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에는 신비감이 동반된다. 다른길이 아니라 그 길로 가서 살았거나, 그 열차가 아니라 다음열차를 타서 살았다는 것. 왜 그 길로 갔으며, 왜 다른 열차를탔는가? 왜, 무엇 때문에, 어떤 이유로 (그들이 죽었고) 내가 죽지 않았는가? 왜 나는 구제되었는가? 왜 그 질병이 나를 빗겨갔는가? 해답이 있기 어렵다. 생존은 해명될 수 없는 현상이다. 생존 현상을 깊이 파고 내려가면 우리는 은총 현상을 만난다. 은총은 생존선의 나타남이다. 생존이라는 개념이생명이나 존재라는 개념보다 더 심오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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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몽테뉴가 오늘 우리 시대와 비슷한 시대에스스로의 내면을 어떻게 자유롭게 만들었는가, 우리가 그의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우리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수 있는가 하는 점에서만 그에게서 감동과 열정을 얻는다.
나는 그를 지상의 모든 자유인의 조상이자 수호성인이며친구라고 여긴다.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맞서 자신을 지킨다는 이 새롭고도 영원한 학문에서 그는 가장 뛰어난 스승일 것이다. 자신의 가장 내밀한 자아, 자신의 ‘본질‘을 혼탁하고 독성이 짙은 시대의 거품에 뒤섞이지 않도록 깨끗하게 지키기 위해 그보다 더 정직하고 격렬하게 싸운 사람은 세상에 드물고, 내적인 자아를 자기 시대에서 구하여모든 시대를 위해 보존하는 데 성공한 사람도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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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기 아이를 지킬 생각만 하는데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그 아이가어른이 되었을 때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운명의 타격을 견딜 수 있도록, 때로는아이슬란드의 얼음 속이나 말타 섬의 뜨거운 바위 위에서도 혼자 극복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사람들은 아이가 죽지 않도록 매우 조심을 하지만 소용없는일이다. 그 아이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다. 그러므로 죽음으로부터의 도피를 가르치기보다 아이를 올바로 살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산다는 것은 숨쉬는 일이 아니라 활동하는 일이다. 우리의 기관 · 감각 · 기능, 즉 우리가 생존해 있음을 의식하게 해주는 우리의 모든 부분을 활용하는 일이다. 가장 장수한 사람은 가장 오랫동안 산 사람이 아니라, 삶을 가장 굳세게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낳자마자죽었다 해도 장수를 누린 것과 같다. 그러나 고령에 이르도록 살아가기에만 급급했다면, 이러한 사람은 일찍 죽는 게 나을 것이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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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이 ‘학교‘ 라고 부르는 제도를 사회교육기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세상의 어떠한 교육에도 나는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그 교육들은 상반된두 개의의 목적을 추구하면서도 양자를 모두 놓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은 항상 모든 이익을 다른 사람에게 주려는 것 같지만, 자신의 이익밖에는 생각지 않는이중인격자를 만들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위선은 공통적인 것이므로 아무도 속이지 못한다. 우리들이 끊임없이 내부에서 겪는 갈등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우리는자연과 인간 양쪽에 의해 상반되는 길로 이끌리고, 그리하여 여러 다른 충격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모순이 드러나서 그 어느 목표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들은 일생 동안 시달리고 방황하며 자신과의 조화를 이룰 수도 없고, 또 자신이나 남들을 위해 아무것도 보지 못한 채 일생을 마치는 것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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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를조용히 내버려 두었다. 그는 낙제가 결정되어 더 이상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아 질문에 대답할 필요가 없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할필요가 없어 묘하게도 통쾌한 특전을 향유하게 된 학생과 거의비슷한 상태에 있었다. 이는 방종한 형태의 자유라고 덧붙이고싶지만, 그러나 자유라는 것에 이와는 다른 형태와 종류가 있을수 있는지 자문해 본다. - P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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