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 것 - 김달 -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 것 -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단단하게 지켜나가기 위해
김달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4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군가의 고민 상담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보다 어린 시절, 난 해결사가 되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이나 충고하는 것이 되게 근사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때는 그게 멋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세상을 경험해보면 금방 깨닫게 된다.

충고나 조언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고.

그럼에도 가끔은 자의든 타의든 혹은 기분에 취해 조언 아닌 조언을 할 때도 여전히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갈수록 뱉은 말의 잔상은 더 짙어지고 그 말의 무게가 오롯이 내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 기분이다.

아마도 이 글을 쓴 저자 김달도 나와 같은 심정이나 기분을 조금은 느끼면서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나는 김달 작가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소개를 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상담을 통해 많은 구독자를 거닐고 있는 크리에이터였다.

제목만 보면 '사랑'에 대해서만 말할 것처럼 보이지만, 연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의 종착점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사랑의 이야기가 많은 건 고민 사연이 가장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노래 가사도, 영화도, 문학도 '사랑'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처럼 말이다. 

총 5장으로 이 책은 구성되었다.

그리고 1~4장까지는 연애, 사랑에 관한 다양한 고민 사연이 소개되고 그에 대한 저자가 생각하는 답변이 아래에 배치되었다.

충고, 조언 혹은 솔루션을 담았다면 담은 것인데, 그 과정이 저자에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남녀 관계에 대해서 그것도 그 사연자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한 쪽 편의 이야기만 듣고 반응한다는 것이 어렵고 한편으로 위험하기 때문이다.

결국 일반론을 꺼내들 수밖에 없거나 경험에 기반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 부분은 사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저자의 이야기가 뻔한 이야기로 그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글 속에 비친 겸손함과 부드럽고 편한 전달력인 것 같다.

덧붙여서 헤르미온느와 같은 유명 인사의 6가지 문장 일화나 다양한 도서에서 차용하는 예시 역시 한몫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보내온 사연들 위주로 책에 소개되었기 때문에 그 부분 역시 읽는 독자들이 편하게 다가설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기꺼이 나서려고 한다.

나는 거리낌 없이 말하고자 한다.

나는 계속 해나갈 것이다.

나는 혼자라고 느껴질 때도 앞으로 전진할 것이다.

나는 매일 밤, 평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고자 한다.

나는 가장 위대한 최고의 모습을 지닌, 가장 강한 나 자신이 될 것이다.

P67 ~ P68 중에서 배우 엠마 왓슨이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상처를 받았을 때 마음을 다잡기 위해 되뇐 문장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5장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깨닫게 된 것들: 어쩌면 당신 인생을 바꿀 이야기'였다.

사랑과 연애라는 것도 결국은 인간관계의 한 유형이다.

그리고 그 인간관계를 맺고 끊고 흘러가는 건 내가 주도하는 것이다.

자연히 '나'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이미 1~4장에서도 사랑과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자존감이나 나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5장이 결론적으로 이 책에서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더욱 한가득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간절함이 필요한 것, 가난에 대한 이야기,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

알차고 가치 있는 저자 본인의 경험담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그중에서도 '인간관계에도 미니멀리즘은 필요하다'라는 글이 참 와닿았다.

냉정할 수도 있고,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최근 내가 많이 하는 생각에 방점을 찍어주는 것 같아 머릿속에서 정리가 확실하게 되는 느낌이었다.

어릴 적에는 같은 학교를 다녔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특정 일을 함께 했다는 이유만으로 끈끈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처한 상황이 달라지고 보는 시각이 달라지면서 내가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내 주변에 있어야 하는지가 얼마나 중요함을 많이 느끼게 된다.

아쉽게도 조금은 거리를 둬야 할 사람들도 생긴다.

그게 내가 성장하고 의도치 않은 상처를 받지 않는 방법이다. 

삶의 그림을 바꾸고 싶다면 주변 사람들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곁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가에 따라 삶은 180도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생 때까지는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사회에 뛰어들어 회사에 취직하고 이런저런 사람들한테 치이다 보면 확실하게 느끼게 된다. 주변 사람이 내게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P251 중에서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인 이야기를 곳곳에 하면서도 부드러움을 유지하는 저자의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이상적인 말들과 일시적인 달콤한 말들을 나열한 그저 그런 책이 아니기에,

특히 20대들과 자존감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쯤 권해도 문제없을 책인 것 같다.

[서평] 너를 만나고 나를 알았다 - 이근대 -

너를 만나고 나를 알았다
이근대 지음, 소리여행 그림 / 마음서재 / 2020년 4월

제목처럼

표지에 담긴 파스텔톤의 하늘하늘한 예쁜 하늘과 구름처럼

따스하고 부드러운 글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진 '너를 만나고 나를 알았다'를 읽었다.

온전히 내가 나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너를 만나고 나를 알았다는 건 내 마음을 만나고 나를 더 잘 알아가고 사랑하게 되었다는 뜻 아닐까 생각했다.

이번 생을 처음이라는 드라마 제목처럼

나도 부모가 된 건 처음이라 서툴러라고 고백하는 어린 부모의 용기 있는 말들처럼

우리는 모두 새롭게 눈을 떤 아침이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첫날이다.

당연히 실수도 하고, 후회도 하고, 상처도 주고 상처도 받고 그렇게 일상을 살아간다.

주변 사람들의 힘듦에는 당연히 하는 위로와 걱정을,

하물며 내 몸에 좋으라고 먹는 종합 비타민제는 습관처럼 꼭꼭 챙겨 먹으면서

내 마음 챙김에는 초보 중에도 생초보다.

이 책은 내 마음을 잘 못 챙기는 모든 이들에게 마음을 챙겨보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좋은 비타민 알약과도 같은 글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시작해보는 것 그 자체가 큰 의미다. 

넘치는 것은 부족함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다.

조금 만족스럽지 못해도 상심하지 마라.

부족한 것보다 무서운 건

걱정하며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이다.

걱정 많은 너에게 중에서 P221 중에서

언제나 평상심을 유지하며 옳은 선택과 중용의 경지를 행할 수는 없다.

욕심을 부리고 아쉬워할 땐, 부족하다고 싶을 땐 이렇게 내 마음에 주문을 걸듯 나지막이 마음에 전달해보자.

누가 나를 싫어하거나 미워한다고 신경 쓰지 마라.

흘러가는 강물을 붙잡지 않듯 그냥 흘려보내라.

누가 뭐라 해도

나의 길을 유유히 가면 된다.

유유히 가라 중에서 P163 중에서

일상을 지내보다 보면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는 것.

영양가 하나도 없는 충고나 조언, 날카로운 말을 들은 날이면 무시하고 마이웨이 하자.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나의 마음에게 말해주자.

그리고 별의별 사람들과 그 입술에서 새어 나온 말들은 저기 먼 곳에 보내버리자.

이세상에서 나보다 중요한 건 없다.

어떤 일도 나보다 우선순위에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나를 챙기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여태 익숙하지 않았던 일.

그래서 이참에 습관으로 만들어보자.

습관으로 만드는 꽤나 긴 여정에서 이 글들은 너와 나를 홀로 두지 않고 길을 밝혀주는 작은 등불이 될 것이다.

[서평]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 - 이근후, 이서원 -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 - 살면서 누구나 고민하는 인생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
이근후.이서원 지음 / 샘터사 / 2020년 5월

심리 분야의 대가 두 사람이 만나 나눈 대화를 책으로 엮었다.

한 명은 50년 동안 정신과 전문의로 환자들을 만나고 학생들을 가르쳤고,

또 다른 한 명은 25년 동안 상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생이라는 길고 긴 길에 정답이 없듯, 이 책을 통해 나의 인생에 대한 모든 해법을 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힘들고 어깨가 축 처진 이들에게 용기가 될 수는 있는 책인 것 같다.

인터뷰나 대담 형식을 책으로 읽을 때는 소설가가 책상에서 쓴 책과는 또 다른 생동감을 받아 다른 차원의 집중력을 가지게 만든다.

마치 내가 그 장소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 생생히 귀담아듣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책의 소개를 찾아보니 이 책을 만들어내기 위해 총 50개의 주제를 선정해 수개월에 걸쳐 두 사람이 만나 매주 한차례 이상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또는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정성이 깃든 도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 9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에서는 상처받는 마음에 대해서

2장에서는 자존감에 관하여

3장에서는 세상과 관계를 맺는 법에 대해

4장~6장에서는 가족, 부부, 부모 자식 관계에 대해

7장~8장에서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9장은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인생 전체와 행복에 대해 두 사람이 다양한 자신의 경험담과 이야기를 통해 차근차근 독자들에게 설명을 해나간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최근 출판 흐름을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면 자존감, 힐링을 주제로 한 글들이 많다.

에세이 형식의 힐링을 담은 글들도 매력적이지만, 이 책은 확실히 심리 전문가 2명이 나눈 대화를 담았다 보니 무게감이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곧바로 상담이 어려운 상황이거나 좀 더 본인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이 적절할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도움은 될 수 있지만 결국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해결의 열쇠는 책에서도 말하듯이 본인만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무척이나 마음이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마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왜 그렇게 섭섭하고 절망적인 느낌이 들었는지 아직 감정의 파편이 남아있다.

같은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내게 들어오느냐도 중요한데, 그 전달하는 방식이 이 책은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에서도 말하는 것처럼 우선 지금의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 대전제라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큰 발 한 걸음을 내딛는 거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쉽지 않은 인생살이에 지친 그대들, 그대들의 그 모습 온전히 다 자랑스러움이니 부디 오늘 밤은 편안히 지냈으면 좋겠다.

내 못난 것을 감추려고 하지 않는 것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의 특징이군요.

P56 중에서

비교의 대상을 달리하면 열등감은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감정이 아니라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감정이 됩니다. 그러면 열등감을 활용할 수 있어요. 이것이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열등감 활용법입니다.

P63 중에서 

[서평]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Vol.1 - 포럼 M -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Vol 1. 우리 집에 왜 왔니 ㅣ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1
포럼M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대학생 시절, 멋모르고 마이크로 트렌드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당시에도 경제경영 도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책이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예측을 잘한 도서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저자도 다르고, 시대도 다르지만 오늘 서평을 쓰게 된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도 이와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

같은 맥락이라 함은, 지금의 시대는 이전과 달리 세부적이고 개인적이고 꼼꼼한 마케팅과 트렌드로 돌아가고 있음을 공통적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이 책은 1년에 한 번 트렌드 경향을 분석하는 도서들에 비해 분기별로 트렌드 경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점에서 매거진 형식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두었다.

트렌드서를 읽었을 때 좋은 점은 무엇일까?

장점은 최신 경향을 파악한다는 점일 것이다.

최신 경향을 파악하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 정보를 흡수하거나 얻는 점일 것이다.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에서는 전반부에 이 부분이 집약되어 있다.

이번 책에서 볼 수 있었던 최신 트렌드의 경향은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언택트와 뉴트로.

언택트는 코로나19로 야기된 비대면 일상으로의 변화로 시작된 불가피한 사람들의 패턴 변화에서 온 것이다.

뉴트로는 밀레니얼 세대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복고의 현대적인 해석에 바탕을 둔 신드롬이다.

두 가지 줄기 모두 고개를 끄덕할만한 최근의 핫한 키워드임에 틀림없다.

이 줄기에 더해서 언택트를 뒤받쳐주는 다양한 앱과 사이트의 등장을 소개하고, 그 와중의 나 역시 사용해볼 만한 앱과 사이트를 직접 방문해보고 메모하기도 했다.

뉴트로 부분에서는 미디어 콘텐츠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 수밖에 없는데,

슈가맨 프로그램, 유튜브의 온라인 탑골 공원 열풍을 거론하지 않고서는 이야기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양준일, 대한 제분의 백곰 패딩 등 다양한 소재들의 뒷이야기는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신중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트렌드를 분석하는 트렌드서가 과연 중심을 잘 잡고 있는가라는 생각에 대한 것이다.

자연스러운 대중들의 요구로 생겨난 트렌드를 분석한 부분과 기업이나 기타 기관에 의해 만들어진 트렌드를 밀고 있는 부분이 있는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다.

이 책이 인위적인 트렌드를 만들려고 했다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이제껏 나왔던 트렌드의 선동이 있었던 선례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은 앞으로도 아예 배제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덧붙여서, 후반부에서 자칭 타칭 인플루언서들의 강연과 인터뷰를 기재한 부분은 흥미로움과 동시에 이런 부분을 생각하게끔 만들기도 했다.

앞으로 포럼 M이 꾸준한 강연과 활동을 통해 풀어나가리라 기대해보는 부분이다.

분기마다 트렌드를 즉시 파악하고 정보를 흡수할 수 있는 책이 나온 점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Vol.1에서 그치지 말고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굵직하고 멋진 정체성을 확립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트렌드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

서평] 어둠의 눈 - 딘 쿤츠 -

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40년 전 코로나19를 예견한 소설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어둠의 눈'을 읽었다.

근데 중요한 건 이 책에서 바이러스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꽤나 이야기가 진행된 이후다.

그래서 그 부분에만 포커스를 맞춰서 책을 집중하게 되면 허탈할 수도 있다.

미리 사전에 이 부분을 먼저 이야기하는 이유다.

딘 쿤츠가 쓴 어둠의 눈은 그 부분을 빼더라도 상당히 흥미로운 소설이다.

이 소설의 중심인물은 티나다.

티나는 죽어다고 생각한 아들의 생존에 대한 확인을 위한 여정이 큰 줄거리다.

과거 공연을 직접 하던 티나는 일선에서 물러나 공연 기획자로서 일하는 여성이다.

하지만 자신의 아들이었던 대니가 1년 전 스카우트 캠핑을 가서 버스 사고로 죽었다.

다만 시신을 확인하지 못했을 뿐.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은 죽지 않았다는 사인을 티나는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부터 이제 혼동과 혼란이 시작된다.

티나는 아들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장의사를 찾아가지만 비밀조직에 의해 이미 그 장의사는 살해된 뒤였다.

이후에는 아들에게 또 다른 능력이 있다고 믿고 최면술사를 찾아가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실험실에 잠입을 하고 여기서 이 책을 역주행하게 한 이야기들이 전면에 나선다.

실험실의 위치가 우한이고, 바이러스 이름은 우한 400이라고 말하는데, 사실 이 부분은 전후 사정을 다 빼더라도 상당히 소름 끼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지금의 코로나 사태와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의 일상생활을 반추해볼 수 있는 점들을 예견한 점은 분명하다.

아무래도 40년 전 이야기다 보니 지금 정서와는 맞지 않는 유치함도 존재하지만 처음 시작부터 상당히 속도감 있게 전개한 점이 이 책을 읽기에 재미를 더해준 것 같다.

또한, 바이러스 하나로 인해 삶이 전반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지금 목격하면서 이 예견이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장점과 특이점이 존재하지만 이런 면들만 보아도 이 책을 한 번쯤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건 확실하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