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트 조지 웰스 - 눈먼 자들의 나라 외 32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6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최용준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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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다. 이런 상상을 하고 글로 옮길 수 있는 힘이 부럽다. 다만 내 기준에선 출판을 목적으로 한 글치고 준비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놀라운 아이디어가 일화 정도로 소개되는 것이 소설의 본질이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하기는 작자 서문에서 밝히듯, 단편소설은 한 자리에 한시간 가량의 읽을거리로 충분하다 생각한다면 작가의 취향 또는 태도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
사람을 향기로 기절시켜 피를 흡입하는 식물, 화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수정알, 젊은이의 육체와 바꿔치기하는 술, 엄청난 활력을 내는 촉진제 등등 끝이 없다. 과연 SF소설의 시조답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완성도를 높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눈 먼 자들의 나라>다. 외부와 고립된 채 15세대 간 눈 먼 자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눈을 가진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우월한 입장에서 가르치고 지배하려 들지만 오히려 제압당하고 만다. 눈에 미혹되지 않은 채 다른 감각에 의존에 살아가는 그들의 방식을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그 곳의 정상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눈 제거 수술을 받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세상의 아름다움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마을을 떠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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