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노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2
이희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하세요.

책 읽는 30대 Klhan85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청소년문학 소설인 '보통의 노을'입니다.

이 책의 저자 이희영 님은 전작 '페인트'로 상당한 주목을 받은 작가라고 하네요.

저는 전작을 본 적은 없고 이번 신작을 통해 처음 작가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책을 큰 힘 안 들이고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에겐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소설이 김려령 작가님의 '완득이'인데요.

'완득이'는 영화화될 정도로 구성도 탄탄하고 캐릭터들이 입체적이라 읽은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제 머릿속 한곳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번 '보통의 노을' 역시 마치 '완득이'를 처음 읽었을 때처럼 좋은 느낌과 즐거움을 느끼면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저와 함께 이희영 작가님의 '보통의 노을'을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소설을 읽고 서평이나 리뷰를 남길 때는 늘 고민이 됩니다.

제가 정말 즐겁게 읽었다는 것을 오로지 전달하려면 스토리를 전체적으로 설명하면서 대목들을 짚어 나가야 하는데,

그러면 이 글이 스포일러가 되어 정작 소설을 읽지 않거나 재미가 반감될 것 같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아쉽기는 하지만 이 책에서 작가님이 독자들에게 던진 화두라고 생각하는 점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조금만 풀어볼까 합니다.

겨울이 지나면 새봄이 올 것이다. 이른 봄을 느끼는 사람도, 아직 겨울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환절기에는 거리에 다양한 옷차림이 보인다. 여전히 패딩을 입은 사람과 파스텔 톤 봄 재킷을 걸친 사람들 말이다. 그러나 누구도 상대의 옷차림을 이상하게 생각지 않는다. 환절기는 모든 옷이 통용되는 제5의 계절이니까. 나는 세상이 환절기처럼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이길 바란다. 두꺼운 무채색 패딩도, 나풀거리는 파스텔 톤 봄 재킷도 모두가 정답이 되는 세상 말이다.

P213 중에서

이 책의 마지막 챕터인 제5의 계절에 나온 마지막 문단입니다.

이 책의 모든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문단인데요.

제목은 보통의 노을, 그리고 그 책의 마지막 챕터는 제5의 계절, 그리고 그 챕터 안에는 등장인물들이 자연스럽게 벌어진 일들을 평화롭게 풀어나가는 모습과 함께 주인공인 노을이가 담담하게 생각하는 바로 마무리를 합니다.

제목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을 담았는데요.

우리가 흔히들 내뱉는 말인 보통, 평균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는 독자들에게 생각해 볼 기회를 열어줍니다.

최근에도 저는 같이 일하는 분과의 대화에서 보통, 남들만큼이라는 말 자체에 대해서 꽤나 많은 시간을 들여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은 무난함, 그리고 남들만큼 그리고 튀지 않기를 바라는 문화가 여전히 팽배합니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어떤 면에서는 남과는 다른 부분에 대해서 용납을 더욱 못하는 문화 역시 자리 잡고 있지 않나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근데 과연 무엇이 보통이고, 어느 정도가 평균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도 남들만큼만 살고 싶다.'

'나도 남들이 취업할 때 취업하고, 결혼할 때 결혼해야 한다.'

사회적 기준이라고 해야 할까요?

근데 이 말은 어쩌면 상당히 오만하고 왜곡된 생각에서 나온 말일지 모르겠습니다.

이 세상에 100명이 산다고 가정했을 때, 과연 100명이 생각하는 보통, 중간, 남들만큼이라는 기준이 동일할까요?

아마도 100명 모두 보통, 평균의 기준은 제각각일 것입니다.

보통의 기준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요.

근데 본인 스스로가 만들어낸 가상의 기준을 잣대로 거기에 미치지 못하면 상당한 박탈감을 느끼며 자존감을 낮추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보통, 평균의 수치가 어디인지는 가늠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과연 누가 주류이고 누가 비주류인지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나와 다른 사람들을 따뜻하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볼 이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단 한 번도 아버지를 원한 적이 없었다. 그런 존재 없이도 엄마와 생활하는 데 전혀 문제 되지 않았으니까. 우리는 툭탁거리는 남매처럼, 세상 가까운 친구처럼 지내 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관계는 돈독하다 못해 역할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솔직히 엄마와 아들이 지켜야 할 역할은 반드시 이거다,라고 교통법규처럼 정해진 것도 아니지 않는가.

P55 중에서

주인공인 노을이가 엄마 혼자와 살아가는 가족을 가진 것처럼, 요즘에는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가족 형태가 많아졌습니다.

다문화 가정 등 그 형태도 각양각색입니다.

머리로만 알고 있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 보통에 대한 집착에서의 탈피를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죠.

주인공 노을이처럼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중, 고등학교 시절에 누구보다 구김 없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를 가꾸어나가는 건 저를 비롯한 어른들의 성숙한 의식과 노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청소년 문학 소설인 '보통의 노을'은 내용이 어렵지 않으면서 쉽게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가 오늘 써 내려간 이야기처럼 꼭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어른들이 읽어도 생각해 볼 부분이 많아서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좀 더 욕심을 내서 이 소설을 영화화한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 이 책을 읽어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자모단 2기로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