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건너뛰기 트리플 2
은모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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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책 읽는 30대 klhan85입니다.

이전에 소개 드렸던 자음과 모음의 새로운 시리즈인 트리플 시리즈의 두 번째 책도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스타트를 끊은 박서련 작가님의 단편 소설 3가지와 에세이도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 만난 은모든 작가님의 단편 소설과 에세이 역시 참신하고 신선하고 세련된 느낌을 가지기에 충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젊은 한국 작가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통통 튀는 문체를 만날 때마다 즐겁습니다.

오늘 역시 은모든 작가라는 제게는 새로운 작가가 한 분 추가되어 의미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소설의 특성상 모든 줄거리를 다 이야기하면.. 앞으로 읽을 분들에게 재미를 반감하는 행위인 것 같아 제가 느낀 점과 좋았던 점을 위주로 간단하게 글을 남겨볼까 합니다.

트리플 시리즈라는 명칭답게 은모든 작가님의 단편 소설 3편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가수의 새 앨범 트랙에서 마지막에 위치한 보너스 트랙과 같은 에세이 한 편도 덤으로 즐기는 즐거움이 있는 트리플 시리즈가 되겠습니다.

제목은 오프닝 건너뛰기이며, 3가지 단편 소설의 제목은 오프닝 건너뛰기, 쾌적한 한 잔, 앙코르입니다.

개인적인 선호도로는 앙코르 > 쾌적한 한 잔 > 오프닝 건너뛰기입니다.

제가 은모든 작가님의 글을 읽고 세련됨을 느꼈다고 평한 이유는 다름 아닌 젊은 세대들이 지금 겪을법한 해프닝이나 일상적인 소재와 상황에서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끄집어낸 점 때문입니다.

그리고 거시적인 느낌보다는 미시적인 느낌의 표현이 촘촘히 문장에 배치되어 있어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맛을 느끼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 역시 많은 작가들이 선호하는 '사랑'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글들입니다.

하지만 다루는 방식이 어떠한가에 따라 같은 이야기도 독자들에게 주는 울림이나 여지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납니다.

앙코르의 경우 세영과 가람이라는 두 여성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둘은 캄보디아라는 공간에서 만나기 전까지 생면부지였습니다.

누구에게나 왠지 오늘은 평소의 자신과 다른 행동을 갑자기 하게 되는 날이 찾아오는데요.

한국 사람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공항에서 짐을 잃어버리고 난감해하는 상황에서 세영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되어 캄보디아에 있는 동안 한 공간에서 함께 지내며 관광을 즐기고 세영은 잊고 있었던 자신에 관한 중요한 부분은 감지하게 됩니다.

실제로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대충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되고 그다음의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는데요.

은모든 작가님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결론을 보여주지 않는 결말을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쾌적한 한 잔'에서도 고등학교 문학 교사인 은우는 평균 이상이 되는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무성애자인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내거나 자신들 마음대로 은우를 평가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부딪히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글에서 만난 상황은 특수해 보이지만, 사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적인 모임이나 술자리에서 가볍게 던지는 이야기들이나 농담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은우가 겪는 힘든 상황이 시시각각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점점 들기도 했습니다.

역시나 이 소설 역시 무언가 결말을 작가님 스스로 매듭짓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은모든 작가님의 짧지만 세련된 소설 3편을 읽으면서 우리는 여전히 비정형화되거나 비규칙적인 상황들에 대해서 얼마나 유연하지 못한 존재들인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세 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평범한 사랑, 특이한 사랑, 결코 찬성할 수 없는 사랑 등으로 쉽게 규정짓는 것들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좁고 편협한 인식 덕분에 어쩌면 다양한 형태를 그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수면 위에서 더 쉽게 만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에는 또 한 번 느낀 것은, 과연 나는 얼마나 유연할 수 있는가? 그리고 나는 얼마나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라는 것을 숙제로 남겼다는 점입니다.

그러한 생각을 갖게 한 결정적인 힘은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작가님이 구성한 전개 방식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오랫동안 저는 자음과 모음의 트리플 시리즈를 응원하게 될 것 같습니다.

부담감 없는 페이지 수에 반비례하는 압축적인 함축적인 메시지의 힘과 신선함에 중독되었으니깐요.

여러분들께서도 이 시리즈에서 각각의 색깔을 지닌 작가들의 멋진 이야기를 함께 읽어보시길 권해봅니다.

 

 

* 자모단 2기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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