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 거북이 창작동화
임지형 지음, 김영진 그림 / 거북이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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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에게도 머지않아 이런 날이 오겠죠.

머리로는 알겠는데 엄마로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떻게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야할지 무척 어렵네요.

7살 꼬맹이가 벌써 남자친구가 생겨서는 결혼할거라고 하는데ㅋㅋㅋㅋ

그 또래 아이들처럼 잘 크는거 같아 이쁘기도 하면서 벌써 저런 나이가 되었나 싶어 커가는게 아쉽기도 하네요.

요즘은 다들 빠르다고 하던데 사춘기가 초등 입학하면서 살짝 오기 시작한다고 말해요.

엄마는 6학년이나 되어서 남자친구한테 관심이 생겼던거 같은데,

엘라한테 이런 마음이 생기면 아이가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열한 살,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 책 속의 주인공인 다미처럼 열한 살, 여자아이의 마음이 어떤지 너무 궁금하네요.

 

 4학년 새학기를 앞둔 다미는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곰곰이 생각하다

엄마의 휴대폰 벨 소리의 반복되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한다.

 

 

 

그러다 불현 듯 언니가 학교가기 싫을 때 좋아하는 아이를 생각하며 갔다는 말을 떠올리며

4학년의 '사' 자는 사랑의'사'? 그럼 4학년은 사랑하기 딱 좋은 학년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드디어 다미는 4학년을 좀 더 재미있게 보낼 방법을 찾았다! 바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

 

 

다미에게는 단짝 친구 루미가 있는데 4학년 때도 한 반이 되며 4년 연속 같은 반이 되었다.

하지만 학생회장 선거에 부회장으로 출마한 박지민 오빠를 보며 우정에 금이 갈 만한 일이 생기고 만다.

다미 눈에 지민이는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이 나는 오라를!~내뿜고 있었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루미도 지민 오빠에게 반해 버렸다.

이런 이런 한 사람에게 절친이 모두 빠져 버렸다니ㅎㅎㅎ

우정링 나눠낀지 얼마나 됬다고.... 난 어른인데 감정이입이 되는건 뭐지...^^

 

 

루미는 지민 오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심지어 선거 유세에 자원봉사까지 지원한다.

반면 다미는 혼자 속으로 끙끙 앓기만 하고 루미에 의해 함께 자원봉사에 참여한다.

'몽글몽글 짜 놓은 휘핑크림을 입안에 넣었을 때의 달콤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지민 오빠의 목소리에

여전히 다미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감정의 줄타기를 한다.

선거에서 부회장이 되지 못한 지민 오빠는 루미와 사귀게 되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된 다미는 황당하고 화가났다.

어리다고만 생각한 열한 살 어린이인데 감정은 어른이나 아이나 같네^^

 

 

지민 루미 커플과 놀이 공원에 다녀온 후 루미는 지민 오빠와 헤어졌다 하고,

지민 오빠는 다미에게 고백을 하는데.......

과연 다미의 선택은???

 

 

단단하고 영원할 거라 믿었던 우정이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지켜질지....

(맞춤법도 적당히 틀려야 귀엽지 지민이는 좀 심하다ㅎㅎㅎ 엄마는 이런 사람은 그닥^^)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까? 결과는 책을 직접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한 편의 순정만화를 읽은 느낌이랄까 어린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내 그 또래 아이들의 공감을 끌어낼만 해요.

동화지만 풋풋한 사랑의 감정의 그림과 글체에서 그대로 드러나

너무나도 예쁜 책이에요.

게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열한 살 다미의 모습은

어른들의 사랑과 별반 다르지 않은

그 나이대에서 충분히 존중받아야 할 감정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어리다고 해서 어른들이 함부로 말해선 안되겠죠.

무엇보다 사랑을 대하는 태도나 감정을 마주하는 방법을

언니의 말을 통해 전달해주고 있어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되요.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감정이 무엇인지 스스로 받아들이기에도 시간이 걸리고

모든 것에 서툴러서 실수투성이가 되기 마련인데,

보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충분히 고민하여 결정할 수 있는 아이로 엘라도 컸음 좋겠네요.

이 책은 다미 또래의 친구들이 읽어도 좋겠지만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드는 초등 고학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꼭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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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엉덩이가 필요해!
돈 맥밀런 지음, 로스 키네어드 그림, 장미란 옮김 / 제제의숲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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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무슨 새 엉덩이???

책명에 확~~~끌려 버렸다. 나도 엘라도^^

 

 

우리 주인공 친구가 거울에 비춰 보고 엉덩이가 금이 간 걸 알게되었다. 쩌저적!!! ㅋㅋㅋㅋ 그러저나 왜 생뚱맞게 거울에 엉덩이를 비춰본걸까?

엘라는 친구가 '엉덩이탐정' 을 읽고 궁금해서 그런거라고^^

와~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 정말 아이들의 생각에 매번 놀란다. 엉덩이 싫어하는 아이 있을까?^^ 그렇지 않아도 요즘 엉덩이탐정 이란 책을 매일 밤마다 한시간이나 넘게 읽어달라서 아주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역시나 엉덩이탐정이란 책에서 생각이 시작되나 보다.

과연 주인공 친구는 어떤 엉덩이를 갖게 될지 그리고 엘라는 어떤 새로운 엉덩이를 좋아할지 궁금하다.

누가 이 책을 어린이들의 그림책이라 말하는가? 이 책은 첫 장면부터 전 세계 어린이들 뿐만아니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바로 하하하 웃게 만드는 책일 것이다. 정말 오랫만에 배아플 정도로 웃었다. [새 엉덩이가 필요해!] 는 뉴질랜드에서 출간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책으로 스코틀랜드의 한 할머니가 손자에게 책 읽어주는 페이스북 영상이 13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아니 그 영상이 아니였어도 아마 유명해졌을 책이다.

 

 

친구는 엉덩이가 금이간 이유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고민하다 방귀를 뀌어서 엉덩이가 갈라졌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필요한 새 엉덩이에 대해 다시금 고심한다.

과연 어떤 엉덩이가 좋을까? 초록 엉덩이? 파랑 엉덩이? 통통한 엉덩이? 날씬한 엉덩이? 예술적인 엉덩이? 반짝반짝 눈부신 엉덩이는? 심지어는 외계인 엉덩이? 자동차 범퍼 엉덩이는 너무 크고 무거워서 안 되겠단다.

어쩜 이리도 기상천이한 상상이 가득한지.... 게다 볼드체로 상상한 엉덩이에 힘주어 글씨를 표현해 더욱 읽으며 실감이 난다. 엄마는 생각없이 읽었는데, 이것도 엘라가 발견한 부분!!! 역시 아이들은 숨어있는 재미를 잘 찾는거 같다. 게다 엘라는 로켓 엉덩이가 제일 좋다며 엄마는 어떤 엉덩이가 좋냐고 묻길래 엄마는 로봇 엉덩이가 꼭 필요하다 이야기도 나누었다. 집안일 좀 해 주었음...

 

 

열심히 새 엉덩이를 찾았는데 마땅한 것이 없다. 오로지 나 혼자만 갈라진 엉덩이인데...

그 때 이럴 수가!!! 아빠 엉덩이도 갈라져있다 ㅎㅎㅎㅎㅎ

너무 웃겨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엉덩이 갈라지는 것도 감기처럼 옮나라니. 세상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책 한장 한장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어 엄마인 나도 너무나 즐겁게 읽었다. 정말 그냥 재미있어서 계속 읽고 싶은 책이었다.

 

 

엉덩이 좋아하는 우리 엘라 또래 친구들~

[새 엉덩이가 필요해] 이 책은 그냥 재밌어서 아마도 손에서 책 내려놓기 싫을거야.

너무 터무니 없고 바보 같지만 배꼽 빠지게 웃기니 꼭 읽어보라고. 꼭!!!

분명 좋아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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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을 시작하는 어머니가 꼭 알아야 할 것들 - 자녀라는 값진 열매를 사랑으로 맺게 하는 홈스쿨의 핵심
마이클 패리스 지음, 임종원 옮김 / 카리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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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것의 9할은 엄마의 사랑이라 생각된다. 흔들임없이 든든하게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엄마가 있다면 힘든 상황도 현명하게 이겨낼 수 있다 믿고 있고.

다섯살 때부터 아이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며 고려하게 된 홈스쿨링~공교육의 시스템에 큰 재미를 못 느끼고 아이 기질상 워낙 독특한 사고와 발상 그리고 행동으로 이어져 그 결과물을 스스로 도출해야만 하는 아이라 더더욱 7세인 지금 깊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방법론적인 홈스쿨 가이드는 요즘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커뮤니티도 비교적 잘 되어 있어 문의를 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선택이 아이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금 단순히 지침서가 필요한건 아니었다. [홈스쿨링을 시작하는 어머니가 꼭 알아야 할 것들] 이 책은 가이드 책이 아닌 부모의 마음가짐을 다독여준 책이라 말할 수 있다.

 

 

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전 서문에서 부터 짙은 종교적 색채가 느껴지는 책이다. 책은 뒤로 갈수록 더욱 더 생각했던 것보다도 많은 부분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종교와 무관한 나로서는 성경구절이나 관련 내용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읽기 불편한 부분도 분명 있었다. 허나 이 책은 홈스쿨링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밑그림 혹은 큰바탕을 세우고 싶어하는 부모에겐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임에는 분명하다. 그렇다고 너무 기대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 한국 부모들이 좋아하는 세부적인 노하우는 알려주지 않으니까.

 

 

'지속가능한 홈스쿨링을 이끄는 것은 어머니의 사랑의 힘이다! 어머니의 영적 영향력이 홈스쿨링의 성공을 결정한다.' 고 저자는 여러차례 힘주어 말한다. 앞서 언급했듯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성공적인 홈스쿨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어머니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 불안해하는 어머니들에게 여전히 잘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어머니의 헌신과 사랑의 힘을 통해 자녀라는 값진 열매를 얻게 될 것을 기대하면서 힘을 내도록 다독여 준다.

사실 홈스쿨링이라는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부터 매우 어려운 일이다. 사회적 시선에서 자유롭기 쉽지 않고 과연 내가 지치지 않고 아이를 지지해줄 수 있을지 가장 걱정스럽다. 홈스쿨링이 비교적 자리 잡고 보편화된 미국이든, 이제 홈스쿨링에 많은 부모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든 교육의 부담을 대부분 어머니들이 안고 있다. 매일 닥치는 수많은 집안일과 더불어 자녀를 가르친다는 것은 체력적으로 매우 지치고 무엇보다도 죄책감을 불러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자녀의 미래에 대한 책임마저 떠안게 되면서 엄청난 부담감과 싸워야 한다. 홈스쿨링은 가정마다 자녀마다 다르다. 그런데 홈스쿨링을 진행하면서 힘들어 하는 어머니들에게 세부적인 노하우를 알려 준다고 해서 반드시 해답이 될 순 없을 것이다. 그 과정이 매우 고된 길임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그 역할을 해나가는 어머니들을 격려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이 든다.

책을 덮으며 뭔가 마음이 따뜻하다. 불안한 나를 누군가 꼭 안아준 기분이랄까.... 홈스쿨링에 관심이 없더라도 위안과 격려가 필요한 엄마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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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잘 이별하는 법 환상책방 11
임정자 지음, 장경혜 그림 / 해와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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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어른이나 아이나 모두에게 참 어려운거 같다. 친정아버지 가시는 길에 어른인 내가 너무 무너져 아이가 크게 놀랐었는데 그 이후로 엘라는 부모의 부재에 대해 종종 이야기하곤 한다. 엄마도 할머니되면 떠나는 거냐고.... 슬픈일이지만 그게 현실이란 사실!!! 어린 아이가 받아들이기엔 너무 어려운 이별~ 그리고 아직도 완전히 이별에서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나! 그래서 엘라가 죽음을 대화의 소재로 언급할때마다 불편한게 사실이다.

[엄마와 잘 이별하는 법] 이 책은 나를 위해 선택한 책이다. 과거 엄마를 보낼 때 대학생이였던 난 지나고 보니 너무 어렸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별을 못하고 있었으며 아버지와도 여전히 이별을 못하는 못난 어른이기에.

 

 

 

 

책명부터 가슴 먹먹한 책이다. 읽는 내내 어찌나 감정이입이 되던지... 과거 나의 모습이 떠오르며 연이와 오버랩되는데 눈물이 계속 흘러 힘들게 읽은 책이다.

겨우 며칠 극기훈련을 다녀왔을 뿐인데 그 사이 엄마는 교통사고로 내 곁을 떠났다. 이젠 집에 가도 엄마가 없다! 주인공 연이는 이제 겨우 4학년 11살 어린이다. 과연 그 슬픔과 상실감을 감내할 수 있는 나이인걸까?

어른인 아빠는 어린 딸을 챙길 정신도 없이 엉망으로 무너져 버렸고 아빠와 연이를 위한다고 고모는 엄마의 흔적들을 모조리 치워버렸다. 엄마의 부재를 인정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한데 어찌 그리도 냉정한지... 흔적을 지운다고 과거의 기억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닌데 말이다. 연이는 혼자 오롯이 슬픔을 감내하고 있다. 겨우 하나 남은 엄마의 흔적인 분홍 스웨터에 의지해 옷장속에 들어가 웅크리고 잠이 드는 연이. 첫 아르바이트를 해서 엄마에게 사드렸던 셔츠를 유품 정리하고 나서 발견하고는 아직까지 보관하고 있는 나를 보며 참 연이만도 못한 어른임에 더욱 가슴이 아픈 장면이었다.

 

생일날 연이는 엄마와의 추억이 깃든 집에서 이사를 가야한다고 아빠에게 이야기를 듣는다. 생일날이면 엄마는 연이가 좋아하는 음식도 챙겨주고 엄마랑 함께 심은 나무도 보러 갔는데 무심한 아빠는 연이의 생일도 모르고 여전히 연이의 마음을 들여다 봐주지 못하는 무능하고 나약한 어른이다. 결국 혼자 오른 산에서 갑자기 쏟아진 비로 사고를 당하고 어리를 만나게 되는데 어리는 연이의 수호가 되어 연이를 안전하게 엄마와의 나무가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한다. 그리고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고 엄마를 자유롭게 놓아주게 된다. 어리는 연이가 정신을 잃고 구조될 때 까지 함께 하며 연이를 보호해 준다. 이렇게 연이는 어른의 도움없이 엄마와 제대로 된 작별의 시간을 갖는다.

엄마는 연이가 붉은 구슬을 가져가 주어 자유를 얻고 바람이 되어 흩어질 수 있었으며 연이도 드디어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별의 아픔과 상실감을 이겨내고 한층 성장한 어린이의 모습을 아주 감성적으로 잘 그려낸 동화책이다.

 

 

작가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한다. '내가 그렇게 쓰려고 버둥댔던 건 엄마와 아이의 사별이 아니라 닭죽었구나! 죽음이 아니라 살아감이었구나! 그걸 깨닫지 못해 글쓰기가 힘들었구나.' 하고 말이다. 부모와 자식은 언젠가는 반드시 이별을 하게 된다. 성장은 작별이고, 독립이며, 진정한 독립은 '같이 살아감' 이다. 작가의 말처럼 나도 이젠 진정한 독립을 통해 부모와의 이별을 하고자 한다. 더불어 엘라에게도 어려운 주제이지만 '같이 살아감' 이란 의미를 조금씩 이해시켜 이별이 슬프고 힘들기만한 것이 아님을 '함께 하는 것' 임을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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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노래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배봉기 지음 / F(에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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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작은 섬, 이스터섬!!!

세계 불가사의 중 하나인 거대한 모아이 석상들을 볼 수 있는 곳.

언젠가 TV에서 보았던 석상들이 [사라지지 않는 노래] 이 책의 주된 내용인지 표지에 가득하다.

세계 미스터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은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언제나 의문을 자아내는 대상이기도 하다.

'하늘로 우뚝 솟아 아득하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는 거대한 석상들. 해안을 따라 나란히 늘어선 그 석상들'

'도대체 누가 어떤 희망으로, 무슨 꿈으로, 세계적인 불가사의로 꼽히는 석상들을 만들고 세웠을까?'

작가는 그저 역사적 기록을 토대로 자신의 상상을 더해 이 소설을 썼다고 말하지만,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이야기들로 머리속이 어지럽고 분노와 환멸, 슬픔 등 여러 감정에 휩싸이게 되었다. 과연 어디까지가 기록이고 어디까지가 작가의 상상인지....

다스리는 자도, 다스림을 받는 자도 존재하지 않고, 욕심없이 평화롭게 살아가던 단이족 마을에 어느 날, 폭풍우에 떠밀려 온 '회색 늑대족' 이 표류하게 되면서 이 섬 역사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 동안의 평화는 처절한 모습으로 깨져버리고 장이족과 단이족의 끝없는 권력 다툼으로 인해 모아이 석상이 세워지기 시작한다.

평소 자신들의 형상을 본떠 몸에 지니고 다니길 좋아했던 단이족들의 석상이 장이족이 권력을 잡으면서 거대한 석상으로 바뀌게 된다.

하나 둘씩 세워지는 석상을 바라보며 공포심과 함께 장이족에 대한 영광을 느끼게 하기 위하여.

긴 세월을 통해 두 부족이 번갈아가며 저항을 통해 권력을 쥐게 되고 그때마다 석상을 만드는 사람들만 달라졌을 뿐 세월이 지나면서 석상은 늘어날 뿐이었다.

게다 두 부족 사이에서 태어났고 어느 부족에도 속할 수 없는 노예신분으로 살아가는 혼혈인들 또한 존재했다.

혼혈인 중 '괴상한 소리' 는 사람들과 단절되어 생활하던 '발과 입이 없는 자' 를 통해 그 끔찍한 세월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감정이 놀라움과 당황, 분노와 증오, 슬픔과 그리움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한다.

책의 말미에 '가슴 속에 너무 말이 많으면 입이 막힌다' 는 속담을 인용하며 기록자 헨리는 심정을 밝혔다.

자신의 집에서(농장) 그가 노예로 지냈던 그때를 회상하면 가슴이 먹먹해 진다고.

또 그는 그들의 말을 배우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영어로 대화를 했기에 그는 스스로의 언어를 말할 기회를 상실했고, 이 지구에서 그 언어가 영원히 사라져 버린 것이 가슴아프다고.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 웃음과 울음으로 만들어 낸 역사와 문화도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그는 바라고 바란다고.

이 기록이 어느 곳에선가, 한 사람, 또 한사람,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 전해지고 전해지기를...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허구가 감미된 역사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원주민들의 처절한 삶에 가슴이 아파왔다. 이방인의 손에 처절히 유린당한 단이족과 장이족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에 태어난 큰 목소리의 삶까지.

작가는 이스터섬에 현존하는 거대한 모아이 석상을 인간의 과도한 욕망이 빚어낸 파괴적 상징물로 그려 내며, '장이족' 과 '단이족' 이 처한 비극적 운명을 통해, 오늘날 개개인의 욕망을 최우선으로 질주하고 있는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한다. 다소 무겁고 심도 있는 주제를 담고 있지만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이란 생각이다. 잠시 호흡을 고르며 우리 삶을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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