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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폴과 비르지니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9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 지음, 김현준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평점 :
소년(폴)과 소녀(비르지니)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
첫 시작이 어떤 노인이 폐허가 된 오두막에 얽힌 두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 청년에게 해주는거라 새드엔딩이 예상되어 목가적이고 평온한 분위기에서 언제 불행이 닥치게 되나 읽는내내 불안해했다.
불행이 닥치기 전까지는 루소를 떠올렸는데 역시나 루소의 권유로 이 소설을 쓰게 됐다고 한다.
두 가족은 목가적이고 자연주의적인 삶을 살 때에는 행복했는데 무인도나 오지 같은 곳이 아닌 이상에야...누구나가 사회에 속하게 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면서 결국은 문명과 사회적 통념, 관습, 도덕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불행해지기 시작한다.
두 어머니와 딸 비르지니, 아들 폴 그리고 노예 두 명은 자신들의 노동을 통해 얻은 자연이 주는 소박한 것들에 만족하며 살지만 결국은 문명이 조금씩 스며들게 되면서 욕심에 의해 처음에 비르지니가 죽고 그로인한 상실감과 슬픔에 차례로 폴, 폴의 어머니, 충직한 두 노예, 개, 비르지니의 어머니가 죽으면서 그들의 낙원은 폐허로 변하고 만다.
그토록 선량하고 덕성과 신앙심으로 충만했던 비르지니가 원하지 않던 선택을 하게 만들고 폴과 함께 죽음으로 몰고간 어른들(두 어머니의 걱정, 부자집 이모할머니의 강권, 현명하다고 믿었던 총독의 조언, 식민지 사람들의 박수갈채, 성직자의 종용과 권위)을 보면서 우리 인간들의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어쩔수 없는 고통과 불행을 생각하게 된다.
소박하지만(때론 태풍이나 가뭄처럼 모든 것을 파괴하기도 하는) 자연이 주는 것에 만족하며 사는 것과 문명의 이기와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는 사회(계급과 재물에 따른 차별이 있고 풍요 속에서 빈곤을 느끼는) 어느쪽이 더 우리를 행복하게 할까.
난 비르지니의 죽음과 화자를 통해 작가가 어떤 도덕적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는지 이해는 되지만 선함과 덕성이 반드시 좋은 결과와 행복을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