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추천으로 <사랑의 갈증>을 읽었다. 

그렇게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를 처음 만났다.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서 검색을 하다가 <봄눈>이 눈에 들어왔는데,

몇 년 전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아서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제목은 기억하고 있어도 작가 이름은 머릿 속에 없었는데, 세상에나.

이 책이 미시마 유키오의 책이었다니.

미시마 유키오와의 두 번째 만남은 <봄눈>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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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08-20 0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시마 유키오 소설에는 풍요의 바다라는 4부작이 있다고 하더군요 첫번째가 《봄눈》이고 두번째인 《달리는 말》이 지난 7월에 나왔다고 합니다 환생하는 이야기... 미시마 유키오는 이름만 알고 소설은 읽어본 적 없군요 이름만 아는 작가는 그밖에도 많네요


희선

march 2024-08-21 16:17   좋아요 1 | URL
풍요의 바다 4부작은 기획은 오래전이었던 것같은데,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두 번째 <달리는 말>이 나온 것도 이제서야 알게 되었어요. 저도 한 권만 읽었을 뿐인데 차근 차근 읽어볼까싶어요. 그런데, 그의 사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작품에는 드러나지 않으니 별개다 생각은 하고 있어요.
 















호텔 방에 혼자 있게 되자 안드레이 예피미치는 마음 놓고 휴식을 취했다. 소파에 움직이지 않고 누워서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진정한 행복에는 꼭 고독이 동반되어야 한다. 타락한 천사도 어쩌면 다른 천사들은 알 수 없는 고독감을 느껴보고 싶어서 하느님을 배신했는지도 모른다. -p 263  (6호실 중에서)


친구를 위한다고 이곳 저곳으로 끌고 다니고, 끊임없이 말을 하는 친구때문에 지친 안드레이 예피미치. 
결국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왜 타인을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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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あの繪〉のまえで
하라다 마하 / 幻冬舍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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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편의 단편소설이 수록 되어 있다. 그 중 다섯 번째  작품까지 읽었다. 그림 한 점씩을 소재로 쓰여진 소설인데, 그림도 좋아하고 일본어 원서 읽기도 좋아하는 나에겐 정말 안성맞춤인 책이다.  마지막 한 편은 아직 읽지 못했는데, 다섯 번째 작품인 <聖夜> 에 대해 먼저 정리해 두고 싶었다. 앞선 단편들에서는 반 고흐, 세잔, 피카소, 클림트의 그림이 소재였는데, 이 단편에서는 일본 화가의 그림이 등장했다. 

 부부는 예정일보다 두 달이나 이른 12월 24일에 아들을 낳았다. 소설의 제목인 < 聖夜>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뜻했고, 아버지는 태어난 날과 발음이 같은 誠也를 이름으로 지었다 ( 두 한자 모두 세이야또는 세ㅡ야로 발음한다). 태어난 아들은 선천적으로 심장질환이 있어 힘든 수술을 해야만 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부부는 아들을 키우는 동안 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중에서도 등산을 즐겼다. 하지만, 아버지는 겨울 산행은 위험하다고 생각했기에 하지 않았다. 스무 살 생일 선물로 엄마는 아들에게 복제품 한 점을 선물했다. 엄마가 좋아하는 일본 화가 東山魁夷(히가시야마 카이이)의 <白馬の森>이라는 그림이었다. 아들은 그림을 보고 자신들의 별장 풍경같다며 아주 좋아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식어버리게 되었는데 , 스무 살이 되면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면서 겨울 산행을 허락해달라는 거였다. 아버지는 말렸지만 끝내 아들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산악부가 유명한 대학에 입학해서 꾸준히 트레이닝을 받고 마침내 21살 생일을 앞둔 12월 21일에 겨울 산에 올랐고, 아들은 돌아오지 못했다.  산에 다녀오면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도 소개시켜주고, 함께 나가노 현립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꼭 같이 보고싶다고 말했으면서 ......본가 가까운 곳에 아들의 묘를 썼다.아들을 혼자 둘 수 없어서 회사도 그만두고, 본가 근처에 있던 별장으로 이사해서 부부는 농사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어느 새 10년이 흘렀고. 아들의 기일을 맞아 묘를 찾았던 부부는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어쩌면 가족이 되었을 지도 모르는 아들의 여자 친구가 이제 잊고 결혼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혼자서라도 그림을 보러 가겠다는 내용이었다. <너의 생일,12월 24일, 성스러운 밤이 시작될때 쯤  >. 부부도 그 시간 미술관을 찾았다. <白馬の森> 앞에 서 있는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았고, 그림 속 말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고 느꼈다. 엄마는 그녀의 행복을 빌었다. 


우리는그때, 그 그림 앞에서 하나가 되었다.  
私たちは、そのとき、あの繪のまえでひとつになった

소설은 눈 내리는 평온한 아침 풍경으로 시작했다. 이런 슬픈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읽는 내내 맘이 아팠다. 약하게 태어난 아들을 위해 헌신적이었던 모습, 산에 가는 날 가지 말라는 단 한 마디를 했었으면 하고 자신을 자책하는 아버지, 아들 옆에 있고 싶어 도시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던 부부.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마음 정리를 끝낸 아들의 여자친구의 등장은 아들의 마지막 바람이 되고 말았던 약속을 지키는 계기가 되었다.  10년이 흘렀다고, 더 많은 세월이 흐른다고  자식에 대한 그리움이 사라질까? 그 그림 앞에 서면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질지 모르지만, 잊을 수 없다면 좋은 기억으로 아들을 만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책에는 그림에 대한 해설이 수록 되어있었다. 나가노 현립 미술관 학예원이 쓴 글이었는데, 화가는 東山魁夷(히가시야마 카이이) (1908~1999), 이 그림은 1972년 흰 말이 보이는 풍경 연작 중에 한 점으로, 가장 큰 작품이라고 한다. 살아있는 것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 이 연작은 화가의 작품으로는 예외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한다. 화가는 그림 속 백마가 나타내는 의미를 보는 사람의 마음에 맡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한다.  소설의 저자는 보는 사람수만큼 답이 있을거라는 생각에서 이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소설 속 부부는 이 '말'을 아들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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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8-14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서운 그림들 - 기묘하고 아름다운 명화 속 이야기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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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사적이고 지적인 미술관>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망설임없이 선택한 책이다. 하지만,<무서운 그림들>이란 제목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쓸데없는 선입견을 가지게 되니까. '기묘하고 아름다운 명화 속 이야기'라는 부제가 딱 좋은 것같다. 그림이 좋아서 관련책을 많이 읽었지만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만난다. 처음 만나는 화가도 있었고, 익숙한 화가들의 새로운 이야기도 들었다. 흥미로운 글들과 작품이 많았지만, 특히 관심가는 내용들을 정리해두고 싶었다.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이 그림을 볼 때면 순백색의 하얀 옷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티없이 맑은 연백색만큼 잘 어울리는 색은 없다고 생각해서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모습으로 그렸다는데, 그 댓가로 얻었던 것이 납 중독이었다니. 연백색 안료의 원료가 납이었고, 만드는 과정도 만만치가 않았다. 사랑하는 마음을 담았지만 배신을 당했고, 건강까지 잃었다. 그런 모든 과정을 알고 그림을 보니 지금까지 아름답게만 보아왔던 그림의 어두운 면이 도드라져 보였다. 




클림트의 그림은 때론 비슷하게 보이기도 했는데,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은 확실하게 각인이 되었다. 이 그림에 이런 사연이 숨어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나치에 강탈당한 그림이 오스트리아 정부에 귀속되었다. 그림을 돌려받기 위해 조카는 오스트리아 정부를 상대로 그림 반환을 요청하는 소송을 했고, 끝내 돌려받았다. 영화 <우먼 인 골드>가 이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니 한 번 봐야겠다. 유대인 이름이 쓰였다는 이유로 나치는 그림 제목을 <우먼 인 골드>로 바꿨다는데 영화 제목은 거기서 착안했나보다. 





 <유령>을 비롯해 성경 속 인물인 살로메를 주인공으로 하는 귀스타브 모로의 그림을 볼 때마다 살로메는 왜 저런 모습으로 등장하는 걸까 궁금했다.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모로는  성경 속  어머니 헤로디아의 명령에 따르는 연약한 여인의 살로메를 재해석하여 욕망에 충실한 마성의 여인으로 표현했다. 19세기 말 유행한 상징주의자의 시선과 세기 말의 긴장과 불안에 가득찼던 사람들의 분위기가 부추긴 창작욕의 결과물로 보고 있었다. 화가의 시대를 읽어내는 시선, 고정 관념에 머무르지 않는 창작욕구에 따라 전혀 새로운 주제, 화풍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단테의 <신곡>이 읽어보고싶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귀스타브 도레의 삽화가 들어간 신곡이. 뒤를 돌아보는 단테의 눈에 두려움이 가득한 것이 너무나 사실적이다. 수록된 다른 삽화들도 보니,어렵다고 생각했던 <신곡>을 아주 재미있게 읽는데 도움이 될 것같다. 제대로 회화를 배우지 않았기에 더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었다는 도레. 그런 도레에게 문학 작품의 삽화는 아주 적합한 분야였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림을 그림으로써  본인의 아픈 삶을 극복하려 했던 화가들. 타인의 고통을 덜어주고 사회의 변화를 꾀했던 화가들. 그런 이들의 작품을 보면서 공감하고, 위로받는 시간이 되었다. 그림을 본다는 것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나를 만나는 과정인것같다. 저자는 "미술은 인생의 해상도를 높인다"는 말을 믿으며 독자들에게 미술로 인해 풍부해지는 일상을 선물하기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그런 믿음으로 앞으로도 좋은 글을 많이 만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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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08: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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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서운 그림들 - 기묘하고 아름다운 명화 속 이야기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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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화가, 같은 그림에 대해서도 작가에 따라 얘기하는 방향은 달라진다. 그래서 읽어도 읽어도 재미있는 그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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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08: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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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22: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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