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의 도덕은 타자의 덕에 대한 증오에서 시작한다. 노예, 약자들은 무엇보다 귀족의 도덕, 주인의 도덕을 비난하는 것에서 시작하고 그 반대로서 자신의 도덕을 정립한다. 말하자면 그들은 ‘악’을 먼저 규정한다. 누가 악한가? 고귀한 자가 자신에서 시작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밖에 있는 것’, ‘다른 것’, ‘자기가 아닌 것’을 부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자기처럼 느끼지 않은 이들, 자기처럼 행동하지 않는 이들, 즉 고귀한 자, 강한 자, 위험한 자(혹은 위험을 사랑하는 자) 등이 악하다고 규정하는 데서 시자하는 것이다. 그러고는 부정한 이들과 대립하는 자신을 ‘선하다‘라고 말한다. ‘부정의 부정‘을 통해 ‘선’을 정립하는 것이다.
노예의 도덕은 적대와 원한, 즉 부정적 감정을 가치날조의 동력으로 삼는다. 니체가 《도덕의 계보》에서 쓴 표현을 빌리자면, 이것이 노예가 "이상을 제조하는 방식 wie man Ideale fabrizirt" 이다. 여기서 가치는 완전히 전도된다. 귀족의 도덕에서 ‘좋은 사람‘이 노예의 도덕에서 ‘악인‘이 되고, 주인의 도덕에서 ‘경멸할 만한 사람이 노예의 도덕에서 ‘선한’ 사람이 된다. 즉 노예의 도덕에서는 ‘위험하지 않은 인간‘, "착하고 속기 쉽고 아마도 약간은 어리석은" 사람,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말하는 ‘좋은 사람un bonhomme’이 선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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