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Mme.Mirabeau님의 서재 (Mme.Mirabeau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6982193</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Mon, 27 Apr 2026 21:42:24 +0900</lastBuildDate><image><title>Mme.Mirabeau</title><url>http://image.alad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66982193</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Mme.Mirabeau</description></image><item><author>Mme.Mirabeau</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관계의 완성을 이야기하는 -잊어도 괜찮아 - [잊어도 괜찮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6982193/17230044</link><pubDate>Tue, 21 Apr 2026 14: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6982193/1723004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22135560&TPaperId=172300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87/37/coveroff/k42213556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22135560&TPaperId=1723004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잊어도 괜찮아</a><br/>오모리 히로코 지음, 엄혜숙 옮김 / 초록귤(우리학교) / 2026년 01월<br/></td></tr></table><br/>우리는 언제, 어떤 순간에 “잊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잊음’은 상처를 덜어내기 위한 위로의 언어로 사용됩니다.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힘겨운 시간을 지나온 사람에게 우리는 “이제는 잊어도 괜찮다”고 말하죠. 그러나 일상의 대부분은 오히려 잊지 않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이름, 주소, 관계, 그리고 삶을 구성하는 수많은 기억까지. 그렇기에 &lt;잊어도 괜찮아&gt;라는 제목은 이 책이 단순한 위로를 넘어,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놓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nbsp;  <br><br>&lt;잊어도 괜찮아&gt;는 고양이의 시선을 통해 전개됩니다. 창가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며 “날씨 좋군.”이라고 말하는 첫 장면은 일상적인 문장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고양이의 축적된 시간을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하죠. 화자인 고양이는 자신이 이 집에 처음 왔던 순간부터를 회상하며, 아이와 함께한 시간을 서술합니다. 이때 주목할 점은 ‘함께 성장한다’는 설정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시간의 속도를 지닌 존재들이 함께 그려진다는 점입니다. 고양이는 빠르게 늙어가고, 아이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성장해요. 이 대비는 필연적으로 ‘엇갈림’을 만들어내며, 관계의 비대칭성을 부각시킵니다.  &nbsp;  <br>초기에는 고양이가 스스로를 ‘형아’로 인식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관계는 역전됩니다. 아이는 사회적 존재로 성장하며 학교와 또래 관계 속으로 나아가고, 고양이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머무릅니다. 이 지점에서 창가라는 공간은 중요한 상징으로 나타납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창가 장면과 하늘거리는 커튼은 시간의 흐름과 장면 전환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장치이자, ‘변하지 않는 자리’와 ‘변해가는 존재’를 동시에 보여주는 대비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는 마치 연극 무대에서 커튼이 닫히며 한 장면이 끝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순간을 연상시켰어요.  &nbsp;  <br>이 작품이 흥미로운 지점은, 이러한 관계를 단순히 반려동물과 아이의 성장 서사로 머물게 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저에게는 고양이의 시선이 점차 부모의 시선으로 확장되며 읽혔거든요. 아이가 성장해 자신의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 그리고 그 뒷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존재의 감정은 부모-자식 관계의 본질적인 구조와 맞닿아 있습니다.  &nbsp;  여기서 “잊어도 괜찮다”라는 문장은 새로운 의미를 보여줍니다. 그것은 기억의 상실을 허용하는 말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집착과 보상 심리를 내려놓으라는 제안으로 읽힙니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서사는 부모의 사랑을 거래적 관계로 환원시킬 위험을 지니죠. 반면 이 작품은 사랑을 ‘기억되어야 할 공로’가 아니라 ‘이미 완결된 경험’으로 재정의합니다. 즉, 기억을 요구하지 않는 사랑, 되돌려받지 않아도 되는 사랑이야말로 성숙한 관계의 조건임을 보여주는 것이죠.  &nbsp;  또 ‘당연함’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읽어낼 수 있습니다. 부모이기 때문에, 자식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고 여겨지는 규범들은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억압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lt;잊어도 괜찮아&gt;는 이러한 당연함을 ‘잊어도 되는 것’으로 이동시킴으로써, 관계를 보다 유연하고 인간적인 것으로 재구성합니다.  &nbsp;  작가 오모리 히로코의 표현 방식 역시 이러한 주제 의식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해요. 650가지 색연필로 채워진 장면들은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시간의 층층을 시각적으로 축적하는 역할을 합니다. 색의 중첩은 곧 기억의 중첩이며, 이는 독자로 하여금 장면을 ‘읽는 것’이 아니라 ‘되짚어보게’ 만들어요. 독자는 서사를 따라가는 동시에, 자신의 경험을 투사하며 작품을 재구성하게 되는 것이죠.  &nbsp;  <br>결국 &lt;잊어도 괜찮아&gt;는 ‘이별’이나 ‘성장’에 대한 이야기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에 대한 서사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답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잊는 용기’인 것이죠.  &nbsp;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일이지만, 그 끝에는 반드시 물러서는 순간이 존재합니다. 새로운 자리를 찾아서 나아가는 아이에게 “잊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관계는 완성되는 것 아닐까요? 이 작품은 그 조용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87/37/cover150/k42213556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873768</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