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평점 :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뉴욕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 탑 100, 뉴욕타임스 북 리뷰 선정 도서, 뉴욕 도서관 올해의 추천도서, NPR 올해의 추천 도서, PBS 올해의 책, 리터러리허브 올해의 책, 전미도서비펴가협회상 최종 후보 등 화려한 수식을 가진 책입니다.
" 죽음이라, 그건 참으로 우습고도 현실적이 농담이지"
빅 엔젤이라는 이름의 남자!
암선고를 받고 자신의 죽음 전에 마지막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70세 자신의 생일 파티 일주일 전, 100세 노모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인생 최대의 생일 파티, 마지막 생일 파티 계획이 무너지고 한 번의 장례식과 한 번의생일 파티를 동시에 준비하게 됩니다.
아직은 생소한 멕시코 문화가 잘 녹여 있는 소설이라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사람이 사는 모습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름도 빅 엔젤.. 어느 집안의 맞이 같은 이름인 그의 삶은 가난한 집 맞이로 가부장적이고 가장으로 아버지로 남편으로 성실하지 못한 아버지의 존재부터 가족의 족보가 꼬이기 시작한 사나이입니다.
겉보기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부를 누르고 대가족을 이루고 사랑하는 아내와 잘 살고 있는 그러면서도 이제 자신의 죽음 준비하는 남자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녹녹하지 않은 인생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맞이하면서 온 가족이 하나 둘씩 모이고 그속에서 그들의 관계, 빅 엔젤이 어떤 삶을 살고, 그들이 그의 삶의 어떤 존재이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면서 이야기가 구성되어있습니다.
복잡한 형제 관계 그리고 자신의 만들고 싶었던 가정...
어쩌면 빅 엔젤만이 아니라 누구라고 삶의 모습이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랑 받고 사랑 주는 부모님 밑에서 안정적으로 자라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사회 구성으로 살아가는 이상적인 삶...
우리가 모두 꿈 꾸지만 현실은 그 모습과 조금씩 어긋나 있다보니 나의 최선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돌이킬수 없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것 같습니다.
이책에서 빅 엔젤은 나름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고 좋은 형, 좋은 아버지로 살아가려 하지만 그속에서 서로 상처를 받은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들이 그 상처를 장례식과 생일 파티를 함께한 시간 속에서 회복하고 서로 오해를 풀고 하는 모습들이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어 많이 공감하게 만듭니다.
빅 엔젤의 죽음이 갑작스러운게 아니라 예견된 시간이라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도 마직막 생일 파티를 여는 모습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의 시간을 제대로 갖게하는 행운의 시간일지 모릅니다.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 가족에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모두에게 소중하고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는 기회이니 말이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함께 살면서 서로 사랑하는 마음 만큼, 서로 서운하고 마음의 상처가 생기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알지요.
가족이라 오늘 서로 모진 말로 상처를 줘도 언제가는 그런것이 별 의미 없이 사라지는 가장 위로 받고 마음의 안식이 되는 존재란 걸요.
빅 엔젤도 마지막에 리틀 엔젤과 그동안의 서로 오해나 마음의 상처를 풀고 또 아들과 화해를 하면서 보고 싶었다고 사랑한다고 하니 역시 가족은 그런 존재 같더라구요.
가장으로 한 가족의 가장도 참 힘이 들것 같은데, 빅엔젤의 삶에 자신의 형제에게도 가장, 가족을 구민 가정에서도 가장,어디서나 가장 노릇을 하는 삶이나 너무 힘들고 고단했을것 같아요.
그 삶속에 가족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 라는 생각이 듭니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을 읽고 아버지의 어머니의 삶을 다시 생각합니다.
우리 세대보다 앞선 부모님 세대의 가장의 모습, 부모의 삶을 닮아 있는 책이라 읽을면서 부모님 생각이 참 많이 나는 책입니다.
슬플것 같은 누군의 죽음이 따뜻하고 힐링이 되게 해 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