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사람들 - 언제 어디서든 팔리는 구조를 만드는 사람들의 비밀
파는 사람들 지음 / 북스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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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 "이제 외식업은 맛과 즐거움은 기본이요, 편리함을 전파하거나 취향을 공유하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가치를 팔아야 하기 때문일까요, 고민도 그만큼 깊어집니다."

 

포스트코로나가 아닌 with코로나가 되지 않을까 염려되는 세상, 누구도 예측못한
코로나로 자영업자의 판도가 완전히 새롭게 전환되는 자영업의 위기인 시점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는 무엇인지, 그 위기 속에서도 굳건히 살아남은 사장님들과의 속깊은
인터뷰이기에 생생한 경험담을 바로 앞에서 듣는 듯한 느낌입니다

 

위로를 판다
시간을 판다
자부심을 판다
로망을 판다....
단순히 먹거리만 파는 게 아닌 자신이 가진 철학과 신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도 더불어
파는, 책 한 권의 수업료만 지불하기에는 미안한, 가성비 넘치는 창업가이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p.17 "식당업의 본질은 사실 음식을 만드는 거잖아요. 주방에 들어가서 직접 요리하고
땀흘리고 고객들의 반응을 볼 때, '이게 본질에 집중하는 거구나, 본질에 집중하니 내 앞에
행복이 찾아오는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인 바로 '오늘'의 의미에 더해 위로를 파는 '와라와라' 유재용 대표
'가장 맛있는 음식은 갓 만든 음식'이라는 모토의 '집반찬연구소' 박종철 대표, 가족들의
식사준비시간을 줄여서 더 행복한 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음식을 넘어 시간을 판다는
박대표의 모토가 매일 밥상을 준비하는 주부라서 더 와 닿는 것 같아요.
흔하게 접하는 대중적인 음식인 곱창이나 닭갈비, 찜닭에 일도브랜드만의 엉뚱하고
차별화된 컨셉을 입혀 특별한 브랜드를 완성한, 자부심을 파는 '일도씨패밀리' 김일도 대표
인터넷 의류쇼핑몰부터 시작해서 낯선 식품제조업 분야에 과감히 뛰어든 '슬림쿡'의 고재현 대표

 

p.115 "요리사에 투자할 돈을 좋은 재료를 쓰고 체계적인 공정을 만들고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에 투자했어요. 궁극적으로 저희가 파는 것은 진짜 훌륭한 맛이겠지만, 이런 관점에서 볼 때는
시스템을 파는 것이기도 해요. 잘 되어서 잘되는 가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어요."
반전이 있는 '복어잡는 사람들' 전부열 대표, 다른 복어집과는 무조건 달라야 한다는 차별화를
목표로 특색있는 복어불고기와 복어볶음밥, 인터넷으로 찾아본 고객이 자발적으로 올리고 만
복어볶음밥의 비주얼에 반하고 말았네요^^ 꼭 경산가서 먹어봐야겠어요 ㅎㅎ
단 하나의 메뉴로 고집스럽지만 꾸준하게 그 자리를 지켜온, 양대창 맛집 '별양집 정순택 대표
어머니의 정성스런 손맛이 담긴 한정식과 더불어 문화로 소통하는 '고향차밭골' 권기남 대표

...
외식업이라는 공통분모 위에 서로 다른 업종의 운영자로써 갖고 있는 경험과 그들만의
성공노하우가 다 다르기에 이 책을 읽는 우리로서는 한 권의 책으로 12분야의 폭넓은
경험을 배울 수 있으니 일거십이득!
p.83 "제 실패를 계기로 손해 보지 않고 제대로 잘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대하죠"
12명의 사장님들이 창업 이후 오늘날의 성과를 이루어내기까지의 실패와 위기극복,
그리고 직원 관리나 온라인 사업경험의 현실적인 조언까지 꼭 창업을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회사구성원으로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도전정신도 배울 수 있어요.

p.81 "사장은 계속 변화해야 하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12명의 사장님의 '파는 힘의 비법'은 '지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지치지 않고' 파고드는 힘
이라고 말하며 위기를 극복할 힘, 끝까지 '파는 힘'은
결국 우리 안에 있다
는 유재용 대표의 말을 다시 기억하게 됩니다.
코로나라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위기 앞에서도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루는 가게와
그 옆에 문 닫는 가게가 동시에 존재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에서 '언제 어디서든 팔리는
구조를 만드는 사람들의 비밀'이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시간이 아닐까요.

p.129 '우리 손님들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늘 따라다녀요.


p.133 "성공은 뭐라 생각하세요?"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일차적인 성공이겠죠. 하지만 진짜 성공은
재미있는 걸 찾고 사소한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것, 마음 나눌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행복이자 성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식품제조업 대표들의 성공비법, 파는 힘의 비법 뿐 아니라 성공 뒤에 단단히 버팀목처럼
버티고 있는 그들의 삶의 철학, 좋은 재료 선정부터 고객과 직원을 대하는 진심, 그리고
함께 나누고자 하는 따뜻함까지 파는 힘에 내재되어 있는 그들의 삶의 철학까지 엿볼 수
있어 좋았어요. 그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기본' '본질'은 식품 제조업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서 우리가 갖춰야 할 삶의 자세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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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SEASON 1 -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양정우 외 지음 / 블러썸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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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시즌1, 사실 스치듯 방송을 몇 번 본 게 다라 책이 더 궁금하고 기대됐습니다.
'어디가서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박학다식, 얇디얇지만 잡다하게 아는 상식은 어디가서라도
요긴하게 쓰일테고 소소한 즐거움도 동반되는 터^^'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지역의 먹거리와 명소를 찾아보는 즐거움에 다양한 분야의 5인 5색이 펼쳐놓는 대화의 향연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고 하나씩 새로운 걸 알아가는 대화의 끝자락에 남겨지는 묵직한 생각거리까지
알아두면 쓸모있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네요.

스타PD인 나영석 피디의 또 하나의 성공한 프로그램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책 마지막
 "그때, 진짜 재밌었는데..." 작가와 PD들의 후기를 보며 알쓸신잡 프로그램에 녹여든 작가와
스텝들의 열정과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책이네요. 전주 촬영시 막걸리집에서
모든 스텝이 5명의 쌤들 곁에 손님처럼 앉아서 그들의 수다를 들으며 함께 웃는 모습도 책을 읽고
다시 방송을 보니 더 정겨워보였어요. 작년 유럽여행을 함께 했던 일행들과의 뒤풀이에서 우리가
했던 말이랑 똑같아서 함께 보고 함께 느꼈던 감동의 생생함은 누구나 비슷하구나 싶었어요.

 

예술의 고장 통영, 문학의 고장 순천·보성, 커피의 향이 머무는 강릉, 추억소환도시 춘천,
한옥의 고장 전주 등 알쓸신잡과 함께 둘러본 도시와 사람들의 매력, 한 도시에 가더라도 각자의 결대로
서로 나뉘어서 여행을 떠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모습이 색다르면서도 나와 맞는 취향의 선택을
한 여행자를 따라서 나도 여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통영에서는 거북선을 시작으로 난중일기, 과학적으로 증명해내는 이순신장군의 숨결^^, 시인 백석의
러브스토리, 박경리 작가의 토지까지! 군산으로 가는 기차여행에서는 기차 이름의 변천사와
군 시절의 일화, 비정규직 문제 등의 이야기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식과 대화의 확장성에
맛칼럼니스트의 전문영역인 검증된 맛집은 물론 조금 삐딱한 미식가 김영하 작가가 찾아낸
이색적인 맛집까지 이공계와 문과계, 예술가가 씨줄날줄로 엮어내던 역사와 사람,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나 풍성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p.181 "춘천 하면 에티오피아예요!"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한국으로 병력을 보내 준 고마운 나라, 당시 한국으로 파병되어
국군과 함께 싸웠던 에티오피아 군인들을 기리기 위한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
그 기념관 앞에서 만난 노신사의 한 마디...울컥


강릉의 안목카페거리에서 나눈 수다에서 피곤할 때 커피의 카페인이 뇌를 속여서 뇌가 피곤한 상태임을
속일 수 있다고, 너무 피곤할 때는 커피 대신 잠깐 눈을 붙여야 한다는 뇌과학자 재승쌤의 의외의 조언도
재미있는 유용정보였네요.

 

p.33 "...한때 통영으로 예술가들이 몰려들었던 것도 이해가 간다. 소설가, 화가, 음악가 등이 함께
어울리며 발전을 도모하던 통영에서, 예술가들은 새로운 도약을 기대했을 것이다."
이 방송에서도 작가, 음악가, 과학자, 맛칼럼니스트까지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서로에게 활기와 상상력을 북돋우는 시간들이 다정해서 보는 이들도 즐거웠던 것 같아요.

 

전주에서 본 태조의 어진을 시작으로 자화상으로 이어진 이야기의 끝자락...
p.217 "그러나 시민쌤은 자기 자신의 얼굴을 마주 보고 마음을 살피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정치인으로서의 은퇴를 고민하던 때, 그는 자신의 얼굴에서 답을 구했단다."

 

시민쌤은 다른 쌤들에게, 그리고 카메라 밖의 제작진 모두에게 말했다.
"자신이 어떤 얼굴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이다."


다소 휘발성이 있는 방송과 달리 책을 통해 다시 만난 알쓸신잡의 이야기는 다시 한번 곰곰 생각해보게
하는 즐거움이 있었네요. 책은 이야기거리를 제공한다는 강릉편에서의 대화처럼 시즌2와 시즌3도
변하지 않는 종이책의 매력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해봅니다. 영하쌤이 말씀하셨듯 다양한 종이책의
활용도 만끽할 수 있도록요^^
(책을 눌러줄 수도 있고 컵라면 뚜껑을 눌러주는 용도로 심지어 싸울때 유용한 한국책의 위용까지)

 

p.96 "언제가 영하쌤은 여행이 재밌으려면 어그러져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 의외의 사건들이 여행을 가장 여행스럽게 만든다고 말이다."

5인 5색이 만들어내는 개성있는 그런 '여행의 시간'

유시민 "우리가 전주를 갔다왔다고 해서 전주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
황교익"내가 생각하는 것 외에 일리들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 책을 읽으며 방송을 다시 보게 되고 방송을 보니 여행 떠나고 싶어지는 행복한 충동을 느끼게 되는
선순환의 즐거운 책읽기였습니다~

 

 

[책을 읽고 소환한 강릉여행 추억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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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Jewel Edition) 연시리즈 에세이 1
이제 지음 / 행복우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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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왠지 이 문장 뒤에는 '덩그러니'라는 단어가 외롭게 남아있는 듯합니다.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쓸쓸한 영혼에 대한 잔상이 이제 작가의 글에서, 같은 얼굴을 한 나의 자화상이
겹쳐지는 것 같아 마치 시집처럼 두께가 얇은 책이지만 오래 두고 읽은 것 같습니다.

 

p.26 "몸을 움직이는 것은 별 뜻 없이 할 수 있었지만 마음을 다루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먼 마음이 있었다." -드러낸 살갗

 

"마음이란게 보이지가 않아서 안타깝다가 보일까봐 겁이 났다가..."
SNS에서 누군가 쓴 글처럼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누군가에게
내 속마음을 들킬까봐 두렵기도 한, 외롭고 힘든 시간들....
아픈 사람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아파 본 사람이라는 말이 있듯이
홀로 오롯이 견디어 낸 아픔과 슬픔, 외로움의 시간들을 묵묵히 써내려간 작가의 글은
아파 본 사람의 깊은 공감이 담겨있었어요.
마음이 넘쳐 쓴, 일기가 글이 되고 책이 된 작가, 자신을 착즙하여 쏟아낸 글들은
때로는 시 같고 때로는 편지같기도 한, 따뜻한 위로이자 함께 이겨내보자는 격려였어요.

 

p.16 "모든 게 불안하던 계절, 혼자서 자주 바다를 찾았다.....
바다를 찾아 다니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의외의 수확이 안겨졌다.
일몰 시간을 기다리며 서 있으면 시간이 느리다. 느린 시간의 빈틈에 나의 불안을 끼워 넣었다.
운이 좋으면 다시 일주일을 보낼 만큼의 용기가 주어지기도 했다." -시간은 파스스 꺼져가고

 

 

 

나 역시도 힘겨웠던 회사 생활을 접고 홀로 속초의 바닷가를 거닐던 시간이 있었어요.
눈이 나빠서인지 착시였는지 멀리 해변가 모래위에 버려져있던 플라스틱 조각이
알라딘 램프처럼 보여서 혼자서 빙긋 웃었다지요. 내 맘대로 해 본 착각이 허탈하기도 하고
내게 또 다른 문이 열릴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기대감에....작가가 혼자 찾은 바다에서
발견한 의외의 수확이 물건은 아니겠지만 가까이 다가갈 때까지도 내게 행운의 램프처럼
보였던 파란 플라스틱 조각이 나에게는 바다가 건네는 작은 위로 같았습니다.
동해바다의 일출과 파도의 생생함을 보며 재도전의 용기를 조금은 얻었고
지금은 또다른 일을 시작했답니다.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이해인 시인의 '파도의 말'처럼
우리가 막막하고 힘들 때 바다나 숲, 그 어떤 대상에서든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일주일, 아니 단 하루만큼의 용기라도 보태어질 수 있을테니까요.

 

p.120 "과거의 나를 존중하는 방식이 있다. 전에 했던 선택을 믿는 것이다.
현재로선 미련해 보일지라도 그때 그런 선택을 한 데엔 합당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 믿는다.
당시의 나는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지금 불안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땐 반대로 미래의 나를 다독인다.
시간이 지나면 이 결정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믿어달라고, 현재로서의 최선이라고.
그렇게 나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여 신뢰의 고리를 만든다." -선

 

나 역시 작가처럼 '편안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네요.
작가의 다짐처럼 나라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고 나만이 가진 특별함이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여봅니다.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을 몰라 방황하는 애처로운 우리들,
스스로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기를...작가의 말대로 모두 태어나고 살아보는 게 처음이니까.

 

p.93 "자고 나면 괜찮아"라는 말을 하도 해서 그게 나의 만병통치약이냐는
농담을 듣기도 했다. -현실의 저 반대편

 

힘들고 고단했던 2020년도 어느새 80여일밖에 남지않은 시기,
선별진료소 근무로 힘들어하는 간호사친구에게 작은 선물과 함께 보내고픈 책이네요.



가을...
서로에게 건네는 위로같은 책, 함께 나누고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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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연습 - 천천히 즐기면서 채식과 친해지기
이현주 지음 / 레시피팩토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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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의 예서대련 작품 중 걸작으로 꼽히는 '대팽고회'의 구절에서 "위대한 음식은
두부 오이 생강 나물...능히 이런 맛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라고 했다지요.
평소 육식을 좋아라하는 우리 가족에게 단숨에 식습관을 채식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은데
이 책에서는 부담가는 채식실천이 아닌 일주일에 하루정도의 작은 변화로 시작, 채식과
야금야금 친해지라고 하네요. 채식을 선택하면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시선이
있기 마련인데 채식단백질 섭취를 위한 레시피는 물론 '채소 보양식' '기분전환 채식'
 '특별한 날을 위한 홈 파티용 채식' 등 기분좋아지는 채식레시피가 가득입니다.
역시 한의사이시다 보니 체질에 맞는 재료 찾기 등 식재료와의 궁합까지 순식물성 한약재로
찾아오는 이들의 건강을 챙기는 채식 한의사 이현주님의 다양한 레시피로 채식만으로도
식탁이 풍성해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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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식수필
정상원 지음 / 아침의정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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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 "원칙과 신념을 지켜서 만들고,
겸허하게 오랜 시간을 기다려 그 결과를 확인한다.
그리고 감사함으로 나눈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는 몰랐던 정상원 셰프, 유전공학과 식품공학을 전공한,
조금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프렌치 파인다이닝<르꼬숑>의 문화총괄셰프라는 생소한
명함의 그가 펼쳐낸 맛의 여정이 읽는내내 마음을 풍성하게 하네요.

 "이 책은 미감의 탐험을 위한 안내서다" 라는 작가의 말처럼 세계 각국의
음식에 담긴 인문학과 예술, 역사를 품은 생생한 이야기와 음식에 진심인
셰프의 내면의 심성까지 오롯이 담겨있어 책에 담긴 음식 뿐 아니라 아직 만나지
못한 음식들에 대한 즐거운 상상까지 작가의 말대로 단순히 먹는 일에서
아름다움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묘한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는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는 책입니다.

 

p.12 시인 백석의 문장이다.
"맛은 육식과 정서에 사무친다. 먹을 때는 생활이고 먹고 싶을 때는 그리움이다.
맛은 관념이나 추상이 아니고 먹는다는 것은 삶과의 맞대면이다. 맛은 삶에 대한 직접성이다."

 

 

 

음식은 어쩌면 인류공통어가 아닐지....
남편이 예전 유럽여행 갔을 때 스페인 음식이 가장 입맛에 맞다고 했는데
항아리에서 발효시키는 한국의 동치미같은 알마그로 가지김치를 보니 남편의 말이
충분히 이해됐어요. 근현대사가 담겨있는 폴란드의 오래된 식당, 붉은 돼지 식당의 독특한 메뉴이름,
프롤레타리아 메뉴와 부르주아 메뉴라니! 역사의 아픔을 위트있게 담아낸 메뉴에 감탄!
그 맛이 무척이나 궁금한 이스탄불의 대표적 거리 음식인 고등어빵,
한 번도 웃지 않던 잔느 드 라발 여왕을 미소짓게 만들었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멜론을 말려 만든 과자 '칼리송',
고통스러울 정도로 맛있다고 표현한 오베르뉴의 블루 도베르뉴 치즈,
우리나라 북어와 다르지 않은 대서양의 해풍에 말린 대구, 바칼라우(포르투칼의 대표음식이라고) 등등
정상원 셰프가 풀어놓는 세계의 맛의 향연과 음식에 담긴 철학과 문학, 역사 이야기를 듣다보면
바로 그 나라로 달려가 음식을 맛보고 싶다는 열망이 넘쳐흐릅니다.

책을 읽으며 여행의 추억을 떠올렸네요^^

암스테르담의 아담한 아보카도 전문식당<더 아보카도 쇼>에서 먹었던 더 살보카도

여행추억-취리히 공과대학 근처의 노천시장에서

 
지금은 잠시 멈췄지만 여행을 통해 우리는 음식에 대한 추억을 소환해내곤 합니다.
비를 추적추적 맞으며 들어갔던 독일의 식당에서 먹었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 홍합탕,
아보카도는 느끼하다는 기존의 내 입맛을 완전히 흔들어버린 암스테르담의 작은 식당에서 먹었던
아보카도 요리,....생애 첫 유럽여행에서의 기억도 음식에서 시작해서 음식으로 끝나는 걸 보면
우리의 미감이 여행의 출발이자 맺음이 아닐지....

 

레드 와인의 다양함과 맛을 친구에 비유한 셰프의 은유법은 멋스러워 와인에 대한 호감을 한껏 불러일으킵니다.

p.328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새로움은 가장 황당한 모험과 대상에 대한 애정,

그리고 그것을 향한 부단한 탐구에서 나온다."

 

 

 

단지 작품 속 시각적 이미지 뿐 아니라 연못 앞에서 모네가 느꼈을 심정까지 담아내려 한,
모네의 수련 연작을 모티프로 한 수프 <차롬한 초록>,  어린왕자와 장미의 우정을 담아낸 <기다림>,
로맹 가리의 자전소설 '새벽의 약속'에서의 어린 주인공의 삶을 두 가지 색채로 담아낸 <글자들의 수프>,
어릴 적 유년의 기억 한모퉁이를 차지하는 흙냄새의 추억을 담아낸 디저트 <화분> 등
먹기에도 아까운, 셰프가 고심끝에 우리에게 선보이는 메뉴의 향연을 보고 있노라면
요리를 이렇게 예술적으로 표현해낼 수 있는 재능과 섬세한 표현력에 놀라게 됩니다.

 

"이 책의 모든 글자는 아내의 밥에서 나왔다."
최고의 음식을 내놓는 셰프지만 고단한 하루의 끝자락에 아내가 차려준 따뜻한 밥상에 대한
감사함을 오롯이 표현하는 작가의 심성이 빚어내는 글과 음식의 결이 다르지 않을 것 같네요.
그의 철학과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 새로운 모험을 시도하는 도전의 열기까지 그의 손에서 빚어내는
맛의 향연에 대한 기대감에 탁재형님의 추천글처럼 <르꼬쑝>을 검색해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p.136 "식사란 온몸으로 직접 맞이하는 익숙한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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