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파산 - 2014년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김의경 지음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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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막아야겠는 단어가 있다. 이들의 특징은 점점 늘어나고, 위치를 모르며, 넘쳐난다는 특징이 있다. 종북, 무슨사회, 힐링, 청춘, 전세, 등등.


단어의 잘못은 아니다. 그것을 쓰는 사람들이 소리를 괴로운 것으로 만들었다.

 

몰랐다는 듯 단어의 뜻을 찾는다. 청춘은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 시절이라고 한다. . 청춘이구나


나도 모르게 올라간 두 팔을 슬그머니 내린다.


의외도 있다. 이런 뜻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파산의 설명은 이렇다. 중세 이탈리아에서 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상인들이 장사하던 좌판을 부숴버리고(banca rotta) 더 이상 장사를 할 수 없음을 알린데서 유래했다고파산을 설명한 마지막 줄에서 피식 웃음이 난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에서는 파산이라는 게 없다.’

 

그러니까 청춘 파산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능한 단어의 조합이다. 봄날을 다 부숴버리고 더 이상 청춘 하지 않겠다는 말로도 들린다.

 

그리고 소설은 '개포동' 365쪽에서 끝난다.

 

마침내 365쪽이라는 질량을 갖췄다. 주인공은 학생도 직장인도 아닌 중간태, ‘노련한 알바라는 새로운 종족으로 태어난다. 서울, 뜻도 모르고 값 치솟은 동네의 오래된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봉고는 골목을 잘도 돈다. 뿌려지는 상가수첩. 상가수첩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 떠올리기도 전에 포장하는 손놀림이 눈앞에 오간다.


청춘과 파산 사이는 어떤 의문도 없이 이어진다. 아주 동떨어진 두 개의 단어는 원래 하나의 단어였다는 듯이 불린다. 이 소설은 어떤 욕심도 없이, 인주의 이야기를 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인주는 열심히 산다. 수십 가지 알바를 하면서. 나도 별 말 없이 묵묵하게 듣는다. 소설로 알게된 사실. 일단 개인 파산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우선 법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법언어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일은 어려우므로 법무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이 없으면 파산도 어렵다! 그래서 책도 나온다. 일반인들에게 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책. 허탈한 웃음이다. 인주는 엄마의 사업 실패로 파산 신청을 하고도 돈을 빌리지도 않았는데 쫓긴다. 그런데 그는 늘 법원의 이름과 함께다. 법은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곳에서 남발한다.

 

저 세 장 파지 냈는데 그럼 4원 거슬러 주시는 거죠? 21

 

대화의 일부분이다. 받아치는 노련함 같은 건 모르겠고, 피곤하다. 먹고 사는 일을 생각한다. 먹고 사는 일이 즐거운 사람들을 생각한다. 동시에 괴로운 사람들을 떠올린다.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섞여 내린다. 나는 그곳의 어디쯤인지 생각한다. 청춘 파산은 좋지 않은 단어다. 서로를 몰라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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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4-10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군요. 청춘과 파산이 서로 모르는 사이였으면 좋겠네요.
그나저나 소설은 별다른 매력이 없나 봅니다.

봄밤 2014-04-10 21:56   좋아요 0 | URL
어떻게 응원할 수 있을지 곰곰했는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읽어내지 못했습니다.
 
민음 한국사 :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 조선 1 민음 한국사 1
문중양 외 지음, 문사철 엮음 / 민음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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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하는가?-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민음 한국사




 

  

올 초민음 한국사의 출간 소식을 듣고 적잖이 놀랐다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16권 분량의 대기획이다조선을 기술하는 데만 9명의 저자가 모였고편저로 문사철이 함께했다조선시대는 2016년 완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작년 봄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선인세로 화자 되었던 민음사를 기억한다선인세가 십수억이 넘었다는 기사를 보고 놀랐다. 우선 '금액'에서였다그 다음으로 놀랐던 것은 한국 굴지의 출판사가 이토록 한 작가의 선인세를 지불한 사실은 명백해졌으나출판사가 미래에 남길 책의 목록은 좀처럼 투명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불식시킨다는 듯급하게 준비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역사서 만큼 새로울 것이 없는 책도 없겠으나역사서 만큼 새로울 수 있는 책도 없기 때문이다. 2011년 부터였으니준비만 삼 년을 걸쳐서 비로소 첫 발을 내딘 셈이다출간 전책 소개를 읽고 저자 이름을 읽으니 건실히 준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읽고나니 역시 '그렇다'는 끄덕임이다.

 

'그렇다'는 끄덕임은 여러 곳에서 온다우선 기존의 분류법을 따르지 않고세기로 끊는 시대구분에서 그렇다조선의 역사를 설명 할 경우전기와 후기를 나누는 근거는 양란이다세 시기로 구분할 경우 중종반정 이후중종1년을(1506)을 전후로 전기와 중기를 설명한다공교롭게도 조선의 건국은 1392년으로 14세기의 끝자락이고중기를 나누는 중종 1년은 1506년으로 16세기 초다. 15세기와 16세기를 나누는 것은 기존의 분류와 이질적이지 않으나그 이후의 시대를 세기로 나누는 것은 아마도(역사서로서는처음 있는 접근일 듯 하다.

 

시대 구분이 비슷하다고 해서 내용 또한 그렇지 않을까예상은 접는 편이 좋다그 다음 끄덕임은 한국사를 저술한 저자가자신의 이름을 앞에 내밀고 생동한다는 점에서 온다책임이다책을 저술하다가 화를 주체할 수 없어 펜을 던지듯호기로운 물음을 던진다민족적 추앙에 휩싸인세종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렇다.

 

세종은 한글 때문에 종종 역사적 맥락에서 빠져나와 현대 한국인의 추앙을 받는다광화문 앞 광장에 근엄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세종의 동상이 그의 초역사적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민주주의 시대의 국민들이 왕정 시대의 지도자를 이토록 사랑하고 존경하는 모습은 기묘하다민주적 원리에 따라 수천만 명 중에서 뽑힌 지도자들보다 몇 명의 아들 중에서 선택된 세습 군주의 업적이 두드러진다면 민주주의 시대의 주권자인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가왕정 시대의 유일한 주권자였던 군주가 최대한으로 발휘한 역량을 존경해야 하는가질투해야 하는가?100

 

강단 있는 물음은 역사를 역사로서 바라보는 것과그것을 토대로 지금을 바라보는 것을 구분하게 한다준엄한 목소리는 9명의 저자가 각기 다른 파트를 맡아 썼음에도 일정하게 유지된다. 15세기에 세종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길 수밖에 없는데, '공법 제정 논의'를 시작하던 무렵 찬반 여론 조사를 관민 대상으로 시행했다는 점을 옮겨본다.

 

1430년 공법의 찬반 여론조사는 특히 촌민으로 불리는 일반 백성의 의사까지 적극적으로 수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조선 왕조가 민본을 나라의 기본 방향으로 내세우고 위민을 정책 결정의 잣대로 삼았지만이는 어디까지나 치자의 입장에서 다스림의 대상이 되는 백성을 내려다보는 것이었다따라서 백성의 의사를 확인하고 이를 정책 결정에 반영하는 예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민본과 위민을 현실적으로 실천하려는 구체적인 움직임이었다. 128

 

그런가 하면 ''이나 조금 더 처도 '점성술'로 치부하기 쉬운 천문학에 대해 '천문학은 제왕학이었다.' 라는 말로 시작한다감히 거스를 수 없다어쩌면 가장 첫 번째에 와도 무방할 만큼의 무게다. '천문학을 학습하는 것은 제왕 된 자의 의무이고천문역법을 독점하고 세상에 반포하는 것은 권력의 상징이었다. (..)요 순 이래 모든 왕조는 개창하면서 '수명개제'의 원칙에 따라 새로운 역법을 제정해 반포하는 것이 예외 없는 정치 행위였다.' 136 천문학이 제왕학이라는 서술은 어디에서 볼 수 있었을까정치 사회 경제에 가려져 날로 칸이 작아져 가던 분야를 이토록 우뚝 세우는 힘이 있다.

 

조선 왕조가 개창된 지 불과 3년 만에 천상열차분야 지도를 제작한 까닭이 분명해진다조선 왕조가 천명을 받았으며요 순 임금처럼 모범적인 성군의 정치를 펼칠 것을 천하에 알리는 상징적인 행위였다. 136 여기까지간략히 왕권 강화를 위한 '별자리 지도'로 이해했던 지도는 조선시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대의 명령으로 다가온다.

 

또한 조선왕조실록 기사를 발췌해 그 때의 말을 옮겨 적는다시대에 직접 들어가서 듣도록 한다역시나 세종이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임금은 음률에 밝았다신악의 절주는 모두 임금이 제정한 것으로지팡이를 짚고 땅을 쳐서 음절을 구분해 하룻밤에 제정했다세종실록 권126, 1449년 12월 11

 

지팡이를 짚고 땅을 쳐서 음절을 구분하는 세종의 모습이 보이는지한참 웃음이 나서 좋았다작곡이 의아하다면 그 뒤를 조금 더 읽는 것이 좋다.

 

세종 당시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법은 기존에 전하는 선율에 노랫말을 얹는 방식이었다좋은 노랫말이 있으면 거기에 기존 선율에 어울리도록 가사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많은 음악을 만들었다세종이 지팡이로 땅을 쳐서 음절을 구분해 가며 음악을 만드는 장면은 당시 작곡의 방식을 보여 준다이때 더 중요한 것은 '노랫말'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니꽃 좋고 열매를 많이 맺으며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그치지 않고 솟아나 내를 이루며 바다에 이르니......158

 

15세기의 정치는 세조의 계유정난으로 막을 내린다이따금 책을 덮고 멈춰야 했던 대목은역사로부터 돌아와 현재를 사는 나를 돌아보는 일이 중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요컨대 안평대군과 대신들의 정변을 막기 위해 먼저 거사했다는 세조 측의 명분은 설득력이 부족하다세조 세력의 목표는 당연히 집권과 찬탈이었을 것이다세상의 많은 일처럼명분은 그런 노골적인 욕망을 가리는 포장일 뿐이었다. 194

 

마지막으로 세조가 왕권강화를 위한 직계제를 시행하면서 반대했던 하위지에게 질책했던 말을 옮긴다.

 

총재의 의견을 듣는 것은 임금이 죽은 제도다너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하는가또 아직 어려 서무를 결재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해 권력을 아래로 옮기려 하는가? 200


'너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하는가?' 

여러 사람에게여러 시대에서 울릴 말이다무엇보다 15세기 조선이 했던 말을 옮겨 적는다작년 봄출판사가 미래에 남길 책의 목록은 좀처럼 투명해지지 않았다는 점을 다시 떠올린다무어라 말할 수 없지만 봄이고겨울과 봄의 간격은 날로 좁아들었다역사는 날로 새롭게 벼려져 현재에 놓인다그 날카로움에 눈멀지 않고 무엇을 벨 수 있을지생각하는 날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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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 당당한 나를 위한 관계의 심리학
크리스토프 앙드레 & 파트릭 레제롱 지음, 유정애 옮김 / 민음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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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벗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자연스럽게 보이려는 욕구만큼 자연스럽게 있는 것을 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라 로슈푸코.106

 

'프랑스어로 겁 'trouille'은 심한 복통과 엄청난 방귀를 의미한다.'고 한다. 46 엄청난 방귀라니읽는 것만으로도 불편하다참아야 하는 자리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다. 그곳에 대신 있어 자유롭게 해주고 싶다. 그렇다면 우리말의 ''의 어원은 무엇일까. '엄청난 방귀'같은 것에서 왔다면 어떨까어원이 지역을 막론하고 의미가 통한다면, 생각만 해도 흥미롭다사람 사는 것이 아주 다르면서도 비슷하다는 뜻 아닐까. ‘이라는 말로 프랑스와 한국을 지르는 방대한 스케일에 조금 겁먹지 않아도 된다그냥 떠올려 본 생각에 불과하다.




'너 겁 먹었니?'라는 말이 '엄청난 방귀?'를 뜻한다는 것은, ‘겁을 먹은 상태가 배가 많이 아픈 상태를 동반하는 것을 아는 것이다그 옛날 사람들은 사회 불안이 신체 증상으로 잘 나타난다는 것을 이해 했던 것 같다마음에서 오는 두려움은 몸으로 표현된다는 것이 어원적으로 확인된다니, 하나 더. 'emoi(마음의 동요)는 누군가에게 힘을 빼앗는 것을 의미하는 후기 라틴어 exmagare에서 파생됐다.' 46 고 한다. <사람들 앞에서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는 어원에 대한 개괄적인 검토를 통해 진지하게 말한다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놀리지 마세요불안을 겪는 이들은 분명히 몸도 불편해 하고 있으니까요.

 

대부분 사회 불안은 타인의 '판단'에 대한 두려움이 원인이라고 한다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하는 것은 두렵다이유는 당연히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지 못하니까’ . 그러나 이건 쌤쌤이다그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동안나 또한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다그런데 문제는, ‘사회 불안은 대체로 자기 자신과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는 부정적인 시각과 연관 된다는 거다. 85 아하스스로에 대해 자신 없어하는 마음이 깔려 있다 → 다른이의 평가가 두렵고 → 불안(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남그러니까 (어느 정도)문제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나를 낮게 평가하는 나 자신이라는 것.

 

타인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제대로 평가 받기도 전에 나를 분명히 낮게 평가할거야’ 라는 추측이 이미 마음에서 완성된다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사회 불안이 있는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을 읽는 데 약간의 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89 다는 점이다그 아래 설명을 보자. ‘그들은 몇몇 확실한 요소가 보이지 않는 한따뜻해 보이지 않는 모든 태도는 적대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첨언.89

 

대화를 구성하는 것을 ''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실은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몸짓표정이 대화의 더 큰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생각해 보면대화에서 오는 놀라운 실망은 '뿐만 아니라말이 아닌 '무엇'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몇 마디 채 나누지 않았는데 화가 난 경우가 없는지. ''보다 '태도'에 마음 상했을 가능성이 높다오히려 말이 빈 곳을 더 집중해야 할지 모르겠다그러나 말이 아닌 것은 오해가 많다는 것을 또한 생각해야 한다습관화 된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많고아무리 보편적인 것이라 해도 상대의 기호와 자신이 아는 기호를 동일시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의도가 왜곡될 뿐만 아니라오해가 연쇄적으로 터지는데 그 오해는 이 야기한 것이 아니라서 정확히 어디가 문제인지 꼬집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저자는 사회 불안을 겪는 이들이 흔히 하는 실수로 말 외의 것에 집중하는 것을 지적한다당신이 받아들인 정보는 맞지만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뇌는 완벽한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보통 잘된 일이다!) 정보를 다룰 때 실수를 할 수 있다실수의 첫 번째 유형은 몇몇 정보만을 취하고 다른 정보를 소홀히 하는 것이다. 174

 

책의 중반쯤 흘러저자는 기원 후 1세기 이미 불안에 대한 통찰을 했던 철학자의 말을 읊는다. ‘인간을 불안에 빠트리는 것은 사물이 아니라 인간이 사물에 갖는 의견들이다.’ 에픽테토스 235

 

저자는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면서, 사회 불안을 겪는 이들이 대체 의문하는 나는 왜 그럴까의 이해를 돕는다그리고 동시에 사회 불안을 겪는 이들 뿐만 아니라이들 주변의 부모친구동료가 그 사람을 잘 이해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책 말미에 가면미국 불안 장애 학회의 회장인 제리린 로스의 말이 나오는데책의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읽고 싶게끔 한다


발가벗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283

 

다소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모든 것이 불안증 환자들과 사회 공포증 환자들이 지극히 평범한 상황예를 들면 친구들 앞에서 발언을 한다거나 제과점에 빵을 사러 들어갈 때 느끼는 것입니다’ 283


얼마나 많은 불편에 휩싸여 있는 것인가사회 불안의 원인이 나를 낮게 평가하는 나의 마음에 있다고 하더라도그 마음이 불편으로 다가오는 것은 결국 타인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사회 불안을 겪는 이들의 문제를 개인의 것으로 몰아가는 것은 어리석다사회 불안을 느끼려면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21. 무인도에서 로빈슨 크루소는 이 고통스러운 감정을 결코 알지 못했으니.21 그러므로 사회 불안을 겪는 그들의 문제 나를 포함해서 일어난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동시에 사회 불안을 겪는 당신은 '노출 하기'로 스스로를 탈출하는 시도를 하기를. 당신을 얽매는 룰은 부서져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타인은 적이라는 샤르트르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나 역시 때때로 원하지 않게 적이 되며 원하지 않게 적을 만든다. ‘원하지 않음을 내려놓고충분한 말과 충분한 몸짓으로 나는 당신의 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이해받고 싶다나도 때때로 타인을 적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일 뿐인걸요. '이해'는 사회는 다양한 이들이 함께 있다는 생각과, 그곳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나를 적극적으로 포함하는 것으로부터 온다고 믿는다. 



어정쩡하지만 나가면서 '엄청난 방귀'가 가져온 답답함과 비견되는 시원함으로 마무리 하고 싶다.

 


진정으로 자유로운 인간은 핑계를 대지 않고 저녁 초대를 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쥘 르나르. 224







덧글 : 


이 책은요

: 실제 사회 불안을 겪는 이들에게 적절한 '의학적'지침과 이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사회 불안'을 테스트 해 볼 수 있고, 사회 불안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요약본을 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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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4-01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런 내용 좋아합니다. 어원 설명하는 부분 말이죠. 확실히 어원을 알아야 뜻이 분명해져요.
맞는 말 같습니다. 겁을 먹으면 일단 첫 번째 증상이 속이 울렁거리잖아요. 토할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
그런 기분...... 그러니 방구로 이어지고...ㅎㅎㅎㅎㅎ

봄밤 2014-04-02 15:15   좋아요 0 | URL
좋아하시는군요! 말뜻을 생각하는 건 정말 흥미로운 일입니다.
별 뜻없이 쓰는 말에도 다 저만한 이유로 소리와 모양을 갖추니 말입니다!<
마음이 아파서 몸이 아픈 일을 다시 돌아봅니다. 으허.!!
 
편의점 사회학
전상인 지음 / 민음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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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 없는 것-편의점 사회학


상비약에서 도시락에 이르기까지진열된 빼곡한 물건을 보며 과연 '편의점에 없는 것은 무엇일까어리석은 질문을 던진다스넥 코너를 돌면 라면이 있고 맞은편에는 부침가루와 참기름이 있다마침내 코너 상단에 와인까지어색한 꼬리를 물며 함께다와인 마저 일상품으로 비치 된 곳에 무엇이 '없을까'만은공간과 어울리지 않음을 묵살하는 목이 긴 병을 본다.


편의점은 아무리 작아도 내가 사는 물건보다 사지 않는 물건이 훨씬 많다그래도 없는것은 무엇일지 살피면 우선 '기다림'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우리는 편의점이 열리는 시간을 기다려서 가지 않는다닫히는 시간에 초조하지 않는다편의점은 '그런 시간'이 없다그곳은 '언제라도갈 수 있다이것은 역으로도 가능하다편의점 또한 특별한 누구를 기다리지 않는다익명의 누구라도 상관없다기억할까기다림이 없는 곳에 '시간'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바닥에 머리를 대고 잠이 든 시간에도 그곳의 불은 환하다. '셔터가 없다설령 있더라도 필요가 없다.' 24. 편의점은 시간 밖에 존재하는 것 같다편의점이 문을 닫게 된다면 완전히 자신을 정리할 때 뿐일 것이다익명의 소비자들이 무한의 페달을 밟아 편의점의 하루하루를 연장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편의점 유리문을 닫는다유리문은 편의점의 안과 바깥이 동일한 지점에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지만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같은 시간'은 허구임을 알게 된다투명한 안쪽은 바깥을 초월한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때때로 고백해 오지만그런것이 대체 무슨 상관인지 알 겨를이 없는 -시간에 쫓기는이들은 오늘에 맞춰져 있는 삼각김밥으로 오늘을 때우며 돌아간다.


시간이 쫓기는 이들이 시간이 (의미)없는 곳(편의점으로 모인다. <편의점 사회학>은 편의점을 이용하는 당신의 통계를 통해서 '편의점에 없는 것'을 말하고 싶다책은 얇다그러나 펼치는 곳마다 대체 몇 겹으로 감겨져 있었는지 모르는 눈 뜨임을 보게 될 것이다가령 이런 대목. '이는 무엇보다 근대 자본주의의 등장이 시간 및 공간의 원력과를 통해 사이 시간과 사이 공간을 '비우거나', 숫자나 기호 등을 통해 추상화시켰고이에 따라 사물과 사람이 구체적인 시간 및 공간으로부터 '뿌리 뽑히게된 결과다.' 116


<편의점 사회학>'편의점이 동네를도시를그리고 세상을 덮고 있다'는 명징한 사실로 시작한다시작이 끝을 쉽게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을 떠올리며세상에 가득한 편의점 '이후'는 무엇일까 궁금해 하며 책장을 넘긴다이 책은 편의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편의점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지 않'았던 날들과 여전히 '궁금해 할 이유가 없는 날'들에 대한 반성이다동시에 현재를 향한 반가운 관심이다늘 곁에 있지만 그게 무엇인지 모르는 편의점을 비로소 파헤침으로써 질서에 편승했던 ''의 생태 또한 돌아볼 수 있게 된다.


'88만 원 세대의 밥집편의점을 살피며 편의점을 사용하는 빈도는 '불능'의 수치가 아닐까 생각한다편의점을 밥집으로 심심치 않게 이용하는 것은 편의점이 제공하는 밥 이상을 만들어낼 능력이 없다는 고백과 같은 것은 아닐까여기서 말하는 능력은 물론 ''으로도 환산 가능하겠지만한편으로는 먹을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과자신의 식성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책은 통계 가능한 '전자'에 기울이고 있다실제로도 ''과 상관 관계가 제일 클 것으로 생각한다그러나 후자에 대한 것도 간과할 수는 없을 것 같다돈이 아니라 시간에 갖힌 불능이라면스스로가 자신의 저녁과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을끊임없이 무엇을 하는 시간으로 바꾸기를 강요했()던 결과라 할 수 있다학교를 다니며 자취를 했던 학생은 돈을 버는 직장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편의점 도시락과 오뚜기밥을 먹는다시간을 쫓기며 편의점으로 대체하고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상태는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저녁을 잘 차려 먹고 싶다는 욕망과 손수 차려 볼 수 있는 ''은 어디에서 실종된 것일까아니애초에 있기는 있던 걸까편의점에 없는 '기다림혹은 뿌리 뽑힌 '시간처럼.


편의점에 관한 웹툰과 소설을 인용하며 '흥미로움'으로 시작한 연구는 '아이러니함'이라는 끝에 도착한다신자유시대와 맞서는 사람들이 효율적인 시위를 위해 양초와 컵으로 특수효과를 보는 편의점 모습을 포착한다자연스럽게 편의점-신자유주의에 기댄 모습이다. '촛불을 든 사람들은 정작 그러한 편의점의 배후가 거대 자본과 자본주의 세계 체제혹은 신자유주의라는 사실을 미처 상기하지 못한다.' 158 손을 미끌어져 나가는 허탈함우리는 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하지만동시에 신자유시대의 무한의 페달을 함께 질끈 밟는 것은 아닌지진정한 변화를 위한 움직임은 '무심코지나치는 사회의 작은 부분까지 '이해'함에 있을 것이다.


다시, '편의점에 없는 것'을 떠올린다그곳에 우선 대화가 없다대화를 하는 것으로 편의점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어리석다그러나편의점에 기계적으로 길들여진 나의 생태를 바뀔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가능하지 않을까해가 맑았던 엊그제자주 가던 편의점에 김치 부침개를 나눠주었다는 일기가 있다물론 편의점이 아니라그곳에서 일하는 동생 뻘이 분명한 알바 님에게 드린 것이다편의점 한 가운데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편의점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궁극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에 임하는 방식이나 태도와도 연결'159 된다편의점에 간다내가 골라야 할 물건을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편의점에 '없는 것'을 본다계산대에 올라가지 않는편의점에 '없는 것'을 하나씩 들고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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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할 땐 아리스토텔레스 땐 시리즈
다미앵 클레르제-귀르노 지음, 김정훈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조금씩, 즐겁다-무력할 땐 아리스토텔레스

 

 

딸기 좀 먹어봐너는 팥빙수에 반쪽으로 잘라진 깨끗한 딸기를 가리켰다딸기 씨가 그렇게 좋다더라그 옆의 바나나를 먹으며 말했다봄 맞아 처음 먹는 딸기는 의외로 흰색이다몰랐던 것처럼빨간 딸기의 속살은 희디 희다팥빙수의 딸기는 떡에 기대서 우유에 적셔져도 흰색을 잃지 않는다그러니까 우유도 하얗고 딸기도 하얀 것이지하지만 '진짜 딸기맛 우유'는 '분홍색'일까왜 그런지 모르겠으나딸기우유는 분홍색이 맞는 것 같다.

 



<무력할 땐 아리스토텔레스>는 자꾸만 희석되는 욕망에 대해 묻는다겉과 속을 섞어 무엇인지 모르게 하고 싶은내가 외면해버리리는 내 진짜 욕망에 대해 말이다내 욕망의 색은 '진짜 딸기맛 우유'처럼 분홍색이 아니던가마치 '진짜딸기의 속이라고 착각하게 하는 것처럼그러나 단단하게 지니고 있어야 할 딸기의 속은 흰색일 것이다외부와 상관없이 지속해야 할 내 감정은 어디뇨이렇게 큰 글씨로..박 하게 물어온다. <무력할 땐 아리스토텔레스!> 유쾌한 조합이지만 어쩐지 약간 숨기고 싶은 제목이기도 하다그러나 나는 결코 무력해서 읽는 것은 아니라오.

 

목차는 진단하기-이해하기-적용하기로 나뉜다몇 십년 전에 풀었던 '스스로 하는 학습지'의 목차가 떠올랐다. '분수'에 약한 것을 진단하고, '분수'를 이해하고, '분수'를 적용했던 어느 초등학교 수업시간을 떠올리면 잘 따라갈 수 있다혹시 그것에 트라우마가 있다면 목차는 가볍게 무시하고 와도 좋다책은 읽는 사람 마음이니까.

 

'욕망' 이라고 하면 굉장히 무섭고, 피해야 할 말 같지만이야기 되는(공연음악 등등거의 모든 것의 주제다본디 삶의 주제로 자리 잡아야 했지만 '욕망'은 길을 잃어버리고 '거짓 욕망에 밀리느라 '이야기 되는 것'에서야 주연을 꾀찼다가까이에 있는 '욕망'과 ''의 일치는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귀하다불일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네이버 웹툰에 <미쳐날뛰는 생활툰>이라는 작품이 있다. '자매'가 나오는데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만화를 그린다며 연습하고 ‥ 연습하는 것이 일과이고 언니는 회사에 다닌다회사인이라면 십에 팔구가 그렇듯 출근하기 싫다. 그녀는 어느 날 베개를 기타 삼아 노래를 뽑는다가사의 주된 내용은 '회사를 때려 치고 음악을 하고 싶다' 동생은 귀를 막으며 그럼 '때려치라!'고 한다하지만 이어지는 가사, '돈을 벌어야 하느니~/음악해서 돈벌면 되잖아/예술해서 돈 벌어먹긴 더럽게 힘드나니~/' (...)


생활이 곤궁하고, 앞날도 알 수 없는 동생보다 때로 언니가 더 안쓰러워 보이지는 않은지. '우리가 살아가는 일이 종종 왜 그토록 안쓰러워 보이는 것인지를 이해하고 싶다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은 오히려 우리 욕망이다.' 33 저자는 콕 짚는다. 언니의 노래가 베게가 아니라 진짜 기타만 되었더라도. 나는 언니의 노래를 그냥 지나갈 수 있었을 거다.

 

언니가 음악을 하지 않는 일은음악의 시작은 매우 험난하고그 빛을 보기는 무척 어렵다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에 부담갖기 때문일까그러나 부담이라니? '기타 연주자는 기타를 치는 사람이 된다.'는 말을 기억하자. 베게만 친다면 어떤 재능이 있어도 기타를 칠 수 없다. 처음 손에 굳은살이 박히는 순서를 지나지 않으면 소리를 낼 수조차 없다가장 친근한 악기 중 하나지만 TV나 라디오에서 들리는 소리를 내가 내기까지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어떨까. '혹시 더 대단한 것들을 좇으려는 갈망은 우리를 세상에 대한 혐오 속에 빠뜨리고그렇게 하여 좋은 것들 하나하나가 주변의 평범함과 시시함 속에 둘러싸인다.50' 이 대목에서, 멈췄던 것은 아닐까. 저자는 욕망을 포기하는 것도 모자라 포기를 주변의 이유로 돌리는 비겁함을 꼬집는다이게 꽤 아프다왜냐하면 회사를 다니는 언니가실은 나의 모습이 아니었냐는 물음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너는 종종 기타를 친다기타의 목적은 앨범을 내거나 연주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네 노래에 맞는 반주를 언제나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근사한지. 직접 낼 수 있는 소리는 좋은 음악을 '듣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을 준다비록 서툴고연주 할 수 있는 음악이 한정되더라도 말이다기타를 사서 치는 둥 마는 둥 한지 벌써 오년이 되었다오년 동안 얼만큼 늘었냐고 물어본다면쑥쓰럽게 머리를 긁적이겠지만 그때그때 나오는 좋은 노래를 부르면서 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는 걸 안다누군가를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니고, '앵콜요청금지' 나 'duet'을 노래하는 아주 행복한 삼분을 위해서 말이다누구나 예술에 대한 욕망이 있다그것은 예술자체를 업으로 지내자는 원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충분히 이뤄갈 수 있다예술을 사치라고 거부하는 생각은, 예술 하고 싶은 욕망을 스스로 뜯어냈던 자신에 대한 미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가위로 종이를 오리고, 노래를 흥얼거리는 아주 단순한 욕망. <무력할 땐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말하는 것처럼이렇게.


작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말의 균형을 더 잘 느끼기 위해 시도하는 글쓰기음악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리의 조화로 귀를 교육하기 위해 해보는 악기 연주무용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몸을 다르게 볼 수 있기 위해 추는 춤. 167

 

욕망의 왈츠에 맞게 춤을 추자. 자연스러운 스텝은 나에게 어울린다. 나의 발과, 나의 몸짓, 무엇보다 나의 기분과. 나의 삶을 가꿀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 그곳에는 나를 위한 물이있고, 물은 나를 이해하는 속도로 흐른다.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일단 그런 사람이 된 후에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없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에 귀기울이자. 


마치 돌을 버리고 난 후에는 다시 그것을 잡을 수 없듯이그럼에도 돌을 던지는 것은 그에게 달려 있는 일이었다그 원리가 자신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이렇듯 정의롭지 못한 사람과 무절제한 사람 양자에게 공히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었으며 그런 까닭에 그들은 자발적으로 그런 사람이 된 것이다하지만 일단 그런 사람이 된 후에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이상 없다윤리학 3. 1114a 14~22 / 147


그렇다면 당신이 무력한 이유, 조금은 알 수 있을지 않을까. 좋아하는 것을 조금씩 매일매일 '하'자. 욕망을 멀찍이서 보거나 다른이에게 '좋다더라'권해주지 말고. 나는 한쪽으로 몰아 준 딸기를 너에게 준다바나나를 먹으며 딸기를 주었던 너에게가장 주고 싶은 것은 가장 받고 싶은 것이기도 한다는 것을 오후 늦게 알아버린 나는우유가 마른 동그란 숟가락 위에 제일 큼직한 걸로 얹혀 준다기타를 치고, 책을 읽고, 내일을 생각한다. 조금씩,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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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3-26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이게 땐 시리즈군요. 책 디자인이 하도 후져서 욕했었는데...ㅎㅎㅎㅎㅎㅎ.
전 비참할 땐 스피노자 읽었습니다. 책이 의외로 좋더라고요.
재미있길래 덥석 에티카 읽는데 이야, 스피노자 쉬운 사람이 아니더라고요... ㅎㅎㅎㅎ

봄밤 2014-03-27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피노자를 읽으려고 했는데 이 책이 먼저 보여서 읽었습니다ㅎㅁㅎ 맞아요 그런저런 내용이 아닐까 했는데 좋은 안내서 같아요. 디자인ㅋㅋ 책에 기분이 있다면 뭔가 초연한것 같은 표정을 그린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