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두 번째 이름, 두부 - 유기견 출신 두부의 견생역전 에세이
곽재은 지음 / 시드앤피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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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만 보고 귀여운 강아지의 일상을 적어놓은 에세이로 판단했다.

워낙 요즘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고, 스스로를 집사라고 부르는 요즘이지 않나.

그래서 이 책도 강아지의 귀여운 사진들과 소소한 일상을 담은 책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책 겉표지에 있는 회사의 대표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 싶기도 해서 궁금함을 품은 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글을 쓰는 주체를 강아지 두부로 삼았다는 점이다.

여기까지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도 강아지의 고유 계정을 생성해서 운영하는 경우가 좀 있어 익숙하면서도 신선했다.

실질적인 저자인 곽재은은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두부를 만나게 된다.

유독 끌리는 상대 혹은 생명체 또는 물건이 있는 것처럼, 곽재은에게는 두부가 그런 존재였다.

서른 장 넘게 서류를 작성해서 어렵게 입양한 존재가 유기견 두부이다.

유학 생활 시절부터 두부에게 좋은 음식을 주기 위해 전문적인 영양 관련 책을 보면서 간식을 만들었는데 이러한 개인적인 동기에서 시작된 행위가 지금의 바잇미라는 단체를 만들게 되는 밑거름이 된다.

유학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고, 언론 고시를 준비하기도 했다.

고향이 부산이었던 저자는 언론 고시 공부를 하는 동안 두부와 잠시 떨어지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고시에 실패를 하고, 영어강사를 하면서 시작한 강아지 수제 간식 판매는 상당히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저자 곽재은은 실제로 프롤로그에서 두부를 만난 것이 본인 인생의 변곡점임을 밝히기도 했다.

책을 읽는 장점 중 하나가 내가 경험하지 못한 많은 인생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학창시절 많이도 들었다.

근데 실제로 책을 읽다 보니 간접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책을 통해서.

인생이 참 알 수 없다는 생각을 느낌과 동시에 어떤 행위도 가치가 없지도 않다는 말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순전히 자신의 애완견을 위해 만들었던 수제 간식이 다양한 사람들이 그들의 애완견을 위해 먹일 수 있는 장사로 확대되고,

유기견을 입양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제 간식 2개를 팔면 1개는 유기견에게 간식이 기부되는 철학이 있는 비즈니스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참 신기하고 대단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원래는 이 책을 통한 판매 수익은 두부의 노후 생활을 위해 활용하려고 했지만 이 책의 집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바잇미의 대표 두부는 이 세상을 떠나버렸다.

애석하기도 하고 또 하나의 스토리를 남겼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라는 바잇미의 슬로건처럼 인간의 가장 가까운 벗인 강아지들 역시 버려지지 않고 모두 행복한 인연을 만났으면 좋겠다.

좋은 취지의 단체와 비즈니스가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답답한 다른 한 면과는 달리 더욱 성숙해진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또 바라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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