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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은 지금 행복한가요? - 기시미 이치로의 사랑과 망설임의 철학
기시미 이치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9년 1월
평점 :
"당신의 사랑은 지금 행복한가요?" 이 질문에 사랑을 빼도 그만큼의 무게로
다가오는 건 그만큼 우리삶에서 사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겠지요.
우리의 사랑은, 내 삶은 그래서 행복한가? 자문해본다면 쉽게 대답하지는 못할 것 같네요.
<미움받을 용기>책에서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따뜻하고 현명한 조언을 해 준 작가이기에
사랑에 대한 수많은 질문과 고민에 대한 작가의 조언에도 여전히 사람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과 배려가 담겨있습니다.
p.11 "우리는 사랑 안에서 기쁘고 사람 곁에서 행복합니다....
우리 안 깊숙이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p.33 "자기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만 용기를 가질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하는 말 속에는
상대방으로부터 자신의 마음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 받을 상처까지
감수할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용기의 이면에는 자기자신의 가치를 또렷하게 바라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고,
그래야만 상대에 종속되는 또 상대를 구속시키는 사랑이 아닌 서로가 성장해나가는
진정한 사랑의 방법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다름에서 놀라고 그 놀라움에서
사랑이 시작된다는, 서로에게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나가는 즐거움이야말로
사랑도 삶도 풍성하게 한다고 말합니다.
p.151 "유치한 사랑은 '사랑받고 있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원칙을 따른다.
미성숙한 사랑은 '당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성숙한 사랑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하다' 라고 말했다."
과거의 불행에서 원인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과거의 경험 때문이 아니라
현재의 관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성숙해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 어느 시간도 아닌 '지금 여기'에서요.
p.229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에 두 사람이 같이 있다는 사실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점입니다....한순간 한순간의 '지금 여기'에 집중해서 지낼 수 있다면,
그날 만난 순간부터 헤어질 때까지 둘이서 나눈 이야기를, 모두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유는 아주 명백합니다. 함께 지낸 시간이 '그저 보낸 시간'이 아니고 '체험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기쁨을 동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시간이 아니고, 둘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기'에서,사랑하십시오."
이 책에 담겨있는 방점이 '사랑받는 기술'이 아니고 '사랑하는 기술'임을,
진정한 사랑은 시간을 쌓아나간다는 말이 참 와닿습니다.
상대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담을 수 있는 시간을 그의 곁에서 보내는 일, 그 시간 속에서
함께의 경험을 담는 일,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고백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인간에겐 텔레파시가 없다는 단호한 말로, 말하지 않으면 진심은
전달되지 않는다는 실용적인 조언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p.76 프롬은 [사랑한다는 것]에서
"만약 어떤 여성이 꽃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녀가 꽃에 물 주기를 잊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우리는 꽃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이란 사랑하는 대상의 생명과 성장을 적극적으로 배려하는 일이다.
적극적인 배려가 없는 곳에 사랑은 없다."
사랑하는 사이에서 일어나는 어려움은 사람 사이에 따르는 어려움과 겹칠 때가 많다는
말은 그만큼 사랑도 순간 빠져드는 마법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연애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이기에
상대방에 대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한다고, 하지만 그 노력은 두 사람의
행복을 향한 길이므로 결코 고된 길이 아닌 즐거움의 길이라는 걸 이야기해줍니다.
현재 사랑하고 있는 젊은 연인 뿐 아니라 함께 나이들어가고 있는
중년, 노년의 삶에서도 사랑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함을 다시금 말해주는 책입니다.
연인에 대한 사랑을 넘어 사람에 대한 따스한 배려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는,
행복한 여정을 위해 읽어야할 책입니다.
p.256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 됩니다. 늦게 갈 수도 있고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주저앉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손잡고 있을 테니까요.
그런 사람들은 마주보고 눈 맞추고 곧 다시 일어섭니다.
그리고 다시 걷습니다.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