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레모사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8
김초엽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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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의 38번째로는 김초엽작가님의 「므레모사」입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과 「지구 끝의 온실」, 「행성어 서점」을 읽고 작은도서관에서 빌려온 「방금 떠나온 세계」를 읽기 전에 읽어보게 되었는 데 앞서 강영숙작가님의 「두고 온 것」을 읽어서 그런지 ‘므레모사‘로 다크투어를 떠나는 무용수 유안, 유튜버 주연, 의구심이 가득한 기자 탄, 관광학을 연구하는 이시카와, 다크 투어리스트 헬렌, 그리고 유쾌하지만 의뭉스러운 레오와 그들의 가이드가 전혀 낯설지가 않았어요.
특히 같이 딸려온 비하인드 북에 실린 렘차카 기지나 오블라 협곡, 플랜트 지역등이 표시된 지도를 보면서 눈 앞에 소설 속에서 구상된 그 모습 그대로 보여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사실 여행을 해본 것도 여행 자체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어서 평범하지 않은 ‘다크 투어‘를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하게 된다면 상상만 해도 무섭고 어서 빨리 끝나기를 바랄 것 같아요.
그래도 달콤한 향이 가득한 ‘므레모사‘에 소문으로 무성한 귀환자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만찬을 즐기고 싶고 즐기다보면 이 곳에 머무르고 싶어지겠죠.
그런데, 저도 모르게 ‘암시‘에 걸려든 것 같아요.
김초엽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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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왔나
이청해 지음 / 민음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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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매월 하고 있는「오늘의 한국문학」리뷰 이벤트에 해당되는 출판사는 총 4곳입니다.
문학동네(복복서가의 책도 있지만 같은 계열사죠.), 문학과지성사, 민음사, 창비(창비교육과 미디어창비 또한 같은 창비의 계열사입니다.) 이렇게 4곳의 출판사에서 계절마다 계간지를 냈었는 데 문학동네, 문학과사회(문학과지성사), 지금은 없어진 세계의 문학(민음사), 창작과 비평(창비) 이렇게 4군데에서 등단하신 작가님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고 오늘에서야 완독한 「어디까지 왔나」의 이청해작가님 또한 ‘세계의 문학‘에서 등단하셨죠.
「장미회 제명 사건」이 2011년에 출간되었으니 10년만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고 하셨지만 신작 소설집인 「어디까지 왔나」에 실린 (소설가들)이라는 단편을 읽고 이러한 사실을 떠올려봤습니다.
물론 신문사에서 주관하는 신춘문예나 각종 문학상, 장편소설상, 그외에 현대문학, 자음과모음, 문예중앙에서 등단하신 작가님들도 많으시죠.
그런데 저도 처음 들어보는 「소파맥」이라는 곳에 등단하여 자신이 돈을 주면서 글을 발표하는 소설가가 원고료나 인세, 문학상 상금, 지원금 등을 받으며 글을 쓰는 소설가가 등단한 4대 문예지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하는 모습(소설가들)이 기억에 남네요.
같이 산에 올랐지만 순간의 실수로 목숨을 위태롭게 하였다고 무사하게 돌아올 수 있게 만든 후배를 외면하여 배신자로 낙인찍히게 만든 잘나가는 선배(검은 나비), 원치 않은 일로 인해 결국엔 태어난 과거도 한몫했지만 외간 남자와 집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시댁에서 쫓겨나며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며 20여년간 두 아들을 보지 못한 김미정씨(너의 발걸음 소리), 고아라는 과거를 가슴 속 깊이 지니며 험난하게 살아왔을 그녀와 그녀의 유일한 벗인 미연의 이야기(남편의 시)도 인상적이었지만 편견을 가지고 있던 그녀가 서울에서 무작정 떠난 여수에 머물면서 그 곳 사람들의 대가없는 친절과 호의에 점차 스르르 녹아드는 (여수 이야기), 경쟁에서 밀려나며 의욕도 없어졌던 여자가 이사온 아파트의 입주민들로 인해 밥을 챙겨먹고 살아갈 의욕도 불태우며 입주민들과 설전을 벌여 웃으면서 읽었던 (생쥐와 낙타), 소설집의 제목이 여기서 나왔고 역시 사회, 회사생활에서 밀려났으며 현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온 훈과 온갖 시련을 겪으며 여기까지 온 금화의 이야기(친절한 금화 씨)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기술은 눈부시게 진화하고 있었다. 가만히 엎드려 있다가는 흔적도 없이 도태되고 마는 세상‘(친절한 금화 씨, 256~7쪽)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한참 후에야 깨달은 것처럼 제 자신이 세상과 사회로부터 뒤쳐지고 밀려나지 않았는 가하는 자조적인 생각도 해봅니다.
그런데 이 소설집에서도 ‘훈의 눈에는 비슷비슷해 보였지만 이 집은 굴뚝이 있고 저 접은 지붕이 더 경사졌고......(280쪽)‘라는 문장에 저 접 대신에 저 집이 맞는 것 같고 ‘마음에 들기 위해 애쓰는 대신 반복하고 갈등하는 법을 조금 더 일찍 터득했던 어땠을까.(366쪽)‘의 해설에서는 터득했던이 터득했으면으로 되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무튼 이청해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이 소설집이 마지막이 아니라 계속 작품들을 만나보고 싶으며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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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
임솔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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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사람과 눈사람」이후 2년만에 두번째 소설집 「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로 돌아오신 임솔아작가님의 작품을 읽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그만 두는 사람들)의 ‘은돌해변‘과 ‘사비나가든‘에 있을 샹소네트와 코튼캔디와 아사히주루 같은 동백나무 군락지, 팔리다와 헬레나같은 풍년화 군락지, 로툰다, 디오르, 루브리카울리스 아우레아 같은 호랑가시나무 군락지들을 둘러보고 싶은 마음에 녹색창에다 검색해보았지만 허구이므로 나오지 않는 것이 당연했고, (초파리 돌보기)에서 초파리를 정성스레 돌보던 이원영씨가 딸 지유에게 보여주고픈 하트모양의 눈을 가진 초파리를 저도 한 번 보고 싶었고
저또한 이원영씨가 다 나아서 오래오래 행복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중요한 요소)의 원하는 집을 만드는 데는 3일이면 되지만, 그 집을 다시 원상복귀시키는 데는 무려 1달이 걸린다는 것을 읽으면서 엉망진창이 되는 것은 한 순간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았고 (희고 둥근 부분)의 진영이 의사로부터 진단받은 ‘미주신경성 실신‘이라는 병명이 저에게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걱정했으며 (내가 아는 가장 밝은 세계)의 인물처럼 도심이 아닐지라도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서명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일하게 회색으로 물들어진 (마피아는 고개를 들어 서로를 확인해주세요)의 ‘마피아 게임‘을 학교에서 같은 반 아이들과 했을 때 고개를 들어 서로를 확인하지 않고 마피아를 지목했었던 기억이 났었고, 표제작인 (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의 아란과 문경처럼 ‘아무것도 아니‘라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으면 싶은 데 표정에서 부터 티가 나는 사람인지라 잘 안되며 (손을 내밀었다)에서 나이가 많을 수록 자기자신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로 심리검사나 상담을 강요당하는 인물들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우울해졌어요.
마지막에 실린 (단영)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와 이어지는 듯하였고 실제로 있을지도 모를 ‘하은사‘에 조금은 관심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첫 소설집처럼 이번의 소설집 또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 데 어디서부터 말 해야 할지 2년이 지났음에도 잘 모르겠지만 저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만 고백하는 것 같아서 부끄럽게 느껴져도 쓰는 것을 멈추지 않으려고 합니다.
임솔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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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 트리플 10
심너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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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시리즈도 어느덧 두자릿수로 진입하였군요.
10번째로는 심너울작가님의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입니다.
앞서 읽은 채기성작가님의 「언맨드」에서도 다루고 있는 인공지능을 첫번째에 실린 (대리자들) 에서도 만나볼 수가 있었는 데 어린 시절 반짝이던 스타로 커가다 사고로 매니저였던 부모를 잃고 평범한 연극배우로 살아가던 강도영에게 영화의 주연을 제안하였고 알고보니 그의 ‘얼굴‘만 빌려 인공지능이 연기를 대신 한다는 것에 망설였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허락하여 그의 얼굴을 한 인공지능이 연기하는 영화가 완성되어 극장에서 상영되는 모습을 눈으로 읽으면서 문득 제가 일하고 있는 편의점본사의 홍보모델이 인공지능인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라는 것이 떠오르면서 뭔가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표제작인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는 백수인 수지에게 중성적이지만 매력넘치는 선배 위랑이 자신의 회사에 일자리를 주면서 시작되는 데 뭔가 불법적인 느낌을 물씬 풍겨대면서 돈을 쉽게 벌지만 알고 봤더니 정말 불법이었고 위랑의 정체또한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는 데 생각해보면 이 상황이 언젠가는 실현이 될 수도 있겠지만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잘 모르겠더군요.
마지막에 실린 (문명의 사도)는 지구와 비슷하지만 아직 문명화되지 않은 머나먼 미로 행성에 황제에게 집정관으로 임명되어 머물게 된 호라티아가 미로 행성에서 자라나는 실피움을 관찰하며 끝에는 황제를 배신하여 전설이되었다는 이야기인데 131쪽부터 등장하는 ‘항성‘이란 단어에 처음에는 ‘행성‘의 오타이겠거니 싶었는 데 ‘항성‘은 ‘행성‘과 달리 움직이지 않는 별 그자체를 뜻하고 ‘행성‘은 제가 알고 있는 뜻이더군요.
한때는 88개인 별자리의 이름을 외우고 태양계 행성들의 특징이나 위성들의 이름까지 외우면서 천문학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솔직히 안했지만 우주에 대해 막연하게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 데 어른이 되고 현실을 살기에 급급해 밤 하늘의 별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살았나 싶어요. (밤 하늘의 별보다 제가 일하는 편의점과 그외의 상점 간판의 조명이 더 밝다는 것이 현실이죠.)
2019년에 등단하여 벌써 세 권의 책을 내시고 또 한 권의 장편소설 「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를 최근에 내신 저는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나보는 심너울작가님의 작품들이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접해보면 심너울이라는 이름자체를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싶습니다.
사실 이 책도 예약구매로 해서 작가님의 친필서명본을 받았지만 「호르몬이 그랬어」와 같이 2쇄본이 와서 속상했는 데 한편으로는 증쇄가 되어 심너울작가님에게 정확히 모르지만 아무튼 도움이 되었다는 것에 나름대로 뿌듯해집니다.
심너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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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맨드 - 제1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채기성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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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에서 빌린 5권의 책 중 마지막은 제17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신 채기성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언맨드」입니다.
요즘에는 무인편의점, 무인매장등 일하는 사람이 없어도 영업하는 곳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심지어는 패스트푸드점 매장에서는 AI 로봇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서빙을 한다죠. 그만큼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인공지능의 로봇들로 대체가 되고 있는 지금보다는 약간은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에는 지금은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배달업계까지 로봇들 정확히는 인텔리전스 유니온(IU)이라는 기업이 정부의 편의를 받으면서 차지하여 배달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집회를 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규정속도를 지키며 정확하게 비대면 배달을 대행하는 로봇들, 가정에서 주인과 반려동물의 생활패턴을 파악하여 편리하게 해주는 로봇들, 창작의 고통으로 고생하는 예술가의 그림의 대부분을 똑같이 그려주는 로봇까지 그야말로 로봇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친숙하게 자리잡기 위해 IU는 천천히 그러나 치밀하게 이 세계를 침투하고 있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IU의 로봇들이 집주인이 긴출장을 간 사이 반려동물을 죽게 만들고 주인의 지시에 완전히 이행하지 않고 갑자기 사라지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면서 IU를 포함한 이 세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 데 읽을 때에는 잘 읽어졌지만 정작 느낌을 표현하려고 하니까 잘 생각나지가 않습니다.
이 소설이 별로라기보다는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이다보니 잘 실감나지 않는다는 게 맞나봅니다.
‘존재의 기억은 그 대상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지 주체의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기억은 기억의 대상이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는 것도. 기억의 대상이 없거나 감정을 가질 수 없다면 존재야말로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요.(273쪽)‘과 ‘그게 사람의 일이라구요. 기억에 감정을 갖는 것. 그건 소유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274쪽)‘라며 주인이었던 하정에게 엘비가 남긴 말들이 인상깊었고 로봇에게도 감정이 있다면 어떨지 궁금해지긴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가늠이 되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채기성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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