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푸른 사다리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W시가 가까워지자 나는 내릴 준비를 하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기차는 속력을 줄이지 않았다. 이건 W시에서 서지 않는 기차였던 것이다. 당연히 설 줄 알고 탄 나 자신에 대한 화가 울컥 치밀면서 등줄기로 후욱 하고 뜨거운 것이 내리꽂힌다 싶었는데, 눈앞으로수도원이 지나가고 있었다.
언덕 위에서 기찻길을 조용히 내려다보고 선 수도원 드문드문 밝혀진 창들이 멀리서 빛나고 있었다. 마치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낙원을올려다보는 것처럼 내 가슴속 깊이 동경(憧憬)의 등불이 환하게 밝혀지는 것 같았고 신기하게도 그 짧은 순간, 내가 늘 우두커니 서서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내려다보던 언덕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내가 없는 그 언덕은 텅 비어 있었다. 가슴 한쪽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쓰려왔다. 나는 수도원 밖으로 쫒겨난 자가 가질 비애를 이미 느끼고 있었다. 언제나 기차 밖에서 기차를 내려다보며 알 수 없는 그리움에 젖던 내가 막상 기차 안에서 수도원을 올려다보자 그리움의 대상이 순간 전도되어버린 것이었다. - P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울한 사람의 뇌가 이렇게 변한다면, 그 영혼은 어떻게 변할까? 내가 말하는 ‘영혼(soul)‘은 눈으로 볼 수 없는 불멸의 정령이라기보다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Ludwig Wittgenstein의 후기 연구에서 그의 생각과 비슷한 어떤 사람(someone)을 의미한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있을 때 그 말을 듣는 사람을 뜻하며, 의식이나 이성으로 환원될 수도 없고 순수하게 육체의 그림자도 아닌 자아(self)를 뜻한다. 오랫동안 철학은 사람들의 머리, 즉 추론을 할 수 있는 능력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왔다. 그러나 정신과 신체는 그렇게쉽게 분리될 수 없다. 우리 뇌는 물질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온몸이 존재하는 방식과 연관이 있다. 우리의 자아, 그리고 우리가 그 자아를 이해하는 방식은 우리가살아가는 문화와 그 문화를 구성하는 재료에 의해서 형성된다. - P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지음 / 이성과힘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기억 속에서, 현실 속에서 영원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완간!!!!!!!! 그리고 완독에 도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활 1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6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