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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루루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76
이소영 지음 / 시공주니어 / 2022년 10월
평점 :
<안녕, 나의 루루>는 레오 에른츠라는 다소 이국적인 인물을 통해 어린 레오와 어른 에른츠의 두 세계를 담은 특별한 작품이에요. 총 3부로 구성된 이 작품은 레오 에른츠와 루루의 관계를 통해 인생의 진정한 성장과 성숙의 의미를 들여다보게 하지요. 어른이 읽어도 잔잔한 울림을 주는 책이어서 참 좋았어요.



1부 어린 시절에서 주인공 레오 에른츠는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인해 부모를 잃고 하루아침에 혼자가 되요. 그런 어린 레오 앞에 루루가 나타나지요. 루루가 커다란 동물인지, 어른을 대변하는 존재인지, 루루 눈에 비친 환상인지 작품 속에서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어린 레오에게 루루는 엄마이자 아빠이자 형제이자 친구가 되어 주지요.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속에서 어린 레오는 그렇게 루루 덕분에 조금씩 어깨를 펴고 세상을 향해 꿈을 갖기 시작해요. 그리고 어릴 적부터 맛보았던 달콤하고 진한 초콜릿을 잘 만드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면서 바빠진 레오의 곁에서 루루는 점차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가지요.
2부와 3부는 초콜릿 장인이 된 어른 레오 에른츠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알아주는 장인이 되었지만, 초콜릿의 단맛조차 제대로 맛보지 못하는 어른 레오 에른츠의 삶은 피폐되었고 일그러져 있었지요. 그의 일상은 바쁘지만 사랑의 흔적, 나눔의 경험이 없는 고립된 일상뿐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런 에른츠 앞에 사는 곳도, 이름도 모르는 낯선 아이가 나타나고, 오랜만에 이 낯선 아이에게 호기심을 갖고 가까이 다가선 에른츠의 눈에 루루가 보여요. 아이에게 다가가는 용기와 도전은 에른츠의 건조하고 메말랐던 일상에 온기와 생기를 불어넣지요. 자립과 성공 앞에서 사랑의 기억, 나눔의 경험, 희생의 가치를 잃었던 에른츠의 일상에 마침내 아이의 일상이 겹쳐지는 순간, 에른츠는 어린 시절 좋아했던 초콜릿의 달콤한 맛을 기억해내요. 어린 레오 에른츠가 만난 루루를, 이제 어른 레오 에른츠는 어린 또 하나의 레오에게 루루 같은 존재가 되어 주지요.
이 책은 어제의 수많은 관계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 가는 삶의 이치를 보여 주면서 그 관계의 생명은 따뜻하고 진한 사랑의 힘임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가슴을 뭉클하게 하면서 나도 나에게, 또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합니다. 좋은 책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