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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아무 데
진 윌리스 지음, 아나스타샤 수보로바 그림, 김은정 옮김 / 사파리 / 2023년 3월
평점 :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한참 사춘기를 겪고 있는 울꼬맹이에게 조금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이 책에 눈길이 갔습니다. 누구나 나만 아는 아무 데를 꿈꾸지만, 결국 우리가 돌아갈 곳은 가족이 기다리고 있는 그곳이라는 안도감을 전하는 책이거든요. ^^



오늘도 여느 날과 같은 하루가 시작되었어요. 그리고 오늘도 엄마 아빠는 사랑하는 오스카에게 끊임없이 묻고 또 물었답니다.
"오스카, 브로콜리는 왜 안 먹었어?"
"오스카, 옷이 왜 그리 더러워?"
"오스카, 동생이랑 사이좋게 놀아야지?"
질문이 끝없이 이어질 때면 오스카는 '나만 아는 아무 데'로 갔어요. 빽빽한 나무숲 작은 틈새로 들어가면 바로 오스카만 알고 있는 그곳, 아무 데가 나타나지요. 아무 데는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아무도 묻지 않는 아주아주 조용한 곳이에요. 그곳에서 오스카는 해가 질 때까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놀았지요. 그래서 오스카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무엇을 해도 간섭 받지 않는 아무 데가 참 좋답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 데'가 오스카처럼 나무숲 속 작은 공간일 수도 있고, 어쩌면 방의 이불 안이나 책상 밑처럼 좋아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특정한 장소일 수도 있어요. 혹은 자신의 상상이나 내면 세계일 수도 있지요. '나만 아는 아무 데'는 누구냐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요.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질문이 닿지 않은 곳을 원하지만, 그건 엄마 아빠가 싫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세상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나만 아는 아무 데'는 느낌에 따라 아이끼리 통하는 암호 같기도, 상상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패스워드 같기도 한 말이랍니다. 과연 오스카처럼 아무런 제약 없이, 어떤 질문도 받지 않고 마음껏 무엇이든 펼칠 수 있는 우리 아이만의 '나만 아는 아무 데'는 어디일까요?
울꼬맹이가 조용히 방문을 닫기 시작할 때 너무너무 싫었지만 점점 저도 적응하고 존중하고 있어요. 저 또한 '나만 아는 아무 데'가 필요한 것처럼요. 진짜 좋은 책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