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의 랜덤 워크 - 영화와 음악으로 쓴 이 남자의 솔직 유쾌한 다이어리
김태훈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김태훈씨가 책이 나왔다며 부끄럽다고 하시니까 배철수씨가 부끄러우면 책을 내지 말아야지 왜 내냐고 하시더군요. 김태훈씨가 겸손의 말을 그렇게 받으시면 어쩌냐고 사실 조금 자랑스럽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책이 랜덤 워크입니다. 자기가 하는 일이 규정지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책 제목을 랜덤 워크라고 지었답니다.  대표적인 그의 직업은 팝칼럼니스트이지만 방송에서도 자주 보이시고 연애 카운슬러로 활동하고 칼럼과 책도 쓰고  있는 거 보면 랜덤 워크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것 같다.


 

김태훈은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를 보면서 자신과 닮은 모습에 깜짝놀라고 고단한 한주가 끝나면 달콤한 휴식처인 만화방에서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와 츠토무 타카하시의 <지뢰진>을 읽고, TV로 <짱구는 못말려>를 보면서 피곤을 푸는 귀여운 면이 있다.
헬스클럽에서 만들어진 묵직한 이두박근 보다 <파이트 클럽>에서의 브래드 피트가 지녔던 깡마른 몸에 섬세하게 세겨진 음영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의 흰색 난닝구의 말론 블란도, <크로우2>의 이기 팝의 록커로서 살아온 30년 삶을 보여주는 상처투성이의 몸이 생생한 날것의 냄새를 풍기는 수컷의 섹시함이라며 극찬을 함과 동시에 자신의 몸은 이제 명랑만화의 주인공을 닮았다는 얘기에는 웃음이 터졌다. 
영화 <M>을고보 잊고 있었던 과거의 순수와 아련함을 느끼고,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를 보면서 친구를 잃고 돼지가 되어버린 포르코의 애수어린 눈빛를 보고 울어버렸다는 대목에서는 방송에 나와서 재미있는 얘기만 하는 달변가 김태훈이란 사람이 참 감성적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영화 <친구>에서 <Bad Case of Loving You>에 맞춰 달리던 주인공과, <트레인스포팅>의 <Lust  for Life>와 함께 달리던 이완 맥그리거를 보면서 청춘은 언제나 달린다며 자신은 언제 마지막으로 달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단다. 사실 나도 달려 본게 언제 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의 청춘도 지나갔나보다.
<스피드 레이서>,<로버트 태권 브이>를 보면서 더이상 흥분되지 않고 마이클 잭슨의 <Thriller>를 들으며 촌스럽다고 느끼고, 기억력이 점점 감퇴되어간다는 고민에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라 호기심을 잃어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던간에 머릿속에 오래 남아있지 않는다는 선배의 말에 늙어감을 한탄한다. 아! 하면서 정말 공감한 부분이다. 예전과 달리 책을 끝까지 읽기 힘들고 드라마도 몰입해서 오래 보지 못하고 어떤 자극에도 심드렁했던것이 나이들어감과 동시에 호기심을 잃어서 이구나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보고싶은 영화와 애니메이션, 듣고 싶은 음악 리스트를 만들었다.
이 책에 팝칼럼니스트면서 영화 마니아 답게 상황에 적절한 영화와 음악을 무수히 풀어냈다. 그리고 달변가 답게 무거운 주제도 가볍고 재미있게 표현해놓았다. 
어릴때 공부보다 영화, 음악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지만 지금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일 잘하고 있는걸 보면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면서 성공적인 삶을 사는 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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