그램의 자막처럼 '사실을 기반으로한 재 구성된 픽션입니다'라는 문장이 어느 한 장면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어진다. <br>나는 여전히 사람이 무섭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있는 내가 어떻게 변해갈지, 어떻게 늙어갈지를 알 수 없으니 그것마저도 무섭다. 진실이길 바라며 진실을 향해 산다한들 내 믿음과 확신이 모든게 정확한건 아닐거다. 그래서 각각의 단편마다 이야기를 이끌어내고있는 7명의 그들이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에피소드들을 겪어내는 과정에서 변해가는 감정선에 내 생각을 덧입혀보면 결국 나도 그러한 인간으로 바뀔거라는 결론이 나오는 수순에 역시나 나도 그 밥의 그 나물인 그저그런 인간이구나에 숨을 몰아쉬게 만든다. 나는 다를거라고, 적어도 너랑은 다른, 더 나은놈이라 생각하지만 대단한 소설의 비범한 주인공이 아닌 이상 똑같은 루트를 밟게 되는 나를 미리보기하는 이야기들 같았다.​이 걸 다 읽었다고 나는 이런 사람이 안 될 수 있을까? 자고 일어나면 까먹는 까마귀 같은 인간으로,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에 급급한 하루살이 인간으로 매일을 똑같이 버티고 있으니 나조차도 내가 혼모노인지 니세모노인지 분간이 안 되니 이 책에 대한 나의 답은 좀 오랫동안 보류한 상태로 지켜봐야 될 것 같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01/66/cover150/s7621373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1016676</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어떠한 관계에도 해당하지 않는 존재가 연대하여 서로를 챙기는 방식 - [연고자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46542</link><pubDate>Mon, 26 Jan 2026 08: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4654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030716&TPaperId=1704654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90/27/coveroff/k23203071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030716&TPaperId=1704654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연고자들</a><br/>백온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07월<br/></td></tr></table><br/>공포 소설이 주는 카타르시스보다 공포 소설에서 느껴지는 비애에 마음을 더 쏟아보는 것. 죽음이라는 것이 내 마음에 닿을 때 아리다는 마음이 더 크게 번지는 것에 눈을 돌린 작가의 생각들로 시작된 책이다. 최측근의 장례를 치러본 자라면 저자가 분석한 공포 소설의 플롯이 공포을 배제한 서글픈 마음이 크다는걸 알 것이다. 슬픔에 잠긴 유가족은 제발 내 가족이 살아나길 기도 할 것이며, 늦은밤 무언가가 현관문을 두드릴 때 나의 사랑하는 가족이라는 확신. 그래서 문을 여는 것에 주저하는 손끝이 죽은 이를 더 서글프게 만드는건 아닐지에 대한 감정은 공포라는 것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마음들일 것이다. 안 겪어 본 사람은 모르겠지, 그런데 나는 겪어봤고 그게 다들 한번쯤은 하게되는 슬픈 망상이라는 것을 염두에두고 저자의 이야기에 집중해봤다.​​윤아, 지현 그리고 태화. 주된 인물들은 고작 셋인데 그들이 살아온 어린 시절과 나 큰 어른이지만 어디에도 끈끈하게 얽히지 못한 사이들. 몇 페이지 되지도 않는 글인데도 문장이 끝날 때 마다 스틸컷처럼 회상과 현재를 돌아오는 이야기마다 또렷하게 장면이 머릿속에 박히게 만든다.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태화의 죽음. 지현과 윤아는 장례를 치뤄주기 위해 구청에 확인를 한 후 시신 인도를 위해 알아본다. 보육원에서 같이 자라왔고 성인이 된 후 가족 이상으로 연락하고 서로의 안부를 물어온 사람들. 하지만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한다. 서류 어느 곳에도 셋은 엮이지 않은 관계라는 것. 어떻게든 태화를 편히 보내주기 위해 가족이 아니더라도 장례를 치뤄준 사례를 찾아보며 무연고자 장례가 아닌 그를 기억하고 보내줄 수 있는 단독 장례를 준비하게된다. 시신을 책임 지겠다는 것 만큼이나 세상은 그에 대한 대가인 금전적 지불을 당연시 생각하고 있으며 구청 직원 또한 못해도 천만원의 장례 비용을 서류상으로 이어진 사람들이 아니면서도 해주려는 그 마음들에 의아함을 가진다.​윤아가 태화를 기억 할 수 밖에 없는 또렷한 처음. 태화는 처연한 미니시리즈 주인공과 같은 클리셰로 엄마에게 버려졌고, 윤아 또한 제 살길 찾아가는 엄마로 인해 시간차는 있지만 태화처럼 가족과의 연이 끊기고 혼자가 된다. 그렇게 보육원에서의 돌봄이 끝나고 성인이 된 여린 어른들. 그곳에서 함께 했던 셋은 서로를 챙겼고 가족이든 친구든 어떠한 관계라 단정짓기 모호할 관계로 서로를 쥐고 있었다.그랬는데 태화는 갔다. 분명 밤마다 찾아와 라면도 끓여달라 했었고 거미도 잡아준다 했었고, 어두운 밤과 같은 설움의 날을 공유했는데 이미 죽은지 제법 되었다는 소식. 시신이 발견된 당일에도 윤아를 찾아왔다. 눈앞의 태화와 실재하는 태하는 모두 윤아가 아는 태화가 맞았다. 다만 하고픈 말을 다 마치지 못한 태화과 있었고, 입을 굳게 다문 채 모든 감정을 혼자 견디리라 다짐한 태화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였다.<br>같은 처지의 사람을 만나다보면 그 안에서 연대하는 설움이 서로를 좀먹게 될까봐 그냥 잘 지내겠거니 싶어하는 마음에서 마침표를 찍어두는 방식.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이 추억팔이라며 옛 이야길 하다보면 각자의 어린시절 버려진 이야기, 눈치보며 살아왔던 보육원에서의 삶을 늘어놓는 이른바 불행배틀이 끊임없이 어이질까봐 슬쩍 발을 빼어보며 야금야금 멀어지는 방식을 택하는 것. 그래서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로 애써 위안을 삼았는지도 모르겠다. 헌데 생각해보면 이미 겪을대로 다 겪어온 굴곡진 삶이라 생각보다 담담하고 의연하게 그 상태 그대로 태화는 윤아 앞에 나타난걸로 보였다. 버려지던 과정을, 버려진 이후의 삶을, 여전히 혼자만 바라게되는 관계의 회복과 씁쓸한 현실을. 태화의 일생을 다 아는 누가봐도 남인 윤아라면 그저 들어주거나 말하길 기다려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겠지. 연고자가 아니니까 서럽게 울어주진 않을테고 담담하게 들어주긴 할 테니까.<br>📖다른 사람들과는 결코 비교할 수 없는 끈끈하고 소중하기를. 가끔씩은 서로의 삶에 행패 부리기를. 미안함이라고는 모르고 뻔뻔하게 착취하기를. 그러고도 당연하다는 듯 서로의 곁을 지켜내기를.버리는 걸 알았다. 그리고 기억 조작 마저 하려했던 낳기만 한 엄마였다. 다들 아니라 해도 찾고싶었고, 찾았지만 역시나 온전한 가족이 되진 못했다. 태화는 또 한번 버려졌다. 어린 태화처럼 어른 태화도 또 겪어낸 것이었다. 왜 찾았을까, 왜 일방적인 그리움을 쌓아뒀을까. 그러고보면 세상이 정한 굴레에 맞춰 엮여있는 사람만이 내 사람은 아니라는 걸 깨닿게 된다. 차라리 남이 더 애틋했던 세상도 있고, 타인에게 얻어낼 수 있는 위로도 있는 관계도 있다는 것. 살면서 같이 밥 먹는게 열 손가락에 세어봐지긴 할까 싶은 피를 나눈 이들 말고, 띄엄띄엄 전화해도 마치 어제 연락 한 사람마냥 거리낌없고 주저함 없이 내 오장육부를 털어둬도 됨직한 관계. 관계 속 연고자의 시작점과 끝점은 아닐 수 있다는 세상을 또 한번 확신하게된다.​<br>태화가 희미 해 질 즈음엔 제대로된 장례를 치르게되는 날이었고, 그렇게 담아둔 마음과 각자에게 맡기고픈 마음을 말해두며 진짜 안녕을하게된다.가족이나 다름 없는 건 누가봐도 가족이 아니라는 걸 뜻한다. 그만큼 아끼고 챙겨보지만 결국 모든 절차와 서류에서는 밀려나는 존재이며 그 이상은 되지 못하는 관계라는 것이다. 완벽한 내 편과 어떻게 하더라도 내 손에 쥐고싶고 품에 담아두고픈 존재는 아니라는 것에 서글픔이 더해진다.결국 죽어서도 서류상의 가족이나 친족은 되지 못하겠지만 종이쪼가리에 인쇄되고 인지가 붙지 않는 관계는 더 오래 머물겠구나 싶은 마음으로 이들의 애틋하고 애잔한 마음에 진득히 기거하고있길 바라게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90/27/cover150/k23203071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8902772</link></image></item><item><author>다정한곰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훔칠 때 비로소 안전하다고 여기도록 태어날 때 부터 씌워진 도둑질 감투 - [소도둑 성장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19769</link><pubDate>Wed, 14 Jan 2026 08: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7251184/1701976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92030962&TPaperId=1701976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617/28/coveroff/k2920309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92030962&TPaperId=1701976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소도둑 성장기</a><br/>함윤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06월<br/></td></tr></table><br/>성장문학이라는 테마로 소도둑 성장기라는 제목 아래 그냥 훔치면 되지 않을까?라는 문장을 책 표지에 품고 있는 글이다.​작고 하얀 뼛조각을 움켜쥐고 태어난 사미. 그것이 자신의 첫 도둑질임을 언급한다. 이 설화와도 같은 이야기는 엄마로 인해 사미에게 인이 박히도록 들려주며 기정사실인냥 그녀를 잠식해온다. 신생아의 손바닥 안에 있는 그것. 기형종의 흔적이거나 이탈 세포가 아닌 당신의 뼈라고 여기며 엄마. 당신의 뼈를 훔쳐 태어난 아이라 떠들어 대는 것이 자신을 더 가엾게 여기는 방식이었으리라 보여졌다. 그렇게 태어날 때 부터 도둑질 한 아이는 금귤 하나, 축구부 방석 하나, 작은 베고니아 화분 하나. 자잘한 무언가를 훔치는 것에 익숙했다. 태어날 때부터 그런 애라는 취급을 받고 자라왔으니 이정도의 손장난은 당연한 결과라 여기는 뉘앙스. 익숙하게 훔치는 것에 거리낌 없던 순간 초콜릿을 훔치려다 성준에게 발각된다. 사미의 행동을 눈치챈 유일한 사람. 당연한 것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걸 매 순간마다 언급하며 성준은 사미를 훔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피력한다. ​...사미가 공공연하게 하던 도둑질은 무엇에 기반된 걸까. 엄마가 어릴적 부터 덧씌워온 도둑이라는 프레임에 갖힌 채 자라온 상태의 결말일까. 아니면 언니와 오빠보다 사랑을 덜 받고 자랐다고 여김으로서 엄마가 심심찮게 말하던 도둑질이라도 해야 시선을 받겠구나 싶어하며 하게된 관심의 구걸이라 봐야할까. 당신이 나를(=사미)를 태어날 때 부터 점지해준 도둑질이라는 재능에 능한 상태로 자라고 있으니 시선 한번 더 주고, 잘한다고 칭찬이라도 해주길 바라는 그러한 애정의 기대치 작용일지에 대한 생각을 가진채로 이야기를 따라가게 했다.<br>성준은 사미와 반대의 세상을 살아온 인물이었다. 쌍둥이지만 덜 갖고 태어났다 여기는 형과 반대로 다 갖고 태어난 존재라 스스로를 설명한다. 그러니 모자람에 대한 조바심이 없는 인물. 사미의 재능이라 하면 훔치는 것 밖에 없었고, 성준의 재능이라 하면 하면 다 이뤄지는 능력을 지닌 정말 잘난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에게 들켰으니 사미는 도둑질이 태생과 함께 이어지는 운명이라 믿었던 것들에서 완벽히 어그러짐을 느꼈을 것이다.​사미가 그간 훔쳐온 자잘한 것들, 자잘하다 하더라도 함부로 쓰거나 버리지 못한 것들을 보였고, 성준 또한 자신이 가진 것들 중 가장 귀한 것을 서로에게 털어놓는다. 자신의 세상을 이루고 있는 것들을 오픈 함으로서 이것만은 건들지 말라는 듯 서로에게 각인 시킨다.​역시나 사미는 그걸 도둑질했고, 그 찰나에 사미 또한 성구를 통해 자신의 것을 잃게된다. 이로서 사미가 가진 탄생 설화는 완벽히 깨졌고, 누군가의 귀한 것을 손에 쥔 결과는 이지경이 됨을 보여줬다. 허탈과 허무의 그 어정쩡한 외길 위에 놓여진 사미. 공항 카페에 덩그러니 놓여진 소도둑의 결말은 무엇이길 바라길래 저자는 여기서 이야기를 마친건지  골머리를 싸매는 건 결국 독자인 나의 몫이 되었다.<br>매번 사사로운 것에 손을 대던 사미였다. 타인의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타인의 입과 눈을 통해 똑똑히 알게된 상태에서의 도둑질은 과했다는 걸 보여줬다. 진정 손대지 말아야 하는 것에까지 눈독을 들인 소도둑은 결국 자신의 것들 마저 댓가의 방식으로 잃고 난 후에 복잡한 생각에 싸인다. 자신의 품에 있던 성우의 그것을 성구가 노린다는 것. 그걸 훔친 성구의 품에 다시 손을 댄 사미. 알고있었다. 이렇게 될 줄. 그것만 손에 쥐고 있으면 되리라는 생각에 휩싸여 자신의 것에 시선을 둘 여력이 없었다. 결국 좀도둑에서 소도둑이 될 대도가 아니었고, 그냥 훔치면 되지 않을까 했던 의연한 심보도 아무짝에 쓸모 없는 짓이었다. 이로서 엄마가 태생부터 씌워놓은 설화 프레임은 운명의 선택지 따위가 없는 허상의 것이었다. 모든 현상이 소도둑이 될 재목이 되진 못한다고 알려주고있다. 그러면 사미의 다음 행동은 무엇이 되며, 사미가 이제서야 찾게될 정체성은 어디서부터 모아봐야할까. ​재능의 결핍, 사물에 대한 집착, 주변인으로서 얻게되는 기대치에 대한 결여. 뺏는 동안 시선주지 못한 자신의 세상은 없는지. 이걸 성장기의 한 과정으로 보는게 맞을지. 무엇이 되든 이 성장과 극복의 서사의 끝엔 소도둑이 마침대 대도가 되었음을 알립니다! 만 아니길 바라게된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617/28/cover150/k2920309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6172842</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