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에서도
이현석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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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책 읽는 30대 KIhan85입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작가의 보증된 이야기들을 읽는 일이 어쩌면 더 효율적이고 편한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의반 타의 반으로 읽게 된 생소한 이름의 작가가 세상에 출간한 작품들을 하나 둘 읽어가면서 기성 작가와는 다른 차원의 재미와 생소함에 저는 최근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불과 10년 전의 세상의 모습과 그때 당시의 20~30대 모습과 지금의 20~30대 모습이 천지차이인 것처럼,

지금 막 출판계에 한 발을 내딛거나 막 인기몰이를 하는 신진 작가들의 면면도 가지각색이며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 소개할 다른 세계에서도의 작가인 이현석 님 역시 조금은 남다른 면을 가진 분입니다.

바로 의료인이면서 작가인 투잡러인데요.

작가님은 자신의 본캐라고 할 수 있는 의료인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진중하고 용기 있는 분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면 이현석 작가님의 첫 소설집을 저와 함께 잠시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세계에서도'에는 총 8개의 단편 소설이 들어있습니다.

제목과 똑같은 다른 세계에서도를 중심으로 그들을 정원에 남겨두었다, 라이파이, 너를 따라가면, 부태복 등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는데요.

다른 세계에서도를 통해 2020년 젊은 작가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대표작은 아무래도 이 소설이 되겠는데요.

주제 역시 낙태를 다루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8편을 모두 읽어보니 저는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이야기는 '그들을 정원에 남겨두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소설은 작가 본인을 그대로 투영한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의사이면서 작가인 주인공과 그의 동기, 그리고 이 이야기의 문제점이 된 두 노인의 동성애까지 조화롭게 잘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실제로 작가님은 작가의 말에서도 전문인이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해서 상당한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맥락을 전달했습니다.

그만큼 의료인인 자신 역시 글을 쓰는 무게감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또 소명의식을 가지는 것 같아 가볍지 않은 사람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의료 사고가 나거나 법의 사각지대를 절묘하게 이용해서 누군가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일이 수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문적인 분야라는 진입장벽 때문에 심증만 있을 뿐, 결국 현실에서는 억울한 피해자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점들에 대해서 누구나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쉽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용기의 문제도 있지만 지식의 한계에서 오는 문제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작가님은 그 업계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도 용기를 내어 그런 부분을 소설과 글로 꼬집어냈다는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 제기를 하는 전문인이 이렇게 하나 둘 생기다 보면 좀 더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또 약자가 조금은 더 보호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이현석 작가님의 이야기에는 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모두 등장합니다.

또 간과하거나 잊는 부분들을 꼬집어주기도 합니다.

글을 쓰는 자유도 있지만 읽는 이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는 의무도 있는 것이 바로 작가의 소명의식일 텐데요.

조금은 사회 지향적이고, 조금은 무거울 수도 있지만 결코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를 마주해야만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즐거움을 위한 독서에 더해 의미 있는 독서를 해보신다면 더욱 가치 있는 독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개인적인 재미 위에 이유 있는 독서도 꾸준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자모단 2기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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