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나조차도 나날나는 세상 근심은 다 짊어지고 살았다. 핵전쟁부터 에티오피아 사태와 여객선 사고까지, 세상만사가 다 내겐 걱정거리였다.
유일하게 걱정거리가 아닌 것은 걱정 그 자체였다. 그리고 11년후 나는 걱정 그 자체를 걱정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다른 행성에 있다. 내가 겪고 있는 일은 아무도 이해하
지 못한다. 하지만 사실은 이해한다. 그저 기준이 나 자신이기 때문에 남이 이해 못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이전까지 이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다. 추락의 충격은 정신적 외상을안겨준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겪어본 일이다. 나는 어둠속에 있지만 그 어둠의 땅엔 수백만 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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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좋아한다고 해야 할지… 볼 때 사랑스러워하는 거니까요. 근데 이런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까….
"누구나 가지고 있지는 않을 거예요. 동물을 키우면서도 동물을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도 많고요. 함께하는 동반자로 생각하는 게 아니고 동물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유행에 따라, 필요에 따라."

"재미있으니까."
민주는 뱉어놓고 시시한 답변이라고 생각했으나, 그 이상의적당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쩌면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재미가 없었다면 애초에 경마는 사라졌을 거였다. 경마가 몇천 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단연코 재미일 테니까.
"누가요? 말이요?"
"아니, 인간이."
"인간이 재미있는데 왜 말이 달리나요? 그럼 인간이 달려야하는 거 아닌가요?"

휠체어 덕분에 걷지 못하던 이들이 움직일수있게 된 게 아니라, 버스와 지하철, 인도, 계단, 에스컬레이터 때문에 이동할 수 없게 되었다는 걸, 기술의 발달 과정에서 은혜는철저하게 삭제되었다.

"그리움이 어떤 건지 설명을 부탁해도 될까요?"
보경은 콜리의 질문을 받자마자 깊은 생각에 빠졌다. 콜리는이가 나간 컵에서 식어가는 커피를 쳐다보며 보경의 말을 기다.
렸다.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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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해도 정도의 차이가 존재한다. 여기 메카Mecca4에 가려는 사람이 있다고 해 보자. 그는 양심이 ‘메카에 가라’고 명령해서 길을 떠난다. 여행사의 도움을 받으면 다행이지만, 아무런 도움이 없을 수도 있다. 메카에 꼭 도착한다는 보장이 없다. 포트사이드Port Said에 닿기도 전에 익사할 수도 있고, 홍해 해안에서 이름도 없이 죽어갈 수 있다. 그러면 그의 소망은 영원히 좌절된다.
이루지 못한 열망이 그를 한없이 괴롭힐까? 아마도. 하지만 그는 적어도 메카에 가고 싶다는 소망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자기 동네도 못 떠나는 사람처럼 괴롭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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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빠른 시일 내에는 아니겠지만 아주 먼 미래예요, 짐승이이 행성을 포기하게 되는 거요. 이곳에서는 더는 살 수 없다고판단한 동물의 유전자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거예요. 빛 한 번보지 못하고 좁은 울타리에 갇혀 착취당하는 삶을 반복하다 보면언젠가 유전자가 생존의 수단으로 죽음을 택할지도 모르잖아요."
복희가 자조적으로 웃었다. 기술의 발달과 멸망의 속도가 같다. 사람들이 조금만 더, 매일 뉴스에 나오는 새로운 기술과 우리가 맞이할 미래에 관심을 가지는 만큼만, 사라져가고 학대받는 동물들에게 관심을 나눠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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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죽었다면 누군가는 살아남은 것만으로 가해자가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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