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순간 수집가 ㅣ I LOVE 그림책
크빈트 부흐홀츠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평점 :
순간 수집가
크빈트 부흐홀츠 글. 그림 / 이옥용 옮김
보물창고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인 크빈트 부흐홀츠의 『순간 수집가』를 만났답니다. 작가를 『시간의 의미』의 책으로 먼저 만났었어요. 아름답고 한편의 명화를 보는 듯한 그림이었어요. 이 책 역시 기묘하면서 매혹적인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한 편 한 편 그림을 볼 때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저자는 어릴 적 뚱뚱한 외모에 구닥다리 철테 안경을 쓰고 있고, 학교 애들로부터 놀림을 당했습니다. 저자의 주택 5층으로 이사 온 막스 아저씨는 저자를 '예술가 선생님'이라고 불렀답니다. 저자와 막스 아저씨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우리 눈엔 안 보이지만, 어떤 그림이든지 그 그림에 다가갈 수 있게 해 주는 길이 하나씩 있는 법이란다." - 본문 중에서
"화가는 그 길을 꼭 찾아내야 해. 그리고 사람들한테 그림을 너무 일찍 보여 주면 안 돼. 찾았다 싶은 길을 다시 잃어버릴 수도 있거든." - 본문 중에서
그림 하나하나가 아주 세밀하게 그려졌는데, 신기하게도 전혀 낯설지가 않았어요. 색깔도 마찬가지였어요. 하늘에서 내린 눈의 서늘한 파란색이나 아침 햇살을 받고 희미하게 빛나는 초원의 초록색, 밤중에 번쩍번쩍 빛나는 조명이 내뿜는 노란색, 이 모든 게 하나도 낯설지 않았지요." - 본문 중에서
"막스 아저씨는 언제나 특정한 순간을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나는 그런 순간이 있기 전에 이미 어떤 일이 시작되고 있었다는 걸 분명히 느꼈습니다. 그 순간이 생기기 훨씬 이전에 시작되었지만 그 뒤로도 오랫동안 계속될 하나의 이야기가 그림 속에서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 본문 중에서
"어떤 그림이든 비밀이 있어야 하지. 나조차 그게 뭔지 모를 수도 있어. 그리고 사람들이 내 그림에서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걸 발견할 수도 있단다." - 본문 중에서
"나는 수집가일 뿐이야. 난 순간을 수집한단다." - 본문 중에서
나는 '하펜슈트라세'라는 작은 한 주택에 세 들어 살았어요. 어느 날, 3월 섬 항구 근처에 위치한 우리가 살고 있는 주택 5층으로 막스 아저씨가 이사를 왔습니다. 막스 아저씨는 바이올린을 켜는 나를 보고 자신이 노래를 할 때마다 바이올린을 켜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저씨는 노래를 부르지 않고 나의 바이올린 소리를 가만히 듣기만 할 때도 있었답니다. 아저씨의 집에 문이 열려 있으면 나는 아저씨네 집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냅니다. 가끔 문이 잠겨있으면 들어오지 말라는 뜻입니다. 아저씨는 그림을 그리다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며칠이나 몇 달씩 여행을 가서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지요.
여행에서 돌아오면 몇 시간씩 그림을 그리곤 했답니다. 그림을 그리고 나면 나에게 바이올린 연주를 해달라고 하기도 했답니다.
어느 날 아저씨는 긴 여행을 떠나게 될 거 같다고 말하지요. 5층에 살지 딱 1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나에게 꽃에 물을 주고, 우편물을 꺼내 달라고 부탁했어요.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매일 막스 아저씨네 집에 갈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막스 아저씨는 떠나게 됩니다.
막스 아저씨의 우편함에 편지가 와 있었습니다. 편지를 꺼내 들고 5층으로 올라갑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화실로 들어갑니다. 나는 그림들을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저씨는 나를 위해 연필로 무언가 메모를 해놓았지요. 그렇게 아저씨가 나를 위해 준비해놓은 전시장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저자에게 무언가를 애써 알려주기 보다 순간을 그림을 통해 알려주려고 했던 거 같아요. 아저씨는 자신이 떠나면 저자가 바이올린 켜는 걸 그만 둘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이곳을 떠나고 나서도 저자에게 멋진 그림을 선물한답니다. 막스 아저씨는 저자에게 그림을 통해 네가 하고 있는 지금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걸 알려주려고 했던 거 같아요.
우리는 찰나의 순간을 그냥 지나치며 살아갈 때가 많아요.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는 지금 잠깐 숨을 돌리며 순간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매 순간들이 모여 시간이 되고 하루가 되지요. 그 순간들을 잊지 않고 살아간다며 소중한 추억이 될 거 같아요.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