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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글 바로쓰기 1 ㅣ 오늘의 사상신서 131
이오덕 지음 / 한길사 / 199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나 무작정 읽기만 해서는 안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우리말과 글이 외국어에 그것도 다른 외국도 아니고 일어와 영어에 오염되고 훼손되었다는 점만 확인하기 위해 읽으시면 후회하실 겁니다. 그와 같은 지적은 이미 이오던 선생님이 아니라도 여러 사람들에 의해 누차 지적되온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미 우리말과 글이 어휘수준에서만 아니라 통사구조에서도 구조적으로 파괴되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어휘는 일어에서 오고, 문장구조는 영어에서 오고, 그런 식으로 많이 망가졌지요. 그러나 그거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좋으나 싫으나 우리 근대어가 성립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거쳐온 과정이 낳은 결과이므로 불가피했다는 측면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와같은 점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시작이고 출발점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말다운 우리말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조선시대말이 과연 아름다운 우리말의 전형이고 모범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닐것이다.
아직 그와 같은 나의 고민은 풀리지 않고 있다. 그리고 책에서도 그와 같은 고민을 풀 수 있는 완전한 해답이나 대안은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아니다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은 일본말이다, 그것은 영어식 표현이다라고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근대어는 아직도 성립과정중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쉽고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우리말, 그것 참 멀고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