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임 스티커 - 제14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69
황보나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14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황보나작가님의「네임 스티커」를 짧은 분량이기에 금방 읽어버렸음.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이 마음을 매우 설레게 할 줄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비로소 깨닫게 되었고 네임 스티커에 이름을 쓰고 화분에다 붙여놓으면 머지 않아 그 이름 적힌 이에게 불행한 일이 생긴다는 것이 너무 무섭고 소름끼치기도 하였지만 그러한 과정을 거쳐가면서 민구와 은서, 혜주와 재욱이, 도훈이, 승희가 한층 더 성장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마음이 따스해졌음.
깨알같은 디테일이지만 책의 바코드를 네임 스티커로 붙여놓은 듯한 연출은 기발하였음.
황보나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차와 시대착오
전하영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1년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로 제 12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하신 전하영작가님의 첫 소설집「시차와 시대착오」가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2019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하게 해준 (영향)과 표제작 (시차와 시대착오)를 포함한 8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데(「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가 실리지 않아 아쉽지만) 김보경평론가님의 해설처럼 대부분의 단편에서 등장하는 여성예술가들에게 처해지는 차별받는 현실과 고통들이 저는 예술가가 아니지만 소설을 읽으며 절절히 느껴진 것 같아서 먹먹하기도 하고 조금은 어지럽기도 하였습니다.
(검은 일기)의 죽은 여성작가가 쓴 글들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기로 한 작가, 오랜시간 각본을 수정하고 또 수정했지만 투자에 실패하며 그와 비슷한 내용의 영화로 흥행에 성공하여 뉴스까지 출연한 감독과 대비되는 (남쪽에서)의 손감독과 작가, 어머니의 도움으로 유학에도 다녀오고 생활하고 있지만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는 (영향)의 난희, 아버지의 바람과 달리 비혼을 선언하며 유학까지 갔음에도 전시장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시차와 시대착오)의 미루, 20대 초반에 전시회를 열 정도로 출중했으나 나이가 들고 시간이 흐르면서 젊고 새로운 인재들에게 밀려나는 불안감을 느끼는 (당신의 밝은 미래 - 현대미술 작가로 살아남기)의 작가, 코로나에 감염되어 특가로 예약한 호텔에 방문하지 못하여 자신을 대신할 사람을 급파한 (JHY를 위한 짧은 기록)의 소설가 JHY, 그리고 극장과 미술관 사이를 반복하여 걷는 이십 삼 년만에 깨어난 (경로 이탈)의 최사해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시차와 시대착오」속에 당분간 빠져있을 것 같습니다.
전하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의 반만이라도
이선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0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신 이선진작가님의 첫 소설집 「밤의 반만이라도」가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첫번째로 실린 (부나, 나)의 부나씨와 김윤이나의 이름이 특별하게 여겨졌고 엄마가 이겼기에 오이지가 아닌 안이지가 될 수 있었던...... 물론 맨 처음에 실제의 부평도서관과 무관하다고 명시되어 있고 부평도서관에 국한 된 게 아닌 어떤 도서관에서 이사장과의 자리를 마련할 테니 큰 거 한 장만 준비하라 하며 통과의례 같은 것이니 너무 부담 갖지는 말라(40쪽)는 말을 할 수가 있을까하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또한 (나니나기)에 등장하는 유미라는 이름에 비해 니나와 연휘라는 이름이 특별하게 느껴졌고 연휘가 만들어주는 맛이 없는 죽을 맛보고 싶은 데 그러러면 서울까지 가야할테고 (망종)의 월미도에 있을 곤디라 불러주길 바라는 곤디가 태워주는 디스코 팡팡과 대관람차를 미진과 한아와 함께 타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며 (무관한 겨울)의 입은 거칠지만 천진난만한 미소 소미 자매의 병문안을 가볼까했지만 이미 퇴원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고 밑이 아닌 언덕을 뜻하는 (밤의 반만이라도)의 다운이가 이미 파헤쳐진 무연분묘에 숨겨두는 대신 내려놓으며 그대로 내버려둔 검은색 천으로 꽁꽁 사맨 보물을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저도 (고독기 考讀期)의 주옥같은 윤주옥여사님처럼 급식충, 무뇌충, 흡연충(순애 이모도 싫어하지만)에 문신충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은 데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가는 작은 은오처럼 조금씩 무뎌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며 마지막 단편 (생사람들)에서 곧 아이를 출산할 세영과 세영보다 2분 22초 늦게 태어났고 오수가 되기는 싫은 세윤, 그리고 세윤보다 49일 늦게 태어난 하우가 비록 개명하고 성형수술까지 했지만 하우라고 부르고 싶고 하우가 ‘사람 살려!‘ 대신 ‘불이야!‘ 라고 외치길 그렇게 외쳐서 세윤이 마지못해 무슨 일인가 살펴보기를. 그런데 눈사람 살인마는 좀 무섭긴 합니다.
앞서 나열했던 일곱 편의 단편도 인상깊었지만 사실 제가 이 소설집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은 단편은 세번째로 실린 ‘공급면적 15.2평에 실평수 7.1평인, 육각형 구조에 가스레인지와 변기가 한데 위치해 먹고 싸는 행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원룸 같은 투룸(83쪽)‘보다는 ‘이왕이면 상암 푸르지오 109동 2504호(87쪽)‘ 같은 데 살고 싶어하는 좁디좁은 화분에 갇혀 사는 다정큼나무의 소정씨(희본씨가 지은)를 낑낑대며 산에 오르는 세입자인 희본씨와 집주인이지만 세입자가 된 호재씨가 등장하는 (보금의 자리)라는 단편인데 이들의 기묘한 관계가 상당히 매혹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 내 곁을 지나가는 시간을 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다는 것(110쪽).‘ 같은 문장들에서 주는 무언가가 저를 잠시 그자리에 머물게 하면서 혹여나 제가 살고 있는 변기(커버를 교체할 예정)와 전자레인지(내돈내산)가 한데 위치해있지는 않지만 말그대로 원룸인 이 곳에 집보러(제 명의가 아니라 저도 세입자에 불과하지만) 어떤 분이 오신다면 사는 동안 좋은 일이라곤 단 한 개도 있지 않았지만(소설 속 상황이 아니라 제게도 자랑할만한 좋은 일은 아직까지는 없었네요.), 좋은 일이 있어서 나가는 것도 아니지만(아직 제가 나가는 상황이 아니라 잘 모르지만 복권 1등에 당첨되는 그런 좋은 일이 아니라면 아마도), 혹시 여기에 살게 되신다면 여기 사는 동안 늘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혹여 그 후에 여기서 나가시더라도 그 분의 좋은 일이 제게는 나쁜 일이될지도 모르지만 앞날에 늘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해보고 싶습니다.
이선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뜨거운 유월의 바다와 중독자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0
이장욱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의 50번째는 이장욱작가님의 「뜨거운 유월의 바다와 중독자들」이라는 다소 긴 제목을 가진 소설입니다.
(작년 월간 현대문학에「침잠」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하셨고 출간 패턴으로 볼때 작년 말에 출간이 될 줄 알았는 데 1월 말이 되어서야 출간되었네요.)
코로나 펜데믹이 공식적으로 종료가 된 후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시기(완전히 끝나지는 않았고 예전으로는 못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겠죠.)에 후 Hu 변이를 일으켜 점차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하고 기온은 40도를 육박하고 해수면이 상승하며 태풍이 올라오는 재난이 닥쳐오는 무시무시한 상황에서 역시 후 Hu 변이로 인해 세상을 떠난 모수와 모수가 남긴 해변여관을 운영하며 모수가 살던 301호 서랍장 속 일기를 태울지 말지 고민하는 연, 전연인인 한나를 떠나보낸 연극배우였으나 연기와 현실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은 채(앞서 읽은 명학수작가님의 (폴이라 불리는 명준, 「말의 속도가 우리의 연애에 미친 영향 , 창비 2023」)속 앤디 워홀 배역에 빠져드는 명준처럼)로 살아가는 해변빌라의 유일한 장기투숙객 천, 그리고 연의 곁을 떠도는 모수의 유령이 함께하는 매일매일이 똑같아보여도 결코 똑같을 수 없는 각각의 하루를 밀려오는 파도와 지나가는 구름처럼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양윤의 평론가님께서 쓰신 해설을 읽고 있는 데 복소수와 허수, 실수같은 수학적용어(박지영작가님의 「이달의 이웃비」해설에서도 등장했던)와 수식들이 등장하여 수포자인 저는 그냥 눈으로 훑어보기만 할수 밖에 없었는 데 163쪽 ‘니체가 생전에 쓴 마지막 편지(1989년 1월 6일)의 일부이다.‘ 라는 내용 조금 밑에 ‘니체는 1900년에 사망했지만 이때 이미 죽음을 맞이했다고 보아야 한다.‘라는 내용을 이해하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마지막 180쪽 작가님의 말에서 ‘나는 바다를 살지 않았다. 그러므로 바다에 대해 쓸 자격이 내게는 없었다.‘는 문장이 시같기도 해서 한참을 생각에 잠겨있었기도 했지만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이장욱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분지의 두 여자
강영숙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림지구 벙커 X」, 「두고 온 것」에 이은 강영숙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분지의 두 여자」를 읽었습니다.
앞서 읽은 두 작품에서는 자연재해가 발생하여 폐허가 되어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닌 곳에서 살아가야하는 인물들이 등장했었는 데 「분지의 두 여자」속 북쪽 도시인 B시에서도 지진이 발생하여 대학 건물 일부가 무너지고 학생들과 교수인 진영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고 서울에 있는 삼계탕전문점에서 일하는 샤오(희선)의 사장이 운영하는 사육장의 닭들이 조류인플루엔자로 폐사되는 자연적인 재난을 겪게 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가하면 서울 남부지역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민준이 쓰레기를 수거하다 우연히 갓난 아기를 담은 바구니를 발견하게 되고 갓 태어난 아이를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아이의 부모에게 닥쳐온 용서받기는 어렵지만 막상 나에게 닥쳐오면 고민할 수 밖에 없었을 재난(재앙), 그와 반대로 아이를 원하지만 가지지 못하는 부부들에게 찾아온 재난(재앙), 그런 부부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지만 그만큼 부작용과 뜻하지 않은 재난(재앙)이 닥쳐올 수 있는 대리모를 운영하는 B클리닉...... 그야말로 우리는 책의 뒷표지처럼 삶이라는 재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재를 잃고 난 후 공허함에 대리모가 되어 대신 낳으려고 했던 대학교수직을 포기한 진영에게는 유전질환이,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 대리모가 된 샤오(희선)에게는 태반박리가 일어나 대리모를 신청했던 부부들이 그 이유로 인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데 그 상황 속에서 과연 아이를 출산할 지 포기할 지는 이야기에 나와 있지 않고 어쩌면 민준이 일하다 주워온 아이가 진영이나 샤오가 낳았지만 버린 아이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강영숙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