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은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도 모르는 채 흘러간다. 오월에도 강물은 그렇게 흘러갔다. 오월의 실개천을 흐르던 물은 큰 강으로 합쳐지고, 강에서 다시 바다로 합쳐진 다음, 증발하고 그래서 다시 비가 되어 내렸을 것이다. 어쩌면 그때의 강물이 지금 랴보비치의 눈앞에서 다시 흘러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엇을 위해? 왜?
랴보비치에게는 이 세상이 그리고 모든 삶이 불가해하고 목적없는 농담처럼 여겨졌다…… 강물에서 눈을 거두고 하늘을 바라본 그는, 운명이 낯선 여인의 모습으로 무심하게 그를 어루만졌던 일을, 여름날의 꿈과 이미지들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그러자 자신의 삶이 그에게는 말할 수 없이 빈궁하고 초라하고 무미건조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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