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있는 세 종류의 우월한 힘은 끊임없이 지방을 떠나 파리로 가려는 경향을 띠어서 필연적으로 지방 사회를 빈약하게 만드는데, 지방은 이 지속인 불행에 맞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귀족계급과 산업계 사람들, 그리고 인재들은 언제나 파리를 향해 이끌린다. 그리하여 파리는 왕국의 도처에서 산출되는 능력들을 삼켜 버려 독특한 인구 구조를 형성하고서, 오직 수도를 위해 국가의 기능을 고갈시킨다. 지방을 헐벗기는 이런 충격의 일차적 귀책 사유는 다름 아닌 지방에 있다.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젊은이가 하나 출현하면, 지방은 파리로 가라! 라고 젊은이에게 외치는 것이다. 상인 하나가 재산을 축적하면, 그는 곧바로 재산을 파리로 가져갈 생각에 빠지고, 그리하여 파리는 프랑스 전체가 되고 마는 것이다. -p7 (초판 서문 1849)




파리를 서울로 바꿔두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2월이 시작되었다.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은 아쉽지만, 매달 새로운 교재를 만나는 것을 즐거운 일이다.

이번 달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지 기대가 된다.







토요일에는 아빠 텃밭에 가서 배추, 무, 상추, 시금치, 토란, 파를 수확했다.

배추가 있으니 김장을 안할 수도 없고, 오늘 김장을 했다. 20포기.

작년에 하고 두 번째인데 올해 김장이 더 맛있어서 다행이다.

대충 눈대중으로 하는데 맛이 나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당근을 캐다가 너무 사랑스러워보여서 한 컷.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둠에 새기는 빛 - 서경식 에세이 2011-2023
서경식 지음, 한승동 옮김 / 연립서가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생님의 시선을 따라 더 깊이있게 세계를 들여다보고 진정 인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랜만에 통도사엘 다녀왔다.

보통은 차를 타고 절 옆에 있는 주차장에 대고 절을 보고 나왔는데, 

어제는 입구에 주차하고 걸어서 들어갔다.

소나무가 우거진 1.6km 산책로에는 '무풍한송로'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다. 

11월 날씨답지 않게 따뜻해서 걷기에 아주 좋았다. 

9월에 다녀왔던 문경새재,작년에 걸었던 월정사 전나무길등 

요즘은 걸으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잘 되어있는 것같다. 

늦가을 단풍, 모과와 감이 매달려있는 풍경도 좋았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는 절 중 하나였다.

금강계단(金剛戒壇)에 진신사리가 안치되어 있어, 대웅전에는 불상이 없었다.

불상이 있는 자리 뒤에는 창이 있었는데, 그 창을 통해 금강계단을 바라볼 수 있는 구조였다.

금강계단은 입장 시간에 제한이 있어서 제대로 살펴볼 수는 없었다.


대웅전의 모습도 다른 절들과는 달랐다.

지붕을 받치고 있는 기둥도 특이해보였고, 처마의 모습도 다르다고 생각했다. 

법당들이 앉아있는 모습도.

몇 번을 다녀도 통도사에 대해서 몰랐던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모습도 발견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희선 2025-11-30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 참 좋을 때 가셨군요 십일월 마지막 주는 비가 와서 춥다고 했는데, 27일엔 비 오고 바람도 세게 불었군요 다음날엔 조금 추워도 날씨가 좋아서 괜찮았습니다 통도사 이름만 들어본 듯합니다 좋은 시간 보내시고 오셨겠네요 마음이 편안한...


희선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5
오스카 와일드 지음, 이근삼 옮김 / 빛소굴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남자의 초상화가 있다. 세월이 흘러도 실제 인물은 늙지 않고, 초상화는 이 사람이 살아온 모습을 그대로 담아 추하게 변해간다. 그런 줄거리로 알고 있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이제서야 읽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무겁고 심오한 책이어서 놀랐다. 


초상화를 그린 화가 바질, 그의 친구 헨리 경, 초상화의 주인공인 도리언 그레이. 세 명이 주요 인물이었다. 바질은 아름다운 도리언 그레이를 숭배했고, 그 마음을 초상화에 그대로 담았다. 초상화가 완성되던 날 함께 있던 헨리 경은 도리언 그레이에게 아름다운 외모, 청춘, 젊음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는다.


아! 젊음을 지니고 있는 동안에 당신의 청춘을 자각하세요. 당신의 황금시대를 낭비하지 말고요. 지겨운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거나 가망 없는 실패를 만회해 보려 하거나 무식한 사람, 평범한 사람, 저속한 사람들에게 당신의 인생을 내맡기지 말라고요.(중략) 언제나 새로운 감각을 찾아야 합니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요. 새로운 향락주의, 그것이 곧 우리 세기가 추구하고 있는 것이지요. -p 43


그 말은 도리언 그레이에게 젊음을 잃고 싶지 않은 욕망을 불러 일으켰고,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는 게 자신이고, 대신 초상화가 늙어가기를, 그러기 위해서는 영혼이라도 내놓을 거라고 말했다.아름다운 초상화를 질투하는 모습은 에밀졸라의 <작품>속 크리스틴을 떠올리게 했다. 남편 클로드가 그리는 그림을 한없이 질투했던 크리스틴을. 헨리 경은 달변가이면서 선동가였다. 도리언 그레이가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누군가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헨리 경의 세속적인 가치관에 영향을 받은 도리언 그레이는 쾌락적인 삶에 빠지고 방탕한 생활을 이어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외모는 젊고 아름다웠기에 사람들은 설마라고 생각한다. 영혼이 아닌 외적인 모습에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속아넘어가는 것인지. 인간의 진실된 모습을 알아본다는 것은 이렇듯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소설에서 초상화로 말해지는 예술은 인간의 참모습을 드러내는 도구라도 된다는 것일까? 오스카 와일드가 그런 생각을 담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도리언 그레이는 변해가는 초상화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영혼이 타락해간다는 것을 느끼고 몇 번 정신을 차리는듯했지만 결국, 자신이 살아온 날들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완벽하게는 인정하지 못했던 것같다. 그림만 사라지면 자신은 자유로워질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어떤 인생을 살아왔느냐는 얼굴에 드러난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말도 무색할 정도로 과학의 힘은 강력해졌다. 19세기였기에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5-11-30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겉모습이 괜찮다고 사람도 괜찮은지 알기 어렵겠습니다 겉모습만 보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자신이 살아온 게 얼굴에 드러나기도 하겠지요 이제는 그런 걸 과학이 지울 수 있을지... 지금도 겉모습다 마음이 중요하다 생각하기도 하네요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다니, 자기 마음을 잘 가꾸면 다른 사람 말에 휩쓸리지 않기도 하겠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