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롭긴 하지만 흐렸던 어느 아침 그들이 문밖으로 나서려고 할때 ‘길을 떠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군요‘ 하고 이플란트가 말을 꺼냈다. 날씨도 여행하기에 적당한 듯했고, 하늘도 대지 위에 낮게 깔려 있었으며, 주위의 사물들도 짙은 어둠 속에 묻혀 있었으니, 가고자 하는 길에만 주의를 기울이면 될 것처럼 보였다.
칼 필립 모리츠 『안톤 라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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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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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든 강을 빈틈없이 다스리겠다고 전 국토에 토목공 정부는 이제 모든 강을 빈틈없법이고 있다. 이른바 4대강 사업이다. 뱀처럼 구불구불한 강으 이제 볼 수 없을 것이다. 그 구불구불한 뱀이 삶에 미치던 위험은 아마 사라졌을 것이다. 그 전에 강의 삶도, 거기 몸 붙였던 생명 의 삶도, 사람의 삶까지도 사라지고 없을 테니까 말이다. 뱀이 없는 곳에는 산딸기도 없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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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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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비극은 그다음에 올 것이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것처럼, 죽음도 시신도 슬픔도 전혀 없었던 것처럼 완벽하게 청소되어, 다른 비슷한 사연을 지닌 동네와 거리들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세련된 빌딩과 고층 아파트들의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그 번들거리고 말쑥한 표정으로 치장 (진은영 시인, 용산 멜랑콜리아)될 때 올 것이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모를 것이다.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사람이 불타면, 사람이 어이없이죽으면, 사람들은 자기가 그 사람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만 여길 것이다. 그러고는 내일이라도 자신이 그 사람이 될까봐 저마다 몸서리치며 잠자리에 누울 것이다. 그것을 정의라고, 평화라고 부르는세상이 올 것이다. 그 세상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이명박 대통령이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다.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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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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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적이건 정치적이건 한 사람이 지닌 감수성의 질은 그 사람의 현재가 얼마나 두터우냐에 따라 가름될 것만 같다.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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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마누엘레 피오르 그림,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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