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리얼리즘 - 대안은 없는가
마크 피셔 지음, 박진철 옮김 / 리시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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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본주의는 정교한 의례나 상징 수준에서 믿음이 무너진 뒤 남겨진 무엇이다. 이제는 그 폐허와 유물 사이를 더벅터벅 걷고 있는 소비자 - 구경꾼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런데 믿음에서 미학으로의 전환, 참여에서 구경으로의 이 전환은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미덕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알랭 바디우가 언급하듯 자본주의 리얼리즘은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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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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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려면 먼저 우리가 삶을 무엇이라 생각하는지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언뜻 생각하면 쉬운 듯하다. 가령 삶은 죽음의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살아 있는 사람이나 동물은 스스로 움직이고 자극에 반응한다. 죽은 유기체는 그럴 수 없다. 분해되어 한 조각 나무나 돌보다 더 빨리 흩어진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삶을 그렇게 정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삶의 특수성을 조금 더자세히 설명하고 싶다. 삶이란 항상 하나가 되고 완전해지려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달리 표현하면 삶이란 어쩔 수 없이 성장과 변화의 과정이다. 성장과 변화가 멈추면 죽음이 닥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해진 형식 없이 제멋대로 성장하지는 않는다. 모든 생명체에겐 염색체에 심긴 나름의 형식과 구조가 있기 때문이다. 생명체는 더 완벽하고 완전하게 성장할 수는 있어도 자기안에 담기지 않은 것으로 자라날 수는 없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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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과 평가는 이론상으로 구분이 가능한 행위이지만 비평의 실제에서 그것은 독립된 별개가 아니다. 작품을 해석하는 일과 그 작품의 가치를 경험하는 일은 상호 의존적이다. 우리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삶에 어떤 식으로든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작품은 우리의 삶에 중요하다고 믿어지는 어떤 맥락 속에서 이해돠고 번안되고 성찰되는 작품이다. 또한 우리가 문학작품을 통해 경험하는 가치가 다양하다면 그것은 우리가 작품읽기에 음으로, 양으로 동원하는 해석적 맥락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나는 스무 편의 작품이 나에게 허용하는 해석을 가급적 조리 있게, 풍부하게 추구하는 수속을 거쳐 그 각각의 가치를 확인하고자 했다. - P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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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 관한 중요한 평론에서 황도경은 화원 여자의 글쓰기는 "허위적 욕망에 들뜬 자신을 죽이고 세상과 맞서는 (……) 계기"를 이룬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나의 분석이 옳다면 그것은 남성 욕망에 예속되기를 거부하는 "‘그녀‘의 주체 선언"이라는 측면 못지 않게 어두운 사랑 충동을 품은 여성의 그 자신에 관한 발화라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몸과 마음의 접경을 주시하는, 트리우마적 향유를 둘러싼 여성의 고백으로서 <배드민턴치는 여자>에 필적하는 한국어 텍스트는 극히 드물다고 생각된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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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하면서 마음 속으로 말을 하면 도움이 되는지를 묻는수녀에게 무슈 드 생 시랑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오, 인간은 노리개에 불과해요. 우리의 삶은 감옥이지요. 우리는 언어를 사용해서 가랑잎과 이끼 속에 폐허를 세우는 겁니다."
예술은 가장 하찮은 잎사귀다.
가장 미미한 이파리인 이유는 돋아나는 잎사귀 중에서 가장 작기 때문이다.
언제나 가장 새로운 것은 그러므로 가장 작은 것이다.
그것은 문화의 내부에 남아 있는 자연이다. 그것이 바로 출생이다. 만물 안에서 출생은 소생을 추구한다.
예술은 부활에만 관심이 있다. 자연은 그 근원이다. 예술은나뭇가지 끝에 희끄무레한 눈을 다시 틔우는 가장 평범한 봄과 마찬가지로 위대하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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