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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는 dd를 만나 자신의 노동이 신성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랑을 가진 인간이 아름다울 수 있으며,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아름답다고 여길 수 있는 마음으로도 인간은 서글퍼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행복해지자고 d는 생각했다. 더 행복해지자. 그들이 공유하는 생활의 부족함, 남루함, 고단함, 그럼에도 주고 받을 수 있는 미소, 공감할 수 있는 유머와 슬픔, 서로의 뼈마디를 감각 할 수 있는 손깍지, 쓰다듬을 수 있는 따뜻한 뒤통수. 어깨를 주무르고, 작고 평범한 색을 띠고 있는 귀를 손으로 감사하고, 따뜻한 목에 입술을 대고, 추운 날엔 외투를 입는 것을 서로 거들며, dd의 행복과 더불어, 행복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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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술을 마셨다. 마시고 또 마셔서 나중에는 아무리 마셔도 취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들이 전역할때 돌팔이 군의관은 그들과 가족들에게 그 일에 대해 이야기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런 이야기는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애당초 영웅적인 이야기도 아니었다. 그것은 코다 전투도, 그런 거 스터 전투기로 누르지 방을 폭격 한 것 같은 업적도 아니었다. 그럼 그건 뭐였지? 노랑 중에 노예로 사는 이야기였다.

갑자기 맥주가 불을 부치는 연료가 되는 것 같았다. 그들은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의 기분이 되려고 술을 마셨다. 전쟁 저는 술을 마시지 않던 시절 의 기분이 되려고. 그날 밤 그들은 살아오면서도 운전 했지만, 아직 예전 모습으로 돌아 가지는 못했다. 그들은 자기들이 겪은 모든 일에 대해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웃을 때면 전쟁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죽은 사람들은 모두 그들의 마음 속에 살아 있었고, 그들이 겪은 모든 일에 몸 속에서 펄쩍펄쩍 뛰고 있는 그것일 뿐이었다. 그것이 워낙 강하게 팔짝거리기 때문에 그들은 그 느낌을 누그려 뜨리기 위해 또 제빨리 술을 마셔야 했다.

이 산과 눈 너머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있었다. 도리고는 각자 도시에서, 더위와 불빛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이는 듯했다. 그런 도시들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이 외딴 집을 생각해 보았다. 비록 아주 잠깐 동안이었다 해도 한때는 이집이 이 부인과 잭에게 두 사람만의 우주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적으로 자신과 에이마거 자기들의 방이 라고 생각했던 킹오브콘윌의 그 방에 다시 돌아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바다와 태양과 그림자가 있고, 베란다로 통화는 유리문에서는 하얀 페인트가 떨어져 나오고, 자물쇠는 녹이 슬어 있고, 늦은 오후에는 산들 바람이 불고, 밤에는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던 곳. 그 방 역시 한때는 우주의 중심처럼 보였던 것을 그는 기억했다 - P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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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봐줘야 할 사람의 곁을 떠난다는 생각에 고통과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직도 사랑하고 마음 깊이 걱정하지만, 한편으로 그토록 큰 장애를 지닌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는 부담과 희생을감당할 수 없거나, 감당하고 싶지 않기도 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한계와 역량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양가감정과 심란함을 피하기란 어렵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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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이것을 단지 인간의 취향, 감정, 동경 등으로 설명한다. 뭔가를 좋아하면 그것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닉과 그렉처럼).
이처럼 우리의 시각이 부지불식간에 선택적이라는 것은 확실히옳다. 하지만 사실 충분치는 않다. 감정과 취향도 우리를 사물로데려가 그것을 발견하게 해주지만 충분한 침투력을 갖고 있지 않아 우리는 보통 사물의 표층에 머물고 만다. 깊숙이 숨겨져 있거나, 있어야 하는데 아직 없거나, 여러 원인으로 인해 없는 것까지찾아내기에는(혹은 의미가 대단히 풍부하고 갖가지 흥미로운 실마리와힌트가 가득한 공백을 간파하기에는) 부족하다. 역시 침투력이 있어야만 지식이 얻어지는 것이다. Aloe - P324

지식을 얻는 것은 단지 첫걸음일 뿐이다(특히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대단히 쉬운 일로 변했다). 지식은 그소유자와 함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이상하게도 조금 어려운 일이 돼버렸다). 폴 발레리가 "반드시 휴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 것처럼 일상의 실천 속에서 끊임없이 그것을 이해하고, 더 채우고, 미세하게 조정함으로써 자신과 그것을 중층적으로연관시켜야 한다. 이런 지식은 잊을 리가 없고(수영과 자전거 타기를잊지 않는 것 이상이다) 잊는다는 단어 자체와 아예 무관하며 결국에는 머릿속뿐만 아니라 몸 전체에 뿌리를 내린다. 일반적으로는이래야 지식이 더 이상 신체 밖의 존재가 아니고 텅 빈 단어에 머물지 않게 된다고들 하는데, 내가 더 자세히 따져 말한다면 또 이래야 지식은 충분한 조밀도를 갖춘다. - P325

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 자신에게 더 유리하고 더편한 방식은 상대주의를 일종의 자기 규범으로 이해하여 이질적인 타자를 성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누가 토를 달 수도 없게 공격적으로 마구 권리를 행사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이면 뭐든 괜찮다"라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본적인 사실이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상대주의는 가장 근본적인 시비와 선악의 판별을 인간의 모든 가치, 신념, 도덕의식과 함께 일괄적으로 개인의 취향으로 격하시켰다. 인간이 어떤 것도 고수하지않고 또 고수해서는 안 된다면, 그리고 판단과 선택을 포기한다면(그러나 문화는 곧 인간이 기나긴 시간을 살면서 끊임없이 실천해온 판단과 선택이다) 실제로 얻는 것은 독립적이고 자주적이며 특수성과 다양성을 보유한 각각의 개체가 아니라 내용도 깊이도 저항력도 없는 원자화된 개인으로, 본래 우리를 도와 침입한 사물을 층층이 저지하고, 지체시키고, 여과하여 귀중한 시간을 쟁취할 수 있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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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미 넘치는 임상체험을 글로 남기는 습관은 19세기에 절정을 이룬 후, 신경학이라는 객관적인 과학의 도래와 함께 쇠퇴하였다. 루리야는 이렇게 말했다. "글로 남기는 힘, 이것은 19세기의 위대한 신경학자와 정신과 의사들의 보편적인 자질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 우리는 이 힘을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와 《지워진 기억을 쫓는남자》와 같은 루리야 후기 저작은 그러한 상실된 전통을 되살리기 위한 시도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토록 뿌리깊은 이야기‘ 전통으로의 회귀이다. - P14

그러나 병력은 개인에 대해 그리고 그 개인의 역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병력은 질병에 걸렸지만 그것을 이기려고 싸우는 당사자 그리고 그가 그 과정에서 격는 경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전해 주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좁은 의미의 병력 속에는 주체가 없다.

인간을 인간으로 바라 보고 기록한 병력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주체 즉 고뇌하고 고통받고 병과 맞서 싸우는 주체를 중심에 놓기 위해서는 병력을 한 단계 더 파고 들어 하나의 서사,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에만 우리는 비로소 ‘무엇이?’ 뿐만 아니라 ‘누가?’ 를 알게 된다. 병과 씨름하고 의사와 마주 하는 살아있는 인간, 현실적인 환자 개인을 바라 보게 되는 것이다. - P13

그러나 그의 기억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더라도 인간은 기억만으로 이루어진 존재는 아닙니다. 인간은 감정, 의지, 감수성을 갖고 있는 윤리적인 존재입니다. 신경심리학은 이런 것에 대해서 언급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리학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이 영역에서 당신은 그의 마음에 영향을 미쳐 그를 변하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신의 조건으로 미루어볼 때 당신이라면 가히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당신이 의료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들수 있습니다. 의료원은 작지만 하나의 인간사회를 이루고 있어서내가 일하는 진료소나 요양시설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신경심리학상으로 봤을 때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아니, 거의가 아니라 전혀 없다고 말하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적인 견지에서는 할 일이 적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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