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빛
강화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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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작가님의 작품은 두번째 소설집「화이트 호스」이후 매우 오랜만(「대불호텔의 유령」과 「다정한 유전」그리고 「영희와 제임스」는 구매했지만 따로 읽어보진 않았네요.)에 접해보는 데 세번째 장편소설 「치유의 빛」이 출간되어 읽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반에서 4번째로 키가 컷었는 데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는 키가 더 이상 자라나지 않고 살로 가게 되어버려 성인이 된 지금도 다이어트에 대한 생각을 자주는 하지만 실천해보지 않고 식욕을 이기지 못하고 폭식을 하게 되는 데 이 소설의 주인공인 박지수또한 중학생때부터 키가 크고 있었지만 살도 급격하게 불어나 많은 이들의 관심과 눈총을 받고 살았고 성인이 되어서도 다이어트를 하고 혹여나 식욕을 주체못해 폭식을 해버리면 바로 운동장을 쉴 새 없이 뛰고 저녁 이후에는 물조차 마시지 않고 하루 종일 금식을 하거나 심지어 먹고 뱉는 행위까지 하여 강박에 가까운 자기 관리를 하던 차에 오른쪽 날개뼈 아래 쪽에 수시로 찾아오는 통증으로 인해 종합병원, 대학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듣고 절망하는 모습이 남의 일 같지가 않았습니다.
벗어나고 싶어서 고등학교도 먼 곳으로 지원(정확히는 지수의 중학교에서 일어난 불미스런 사고로 거기에 깊숙이 연루가 되었으므로)했고 성인이 되자 마자 떠나왔고 다시는 돌아 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다시 돌아 온 안진(이희주작가님의 ‘강원도 응랑‘처럼 강화길작가님의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합니다.)의 영직동에 유일한 2차 병원인 민덕병원 응급실 앞으로 다가오는 차에 기분 나쁜 모녀와 함께 탑승해 채수회관으로 가게 되며 다시 돌아 오게 된 지수가 일주일 간 수련을 하고 수련을 도와주는 지우의 권유로 장기 수련에 돌입하여 그토록 만나보고 싶어하던 벗을 만나기 위해 수련의 시간을 보내던 지수와 과거 지수가 좋아하는 그 이상으로 관심을 받고 싶어했던 해리아라고 부르는 인물과 그 인물 곁에 내내 떠나지 않았으며 해리아의 말을 대신 지수에게 전해주던 신아, 해리아를 한 번이라도 이겨보고 싶어했던 안지연, 누구라도 관심을 가지지 않기 어려운 해리아를 역시 예뻐해주던 학교의 유일한 젊은 체육 여교사인 김이영까지 핏줄처럼 진하게 이어지는 「치유의 빛」을 읽고 저를 포함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살아가고 있을 많은 분들이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건강하지 않더라도 오래 오래 살아가기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주로 듣으시고 「치유의 빛」에서도 영향을 준 테일러 스위프트(「화이트 호스」에서도 등장하는)의 노래를 검색해 들어보려고 합니다.
강화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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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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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이후 8년만에 만나보는 김애란작가님의 다섯번째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를 읽고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이웃일지 ‘좋은 이웃‘이자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으며 남고 싶은 마음이 크면서 그들과 저 자신을 비교하며 저들의 상황이 저보다 당연하게 좋을 것이라 생각을 하는 데 한편으로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저의 사정으로 말미암아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은 위로 섞인 말과 그 상황을 애써 모른 척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쓰여 제 나름대로 도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그 속에서 혹시 저는 상대방이 혹시나 좋아하시지 않을까하는 기대 속에 녹아있는 이상한 우월함과 그래도 상대방보다는 제가 조금은 상황이 나을 것이라는 분명하지 않은 안도감을 단 한번이라도 정확하게는 매번 느끼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성공한 인물들이 모인 자리에 친한 동생인 성민이 초대로 참여하게 된 연극배우 이연이 그들 속에서 물과 기름처럼 따로 분리되는 모습이 눈에 띄는 (홈 파티)부터 매일 청소를 해주는 사람에게 팁을 줘야 할지 줘야 한다면 얼마나 줘야 하고 지갑에서 꺼내 그 사람에게 직접 줄지 아니면 봉투에 담아 정성스레 감사의 마음을 적어서 줄지 고민하는 (숲속 작은 집), 생활과 생계를 유지하는 공간인 집 윗층에 새로 이사 와 공사를 한다고 양해해달라고 부탁하는 훨씬 젊고 세련된 그들의 집을 우연찮게 보고 놀라움과 부러움을 느끼는 (좋은 이웃)의 좋은 이웃이고 싶은 사람들, 전 아내가 요즘 만나고 있는 자신보다 역동적이고 세련된 남자의 모습을 질투하며 남자가 일하는 레스토랑으로 가게 되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정확히 잘 알지 못하던 (이물감)의 기태와 동네책방을 열고 일 년만에 유명한 저자와 북토크를 진행하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며 매진까지 이어졌으나 행사 당일 갑작스러운 부고소식을 전하는 저자의 행보를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소설에선 그런 의도가 아님을 명확하게 드러나지만 그 진위를 의심했던 (레몬케이크), 은성빌라 전세보증금이 전 재산이었고 확정일자까지 받아놨으나 이사 온 날에 근저당이 잡혀 잠적해버린 집주인때문에 모든 것을 잃은 지수가 등장하는 (빗방울처럼)을 읽고 난 후에는 부랴부랴 인터넷등기소 앱을 실행시켜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했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과 불안함이 동시에 제 마음 속에 ‘빗방울처럼‘ 누수가 되었습니다.
작년에 읽었던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 아직도 생각이 나는 이 여름에 은미가 로버트에게 만나서 반갑다와 잘 가 그리고 평안하시라는 의미의 ‘안녕‘이라고 마지막으로 전하는 (안녕이라 그랬어)처럼 함께 서울 도심의 천변을 거닐며 서로를 배려해주고 존중해주는 마치 친한 자매같던 김애란작가님과 김내리편집자님을 포함한 모든 분들에게 저도 평안하시기를 바라며 안녕이라고, 말해봅니다.
김애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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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묻는다
정용준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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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선릉 산책」, 장편소설「프롬 토니오」, 「내가 말하고 있잖아」그리고 핀 시리즈 소설선 「유령」까지 정말 깊이 있게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해주시는 정용준작가님의 5번째 장편소설인 「너에게 묻는다」가 출간되었고 읽었을 때 처음 느꼈던 것은 얼마 전에 읽었던 전석순작가님의 「빛들의 환대」를 읽었을 때의 느낌이 이어서 들었다는 것인 데 「빛들의 환대」과 임종체험관에서 죽음을 체험하는 인물들과 그들을 인도해주는 직원들의 무거운 사연과 곳곳에 도사리는 죽음의 손길처럼 찍혀있는 마침표들로 인해 많은 생각과 시간이 흘렀는 데 이 소설 또한 소재는 다르지만 사랑받아야 마땅할 자신의 아이들에게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이라는 이유로 또는 사랑하므로 엇나가지 않고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 마음대로 행해지는 폭력과 욕설과 협박 그리고 무시하며 학대를 일삼는 남보다 못한 가족들이 죄값을 제대로 받지 않고 받더라도 가벼운 처벌만 받고 그마저도 모범수로 가석방되어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 아무일 없다는 듯이 살아가며 또 학대를 저지르는 모습들이 우리 주변에 볼 수 있다는 무거운 현실을 담고 아물었지만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 흉터처럼 마침표들이 박혀있어서 잠시 멍해졌습니다.
아직도 저는 가끔씩 저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머리가 커지면서 들었던 가족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의구심, 이 소설 속에 스러져간 사랑받아야 할 마땅한 천사들과 뉴스에서 접하던 사연들처럼 지속적으로 심하게 학대를 받지는 않았지만 남들처럼 사랑받고 자라지 못했다는 사실에 [진탐]에서 스크립트를 쓰고 있는 유희진처럼 저도 모르게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오를 때가 있었고 그래서 한때는 정말 제 인생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바라기도 했었기에 제 스스로 도망쳐나왔지만 한편으로는 정말로 사라지면 어쩌지?하는 마음과 혹시나 나를 찾아 와서 ‘이렇게 된 것이 네 탓이야‘ 라고 힐난하면 어쩌지?하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는 데 한편 소설 속에서 학대를 일삼던 가해자들이 갑자기 행방불명되고 그렇게 남은 가족들이 ‘혹시 만약에 그 사람 집에 못 돌아올 수도 있나요?(51쪽)‘라고 물어보는 것과 걱정되니?라는 물음에 ‘다시 집에 돌아올까 봐(203쪽)‘ 끄덕이며 답하는 모습이 진하게 남았습니다.
저도 유희진처럼 그런 유희진이 믿고 의지한 서지우처럼 하고 싶은 말들이 턱밑에 차오를 정도로 많은 데 ‘가장 잔인한 사람은 나를 모르는 타인이 아니에요. 나를 속까지 알고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죠. 잘 알고 이해하는 만큼 무엇에 약하고 절박한지 아는 거예요(84~5쪽).‘라는 유희진의 대사를 남기며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정용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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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 오늘의 젊은 작가 49
도수영 지음 / 민음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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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 작가 49번째로는 1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셨던 도수영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입니다.
택시기사를 하시는 아버지의 바램대로 교대 졸업 후 초등교사가 된 사촌 형처럼 교대에 진학하려고 했으나 2점차로 떨어졌고 사범대라도 들어가라는 말에 사범대 대신 인문학부에 들어가 짧은 연애를 하고 학점을 그럭저럭 취득하고 졸업 후 소설가가 되기 위해 편의점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설을 쓰던 현수는 어머니가 당뇨합병증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옮겨져 화장실에 묶여서 방치된 어머니가 애지중지 키우던 개 ‘똘이‘를 무작정 자신의 반지하 원룸으로 데리고 오지만 편의점이 폐업하여 졸지에 백수신세가 되고 늘어나는 사료값과 아무데나 배변을 하는 등 통제가 불가능하여 소설 쓰기에 어려움을 느끼던 상황에서 집(고급진 H아파트) 밖으로 나간 햄스터를 찾는 다는 글을 보게 되고 햄스터(해몽이)를 찾는 혜원을 만나게 되어 개가 등장하는 소설 대신 햄스터가 등장하여 집 밖으로 탈출하는 내용의 소설을 구상하며 쓰기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작품해설과 작가의 말을 포함한 전체 페이지 수가 190쪽도 안 되는 ‘작고 귀여운‘ 분량이지만 ‘작고 귀여워‘서 키우게 되었지만 점점 커지면서 흥미를 잃고 실증을 내며 주변인에게 떠밀려지는 햄스터를 포함한 작고 귀여운 동물들의 현실과 작고, 귀엽지(?)만
통제가 가능하지 않는 아이들로 인해 여러모로 곤경에 처하는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상황이 사라져 돌아오지 않는 해몽이의 케이지에 뿌려놓은 해바라기씨처럼 곳곳에 뿌려져 있어서 많은 생각이 들었던 소설이었고 어릴 때 잠시나마 아버지의 권유로 키웠던 작고 귀여웠으나 오래 살지 못하였던 병아리들과 집 밖으로 나올리가 없어서 나름 오래 살았지만 결국 아버지 손에 죽게 된 금붕어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도수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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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
이동욱 지음 / 민음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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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소설집「여우의 빛」으로 만나본 적있는 시인이시기도 한 이동욱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핸들」이 출간되었고 출간된지 약 2달이 지나갈 때쯤에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조그마한 인쇄광고회사에 다니다가 회사가 파산하여 실업자가 되었고 사랑하는 아내가 병원에 입원하여 두 번의 수술과 퇴원을 하자 자신의 첫 차(미스틱이라고 이름까지 지었던) 쉐보레 2009년형 라세티를 처분까지 하였던 인물이 대리가사 일을 하기 시작한 지도 1년차에 접어들며 서울에서 한강을 건너 성남으로 판교등 여러 지역으로 손님들의 차를 대신 안전하게 운전하며 그 속에서 만난 손님들의 사연과 폐소공포증을 앓고 있는 자신의 사연 그리고 지나왔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가 시처럼 소설 속에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순식간에 읽어나갔습니다.
사실 저는 운전면허를 따려고 20살때 필기족보책을 구매하고 일주일간 공부하여 필기시험 때 70점으로 간신히 통과한 후 기능, 도로주행 시험을 제 때 보지 않아 결국 기간이 만료된 채로 아직까지 취득하려고 하지 않았는 데 만약 이 소설 속의 대리기사이자 한 아내의 남편인 인물에게 연수를 부탁한다면 잘 가르쳐주실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실제 인물이라면 보수를 드리며 가르쳐달라고 부탁하고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전에 필기는 다시 따야겠지만.
그리고 초반에 대리운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데 얼마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는 데 음주단속(음주측정기가 도입)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1981년부터라고 하니 1981년 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사람들이 어떻게 연락하며 기사님들이 대리운전을 하셨을 지 궁금(검색해보니 휴대전화가 보급되기 전에는 유흥업소에서 했었고 무전기를 갖고 연락해 운영했다고 하네요.)했고 우리나라에도 팁이라는 문화가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해서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데 그 팁이 To Insure Promptitude의 약자였다는 것도 이 소설을 알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대리운전을 하며 손님의 차를 대신 운전하며 서울과 근거리인 지역들을 운전하는 인물과 같은 차에 타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서울과 수도권지역들의 야경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대리운전기사라는 직업군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이동욱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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