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아이스 문학동네 플레이
이수안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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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읽는 소설에서 보는 소설로 이른바 웰메이드 장편소설을 표방하는 문학동네 플레이 시리즈의 첫 시작을 김인숙작가님의 「더 게임」, 김사과작가님의 「바캉스 소설」, 정한아작가님의 「달의 바다」이렇게 3편의 장편소설을 연달아 출간하였지만 당시 저는 독서생활에 염증을 느껴 읽어보지는 않았고 그 이후로 소식(임솔아작가님의 「나는 지금도 거기 있어」와 은모든작가님의 「한 사람을 더하면」이 출간되었지만 플레이시리즈에 포함되지는 않았습니다.)이 없어서 일회성일까하는 다소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였는 데 6개월간의 침묵을 깨고 2023년 12월 이수안작가님의 「블랙 아이스」가 플레이시리즈로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독서생활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그 것을 헤쳐나가기 위해 전자책을 몇 권 구매(처음에는 자주 가던 작은도서관에서 대출했지만 읽지 않고 그냥 반납을 하였고 그래서 빌렸던 책들을 전자책으로 구매하였습니다.)를 했었는 데 그 중 이수안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이자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 수상작인 「시커의 영역」이 있었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 장편소설인 이 소설에서도 유영이의 집에 있었던 소설책으로 「시커의 영역」이 등장하는 데 등장인물 ‘이단‘이 등장하는 부분을 읽고 나름 내적인 반가움이 들었습니다.
사실 첫 장편에서도 타로카드로 타로점을 보는 마녀같은 낯선 소재지만 흡입력이 강해 금세 읽었는 데 이번 소설 역시 저에게는 낯선 소재인 고급 스포츠카를 자주 접하는 인물들이 저는 꿈도 꾸지 못할 200억이라는 어마무시한 금액을 가지고 벌어지는 미스터리 추격전이 긴박하게 펼쳐지고 있어 빨려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고 다 읽어보니 앞서 글을 남기신 분처럼 흥미로울 소재들을 한 곳에 다 넣었기에
그리고 ‘인생은 곧은길보다는 굴곡이 더 많았다. (중략) 조금 미끄러지더라도 핸들을 놓지만 않는다면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는 있다. 중요한 것은 내 경로를 잃지 않는 것이다. (중략) 삶은 경주가 아니라 여행이기에 종착하기 전까지는 달려야 했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다만 꾸준히(341쪽).‘ 같은 문장들도 있어 재미없을 수가 없는 이야기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이수안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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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기쁨 - 그날 이후 열 달, 몸-책-영화의 기록
배혜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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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쓴 글이 자신의 이름(필명)이 새겨진 책으로 출간이 되고 서점에 진열되어 독자들이 그 책을 구매하고 읽은 후 그 느낌들을 글이나 말로 표현한 것을 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하는 생각을 문득 했었는 데 그렇게 제 이름이 새겨진 종이책이나 전자책으로 출간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많은 분들의 노력이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이 공짜로 만들어지지 않기에 얼마만큼의 비용이 들어가는 지 상상이 되지 않는 데 오늘 다 읽은 「고독한 기쁨 : 그날 이후 열달, 몸 - 책 - 영화의 기록」의 배혜경작가님은 벌써 5번째 책을 내셨죠.
남들은 진작에 걸려버렸으나 아직 걸리지 않았고 백신조차 맞지 않았던 제가 코로나19에 조금 늦게 감염(저는 2022년 5월에 감염되어 1주일정도 격리되었습니다.)되었던 2022년 3월 우도에서 불의의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실 때부터 12월 아버님이 코로나19 확진 후 가족들과 세상과의 마지막 작별인사를 건네신 모습까지의 일들과 그해 읽으셨던 책과 영화의 감상을 함께 일기형식으로 쓰셨더군요.
저는 작가님이 소개하신 영화나 책들 중 읽어보거나 관람한 것이 다섯 손가락안에 들 정도로 그 해부터 작년 말까지 등한시했던 것 같아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면서 실제로 본 적 없는 작가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같아 자주 읽던 소설이 아니었지만 내밀한 독서가 되었습니다.
DVD는 구매하였지만 관람하지 않았던 「헤어질 결심」이나 글을 읽고 구미가 당긴 작가님이 소개해주신 프랑수아 오종감독의 「다 잘 된거야」를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아니 에르노, 스스로 자신에게 죽음을 선사한 장 아메리, 많은 분들이 애독하고 계시는 브론테자매와 에밀리 디킨슨, 그리고 김연수작가님까지 이 책을 읽고 조만간 제가 자주 가려고 노력 중인 작은도서관에 있을 출간당시 표제작만 읽었던「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빌려봐야겠습니다.
리뷰를 쓰기 위해 꼼꼼하게 읽으려고 하기도 하고 최근에 책을 출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 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영화를 본 후라 그런지 168쪽에서는 ‘무한한 배려와 돌봄을 베푼 포루투갈 여인 마리아 실바와 어린 남매,‘같은 오타(224쪽에서는 포르투갈이라고 올바르게 표기되어 있습니다.)나 203쪽 김연수작가님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소개글에서 ‘그렇게 첫번째 이야기 「이토록 평범한 하루」‘로 잘못 표기(서재에 남기신 글들이 책에 실려있어 인상깊었는 데 거기서부터 단편 제목이 잘못 표기되어 있었네요.)되어 있어서 작가님에게 아쉬운 것이 아니라 책의 완성도(책은 작가 한 사람 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서 만든다는 것을 최근 봤던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제게 일깨워줬습니다.)에 대한 아쉬움이 들어 동시에 출간된 전자책도 구매해서 읽어봤는 데 기존 출판사에서 따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 원본 그대로 옮겨놓아 오타나 잘못된 표기도 전자책에 그대로 실려있어서 더더욱 아쉬웠지만 어쩔 수가 없는 것이겠죠.
배혜경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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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1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4-01-18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군데 지적해 주신 오자 전자책에 수정 완료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물고구마님.

2024-01-21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광인
이혁진 지음 / 민음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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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갑진년(甲辰年)에 읽은 첫번째 책은 작년 초에 JT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사랑의 이해」의 원작자이신 이혁진작가님의 네번째 장편소설 「광인 狂人」입니다.
쪽수만 676페이지에 달하는 이 소설을 사실 작년 말부터 정확하게는 작년의 마지막 리뷰책이었던 우다영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 「그러나 누군가는 더 깊은 밤을 원한다」를 읽기 전부터 읽기 시작했었는 데 워낙 방대한 분량이기도 했지만 위스키를 만드는 하진에게 첫눈에 반하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친구인 준연에게 플루트 교습을 받고 있던 해원의 깊고 진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자 이로인해 결국 광인 狂人이 되어버린 남자의 고독한 이야기라 한 호흡에 읽기가 어려웠었고 「사랑의 이해」를 읽었을 때처럼 호기심에 미리 엿보았던 결말이 너무 충격적이여서 읽기를 포기해버릴까도 싶었지만 오늘에 이르러서야 다 읽게 되었습니다.
저는 해원이나 하진의 나이대가 되려면 아직 멀었기도 했지만 이렇게 깊고 진한 사랑은 커녕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보지를 못했기때문에 소설 속의 상황들이 저하고는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었는 데 읽어보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읽는 내내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진을 사랑하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해버렸던 할 수 밖에 없었던 일렬의 일들을 눈으로 읽으면서 훗날 캠핑장에서 하진과 이전 회사 후배가 자리를 비운 사이 해원을 유혹하려 했지만 단발에 끝난 해원에게 정색하며 ‘병신 새끼‘라고 했던 후배의 아내처럼 저도 해원이 ‘병신 새끼‘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제목처럼 광인 즉, ‘미친 새끼‘이지만 하진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사랑했기에, 진정한 사랑에 대하여 이제는 알았기에 행하는 모습들이 마냥 부정적으로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소설처럼 아무것도 재지 않고 내 모든 것을 기꺼이 내어 줄 수 있었던 스승이자 친구인 준연과 아픈 상처를 가졌으나 사랑할 수 밖에 없던 하진을 만나게 된다면 저도 역시 해원처럼 되지 않을까(아무리 그래도 해원의 행동을 전부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소 투박해보이는 책표지와 최근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는 인물이 글을 교정하고 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담겨진 영화를 관람해서 그런지 215~6쪽 ‘아이돌이면서 평범한 학생이고 싶다, 생활 예능 출현하면서 사생활은 보호받고 싶다, 그런 얘기랑 똑같은 거죠.‘에서 나타나는 출현이 아니라 출연이 맞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이혁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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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누군가는 더 검은 밤을 원한다
우다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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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영작가님의 두번째 소설집이었던「앨리스 앨리스하고 부르면」이 서로 다른 두 세계가 겹쳐지는 세계에서 미로로 둘러싸인 길을 무작정 걷는 기분이 들었다면 이번에 출간된 세번째 소설집인 「그러나 누군가는 더 깊은 밤을 원한다 : sed quandam vo nocte Nigriorem」에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포함한 여러 시공간 속에 (긴 예지)의 솔이처럼「볼볼볼」게임에서 행운의 볼을 연속적으로 맞추지는 못할지언정 1만 6천회이상 플레이하면서 단 한번도 물의 심판을 받지 않고 피했던 효주가 인공지능 레마가 진행하는 시뮬레이션에 직접 들어가 66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태초의 선함에 따르면)의 수많은 각성자들을 인터뷰한 끝에 마침내 각성자들처럼 각성하게 된 연구자와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우리 사이에 칼이 있었네)의 알파와 오메가처럼 제 자신이 둘로 나뉘어진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는 데 성인식을 따로 치르지는 않았지만 성년의 날이 언제였는 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하나가 되어 합쳐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과 그 것이 아니라면 알파와 오메가가 아니라 (기도는 기적의 일부)같이 제가 메시아 유리와 같은 존재며 제 곁에 있는 존재가 실은 악마인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러나 누군가는 더 깊은 밤을 원한다)에 혜경이 만들어낸 영화 속의 인물이었던 승용처럼 혹시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저는 누군가가 만들어낸 영화속의 등장인물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소설집을 덮고 나서 (그러나 누군가는 더 깊은 밤을 원한다)에서 안락하기 그지없던 매기를 벗어나려고 했던 개척자들처럼 저 역시도 저 너머에 있을 제가 이루어낼 이야기들을 시작하기 위해 벗어나야할 것 같습니다. 그 전에 이름도 없지만 저를 보면 왠지 꼬리를 흔들며 제게 다가와 제가 내민 손을 핥을 것 같은 까만 개와 함께말입니다.
우다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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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 인 더 홀
김나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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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매력적인 김나현작가님의 두번째 책(첫 책은 2022년에 출간된 장편소설 「휴먼의 근사치」였습니다.)이자 첫 소설집 「래빗 인 더 홀」을 읽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유치원이 문을 닫았고 그 속에서 친구인 망이가 떠나버리자 망이에게 제대로 된 작별을 하기 위해 망이를 삼켜버린 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토끼 몽의 시선으로 담아낸 표제작 (래빗 인 더 홀)부터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 것도 없지만 앞을 보는 데 지장이 없는 방아짐과 집을 보러 다니는 계약직 이레씨와 그에게 자신의 집까지 바래다주는 것과 돈 이백만원을 갈취하다시피 빌린 후 잠적해버린 백과장의 숨겨진 사연이 인상깊은 등단작 (안의 세계), 다이어리에 그 날의 계획을 세워두었지만 제대로 되는 일이라고는 바닐라라테를 마시는 일이 전부인 선일씨 부부의 (오늘 할 일), 방 열쇠까지 들고 자기 방에 들어가 나올 생각을 않고 이따금씩 살아있다는 신호를 미약하게나마 보내오는 이모의 이야기인 (미동), 몸에 생겨진 구멍이 점점 더 커져 마침내는 존재조차 사라지게 되는 ‘현상‘을 안이 겪게 되자 안을 잊지 않기 위해 메모를 하며 안이 가져왔던 튀르키예식 달콤한 디저트를 저도 맛보고 싶었던 (로쿰), 시나리오를 쓰는 일을 포기하고 보험 영업을 하는 앙배와 그에 곁에 기생하는 선배, 그리고 앙배에게 죄책감을 갖고 있던 인물의 삼각관계가 저에게는 돋보였던 (앙배의 이야기)와 카레를 무척 좋아하는 소설가의 아내가 되어 살아가는 현실과 카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스무살에 만나 3년간 사랑했던 첫 연인인 이규와의 추억이 꿈으로 뒤엉켜있었던 마지막에 실린 (책의 꿈의 꿈)까지 총 7편의 단편들을 실린 순서대로 읽으면서 김나현작가님이 그려내신 세계에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마침내 들어가려고 한 발짝씩 내딛는 토끼 몽이가 된 것같은 기분으로 저도 작가님에게 아직 오지 않았지만 성실하게 발굴해내실 세계 안으로 들어가보자 합니다.
김나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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