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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의 마지막 한숨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2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월
평점 :
✒한 명문가의 흥망성쇠와 함께 인도의 역사, 종교 그리고 경제, 정치 등 독립 이후의 인도의 현대사를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읽으면서 내내 살만 루슈디가 진짜 이야기꾼이라는 것을 느꼈다. 아쉬운, 아니 안타까운 점은 인도와 인용된 작품에 대한 나의 얄팍한 경험과 지식이랄까. 인도라는 국가가 여러면에서 엄청 복잡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점을 더욱더 느꼈다. 그리고 그에 더해 갖가지 언어유희를 비롯해 예술작품에 대한 설명과 수많은 은유와 비유들!!! 처음에는 그러한 배경과 내용을 하나하나 최대한 이해하고 넘어가려다 보니 쉬이 읽히지 않아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또 책이 재미없지는 않아서(유머코드가 나랑 맞았다는^^) 나 스스로가 너무나 답답했다. 결국 중간부터는 이해안가는 부분은 그냥 넘기고 스토리에 집중해서 읽어나갔더니 어찌나 재미있던지!!! 하지만 정말 온전히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가볍게(?) 끝까지 한번 읽었으니 인도에 대해 좀더 공부한 후에 다시 제대로 읽어볼 생각이다.
📚소설은 총4부로 되어 있는데 전부 무어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소설의 중심은 그의 어머니 아우로라이다.
1부는 무어가 태어나기 전인 외증조부모(‘다 가마‘가)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향신료 무역으로 거대한 부를 축적한 다 가마 집안. 아우로라의 할아버지 프란시스쿠 다 가마는 진보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그와 정반대되는 성향을 지닌 보수적인 아내 이피파니아와 항상 대립한다. 결국 프란시스쿠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아우로라의 아버지 카몽시 역시 그의 아버지 프란시스쿠의 신념을 따르면서 그의 아내 벨과 함께 어머니 이피파니아와 대립하게 된다. 카몽시의 형인 아이리시와 형수 카르멘은 이피파니아 편으로 그들과도 계속 대립하게 되고.. 프란시스쿠의 죽음 후 가업의 경영권 문제로 시어머니(‘메네제스‘가) 집안과 며느리 카르멘(‘로보‘가) 집안의 다툼으로 인해 큰 화재와 사망사건이 발생하자 그에 대한 책임으로 두 형제인 카몽시와 아이리시는 9년간 옥살이를 하게 되고 다툼의 원인인 이피파니아와 카르멘도 잡혀가게 된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아우로라의 어머니 벨은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재산을 정확하게 반으로 나누고 ‘다 가마‘가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노력한다. 벨의 노력으로 다 가마가는 다시 일어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폐암으로 일찍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리고 감옥에서 나온 카몽시는 아내 벨과 사별 후 우연히 벨의 추문을 듣게 되고 그로 인해 그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자살을 한다. 벨이 지키고 불린 다 가마의 재산과 가업은 유일한 외동딸 아우로라에 상속되는데 아우로라가 15살이던 해에 스무 살 연상의 가난한 유대인이자 창고지기인 아브라함 조고이비를 만나게 된다. 그 둘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지만 아브라함의 사업실패와 그를 만회하기 위해 아브라함의 어머니가 가진 보물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그들 사이의 아들을 몰래 거래한 것과 거짓말로 인해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그러다 아우로라의 시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죽게 되고 아우로라와 아브라함은 코친을 떠나 봄베이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면서 다시 관계를 갖는다. 그 후 3녀 1남이 태어난다.
2부는 ‘다 가마-조고이비‘가문의 구성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무어의 세 누이인 이나, 미니, 마이나가 태어난 후 8년 후 얻게 된 아들은 아우로라가 임신한 지 넉 달 반만에 태어나 오른손은 조막손에다 남들보다 두 배의 속도로 자라는 특성을 가진 아이였다. 새 보금자리인 봄베이에서 아우로라는 자신의 작품에 전념하고 아브라함은 사업확장을 위해 부패와 폭력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점점 지하세계의 왕이 되어 간다. 그리고 훗날 아우로라의 죽음의 비밀을 풀고 무어를 위험으로 몰아갈 화가인 바스쿠 미란다를 만나게 된다. 어머니 아우로라를 시기하여 내내 아우로라와 대립하는 장녀 이나의 죽음, 기독교-유대인 집안에서 수녀가 되겠다고 선포한 둘째 딸 미니, 변호사가 되어 아버지 아브라함의 사업과 관련된 일과 인물들의 비밀을 폭로하고 소송을 거는 셋째 딸 마이나와 그 외에 무어의 첫 연인 딜리 호르무즈, 무어의 조력자 문지기 람바잔, 람바잔의 아내이자 무어의 유모이지만 집안의 물건을 훔치는 미스 자야 등등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무어의 인생을 파멸로 이끌고 갈 여자인 ‘우마 사라스바티‘와의 만남!!!
3부에서는 ‘다 가마-조고이비‘가에서 쫓겨난 무어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감옥에 수감되어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되고 람바잔의 도움으로 감옥을 나오게 되었으나 아버지 아브라함의 정적(?)인 라만 필딩의 밑에서 폭력배로서의 삶을 살게 되는 무어. 그리고 뉴스를 통해 듣게 된 어머니 아우로라의 추락사 소식과 자신이 가문에서 쫓겨나게 된 이유와 진실을 드디어 알게 된 무어는 아버지 아브라함과 화해하게 되지만 봄베이에서의 폭발 사고로 아버지 아브라함 역시 사망하고 만다. 무어는 어머니 아우로라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인 <무어의 마지막 한숨>을 찾기 위해 바스쿠 미란다를 만나러 스페인으로 간다.
4부는 스페인에서 바스쿠 미란다를 만난 무어가 그에게 잡혀 탑에 갇히게 되고 어머니 아우로라를 죽인 진짜 범인을 알게 되는 내용이 전개된다.
✒인도의 축소판으로 볼 수 있는 ‘다 가마-조고이비‘가문을 통해 다양한 인간상과 본성, 거짓과 진실, 사랑과 복수, 분열과 갈등, 화해와 용서, 절망과 희망, 다양성과 정체성, 한 인간과 가문과 국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엿볼 수 있었던 작품으로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꽤 인상깊은 소설이었다. 꼭 조만간에 재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어는 정말 아브라함의 아들일까?🤔
-이 글은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