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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단골 가게 - 마치 도쿄에 살고 있는 것처럼 여행하기
REA 나은정 + SORA 이하늘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몇년전 남편이 생일 선물로 도쿄로 여행을 보내 준 적이 있었다. 바쁜 신랑은 못가고 나와 여동생 둘이서 도쿄에 갔었는데 일본어 전공자인 여동생 덕분에 비교적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다. 지브리 스튜디오를 가기 위해서는 고양이 버스를 타야 하는데 우리는 길을 잘 못 들어 걸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동네를 가로 지르는 시내와 그 주위에 울창한 나무가 있는 여유롭고 한가로운 그 동네가 정말 마음에 드는 거다. 여동생은 '나중에 도쿄에 살게 된다면 꼭 이 동네에 살고 싶어' 라고 했고 지금은 도쿄에 취직을 해서 정말 그 동네에 살고 있다. 언젠가 혼자서 동생집에 놀러가야지란 야무진 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쿄에 관한 책은 늘 눈길이 간다.
도쿄, 단골 가게는 워킹 홀리데이로 일본에 간 두 친구가 낸 책이다. 일상을 살아 가면서 도쿄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괜찮은 가게를 찾아내서 이 책에 담아냈다. 책을 내기 위해 잠깐 다녀오고 낸 책이 아니라서 그런지 책이 엄청 두껍다. 그리고 도쿄 여행자들이 꼭 들르는 동네를 소개 하고 있지만 여행자들이 자주 가는 유명한 가게는 별로 없다. 그래서 신선했다.
이 책에서 제일 자주 나오는 말이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이란 말일 것같다.
일본 여자들이 많이 입고 다니는 화사한 원피스를 파는 가게, 앙증맞은 신발을 파는 가게, 여자들이 수다 떨며 맛있는 점심을 먹기에 좋은 괜찮은 까페, 여자들이 가방속에 넣어 다니고 싶어 할 만한 물건들이 수두룩한 펜시용품점, 달달한 디저트를 파는 가게, 꽃미남이 지키고 있는 라멘 가게 등등.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싶어 할 만한 가게들이 엄청많다. 당장 달려 가서 사재기를 하고 싶은 가게가 많았지만 엔화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현실이 슬플 뿐이다. 그리고 도쿄에 사는 여동생이 돈을 못 모으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을 파는 가게가 이렇게 많은데 어찌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있겠느냐 말이다.
일상이 무료 해서 어디론가 가고 싶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혔을 때 이 책을 꺼내 책장을 훌훌 넘기면서 도쿄에 가면 여기도 가보고 여기도 가봐야지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런데 정작 도쿄에 갈 때는 이 책은 못들고 갈 것같다. 너무 두껍고 무겁다. 여행자에게 가벼운 짐은 필수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