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
이사카 고타로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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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든 여덟번째 책♡
✒저쪽 세계에서 스파이로 활약하다 함정에 빠져 쫓기다가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문을 넘어 다른 세계로 가게 된 에이전트 하루토와 나.
그리고 스파이 둘이 도착한 세계에서 살고있는 갓 취업한 신입사원 마쓰시마.
그 둘의 이야기가 교차진행되는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처음에 읽을 때는 스파이가 매미나 하루살이를 타고 다니고 갑자기 모래밭에서 붉은 둥근 벽이 나타난다거나 엔진 없는 비행기가 갑자기 공중에 떠서 하늘을 날아간다거나 하는 내용에 당최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건지 어리둥절했는데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그러한 장면들이 단번에 이해가 됐다.

어쩌면 지금 부는 바람이 다른 세계에 있는 누군가의 재채기나 한숨일지도^^
또는 나에게 온 행운이나 불운이 누군가의 손짓 한번으로 일어난 일일지도^^
항상 주변을 잘 살펴보자.
혹시나 아주 작은 누군가가 매미같은 곤충 위에 타고 있을지도, 내 손짓과 발걸음 하나로 누군가의 세계에 위험이 닥칠지도 또는 그들을 구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그런말은 안 해 /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그러면 오늘에게 미안하지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 WE GO!! WE GO!!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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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처럼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7
임솔아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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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든 일곱번째 책♡
✒인간과 비인간, 반려동물과 비반려동물로 #구별짓기
인간들 사이에서도 니편내편으로 갈라치기
왜 사람들은 존재를 존재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봐주지 않는 것일까
필요에 따라 관계가 변하는 인간세계
인간이면 다 같은 인간이지 자본, 권력, 힘에 따라 차별하고, 개면 다 같은 개지 반려견이 따로 있고 식용견이 따로 있을까.
고양이도 반려묘와 길고양이로 구분하고 반려동물 사이에서도 품종과 비품종을 나누며 차별하고 한쪽은 쉽게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한쪽은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어디 그런 존재가 이들뿐일까.
인간중심주의(자기중심주의)에서 비롯된 일들이 정말 세상엔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고 그러한 현실이 씁쓸하다.
인간이란 고작 이것밖에 안되는 짐승보다 못한 존재인가.

📚이 소설은 예빈과 채빈 자매가 유기견 ‘별나‘와 함께 셋이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과 별나를 출산한 유기견 ‘유나‘를 찾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인간은 말이라는 도구를 통해서만 상대방의 진심을 알 수 있다. 말이라는 도구없이 감정만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짐승이 오히려 인간보다 더 낫지않을까 싶으면서도 말이 서로 통하지 않는 인간과 동물이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각박한 세상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이 예빈채빈의 엄마가 의지할 곳 없는 아이들과 버림받은 동물들을 위해 현관문을 열어놓은 것처럼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으면 좋겠다.

소장님이 절차를 제대로 밟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에요. 중고상품을 거래하듯 길거리에서 유나를 넘기지 않고 그 집까지 데려다주기만 했더라도. 유나가 버려지기 전에 찾을 수 있었을 거예요.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소장님한테는 도무지 절차라는 것이 없어요. - P105

저도 유나를 찾길 바랍니다. 하지만, 찾고 나면 유나는 어떻게 될까요? 운이 좋으면 입양이 되겠죠. 어쩌면 안락사를 시키지 않는 다른 동물보호소로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럴 확률은 몇 퍼센트가 될 것 같습니까? 유나의 생존 확률은 어느 쪽이 더 높을까요? 안일까요, 밖일까요? - P107

사람들은 동물보호소라고 하면 개랑 고양이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무슨 닭을 보호하냐면서, 재밌다는 듯 웃는 사람도 있었어요. 얘들은 여기 아니면 갈 수 있는 보호소도 없어요. 동물인데도 동물보호소에 못 가요. 동물원의 호랑이나 수족관 돌고래한테는 관심이 몰리는데, 풀어주자는 운동도 많이들 하는데, 얘네는 매일 도살되어도 관심을 못 받아요. - P120

존재를 사물로 추상화하여 소유하고 파괴할 수 있는 권리마저 승인하는 그 힘에 의해 인간 아닌 종들은 짐승으로 격하되고, 그중에서도 인간 사회로 편입된 존재만이 미량의 권리를 부여받으며 동물이 되었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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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많은 여름이
김연수 지음 / 레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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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든 여섯번째 책♡
✒낭독회에서 사람들에게 읽어주기 위해 쓴 소설들을 모은 짧은 소설들 #너무나많은여름이 #김연수
실제 낭독회에서 낭독과 곁들인 음악의 플레이리스트가 책의 맨 뒤에 적혀 있는 것을 책을 다 읽은 뒤에서야 알아 그 점들이 좀 아쉽지만 만약 이 소설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음악과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0편의 짧은 소설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줄거리를 말하기가 어렵지만 잔잔한 느낌의 소설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작품들은 마음을 울리기도 했고.

"그렇다면 우리의 밤은 두번째 밤도, 세번째 밤도 아니고 수없이 많은 밤 다음의 밤이라는 뜻이군요. 이렇게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인류라면 이 밤을 마지막 밤으로 만드는 게 가장 현명하겠군요." - P13

네가 떠나고 시간이 지난 뒤, 스물일곱 살에 죽은 일본 시인 가네코 미스즈의 시를 읽은 적이 있어. 거기에 이런 구절이 있었어.
내가 외로울 때,
상관없는 사람은 몰라.
내가 외로울 때,
친구들은 웃어.
나는 네 생각을 했어. 가끔은 나도 네게 상관없는 사람일 수 있었겠고, 웃는 사람일 수 있었겠어서. 웃는 사람은 상관없는 사람, 내가 외로울 때. 이제야 그걸 잘 알겠네. - P19

지금의 나보다 훨씬 젊은 시절의 엄마지만, 어리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엄마와 나의 삶은 같은 시간으로 묶여 있으므로 그 사진을 볼 때마다 나의 한 부분은 아주 오래전, 내가 태어나기 전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어떻게, 그리고 왜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첫여름에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 P47

돌아가시고 난 뒤에야 나는 엄마에 대해 아는 게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살아 계셨을 때 더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야 했다는 후회가 뒤늦게 밀려왔다. - P50

관계라는 건 실로 양쪽을 연결한 종이컵 전화기 같은 것이어서, 한쪽이 놓아버리면 다른 쪽이 아무리 실을 당겨도 그전과 같은 팽팽함은 되살아나지 않는다.
- P119

아이는 경이로웠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삶이 거기 있었다. 한번 대답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영원히 지켜보고 돌봐야 하는 삶. 선물처럼 받았으니 나 역시 주고 주고 또 주기만 해야 할 삶이 거기 있었다. 엄마에게도 나는 그런 삶이었을까? - P272

하지만 아무리 자세히 살펴봐도 내 눈에는 안 보이는데, 엄마가 손을 뻗어 뽑아내면 네잎클로버였다. 그때마다 나는 엄마의 얼굴을 바라봤는데, 네잎클로버를 뽑을 때마다 엄마의 얼굴이 달라졌다. 물론 내 마음이 달라져서 그랬겠지만, 엄마가 정말 멋진 사람인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 네잎클로버를 그렇게 잘 찾아낼까. 내 기억을 통틀어 그날의 엄마가 제일 뽐내는 엄마였다. 미신대로라면 행운으로 가득했어야 할 사람.
하지만 그날 찾은 네잎클로버는 모두 내 몫이었다. 엄마에게 받은 네잎클로버들을 화단에 가지런히 놓고 보니 마치 내가 찾은 것인 양 뿌듯했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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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5 - 2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5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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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든 다섯번째 책♡
왠지 서희에게는 정이 안간다ㅜㅜ
피는 못 속이는 건지 점점 아버지 최치수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상현과의 애정도 맘에 안든다.
어쨌든 상현은 유부남인데 그리고 항상 곁에서 지켜주는 길상은 어쩌고ㅜㅜ
간도에 와서도 여전히 아니 더 심해진 임이네의 포악과 월선이에게 빌붙어 사는 모습이 정말이지 꼴보기 싫고.
용이의 답답함은 여전하네.
제목대로 정떼고 빨리 용이랑 임이네가 떠나버렸으면 싶다. 임이네를 쫓아내지 못하는데 그게 월선이를 위한 최선의 일이지.
그리고 아버지 김평산 판박이인 거복이(김두수)의 출현이 불안하게 만든다.
아버지 김평산보다 더한 악역이 될듯.
그나저나 옥이는 왜이렇게 귀여운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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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의 날개
아사히나 아스카 지음, 최윤영 옮김 / 미래지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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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든 네번째 책♡
✒일본도 우리나라만큼 교육열이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중고등학교 무시험입학과 평준화로 인해(특목고와 자사고 제외) 대입위주의 교육이라면 일본에서는 초등학생때부터 중학교 입시를 위해 치열하게 시험을 준비한다고 한다. 뭐 우리나라역시 명문대(요즘에는 의대라지)를 목표로 초등학교(심지어 유치원)때부터 준비하기도 하고 학교간 서열이 없다고는 얘기하지만 실제는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와 지역(학군)이 있기도 하고...
특이한 점은 일본은 중고교 일관제라고 해서 명문대 재단의 사립학교 아래 중고교를 통합운영하는 명문사립학교가 있는데 중-고-대학교가 연결되어 있어서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해 초등학생때부터 중학교 입시를 준비한다고 한다.
즉 초등학생때 빡세게 공부해서 명문 사립중학교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안정적으로 보장이 된다는 것!!
이 소설은 중학교 입시를 준비하게 되는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우연히 TV광고를 보고 아들을 유명 입시 학원에 등록시킨 엄마 마도카. 아이의 앞날을 위해 시작한 입시지만 점점 아이를 몰아부치게 되고 결국 아이를 벼랑 끝으로 내몰게 된다.

🔖그들이 얼마나 좁은 곳을 오르고 있는지. 높고 높은 정상의 희박한 공기에 숨이 막힌다. (p.171)
✒이래나 저래나 제일 짠한건 아이들이 아닌가 싶다.
어렸을 때부터 경쟁과 비교, 숫자(성적)에 의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고 부모에게 인정과 관심, 사랑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사는 이 세상의 수많은 아이들이 제일 안타깝지ㅜㅜ

🔖그러나 눈물이 가득 고인 천타로는 있는 힘껏 소리쳤다.
‘엄마도! 내가! 좋은 학교에 가면! 허세 부릴 수 있으니까! 그래서 맨날 입시! 입시! 했던 거잖아!!‘ (p.234)

✒많은 학부모들이 이 소설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소설 속에서 마도카처럼 자신의 행동이 아이의 가능성과 선택권을 넓혀주고 안정된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부모의 욕심과 허영심을 채우는 일은 아닌지 되돌아보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성적표 숫자에 마도카가 기뻐할 수록, 성적을 올려야 엄마가 자신을 좋아해 준다고 츠바사는 생각하게 된다. (p.154)
🔖엄마의 소망은 숨기려고 해도 표정이나 말끝에서 배어 나와 아이에게 간파당한다. (p.171)

✒아이들은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섬세해서 부모가 원하는 것(감정포함)을 금방 캐치해서 부모가 원하는 것을 자신도 원하는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눈에는 아이의 말과 행동에서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는 일이 눈에 딱 보이던데ㅜㅜ 엄마인 마도카는 그걸 왜 못보는지...아니 그녀도 알지만 자신의 욕심을 위해 애써 외면하는걸지도...
소설을 읽고나면 무심코 내뱉은 말과 행동이 내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무엇이 아이를 진정으로 위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인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들이 얼마나 좁은 곳을 오르고 있는지. 높고 높은 정상의 희박한 공기에 숨이 막힌다. - P171

그러나 눈물이 가득 고인 천타로는 있는 힘껏 소리쳤다.
‘엄마도! 내가! 좋은 학교에 가면! 허세 부릴 수 있으니까! 그래서 맨날 입시! 입시! 했던 거잖아!!‘ - P234

그리고 성적표 숫자에 마도카가 기뻐할 수록, 성적을 올려야 엄마가 자신을 좋아해 준다고 츠바사는 생각하게 된다. - P154

엄마의 소망은 숨기려고 해도 표정이나 말끝에서 배어 나와 아이에게 간파당한다. - P171

신지는 초등학교 2학년 말부터 입시 학원에 보낸다는 건 너무 이르다고 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결승대회를 향해 ‘훈련‘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널렸다. 내가 망설이거나 주저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들은 착실하게 전진하고 있다. - P68

마이페이스대로 하자고 아무리 마음을 먹어도 꼭 비교하게 되곤 했다. 끈적끈적한 질투심이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츠바사가 지다니. 결국 그렇게 생각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 P70

익숙한 츠바사의 매끈한 뺨도, 맞잡아주는 손도, "엄마"하고 부르는 달콤한 목소리도,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게 열 살 츠바사의 지금 이 순간에만 볼 수 있는 장면. 이 얼마나 귀중하고 인생에서 얼마나 찰나인지를 문득 깨닫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전혀 다른 일로 애가 타고 어수선했던 마음이 지금은 츠바사에 대한 소중함으로 꽉 들어찬다. 저녁은 뭐로 할까. 아이가 좋아하는 미트볼을 만들까. 기뻐하는 얼굴을 보고 싶었다. 모두가 말하듯 공부보다 중요한 것이 세상엔 가득하고 수학을 못하더라도 츠바사는 츠바사다. 이 사실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아들을 꼭 껴안아 주고 싶은 달콤한 기분이 가슴 가득 차오른다.그러나 이 마음이 오래 가지 않으리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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