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멋진 곤충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지음, 니나 마리 앤더슨 그림, 조은영 옮김, 최재천 감수 / 단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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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들이 딱히 큰 해악을 끼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늘 곤충을 밀어내고 하대하며 박멸해야할 대상으로 여깁니다. 살충제 스프레이 등은 대부분의 집에 구비되어 있고, ‘벌레 나오는 집 = 청결하지 못함’으로 인식되어 아파트에서는 주기적으로 소독약을 뿌려댑니다. 그래서일까요?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특정 집단이나 사람들을 혐오하거나 경멸감을 나타낼 때 벌레 충(蟲)을 붙이는 방식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베충, 급식충에 이어 맘충이란 단어까지... 조롱과 멸시, 혐오의 대상 뒤에 곤충을 뜻하는 벌레 '충'자가 자연스레 따라 오게 된 것이죠. (벌레야, 미안해!!)

이렇게 대부분의 사람은 피하고 싶어 하는 ‘곤충’을 ‘친구’라 부르는 작가가 있습니다. "내 야망은 모두가 곤충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다!"라는 노르웨이 출신의 보전생물학과 교수인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그녀는 저처럼 '벌레=징그럽고 싫어!'를 외치는 독자들을 향해 곤충은 아주 쓸모가 많고, 동물과 식물에게도 꼭 필요하지만 사람에게도 몹시 소중하다는 말을 꺼내며 <이토록 멋진 곤충>을 세상에 내어놓았습니다.



이미 전작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로 어른들에게 곤충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곤충의 세계를 소개한 작가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은 이번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곤충책을 선보입니다. 모든 사람이 곤충을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니나 마리 앤더슨 작가와의 협업을 했고 '이토록 아름다운 곤충 그림책'이 탄생한거죠.



<이토록 멋진 곤충>은 '세상에서 가장 작고 사랑스러운 친구들을 소개한다'는 글로 시작합니다. 곤충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곤충은 어떤 동물인가요?’부터 사는 곳에 따라 ‘물속에 사는 곤충’, ‘숲에 사는 곤충들’, ‘정원에 사는 곤충들’, ‘집에 사는 벌레들’로 분류해 놓았고, 희귀하고 진귀한 ‘세계의 곤충들’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초등 고학년 아들은 어릴 때부터 곤충을 좋아했고 집에도 세밀화로 표현된 곤충 관찰책이 몇 권이나 있었지만, 제가 제대로 읽어준 적은 손에 꼽아요. 그 이유는?? 너무나 적나라하고 크게 확대해서 표현한 일러스트레이션이 벌레를 무서워하는 제게는 혐오감이 들었기 때문인데요, <이토록 멋진 곤충>은 표지만 봐도 느낌이 딱 오실 거예요. 개인적으로는 곤충 지식책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말하고 싶을 정도인데요, 일러스트를 맡은 니나 마리 앤더슨은 은은한 수채화로 곤충과 곤충들의 작지만 놀라운 세계를 표현해냅니다. ‘곤충이 이렇게 예뻐 보일 수 있구나!’ ‘그들의 세계도 아름답구나!’ 감탄하며 그림을 보고,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의 위트 넘치는 글을 읽다보면 곤충들의 세계에 더욱 빠져들게 될 거예요.


작가가 이 책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말은 서점에 들른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뒷표지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

곤충과 곰팡이는 저기 있는 나무와,

나무는 다시 인간과 동물들의 삶과 연결되고,

다시 지구와 연결되어 있지요.

곤충이 없으면 우리는 사라질지도 몰라요."


곤충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하고 곤충이 안녕한지 신경 써야한다고 말하는 작가의 글은 '하나의 지구'라고 외치며 자연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만 내뱉는 제 자신을 반성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고자 노력하는 곤충들의 삶을 알게 되었고, 곤충들을 너무 하찮게 여긴 것은 아닌가 라는 반성하게 만들었죠.

진짜 '대단한' 곤충들의 세상. 여러분도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꼭 펼쳐보셨으면 합니다.


*이 글은 제이포럼과 단추 출판사의 서평 이벤트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
곤충과 곰팡이는 저기 있는 나무와,
나무는 다시 인간과 동물들의 삶과 연결되고,
다시 지구와 연결되어 있지요.
곤충이 없으면 우리는 사라질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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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마지막 여름
글로리아 그라넬 지음, 킴 토레스 그림, 문주선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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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마지막까지 기억해야할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그런 깊이 있는 그림책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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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섬 보림 창작 그림책
이진 지음, 한병호 그림 / 보림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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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우리는 잃어버린 것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우리 아이들....아이들은 학교에 다니는 즐거움을 잃어버렸죠. 격주, 혹은 격일로 등교하며 온라인 수업이라는 새로운 학업방식이 등장했고,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의 단축 등으로 교실에서 또래 친구과 대면해서 이야기 하고 노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소풍이나 체험학습, 수학 여행 등 단체로 움직이는 공동체험학습은 모두 연기되거나 취소됐으며, 마스크를 쓴 채 수업 일수만 채우고 있습니다. (아! 여름방학 일수도... 줄었군요...)

'라떼는 말이야'라는 유행어가 요즘 같은 시기에 더욱 더 크게 와 닿는 건 우리 아이들의 하루하루가 우리 때와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소개해드릴 <엄마의 섬>은 우리가 잃어버린 그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출판사의 소개 글에는 "고단한 하루를 보낸 이들을 토닥이는 엄마의 자장가 같은 그림책"이라는 글이 적혀 있지만 저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어요. 코로나19시대에 엄마가 전하는 아름다운 판타지 같은 이야기라고요. 이 그림책을 통해 위로를 얻고 그때 그 시절을 다시 꿈꾸게 되거든요.



책 제목에 '섬'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섬'하면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이 책을 펼쳐보기 전에 그림책에 등장하는 섬들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유애로 작가님의 <안녕 꼬마섬>에서 호기심 많은 꼬마섬이 바다 저편이 궁금했던 것처럼 섬은 (뭍에 사는) 우리에게 미지의 세계, 새로운 환경으로 다가오죠. 윌리엄 스타이그의 <아벨의 섬>에 등장하는 섬은 사랑하는 이와 헤어져 고립된 채 모험을 펼치는 장소로 등장했고, 아민 그레더의 <섬>에서는 섬주민들이 그랬듯 경계심으로 이방인를 배척하고 선을 긋는 고립된 ‘섬’의 이미지도 떠오릅니다.

하지만 오늘의 그림책에 등장하는 섬은 엄마의 어린 시절과 추억이 담겨 있겨 있는 포근하고 아름다운 공간입니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하죠.



실제로 글을 쓰신 이진 작가는 남해의 섬 나로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11살 때 부모님 손에 이끌려 뭍으로 이주했지만, 늘 섬을 그리워했고, 몇 해 전 제주로 이주해 다시 섬사람이 되었다고 해요. 제주에 정착해 노란우산 그림책 책방을 열고, 박연철 작가님께 thebook 그림책작가 과정을 듣고 어린 시절 섬 생활을 기억하며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해요.

먼 바다에 해가 떠올라 섬이 깨어나는 순간부터 별들이 하나 둘 내려와 섬이 잠드는 순간까지... 살아 숨 쉬는 섬의 24시간을 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섬이 주었던 것들을 기억하며 글을 쓰셨대요. 글을 읽으면서 뭔가 아련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들었는데, 작가님이 글을 쓰실 때의 그 마음이 글에도 배었나봅니다.

그림 역시 글과 멋지게 어울러져 한동안 방콕으로 바다보기 어려웠던 제게 원 없이 바다를 느끼게 해줬어요. 우리에겐 ‘도깨비를 사랑한 작가’로 널리 알려진 한병호 작가님이 그림을 그리셨어요. 30년 넘게 작가 생활을 하고 계시지만 이번 작업과정은 유난히 기억에 남았다는대요, 현장답사도 다녀오시고, 수도 없이 그리고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요. 그 고민 덕분에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책이 탄생한거겠지요?!



한병호 작가님은 글자 그대로 표현하기 보다는 함축적인 이미지와 독특한 색채로 시시각각 변하는 섬의 모습을 그림으로 담았습니다. 마치 인상파 화가들의 빛과 함께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을 표현했던 것처럼, 시각에 따라 하늘과 바다, 섬의 색은 변화합니다. 면지의 바다와 하늘, 첫 장면에 해가 떠오를 때의 바다와 하늘색만 봐도 이 점은 확연하게 나타나답니다. 아이들에게 하늘과 바다를 그려보라고 하면 천편일률적으로 파란 색을 칠하곤 하는데, 바다 위로 햇빛이 반짝일 때의 바다색과 나른한 오후 햇살이 비칠 때의 바다색이 얼마나 다른지...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어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섬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다채롭게 표현될 수 있는지, 마치 입체파 화가 피카소가 그러했던 것처럼 작가는 섬을 다양하게 재구성합니다. 바다에서 잡힌 물고기와 바다의 새 갈매기, 섬 사람들로 가득찬 섬의 이미지와 고불고불 좁은 골목길로 형상화된 섬, 별들이 내려와 잠드는 섬까지, 하나의 섬이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코로나19로 국내 여행지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환상의 섬(!) 제주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고 하죠? 마음의 안식을 위해, 재충전을 위해 섬이나 바다로 휴가 떠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요, 혹 올 여름 휴가 계획이 없으시거나 바다가 그리운 분들이 계시다면 <엄마의 섬>으로 대신 힐링하셨으면 해요. 우리가 누렸던 그 바다가, 아름다웠던 그 이야기가 그림책에 담겨 있거든요.

아름다운 추억을 글로 나누어주신 이진 작가님과

멋진 그림으로 눈호강 시켜주신 한병호 작가님,

그리고 이런 아름다운 그림책을 세상에 내어주신 보림 출판사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서평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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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핀 이야기꽃 - 아이들을 사랑한 사서 푸라 벨프레 이야기
아니카 알다무이 데니즈 지음, 파올라 에스코바르 그림, 안지원 옮김 / 봄의정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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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영어공부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부모님이라면 <세사미 스트리트>나 <도라도라 영어나라> 같은 프로그램을 한번쯤 접해 보셨을 거예요. 이 프로그램들을 보다보면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가 종종 들리죠. 바로 에스파냐어입니다. 사실 <도라도라 영어 나라>는 원래 스페인어 교육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것이고, <세사미 스트리트>에도 기초적인 에스파냐어를 가르치는 코너가 있어요. 만국공통어라 일컫는 '영어'를 쓰는 미국에서 '왜 에스파냐어를?'이라는 궁금증이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찾아보았지요.

미국에서 영어 다음으로 많이 쓰는 언어, 사실상 미국의 제2 공용어라 불리는 언어가 바로 에스파냐어랍니다. 미국 내 히스패닉(에스파냐어를 쓰는 중남미계의 미국 이주민을 뜻함) 비중도 높고, 이런 높은 비중 때문에 에스파냐어만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도 에스파냐어를 다루는 것이래요. (위키백과 참고)

미국의 공립학교 학생의 25%가 히스패닉계라고 하는데, 2018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어린이를 위해 출판된 책의 3%미만이 라틴계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틴계 작가들의 어린이를 위한 책의 비율은 너무나도 미미합니다. 그렇다고 그런 노력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미국이라는 다양한 인종이 섞인 나라에서 히스패닉계 아이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노력! 그것도 책과 도서관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적 정체성을 알리고자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1920년대에 말입니다. 바로 그림책 <도서관에 핀 이야기 꽃> 속 "푸라 테레사 벨프레"가 그 주인공 입니다.



뉴욕 공공도서관 시스템 최초로 푸에르토 리코 출신 사서였던 푸라 벨프레는 작가이자 민화 수집가, 인형극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1921년 푸에르토 리코 대학의 대학생이었던 그녀는 교사가 될 계획이었지만 언니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에 와서 이곳에 정착하기로 결정합니다. 당시 뉴욕으로 넘어온 많은 푸에르토 리코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첫 번째 직업은 의류 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다중 언어 능력(에스파냐어, 영어, 프랑스어)은 곧 할렘의 135번가에 있는 공공 도서관에서 도서관 사서로 꽃을 피웁니다. 벨프레는 어린이 부서에서 일하면서, 스토리텔링에 대한 열정, 어린이 문학에 대한 사랑, 사서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그녀가 쓴 에스파냐 바퀴벌레 마르티나와 멋지고 용감한 생쥐 페레즈의 이야기는 미국 대륙에서 푸에르토 리코인이 영어로 출판한 최초의 책이 되었고, 그녀는 이중언어로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에스파냐어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아이들이 도서관에 다가가기란 얼마나 힘들었을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됩니다. 히스패닉계 부모들은 도서관이 '영어'로만 가득 차 있을 뿐이라 생각하고는 도서관을 찾지 않았겠지요. 벨프레의 이야기와 노력은 이민자들이 도서관을 집과 같이 느낄 수 있도록 이끌었습니다. 그녀의 노력으로 도서관은 히스패닉계 주민들에게 중요한 문화 거점이 된 것이었죠.



이야기와 그림책으로 문화적 다리를 연결한 그녀의 노력은 1996년 설립된 ‘푸라 벨프레상’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년에 한번씩 라틴, 라틴계 작가와 일러스트에게 수여되는 이 상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문학 중 라틴계 문화 경험을 가장 잘 묘사한 작품에 수여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 담긴 마지막 문장처럼 ‘그녀가 심은 이야기 씨앗은 세상으로 뿌리를 뻗어아가 꽃을 피우고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푸라 벨프레처럼 이민자 가족이었던 작가 아니카 알다무이 데니즈가 글을 쓰고, 콜롬비아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파울라 에스코바르가 아름답고 따뜻한 그림을 그려낸 <도서관에서 핀 이야기꽃> 을 읽으며, 자연스레 우리나라에 꾸준히 증가 중인 다문화가족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2050년 정도가 되면 다문화가족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5명 중 1명이 된다는 기사를 접했는데요, <도서관에 핀 이야기꽃>을 읽으며 우리에게는 푸라 벨프레 같은 분이 있는지, 다문화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어떤 문화적 씨앗이 심겨지고 있는지 고민하고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름답고 의미있는 책을 번역 출간해주신 봄의정원 출판사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리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푸라가 심은 이야기 씨앗은 세상으로 뿌리를 뻗어 나가 발을 내딛는 곳마다 꽃을 피우고 울창한 숲을 이루었어요. 지금도 멈추지 않고 이야기 싹을 틔우고 있지요. 마치 푸라가 늘 그곳에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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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발자전거 햇살그림책 (봄볕) 37
세바스티앙 플롱 지음, 명혜권 옮김 / 봄볕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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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봄볕 출판사에서 2020년 4월에 출간된 <나의 두발자전거> 입니다!! 봄볕 출판사에서 선보이는 햇살그림책 시리즈 중 한권인데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고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그림책 모음이라고 하네요. 다양하고 독특한 그림과 색은 봄날의 햇살처럼 아이와 어른의 감성을 어루만져 주는데요, <나의 두발자전거> 역시 읽고 있으면 슬며시 미소지어지는 그런 책이에요. 우선 표지부터 보실까요? 형광빛 모자와 글자가 눈길을 확 잡아끌죠?

 

 

표지에 등장하는 이 아이가 주인공인데요, 제목에는 '두발 자전거'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데, 표지 그림에는 아직 까만 보조바퀴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아이는 슬쩍 미소를 보이며, 독자들에게 '궁금하면 이 이야기 속으로 따라 들어와봐!'라고 말을 건네는것 같아요.

 

 

 

코로나19 때문에 집콕하는 우리 아이들처럼, 흐린 날 집안에서 혼자놀기 따분해 하던 한 아이가 있습니다.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지요? 이 아이는 엄마에게 "내 강아지"라 불리며 사랑과 보호를 받고 있어요. 하지만 아이는 '내 강아지'라 불리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데요. 아마도 꼬꼬마 유아에서 '나 혼자 할래! 내가 할래'를 외치는 아동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춘기(!) 정도의 꼬마 아이인것 같아요.

 

아이는 자전거를 끌고 거리로 나옵니다. 그리고 우연히 빨간 모자를 쓴 뭉치를 만나게 되죠. 아이는 뭉치를 따라가며 둘의 자전거 타기가 시작돼요.

 

 

마치 만화처럼 투닥투닥 둘의 자전거 타는 모습이 다채로운 컷으로 펼쳐지고, 아이는 뭉치의 도움을 받아 보조바퀴를 떼고 두발 자전거 타기를 시도합니다. 다치기도 하고, 훌쩍 훌쩍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포기 하지 않아요. 그리고 조금씩 혼자 스스로 방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헤르만 헤세의 고전 <데미안>에 나오는 문구죠. 너무 거창하다 생각할 수도 있고, 조금은 뜬금없지만 저는 <나의 두발자전거> 책을 읽고 이 구절이 떠올랐어요. 보조 바퀴를 떼어내고 두발 자전거 타기가 우리가 성장하면서 겪는 통과의례(?) 같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내 강아지'라 불리는 아이는 계속해서 응석부릴 수도 있고, 보조바퀴를 달고 달리거나, 부모님께 계속 자전거를 잡아달라고 할 수도 있었을거예요. 하지만 아이는 그 세계를 벗어나려고 몸부림 치며 노력해요. 그리고 결국 알을 깨고 두 바퀴로 혼자 균형을 고 달리게 됩니다. 그렇게 아이는 스스로 균형을 잡아가며 성장하고, 앞으로 펼쳐질 인생길도 그렇게 또 달릴겁니다.

 

아이의 성장과 홀로서기를 느낄 수 있는 <나의 두발 자전거>. 성장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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