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0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전문학에 대해서는 참으로 많은 비평이 있다. 문학사적인 평가는 당연히 중요하고 빠질 수가 없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으로 들어가면 어려워지는 느낌이 든다. '1857년 보들레르의 [악의 꽃]과 함께 현대를 열어젖힌 이 소설은 이후의 모든 문예사조,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아방가르드와 구조주의에 이르는 예술의 도저한 흐름의 씨앗이 되었다.' 무지 어려운 말들이다. 대단한 작품이란거구나 정도로만 이해할 뿐, 그 이상은 나에게 무리다. 하지만, 이렇게 이 작품이 차지하는 위치를 알게 되는 것이 나쁜것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고전 문학, 특히 소설을 읽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보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들을 보고, 간접 경험을 하기도 하고, 왜 저렇게 살 수 밖에 없었을까 동정하기도 하고, 반면교사로 삼기도 하면서 문학에 대한 즐거움을 찾는 것같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그 시대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물론 재미가 있다. 


보바리 부인(엠마)의 부정한 모습만 강하게 남아있을 뿐 크게 남아있는 것은 없었다. 친구와 얘기를 나누다가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두 번째 읽기에 들어갔는데.이번에는 보바리 부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물들이 눈에 들어왔다.엠마를 중심에 놓고 줄거리를 본다면 1부에서는 엠마가 의사인 샤를르와 결혼한 후 생각과는 다른 결혼 생활에 권태를 강하게 느끼는 것을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권태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불륜을 저지르게 되는데, 상대 남자에게 버림받고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 그려진다. 3부에서는 지극한 남편의 정성으로 일상을 살게 되었지만 또 다른 불륜에 빠지면서 이번에는 그에 그치지 않고, 가산까지 모두 탕진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끝내 자살로써 생을 마감하게 된다. 엠마가 자살을 했다는 것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책 읽은 것 맞아?)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결혼 생활에 우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불륜이라니. 한 번이면 그래 그럴 수도 있지 하겠지만, 두 번이나. 자신의 그릇된 욕망이 불러온 현실 앞에 엠마는 자살을 선택했는데 만약 돈 문제가 없었다면 죽지 않았을까? 돈 문제만 해결되었다면 엠마는 불륜을 멈추지 않았을테니까.엠마에게 있어서 도덕보다는 돈이 더 우위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같기도. 아니면 돈이 욕망을 멈추게 한 것이라고 봐야하나? 아내가 죽은 후에 불륜의 증거를 보면서도 아내를 믿으려고 했던 샤를르가 무너지는 모습은 정말 가슴 아팠다. 엄마의 부정으로 인해 불행한 삶을 살게 된 딸은 또 어떡하나? 샤를르는 아내를 너무나 사랑했지만, 어쩌면 자기 만족에 취해 있었던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지울 수가 없었다. 내가 아내를 사랑하고, 내가 너무나 행복하고, 난 완벽한 가정을 가졌어라는 자아도취에 빠져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에게도 동정심과 함께 분노도 일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잘못은 엠마가 했는데 왜 착한 남편을 욕하고 있나싶은 생각도 들지만, 조금만 냉정하게 아내를 봐줬으면 좋았겠다는 안타까움 때문이라고 말하고싶다.


불륜의 대상이었던 두 남자, 로돌프와 레오. 엠마의 불륜을 목격하고 그것을 빌미로 엠마를 파산에 이르게 했던 고리대금업자 뢰르, 자신이 대단한 사람인양 착각하고 장황설을 늘어놓는 오메, 오메와 종교적으로 사사건건 부딪혔던 부르니지엥 신부 등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하면서 읽었다. 두 번째 읽기여서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깊이 읽고싶다는 마음이 은연중에 작용했던 것같다. 그래서인지 오메가 무아지경에 빠진듯 쏟아내는 말들도, 오메와 부르니지엥 신부의 티격태격하는 대화들도, 정부가 민중을 현혹하기 위해 준비한 것으로 보여졌던 농사 공진회 행사 장면들도 지루하지 않았다.  


<마담 보바리> 이 책을 이야기할 때면 보바리 부인의 비뚤어진 욕망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같다. 나조차도 첫 번째 읽기에서 그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만 남아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둘러싼 다른 이들은 문제가 없었을까? 차고 넘친다. 왜 그녀의 욕망에만 집중하는걸까? 엠마가 맘을 털어놓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다면......유일하게 자기 편으로 남아있었던 아버지에게라도. 뜬금없이 왜 난 그 아버지가 이렇게 맘에 걸리는걸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5-09-18 1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9-24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5-09-30 0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엠마한테만 잘못이 있었던 것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그 시대도 문제가 아니었을지... 지금이라도 아주 좋은 건 아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면 덜 우울하고 덜 권태스러울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가끔 우울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찾아오겠지만...


희선

march 2025-10-07 00:13   좋아요 1 | URL
권태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겟죠?
현명함이 필요할듯해요. 희선님 말씈처럼 그녀만의 문제는 분명 아니었을거에요.
 
마담 보바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0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편과 따분한 일상에 대한 불만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보려고 했다면 어땠을까? 충분히 아름답고 지적인 엠마.자신의 가치를 그릇된 욕망으로 바닥에 떨어뜨려버렸고, 결과는 처참했다. 엠마의 삶과 더불어 주변 인물에 눈이 많이 갔던 두 번째 읽기였다.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였던 의미있는 시간.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5-09-18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9-24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부 (p103~331)


2부 마지막 페이지를 읽는 순간 너무나도 화가 났다. 

1부에서 엠마의 맘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 자신이 살아왔던 시간들과의 괴리감, 

결혼은 했지만 진정한 사랑을 느껴서여서는 아니었으니 ......마음이 아픈 사람이구나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불륜에 대한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 

지극한 남편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불륜을 꿈 꾸는 그녀를 보는 순간, 

사람은 실수를 통해서 배운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인거지 싶었다. 

그런데, 단순히 엠마에 대해서만 화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너무나도 아내를 사랑한 탓인지, 불신이란 단어는 알지 못하는 사람인지, 

샤를르 이 남자를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거야?

바보야? 아내에게 사랑만 주지말고, 관심을 가지라고. 

무엇을 원하는지 살피라고. 너의 행복만 보지말고.

그냥 불륜을 하라고 등을 떠다 미는 꼴이라니. 

언제 정신 차릴거야. 그때는 이미 늦을 수도 있는데.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모르다니......


평범한 일상은 오직 저 멀리, 저 아래 어둠 속, 그 높은 꼭대기들 사이의 틈바구니에 처박혀 있을 뿐이었다.-p2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8년 12월 19일 구입한 책.

언제 책을 샀는지 기억해두고 싶어서 써두곤 했었다.

나중에 다시 중고로 팔 것을 생각한다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책을 꺼냈을 때 이런 메모를 만나면 반갑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궁금증은 있지만 

책을 읽기에는 왠지 부담스러워서 구입했었다.

예전에 한 번 읽었는데 알라딘에는 기록을 남겨두지 않았나보다.


1권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더 읽어보려고 꺼냈다.

이 책은 현재 품절이다.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스튜어트>는 절판이었는데.

찾는 사람이 별로 없나보다.





아파트 마당 산책을 하는 중 만난 풍경들. 여름 끝,가을 시작.

점심 먹고 나면 졸릴 때가 있다. 그럴땐 바로 밖으로 나간다.

덥지만 한 바퀴 돌고나면 잠은 달아나고, 오히려 활력이 생긴다.

단점이라고 하면 양산을 쓰고 걸어야한다는 것.

여름의 끝자락...배롱나무 꽃이 아직 피어있었다.





가을이 오고 있다.

더위가 끝나는 것이 반가우면서도 낙엽을 보니 흐르는 시간을 잡고 싶은 마음도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편과의 추억여행으로 오랜만에 찾은 모교.  

영풍문고가 들어와 있었다.

책 한 권 사고싶었는데 읽고 싶은 책을 검색해보니 한 권도 없었다.

이런 !!!

남편이 읽고 싶어한 <싯다르타> 한 권만 사들고 나왔다.




















4000원 학식. 4000원 치고는 퀄리티가 좋았다.

30여년 전 300원짜리 비빔밥을 먹었던 곳이었는데.




점심 먹고 커피 한 잔 뽑아들고 앉아있던 곳에서 잠시 쉬었다.

캠퍼스를 어슬렁거리돌아다니고 있으니 그 시절이 새록 새록.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은 항상 그립다.

그립다는 것은 그 시절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는 것이겠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5-09-15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9-17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