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다루는 직업 2 : 학자·사서·큐레이터 미래를 여는 경이로운 직업의 역사
박민규 지음 / 빈빈책방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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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다루는 직업 2>에서는 학자, 사서, 큐레이터라는 세 가지 직업을 다룬다. 목차를 보면 학자, 사서, 큐레이터를 각각 지식을 탐구하는 사람, 지식을 보전하는 사람, 지식을 전시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셋 다 흥미 있는 직업이었는데 책의 제목처럼 '지식을 다루는 직업'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이는 게 새삼스러웠다. 목차와는 별개로 '이 책에서 다루는 직업'이라는 제목으로 책의 첫 페이지에 첨부된 표가 있어 관련 직업의 이름을 먼저 볼 수도 있다. 참고로 같은 시리즈인 <지식을 다루는 직업 1>에서는 교사라는 직업을 단독으로 다룬다.





책에서 소개한 세 가지 직업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학자는 '공부가 직업인 사람'으로, 공부만 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은 다소 생소하지만 현재의 학자란 대학교수나 각종 연구소에 재직하는 연구직을 총칭하는 직업이라고 보면 된다. 사서는 현재의 의미로는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을 떠올리면 되는데, 그들의 직업적인 기본 책임은 책으로 대표되는 지식의 보전과 보관, 그리고 적재적소에 지식이 이용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큐레이터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작품을 수집하거나 전시 기획 등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세 가지 직업 중에서 큐레이터는 직업으로서 자리 잡은지 얼마 되지 않았고, 역사가 짧기 때문에 분량도 가장 적을 수 밖에 없다. 분량 면에서 아쉽다기 보다 다른 직업에 비해 큐레이터만 그 직업을 발전시킨 인물이나 그 직업을 가진 대표 인물이 제시되어 있지 못한 부분이 아쉽긴 했다. 하지만 낯선 만큼 이 책을 통해 얻은 정보도 많았다. 일단 나의 경우의 큐레이터가 전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전문인으로, 전시를 안내해 주고 설명을 위주로 하는 도슨트와는 다르다는 기본 의미부터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까.

직업이나 주 업무공간(사서라면 도서관, 큐레이터라면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 대한 역사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게 좋았고, 적당한 그림과 사진자료들이 함께 있어 풍성한 느낌을 받았다. 각 직업의 내용이 시작되는 첫 페이지에 제목과 함께 그 직업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넣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세 가지 직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본다면, 그 직업의 역사와 함께 직업으로 선택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등 현실적인 진로 조언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지식을 다루는 직업 2>는 빈빈책방 출판사에서 지속적으로 출간하고 있는 '청소년 진로 탐색 길라잡이' 시리즈 중의 하나로, 하나의 직업이 어떻게 발전해 왔고, 오늘날 그 직업의 의미와 앞으로 전망까지 함께 알아볼 수 있는 책이었다. 직업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궁금할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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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편지 - 제인 오스틴부터 수전 손택까지
마이클 버드. 올랜도 버드 지음, 황종민 옮김 / 미술문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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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편지를 쓰려고 위대한 작가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작가는 편지도 잘 쓴다." 서문의 첫 문장이기도 한 이 문장 하나에 나는 이 책이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책에 실린 편지의 발신인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작가들이지만 그들이 편지를 얼마나 잘 썼길래? 하는 호기심이 절로 들었다. 책을 받아본 첫인상은 사이즈가 크고 굉장히 색감이 예쁘다는 거였고, 그 안을 대충 훑어보자 실제 편지를 그대로 담아 놓은 페이지가 많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 책에는 작가 94명의 편지 94통이 수록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책의 사이즈에 비해 글씨 크기가 너무 작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는데, 편지를 주고받은 이들에 대한 소개와 편지를 쓰게 된 앞뒤 맥락을 소개하는데 절반쯤, 편지의 내용을 번역한 내용을 나머지 절반을 할애한 본문은 그 내용이 알차고 흥미진진해서 곧 글씨 크기 같은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  주제는 차치하더라도 작가의 편지가 일반인의 편지와 다른 게 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그렇다. 모든 글에는, 설사 실용적인 글일지라도 솜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기질은 어디 가지 않는다.

- 서문 중, 7p

작가들의 편지를 읽기 전부터 사실 서문에 굉장히 설득당해버렸는데, 본문을 보면 과연 '작가는 편지를 잘 쓴다'라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디. 번역된 편지임에도 책의 저자가 말한 작가의 '솜씨'라는 게 보인다고 할까. 작가들의 편지는 '서간문학'이라는 다소 낯선 이름으로 불려도 손색없는 경우가 종종 있고, 대표적으로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는 실제 그의 단편들과 함께 묶여 책으로 출간된 경우도 있다고 알고 있다. 헤르만 헤세의 (그림과 시가 담기곤 하는) 편지 역시 수차례 사람들에게 소개되고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작가들의 편지는 매우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이유로 쓰였는데 나름의 주제별로 파트가 나누어져 있다. 목차를 먼저 보다가 가장 관심이 간 건 사랑 이야기를 담은 부분이었는데, 편지하면 연애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게 나뿐은 아닐 거라고 믿는다. 문학적인 내용을 담은 서신을 주로 주고받은 엘리자베스 베럿과 로버트 브라우닝은 책에 내용에 의하면, 편지를 통해 고백을 전한 적도 있었는데 브라우닝이 적극적으로 '당신의 시를 사랑합니다 ... 당신도 사랑합니다' 라고 무려 첫 편지에 적었다고 한다. 사랑 이야기 말고도 친구에게, 가족에게 자신의 안부와 경험을 전하는 편지는 물론 업무적인 일로 임금 지불을 독촉하거나 자신의 첫 작품을 읽어달라는 등의 편지도 있었다. 책의 마지막으로 자리하고 있는 작별의 편지는 그 상황과 내용이 조금 마음 아프기도 했다.   


다양한 언어로 쓰인 편지의 실제 모습을 함께 담은 것도 좋았고 본문의 내용들이 꽉꽉 들어차 있는 점도 좋았다. 내가 미처 잘 알지 못했던 작가들을 소개받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작가들의 편지는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들의 글 솜씨와 삶의 개인적인 영역을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책. 책에 실린 작가들의 문학 작품을 읽게 된다면 괜히 이 책에 쓰인 그들의 편지를 다시 한번 들쳐보고 싶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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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은밀한 취향 - 왕과 왕비의 사적인 취미와 오락
곽희원 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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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왕가의 사람들, 그들의 은밀한 취향이 무엇인지 개인의 사사로운 면을 보여주는 책의 의도가 좋았다. 그들이 무슨 법을 만들고 어떤 업적을 남겼는가는 알아도 그 왕이 강아지 파인지 고양이 파인지 알지 못하고, 정무를 마친 뒤 남은 시간에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나마 좀 유명한 것이 커피를 즐겼다는 고종의 이야기 정도려나.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쏟지 않아서 그렇지 왕가 사람들의 취향이나 취미생활에 대한 기록은 꽤 남아있는 모양이다. 그 이야기들을 모아 이 책이 출간되었으니까.





시집을 가서도 고양이 집사에 진심인 숙명 공주에게 쓴소리를 던지는 아버지(왕)의 편지라던가, 연산군이 사랑한 꽃들과 꽃 가꾸기 취미생활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는 <연산군 일기> 등의 증거자료가 여전히 남아있는 게 재미있다. 그림과 사진 등 풍부한 관련 자료가 많이 실려있어 책을 읽는데 지루하지 않았다. 책에 직접 증거자료가 실리지 않아도 남겨진 이야기를 보고 듣는 것은 꽤 즐거웠다. 한 명의 취미생활을 길게 이야기하는 글도 있었고, 한 종류의 취미를 즐겼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글도 있었다.

그들의 취미생활은 생각보다 요즘 사람들과 별다를 것이 없었다. 동물과 식물에게서 위안을 느낀 이가 많았고, 시와 그림, 음악과 운동 등 예체능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고, 다양한 종류의 수집가도 있었고, 온천이나 불꽃놀이를 즐기고 맛있는 걸 먹으며 속을 달래는 이도 있었다. 각자의 취향이 반영된 소소한 취미생활은 왕가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던 그들에게 소확행이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다만 다른 점은 비슷한 취미를 공유하더라도 그들의 행동은 왕의, 왕비의, 혹은 공주나 왕자의 일이었으므로 스케일이 쉽게 커지거나 더 많이 기록되었다는 것뿐이다. 스케일의 면에서 왕들은 쉬이 덕후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는데 700여 개의 인장을 모으고 직접 만들기도 했다는 인장덕후 헌종의 이야기와 소설 삽화집을 편찬하고 서문에서 74종에 이르는 소설을 추천한 소설 덕후 사도세자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왕의 외출이라는 점에서 백성에게 부담을 줄 정도의 온천행(종기의 치료라는 명목도 있었지만)을 즐겼다는 태종의 이야기나 타국에서 선물 받은 원숭이에게 겨울옷을 지어주려다 '한 벌의 옷이라면 한 사람의 백성이 추위에 얼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신하의 핀잔(?)까지 받았던 성종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태종 역시 온천행을 반대하는 상소를 받기도 한다. 한 사람의 취미가 국가 차원의 민폐가 되거나 신하의 간섭을 받기도 한다는 점이 신기하다.

왕실의 취미 생활은 거대한 사건이나 업적을 위주로 배우는 역사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것 같다. 즐겁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역사 책이었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더라도 역사 속 인물들 역시 각자의 취향을 가지고 인생을 즐기며 열심히 살아가던 한 개인이었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잘 알려진 인물들의 세세한 사정을 알아가는 것도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학교를 다니며 역사를 배운 긴 시간 동안 종종 생각했던 것이지만, 역시 딱딱한 정사보다는 말랑한 야사와 뒷얘기가 조금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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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따라 그리는 수성펜 풍경화 - 다짜고짜 수성펜
김정희 지음 / 도서출판 큰그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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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그림 출판사의 다짜고짜 시리즈. 오일파스텔에 이어 이번엔 수성펜이다. 오일파스텔과 수성펜 수채화는 최근 내 그리기 취미의 1,2위를 다투는 그리기 도구들이다. 그 중 수성펜 수채화는 수성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물과 붓으로 그 잉크를 번져 수채화 느낌을 낸다. 수성펜 자체의 친근함과 접근성이 그림 취미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데 완성작은 풍경이나 일러스트를 그려도 그럴듯한 수채화 느낌이 물씬 나니 참 매력적인 도구와 그리기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수성펜 수채화 책을 여러 권 보았는데 수성펜의 잉크를 녹여 그림과 채색을 모두 하는 방식과, 밑그림에 수성펜으로 꼼꼼히 색을 칠한 후 붓으로 수채화 느낌을 더하는 채색 위주의 방식으로 크게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후자에 더 가깝다.


<기본기 다지기>, <사물 그리기>, <풍경화 그리기> 세 단계로 나뉜 본문은 뒤로 갈수록 조금씩 더 꼼꼼한 밑그림이나 채색 스킬을 요구하는데, 밑그림을 먼저 완성하고 그 요소 하나하나씩 색을 채우는 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는 방법이나 순서는 꼼꼼하게 설명되어 있는 편이라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수성펜으로 밑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리는 것부터가 많이 어렵다면 연필로 연하게 먼저 그림을 완성하고 수성펜으로 덧그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런 점 때문에 연하게 밑그림이 그려진 워크북이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지만, 같은 다짜고짜 시리즈의 책을 보면 크지 않고 무겁지 않은 책형을 강점으로 밀고 있는 듯하니 가벼운 책과 콤팩트한 구성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





개인적으로 난 이 책의 시리즈 명이 참 좋다. 다짜고짜 시리즈. 이름 따라 다짜고짜 수성펜을 일단 들어야 할 것 같은 기분. 그런 기분으로 수성펜을 들고 몇몇 그림에 도전해 봤다. 일단 시작하고 따라 해보니 처음 걱정했던 만큼 어렵게 느껴지지 않아서 더 좋았다. 밑그림이 썩 마음에 들게 그려지지 않기도 하지만 책에서 알려주는 대로 차례차례 색을 더하고 완성해 보니 원본과 똑같진 않더라도 나름의 느낌 있는 그림이 그려졌다. 그리기 취미에 관심이 있어 이 책을 보게 되는 분들이 있다면, 부디 용기 있게 펜을 들고 다짜고짜 그려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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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으로 배우는 지구환경 수업 - 세계 51가지 기념일로 쉽게 시작하는 환경 인문학, 2022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최원형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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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부터가 신박하고 재미있다. 달력에 적힌 무슨 날들이 많다는 건 알았지만 환경에 관련된 날만 모아도 이만큼이나 있다니.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가지 파트로 크게 구분해놓고, 그 안에서 기념일 날짜 하나하나가 글의 상세 목차가 된다. 10월엔 무슨 날이 있나 <가을>의 목차를 먼저 찾아보니 가까운 날짜에 '세계 식량의 날', '국제 빈곤 퇴치의 날', '세계 지렁이의 날' 등이 있다. '세계 식량의 날'은 들어본 적은 있는 것 같고, 하루 차이로 '국제 빈곤 퇴치의 날'이 있다니 의미 있는 기부나 행사가 있을 법하다-고 생각 하고, '지렁이의 날'은 뭐지? 목차만 보았는데 궁금한 기념일들이 많아졌다.




이런 기념일들은 우리 환경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어떤 동물이 절멸의 끝자락에서 버둥거리고 있는지 절절하게 전해줍니다. '지렁이의 날', '고래의 날', '코뿔소의 날'을 통해 단지 환경이 황폐화되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한 건 아니에요. 많은 동물의 목숨을 구하고 항변할 수 없는 생명을 대신해 그들의 고통을 전해주고 도와줄 것을 요청하는 선한 이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국제 사회의 노력도 느껴졌고요.

( '여는 글' 중 11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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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니 '여는 글'에 쓰여있던 위의 내용에 절절하게 공감했다. 환경파괴와 망가진 생태계 속 사라져가는 동식물들은 대부분 무지하고 이기적인 인간들의 행위에 뒤따른 것들이다. 저자는 사라져가는 동식물에 관련해 쓸 때 익숙한 '멸종'이라는 단어보다 '절멸'이라는 단어를 주로 썼다. 확인해 보니 절멸은 '아주 없어짐, 또는 아주 없앰'의 뜻으로 '생물의 한 종류가 아주 없어짐(또는 없앰)'이라는 뜻의 멸종보다 조금 더 폭이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강력한 단어라고 느껴졌다. 없애는 주체가 누구인지는 뻔히 예상이 되는데, 없어지는 존재는 그 무엇도 될 수 있다는 것처럼 느껴져서 조금 무섭기도 했다.

최근 동물권 관련한 책을 읽은 적이 있어서 그런지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을 비롯한 동물 이름이 들어간 날들의 내용을 볼 때 유독 마음이 아팠다. ​ 샥스핀을 만들기 위해 지느러미를 자른 상어를 바다에 던진다던가, 사자 등의 많은 야생동물이 트로피 헌팅을 당하고 밀렵을 통해 동물원에 갇힌다는 내용을 볼 때면 인간의 잔혹함과 이기심에 눈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여러 동물들이 인간의 사정에 의해 학살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경우가 이토록 많다는 게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더 나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또한 있었다. 그들에 의해 달력에는 이렇게 다양한 기념일들이 만들어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나의 기념일에 대한 본문이 끝날 때마다 '지구를 위한 오늘의 실천'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칸이 마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종이 안 쓰는 날'에는 재생종이 사용하기, 종이 사용 줄이기 등이 쓰여있고, '세계 자전거의 날'에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 이용하기, 자전거도로 확충 요구하기 등이, '세계 고래의 날'에는 비치코밍(해안가로 떠밀려온 쓰레기 줍기) 하기, '고래 펌프'의 소중함 알리기 등이 쓰여있다. 뻔하지만 실천 가능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잘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여기에 몸으로 직접 행동하는 것 외에도 자주 나오는 건 관련 단체나 기구에 대해 알아보기, 후원하기, SNS로 정보 알리기 등등이다.

이러한 기념일이 생기고 이런 책이 출간된 이유도 일단은 '알리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일단은 알자, 그리고 그에 관련된 정보를 모으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본 후에야 그 문제에 관한 자기 의견이 생겨날 것이고 그 의견을 피력하고 행동하고자 하는 의지도 생겨날 것이다. 사람들은 환경문제에 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기 쉬운 달력 속 기념일을 통해 환경문제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접근 방식도 다루는 내용도 친근하고 어렵지 않아서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함께 보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많이 알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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